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면, 오늘 먹은 학식처럼.
야채붂음을 다 먹어치운 후, 캐러멜로 굳힌 고구마맛탕을 볼이 미어지게 씹고, 셀프서비스 물과 함께 넘겼을 때.
달콤한 것이 액체와 함께 목을 흘러내려갈 때.
그럴 때면 꼭 떠오르는 것이 있다.
지금도 떠오르면 토가 쏠리게 되는, 싫은 기억.
히익.
뭐야 저거, 뭐야 저거.
소학교 6학년 여름 때니까, 벌써 7년도 더 전이다.
나는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외톨이가 되기는 싫어서, 학급의 골목대장이 형성한 7-8명 정도의 그룹의 최후미에 붙어 학교생활을 보냈다.
그 시절 놀던 곳은 언제나 학교 부지 안 빠듯한 곳에 억지로 넣은 듯한, 커다란 정글짐이 있는 공원이었고, 학교가 마치면 공원에 들러 2시간 가량 잡담을 하다가 귀가하는 일이 많았다.
소학교 4학년 때쯤까지는 학교 근처에 있는 「잠자리강」이 놀이터가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잠자리강은 그 이름대로 산더미처럼 많은 잠자리가 산란을 하러 날아오는 강으로, 여름이 되면 언제나 포충망을 한 손에 들고 장수잠자리나 학배기를 잡았던 기억이 있다. 물이 엄청나게 맑아서, 학배기를 보기 쉽다는 점도 좋았다.
「잠자리강에서 놀면 안 됩니다」라며 소학교 선생들의 잔소리가 심해지기 시작한 것이 소학교 5학년 무렵부터였을까. 금지된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강에 빠질 위험이 있다던가, 강 근처에 아이들을 지켜다보는 수상한 사람이 출몰했다던가, 그런 어른들의 사정이었겠지. 공원으로 놀이터가 옮겨간 것은 그 뒤부터였다.
그게 시작된 날도 아마, 학교를 마치고 공원에 가려고 이동하던 중이었던 것 같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 골목대장 타쿳치, 그 꼬붕인 히로마사와 신야 등등과 함께 갔었다.
「야, 저거 봐」
타쿳치가 길바닥을 가리켰다. 모두 덩달아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하얗고 작은 도자기 컵이 길가에 놓여 있었다. 그런 컵을 「오お쵸猪코口」라고 부른다는 것은 지금에야 알았다. 당시 소학생이었던 우리도 한손에 다 감쌀 수 있을 만큼 작은 크기의 오쵸코에, 투명한 액체가 가득히 찰랑대고 있었다.
모두 당황해서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저런 것은 확실히 그 전날은 놓여있지 않았다. 최근 날씨는 계속 맑았기 때문에, 안에 든 것이 빗물이 아닌 것도 틀림없었다.
이런 알 수 없는 것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다가가곤 했기에 타쿳치가 골목대장이 될 수 있었으리라. 타쿳치는 오쵸코를 집어올려 자기 눈높이까지 들어서 빤히 바라보더니, 그 안의 액체를 조금 손가락에 찍어서, 맛보았다.
「달아」
타쿳치가 중얼거렸다. 이어 손가락을 오쵸코에 연거푸 찍어 두 번 세 번 입으로 옮겼다.
위험한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그 오쵸코가 아무래도 매력적이다, 그런 느낌이 그룹에 모두 퍼지고, 모두 타쿳치를 따라 달려들었다. 각자 손가락을 찍어 혓바닥에 비볐다.
「달아. 달다 달아」
「달다 달아 달다 달아, 달아」
누구나 할 것 없이 오쵸코 속의 액체를 정신없이 빨아대고 있었다. 좀 떨어진 데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나만 빼고.
그 날을 경계로, 우리들의 즐거움의 본질은 공원에 가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다음 날이면 오쵸코는 다시 액체로 채워지고, 아이들은 그것을 빠짐없이 빨아먹었다. 그것을 빨고 있는 동안 타쿳치 등은 내가 본 적 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른이 된 후에야 그런 표정을 「황홀」이라 부르는 것을 알았다.
어째서인지 오쵸코에 직접 입을 대고 액체를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이 아이들 사이에 암묵의 양해로 맺어진 것 같았고, 서열 순서로 타쿳치부터 히로마사, 히로마사에게서 신야에게 오쵸코가 넘어갔고, 손가락으로 액체를 찍어 그 방울을 입안에 떨어뜨렸다.
「달다 달아」
「달다 달아 달다, 달아. 달다 달아」
나는 그 모습을 항상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고립되고 싶지 않아서 무리를 따라다녔지만, 솔직히 그 오쵸코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나를 다른 아이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오쵸코가 빌 때까지 나를 빼고 오쵸코를 둘러싸고 있었다.
누가 저 오쵸코를 두었을까. 누가 매일 저 액체를 채우는 것일까. 그런 의문이 내게 달라붙어왔다. 이상하게도 타쿳치 등은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언제나처럼 모두 오쵸코를 비우고, 이제는 공원에 들르지도 않고 각자 집으로 향한 뒤, 나는 돌아가는 척 하고 몰래 남아 오쵸코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 사람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
넝마조각 같은 물줄기 무늬 옷을 걸친 노파였다. 근처에서 본 적이 없는 얼굴이었다. 소지품은 단 하나, 손에 라벨이 없는 페트병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멀리서 보아도 요철이 심해 상당히 「해북은」 페트병임을 알 수 있었다. 절대 근처 편의점에서 사온 것일 리가 없었다.
노파는 오쵸코를 집더니, 속에 액체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힐죽 웃었다. 그리고 페트병 안에 들어 있던 액체를 가득 따랐다.
원상태로 오쵸코를 배치하고, 노파는 왔던 길을 돌아갔다. 필사적으로 숨죽인 보람이 있었는지, 나를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아니아니, 이상하잖아, 저거.
무슨 코스프레냐? 기분나빠.
타쿳치 등의 평소 모습까지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은 처음 오쵸코를 발견하고 1개월 정도 지나고부터였을까.
평상시에도 모두 멍한 상태가 계속되었다. 무슨 말을 걸어도 반응이 한 박자 늦고, 수업 때 질문이라던가도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 주어도 대답하지 못했다. 지명당한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선생들도 피폐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변한 것은 태도뿐만이 아니었다.
타쿳치의 그룹에 속한 아이들은, 나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낭창낭창한 아이가 많았다. 키도 꼬마 치고 장신인 130 cm 정도가 되는 것은 신야 뿐이었다.
그랬던 아이들이, 점점 눈에 띄게 다부지게 변했다. 과식하면 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쯤은 그때도 알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갑자기 키가 주먹 한 개 정도 자라고, 등의 견갑골 부분 어깨아래 주변이 부풀어오르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이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체의, 색깔이.
그거 때문이다. 나는 바로 그렇게 생각했다.
이럭저럭 타쿳치의 그룹에 속한 몸으로서, 일종의 책임감 같은 것이 싹텄던 것일까.
그것을, 더이상 타쿳치 등이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
그 날, 나는 급식을 다 먹어치운 뒤, 담임에게 복통을 호소하여 학교를 조퇴했다. 생에 처음 땡땡이였다.
교문에서 달리고 달려, 나는 겨우 그것이 놓인 곳에 도착했다. 오쵸코를 움켜쥐었다. 안에는 가장자리까지 가득차서 찰랑이는 투명한 액체.
이것을, 이것을 어떻게든 해야 한다.
지금도 의문이 든다. 어째서 나는 그 액체를 그냥 땅에 쏟아버리지 못했을까.
어째서 나는, 단숨에 액체를 들이켜 버렸던 것일까.
처음 입에 대 보는 오쵸코의 내용물.
잿날에 포장마차에서 물엿을 먹어본 적이 있다.
그것보다도 훨씬, 오싹할 정도의 단 것이 흘러들어온다.
감미 다음으로 느껴진 것은, 강렬한 위화감이었다.
쭈욱 넘어가는 물 같은 감각을 예상하고 있던 인후에 붙잡힌 겔상의 감촉.
급식으로 나오는 푸딩보다도 반발력이 있고 미끈미끈한 것이 몇 개나 몇 개나 목을 넘어가고 있음을 이해했다.
마시고 나서 공기를 토해낸 입안을 덮쳐온 풍미는, 강바닥에 들러붙은 말풀의 냄새.
절대 입에 대서는 안 되는 것을, 나는 삼켜 버렸다.
전신이 초록색이잖아. 무슨 약이라도 하는 거 아냐?
으웩, 같은 교실이잖아. 최악.
아마 그 자리에서 토기를 억누른 것은,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 나름의 의지였다고 생각한다.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실례가 허용되는 곳을 찾아, 어느새 나는 잠자리강에 왔다.
강변에 털썩 주저앉고, 입을 열어 격하게 구토했다.
위 속의 내용물을 모두 강에 쏟아냈다.
급식에서 먹은 것들이 간간히 보였지만, 좀전에 삼킨 것이 제대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었다.
거기서부터였다.
옆에 사람이 서 있음을 나는 깨달았다.
그 노파였다. 빈 페트병을 잡고, 그것을 강물에 담그려던 자세로 나를 보며 굳어 있었다.
노파는 그대로, 시선을 끼기기긱, 강 쪽으로 돌렸다.
방금 내가 토해낸 토사물이 맑은 강을 탁하게 흘러간다. 맑게 비쳐보이던 강바닥이 크림색으로 물들어 전혀 보이지 않게 된다.
평소처럼 알을 낳으러 온 것 같은 잠자리들은 이변을 알아챈 듯 날아가 버렸다.
손에서 페트병이 미끄러져 떨어졌다. 웽그랑뎅그랑. 조금 기분 좋은 소리가 났다.
「저, 저기요」
내가 부르는 소리에 대답하는 대신, 노파는 직립하여, 정확히 가슴팍에서 손을 모아, 똑바로 위의 하늘을 올려다보고.
부르짖었다.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째진 목소리가 강변에 메아리쳤다. 나는 귀를 막고 뒷걸음질쳤다.
어느새 내 등 뒤에는 타쿳치, 히로마사, 신야 등이, 그들도 모두 노파와 같은 포즈를 취하고 부르짖었다.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도망칠 곳도 잃은 나는, 그저 머리를 움켜쥐고 웅크렸다.
노파도 아이들도, 부르짖는 소리가 이빨과 이빨 사이로 삐걱거리며 음이 변질되기 시작했다.
「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
「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
「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
나를 둘러싸고 하늘을 우러르며 울부짖기를 계속하는 사람들. 그 틈새를 파고들어, 나는 강에서 도망쳤다.
어디를 어떻게 달렸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뛰어들어서, 빨래를 개키고 있던 어머니에게 울며 매달리고 있었다.
교수님도 좀 주의 안 주나.
무리 아냐? 딱 봐도 아까부터 전혀 이야기 안 듣고 있잖아.
그 뒷일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뭔가 어른들 사이에 소동이 있었던 것 같지만, 그 다음날에는 나도 타쿳치 등도 평소처럼 학교에 다녔던 것 같기도 하다. 일단 그 뒤로 그 오쵸코도 노파도 보이지 않았다.
잠자리강이 쇼핑몰 건설 때문에 매립된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이제는 잠자리 따위 전혀 볼 수 없게 되었다.
자기들이 태어난 강에 돌아와 보니 없어진 것을 보고, 잠자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품고 있을 알은 어디에 낳았을까.
그 여름의 사건과 함께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들러붙어 좀처럼 떨어지질 않는다.
이렇게 대학에서 강의를 받는 도중에도, 창 밖의 여름 경치를 바라보며 그런 것을 망상하고 있다.
갑자기 재채기가 나올 것 같아, 입과 코를 양손으로 가렸다.
에엣취.
「으에에에엑」
떼어본 손에, 소량의 콧물과, 검은 줄기 같은 것이 달라붙어 있다.
그 검은 줄기는, 순식간에 여러 마디로 나뉘어 굼실거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소학교 4학년 무렵 잠자리강에서 줄곧 잡곤 했던 학배기였음을 알아차리고 비명을 지를 때까지,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으아아악!
뭐, 뭐야뭐야뭐야. 경찰불러 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