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본 기록은 2032년 5월 20일 외계 탐사 임무를 완료하고 귀환한 재단 소속 "아틀라스" 호의 수석 연구원 및 전투원인 J.무티뉴 대위와의 면담 기록이다. 면담에 기술된 생물체 종은 SCP-████로 지정되었다.
면담자: 재단 연구원 A.이사벨라
면담 시작.
이사벨라 연구원: 면담에 앞서 우선 수고하셨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대위님.
무티뉴 대위: 감사합니다. 정말 사람이 살 곳이 아니더군요.(웃음)
이사벨라 연구원: 그야 사람이 살 수 있는지 알아보러 간 게 아니니까요.
무티뉴 대위: 외계 생물체가 살 수 있다면, 당연히 인간도 살 수 있는 환경이라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이사벨라 연구원: 꼭 그렇지만은 않죠.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탐사 일지에 따르면 인간에게 적대적인 생물체가 '가득했다' 라고 적혀있기만 하고 자세한 설명이 없는데요, 왜 그런 거죠? 구체적으로 나타내자면 얼마나 많은 겁니까?
무티뉴 대위: 정말 가득하다 라고 표현할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우리가 본 개체는 지상에서 우리를 공격하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으며, 그들은 지하에 가득 깔려있고, 그 행성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비정상적으로 불어났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세는 사이에 수 억 마리가 더 생겨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이사벨라 연구원: 변칙적으로 증가했다는 말입니까?
무티뉴 대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에겐 번식 주기라는 것이 없습니다. 마치 세균처럼 이분법을 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질량 보존이 되는지조차도 모르겠습니다.
이사벨라 연구원: 그렇군요. 적대적인 생물체와의 접촉에 대해 자세히 서술해주시겠습니까?
무티뉴 대위: 끔찍했습니다. 꼭 불가사리처럼, 죽여도 죽여도 괴물이 분열되어 나왔습니다.
이사벨라 연구원: 혹시 그림을 그려 볼 수 있겠습니까?
무티뉴 대위: 정말 끔찍한 놈입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군요.
이사벨라 연구원: 그럼, 이 녀석이 끝인 겁니까?
무티뉴 대위: 아뇨, 연구 일지에 써놓았듯이, 우리는 우두머리를 찾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이사벨라 연구원: 우두머리는 어디에 있었나요?
무티뉴 대위: 깊은 지하 동굴에 있었습니다.
이사벨라 연구원: 연구 일지에 그런 내용은 안 나와 있는데요. 혹 거짓말을-
무티뉴 대위: 제가 뭐하러 그렇게 하겠습니까? 당신 같으면 죽기 일보 직전에 일지를 써야 한다는 생각부터 가지겠습니까?
이사벨라 연구원: (약간 놀란 표정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실례를 한 것 같네요. 그 우두머리는 어떻게 생겼습니까?
무티뉴 대위: 이렇게 생겼습니다. 정말 더럽고 못생겼네요.
이사벨라 연구원: 이렇게만 그려놓으면 꽤 귀여워 보이기도 하는데요.
무티뉴 대위: 설마요. 이놈이 주변 모든 생물체를 조종한다는 걸 알면 그렇게 생각하지 못할 겁니다.
이사벨라 연구원: 어떤 방식이죠? 뇌파 조종인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까?
무티뉴 대위: 뇌파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잔챙이를 죽여나갈 때마다 큰놈도 고통을 받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마 정신적인 무언가로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사벨라 연구원: 그렇군요. 연구 일지에 '최악의 생물체'라고 적힌 부분이 있는데 이건 우두머리와 뭐가 다른 겁니까?
무티뉴 대위: 최악의 녀석은 우두머리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우두머리를 공격하면서 우두머리가 모든 생물체를 조종할 수 있단 걸 깨달았을 때 알아차려야 했지만… 그놈들을 한 번에 죽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모든 동료를 잃고 말았습니다.
이사벨라 연구원: 그럼 그게 최악의 생물체였던 겁니까?
무티뉴 대위: 예. 여길 보십시오.
무티뉴 대위: 그림 비율이 맞지 않지만, 예컨대 이놈은 거의 대형 항공기 크기일 겁니다. 이놈은 불도저처럼 모든 걸 파괴했습니다. 심지어 자기편 마저요. 내 동료를 학살했고, 우리의 우주선을 파괴했습니다.
이사벨라 연구원: 그럼 어떻게 살아남으신 거죠?
무티뉴 대위: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답니다.
이사벨라 연구원: 하지만 말이 안 되잖아요. 그 많은 외계인 사이에서 돌아온다는 건 동료를 배신하거나-
무티뉴 대위: (화를 내며) 닥쳐! 넌 아무것도 몰라! 내가 얼마나 힘들게 여기까지 온 줄 알아? 니깟 사무직들 말을 듣는다고 내가 진흙탕에서 10년을 굴렀어, 10년을! 그리고는 동료들과 우주 탐사를 나서라니, 이게 말이 되는 처사야? 말이 되는 처사냐고! 내 동료를 모두 잃어야 했어, 10년을 같이 일해온 동료들을! 근데 배신? 사무직인 당신은 개구리마냥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니 할 수 있는 소리겠지.
이사벨라 연구원: 진정하시죠, 대위님.
무티뉴 대위: 당신, 정말 맘에 안 들어.(얼굴이 빨개진다.)
이사벨라 연구원: 그렇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외계인의 포위를 홀로 뚫고 10km 넘게 떨어진 우주선까지 간다든가, 우주선이 출발하기 20분 전에 스티븐스 씨의 생명 신호가 정상이었던가요.
무티뉴 대위: (얼굴이 더 빨개진다.)
이사벨라 연구원: 그리고, 이상한 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여기 일지에 따르면 혼자서 탐사에 나선다거나, 전투에서 후방을 맡다가 잠시 시야에서 사라지거나, 하는 기록이 여러 번 나오네요.
무티뉴 대위: (혼잣말로 속삭이며) 계약… 계약이 있었기에…
이사벨라 연구원: 뭐라고요? 잘 안 들렸어요. (서류를 확인하며) 잠시만, 생각해보니 외계 감염체 검사를 아직 안 받으셨네요? 사유는 컨디션 난조-
(무티뉴 대위의 머리가 폭발하며 [데이터 말소]된다. 이사벨라 연구원은 즉사했다. 알 수 없는 외계 감염체를 포함한 피가 면담실을 가득 메운다. 특수처리반이 출동하여 이 이후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무티뉴 대위는 SCP-████-4로 재분류되었으며 SCP-████가 목록에 등록되었다.)
면담 종료.
주석: 이후 해당 행성에 보내진 후발대가 정리한 선발대의 기록에서 무티뉴 대위의 배신행위가 일부 증명되었다. 선발대 대원 스티븐스 중위의 시체에서 발견된 음성 기록에 따르면, 무티뉴 대위는 SCP-████-3 개체와 대치할 때 이미 감염된 상태였으며 스티븐스를 SCP-████-3 방향으로 밀친 후 그를 사망하게 했다. 이후 비상용 우주선을 타고 귀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선은 외계 감염체 검사를 한 상태였지만 사령부의 명령으로 소각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SCP-████ 문서를 참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