크레디트
어둠의 초밥 파일 No.682 "고래"
闇寿司ファイルNo.682 "鯨類"
작가: Tutu-sh
역자: LR0725
원본: http://scp-jp.wikidot.com/yamizushi-file-no682
Special Thanks: 사진 식질해주신 Cubic72님

혹등고래 (Megaptera novaeangliae)로 보이는, 좌초한 고래의 사체. 체구가 거대하다.
개론
고래는 경우제목에 속하는 생물로, 수생생물로서 이차적인 적응을 마친 포유류의 한 분류군이다. 일반인들에게 돌고래라고 불리는 비교적 체구가 작은 분류군부터, 몸길이가 최대 30m에 달하는 종 같은 대형 분류군까지 여기 포함된다. 일부 종은 담수에서도 서식하지만 대다수는 바다에서 서식하며, 전 세계적으로 분포한다.
고래는 옛날부터 인간이 연료나 식량 공급원으로 이용해 왔으며, 특히 일본에서는 다방면의 문화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일본은 레이와 원년 (2019년) 6월에 국제포경위원회 (IWC)를 탈퇴하고, 이를 계기로 상업 목적의 포경을 재개했다. 그러나 평범한 식탁에 고래 고기가 올라오는 광경은 아직 드물고, 뿐만 아니라 어둠의 스시 내에서도 고래 고기를 이용하는 스시블레이더는 많지 않다.
이번 시간은 개별 초밥을 해설하는 각론격 어둠의 초밥 파일이라는 방침에서는 조금 벗어나게 되겠지만, 초밥의 네타로 고래를 사용하는 것을 주제로 한다. "고래 쥠초밥"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며, 어둠의 초밥 내에서의 보급 활동도 겸하여 소개한다.
스시블레이드 운용
공격력 (향고래)
기동력 (범고래)
조작성 (참돌고래)
방어력 (대왕고래)
범용성
전통
{$label7}
{$label8}
{$label9}
{$label10}
해양 파충류 대량멸종 이후 1200만 년. 고래는 고제3기 에오세 무렵에 해변으로 진출했다. 풍부한 식량 지원을 가진 광대한 해양 세계에 발을 들인 고래들은, 이후 약 5300만 년에 걸쳐 대해원에서 진화를 이루어냈다. 그 결과 현재, 생태와 형태 면에서 모두 다양한 종의 고래가 지구의 수권을 헤엄치고 다니고 있다.
그래프에 나와 있는 대왕고래는 수염고래류의 대표격이라 불리는 고래 중 하나라고 할 만하다. 대왕고래는 괴물 같은 양의 먹이를 멋진 수염으로 걸러내서 폭식하는 데에 특화된 대식가이다. 그 앞에선 공룡조차 불면 날아갈 듯한 존재 정도로 보이고 말 것이다. 한편, 향유고래는 심해에서 대왕오징어와 심해 대난투를 벌이는 괴물이다. 범고래나 참돌고래도 함께 돌고래로서 이빨고래류에 속한다.
최대 몸길이 기준으로 약 25배 (단순 계산으로 부피는 약 16,000배) 정도 크기가 서로 차이 나고, 또 식성 역시도 다양한 고래지만, 초밥 네타로써의 다양성은 그보다도 더욱 광범위하다. 일본에서 포획되는 고래의 경우, 수염과 이빨은 수공예품으로, 피부는 접착제로, 혈액은 약품으로, 지방은 고래기름으로, 뼈는 기름을 채취한 후 비료로 가공되었다고 한다. (먹는 것에 한정하지 않고)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에 몸을 담은 자로서, 고래의 모든 부위를 남김없이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어둠의 초밥의 위신에도 연관되는 일일 터이다.
고래를 네타로 사용하면, 스시블레이더는 전법의 폭이 비약적으로 넓어진다. 피부를 아교로 이용하여 고정시키는 것도 좋고, 고래기름을 뿌려 물리적으로 불태우는 것 또한 좋다. 대왕고래의 전신을 쌀로 둘러싸서 대전 상대의 초밥을 깔아뭉개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이것에 불평을 늘어놓는 자한테는, 고래 전체를 재사용 & 재활용하는 일본 전통의 SDGs에 거스르는 사상의 소유자라면서 마음껏 비웃어 주면 된다.
에피소드
여기까지, 초밥 네타로써의 고래에 대해 개론적으로 설명했다. 지금부터는 한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들고자 한다. 고래를 초밥 네타로 사용한 사례 중에서, 과거 가장 인상적이었고 격렬했던, 해양 생명체끼리 자웅을 겨룬 싸움을 아래에 기록했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듯, 옛것에는 현재를 이해할 단서가 왕왕 있는 법이다. 그 점에서 나는 "고래 쥠초밥"을 한층 더 발전시킬 실마리를 구해, 현생 고래뿐 아니라 화석종에 대해서도 알아보려 했다. 국내 자연사 박물관 목록을 작성해 몇 년 동안 발로 뛰어다니며 거의 전부 돌아보기도 했다. 그 결전의 때가 찾아온 것은, 금년 기재된 신종을 본 다음에, 미네랄 쇼도 견학할 겸 군마현 어딘가로 발을 옮겼을 적이었다.

Otodus megalodon의 이빨
거기 전시되어 있는 수많은 화석 중, 고래 외에도 눈길을 끄는 것들이 다수 있었다. 개중에서 군중의 주목을 받던 것이 메갈로돈, 정식 학명은 Otodus megalodon이라 하는 거대 상어의 이빨이었다.
메갈로돈이라 하는 상어는 어째서인지 일반인들한테 인기가 아주 높고, 생존설까지 돌아다니고 있다. 제이슨 스테이섬과 메갈로돈의 사투를 담아낸 영화 『메가로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티라노사우루스를 웃도는 괴물이라고 추켜세울 만한 비현실성을 느껴, 나는 그때까지 메갈로돈의 화제를 기피하던 면이 있었다.
다만, 메갈로돈은 고래와 인연이 있는 상대기도 하다. 현생 백상아리조차 전혀 상대가 안 될 법한 체구를 자랑하던 메갈로돈은, 태곳적 바다에서 고래를 먹이로 삼았다고 한다. 그만한 거체를 유지하려면, 해양 포유류야말로 딱 알맞은 사냥감이었을 것임에 분명하다. 대략 수백만 년의 시공간을 사이에 두고, 피식자의 스시블레이더와 포식자의 흔적이 해후했다.
감개가 무량해져 무심코 넋을 잃은 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 때였다. 등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 이봐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뒤를 돌아보니 3m 정도 떨어진 곳에 남자가 서 있었다. 검은 테의 안경을 낀 야윈 남성. 그 남자한테서는, 광물로 변한 화석뿐인 전시장에는 영 어울리지 않는 식초 섞인 초밥용 밥의 냄새가 어렴풋이 떠돌고 있었다. 스시블레이더다.
나: 미네랄 쇼에 식초는 안 어울리지 않을런지?
남자: 호오? 당신도 스시블레이더였나.
의외로, 아무래도 스시블레이더라는 사실을 알고서 말을 건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나는 초밥 네타를 조달하려고 비치코밍도 한다. 운 좋게 연조직이 남은 고래 사체라도 발견하는 날에는, 내장을 그리고 분류해 보면서 몸 속을 뒤져보고, 피 범벅인 고깃덩어리나 소화관에 남은 용연향을 채취한다. 터무니없는 악취를 풍기는 물체와 일전을 벌여야 하긴 하지만, 초밥을 다루는 것 이상으로, 평범한 스시블레이더 이상으로 청결에 주의해야만 한다.
냄새나 병원균 외에도 여러 가지 위험이 고래의 유해 속에 잠들어 있지만, 아무튼 꼼꼼히 소독하여 강렬한 냄새를 싹 없애뒀기 때문에, 초밥용 밥 냄새 따위는 쉽게 눈치챌 수 있는 것이다.
⸺ 그러면, 왜 저 자는 내게 말을 걸어왔을까?
남자: 걱정 마. 이 주변에 전시된 것들은 내 컬렉션이야. 식초가 뿌려져서 매물로 내놓을 수 없게 돼도, 최악인 점이라 해봐야 내가 참으면 될 뿐이지.
내가 초밥을 사용하는 사람인 것에 관심을 가지긴 한 듯하지만, 동요하거나 경탄하는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게다가 어딘가, 남자의 흥미는 다른 방향을 향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남자: 네 눈길. 차원이 다른 집착이 근원에서부터 느껴져. 그것도 메갈로돈 파벌 쪽 집착과는 또 다르잖아? 눈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지.
눈빛으로 그것을 간파했다라. 이 남자의 통찰력 역시 둔하지 않다.
남자: 너는 어디 파벌이야? 기회만 주어지면 쓰러뜨려 주겠다는 듯이, 메갈로돈을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 자세…… 티라노사우루스인가? 모사사우루스? 데이노수쿠스 ⸺ 어쩌면 둔클레오스테우스일 가능성도 있으려나? 너는 대체 어느 시대의, 어느 최강 포식자한테 매료된 거야?
남자의 의견이 상당히 심연 속까지 빠져들고 있다. 지난 6600만 년 동안 적수가 없었다고 소리 높여 선언하듯이, 고생대와 중생대 것들만 골라오는 것은 실로 불쾌하다. 이것은 선전포고다. 꺼내 보여라, 내보내 보여라, 심장을 초밥으로 꿰뚫어 보이란 말이다.

흰돌고래 (Delphinapterus leucas)의 두개골
찰나의 순간, 나는 품에서 "고래 쥠초밥"을 꺼내 든다.
나: 「고래」다. 포유류를 얕보지 말라고!
나는 사할린에서 매입한 흰돌고래 두개골을 샤리와 결합시켰다. 범고래나 상어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돌고래도 엄연한 육식동물이다. 수중에서 헤엄쳐 돌아다니는 물고기를 포식하며, 단단한 갑각류도 씹어서 으깨버린다. 맹수가 한 마리라고 우습게 보면 큰코다친다. 통짜 두개골 한 개로 상대 초밥을 완전히 때려 눕혀주마.
⸺ 그러나 그와 동시에, 남자도 순간 움직이기 시작했다. 벼락 같은 기세로 쇼케이스를 열어서, 전시되어 있던 메갈로돈 이빨을 재빨리 움켜쥐더니, 그것을 샤리에다 장전한다.
그렇다, 메갈로돈 이빨은 초밥 네타였던 것이다. 그 거대한 상어의 이빨은 일본에서 출토되어, 「텐구의 손톱」天狗の爪石이라고도 불린다. 일본 문화의 문맥을 준수하는 정통파 고대 초밥, 이거 난적이다.
재치 있는 유머는 제쳐두고, 우리는 도약한다. 일반인의 난입을 피하기 위해 통로 측으로 뛰어나왔다.
솔직히 메갈로돈 상대로는 불리하다. 놈은 선사 시대 바다 속에서 고래를 포식하고 죽이고 다니던 존재며, 고래 파괴의 전문가라고 말해도 좋다. 당시 아직 출현하지 않았었다고는 해도, 계통분류상 봤을 때 돌고래도 녀석의 식성에 완벽 적중, 스트레이트다. 먹이 피라미드에서 절대적인 등급차가 존재한다.
수백만 년 쌓여온 고래의 진화, 두개골 전체의 질량, 이것들로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까?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 희망을 가슴 속에, 던져넣고 들어간다.
「「3, 2, 1 ! 어서옵쇼 ! !」」
초밥 사출. 중량으로는 이쪽이 앞선다. 단순한 물리법칙끼리 격돌한다면 돌고래 두개골이 유리하겠지, 만 ⸺
⸺ 툭, 하고, 돌연 메갈로돈의 이빨이 풀려나왔다. 갑작스러운 이변에 놀라고 있자니, 상대 초밥은 순식간에 변형을 끝내고서, 암모나이트 같은 아름다운 나선형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곡선 전체가 만물을 찢어발길 듯한 예리한 이빨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결코 우연한 변화가 아니다. 의도된 책략이자 전법, 모든 방향을 구별 없이 심판하는 절단의 형인 것이다. 아마도 메갈로돈의 이빨을 여러 개 겹겹이 중첩해 두고, 내가 볼 수 없는 사각에 배치해 두어서 이빨 한 개만 보이게끔 한 것일 터이다. 재패니즈 NINJA 만화에서 등장하는 풍마수리검 그림자풍차風魔手裏剣・影風車를, 초밥의 실전에서 눈에 담게 될 줄이야!
완성된 초밥의 형상은, 공간마저 끊어내지 않을까 싶은 날카로움을 띠고 있다. 연골어류의 진화는 이미 약 3억 년 전에 이 형태를 발명하였다. 이름은 헬리코프리온이라고 한다.

나: 메갈로돈의 체격과 헬리코프리온의 형태, 그 둘의 합체기인가!
남자: 그 말대로! 이것이야말로 상어 제국의 역습이다!
치열 하나의 가장자리에 돋아난 그 압도적인 파쇄대는, 그야말로 톱니바퀴 포식압의 소우주다. 이 2속 2종의 포식자들의 합체는 도저히 그냥 흰돌고래로 버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두개골이 순식간에 절단되어, 턱이 튕겨서 날아가고, 뼛조각이 비산한다 ⸺ 그런 미래가 손쉽게 떠오르고 만다.
이윽고 상상의 힘이 결실을 내놓기 시작했는지, 눈앞에 강대한 상어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메갈로돈의 체격과, 헬리코프리온의 특이한 이빨. 이 둘을 겸비한 상어의 환영이다. 헤아릴 수 없는 위협이 온몸을 죄어 오고, 뇌의 생존 본능을 자극하면서 환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너무나도 설득력 있는 환각은 실제로도 육체에 손상을 준다고 한다. 이 이상은 지극히 위험하다.
⸺ 라고 한다면, 똑같은 짓을 해주마.
내가 흰돌고래의 머리를 아주 소중하게 껴안은 채 미네랄 쇼까지 들고 온 것은 단지 돌고래가 좋아서라든가, 현생 생물의 뼈를 과시하고 싶었다든가, 단연코 그런 하찮은 이유 때문이 아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최후의 한 수가 될 만한, 그 정도의 잠재력을 품고 있기 때문에 들고 다닌 것이다.
헬리코프리온과 메갈로돈, 한때 번영했던 연골어류의 포식동물 2종. 놈들을 쓰러뜨리려면 마찬가지로 태곳적의 강자를 소생시켜 현현하게 만드는 수밖엔 없다. 묘지에서 되돌아올 고생물이란 무얼까. 바실로사우루스? 페루케투스? 레비아탄?
⸺ 이름난 고대의 해수들을 제치고, 이놈은 진짜배기 괴수로 잘 알려져 있다. 정보의 바다로 진출한 짐승이 이매망량의 왕이 되어 여기 존재한다. 그리고 흰돌고래의 머리란, 그 괴수를 소환할 수 있는 최고 효율의 촉매인 것이다.
남자: 뭐지……?
멋진 완봉승을 확실시하던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도 초밥을 돌리는 자로서, 심상치 않은 기색을 감지한 것일 터이다.
이 동물을 이루는 모든 뼈는, 그 뼈의 주인이 본디 고래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과도하리만치 분명하게 입증해 준다.2 널리 알려져 있는 별명과 정반대로, 지금부터 이 자리에 구현화할 녀석은 모든 고래류와 동일한 진화 계통에 속하는 동류이다.
남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냐!
나: 엎드려 절하는 게 좋을 거다. 우연과 혼란의 몇백 년을 지내온 결과물, 그 후예다. 최고로 기묘한 짐승이 도달할 지점이라면 단 하나뿐이지.
나: 와라 !SCP-682죽일 수 없는 파충류여 ! ! !

SCP-682
새로운 복원의 형태

남자: 죽일 수 없는 파충류…… 라고?
남자는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무리도 아니다.
남자: 그, 도시전설로만 이름을 들어본, 괴물이라고…… 이것이……?
재단이 붙잡은 것 중에서도 최상급 위험도를 가진 동물. 재단이 갖은 은폐 공작을 동원했지만 음모론이나 인터넷 로어의 형태로 사회에 알음알음 유포되어 있다. 특히 나 같은 뒷세계 인간쯤 되면 어느 정도의 정보는 알고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지식이 무너진다. 지식이 변화하면서 복원이나 분류까지 변하는 일은 일상다반사 그 자체다.
나: 티라노사우루스도 입술에 관한 논쟁이 이어졌고, 모사사우루스는 꼬리지느러미에 이어서 등지느러미까지 생기려는 참이다. 네 메갈로돈도 의논이 진흙탕 속으로 빠져서, 이제는 화석계의 화약고가 되지 않았던가?
남자: 그, 그치만 ⸺
나: 그리고 하나 덧붙여 말하자면, 도마뱀의 왕바실로사우루스은 고래다.3
남자: 아무리 그래도, 이, 이건 ⸺
이견을 제기한 남자가 말을 미처 끝내기 전에, 공격이 날아들었다.


죽일 수 없는 파충류의 불합리한 폭력성 앞에서, 남자는 단말마를 내지르고, 마치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처럼 메갈로돈 & 헬리코프리온과 함께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 그러면, 이것으로 결판을 내고 싶은 부분이지만, 일이 그렇게 순순히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앞서 있던 그래프에서 「조작성」 항목만이 점수가 특히 낮았던 이유. 그 이유가 슬슬 엄니를 드러낸다.
고래라 하는 동물은 지능이 몹시 높다. 더글러스 애덤스의 명저에서는 인류를 제치고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현명한 생명체라고 취급되는 돌고래들인데, 역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돌고래를 완전히 소환해 버리면, 지능이 높아서 제어가 되지 않는다. 땡떙이를 치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한다. 더욱 곤란한 점은, 그런 경우라면 차라리 낫다는 것인데 ⸺

이런 식으로 특이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빨에 씹히기라도 하는 날에는 버틸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 되도록 구현화하지 않고 결착을 짓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도 무대뽀로 위험한 바다 괴수를 불러들인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안전 조치, 혹은 승리를 위한 최후의 수단도 똑바로 준비해 왔다.
나는 앞서 고래의 유해에서 풍기는 악취 대책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이외의 위험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고래의 유해를 취급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대형 동물은 소화관 내에 부패 가스가 축적되어 ⸺

고래,
폭 발 !
이런 일이 벌어지기도 하니 말이다.
환각을 산산조각 내서 날려버리고, 메갈로돈을 비롯한 미네랄 쇼의 화석도 무사히 회수할 수 있었다. 완전히 실체화하기 전에 해결해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고래 쥠초밥" 소환을 몸소 해 보려는 자가 있다면, 진짜 고래든 상상 속 고래든 간에, 뒤처리용 가스 조정을 소홀히 하지 말지어다.
부록

큰돌고래 (Tursiops truncatus)와 함께 훈련에 열중 중인 필자
이전의 싸움을 곱씹어 보니, 가능한 한 온건한 방법으로 수집을 이어나가야겠다고 반성했다. 죽일 수 없는 파충류(의 본체)는 그 재단조차도 적극적으로 살해를 목표로 하고 있는 흉악 생물인 듯하지만, 이기적인 싸움 때문에 일방적으로 동물을 폭사시킨 일은 역시 뒷맛이 나쁜 부분이 없지 않다.
그래서 몇 개월 전, 가스를 이용한 강제 폭파 없이도 원만한 구현화가 가능하도록 연습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전의 싸움에서 나한테 반기를 든 원인은 고지능(과 본신의 강함)이었지만, 지능이 높다는 것은 곧 의사소통이 가능할 여지가 더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물과 사람의 장벽을 뛰어넘는 것은 절대 불가하니, 여기서 결정적인 단절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거리감으로 이들을 다루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터.
앞으로는 우선 돌고래부터 시작해서, 다음에는 고래 전반으로, 쓸데없는 살생을 범하지 않고 공존 가능한 스시블레이더의 모습을 목표로 살고 싶다. 그것이야말로 동물 자원을 그저 남획하여 소비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승하고 재이용하기를 거듭해온 옛 일본 문화와도 이어지는 일일 테니.
관련자료
- 팀 헤인즈 & 폴 챔버스 『되살아난 공룡・고생물』 SB 크리에이티브 (2006년)
임파서블 픽처스 사가 현생이언의 고생물에 생명을 불어넣은 전설의 TV 프로그램, 그 서적판. 바실로사우루스나 메갈로돈을 비록한 해양 척추동물도 등장한다. N〇K는 빨리 재방송 좀 해라.
- 토미타 유키미츠 『신판 절멸 포유류 도감』 마루젠 출판 (2011년)
포유류 내 상위 분류군의 해부학적 특징이나 진화사를 상세히 기술하고, 양질의 골격 그림이나 복원도를 다량 실어 놓았다. 화석 포유류에 관해서 감히 견줄 일본 서적이 존재하지 않는 책 1권. 주로 분류 관계 부분에서, 2024년 현재의 지견과 다른 기술도 있으니 이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츠치야 켄 『상어 제국의 역습 해양 생명 5억년 역사』 문예춘추 (2018년)
해양 생태계의 상위 소비자에 주목해, 육상과는 또 다른 진화의 역사를 추적한다. 해양 생물에 흥미가 있는 자에게 강력 추천한다. 대전 상대인 스시블레이더가 외치고 있던 것은 직접 마케팅이었던가 보다.
文責: 쿠지라다鯨田
[[footnotebl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