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괜찮지 않아

여름에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위험하지 않다.

구름은 언제나 하늘 가장자리에서 곁눈질하고 있다. 그들을 보면 안 된다. 해질녘의 연못은 깨끗하고 하얗다. 빛은 수면 위를 매끄럽게 가로지르고, 산란되어 몽롱함을 준다. 갈대가 땅의 가장자리 밖으로 쑥 비어져 나와있지만 우린 그들에게 신경쓰지 않는다. 얼룩덜룩한 나무 부두에서 어린 남성이 물 속으로 뛰어든다. 물은 그 아래에서 움푹 들어가고 무수한 물방울이 공기 중으로 튄다. 그는 내 친구다. 그가 떠오르기 전에 나도 뛰어든다.

물 속에서 그의 몸을 볼 수 있다.

수면을 깨뜨리자 거품이 피부를 뚫는 탄환 세례처럼 느껴진다. 한 순간 감각을 잃었다가, 눈을 뜨자 순수한 냉기가 놀란 각막을 눌러 잠시 눈이 먼다. 희미한 빛이 일그러지고 일렁이며 나를 힐끗 내려다본다. 위로 차올라가자 수면 밑에 유리막이 있다.

물 속에서 누구의 몸도 볼 수 없다.

얼음은 날카롭고 바람은 차가워, 겨우 통할 때까지 안간힘을 쓴다. 차가운 공기가 밀려들어오고 뜨거운 숨이 끓어나가면서 목구멍이 타오른다. 부두가 여기 없었다면 나는 물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겠지만 거울처럼 매끄러운 타일은 나를 잡아주지 못한다. 나무 가시가 피부를 파고든다. 여기에 나와 함께 숨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움직임 없는 껍질이 얼룩진 얼음 아래에 떠있다.

나는 물 속의 시체를 알아보지 못한다.

구름의 파도 밑에서 햇빛이 증발한다. 나무들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죽고 썩어가면서, 마치 바리케이드처럼 나무 사이에 눈이 쌓여 있다. 지금은 그저 떨림만이 느껴진다. 눈을 감자 얼음이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다. 무척이나 가깝다. 모두 다.

나는 물 속의 시체들을 알아보지 못한다.

태양이 다시 빛나더라도 추위를 벗어날 길은 없다. 매 순간 눈에 결정이 맺혀 쉴 수가 없다. 낮과 밤을 구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들이 아는 것만을 알고 있다. 그들의 눈으로 보고 그들의 피부를 입고 눈과 뼈를 쥐어짠다. 더는 뚫릴 수 없는 구멍 속으로 물은 속도를 늦춰 흘러들어간다.

아주 많은 이들이 계속해서 보러 온다. 그들은 물 속의 자기들 시체를 결코 알아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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