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순서에 따라 읽어주세요.
나는 서류 가방을 들고 뛰었다. 뛰는 일만 할 수 있었으니까. 대사관까지는 여기서 동쪽으로 20 마일은 더 가야했고, 이미 교외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몸은 제 상태가 아니지만, 그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내가 가진 건 서류 가방과 머리 속의 생각 뿐이고, 우리는 대사관으로 가야 한다. 그 다음 나는 CIA에, 아니면 인터폴에 고발하고, 보호 구치를 요구할 것이다. 그들이 내가 말한 걸 검증하는 동안 날 감옥에 넣도록 할 것이다. 망할, 관료제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뻔하고, 아마 날 평생 동안 가둬둘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서류 가방 안에 뭐가 담겼는지 알아내는 데에는 시간이 꽤 걸릴 테니까. 그리고 난 안전해진다. 내가 배운 게 있다면, 망치를 든 미친 남자라고 해도 2피트의 콘크리트 벽을 넘을 수 없다는 거다.
그러고 싶지 않았을 땐 더더욱.
자, 보도가 내 발 밑에 있다. 서류 가방은 바람에 흔들리는 종이처럼 흔들리고, 난 걸음을 한 걸음 더 빨리 옮겼다.
—
서류 가방을 들고 도망친다라? 그래, 난 도망치지만, 겁먹은 게 아니다. 이제까지 어느 누구도 용기를 내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들은 날 잡지는 못할 것이다. 몇 년을 준비한 일이었다. 난 단순히 겁먹지도 않았고, 실패하지도 않았다. 내가 첫 승진을 했던 몇 년 전 밤부터 이 일을 알고 계획해뒀다.
신이시여, 그들이 보고서를 읽었을 때쯤에, 그들의 계산이 틀리게끔 해주소서.
어떤 중요한 것에 대한 연구로 3년간 근무했을 때가 내가 2등급으로 승진한 날이었다. 우리 팀이 받던 승진 중 실질적인 첫번째 승진이 내 승진이었다. 브렌다는 돌아버렸다. 우리는 보안 문제 때문에 기지를 나갈 수 없었지만, 브렌다는 주전부리와 술을 휴게실로 가져왔고,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거주민들이 나왔다. 그곳에서는 파티가 열렸고, 약간의 음악이 흘렀다. 곧 모두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거나, 소파에 널브러졌고, 나와 잘 알지 못하는 늙고 만취한 4등급 인원 하우위라는 사람만 남았다.
“자 봐봐.재단은 하나의 존나 거대한 열대 지방의 꽃이라 할 수 있지. 넌 일 년 중 삼백육십사일 동안 걸어가도 그게 꽃인걸 알 수 없어— 하지만 어느 순간 푸른 달이 뜰 때, 부활의 날에 네가 그 꽃을 보면, 그 때 꽃은 피어나. 그 과정은 오래걸리지— 첫 번째 꽃잎이 펴지고, 그 순간에 네가 그걸 보면, 네 가짜 SWAT 팀과 부대들과 군복을 입은 꼬마가 은폐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겠지. 그리고 다른 꽃잎이 펴지고, 넌 지어진 모든 건물과 모든 자원들을 볼 텐데, 네가 볼 수 없는 것과 유령과 같은 것들에 대한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 수 있을까 싶을 거야. 넌 이야기를 듣겠지. 이 망할 것들이 처음부터 있었다는, 하나의 이야기나 그냥 지나가는 소문을, 안 쪽에 담긴 것들을, 모두가 말하는 이상한 것들이 저 중심에 있다는. 넌 그걸 십 년에 한 번만 볼 수 있고.”
“그런데 마지막 잎이 펴지면, 네가 찾던 것들, 그게 여기 있어. 썩어가는 육체의 악취가 나지만, 그게 뭔지는 모를 거야. 하지만 넌 네가 하는 모든 일들이 바로 꽃이 피우기 위한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겠지. 꽃을 피우기 위해서, 꽃이 여기 있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건 개좆같이 보여. 파리들이 내려오는데, 파리들은 냄새를 좋아해서 잎 사이를 떼거지로 몰려다녀. 그리고 시체꽃이 다시 닫히지. 이후 15년 간 모습을 숨기면서.”
“완전 좆같은 존재지, 안 그래? 죽은 자의 체취를 풍기고 다니면서, 20년 동안 파리를 끌어들이기 위해 살았다라? 내가 그 꽃이라면 싫어했을걸. 난 나가고 싶을 거야. 그게 틀렸단 말은 아니야, 멍청한 짓이긴 하지만.”
우리가 서로 만나지 않았다는 건 확실했고, 난 그가 말한 내용을 어렴풋이 갈피만 잡고 있었다. 이야기는 날 두렵게 했다. 왜냐하면 모든 카메라와 도청기들, 그리고 뭐 여러 가지들 때문이었다. 난 그에게 그렇게 말했지만, 하우위는 그냥 웃었다.
“여기에 카메라는 없어.”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그들이 다른 이들에게, 특히 신입들에게 한 어떠한 말과도 달랐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 저질러 버린 일들, 다른 사람들이 죽어야 했던 일들, 그리고 모든 피와 공포가 파리를 끌어들이기 위한 일이라고 말을 할 수는 없을 터이다. 그 일을 이 세상의 다른 모든 이를 위해서도 하니까. 어쩌면 고위 평의회는 이 반항 적인 대화를 알고 있지만, 내가 믿지 않을 걸 알기에 어떤 일도 (나한테)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브렌다와 나는 같은 날, 두 번째로 승진되었다. 브렌다는 그때까진 격리에 집중했고, 난 내 마약과 화학물들을 더듬는 게 많이 좋아졌다. 그 때보단 조금은 공식적인 작은 축하 자리가 있었다. 우린 모두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고, 우리의 새 보안 카드로 끝을 맺었다.
거의 끝나갈 무렵, 우리가 만난 적 없던 남자가 들어왔다. 트위드 정장에 갈색 코트와 회색 모자를 썼고, 넥타이에는 새들이, 모자에도 찌르레기 핀이 달려있었다. 방 안에서 계급이 제일 높은 세명은 그 옷차림을 보고 두려운 모습을 보였지만— 우리는 아직도 그를 보지 못했다.
남자는 웃으면서 들어왔고, 자신을 소개하지도 않았으며, 우리의 3등급 승진을 축해줬다. 월급 인상에 대한 농담도 했다. 모두가 웃었다. 남자는 나를 향해 걸어와 어깨에 팔을 두르고 의심스럽게 브렌다를 가리켰다. 남자가 말했다. “저 사람을 조심하게.” 그리곤 살짝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우리도 웃었고, 분위기는 괜찮아졌다. 3명의 4등급 인원들은 한숨을 쉬었다. 그들은 마치 바지에서 50달러를 찾았거나, 미친 개에게서 달아난 사람 같았으며, 땀이 그들의 등에서 흐르고 있었다. 뭐, 그들도 행복하겠다 싶었다. 아닌가? 우린 승진을 했으니까. 하지만 우리 나갔을 때, 난 그들 중 한 명이 다른 사람에게 이름을 말하는 걸 들었다. 한 단어였다.
“오Five.”
순간 난 내가 살아있어서 기쁘다는 생각으로 돌아갔다. 별거 아닌 1등급 때처럼.
난 그날 밤에 공포에 질렸지만, 재료 과학부 수장으로서의 크고 좋은 내 사무실에 대한 생각과, 내가 하루 동안 하려 했던 것들을 생각했다. 더 많은 검은 작대기를 보고… 괜찮아진 듯 했다. 기분이 아주 처지지는 않았다. 난 여행을 갈 수 있고, 경비들은 날 막지 않았고, 난 드디어 내가 일해야 하는 모든 것에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었다. 일의 질도 올라간 것 같았다—난 기지 외부의 프로젝트에 불려나갔다. 그리고 다른 프로젝트에도.
그리고 내 첫 월급이 들어왔고, 난 내 사무실에 마사지 의자를 뒀다. 그게 나에게 필요했던 전부였다. 2년이 지나갔다.
O5 평의회는 2등급이 돼서야 비밀이 되는 비밀 중 하나다— 이제 무서워진다는 말이다. 그들은 재단을 통제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누굽니까? 아, 그 사람들은 이름이 아니라 번호로 불린다. 그 사람들이 누구였습니까? 아무도 모른다 씨발.
하지만 비밀은 날 신경 쓰이게 했다.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었으니까.
우리에겐 표본과 특정 지시가 내려온다. 분자 공식— 발송하라— 대상의 주요 화합물— 발송하라. 재단은 과학적인 노동력 착취 인력을 고용했지만, 노동력 착취가 그렇듯이 “고용되었다”라는 말은 괜한 말이었다. 우리에겐 직함이, 실제적인 명칭과 그것들을 연구할 기회를 얻었다. 갇힌 격리실 속에서, 마치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것처럼, 그래, 재단은 실제로 기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의 인간은 두 부류로 나뉠 수 있다. 임무를 받을 때마다 받아들이는 사람, 그리고 다른 부류의 사람은 청소년 쉼터에서 이르는 말로 “탈주 위험인물”이다. 분명 2등급까진 여전히 실험실 문에 경비가 서 있었다.
적은 양의 설명이 탈주 위험인물들을 자극했다. 그리고 이건 안전하다. 거대한 F가 실제로는 달팽이가 왜 화학적으로 이상한 산을 만들어내는 지를 알아내야 했다는 말과는 다르다. 누가 그런 걸 신경 쓰겠나? 왜 네가 신경을 쓰는가? 왜? 왜? 왜?
001이 내 시선을 사로잡은 건 확실했지만, 왜 그랬는지는 몰랐다. 내가 객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을 때는, 1등급에서 5등급까지의 과정이 중요해지기 전, 나와 예비 시설의 어떤 것 담당인 이름 없는 박사만 있을 때였다. 그 때 헛소리로 가득 채워진 고용 팸플릿을 받기도 했다.
재단은 왜 격리하는가?
나머지 대안들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재단의 목적은 무엇인가?
인류를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직 그런 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게 876이군요.”
“표본이지만, 그렇지.”
“객체 번호 팔-칠-육.”
“그렇지.”
“이런 게 팔-백-칠-십-육 개 더 있다는 거군요.”
“대단하지, 안 그래?”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금발의 박사가 웃었다.
“첫번째 건 뭐죠?”
“젠장,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
“두번째는요?”
“컴퓨터나 뭐 그런걸걸? 표본 좀 봐봐. 이거 도망치는 거 같은데.”
그 이후, 난 실제로 고용되었고, 재단에 내 영혼을 판 뒤, 내 입을 다무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난 궁금증을 멈출 수 없었다.
—
난 내 궁금증을 멈출 수 없었다. 그게 날 거의 죽일 뻔 했을 때도.
내 상관인 연구 이사관이 어느 날 날 불렀다. 그녀는 자신의 커다란 사무실에 날 앉게 하고, 날 위아래로 훑어봤다. “기록을 보니,”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이 논점으로 바로 들어갔다. “SCP-001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거 같던데.”
망할, 교묘하게 검색을 해보려 시도했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우린 알지.” 그녀가 차분하게 웃었고, 갈색 머리카락을 턱에 난 흉터 뒤로 넘겼다. 내 전임자는 그 흉터에 대해 절대 묻지 말라고 말했다. “다른 덧붙일 말 있나?”
난 아무 말도 못했다.
“그래, 평의회가 그리 좋아하지 않았어.” 그녀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종이 몇 개를 뒤적였다. “네가 처음은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흠?”
“파고드는 거 말이야.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이건 윗분들을 긴장하게 해. 평의회 사람들을. 그분들은 자신들 영토에 들어오기 싫어하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넌 전근이 될 거야.”
“네? 어디로요?”
“가나.”
“가나요?”
“아주 가는 건 아니야.” 그녀는 서류철을 닫았다. “널 보내게 돼서 정말, 정말 유감이야. 거기서 새 기지를 짓고 있고, 전문가가 필요하거든— 넌 어쩌다 보니 유용해졌어. 짐을 싸줬으면 좋겠어.”
“와, 엿이나 까잡수세요.”
“그런 말은 들어본적이 없는데.” 그녀가 개처럼 웃었다.
서아프리카에 새 기지와 새 격리시설을 짓는 게 그들이 협력을 원했던 프로젝트였다. 그래서 난 갔다. 기지는 작은 활주로와 버려진 농사지 옆에서 지어졌다.— 몇몇 건축가들은 거주지와 격리 시설에 모든 걸 어떻게 새로 집어넣을지 고민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미 지어진 몇몇 구역들을 단단히 박고 있었다.
그곳엔 개조된 금속 사일로 4줄이 있었고— 그곳이 우리가 일하던 곳이었다. 내가 있던 A-사일로에선 화합물들을 끓여내 졸였고, 외부 창고에 있는 휘발성 화합물을 위한 영하 냉각 시스템, 요리용 냄비와 캠프용 난로, 영어를 하지 못하는 거구의 남자들이 있었다. 짧게 말하자면, 그곳은 여름 캠프였다. 저녁의 모기장 속에서, 뜨겁고 낡은 집에서 뒹굴면서, 나는 전시간 업무로의 전환을 요청해 볼까 생각했다.
그 때 B-사일로에서 사이렌이 울렸다.
우리 모두 일어나서 옷을 입기 시작했고, ‘폭탄 피난소가 된 식품 저장소’로의 길을 찾았다. 창문을 통해 보니, 빛으로 된 거대한 팔로 보이는 게 사일로를 찢고 있었다. 찢어지는 쪽은 내부였다. 난 창문에 달라붙은 사람을 잡고 뒤로 당겼다.
바깥에는, 폭탄 피난소가 미친 듯이 멀리 있었고, 우리는 그곳을 향해 발을 옮겼으나 그 전에 땅바닥에서 빛이 타올랐다. 피난소는 빛으로 뒤덮이더니 반짝이며 무로 돌아갔다. 남자 중 한 명은 빛이 나는 데로 들어가더니, 연기가 되었다.
B-사일로의 폐허 속에서, 순수한 별빛과 아우라로만 된 인간이 있었다. 그것은 플라톤의 동굴에서 나온 사람처럼 경외에 찬 채 손을 들었다.
난 내 뒤에 있는 사람이 소리지르는 걸 들었다— 적어도 그 중 네 명이 죽었다. 우리 중 세 명만이 어둠의 마지막 얼룩 속에 있었다.
마치 이른 새벽처럼 빛의 홍수가 느리게 다가왔다— 그 빛은 녀석을 다시 자신의 우리로 돌려보냈고, 모든 기지 비슷한 것을 비추었다. 모든 빌딩이 불타고 있었고, 남은 것들 중 내 머리 이상의 높이는 없었다. 서른 명이 죽었다.
30분도 되지 않아, 헬리콥터가 머리 위에서 웅웅거렸고 새까맣게 된 건물의 중심지에 착륙했다. 우린 느리게 움직였고, 건물의 불을 끄거나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걸 찾거나, 지원 요청을 위한 라디오 신호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두 명의 경비가 걸어나와 문을 열었고, 그리고 난 카펫을 깔지 않았다는 데 놀랐다. O5-3이 헬기에서 내렸다.
모두가 멈췄다는 걸로 말을 아끼겠다.
모두가— 영어 한 마디도 못하는 불쌍한 1등급 얼간이들 까지도— 자리에서 일어나 말을 잇지 못했다. 숨 쉬는 것 까지도. 서류상으론 책임자인 사람도, 군대 경험이 있는 다른 세 명의 사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삼은 그저 둘러보기만 했다.
“이 사태에” 삼이 말했다. “책임이 있는 사람이 누구지?”
난 바람의 신도 숨을 멈췄으리라 맹세한다. 몇몇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다른 남자가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치 발걸음마다 거대한 총살대를 예상한 사람처럼 보였다. 삼도 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들은 이야기를 했다.
삼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주위를, 우리 모두를 돌아봤다.
“여기 모두를 치워야 할 것 같군.”
그리고 삼은 헬기를 타고 떠났다. 헬기가 구름 뒤로 사라졌을 때, 마법이 깨졌고, 난 군인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묻기 위해 달려갔다. 그의 관심을 끄는 데 몇 분이 걸렸고, 그가 날 천 야드는 멀리서 보듯이 봤을 때, 공포에 질렸다.
“깨끗이 치우라고 했어.”
브렌다는 내가 돌아오자 정말 좋아했다— 내가 가나에 영원히 머무르지 않을 줄 알았다고 했고, 날 끌고 다니며 내가 없는 동안 자신이 일궈낸 모든 것을 보여줬다. 브렌다의 부서는 바빴다.
브렌다는 한 격리실 전부를 보여줬다. 안에는 손에서 불을 일으킬 수 있는 소년이 있었다. 사소한 방화로 15번 체포된 경력이 있었다. 메인 구역은 육각형에 맨 위에 유리로 봉인된 카메라가 달린 돔 형태였다. 방화 소재라 브렌다가 주장하는 매트는 바닥에 흐트러져 있었고, 여기저기에 의자, TV, DVD 플레이어도 엎어져 있었다. 우린 다음 층으로 넘어갔다. 격리실 안의 사다리는 방충망 문으로 분리된 작은 침실로 이어졌다.
“이거 진짜야?” 내가 물었다.
“계속 봐봐.” 브렌다가 말했다.
침실에는 침대, 거울, 그리고 서랍이 달린 농이 있었다. 창문이나 감시용 창문도 없었다. 우리는 천장에 숨겨져 있다고 하는 카메라를 통한 컴퓨터 스크린으로 보았다. 1층에는 칸막이로 따로 분리된 작은 화장실이 있었다.
브렌다는 나에게 고개를 돌려, 뚫어져라 쳐다봤다. “알겠어?”
“별로.”
“좋아, 내가 설명해줄게.” 브렌다는 스크린을 끄고 나를 바라봤다. “쟨 자기가 원한다면 침실 문을 닫을 수 있어. 우린 쟤가 카메라를 부수지 않은 이상 진입하지 않을 거고. 밖으로 나오지 않을 때는 24시간 동안 실험을 연기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고.”
“농담하지 마.”
브렌다는 한숨을 쉬었다. “우린 언제나 윤리위원회와 싸워야 해—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우릴 강제하진 않지. 우린 심리학자한테 녀석의 이력, 의학적, 심리적, 그리고 범죄 기록을 검토하도록 했고, 어른으로 인식되고 싶어 하는 녀석의 반복되는 욕구를 파악했어. 그래서 우린 쟤한테 책임감을 줬지. 만약 녀석이 어떤 걸 태우면 우린 적어도 한 달 간 그걸 교체하지 않을 거야. 건축가가 저렇게 디자인 했어— 침실에 창문이 없고, 눈에 보이는 카메라도 없지, 안 보이는 데 숨겼고. 사생활이란 개념을 준거야. TV를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요청은 거절했어. 아직까진 문제가 없어.
“감방은 쉽게 대량 생산 돼. 쟨 겨우 안전 등급이긴 하지만, 유클리드나 케테르에서까지 적용된 비슷한 계획이 승인 과정에 있어. 봐— 좋아, 아직도 혼란스러운 모양이네. 감방을 디자인 하는 건 어렵지 않아. 감옥을 디자인 할 때의 문제는 감방 바깥의 모든 복도를 감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야. 걔네가 만지는 모든 실험실이나 다른 시설들은 감옥이 된다고. 이 모든 건 극한까지 끌고 가버려. 그리고 걔네와 접촉한 모든 사람들은 경비가 되는 거지. 걔네들은 언젠가 신경쓰지 않거나 자살을 할거야.”
“이것만 있으면, 격리는 아주 쉬운 일이 될 거야—어딘가에 총을 든 남자가 있긴 하지만, 그 사람들 대부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해. 감방의 가장 큰 문제는 네가 이 들에게 뭘 해보려고 할 때, 그 사람들이 네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해서 탈출할 위험이 있다는 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어?”
“약간은.”
“대부분의 개체들은 일생동안 이렇게 안전한 기분은 처음이라고 말했어. 우린 세계 최고의 감옥을 만든 거야— 갇힌 이들이 나가기 싫어하는 감옥.”
탑의 중심엔 벌레가 있고, 도시 밑에는 늪지가 있으며, 이 모든 것 속에는 무언가가 있다. 난 아직 그게 뭔지 모른다.
이 모든 일들은 다음처럼 흘러갔다. 평의회의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을 가졌다. 나도 처음엔 몰랐지만, 런던의 핍처럼 어떤 미스터리한 힘이 날 위로 올려주고 있지만 그게 내 등을 밀어주는 손이 아니란 걸 안다고 느꼈다. 4등급— 브렌다는 날 미워했다— 연구 분석 이사관— 그리고 호의적인 보고서들이 여러 가지 방향에서 날아왔다. 약간의 월급 인상, 호의, 특권, 2등급이 주지 않았던 것들이자— 바깥에 있는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증거였다.
난 칠과 그녀의 기차에서 몇몇의 집에 대한 보고를 했다. 칠은 지적인 질문을 했다. 이 모든 건 물론 시험이었는다. 그럼 그 목적은? 그리고 오도 한 번 왔다가 갔다. 그들은 어떻게든 장수했기에 새 O5를 뽑는 건 전설의 수준으로 드문 일이었지만 그들도 직원이 필요하긴 했다.
하지만 그 일은 그들에게 많은 생각이 요구했고, 그 말은 곧 베일에 싸인 내 후원자에 대해 생각할 충분한 시간이 되었다. 검은색과 노란색이 섞인 찌르레기 넥타이를 자기 생각에 가장 중요한 물건처럼 다루던 오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우린 당신 같은 사람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네, 모든 등급에서 말이야.” 오가 웃었다. “이제까지 많은 승진을 하지 않았나. 뭘 망설이나?”
“초보자의 입장에서--” 말하기 안전한 상황처럼 보였다. 이 말을 한다고 그들이 날 버스 밑으로 던져버리진 않을 것 같았다.— “전 아직도 당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오는 그저 웃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전 당신과 칠을 만났고, 삼도 잠깐 만났습니다. 제가 볼 땐 당신들은 절 준비시키고 어떤— 망할— 운명이나 어떤 것을 위해 대기시키는 느낌이었습니다. 전 그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네.”
“네?”
“뭐, 아주 틀린 말은 아니네. 자네가 아는 대로, 우린 어떤 것에 대한 계획에 많은 관심이 있어— 임무를 진행하고, 기지 한 두 개만으론 부족한 일을 진행하고, 재단이 알맞은 곳에 알맞은 방향으로 간다고 확신을 시켜주는 거지. 우린 우리 계획에 알맞은 사람이 필요해.” 오는 한 번 더 조용하게 웃었고, 여유롭게 희끗희끗한 콧수염을 말았다.
“아직도 말씀해주시지 않는군요.”
“물론 안 되지. 자네가 우리와 함께 하면 알게 될 거야.”
난 약간 화가 났다. “이제 볼일은 다 보셨습니까?”
“물론. 나중에 연락하지.”
—
오는 내가 이 참신한 예의와 협박이 섞인 일을 진정으로 생각해보니 원하는 듯 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그저 놀려고 계급을 높이고 거기에 붙어있는 사람들, 아직 준비되지 않았던 걸 가지고 놀던 꼬마들, 자살자와 변절자와 불명예 강등을 당한 이들의 이야기가. 모두가 자신들이 모든 걸 다룰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한다. 뭐, 나도 궁금하긴 하지만, 그렇게 궁금하진 않다. 어떤 것이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지만— 난 알고 싶지 않다. 난 누가 그런 일이 가능한지도 알고 싶지 않다.
“너 두렵구나.” 브렌다가 핸드폰 너머에서 말했다.
“뭐가 두려워?”
“그 사람들이 혼돈의 반란에게 정보를 준 배신자인 직원들을 찾아냈다고 들은 적 있는데, 그 사람들은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어떤 정상적인 행위도 하지 않았데. 그저 이사관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그들 중 한 명이 식당에서 들어와 그 사람을 쐈데.”
“난 어쩌지?‘
“솔직히… 네가 무시하면 그 사람들은 계속 와서 괴롭힐걸. 아마 해야 할 것 같지만… 정말 조심하고 다닐 거라 약속해줘.”
“알았어. 내가 배수로 속의 시체로 발견되거나 땅에 머리부터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내 부모님에게 사랑했다고 말해줘.”
어찌됐든, 브렌다는 이게 재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6개월 뒤, 쪽지가 내 책상에 나타났다. 거기엔 “올 건가?”라는 글과 다섯 찌르레기가 그려진 작은 스케치가 있었다. 의도는 명백했다.
검은 헬리콥터가 착륙했고 난 마침내 발걸음을 떼었다. 그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난 모든 곳에 있는… 기원전의 알려지지 않은 벙커에 들어갔고, 그들은 탁자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열세 명이었다.
“여기에 와줘서 고맙네.” 오가 말했다. 그는 자기 옆에 있는, 뚱뚱하고 짙은 피부에 녹색 옷을 입은 의원을 보았다. “당신 작업이 결실을 보이는 것 같군, 칠.”
아, 그래 당연히 칠이겠지. 눈치 챘어야 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좀 걸렸어. 당당해 보이는군.” 칠이 웃었다. “음지에 들어올 준비가 되었나?”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해봐, 애송이.” 늙은 여자가 말했다.
“그런 것 같습니다.” 나는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신들은 정말로 절 미쳐버리게 하는군요.” 즐기는 듯한 미소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이제 알아챈 건가?” 칠이 물었다. “넌 파들어가는 데 많은 시간을 썼지. 뭐, 알아냈다시피 모든 것의 중심에 비밀의 수수께끼 같은 건 없어. 그냥 나머지 세상에 어떤 영향도 없는 개인적인 책임뿐이고, 그 다음엔… 우리 밖에 없어. 뭘 생각한거야?”
—
내가 서류 가방을 처음 봤을 때, 밀폐된 방의 탁상 위에 있었다. 세련된 악어가죽으로 되었고 몇 번 열어보지 않은 것처럼 빛나면서 내가 알 수 없는 금속 고정물이 달려있었다. 우리는 창문을 통해 그것을 보았다.
“저기서 저걸 읽으면, 모든 게 설명이 될 거야.” 칠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너무 쉬우니까, 넌 저걸 가지진 못해. 그건 그거니까. 앞으로 몇 주간 이쪽이 네 구역이 될 거야.”
그 때 지나가면서, 난 훑어본 그 창문이 판유리로 되어있고, 서류 가방이 있던 방이 격리실과 똑같이 생겼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시, 모든 방이 그런 형태란 생각이 들었다.
—
그래서 이 작은 건물이 커다란 비밀 건물이라는 건가? 이게 모든 것의 정점이었나? 내가 찾던 모든 게 여기 있는 건가? 난 누가 재단을 만들었고, 그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난 칠에게 001에 대해서 물어보기까지 했다.
“눈치가 좀 느리구나? 그래, 우리의 작은 요새에서 우리와 함께 며칠만 더 지내면, 끝내는 알게 될거야.”
하지만 재단은 요새가 아니었다— 난 이걸 이제야 깨달았다. 여기는 파리지옥이었다. 크고 이국적이고 보이지 않지만 그 중심이 썩어있는. 이 모든 미스터리들은 그저 꽃잎— 교란용이었다. 그 중심에 있자 그건 대낮만큼이나 명확하게 보였다.
생각해 보라— 이들은 나이를 먹는 것 같지 않다. 이들은 다치지도 않는다. 그들은 불 속이나 전쟁 속을 걸어 다닐 수 있다. 아무 문제없이, 이 행성에서 가장 운이 좋은 새끼가 되는 것이다. 이게 이제까지 들어본 것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게 아닌가? 세상에나, 난 이 격리실을 고안해 낸 천재를 만나고 싶다. SCP-001은 잠긴 채 절대 나가지 않는다. 브렌다는 가당치도 않다.
칠이 그날 오후 동안 나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 아마 여기에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이 있고, 그는 민트색 정장을 입은 채 나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이 직업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직업이라고, 그래서 내 망설임을 이해하고 내가 잘 적응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 침묵을 혼란스러움으로 잘못 판단한 거다— 그들이 재단을 이끌던 일들에 내가 함께하게 될 거라 말했다. 그게 완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거짓말쟁이였다. 이게 수수께끼처럼 보인다면, 그게 더 말이 된다.—
왜 재단이 격리를 하는가?
눈길끌기 용으로.
재단의 목적이 무엇인가?
O5 평의회를 격리하기 위해.
그리고 그건 이제까지 본 최고의 파리지옥이었다.
하지만 이건 불공평하다. 재단은 말 그대로 국가를 인질로 잡고 있다. 우린 실재하는 거대한 기업에 맞설 수 있는 인력이 있다. 민주주의 정부가 우리보다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 사람들에게 무엇이 위험한지를 알려주지도 않고 모든 시민들을 위험에 내모는 건 불공평하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마술 군대를 보유한 고등 재판소에게도— 그래, 나에게 계획이 있다. 난 날 쫓아야만 돌려받을 수 있는 비밀을 양지로 내보이기 위해 도망쳤다. 난 내가 은폐조보다 빨리 뛰어야 하고, 저격수의 눈을 피해야 하는 걸 알았고, 만약 그들이 날 직접 찾으러 왔을 땐— 그들은 아마 햇빛 아래 선 뱀파이어처럼 튀겨질 것이다.
그날 밤에 하지는 않았지만, 2주 뒤, 난 잠에 들 수 없었다. 칠은 나에게 보안 코드를 알려줬고, 내가 첫 번째로 시도한 코드는 그 문을 열어주었다.
내가 하는 짓을 사람들이 하지 않는다고 확실시하게 해주는 그들의 다른 마술은 보안이다.— 누군가가 사나 삼에게 접촉한다면, 급료가 폭등하고, 보안은 사라진다.— 갑작스럽게 이러고 끝이 난다. 가지 마라, 넌 우리의 일을 하고 있다, 우린 네가 필요하다. 우린 너에게 빚을 졌다.
그래도 이런 말 속에서, 그게 의미하는 단 한 가지는 내가 나가려는 이 문이 잠기지 않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