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아세요? 해바라기에는, 하나하나마다, 유령이 들어 있답니다. 유령은 원래 어두워서, 밝은 걸 좋아하는 법이거든요. 그래서 볼 수 있는 것 중 가장 밝고 아름다운, 해를 좋아하는 거죠.
특수 격리 절차: …의 격리 혹은 방지는 재단의 현재 능력과 자산으론 불가능하다. 현재의 격리 절차는 대상에 대한 정보의 차단을 중점으로 한다… 온도 상승을 동반하는 기후 변화는 산업화 탓으로 선동…
해를 닮은 해바라기에 들어가는 거에요. 해에는 닿을 수 없으니까. 해바라기 안에서도 계속 해를 바라니까, 해바라기도 해를 따라 움직이게 되는 거고요.
설명: …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점차 가까워지는 현상이다… 물리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어떤 힘의 작용인지도 불명이다… 이동으로 인해 태양계 전체 운동에 미칠 영향은 계산중이다…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그 이동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부록-1: …해바라기가 자기장에 간섭해… 전부 소각 처리… 현재 35일간 현상 유지됨…
그 무엇보다 닿고 싶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걸 향해서, 썩어 없어져버린 손을 뻗는거죠. 혹시 모르죠? 그 존재하지 않는 손이, 어떻게 닿을지도.
부록-3: …다른 동식물 및 사물 해바라기처럼 작용… 정보 통제 불가능… 집단 정신지체 현상으로 인해 우려하던 소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 남은 인류의 35%가 전부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그렇게 한번 손이 닿으면, 전부 희망에 가득 차 더욱 열심히 손을 뻗겠죠. 이제는 깃든 것이 해바라기던 아니던 상관도 없어요. 진짜 해가 눈앞으로 오니까요.
…통신 두절 후 3일… 희망이 없다…유일한 우주선이 목성에 충돌했다… 중력 변화로 궤도 계산 실패… 무섭다무섭다무섭다무섭다무섭다하늘만쳐다보는저미친놈들이되고싶지않다
이 불쌍한 친구는 귀신에 씌이기보다 귀신이 되는 편을 택했네요. 결국 해를 잡아당기는 건 마찬가지겠지만요. 날씨 참 뜨겁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