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됩니다."
"아니 도대체 왜?"
"말씀 드렸잖아요 스미스 씨. 당ㅅㅡ.."
"아니 봐봐. 비자 달린 여권 있어, 티켓 있어, 수하물엔 옷이랑 비상금이랑 경전밖에 없어, 내가 뭐 총이나 칼 같은 걸 가진 것도 아니고, 불법 체류자도 아닌데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당신 지금 몸에 쇳덩이 두르고 계신데 안 걸릴 줄 알았어요?"
"아니 이건 내 몸뚱이라고."
"어떻게 사람의 몸이 전부 쇳덩이일 수가 있어요? 심지어 여기 톱니바퀴들도 있는 거 같은데."
"아니 사람 말을 못 믿어 왜. 이거 내 몸뚱이라고!!"
"그럴 리가 없다는 건 당신도 알고 저도 알고 여기 모두가 아는 사실이잖아요. 그냥 꺼내서 뭔지만 확인하겠다는데 그게 그렇게 싫어요?"
"너 같으면 니 내장들 꺼내서 보여주고 싶겠냐?"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까부터 이상한 말만 하시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요."
"뭐가 상식적인데 이 여성 분아."
"무슨 일이야?"
"아, 매니저님."
"당신이 매니저야?"
"그렇습니다만."
"그럼 하나만 물어봅시다. 도대체 왜 통과가 안 된다는 거요?"
"미영 씨, 무슨 상황이죠?"
"저 사람 지금 전신에 쇳덩이 둘러놓고 자기 몸이라 우기잖아요."
"뼈나 다리는 그럴 수도 있죠."
"저 사람 배에도 둘렀어요."
"씨발 이거 내 몸뚱이라고!!"
"봐요."
"죄송합니다 고객님. 신속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았네요."
"맞지? 이야, 이제야 정상인을ㅡ.."
"경비, 이 사람 짐 돌려주고 쫓아내요."
"뭐라고? 이런 미ㅊㅡ.. 야 이거 안 놔? 이거 내 몸뚱이라고 망할 놈들아!! 내 신체를 구성하고 내 신진대사를 책임지는 몸뚱이라고!! 야 이 새꺄, 내 말 안 들려? 야!!"
"이제 끝난 거 맞죠?"
"아 네,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습니다. 과거의 고철덩이를 고집하는 멍청이들이 다 그렇죠 뭐."
"네?"
"그냥 무시하세요."
"근데 손님. 여기 가방에 든 이건 뭔가요?"
"그거 의식 제물인데요."
"전선에 묶인 전자기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