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9727

안녕, 엄마.

어, 나야. 지난 몇 년간 연락 못 해서 미안해. 9727로 나갈 인가를 최근에야 얻었거든. 엄마는 이게 아르콘 계열이니까 더 다루기 쉬울 거라 생각했겠지만 그게— 아, 이런 말은 하면 안됐는데. 미안. 아직도 누구 밑에서 일하는지는 얘기 못 해. 여기로 비행기 타고 오려고 신청했을 때 그 사람들이 금지 주제 목록을 쭉 읽게 했고, 그래서 뭐, 그렇게 됐네. 몇몇 지정된 사람들이 다른 지정된 거랑 접촉하는 거 관련해서 좀 시끄럽나 봐. 그럴 만도 하지. 우리 고용주님은 아주 꼼꼼하거든. 말하고 싶은 게 너무 많지만, 다른 날에 해야 할 거 같네. 다른 날은 언제나 있으니까.

엄마는 내가 정부 같은 데에서 일한다고 항상 생각했겠지. 어떻게 보면 사실이었을지도 몰라. 그치만 이런 곳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난 내 삶에서 사랑을 찾지 못했을지도 모르지. 내 작은 가족을 꾸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내 아내 이름은 일제야.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고. 입양한 아들 제임스도 있어. 완벽하지. 아주 완벽하다고. 그 아이가 하는 행동은 모두 완벽하면서 친절해. 제임스가 우리 강아지 마일로랑 놀고 있으면 눈 속에서 기쁨이 보인다니까.

어렸을 때 내 안에서도 보인 게 기쁨이었어? 모든 부모가 기쁨을 느끼는 걸까? 제임스가 나랑 피가 섞이지는 않았어도, 난 그 아이를 가슴이 다하도록 사랑한다고. 더 이상 제임스를 보지 못할 거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하지. 하지만 먼 미래의 일일 거야. 아무튼, 엄마도 내 속에서 그 어린애 같은 호기심을 봤잖아, 맞지? 그 호기심은 지난 몇 년간 연구에서든, 일에서든 날 도와줬어. 아마 내 일처럼 미지의 것, 새로운 걸 다루는 일을 할 때는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하는 거 같아.

어, 일 때문에 이사한 이후로 방문 못 해서 미안해. 엄마가 일제 같은 사람이랑 사귀는 걸 찬성할 거라곤 생각 못 했어. 특히 엄마가 나한테 보여준 모습 생각하면 더더욱. 엄마는 내 모습에서 많은 부분을 이해 못 할 거 같아. 음, 아주 많이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많지. 그래도 괜찮아. 괜찮다고. 다 옛날 일이잖아.

내가 여기서 나 자신을 깨달았다는 점만 빼면. 엄마가 거기 있다는 건 잘 알아. 날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다 안타깝지, 으. 뭐, 엄마는 아마 다 받아들이고 살아가야겠지, 아, 반대려나. 하하. 이게 한 40년짜리 우리 갈등을 풀어주진 못하지만, 그래도 들어줬으면 했어. 내 입에서 직접 나온 말이니까. 추측한 것도 아니야. 전화나 문자 메시지에서 짐작한 것도 아니고. 연락이 통 없는 거에서 짐작한 것도 아니니. 난 내가 원하던 대로 인생을 살고 있고, 엄마가 날 멈출 방법은 없을 거야.

잘 가, 엄마.


























phone.png













⚠️: SCP 재단의 모든 콘텐츠는 15세 미만의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합니다.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