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주교들의 도식
제55.07.A-19권
- 일찍이 성 엔리히너께서 충실한 발명단의 일원이셨을 제에 한 임무를 얻어 충실한 투쟁단원들과 함께 먼 땅a을 지날 일이 있었으니,
- 때는 으슥한 밤이라. 투쟁단원들의 제9C형 Mark II 시각수용체1에서 빛을 내니, 어두움 가운데에서도 대낮처럼 환하더라.
- 그러할 제에 대열의 우두머리에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곧 서투쓰Sawtooth더라b.
- 그가 보매 행로가 사납고 형세가 흉흉하여 능히 나아가지 못하리니, 일행을 잠시 정지시키고 성 엔리히너와 그녀의 신실한 동료들에게 가로되,
- "존경하는 발명단 형제자매들이여. 그대들이 행할 성스러운 업무에 누를 끼치기 부끄러우나, 곧 우리가 나아갈 땅은 악명 높은 살덩이c의 곳이요, 수많은 신실자들의 무덤된 바 있으니, 이곳에 터를 잡아 잠시 쉬어감이 어떠하니이까." 하니 그들이 동의하더라.
- 밤이 더욱 으슥해지고 날이 차가워지니 일행 중 대부분이 의식 및 신체 기능을 일시 정지하매, 성 엔리히너 홀로 다가올 아침을 그리며 깨어계시더라.
- 이때 성 엔리히너의 제4형 Mark X 고막용 진동막2이 울리나니 성스러운 일행의 가까이에 무엇인가가 돌아다니고 있음이라, 성 발명사 자리에서 일어나시어 직접 그 미지의 존재를 파악d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시니,
- 주변은 울창한 숲이라. 그녀의 제9B형 Mark IIII 수용체3에 녹색 그림자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아니하더니, 곧 뭇사람의 웅성거림이 들려온즉, 그 내용은 이러하더라.
- 누군가가 "지금 이 근방을 부서진 메카네의 종들이 지나고 있으니 우리가 그들을 잡아 우리의 신 얄다바오트Yaldabaoth께 바치고 그 대가로 권능을 요구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니 다른 여러 목소리가 간악한 빛을 띤 채로 동조하매,
- 성 엔리히너께서 그들이 곧 동료들에게로 도달하리란 사실을 깨달으시어 제2형 Mark XI 스팀 오롤로지움4으로 그들의 악행을 저지하려 하시어 오롤로지움을 작동시키시니 제4A형 Mark II 정신저항성 소음 유발기5에서 성스러운 음향이 발하매 살덩어리들이 놀라나니 이내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며 성인에게로 달려오더라.
- 그러자 둘째와 셋째 살덩이가 끔찍한 덩굴손과 촉수를 드러내며 스스로 쪼개져 거대한 괴수처럼 형상을 바꾸더라.e
- 이윽고 성 엔리히너의 스팀 오롤로지움의 초소형 제6형 고압 스팀 파이프에서 영광스러운 증기가 발하매, 곧 규격화된 제1형 Mark IV 공간 변이장이 방출되어 살덩어리들의 걸음을 늦추고 그들의 더러운 몸을 흙바닥에 나뒹굴게 하니,
- 살덩이들 되려 격노하매 스스로 합쳐지고 흩어져 사악한 형상을 취하더라.
- 형상에서 한 팔이 솟아오르니 그 높이가 약 5m요, 둘레는 약 1.5m니, 뼈와 살로 뒤덮여 그 디자인과 구조가 역겹더라.
- 살덩이의 팔이 성 엔리히너를 향해 날아들어 성인께서 몸을 피하시되 땅을 진동시킨 충격파로 중심을 잃고 넘어지시니,
- 살덩이 구르륵거리는 울음소리로 환호하며 음욕과 삿된 가학심으로 얼룩진 얼굴을 들어 거대한 입을 벌리고 성인에게로 질주하매,
- 성 엔리히너 팔을 들어 제2형 강철-베릴륨청동 합금 방어장을 전개하시려 하나 방어 체계가 불능이 됨을 깨달으시고 의연히 메카네에게로 돌아감f을 받아들이어 준비하시더니,
- 갑자기 살덩이가 거꾸러져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성인의 발치에 미끄러져 오더라.
- 성인 정황을 알지 못하시매 멍하니 살덩이의 싸늘한 육체를 바라보시더니, 이윽고 살덩이가 스스로 폭발하더라.
- 성인께서 살덩이의 파편을 안면에서 닦아내시고 정면—불 꺼진 어둠 속을 응시하시매 한 인영이 거기에 서 있으니,
- 성 엔리히너 이르시되, "게 누구요? 인간이라면 밝은 곳으로 나와 제 모습을 드러내고, 살덩이라면 나의 인지 범위 내에서 속히 사라지라!" 하시니,
- 인영이 가로되, "내 비록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는 있으나 그대들이 멸시하는 규격화되지 않은 살덩어리의 자손이라."
- 그러자 성인께서 몸을 일으키시며 제2형 Mark XI 스팀 오롤로지움을 재작동시키려 하시니, 오롤로지움에서 증기가 발하지 않으매, 성 발명사께서 낙심하며 가라사대, "그렇다면 내 물으니, 그대는 저 사악한 살덩이 무리의 일원인가?" 하시니,
- 인영이 한 발자국 앞으로 걸어 나와 가로되, "내가 방금 저자들을 필멸의 굴레로 다시 되돌려 보냈느니라." 하거늘,
- 그전까지 보았던 살덩어리들과 다른 부류g임을 성인께서 직감하시더라.
- 살덩어리를 자처한 자가 이윽고 가로되, "그대가 프랭클린 주로 향하는 메카네의 신실한 예배자 톱니장치 정교회의 일원인가?" 하니, 성인께서 그렇다 하시매 그자가 웃음을 터트리고,
- 다시 물으니, "그대가 발명사 엔리히너인가?" 하니 성인께서 또 그렇다 하시니, 그자가 웃음을 거두고 미소를 짓더라.
- "나는 그대를 찾아왔노라." 하니, 성인의 제4형 연철판 고속 진동식 발성기관6에 의구심에 찬 목소리가 깃들매, 가라사대 "나를 어찌 알고 찾아왔으며, 그대의 말대로 그대가 진정 살덩어리라면 그 의도가 결코 메카네의 뜻에 합당하지 않을 진저, 이제 그대의 발을 돌려 그대가 있던 곳으로 돌아감이 어떻겠는가?" 하시니,
- 그자 미소를 거두지 않고 다시 한 발짝 나아가 가로되, "그대의 말에 의심과 경계가 가득함을 나는 탓할 수 없으나, 필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나의 말이 끔찍한 모룡(母龍)h의 뜻보다도 지엄하신 부서진 아비의 뜻에 더욱 부합하리라는 것이로다."
- 그러자 성스러운 발명사께서 이방인의 어휘에 담긴 이질성i을 깨닫고, 그자가 먼 땅에 만연하고 있던 살덩어리의 족속이 아님을 깨달으시더라.
- 성인께서 대답하지 않으시고 허벅지에 위치한 제5형 Mark III 신체수납장에서 제3F형 개인용 초고압 스팀 컴프레셔7를 꺼내시어 공격 자세를 취하시매, 그자 말 잇기를, "나는 협력을 요청하는 바라." 하니, 성 엔리히너 다시 물으시기를, "우리는 메카네의 종복이라, 올곧고 바른 도리가 이 땅에 서면 그대는 절제된 살덩이j라, 멸하고 말 터이니 어찌 스스로 명을 자초하는가?" 하시니,
- 그자 태연히 되묻기를, "그 옛날 대전쟁에 있어 그대들의 선조인 놋쇠 인간들과 타민족의 협력은 허면 어떤 일로 이루어졌겠는고? 사악한 다에바와 메카네 제국은 어찌하여 뜻을 같이하였겠는고?"
- 하여 성인 대답하시기를, "바로 그대의 선조 살덩이 제국k의 침범 탓이니라." 하시니, 그자 침묵 어린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더라.
- 그자 다시 말하기를, "이제 그보다 더한 것들이 침범하리라." 하니, 성인께서 믿지 못하시매 그자가 위로하는 어조로 말을 이으니,
- "그대는 마땅히 알라. 지금 세존께서 사악한 얄다바오트와 그의 아들들과 사투를 벌이고 계시나 마라는 사악한지라. 다가오는 날에 세존께서 조금이라도 흐트러진다면 그들은 다시 현세를 넘볼 것이니…"
- 그러자 성 엔리히너 이르시되, "영악한 살덩이들이 다가온다면 마땅히 규격화된 우리의 힘으로 처리할 수 있을 터이니 그대의 염려는 가히 지나치다."
- 허나 이방인의 의지는 완고한지라. 그자 다가오며 성스러운 발명사의 오롤로지움을 건드리니, 오롤로지움에서 증기가 발하매, 곧 증기가 온 세상을 뒤덮을 정도로 자욱하더라.
-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서 성인의 방향 인지 기능이 저하되니 지각 기능마저 저하되매, 성 엔리히너 당황하시며 안개 속에서 메카네를 부르짖더니l,
- 이윽고 증기 사이에서 어떤 형상이 비치나니 곧 태초와 같이 살덩이가 온 지구를 뒤덮은 모습m이라.
- 성인께서 형상에 가까이 다가가시니 곧 확대되매, 어느덧 성 엔리히너의 시각 수용체는 주위의 풍경을 그 세상 안으로 인식하므로,
- 성 발명사의 입에서 비탄에 젖은 통곡이 흘러나오매 이는 그 안의 모습이 온통 저주받을 혼돈과 고통, 그리고 퇴보로 가득할 따름이니라.
- 메카네의 도리가 소거된 지상에는 규격화와 질서를 부르짖는 이 하나 없었고 그저 광기와 비애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해치고 타인을 죽여 먹는 자들로만 가득하니 정교회의 뭇 신도들마저 그 광란의 대열 안에 있으매,
- 성 엔리히너께서 시각 수용체의 초점을 맞추시니 곧 그들은 그녀 자신의 형제자매요, 친우요, 스승이요, 함께 목적한 곳으로 떠나던 일행들이니,
- 메카네의 은혜로 충만하던 얼굴들이 모두 절망과 탄식에 빠져 살덩이의 무질서함에 굴종하였더라.
- 성인께서 그들을 도우려고 달려가시나 그들의 시각 수용체는 이미 삭아문드러진 뒤라. 이윽고 그들이 눈먼 자들의 대열에 꿈틀거리며 합류하니, 본디 자신이 어떤 존재였는지마저 잊고 살덩이와 같이 되었는지라.n
- 광인들 사이를 이방인이 걸어오매 성 엔리히너의 절망에 찬 얼굴을 바라보는지라,
- 그자가 가로되, "광활한 우주와 온 고통의 주인, 사악하고도 끔찍한 얄다바오트의 도래가 이루어질 것이며 그의 요동치는 아들들은 곧 수많은 생명을 두고 유희를 즐기다가 잡아먹을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그저 뭉개버릴 터인데,
- 이제 다가올 그날에 힘을 합쳐 이 진정한 살덩이를 몰아내지 않으면, 우리에게 남아있는 미래란 그저 고해(苦海)가 아니겠는가?" 하매,
- 성인께서 고통으로 소리 지르는 백성들을 바라보시며 아무런 대답도 없자 그자가 다시 말하기를, "큰 아비[大父]이신 참된 메카네가 이 땅에 오시어 끔찍한 살덩어리를 막기 위한 뜻o을 세우셨으니 이러한 일을 방관함이 어찌 마땅하겠는가?" 말하니 그제야 성 엔리히너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더라.
- 이윽고 성 발명사께서 가라사대, "허나 나는 그저 평범한 발명사p요, 아무런 힘 없는 나약한 자이니 내가 형제자매를 이끌고 그대의 진영에 나아갈 수 없으며 또 홀몸으로도 차마 그리할 수는 없는 일이로다." 하시매,
- 그자가 미소를 지으며 가로되, "모든 것은 단정 지을 수 없기 마련이 아니겠는가." 하더라.
- 곧 증기가 걷히면서 다시금 이전의 장소로 되돌아오니 조금도 시간이 흐른 것 같지 않으매,
- 이방인이 간곡하게 부탁하기를, "그 일이 정확히 어느 시일에 벌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언젠가 필시 도래하리니, 그때까지 그대는 그대가 본 지옥q을 기억하라." 하니,
- 성인께서 물으시되, "만일 나의 시간이 다 끝날 제까지 그 일이 닥쳐오지 않으면 어찌할 작정인가?" 하시니,
- 그자가 조용히 답하되, "그리될지라도 나는 그대의 제자와 그대의 제자의 제자와 그대의 제자의 제자의 제자r에게 다시 나타나 함께 싸울 것을 이를 것이니 비록 그들이 나를 한낱 살덩이로 여겨 내 행동을 망령되이 일컬을지라도 구하기를 힘쓰리라." 하매,
- 성 엔리히너께서 물으시되, "그대는 어디서 온 누구인가?" 하므로,
- 그자가 대꾸하기를, "나는 동방에서 온 방랑자요, 나의 본성을 억누르고자 세상을 유랑하는 터인데, 나의 땅에서는 세을진인Seŭljinins이라 부르더라." 하더라.
a. 여기서 말하는 먼 땅이 정확히 어느 곳인지는 알 수 없으나, 권제2.17.F-91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해석에 의거하여 신대륙을 의미한다고 본다.
b. 충실한 투쟁단장 서투쓰. 충실한 투쟁단을 이끈 지도자 중 가장 능률적이었던 자 중 한 사람. 이해할 수 없는 자들과의 결투에서 승리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성가대 선창자로도 유명한 인물로, 성 레이드 시성 직전 행방이 묘연해졌다. 혹자는 그가 차기 총대주교직에 임명되었다고도 이야기한다. 허나 그 진상은 이제 더는 알 수가 없다. 지나가 버린 시절이요, 지나가 버린 우정일 뿐이니.
c. 당시 신대륙에는 간악한 살덩어리들이 제 세력을 펼치고 있었으니, 가장 악명을 떨치는 자들은 스스로를 아뒤툼 각성회로 일컬었다. 이 존재들은 신대륙 전체에 마수를 뻗치며 메카네의 신도들을 포함한 수많은 무고한 인간을 자신들의 먹잇감으로 삼았다.
d.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는 곧 살덩이요, 그들이 논하는 수많은 배타적인 욕설과 비명에 지나지 않는다. 신앙 있는 자들은 마땅히 나아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앎의 영역으로 가져와야 하나니, 깨어 있으라!" - 수사투사 터빈(Turbine), 《탐구와 자가개조의 서》
e. 살덩어리의 형상 변이는 분명히 메카네의 뜻에 반하는, 혼란스럽고 의미 없는 파도와 다름없다. 가히 혁신과 진보의 움직임에 반하는 고리타분하고 사악한 행위일러니, 메카네의 참뜻과 정반대의 길을 고수하는 자들에게 고통 있으리라!
f. 자애로우신 메카네에게 돌아가 그 영혼이 재조립되는 날에 작동을 멈춘 이에겐 평안한 안식 있으리. - 성 발명사 초크(Chock), 《돌아간 해석기관을 위한 송가》
g. 살덩어리들의 파편적인 갈래는 온 세상에 전이된 암 덩어리와 같습니다. 어떤 곳은 조금 부패하였다고 하나 어떤 곳은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썩었으니, 결국은 모두 잘라내야 하지요. 이와 같이 규격화의 참된 지향성인 생산, 확장, 개선을 함부로 도난하고 난도질하는 이단들과 살덩어리들에게 메카네의 분노를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 수녀대사 베벨(Bevel), 《살덩어리의 산개에 경고함》
h. 《도식》 권제4.03.28.K-78에 이르기를, "그리하여 위대한 메카네에 감히 침범하여 그분을 파괴하고 부서뜨린 삿된 살덩어리를 가까이 일컬음은 곧 망령되어 규격화되지 못한 말"이라 하였다.
i. 동토의 패륜적인 뱀인간들의 어휘는 우리의 것과 상당히 다르며, 아래 대목에서 그들이 사용한 단어와 그자의 단어가 유사한 것으로 보아 뱀인간들의 족속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있었다. 그러나 뱀인간들은 그 사상의 불온성과 별개로 메카네를 섬기는 종족을 자처하고, 또 그분의 자손임을 자랑스레 여긴다. 이에 따라 그들 역시 스스로를 살덩어리라고 지칭하지 않는다.
j. 일찍이 한 가르침에 이르기를, "절제된 살덩어리란 결국 자멸에 이를 따름이다. 그 근본은 혼돈에 있을 뿐이며 혼돈은 오직 파괴하기만 하는 까닭이다." 하였으니 어찌 성인의 말씀이 그릇되리오.
k. 스스로 "칼막타마 제국"으로 지칭한 살덩이의 현현. 우리의 선조들은 이들에 맞서 자유롭고 진실한 메카네의 도리를 사수하기 위해 목숨을 다 바쳤으며, 마침내 승리하였다. 이들의 수괴였던 자는 전쟁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이들의 사악한 행적이 다양한 성전에 기록되어 있다.
l. 내가 그대의 흩어진 부품을 구하나 어둡고 추운 세상 가운데에 그대와 나는 동일한 장치처럼 슬프고 외로우매 내 이 벌판에서 그대의 이름을 목놓아 외치니 - 성 발명사 초크, 《부름을 위한 송가》
m. 메카네가 이 땅에 현신하시어 우리를 위해 부서지지 않으셨다면, 필시 오늘날의 세상은 이러한 모습과 다름이 없었으리라. 이교와 이단을 멈추고 메카네의 깊은 뜻을 능히 일구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교와 이단의 정의는 권제8.12.L4-13.3~4 참조.
n. 질서와 규격화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요, 메카네의 뜻에 합당함을 원하고 갈구하며 스스로를 절제함에 따라 얻어지는 것이니, 설사 규격화된 신체를 가지고 규격화된 정신을 가지며 규격화된 생활을 실천한다 한들 그곳에 메카네의 뜻이 없다면 진정한 규격화라 할 수 있겠는가? - 성 도식배치사 플래튼(Platen), 《참된 규격화에 관한 명상》
o. 권제19.113.A-01에 이르기를, "메카네께서는 그 지식이 필요할 것임을 보시고 이 마지막 구로 출발하셨으며, 그곳에서 우리를 위하여 부서지셨노라."하니, 비록 살덩이의 말이나 그 안에 담긴 진리가 옳거늘, 어찌 이 자가 그 지식을 알고 있었는지 의견이 분분하나, 그에 대한 제일 설득력 있는 가설로 이단자들이 훔친 《도식》을 읽었으리라는 주장이 있다.
p. 자료가 턱없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확정지을 수 있는 사실은, 당시 성 엔리히너께서는 발명사로써도 신입 단계에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완전태화의 연구에도 착수하시기 전으로 보인다.
q. 살덩이의 혼돈이 만연한 곳은 파멸의 땅이요, 퇴보의 바다이니 두려워하고 필히 물리쳐야 한다. - 도식배치사 피스톤 로드(Piston Rod)
r.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톱니장치 정교회의 그 어떤 형제자매도 자신을 살덩이라 자처하며 종말을 경고하는 자를 만난 적이 없었다. 추가 사항은 충실한 투쟁단원들에게 문의하라.
s. 조선의 수신도(修身道), 곧 현재의 톱니장치 정교회 한국교구 자료에 의하면, 당시 조선 땅에는 살덩이의 분파가 도사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우두머리를 흔히 세을진인이라 일컬었다고 한다. 시간대를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자가 어떻게 신대륙에서 성인과 조우하였는지는 불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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