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ND

/*
    Penumbra Theme
    [2020 Wikidot Theme]
    By EstrellaYoshte
    Based on:
       Paperstack Theme by EstrellaYoshte
       Ad Astra Theme by NatVoltaic and stormbreath
       Inkblot Theme by Croquembouche
       Anderson Robotics Theme by Croquembouche
       BHL Style Collapsible by Monkatraz
*/
 
@import url('https://fonts.googleapis.com/css2?family=Josefin+Sans:wght@700&display=swap');
@import url('https://fonts.googleapis.com/css2?family=Roboto&display=swap');
@import url(https://fonts.googleapis.com/css2?family=Fira+Code&display=swap);
@font-face {
    font-family: 'MapoDPPA';
    src: url('https://cdn.jsdelivr.net/gh/projectnoonnu/noonfonts_2001@1.1/MapoDPPA.woff') format('woff');
    font-weight: normal;
    font-style: normal;
}
 
/* Set the new text's content from variable */
#header h1 a::before {
  content: var(--header-title, "SCP 재단");
}
 
#header h2::before {
  content: var(--header-subtitle, "확보 - 격리 - 보호");
}
 
#header h1 a::before, #header h2::before {
  font-family: 'Josefin Sans', 'MapoDPPA', sans-serif;
}
 
#side-bar .heading{
  font-family: 'Josefin Sans', 'MapoDPPA', sans-serif;
}
 
/* ---- PAGE ELEMENTS ---- */
 
h1 {
    color: var(--accentColor);
    font-family: 'Josefin Sans', 'MapoDPPA', sans-serif;
}
h2,
h3,
h4,
h5,
h6 {
    font-family: 'Josefin Sans', 'MapoDPPA', sans-serif;
}
 
#page-title {
    font-family: 'Josefin Sans', 'MapoDPPA', sans-serif;
}
 
#top-bar .open-menu a {
    top: unset;
    bottom: 0.5em;
}

고마워요.


평가: +13+x

타이머 울리는 소리
2021년 7월 19일 오전 0시 3분

오늘이지? 하루 남은 거야?

네. 자정부터 시작될 거예요. 보자, 23시간 56분 남았네요.

더하기 23초.

떨리거나, 그러진 않으세요?

별로.

전 엄청 긴장되는데.

그래.

저기 혹시 잠깐.

나 바빠.

저 불편하세요?

아니, 좀 귀찮을 뿐이지.

너무해요.

그래서, 뭔데?

정말 안 보실 거예요?

그래 안 볼 거다. 왜? 너도 내 앞에 그거 들이대게?

아뇨아뇨, 그런 게 아니라.

다시 말하는데, 안 볼 거야. 그거 가지고 나랑 힘 뺄 생각은 하지도 마.

선배는 억울하지도 않으세요?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게, 그렇게….

알고 죽는 게 더 억울하진 않고?

그래도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난 무기력함을 즐기는 사람도 아니고, 뭘 안다고 뭘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야. 내가 알아서 뭘 하겠어?

하지만요.

억울하지 않냐 했지? 내가 지금 제일 억울한 건, 우리 빌어먹을 높으신 분들이 이걸 전 세계에 뿌려버리기로 했다는 거야.

아니었다면 난 지금쯤 집에서 편안한 휴일을 만끽하고 있었을걸.

네, 그러다 편하게 갔겠죠.

그렇지, 편하게 갔겠지. 제발 그랬어야 했는데 말이다.

본심 아니시잖아요. 삼 일 내내 여기 같이 계셨으면서.

나는 할 수 있는 것도 없잖니, 그냥 너희 장단 맞춰주는 거야.

선배가 할 수 있는 일이 왜 없어요.

나 말고도 촉매는 널렸어. 기적술 못 쓰는 기적사가 말이나 되냐?

그게 꼭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요. 선배가 한 일들은,

너는 네 일에나 집중해. 너 어째 손이 계속 쉰다?

나는 할 거 없어서 멸망 당일에 에버하트 굴리러 출근했냐?

네에…






이상해, 진짜 이상해.

일이나 하라면서요.

너 보니까 일도 제대로 안 하는데? 십 분째 펜만 굴리고 있잖아

생각 중이거든요. 일할 거예요 일.

그래라.

아니 그래서, 뭐가 이상한데요?

우리가 통보받은 게 삼 일 전이잖아. 난 그때부터 아무도 출근 안 할 줄 알았다?

그래서 한번 와본 거였어. 사람 아무도 없는 연구소는 어떨까 해서.

사실 저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긴 했어요.

근데 인간들이 비번인 인간들까지 기어들어 오는 거야 허 참. 어이가 없어서.

인류 최후의 저항 같은 거죠. 장렬하게, 인류를 위하여.

그건 너무 거창하고, 최후의 발악이라 하자.

말이 심하시네.

이런 날은, 어? 원래 부모/가족/친구/연인과 함께해야 하는 거라고. 알잖아?

이런 칙칙한 연구소에서 썩어가는 게 아니라.

너 부모님 얼굴은 보고 왔냐?

영상통화 했어요.

이거 아주 그냥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아버리네.

어쩔 수가 없잖아요. 선배도 마찬가지 시면서.

그렇지 뭐.




전에 그 말, 취소할게.

보셔야겠어요?

그래, 아무래도 봐야겠다.

왜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궁금하잖아. 대체 뭐인지 그게.

대체 뭐길래 그 잘나신 재단도, 무서울 게 없는 연합도 다 두손 두발 다 뻗고 항복해 버렸는지.

저희 아직 항복 안 했는데요.

우리는 사후경직 같은 거란다.

너무해요.

그래서 어디 있어?

선배 책상 위 서류 더미 맨 아래 파일철이요. 처음 오셨을 때부터 준비해 놨어요.

알고 있었구나.

몇 년을 봤는데.

고마워.


종이 넘어가는 소리



소감이 어떠세요?

허,

네?

이래서였구나.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물어본 김에 하나 더 물어보자.

뭐든지요.

이틀 동안 아주 열심히 하던데. 조금 전부턴 아예 노는 거 보니까 이제 네 손 떠난 거 맞지?

맞아요.

그럼 내가 너한테 뭘 했는지 할건지를 꼬치꼬치 캐물어도 일에 지장 없는 것도 맞지?

맞죠.

그럼 대답해 줘. 어떻게 하기로 한 거야?

이것도, 꼭 아셔야겠어요?

그걸 말이라고 하니?

들을 준비가 되셨냐는 뜻이에요.

그 정도로 충격적인 계획이야?

관점에 따라서 다르겠죠.

대체 뭐길래 그러냐?

직접 보러 갑시다.

안내해.




여기라며? 아무것도 없는데?

그사이에 다른데로 옮겼나 봐요. 아마 발진기 근처로 갔을 테니까…

그럼 저쪽이겠네

자, 잠깐 같이 가요 같이!

여긴가 그럼?

아, 아니요 여긴..

잠깐만요, 여기 소장님 주무시고 계세요!

.
.
.


이거니? 엄청 작네.

마음에 안 드세요?

아니, 작으니까 귀엽게 생겼네. 계기판도 알록달록하고.

저 쇳덩어리 두고 귀엽다고 하는 사람은 선배밖에 없을거에요.

그래서 이 귀여운 게 뭘 할 수 있니? 이걸로 뭘 하려는 거야?

마음의 준비는 됐어요?

말해.

돌릴 거예요.

뭐?

시간을 돌릴 거예요.

과거로 뭔가를 보낼 수 있단 뜻이야? 과거를 바꿀 수 있어?

아니요. 불가능해요.

자세히 설명해 봐.

그냥 단순하게 시간을 돌릴 거에요. 우린 그럼 오늘 하루를 다시 시작하겠죠. 완벽하게 똑같이.

그리고 그 하루가 끝나면, 또다시 시작할 거예요.

그렇게, 무한한 하루에 사람들을 가둬버리겠다?

네, 아마도 무한히 반복되겠죠.

성공할 수 있어?

이미 했어요.






시간이 이미 수십, 수천 어쩌면 수만 번도 넘게 돌아갔는데, 우린 계속 모르고 있었다?

네. 물론 이게 처음일 수도 있어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리고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시간은 오늘 자정에 되돌아갈 거예요. 어제 자정으로.

아무 차이도 없을 거예요. 아무도 알 수 없을 거예요.

모르는 동안, 우린 살아 있을 거예요.

그걸, 아니 이걸 살아있다고 할 수 있겠니?

관점에 따라 다르겠죠.

잘 생각해. 가볍게 할 고민은 아닐 테니

수만 년을 이 고민만 하고 살겠네요.

실제론 24시간이겠지만.

이게 최선이었어요. 더 나은 길을 생각해 내지 못했어요. 앞으로도 그럴 테죠.

미안해요.

미안해할 필요는 없고.

나쁘지 않아.

네?

나쁘지 않다고.

수고했다.




그럼 이제 남은 시간 동안엔 뭐 하실 거예요?

글쎄, 이젠 시간도 얼마 안 남아서 집 가기도 늦었고 만날 사람도 없고.

여기 있어야지. 너랑 놀아야겠네, 어쩔 수 없이.

저도 마찬가지예요.

어쩔 수 없네요, 좋아요.

나야 괜찮지만, 너도 괜찮아? 인생 마지막이라고 이거.

엄밀히 말해, 끝은 아니죠.

이 짓을 언제까지나 계속하게 될 건데도?

그렇다고 해도. 나쁘지 않은 마무리예요. 안 그래요?

그래, 나쁘지 않아.




타이머 울리는 소리
2021년 7월 19일 오전 23시 59분

끝인 거지?

끝이네요.

수고 많았어.




🈲: SCP 재단의 모든 컨텐츠는 15세 미만의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합니다.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