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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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예술이라는 것이 뭐라고 생각해?
사람들은 때로 멋대로 예술이라는 것을 평가해. 이러쿵 저러쿵 기준을 충족해야 그것이 예술이라고 여기지. 내가 있는 곳에서는 쿨한 것이 그 기준이 된다고 여기고, 또 떡갈나무-왜 있잖아, 나 쫓겨난 곳-에서는 평화로운 것이 그 기준이 된다고 생각해. 사람 적은 변칙 사회만 해도 그런데, 정상 사회에서는 얼마나 빡빡한 조건을 다는 사람들이 많겠어?
하지만 사실은 아니야. 예술이라는 건 결국 기술인 걸. 그리고 대단한 재능을 가진 사람만 그런 걸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냐. 예상 외라고? 글쎄. 너도 할 수 있어. 한 번 휘파람을 불어봐. 입을 모으고, 숨을 내뱉는 거야.
응. 그렇게. 한 번 더. 좀 더 낮게. 그리고 높게. 그렇게 반복해봐. 좋아하는 음악을 생각하며 그 멜로디를 따라해도 되고.
잘 하네. 그것 또한 예술이야. 호흡 하나하나로 사람들을 감동시킬 만한 멜로디를 자아냈으니까.
뭐야, 그 표정은? 하하. 그게 무슨 예술이냐고? 아냐. 누군가가 들으면 네 휘파람도 틀림 없이 아름다울 거야. 당장 나만 해도 네 휘파람 실력이 마음에 드는 걸? 그러니까 예술이지.

사실 말이야. 나도 예술이라는 것이 뭔지 모르겠어.
왜, 너도 알잖아. 내가 작품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란 거. 결국 사람들을 유령들로부터 보호하려고 하는 거. 재단 같다고?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건 예술가가 아니라 재단 인물이 할 생각이지. 처럼.
그러니까 내 기준으로 봤을 때는 나는 예술가가 아니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뭔가 만든 것도 까마득하게 옛날이고, 나 스스로도 그걸로 감동하지 못했으니까.
근데 아니다? 사람들은 내 작품 보고 감동하고 박수를 쳐. 웃기지. 잠깐. 너도 감동했다니. 그것도 형으로서가 아니라 예술가로서… 고마워. 하지만 재단 내에서 그렇게 말하면 혼날지도 몰라.
본론으로 돌아가면 그러니까 예술이라는 건 결국 거창한 것이 될 수 없는 거야. 단순히 휘파람만으로도, 누군가를 감동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예술이요 예술가가일지도 몰라.
그래. 언젠가 도 답을 얻을 수 있겠지. 그 때까지 기다려보고 싶어.
…응? 휘파람이라도 불어보라고? 아까 네가 그랬듯이? 멋지네.
그러면 어떤 노래를 불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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