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로보로스(SCP-1203)가 세계를 되돌리다.☦
2090년, 12월 21일
멕시코 테오티우아칸, 깃털뱀신의 피라미드
쥐들은 오랫동안 그 수를 불렸고, 이제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이 불안정의 희생자가 되었소.
우리는 발 밑에 질척이고 피 토하는 살덩어리 같은 땅을 밟으며 달렸소. 우리 일행은 신전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와해되었고, 6분 동안 질주한 터였지. 붉은 안개를 헤치며 뛰었소.
케찰코아틀Quetzalcoatl의 신전은 아득하게 흐릿한 분홍빛과 불쑥 튀어나온 보랏빛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고, 비틀린 피의 강이 별들을 먹칠했소. 거대하고 둥글넓적한 덩어리의 그림자들은 북쪽 강 건너 태양의 피라미드Pyramid of the Sun를 가로질러 기어갔고, 그들 밑에는 무언가의 무더기가 꿈틀거렸소.
우로보로스Ouroboros는 진정제에 취한 채로 시체 가방에 넣어져선, 스멀거리는 땅 위로 관짝을 옮기듯 우리 남자 네 명에게 실려 갔소. 그들 중 둘은 기어 나와선 늘어져 꿈틀대는 내장들에 무력화된 나머지를 도우려 멈춰 섰지. 그들은 중요하지 않았고, 우리는 계속 직진했다오.
이 작전은 일곱 개의 동시다발적 실행 중 하나였소. 우로보로스는 최근 나와 몇몇 뱀의 손 인원들에게 기밀 해제 처리되었소. 우리 사이가 그동안 주욱 적대적이긴 했지만, 협력의 필요성이 너무나도 컸으니까. 기록 보관자Archivist들만이 신전 정상에서의 의식을 정확하게 진행하는 데에 필수적인 정보를 가졌고 말이오.
성공한다면, 세계는 이 지옥이 시작되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소. 이번 경우에는 2012년 말이지.
멀리서 추적자들의 개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고, 막 우로보로스의 진통이 시작되던 참이었소. 몇 야드 뒤의 재단 요원 둘이 위험에 빠져 있었소. 하나는 막 땅의 자궁으로 끌려 들어갔고, 총성이 들렸소. 나머지 하나는 광인Madmen 손에 죽었다오.
우리는 힘겹게 신전의 오르막을 걷기 시작했소. 나는 감시자들과 맨 아래층에서, 우로보로스와 함께 제단으로 올라가는 기록 보관자들과 운반자들을 지키고 섰지. 땅은 쉭쉭대는 머리 없는 사람들을 토해 냈고, 우리는 무기를 장전했지. 그들은 멍청하게 화망으로 달려들었고 순식간에 쓰러졌지만, 더 많은 놈들이 떼로 몰려왔소.
저 어딘가서 광인이 비명을 질러댔다오.
우리는 곧 무너졌소. 제 친우가 고기인간의 가슴에 잡아먹혔고, 나도 곧 죽을 터였지. 그놈들의 매달린 식도에서 튀어나온 피가 내 얼굴에 튀었고, 난 그대로 땅에 고꾸라졌지.
신전 꼭대기의 제단에서 기록 보관자가 비명을 질렀소. 골렘들의 정맥이 내 것과 묶이며 압력이 느껴지더군.
과다출혈로 기절하기 전에, 위대한 뱀의 울부짖음을 들었다오.
2012년 12월 21일
제10기지
1203-█ 녹취록: 2012/12/21
문서: SCP-1203과의 면담 기록 중 발췌됨.
번역본
Dr. ███████: 질문이 몇 가지 있는데, 말할 수 있겠습니까?
SCP-1203: 그들이 해냈다는 건 믿기 힘드네.
Dr. ███████: 잠시만요?
SCP-1203-: 자기 스스로에게 칼을 꽂았어.
Dr. ███████: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만.SCP-1203: 의식. 아직도 네 비명이 들려와.
Dr. ███████: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SCP-1203: 너도 있었어. 증명은 못하지만.
Dr. ███████: 계속요.
SCP-1203: 내 반응을 조절할 수가 없었어. 미안해. 모두 잡아먹혔어.
Dr. ███████: 정확히요.
SCP-1203: 다시는 이런 일 하지 말아줘. 불쾌해. 이런 식의 출산의 고통은 버티기 힘들어.
Dr. ███████: 계속해 주세요.
SCP-1203: 너희는 성공했지만 세상은 그대로야. 시간은 불변이야. 변할 수 없어.
Dr. ███████: 대체 그게 무슨 말입니까? "우리"가 뭘 했다고요?
SCP-1203: 네가 아니야. 넌 새로 태어났으니까.
<면담 종료>
| 허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