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말이오. 적임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우리의 직접적인 통제 하에 해머스미스 보좌관을 프로젝트 말레우스의 지휘관으로 임관할 것이오."
"적어도 해고는 직접 만나서 하는게 예의 아닙니까, 사무엘?"
"해고된 것이 아니오, 앙리. 집행 유예에 가깝지. 괜히 나서서 일을 심각하게 만들지 마시오. 그대도 알다시피, 스스로 자초한 일이지 않소. 내가 경고했잖소."
"그렇죠… 그랬던 것 같군요."
"프로젝트 말레우스가 관리했던 개체들은 그대에게 내릴 징계를 결정할 때 까지 목자단에 옮겨놓겠소. 그러니까 몽땅 다 말이오. 내 말 똑똑히 알아들었소, 앙리?"
"명확히 알아들었습니다."
"좋군. 도착한 뒤, 우리는 이 사안에 대해서 더 토의해보겠소. 그 동안 멍청한 짓 하지 마시오, 알겠소?"
"이런, 언제 제가 그런 짓을 한 적 있었습니까?"
이 주 전
"왼쪽. 왼쪽. 왼쪽이라고, 제발, 왼쪽!"
"응 그래, 래이몬드, 알아들었어."
"아직 오른쪽으로 가고 있잖아, 이 주걱턱 양반아! 왼쪽이라고! 지도에 왼쪽이라고 나와있잖아!"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을텐데, 래이몬드."
"그리고 내가 왼쪽으로 가라고 말한 것 같은데, 아직도 경로가 오른쪽으로 꺾여있잖아!"
"이 길이 더 빨라."
"세상에, 그걸 어떻게 알아? 너 여기 처음 와봤댔잖아!"
"감이지. 제법 잘 맞는다고."
"빌어먹을 씨…"
앙리 드몽포르는, 앞좌석에서 내내 싸워대는 통에 십 분 동안 벌써 네 번째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신음했다. 아주 길고 긴 여정이었다. 그는 전자 담배를 찾으려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하지만 임대한 작은 피아트가 갑자기 방향을 트는 바람에, 그는 그 담배를 창 밖으로 떨어뜨려버렸다. 욕지거리를 간신히 참으며 그는 운전중인 레빗 보좌관을 바라보았다. 보좌관의 커다란 손은 핸들을 거의 감싸고 있었다.
"보좌관, 방금 그게 뭐였나?"
"양입니다, 지휘관님."
"…양?"
"예, 지휘관님. 양이 길 위에 있었습니다."
"왜 길 위에 양이 있는건데?"
바스커빌 출신의 첩보원, 래이몬드가 물었다. 그는 최근에 목자단에서 프로젝트 말레우스로 소속을 옮겼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놈이지만, 열정만은 충분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주걱턱, 너 양치기였다며?"
덩치가 크고, 거칠게 생긴 남자는 운전대를 놓고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문질렀다. 때문에 래이몬드는 황급히 핸들을 잡아챘다. 차가 좁은 비포장 도로 위에서 휘청였다.
"난 염소를 쳤다고, 래이몬드. 양치기가 아니라. 그 둘은 완전히 다르단 말이야. 그리고 제발 좀 그따위로 나를 부르지 말아줄래."
드몽포르는 자리에 등을 기대고, 한숨을 쉬었다. 레빗 보좌관은 누구나 탐낼 정도로 믿음직하고 유능한 사람이었다만, 운전은…. 흠, 운전에는 많이 약했다. 레빗이 운전대를 잡은 이유는 단지 래이몬드가 운전을 할 줄 모르기 때문이었고, 드몽포르는 이번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쳤다.
"도대체 염소랑 뭐가 다른건데? 염소는 그냥 더 못생긴 양 아닌가."
"염소는 똑똑하다고. 양은 네가 가라는 대로 가지만, 염소는 자기가 가고싶은 곳으로 가지."
"그러게. 양들은 메모도 못 하잖아. 분명 나는 도로 정중앙에 서있으라고 말한 적이 없거든."
"거 참 재미있네."
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드몽포르는 해가 지기 전에 학교를 찾지 못할까봐 조바심이 났다. 남부 이탈리아의 외곽에는 표지판 하나 없었고, 또 언덕이 많아 누구든지 자기가 어디로 가고있는지 쉽게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드몽포르는 졸기 시작했지만, 레빗은 다시 한 번 차를 휙 꺾는 바람에 잠들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풀어놓은 엽조를 피하느라 그런 것이었다. 레빗은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바퀴는 비명처럼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으며, 피아트는 왼쪽으로 휙 꺾여 길가 관목 숲으로 들어가 나무표지판에 처박혔고, 표지판은 큰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여느 때 보다 머리를 더 심하게 다친 것 같았다. 드몽포르는 신음소리를 내며 차문을 열려고 했지만, 땅에 박혀서 빠지지 않았다. 몇 번 어깨를 부딛혀 문을 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품위고 뭐고 없이 레빗이 창문으로 잡아끌어서 간신히 나올 수 있었다. 래이몬드는 어디 고장난 곳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와, 이렇게 멀리 올 줄 은 몰랐는데, 아주 확실히 말이야. 잘했어, 주걱턱."
"내 잘못 아냐. 닭을 칠 수는 없잖아, 지금이라도 가서 칠까?"
"그래서, 닭이 우리보다 소중한거냐?"
"저 착하고 쓸모있는 새보다 네가 더 나은 점을 하나도 못 찾겠는데, 래이."
래이몬드는 대꾸하려고 했지만, 드몽포르의 표정을 보고 입을 닫았다. 프로젝트 말레우스에 들어온 이래로 래이몬드는 수많은 끔찍한 이야기를 들었고, 직접 겪기도 했지만, 지금 바로 앞에 보이는 드몽포르의 표정보다야 덜 무서웠다. 시차 적응때문에 날카로워진데다, 그 진절머리나는 니코틴 중독이 도지는 모양이었다. 래이몬드는 레빗이 표지판을 세우느라 애쓰는 동안 사과를 하려했다. 저 덩치 큰 남자에게 자기 생각을 말해주려고 돌아섰을 때, 그는 표지판에 써 있는 글귀를 보았고 곧 사과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드몽포르 역시 그것을 본 것 같았고, 그의 날카로운 얼굴에는 그 날 처음으로 짜증 이외의 것이 드러났다.
"제대로 온 것 같군."
"보라고, 주걱턱. 내가 왼쪽이랬잖아!"
"닥쳐, 래이몬드."
"둘 다 닥쳐. 래이몬드, 곧장 달려가서 우리가 여기있다고 알리게. 보좌관, 차에서 상자 꺼내. 가져가야한다."
래이몬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부서진 표지판이 가리키던 쪽으로 뛰어갔다. 레빗은 그가 가는 것을 보고는, 한쪽 어깨로 차 안에 있는 상자를 받쳐 들었다.
"여기에 뭐가 있는겁니까, 대장님?"
"미래에 쓸 수 있는 괜찮은 것들인데, 별로 중요하진 않네."
"중요한거 아닌 거 치고는 너무 무거운데요."
드몽포르는 레빗을 힐끔 보았다. 황금빛 석양을 등에 지고 래이몬드를 따라 오는 두 명이 걸어오고 있었다.
"자, 저기 널 도와줄 사람이 있다."
"허. 기대했던 것은 아닌데요, 대장님."
"학교라고 했잖나, 보좌관."
"네, 예, 하지만 이렇다고 말하지는 않았잖아요. 그러니까… 어…"
"여성스럽다고?"
"맞아요."
두 남자가 학교 현관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눈은 복슬복슬하고, 분홍색이 지천에 널렸고, 기타 등등까지 포함해서 아무튼 소녀스러운 것들로부터 공격받고 있었다. 레빗은 여덟살 남짓한 여자아이들 때문에 들고있던 상자를 발가락에 떨어뜨릴 뻔 했다. 아이들은 이것저것 캐물으면서 그 주위를 피라냐 마냥 빙빙 돌며 깔깔거렸다. 잠시 뒤 초췌해 보이는 수녀가 호통을 치자, 그들은 흩어져서 가까운 복도로 뛰어 사라졌다.
"가톨릭 학교랑 비슷할줄 알았습니다만."
"지쳐 널브러진 펭귄만 아니라면 다 그렇게 생각하네, 보좌관. 나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다가 피봤지."
"그런데 이건… 너무 발랄한데요. 엄격한 규율과 냉철한 지도자가 있는 곳인줄 알았단말입니다."
"이 학교의 원장수녀님께선 교육에 대해 좀 다른 접근을 하고계시네. 지도자는 엄숙할 필요가 없다. 또한 규율도 마찬가지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꽃 장식과 크래용 낙서 때문에 고통받는 것 같은 십자고상 아래를 지나가며, 두 남자는 초콜렛 케이크 한 조각을 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있는 래이몬드 수사를 보았다. 그들을 보고는 래이몬드는 자기가 케이크를 들고있다는 것을 잊고 손을 흔들었다. 케이크는 신발 위에 떨어졌다.
"지휘관님, 수녀원장님께서 정원에 있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뵙고싶다면 거기로 오라십니다."
"그것만 말했나?"
"어, 꼭 그런건 아니지만요."
"꼭 그런게 아니면?"
"음. '지금 담배피는거 안 보이냐. 그 새끼가 나한테 뭐라고 지껄이고싶어하면, 씨발 알아서 찾아 오라 그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거 수녀님이 입이 너무 거친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케이크를 주셨어요."
지휘관은 래이몬드의 놀란 표정을 보고 미소지었다.
"정말 잘 했네. 래이몬드, 레빗와 함께 포도주 창고나 찾아보게. 거기에 상자를 놓으면 될걸세. 그리고,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끝내려면 바삐 움직여야할거야. 그렇게 오래 있지는 않을거니까. 아, 그리고 신발 좀 닦게."
"가톨릭 학교에 포도주 창고라뇨, 지휘관님?"
"의심 좀 하지 말게."
드몽포르는 낡은 전화기를 내려놓고 부르르 떨었다. 그는 몇 달 내내 오늘만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아무리 발을 동동 구른다해도 이 날이 빨리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십 삼년 넘게 이 일을 한 것을 부질없이 생각해보면, 그 자신의 결정에 비판을 가하는 사람이 없었는게 독이었다. 열정은 현명한 판단을 집어삼켰고, 이제 그는 그 대가를 치러야했다. 그는 등받이가 높은 의자에서 일어나, 더이상 그의 것이 아닌 사무실의 좁은 창문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초여름의 뇌우는 마악 지나갔고, 도시는 부드러운 황금빛에 물들어있었다. 비 냄새가 났다.
"좋은 저녁입니다, 원장 수녀님."
드몽포르는 넓고 잘 가꿔진 학교 정원의 그늘진 모퉁이에 서있었다. 그 앞에는, 오래된 올리브 나무가 있었고, 그 그늘 아래에는 오히려 그 나무가 어려보일 정도로 늙은 여자가 서있었다. 여자는 활짝 웃었는데, 때문에 그 얼굴은 주름과 흉터로 이루어진 깊은 고랑을 그린 가죽 지도 같았다.
"아니, 이게 누구야. 쬐깐한 앙리 새끼 아녀. 그래도 네놈이 없는 시간 쪼개서 이 늙은 할미를 만나러왔다니 나는 참 기쁘구나."
"제 친할머니였다면 더 설득력있겠는데 말입니다."
"퍽이나! 난 옘병할 수녀라고! 병신같은 놈."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드몽포르는 앉은 채 엉덩이를 비비적거리며 늙은 여인 옆으로 갔다.
"보고싶었습니다, 우루슬라 수녀님."
"어이구, 그럴 줄 알았다. 아무튼 보니까 반갑구나, 우리 새끼. 아무리 네가 바보천지라도 말이다."
"이렇게 칭찬을 해주시니 찾아올 수 밖에요."
"햐, 네놈은 정말 여자를 꼬실 줄 안다니까. 내놔."
시가에 불을 붙이고, 노파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시가를 뻐끔거리며 빨았다. 그리고 나무의 뒤틀린 뿌리 부근에 시가를 내려놓았다.
"그래서, 뭐가 문제냐?"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얻을 때 대가를 꼭 치뤄야한다며요."
그는 적절한 단어를 찾았다.
"늙은 스승님?"
"대개는 안 그래. '족제비' 앙리 드몽포르 빼고. 그리고 난 늙은게 아니라 노련할 뿐이다."
"이제 아무도 그렇게 안 불러요."
"글쎄, 네가 화형시킬까봐 무서워서 입을 안 여는 것 같은데. 그래서, 뭐가 문제라고?"
드몽포르는 눈을 찡그리며 시가를 빨았다.
"우루슬라 수녀님,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수녀님의 연줄이 필요하죠."
"잘릴까봐 그러는 거냐, 응?"
이 말에 그는 빈틈을 보였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네놈은 언제나 내 연줄 때문에 여기 오면서, 내가 그걸 안다고 놀라냐? 멍청하긴. 그거, 얼마 전에 내 남동생이랑 말해봤다. 버나드 그 새끼는 입을 도통 닫을 줄 몰라."
"솔직히 말해서, 수녀님이 아무리 심판소의 일원이 아니래지만, 비밀은 좀 지켜주셔야죠."
늙은 여자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드몽포르는 그 웃음소리가 친숙했다.
"그 놈은 아주 아주 오래 전부터 내 남동생이었다, 이놈아. 어떻게 달래는지도 모르면 내가 누나겠냐. 그래서, 바라는게 뭐여?"
"유물들을 보관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입니다. 개중에는 삼손의 머리칼도 있죠. 제가 이 자리에 있을 날도 얼마 안 남은 것 같고, 또 이런걸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이 특별한 개체들을 제 부하놈들에게 맡기자니 영 마음이 안 놓입니다. 최근에 그 녀석들이… 조심성 없다는걸 알았거든요."
"네놈도 똑같아."
드몽포르는 그 말을 무시한 채 계속 말했다.
"우리가 흔히 가는 곳에다 덜 위험한 물품을 이미 갖다놓았습니다. 발견이 안 될거라 믿습니다. 그런데 제가 말한 그 유물들은, 약간 다른 문제죠. 저는 우리 외에 다른 사람이 찾을 수 없는 장소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네 부하들한테만 안보이면 되는게 아니었구먼, 엉? 내 남동생이랑 걔 친구들한테도 숨기려는거였군. 이건 구상을 배신하는거야."
"절대 아닙니다, 맹세할 수 있어요."
그는 초조하게 자세를 바꿨다. 담배가 입에서 떨어졌다.
"우루슬라 수녀님, 공기중에 악취가 가득합니다.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 유물들이 곧 절실해질 거라고 무언가가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절실함이 해결되기 이전까지는 심판소도 믿으면 안됩니다."
"무언가가 말했다는거냐? 아니면 그 분을 의미한거냐?"
"전… 저도 제가 뭐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젠 달라요. 수녀님, 저는 이미 떨어질 데 까지 떨어졌습니다. 전 이미 제가 혐오하는 부류의 사람이 되었다고요."
"글쎄, 넌 언제나-"
"아니오, 수녀님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제가 이렇게 된 것은 필요에 의해서였습니다. 그 분 께서는 제가 이렇게 되기를 바라셨어요. 저는 그에 대해 상관 없다고 느낍니다. 간단히 말해서 그건 신앙심을 시험하는 또 다른 방편이었습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수녀님. 절 믿어주세요."
천천히, 늙은 수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부류의 사람을 알지. 스스로 드러나는것을 원치 않아서 험한 길을 가지 않는 부류 말이네. 넌 적어도 그런 사람은 아냐."
우루슬라 수녀가 자세한 설명을 마쳤을 때, 정원은 죽은듯이 조용했다. 두통이 복수하듯 되돌아왔고, 언제나 그랬듯 드몽포르의 마지막 남은 인내심에 폭풍처럼 몰아닥쳤다.
"넌 내가 구상이 가지고있는 중요한 개체를 위임받기라도 원하는게냐… 그에게서 말이다."
"수녀님은 겉으로 드러나는걸 싫어하시잖습니까, 맞죠? 필요한 때가 닥친다면 누구든 그 유물을 갖고 당신을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그 사람은 반쯤 돌아있고, 그리고 이단이잖나! 그 인간이 유물을 팔지 못하게, 또 자기를 위해 사용하지 못하게, 아니면 그 유물이 그 인간 손에 떨어졌을 때 이게 뭔지 모르게 하려면 뭘 해야하는가?"
"그 사람에 대해선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사람은 제게 빚이 좀 있거든요. 두말할 것도 없이, 구린 데를 좀 잡아내기도 했고요. 아주 역겨운 것으로 말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드몽포르는 궁금해졌다.
"근데 수녀님은 어떻게 토성사슴의 흠을 잡아낸겁니까?"
수녀는 그를 교활하게 쳐다보았다.
"너도 알다시피 난 평생동안 수녀는 아니었다. 뭐, 또 할 말 있냐?"
"그 사람과 제 때 만날 수 있으리라 확신하십니까?"
"당연하지. 그 놈은 그렇게 안 똑똑해."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처럼 보이는군요."
"이놈아, 그게 네가 선택한 길이다.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지."
드몽포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화가 다시 울렸다. 드몽포르는 마지못해 창문에서 떨어져 전화를 받았다.
"드몽포르입니다."
"앙리. 나야 살라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