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957-KO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SCP-957-KO는 제19K격리구역 제3연구격리단지 B동 표준 사물형 격리실에 격리한다. SCP-957-KO와 행해지는 모든 상호작용은 승인된 인원만이 수행할 수 있다. SCP-957-KO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현대 시점의 정보 접근은 제한해야 한다.
SCP-957-KO.
설명: SCP-957-KO는 약 200L의 표준형 드럼통으로, 높이 88cm에 지름 61cm로 이루어져 있다. 표면은 푸른색이며, 일부 부식되었으나 전체적으로 견고하다. 윗면에는 둘레를 따라 용접된 흔적이 있다. 약 80kg가량의 무게로, 일반적인 드럼통 자체의 무게가 10kg가량 나간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SCP-957-KO의 첫 번째 변칙성은 그 내부에서 인간의 발화가 관측되는 현상에서 기인한다. 비정기적으로 SCP-957-KO 내부에서 들려오는 둔탁한 충돌음과 흐느낌, 외침 등이 관측된다. 이 중 외침은 주로 중세 한국어로 발화되는 문장인데, 억울함을 호소하며 발화자 자신의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다.
내부에서 들려온다고 인지되는 음성에도 불구하고, 해당 현상이 진행되고 있을 때 SCP-957-KO가 흔들리거나 진동하는 경우는 없다. 현상 진행 시 SCP-957-KO의 위치를 바꾸거나 수직으로 이동해도, 내부에 존재한다고 상정되는 객체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내부에 무엇이 존재하는지는 현시점에서 알 수 없다.
SCP-957-KO의 두 번째 변칙성은 그 재질에서 기인한다. 일반적인 강철로 추측되었던 최초 연구와 달리 SCP-957-KO는 크게 두 가지로 일반적인 강철 재질의 드럼통과 차이를 보인다. 내부 관측이 불가능하다는 점과 어떠한 물리적 충격에도 변형되지 않는다는 점이 그 두 가지에 해당한다.
재단이 SCP-957-KO를 확보한 이후 다양한 내부 구조 관측 시도가 있었으나, CT와 초음파 등 어떠한 방법으로도 SCP-957-KO의 내부를 파악할 수 없었으며, 해당 시도는 관련 기기의 영구적 오류를 불러왔다. 이에 SCP-957-KO를 일부 파손하여 내부를 관측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으나, 이 역시 해당 SCP의 파괴불가능성만을 입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까지 시행된 면담 중, SCP-957-KO 내부의 음성은 모든 경우에서 자신을 1735년 출생한 사도세자 이훤으로 소개한다. SCP-957-KO는 중세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조선 왕실 궁중 예법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극도의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며 구조 요청과 질식 반응을 표현하는 것만이 관측되었다.
다만 SCP-957-KO 내부에 존재하는 것이 실제 사도세자 본인일 가능성은 현저하게 적다. 시간 변칙을 검증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브레송-스베드베리 검사에 의하면, 사도세자의 죽음을 초래했던 임오화변 당시에는 20██년 현재와의 연결도, 시간 중첩 현상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나타낸다. 이는 해당 사건이 SCP-957-KO의 발화 관측 현상과 무관할 가능성이 큼을 시사한다.
부록 957-KO-가: 사건 957-KO-가
20██년 9월, 제19K격리구역 제3연구격리단지 B동에서 화재 사건이 발생하였다. 상주 인원의 단순 부주의로 인한 화재였으며, 빠른 화재 진압 및 안전장치가 작동하여 SCP 및 인원의 안전을 지킬 수 있었다. 다만 최초 발화 지점이 위치한 B동 4층에서는 일부 피해가 있었는데, 연구원 2명과 요원 3명이 유독가스를 흡입하였고 그중 연구원 1명과 요원 1명이 2도 화상을 입은 상태임이 파악되었다.
SCP 개체의 피해는 근소했으나, 일부 개체가 그을리거나 연소했다. 특히 가장 심한 경우로, SCP-957-KO가 화재로 인해 가열된 상태임이 파악되었다. 이에 화재 진압 30분 뒤, 무장한 요원 두 명과 담당 연구 인원 1명이 복구된 표준 사물형 격리실에 진입, SCP-957-KO의 현황을 점검했다.
SCP-957-KO는 기존의 색깔에서 붉은색으로 변하였고, 윗면에는 한문으로 작성된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해독 결과 문장의 의미는 다음과 같았다.
조리가 완료되었습니다.
SCP-957-KO 상단부의 용접 부위 역시 열을 받았을 때 쉽게 열릴 수 있도록 변형되어 있었다. 연구 인원의 입회하에 2명의 요원이 SCP-957-KO를 분리하였다.
SCP-957-KO 내부에는 다량의 액체와 가열된 인간의 시신이 존재하였다. 추후 검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시신은 사도세자 이훤과 동일한 유전적 구조를 가졌음이 밝혀졌다. 부검에 의하면 해당 시신의 위와 장에는 어떠한 음식물이나 배설물도 존재하지 않았고, 오직 해수만이 검출되었다. 또한 해당 시신은 가열된 조개류 요리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가졌다.
부록 957-KO-나: 사건 957-KO-나
사건 957-KO-가로부터 3달 뒤인 20██년 12월, 영국 그레이트브리튼 섬과 프랑스 사이의 도버 해협에서 파손된 붉은 색 드럼통이 한 개체 발견되었다. 해당 물체는 일반적인 드럼통과 유사한 구조를 가졌으나 탑 건축 시에 쓰이는 벽돌 배열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상당 부분 분리된 윗면에는 SCP-957-KO의 윗면에 새겨진 문장과 같은 의미의 문장이 중세 영어로 새겨져 있었다.
드럼통 내부에서는 10대 초반 남자아이의 오른쪽 다리가 발견되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영국 왕실의 혈통을 가진 인물로 나타났다. 연령과 암시되는 정황을 통해, 내부에 존재했던 시신은 에드워드 5세로 추측되었다. 에드워드 5세 역시 런던탑에 갇힌 후 사망하였기에, SCP-957-KO와 역사적으로 유사한 상황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유사한 구조의 개체들을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