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934-KO
일련번호: SCP-934-KO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SCP-934-KO는 대상의 변칙성으로 인해 확보가 불가능하다. 현장 요원이 상시 대기하며 대상이 출현할 경우 변칙성에 걸린 민간인에게는 기억 소거 처리를 거치고 주위 CCTV 영상을 삭제하여 정보 확산을 예방한다.
설명: SCP-934-KO는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에 위치한 유라리 광장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변칙 현상이다. SCP-934-KO는 다음의 조건을 갖춘 인원(SCP-934-KO-1)이 접근할 경우 발동된다. 조건의 충족은 당사자에 따라 차이를 보이나, 큰 틀은 아래와 같다.
- 1명 이상의 친인척이 실종된 상태일 경우, 단 사망 후 1~2년 경과일 경우에는 발현되지 않는다.
- 실종 사건에 대해 인원이 자신은 이미 가능한 모든 절차를 밟았다고 생각할 경우
- 인원이 유라리 광장의 옛 모습인 '점바치 골목'의 유래를 알고 있을 경우
이때 영도대교의 교량 하단에 3m x 3m x 4m 크기의 주황빛 천막(SCP-934-KO-2)이 출현한다. 천막에는 별다른 특이 사항이 없으며 입구 위에 "점술"이라고 쓰인 간판 하나가 걸려있다. 대상의 출현은 육안으로 관측하기 전에 이미 나타나 있으며 주위 CCTV 영상에서도 아무런 조짐이 없이 갑자기 출현한 것으로 기록된다. SCP-934-KO-1은 이때 광장의 방문 목적과 무관하게 반드시 SCP-934-KO-2로 들어가게 된다.
SCP-934-KO-3은 천막 안에 위치한 인간형 독립체이다. 독립체는 40~50대로 추정되는 한국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1950년대 당시의 평범한 복장을 하고 있다. 천막 안에는 독립체가 앉아 있는 의자와 책상, 그리고 다량의 점술 서적을 제외하고는 특이한 점이 없다. SCP-934-KO-1이 SCP-934-KO-3과 조우할 경우 대상은 독립체로부터 실종된 친인척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정보의 종류는 위치와 생사를 포함하며 그 외의 정보는 대화의 흐름에 따라 결정된다. 독립체는 대상이 복채를 제시할 경우 이를 거절하며 이후 대상이 천막을 떠나면 천막과 함께 소멸한다.
현재 총 2██명의 민간인이 SCP-934-KO를 체험했으며 재단의 조사 결과 SCP-934-KO-3가 말한 정보는 93% 이상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생사와 관련된 정보에 대해서는 모호하게 답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대해 질문할 경우 확실한 답을 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립체가 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파악하여 이를 알려준 것인지 SCP-934-KO 자체의 변칙성으로 인해 사건이 일어났는지 인과관계는 불명이다.
부록 934-01: 202█년 ██월 █일 권상진 요원이 SCP-934-KO를 경험했으며 당시 요원이 녹음기를 켜두어 SCP-934-KO-3와의 대화가 기록되었다.
934-KO-20███-██ 녹음 기록
[기록 시작]
SCP-934-KO-3: 보자, 니는 머하러 왔노?
권상진 요원: 저…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SCP-934-KO-3: 누구 찾으러고 온 거구만. 남자? 니 또래 맞제?
권상진 요원: [잠시 침묵] 네, 맞습니다.
SCP-934-KO-3: 잠만 기다려 봐라. [책 넘기는 소리]
권상진 요원: 살아있습니까?
SCP-934-KO-3: 아 새끼, 성질 급하네. 좀만 참아봐라.
권상진 요원: 죄송합니다.
SCP-934-KO-3: 내같이 감 좋은 점쟁이 만났으면 좀 기다릴 줄도 알아야지. 딴 데는 거짓말밖에 안 해.
권상진 요원: 거짓말이요?
SCP-934-KO-3: 절박하니까 위로라도 해줄라고 동쪽에 있다, 살아있다라고 말해주는 거지. 맘은 이해가 간다만, 그리 말해가 뽀록나면 을마나 슬퍼하겠노? 지들도 벌어먹고 살긴 해야겠다마는, 성한 사람 마음 팔아서 밥이 목구멍에 들어갈란가 모르겠다.
권상진 요원: 실례가 안 된다면 언제부터 점집을 하셨는지 여쭤볼 수 있겠습니까?
SCP-934-KO-3: 에… 내가 그 전쟁 일났을 때부터 했으니까 10년쯤 이 짓거리 하고 있네.
권상진 요원: 10년이요? 혹시 연세가-
SCP-934-KO-3: 니는 젊은 놈이 뭐 그리 꼬치꼬치 물어볼 게 많노? 닥치고 점이나 들으라.
권상진 요원: [무응답]
SCP-934-KO-3: 니 동생 살아있네. 근데 좀 서둘러야 할기야.
권상진 요원: [다급한 목소리] 그게 무슨 뜻입니까?
SCP-934-KO-3: 어두워가지고 뭐가 보일라 해도 안 보이네. 혹시 계곡에서 실종된 기가?
권상진 요원: 네, 맞습니다.
SCP-934-KO-3: 애가 참 용하네. 우째 이걸 버티고 있노.
권상진 요원: 저, 정확한 위치가 어디입니까?
SCP-934-KO-3: 이게 계곡 아래쪽인 거 같은데. 큰 나뭇기둥 아래를 잘 살피봐라.
권상진 요원: 계곡이요? 어느 계곡-
SCP-934-KO-3: 어느 계곡인지는 니가 제일 잘 알기다. 그렇지 않나?
권상진 요원: [잠시 침묵] 네, 그렇네요. 감사합니다. 복채는…
SCP-934-KO-3: 복채는 무슨, 빨리 퍼뜩 뛰어가 봐라.
권상진 요원: …감사합니다.
SCP-934-KO-3: [음질 저하로 기록되지 않음]
[기록 종료]
비고: SCP-934-KO가 소멸한 후 권상진 요원은 담당 구역을 이탈했으며 다음날 복귀하였다. 권상진 요원의 동생 권██은 ██계곡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으며, 사인은 익사로 판정되었다. 이후 권상진 요원과의 면담이 진행되었다.
934-KO-██-01 면담 기록
면담 대상: 권상진 요원
면담자: 유진 박사
[기록 시작]
유진 박사: 면담 시작하겠습니다. 앞서 동생분의 부고에는 유감을 표합니다.
권상진 요원: 네.
유진 박사: 사건 발생 이틀 전에 934-KO 현장 감시직에 재배치를 요청하신 기록이 있었습니다. 발현 조건을 의도하고 요청하신 건가요?
권상진 요원: …네, 그렇습니다. 제 동생이 그 계곡 근처에서 순경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건을 무리하게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유진 박사: 계속하십시오.
권상진 요원: 실종되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더군요. 무슨 요주의 단체에게 잡힌 것도 아니라서 재단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고, 경찰 쪽 수사만 기다렸습니다.
유진 박사: 수사 기록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별다른 진척은 없더군요.
권상진 요원: 네. 그래서 저라도 뭘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할머니가 얘기해주셨던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요.
유진 박사: 할머니요?
권상진 요원: 감천에 사셨는데, 제가 어릴 땐 매일 낮마다 영도대교에 가시더군요. 그 찌는 골목에 뭐가 있어서 가냐고 어린 마음에 캐물었는데, 빨간 점집을 찾는다고 하셨습니다.
유진 박사: 그게 934-KO라는 걸 알고 계셨나요?
권상진 요원: 어릴 때야 몰랐죠. 동생이 실종되고 나서 신고만 기다리고 있을 때 데이터베이스에서 비슷한 문서를 찾았습니다.
유진 박사: 할머니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권상진 요원: 제가 알기론 서울 쪽에 계시다가 전쟁이 터지고 나서 부산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서울을 빠져나가면서 할아버지랑 헤어지셨는데, 그 뒤로 다시는 못 뵈었다고 하시더군요. 부산으로 피난 오신 후 영도대교 밑에서 용하다는 점쟁이는 다 찾아봤는데 진전도 없고, 그러다가 빨간 점집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유진 박사: 그게 934-KO 묘사와 일치했나요?
권상진 요원: 네,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마지막으로 그 점집에 가셨는데 점쟁이가 어느 산의 소나무 뿌리 아래에 있다고 대답했답니다. 할머니는 그걸 듣자마자 뛰쳐나오셨다는데, 생각해 보니 어느 산인지도 모르고, 또 어느 산인지 알아도 산 중턱에 있는지 꼭대기에 있는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런데 그 점집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물어볼려고 몇 날 며칠을 그 골목에서 지냈는데도 다시 나타날 기미가 없었답니다.
유진 박사: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할아버지분은 찾으셨나요?
권상진 요원: 아뇨, 못 찾았죠. 할머니는 그 골목이 철거되고 나서도 계속 그 점집이 있던 곳에 가셨는데, 결국 못 찾으시고 재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작년 여름에 ██산에서 백골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1950년대 복장을 한 채로요.
유진 박사: 그게 혹시…
권상진 요원: 네, 소나무 뿌리 밑에요. 제 할아버지가 맞았습니다.
유진 박사: 그럼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상에 접근하신 건가요? 정확한 위치를 여러 차례 질문한 것도 같은 이유인가요?
권상진 요원: 네. 할머니처럼 그 기회를 놓칠 순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너무 늦었었나 봅니다.
유진 박사: [잠시 침묵] 독립체가 말한 정보가 정확했습니까?
권상진 요원: 강변에 있는 나무뿌리에 머리가 끼여 있었다고 하더군요. 사망 시각이 제가 점을 보고 난 2시간 후였으니, 그분이 적어도 거짓말을 하신 건 아니었습니다. 할머니와는 달리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람 목숨이 하늘에 달려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모양입니다.
유진 박사: 실례되는 질문이지만, 혹시 그 일이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십니까?
권상진 요원: 글쎄요. 동생은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하던 녀석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끝까지 뜻을 지키다 간 거죠. 이 사건과 관계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침묵]
유진 박사: 하실 말씀이 더 있으신가요?
권상진 요원: …그분은 살짝 절박한 듯 말씀하셨습니다. 이번엔 꼭 성공하기를 바라는 응원처럼요. [잠시 침묵] 잘 모르겠네요. 제 인상은 그랬습니다.
유진 박사: 알겠습니다. 다시 한번 동생분 일에 대해선 유감을 표합니다.
권상진 요원: 네. 감사합니다.
유진 박사: 마지막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녹음 기록에서 마지막에 독립체의 말이 음질 문제로 잘 들리지 않던데, 혹시 무슨 말이었는지 기억하십니까?
권상진 요원: [무응답]
유진 박사: 요원님?
권상진 요원: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땐 너무 급했으니까요.
유진 박사: [잠시 침묵] 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록 종료]
비고: 권상진 요원은 근무지 무단이탈에 대해 1주일의 근신 처분을 받았으며 징계 이후 복귀하였다. SCP-934-KO의 추가적인 영향은 확인된 바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