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922-KO

일련번호: SCP-922-KO 3/922-KO 등급
등급: 무효 보안인가 필요

위협등급: 주황색


knight_1.jpg

SCP-922-KO

특수 격리 절차: 현재 SCP-922-KO는 격리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05K기지 휘하 소속 기동특무부대인 플러그소프트 전담 부대 감마-01(“토끼굴 속으로”)이 SCP-922-KO의 특수 격리 절차 수립 임무를 도맡고 있으며, 대상의 활동을 플러그소프트 내에서 제한시킬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20██년 ██월 █일 개정: SCP-922-KO는 무력화되었다. 현재 재단 연락팀이 플러그소프트와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설명: SCP-922-KO는 플러그소프트 제51서버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판매하는 초현실 다크 판타지 게임《나이트 워Knight War》에 등장하는 디지털 독립체로, '베히모스Behemoth'라는 계정명을 사용한다. SCP-922-KO는 게임 데이터상에 없는 '검은 철제 갑옷' 형상의 독자적인 아바타를 착용하고 있다.

SCP-922-KO는 막강한 정보 개변 능력자로, 이를 통해 SCP-922-KO는 본 게임의 데이터 정보를 파괴하거나 조작할 수 있다. 이러한 능력에 제한은 아직 밝혀진 바 없으나, SCP-922-KO는 이 능력을 사용하는데 미숙한 것으로 보인다. SCP-922-KO는 유저 PVP 시스템인 '결투' 컨텐츠가 능력의 숙련도를 올릴 수 있는 주요인이라 믿고 그렇게 행동한다.

게임 속에 존재한다는 위치적 특성상, SCP-922-KO의 격리는 원활하게 수행되지 않고 있다. 재단 연락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이트 워의 제작사인 제51서버에 연락이 닿지 않는 실정으로, 현재로선 SCP-922-KO를 저지할 방도는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확실하진 않으나, SCP-922-KO의 목적은 플러그소프트의 핵심 코드를 해킹해 게임 자체를 장악하려는 속셈이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대상은 나이트 워의 랭킹 최강자로 올라가는 계획을 세웠다.1 SCP-922-KO가 목적을 달성할 경우, 플러그 사에 막대한 위해를 가할 것으로 추측된다.

부록 922-KO.01: 발견

SCP-522-KO2는 플러그 사의 게임 중 유저 수를 분석해 이를 통계치로 계산하던 중 《나이트 워》라는 게임에서 미확인된 독립체를 감지했다. SCP-522-KO는 직접 나이트 워 속으로 들어간 뒤, 아이디 조회 기능을 사용했고, 변칙적인 개입을 통해 침입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챘다. 상황을 눈치챈 독립체가 공격을 시도해왔으나, SCP-522-KO는 이를 전부 피한 후 도주, 무사히 복귀하였다. 이후 재단은 해당 독립체에게 SCP-922-KO라는 일련번호를 부여하였다.

나이트 워는 "극강의 리얼리티"를 콘셉트로 제작한 초현실 다크 판타지 게임으로, 유저 수는 적지만 두터운 팬층을 가진 게 특징인 게임이다. "트리루트Treeroots"3의 게임 평론가 “기믈기믈”은 이 게임에 대해 다음과 같은 평가를 기재했다.

나이트 워Knight War


UP.jpg

다크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조화

기믈기믈[게임 평론가]


나이트 워는 플러그 사에서 개발한 게임 중 가장 불친절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플러그 사의 어떤 게임에나 있었던 보조 기능을 없애고, 오로지 플레이어의 기량에 맞춰 제작된 게임으로,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다. HUD, 인벤토리, 자동 ai 사냥(구태여 설명하자면, 이걸 원하는 유저층이 있긴 하다) 등 어떠한 기능도 갖추지 않은 이 게임은 그냥 떼놓고 보자면 '망작'이라는 반열에 충분히 들만하다. 하지만 이 게임에는 두터운 팬층이 존재한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나이트 워에겐 망작이라고 치부하기엔 어딘가 특별한 부분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게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건 바로 게임을 하면서 얻는 대리만족, 이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평소 해볼 수 없었던 일들을 게임을 통해 대리로 체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트 워가 우리에게 과연 뭘 충족시키려 해주려는 걸까? 그건 바로 길 찾기 시스템에 잊고 살았던 모험의 재미다. 이 우중충한 세계 속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게임은 아무것도 막지 않는다. 당신은 초현실 장르라는 게임보다 더더욱 초현실 같은 기분을 체험할 수 있을 테다. 무엇이 숨어 있을지 모르는 세계 속을 여행하거나, 아니면 안전하고 포근한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 수 있는 거다. 자신만의 검을 찾아 떠날 수도 있고, 마을 NPC들과의 파티도 즐길 수 있다. 어떨 땐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길을 뚫을 수도, 적이 되어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무진장 강한 괴물과 싸워 성취감을 얻거나, 그냥 돌아갈 수도 있다. 모든 건 당신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자, 이처럼 게임이 리얼해지면 자유도는 무한해진다. 하지만 이 게임에는 왜 유저 수가 적은 걸까? 간단하다. 이 게임에는 크나큰 단점이 하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선 전문적인 지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 기사, 무투가가 되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검술과 무술을 현실에서도 익혀야 한다. 장비를 얻기 위해선 대장장이를 찾아가 사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게임에선 직접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들은 검을 허공에 빙빙 휘두르기만 하다가 접어버린다는 것이다. 극도로 자유로운 리얼리티가 오히려 발목을 잡아버린 셈이다.

(중략)





부록 922-KO.02: 파악

기동특무부대 감마-01 휘하 소속 연구팀이 SCP-922-KO의 조사를 맡았다. 이들은 SCP-922-KO의 생활 양식과 패턴, 활동 등을 분석했고, SCP-522-KO를 활용해 감시조를 붙였다. 그 과정에서, 감시조가 SCP-922-KO의 계획을 도청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은 감마-01 소속 연구부장인 라티즈 박사와 진행한 면담을 일부 첨부한 것이다.

피면담자: 감마-01 소속 연구부장 라티즈

면담자: 제05K기지 소속 연구이사관보 알렉산드라 라이트


[기록 시작]

라이트 이사관보: 녹음기 켰습니다. 이제 말씀하시면 됩니다.

라티즈 박사: 예. 그러죠.

잠시 침묵

라티즈 박사: 저희 팀은 약 4주간 SCP-922-KO를 조사했고, 감시조를 붙였죠. 그래서 SCP-922-KO에 이젠 빠삭하게 알고 있습니다. 전 녀석에게 가진 관심이 컸습니다. 플러그 사의 보안체계를 뚫고 침입한 거의 유일무이한 개체였으니까요.

라이트 이사관보: 네. 알고 있습니다. 정말 좋아하셨죠.

라티즈 박사: 네. 그렇기에 얘기할 게 많습니다. 전부 흥미로운 얘기죠. 우선 저는 SCP-922-KO가 어떻게 침입했는지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 했습니다. 저희는 SCP-522-KO가 있지만, 다른 존재들은 없었을 테니깐요. 그런데 사실, 이런 플러그 사의 침입한 디지털 개체가 적지 않았다는 거 아십니까? 그들은 모두 플러그 사의 보안체계에 제거되곤 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요.

라이트 이사관보: 그럼, SCP-922-KO는 어떤 방식으로 침입한 겁니까?

라티즈 박사: 운이죠.

라이트 이사관보: 운이요?

라티즈 박사: 그놈이 침입한 서버는 그리 크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너무나 조용한 곳이죠.

라이트 이사관보: 서버… 말씀이신가요?

라티즈 박사: 아, 따로 설명을 안 드렸나 보군요. 엄밀히 따지자면, 플러그 사는 한 기업을 부르는 단어가 아닙니다. 여러 플러그 사가 존재해요. 한 회사는 액션 게임만을 만들고, 어떤 회사는 소프트웨어만을 만들죠. 이들을 모두 합쳐 플러그소프트, 각각 서버라고 불립니다.

라이트 이사관보: 그렇다면 그 서버는.

라티즈 박사: 제51서버. 연락도 없고, 반응도 없고, 만든 게임이라곤 나이트 워 하나 밖에 없는 완전 유령 서버예요. 그래서, SCP-922-KO를 직접 제재할 수단은 없단 거죠. 플러그 사의 고객 상담팀에게 연락을 취해보았지만, SCP-922-KO의 정체를 발설하는 순간 연락이 끊겼고요. 발설에 대한 대처가 있다고 보입니다.

라이트 이사관보: 그게 첫 번째겠군요. 두 번째는 뭔가요?

라티즈 박사: SCP-922-KO의 목적을 알아냈습니다. 오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창한 계획을 꿈꾸더군요.

라이트 이사관보: 그래서 그게 뭐죠?

라티즈 박사: 플러그소프트의 완전한 지배.

잠시 침묵

라티즈 박사: SCP-922-KO는 플러그 사를 장악할 계획인가 봅니다.

라이트 이사관보: 네? 그게 가능해요? 이해가 잘…

라티즈 박사: 저도 아직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SCP-922-KO의 정보 개변 능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예요. 놈은 PVP 시스템이 자신의 능력을 해방시킬 수단으로 믿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리되고 있고요. 아마, 랭킹 1위쯤 하게 된다면, 놈은 플러그 사를 집어삼키겠죠.

라이트 이사관보: 플러그 사는, 아무런 대처도 없었습니까?

라티즈 박사: 그러게나 말입니다.

[기록 종료]


부록 922-KO.03: 기지 내부 전문

라티즈 박삽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모르는 연구원들이 많은 것 같아 전문을 보냅니다. 플러그 사가 사라지면 오히려 자기들 일거리가 줄어들 거 아니냐고 하하 호호 웃어대는 얼간이들이 많아 탈이죠. 제가 신입 연구원 한 명을 혼냈던 거 기억하십니까? 다시 한번 설명해 드리죠. 이 전문을 보내는 건 현 사태의 심각성을 상기시켜드리기 위함입니다.

정확하게 추측할 순 없지만, 플러그 사는 적어도 2000년대에 출현한 회사입니다. 게임을 만들고 판매하는 걸 목적으로 이윤을 삼는 회사라고도 할 수 있지요. 재단은 그간 플러그 사를 여러 방면으로 조사를 했지만, 그들에 관해선 아직도 모르는 것투성입니다. 우리 재단은 격리를 방침으로 삼고 있기에 그들이 만든 개체를 수거하고 청소하는 뒤처리를 맡죠. 그들에 관해 한 치 끝도 모르지만, 적어도 그들이 변칙성을 어떻게 다루는진 알 수 있죠.

플러그 사의 주된 변칙성을 간략히 요약만 하자면, 현실에 개입하는 게임성이라고 할 수 있겠죠. 플러그 사는 실제 현실을 기반으로 한 게임을 제작하고 판매합니다. SCP-975-KO나, SCP-716-KO가 그 예시에 걸맞겠죠. 이것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 뭐겠습니까. 플러그 사는 우리가 사는 현실에 충분히 개입할 수 있을 정도로 변칙성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런데 SCP-922-KO가 플러그 사를 장악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충분히 예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SCP-922-KO는 현실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는 거죠.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SCP-922-KO는 종종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능력을 다루는 데에도 미숙함을 보이죠. 다만 그는 강력한 정보 개변 능력자입니다. 그러한 정보 개변이 현실에 개입된다면? 막강한 현실 개변이 될 게 틀림없습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SCP-922-KO가 무슨 짓을 벌일진 뻔한 일입니다. 재단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말 겁니다.

명심하세요. 그리고 똑바로 일하세요. 저희 모두 격리에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부록 922-KO.04: 초상 유저들의 반응

게임골은 대한민국 초상 웹사이트인 골목길의 파생 채널 중 하나로, 초상 게임에 대해 다룬다. 나이트 워 역시 이 게임골에서 종종 다루어지곤 하는데, SCP-922-KO의 존재로 인해 한동안 떠들썩했다. 다음 자료들은 당시 상황에 게시된 글들을 발췌한 것이다.

뒷골목게임골

제목: 씨발 이 새끼 뭐냐?

게강정🟢


이 씨발럼 뭔데 불타는 검쓰고 지몸뚱이도 불타냐

불 붙으면 화상 데미지 받는 거 아님? 이벤트 하냐

추천 1 | 비추 0

댓글(5)

강낭콩🟢 : 본 적도 없는 갑옷이나 검들고 있는 걸로 봐선 해커 같음

Jekor(94210) : 못보던 놈인데, 차피 여기 운영 일 안해서 못잡을듯
ㅇㅇ(14214) : 그렇게 하나둘씩 접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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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게임골

제목: 실시간 그 해커 아이템 먹고 튀기 ㅋㅋ

돈까스먹고싶엉🟢

fire

아뜨거 ㅅㅂ

추천 12 | 비추 0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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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게임골

제목: 이야 잘 탄다!

돈까스먹고싶엉🟢


내 템이



(개구리를 의인화한 형체가 우는 이미지)
Tlqkf

추천 7 | 비추 0

댓글(9)

개강정🟢 : 저 해커새끼 언젠간 죽인다
난 말이야(12353)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ㄴ 개강정🟢 : 뭘 쪼개 시발련아
ㄴㄴㄴ난 말이야(12353)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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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게임골

제목: [핫골] 나이트워 그 빌런 요약.txt

닭가슴살🟢


[SCP-922-KO의 사진, 편집됨]

이게 그 문제의 개새끼다. 이 씨발놈이 지금 게임을 말아먹고 있다.

이 해커 새끼는 존나 개근본없는 템으로 무장한 채 다짜고짜 결투를 신청하는데, 이거 받아주는 게 거의 억지다. 거절해도 받아진다. 아오 씨발.

최선을 다해 싸워도 이 새끼의 개쩌는 사기템 때문에 무조건 진다. 존나 불타는 창과 검을 어케 이기라고 시발. 뭘 해보기도 전에 화상 데미지에 쳐 죽는데. 이게 씨발 게임이냐? 이게 리얼리즘이냐? 씨발? 그리고 이 개씨발럼은 뉴비들 상대로 결투만 존나게 해요. 아무것도 안함. 개 악질 새끼임;

저 새끼 만나면 무조건 피해라. 그게 상책이다.

추천 53 | 비추 0

댓글(39)

나이트워의 망령🟢 : 저새끼 잡으러 갈 원정군 모집
개강정🟢 :
ㄴㄴ 난 말이야(12353)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ㄴㄴ 개강정🟢 : 너 이 개새끼 끝까지 쫓아오네

ㅇㅇ(14234): 솔직히 쟤 뭐하는 놈인지 궁금함. 남들 다자는 새벽에도 있더라.
ㅇㅇ(15453): 그 시간에 겜은 왜 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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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게임골

제목: 원정 솔직한 후기

개강정🟢

다죽었다



wildfire

오지마

추천 7 | 비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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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922-KO.05: SCP-922-KO 랭킹 순위

나이트 워의 결투 시스템은 랭킹이 낮은 유저가 랭킹이 높은 유저와 결투해서 승리할 때 랭킹이 낮은 유저가 랭킹이 높은 유저의 랭킹으로 승급하는 방식이다. SCP-922-KO는 이 방식을 차용해 현재 랭킹 12위가 된 상태다. SCP-922-KO의 랭킹 순위가 올라갈 때마다,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다음 기록은 그 변화를 기재한 것이다.

랭킹 변화 과정 비고
56위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음 SCP-922-KO의 첫 랭킹 순위이다.
53위 SCP-922-KO의 무기가 기본으로 지급되는 검에서, 복잡한 문양이 그려진 창으로 바뀜 SCP-922-KO는 해당 무기를 '불을 담는 화마'라 불렀으며, 게임 데이터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무기다.
42위 갑옷이 찌그러지며 잔불이 달라붙음 N/A
37위 갑옷과 무기에서 빛나는 문양이 새겨짐 현재 해당 문양에 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22위 불타는 거대한 날개가 등에서 솟아남 N/A
17위 몸집이 커지고, 갑옷과 무기의 문양이 한층 더 복잡해짐 N/A
12위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이제 온몸에 불이 붙음 시스템적으로 이 불은 추가 화상 데미지를 입힌다.

부록 922-KO.06: 면담기록 922KO.01: '주먹펴고일어서'4

SCP-922-KO의 실질적 목표가 랭킹 1위인 만큼, 재단은 랭킹 1위 유저를 호위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재단은 골목길을 통해 랭킹 순위 1위 유저인 '주먹펴고일어서'와 접촉, 이후 대상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대상은 승인하였다. 면담은 골목길 내 채팅 기능을 이용해 진행되었다.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2분
그 새끼 유명하지. ㅇㅇ

SBytes.aic오전 7시 42분
정말인가요?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3분
이 게임에선 좆같음의 대명사로 통함
불과 몇 주 전에 온 새끼인데도 고인물보다 유명한
얼토당토없는 새끼지 ㅋㅋ

SBytes.aic오전 7시 43분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3분
그러니까
저 새낀 해커임ㅇㅇ
플러그 사가 막지 못한 해커
그니까 게임에서 깽판을 치는 거지 시발ㅋㅋ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4분
근네 저 새끼
병신인게 자꾸 결투로 꾸역꾸역 랭킹 올리고 있음
보통 해커라면 게임을 망치거나 테러하거나 하지
저렇게 하지는 않는단 말이지

SBytes.aic오전 7시 44분
그렇죠? 재단도 지금 SCP-922-KO의 목표가 랭킹 1위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3분
그러니까 재단에서는
저 새낄 변칙 개체로 생각하는 그런 거지?
하긴 좀 존나 병신 같긴 했지
말하는 꼴상부터

SBytes.aic오전 7시 44분
개체가 어떤 식으로 말하죠?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5분
?
그냥 힘을 찾아야 한다
꽃의 힘을 찾기 위해 너를 희생하겠다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7분
아무튼 변칙개체라면 이거 좀 심각한데?
얘 목표가 뭔데?
설마 이것도 기밀은 아니지?
아 같이 협력해주잖음

SBytes.aic오전 7시 47분
기밀인 사항이라 자세힌 밝힐 순 없지만, 최대한 협력해드리겠습니다.
현재 당신은 SCP-922-KO의 타겟입니다. 저흰 그걸 지켜야합니다.
개체의 목표는 당신을 잡고 1위가 되는 것입니다.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8분
그건 나도 알고;
뭐 됐다
ㅅㅂ

SBytes.aic오전 7시 48분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SCP-922-KO가 결투에서 주로 무슨 행동을 하나요?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8분
그건 니들도 알지 않음?
잠입조도 있을 텐데

SBytes.aic오전 7시 48분
잠입조는 존재하지만 결투를 시작할 땐 다른 방으로 이동하는 형식이지 않습니까?
저희는 다른 경로로 게임에 침입하기 때문에 관전이 불가합니다.
그렇기에 SCP-922-KO가 어떻게 승리하는 지 저희 역시 잘 알지 못합니다.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8분
그런가
그럼 뭐 알려줘야지
솔직하게 평가하자면
그 새끼 싸움실력은 좀 쩜
처음엔 동작 인식 프로그램 때문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면 진짜 실력이라봐도 되겠지

SBytes.aic오전 7시 49분
동작 인식 프로그램은 뭔가요?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49분
꼼수
자기가 존나 몸치인데 겜은 하고싶다 하는 애들이 쓰는 불법 프로그램임
그렇게 하면 몸짓도 보정해주고 필요할 땐 알아서 싸워주고 편함
근데 이게 오래한 놈들에겐 아 저새끼 꼼수썻네
이게 딱 알아챌 정도로 단순하단 말이지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50분
근데 그 새낀 진짜더라
솔직히 치트 안쓰더라도 순위권까진 올 실력임 ㅇㅇ
일단 몸쓰는 게 보통 놈은 아닌 듯
아 변칙개체랬지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50분
무튼 창 다루는 실력이 개쩜
랭킹 14위 그놈도 창 꽤나 다루는데
놈한데 쨉도 안됨 ㄹㅇ
게다가 여차할 땐 치트도 사용해서 아예 이길 방법이 없음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51분
나도 그래서 피해다니고 있고
그놈 결투 요청에 거절을 못하니깐

SBytes.aic오전 7시 51분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면담에 응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52분
ㅇㅇ
있잖아 생각을 해봤는데
이 거지 같은 겜은 5년간 단 하나의 패치도 없었거든?
처음엔 애정으로 붙잡고 있었지만
슬슬 이 게임 존나 싫증남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52분

방법이 하나 있음
그 새끼 조질 방법이

SBytes.aic오전 7시 52분
그게 무엇입니까?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53분
내 친구 지인 중에 플러그 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거든?
29서버라고
개악질 게임만 만드는 서버가 하나 있음
이 게임을 그 서버에 파는 거임
이 게임 자체를 조지는 거지

주먹펴고일어서 오전 7시 53분
물론 그에 반발이 심할테지만
어쩌겠어 재단이 그리한다는데 ㅋㅋ
욕은 욕대로 듣겠지만 이게 찐 해결책인 것 같거든
어떻게 생각해?

부록 922-KO.07: SCP-922-KO 공격 기록

20██년 ██월 █일 경, SCP-922-KO의 조사를 진행하던 도중 대상이 이를 눈치채면서 SCP-522-KO를 공격해 손상을 일으켰다. SCP-922-KO는 SCP-522-KO로 강제 접속해 다음과 같은 전문을 전달했다.

다시는 내 땅에 접근하지 마라

-불을 쥐고 재를 밟는 자-

부록 922-KO.08: 제29서버와의 연락망

PoI-922-KO는 플러그소프트 제29서버의 연락망을 구축해 재단과 연결시켰다. 이후 제29서버와 재단 연락팀끼리 대화가 오갔다. 다음은 제29서버와 재단 연락팀의 대화 기록을 발췌한 것이다.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반갑습니다.

고객 대응팀 ████: 반가 나는 제29999(강한 노이즈) 고객 대응팀 무슨 용무?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제29서버에서는 보통 무슨 게임을 만드는지 궁금합니다.

고객 대응팀 ████: 많은 게임을 만든 고작 그게 궁금?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혹시 게임도 인수하시나요?

고객 대응팀 ████: 그래 유명 게임은 전부 인수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혹시 나이트 워라는 게임에 관해 아십니까?

고객 대응팀 ████: 안다 그 게임 인기 있다 재밌 다 하지만 그 게임 망했다 더 이상 업데이트 없다 내가 안다 해봐서 안다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그 게임을 만든 제51서버가 어떻게 됐는지 아시는 바 있습니까?

고객 대응팀 ████: 모른다 왜?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아뇨. 당신이라면 알 줄 알아서 그렇습니다.

고객 대응팀 ████: 서버 많다 무척 많다 다 셀 수 없다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본론으로 들어가죠. 나이트 워는 현재 자원 많은 황무지나 다름없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지금 제29서버가 이 게임을 인수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객 대응팀 ████: (침묵)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꽤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라 여겨지는데요.

고객 대응팀 ████: 거부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당황한 목소리로) 어째섭니까?

고객 대응팀 ████: 우리 일 많 다 거부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아니 잠깐만요—

고객 대응팀 ████: 잘 가 생각은 해본

재단 연락팀장 김길환: 잠깐, 잠깐만! 당신 직속 상사 불러와 보세요! 플러그소프트에 알려야 할 게 있어요! 지금 그쪽네들 게임에 기생충 하나가 붙어 있다고!

(신호 끊긴 연결음)

부록 922KO.09: 내부 음성 기록

잠시 침묵

라티즈 박사: 더는 못 참겠습니다.

라이트 이사관보: 라티즈—

라티즈 박사: 감마-01을 소집합시다.

라이트 이사관보: 내 그럴 줄 알았지. 진정해요. 진정해.

라티즈 박사: 아직 할 말도 안 했는데요.

라이트 이사관보: 당장 가서 놈을 쳐 죽여버리자— 그 소리 할 거 뻔히 알아요.

라티즈 박사: 그럼 어쩝니까. 이젠 방법이 없는데.

라이트 이사관보: 라티즈 박사.

라티즈 박사: 답은 정해진 거였습니다. 아니, 이게 옳았어요. SCP-522-KO를 잘만 이용한다면, 치트 무기 몇 개 정돈 구할 수 있을 겁니다. 개발자 무기도 뽑을 수 있겠죠. 감마-01이 처리하는 겁니다.

라이트 이사관보: 그러다 전 부대원을 잃으면요. 그때 가서 생각하자는 겁니까?

라티즈 박사: 아뇨, 그런 소리가 아니잖습니까. 이젠 저희도 이판사판입니다. 더는 기다릴 수 없습니다.

라이트 이사관보: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있을 겁니다.

잠시 침묵, 이후 핸드폰 울림

라티즈 박사: 이런 썅.

라이트 이사관보: 무슨 일입니까?

라티즈 박사: 주먹펴고일어서가 게임에 접속했습니다.

라이트 이사관보: …네?

라티즈 박사: 그 새끼. 접속하지 말랬는데 기어코…

라이트 이사관보: 이제 어떡하죠?

라티즈 박사: 어떡하긴요. 막으러 가야지.

라이트 이사관보: 좋아요, 감마-01 소집시키도록 합시다. 최대한 빠르게요. 주먹펴고일어서까지 당하면 안 돼요.

부록 922KO.10: SCP-922-KO 교전

주먹펴고일어서가 게임에 접속한 직후, 후일에 발생할 수도 있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기동특무부대 감마-01을 소집, 나이트 워로 투입되었다. 이후 전 부대원은 SCP-922-KO와 교전한다. 다음은 임무 중 녹음된 내용 및 대원들의 개인 전술 카메라, 플러그소프트에서 제공받은 게임 내 영상을 재구성한 기록이다.

부대원: 레이나 요원(대장), 대원 1, 대원 2, 대원 3, 대원 4, 대원 5

보조: 라티즈 박사, 라이트 이사관보

목적: 주먹펴고일어서 보호 및 SCP-922-KO 무력화


라티즈 박사: 정말 괜찮은 거 맞지?

SCP-522-KO: 넹. 걱정마세요. 팔팔하다고요, 저는.

라티즈 박사: 그래 어련하시겠어.

레이나 요원: 토깽이. 통로 열자. 바로 돌입하자고.

SCP-522-KO: 좋아요, 출발까지 삼십 초 전!

레이나 요원: 자, 애들아. 풀 뜯을 시간이다. 죽지 않도록 조심하고.

라이트 이사관보: 무사하시기를 빕니다.

레이나 요원: 안부나 전해줄게요.

SCP-522-KO: 출발까지 십 초 전!

라티즈 박사: 그 주먹펴고어쩌고, 가만두지 마세요. 감히 내 말을 어기고 게임에 기웃거려?

부대원이 게임 속으로 진입한다.

[자잘한 기록 생략]


knight.png

주먹펴고일어서

레이나 요원이 주먹펴고일어서를 목격하고, 전 부대원이 그쪽을 향해 달려간다. 대상은 말을 타고 있다.

레이나 요원: 이봐, 주먹펴고일어서였나?

주먹펴고일어서: 그쪽은, 재단 사람이려나.

레이나 요원: 잘 알고 있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느닷없이 게임 속에 들어오다니. 협조를 어겼잖아.

주먹펴고일어서: 뭐, 몸이 근질거려서 그렇지 뭐.

레이나 요원: 몸이 근질거리다니.

주먹펴고일어서: 난 이 게임을 출시될 때부터 해왔어. 거의 매일을 이 게임에서 보냈다고. 이젠 게임에서 보낸 시간이 현실보다 많을 걸 아마.

잠시 멈춤

주먹펴고일어서: 근데 말이지. 이런 생각을 해봤단 말야. 내가 과연 여기서 빌빌거려도 될까 해서. 짜증도 막 난단 말이지? 아니 고작 해커 새끼한테 내 게임을 막 줘도 되냐? 이거지.

레이나 요원: 뭔가 단단히 착각한 모양인데, 922-KO는 단순한 해커가 아니야.

주먹펴고일어서: 알아. 재단이 쫓고 있으니 그리 단순한 건 아니겠지. 변칙개체라고 나도 들었어. (잠시 멈춤) 그런데도 심장은 막 두근거리거든?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이거야. 지금부터 강자를 상대할 거거든.

레이나 요원: 이런 뼛속까지 게이머를 봤나. 하지만 우리가 그걸 허락할까?

주먹펴고일어서: 안 하겠지. 하지만 괜찮아. 상관 안 해. 너희들을 짓밟고 갈 수도 있거든.

레이나 요원: 새끼, 화끈하네. (웃음) 윗선에서는 너 혼 좀 내라고 했는데, 안 그래도 되겠어. 대신 이번에만 동맹하자.

잠시 멈춤

주먹펴고일어서: 뭐라고?

대원 2: 주먹펴고일어서. 우리 목적은 당신을 보호하는 겁니다. 하지만 SCP-922-KO의 무력화도 저희 목적 중 하나지요.

주먹펴고일어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대원 1: 당신 도움이 필요하다 이거지.

레이나 요원: SCP-922-KO는 우리 전력으로도 솔직히 제압할까 말까야. 당신 혼자서도 마찬가지. 확률이라도 높이려면 사람이라도 많아야지. 우리 쪽은 다 모아왔으니까, 이젠 너희들이 좀 모아왔으면 싶어서.

주먹펴고일어서: (침묵)

레이나 요원: 게임뇌에 맞게 말해줘? 레이드 인원 모아오라고.

당일 07시 23분경, 골목길에서 다음과 같은 게시글이 업로드되었다.

뒷골목게임골

제목: [핫골] 나이트 워 보스레이드 팀원 모집

주먹펴고일어서🟢


살아있는 새끼들 거수
지금부터 이벤트 하나가 열릴 건데 참여할 놈들만 봐라

[이하 SCP-922-KO의 내용이 들어간 설명문, 생략됨]

이래도 난 할 수 있다고 믿는 똘추는 당장 게임에 들어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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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나 요원: 이만하면 다 온 건가?

주먹펴고일어서: 잠시만. (잠시 멈춤) 그래, 이 정도면 될 것 같네.

레이나 요원: 우리까지 포함해서 대략 열댓 명. 될지 안될진 직접 붙어봐야겠네.

주먹펴고일어서: 그나저나 너희는 무기 없이 괜찮은 건가?

레이나 요원을 제외한 감마-01 요원 전원 돌격소총을 생성하여 장비한다. 레이나 요원은 권총을 꺼낸다.

주먹펴고일어서: (잠시 침묵) 이거 사기잖아. 핵쟁이들아.

레이나 요원: 불만 있어? 이게 바로 재단이야.

파티가 SCP-922-KO를 찾아 이동한다. 십분 경과. 지점에서 멀어질수록 불이 불타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이후 주위에 풀들이 전부 불타 원의 고리를 만든다. 그 중간에서 SCP-922-KO가 걸어온다.

SCP-922-KO: 날 찾았나.

레이나 요원: 그래. 널 찾았다. SCP-922-KO.

SCP-922-KO: 낯이 익군. 내가 보낸 편지는 받지 못했나. (잠시 침묵) 왜 찾아왔지.

주먹펴고일어서: 그거야 네가 신경 쓸 이유는 없지. (잠시 침묵) 저번에 봤을 때보다 몸집이 더 커졌군.

주먹펴고일어서가 말에서 내리더니 거대한 도끼창을 들어 올려 자세를 취한다. 다른 대원들 역시 무기를 점검하며, 겨눈다.

레이나 요원: 판타지 게임에 총을 갖고 와서 미안하게 됐어. 발포해!

대원 5: 발포하라!

레이나 요원의 지시에 맞춰 다른 대원들이 총을 발포한다. SCP-922-KO가 총알을 맞고 비틀거린다. 그에 맞춰 주먹펴고일어서를 필두로 게임 유저들이 SCP-922-KO를 향해 달려든다. SCP-922-KO가 창을 휘두르자 거대한 불길이 치솟는다. 주먹펴고일어서가 방패로 불길을 막는 동시에 도끼창을 강하게 휘두른다.

주먹펴고일어서: 너랑 맞붙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

SCP-922-KO: 나도, 마찬가지다.

SCP-922-KO가 팔을 크게 비틀어 도끼창을 붙잡는다. 주먹펴고일어서는 도끼창을 빼내려고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주먹펴고일어서가 방패를 휘두른다. SCP-922-KO가 맞고 떨어져나간다.

SCP-922-KO: 쎄군.

SCP-922-KO의 주위로 불길이 치솟는다. 대원들은 발포를 중단한다. SCP-922-KO가 다른 유저를 향해 시선을 옮기더니, 그대로 달려드는 유저의 팔을 붙잡아 부러뜨린다. 유저가 비명지른다.

주먹펴고일어서: 조심해! 여기서 다치면 죽지는 않지만 고통은 피드백 될 거야!

그 말에 다른 유저들이 잠깐 주춤대나, 물러서지는 않는다. SCP-922-KO는 팔이 부러진 유저를 그대로 붙잡아 날린다. 그 후 창을 위로 치켜들어 떨어지는 유저의 복부를 관통시킨다.

SCP-922-KO: 9위 유저군. 약해.

SCP-922-KO의 몸집이 더욱더 커진다. SCP-922-KO가 날갯짓을 한다. 창을 치켜들더니 주먹펴고일어서를 향해 날아든다. 주먹펴고일어서는 굴러서 그 공격을 피한다. 다른 유저들이 공격을 감행하자, SCP-922-KO는 창을 쓸어내리듯 휘둘러 방어한다.

레이나 요원: 이대로는 안 되겠어. 좀 더 강한 무기 없어?

SCP-522-KO: 중세 판타지에서 총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요?! 충분히 센 거 준비 중이니까 좀 기다려요!

SCP-922-KO가 순식간에 유저 둘을 쓰러뜨린다. 주먹펴고일어서가 달려든다. SCP-922-KO가 창을 휘두른다. 주먹펴고일어서가 도끼창을 똑같이 휘둘러 공격을 튕겨낸다. SCP-922-KO의 자세가 무너진다.

SCP-522-KO: 됐어요!

레이나 요원: 바주카포? 그래, 이 정돈 돼야지.

레이나 요원이 바주카포를 들고 SCP-922-KO를 향해 조준한다.

레이나 요원: 비켜!

주먹펴고일어서가 뒤로 물러난다. 그 순간 레이나 요원이 방아쇠를 당긴다. 화포가 날아가 SCP-922-KO를 직격한다.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다.

잠시 멈춤

폭음 소리가 멎는다. 폭발이 점점 수축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공 크기 정도로 줄어든다. SCP-922-KO가 중심에 서 있다.

레이나 요원: 뭐야—

SCP-922-KO가 수축된 그것을 대원들 쪽으로 던진다.

레이나 요원: 일났다 피해—

폭음


레이나 요원: (기침)

레이나 요원이 주위를 둘러본다. 부상을 입은 다른 부대원들이 보이며 몇몇은 치명상으로 보인다. 레이나 요원이 땅을 짚어 일어나지만, 몇 걸음 못 가고 다시 쓰러진다.

레이나 요원: 도대체 뭔 일이—

주먹펴고일어서: (비명)

레이나 요원이 황급히 시선을 옮긴다. 먼지 구름이 걷히자 그곳에는 주먹펴고일어서와 SCP-922-KO가 있다.

SCP-922-KO: 끝인가?

주먹펴고일어서: 이 개새끼가…

주먹펴고일어서는 심한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상태다. 레이나 요원이 억지로 몸을 움직이며, 총을 집는다. SCP-922-KO가 주먹펴고일어서를 향해 다가간다. 주먹펴고일어서가 뒤로 기어간다. 레이나 요원이 급히 움직여 주먹펴고일어서 앞으로 선다.

레이나 요원: 멈춰! (총성)

불길이 치솟는다. 난사되는 총알에도 불구하고 SCP-922-KO가 아랑곳하지 않고 레이나 요원 앞에 서서 창으로 내리친다. 레이나 요원이 바로 뒤로 굴러서 피하고, 창이 땅에 닿으면서 커다란 불기둥이 일어난다. SCP-922-KO가 빠르게 다시 창을 휘두르자, 레이나 요원은 본인의 대검을 소환하여 공격을 막는다. 창의 불꽃에도 불구하고 대검은 창을 온전히 막아낸다.

SCP-922-KO: 이건, 뭐지?

레이나 요원: 왜? 부럽냐? 이게 바로 관리자 무기다, 망할 새끼야.

SCP-922-KO: 관리자… 관리자라. 네놈은 반드시 죽여서 알아봐야겠군.

SCP-922-KO가 다시 한 번 창을 내리치려던 그 찰나. SCP-922-KO의 움직임이 멈추고, 시선을 위로 향한다. 주먹펴고일어서와 레이나 요원도 SCP-922-KO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다.

레이나 요원: …뭐야.

SCP-922-KO: 이, 이건 대체.

주먹펴고일어서: 왜 이제 와서?

하늘에서 플러그소프트의 로고가 나타난다. 주위가 파래지더니 공간이 일그러진다. 로고 중앙에서 한 여성이 눈을 감은 채 나타난다. 여성은 SCP-522-KO와 유사한 토끼그림이 그려진 하늘색 티셔츠를 입고 있으며, 양팔에는 녹회색 암워머를 낀 전체적으로 편안한 옷차림이다. 다만 이와는 반대로 화려한 검은색 망토를 어깨에 걸치고 있는데, 그 중앙에는 노란 선으로 된 육각형 무늬가, 목 부분에는 검은색 보온용 털이 달려있다.

SCP-522-KO: 저거 제1서버장 아니에요?

레이나 요원: 맞아 서리야… 어째 평소보다 분위기가 다른데?

제1서버장이 눈을 뜬다. 기존의 묘사와는 달리 눈에는 노란색 안광이 감돌고 있다. 레이나 요원이 이를 보고 급하게 SCP-922-KO를 발로 차서 밀쳐내고 주먹펴고일어서를 데리고 SCP-922-KO로부터 멀어지려 한다.

레이나 요원: 토깽이! 지금 당장 부상자랑 챙겨가지고 귀환 포탈 열어!

SCP—522-KO: 네? 아직 922-KO 제압도 못 했잖아요?

레이나 요원: 야이씨, 게임 개발자랑 게임 핵쟁이랑 싸운다고! 플소 게임 내에서는 신적 독립체랑 비슷한 둘이 싸우는데 우리가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바쁘면 부상자라도 파악해서 당장 돌려보내!

SCP-522-KO: 네, 넵!

주먹펴고일어서: 이거 놔라, 난 못 돌아가!

레이나 요원: 넌 또 뭔 고집이야!

주먹펴고일어서: 물어봐야 한다! 왜 이 게임을 버렸냐고! 왜 우리가 있는 걸 알고 있으면서, 저 미친놈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서,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냐고!

레이나 요원: 그건 우리가 알아볼 테니까, 지금은 가야 한다니까!!!

SCP-922-KO와 제1서버장이 대치한다. SCP-922-KO가 바닥에서 제1서버장을 향해 도약한다. 제1서버장은 돌진해오는 SCP-922-KO를 바라보다가 손을 까딱한다. SCP-922-KO 위에서 알 수 없는 노란색 글귀가 새겨진 검은색 팔각기둥이 나타나 그대로 내리쳐 SCP-922-KO를 깔아뭉갠다. 다른 대원들은 모두 귀환하였고, 주먹펴고 일어서를 제외한 모든 유저들은 사망 처리되어 로그아웃되어 있다. 제1서버장이 내려와 레이나 요원을 마주한다. 안광은 꺼져있다.

레이나 요원: (떨리는 목소리로) 서리 너 맞아?

제1서버장: 안녕, 레이나.

레이나 요원: 그 옷은 뭐야?

제1서버장: 코스프레. (팔각기둥을 가리키며) 저런 거 쓰고 다니는데 걸맞는 옷을 입어줘야지.

레이나 요원: 저 개체는…(레이나 요원이 팔각기둥 쪽으로 다가가려 하지만 제1서버장이 팔을 들어 저지한다.)

제1서버장: 안돼, 안돼. 아직 안 죽었어. 쟤는 연구대상이니 죽이지 말고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았거든. 그래서 힘조절 좀 했지. (굉음과 함께 SCP-922-KO가 팔각기둥을 부수고 나타난다. 제1서버장이 씁쓸한 표정으로 SCP-922-KO를 흘겨본다.) 너무 조절했네.

SCP-922-KO: 관리자, 플러그소프트, 관리자, 게임, 플러그소프트, 관리자… 이제는 모두 이해했다. 나의 사명까지도 모두… 너희를 모두 짓밟고-

제1서버장: 시끄럽네- (안광이 다시 들어온다)

제1서버장이 손짓하자 부서진 팔각기둥 잔해가 SCP-922-KO가 미처 반응할 사이도 없이 그의 다리로 날아가 박힌다. SCP-922-KO가 쓰러지자, 제1서버장은 아까와 똑같이 손을 까닥한다. 위에서 다시 팔각기둥이 내려와 SCP-922-KO의 다리를 깔아뭉갠다. 이후 제1서버장이 손을 8번 더 까닥거리고, 팔각기둥은 잠깐 떠올랐다가 총 8번 내려친다. 마지막에 팔각기둥은 SCP-922-KO의 하반신을 완전히 깔아뭉겐다. SCP-922-KO가 파들거리는 것이 보인다. 안광이 꺼진 제1서버장이 제압된 SCP-922-KO에게 다가간다.

제1서버장: 자, 입은 뚫어줬으니까 무슨 말을 하나 들어나 보자. 너의 사명이 뭐라고?

SCP-922-KO: (힘겹게) 여기를 지배하고, 플러그소프트를 뒤집어엎는다. 플러그소프트의 현실조작능력을 찬탈한다. 현실을 정복하고 군림하는 것이다…

제1서버장: 꿈도 크셔. (제1서버장이 손가락으로 작은 원을 그린다. 팔각기둥이 느리게 옆으로 회전한다. 하반신이 갈리는 고통에 SCP-922-KO가 울부짖는다.) 버그 주제에.

SCP-922-KO: 아니다, 가능하다. 저놈만 잡으면…

SCP-922-KO가 손에서 불타는 창을 생성한다. 그리고 제1서버장이 반응할 새도 없이 SCP-922-KO가 주먹펴고일어서를 향해 창을 던진다.

레이나 요원: 안돼!

레이나 요원이 주먹펴고일어서를 감싼다. 창이 레이나 요원의 심장과 어깨 사이의 몸통을 관통한다. 창끝이 주먹펴고일어서에게도 닿지만, 그의 갑주를 뚫지는 못한다. 레이나 요원이 쓰러진다.

레이나 요원: (비명과 신음)

주먹펴고일어서: 젠장할, 조금만 기다려, 아껴뒀던 최고급 회복포션이 어디 있을 거야, 조금만 더 버티라고!

SCP-522-KO: 급한 대로 회복 버프 코드를 짜고 있어요. 잘하면 살 수 있어요! 제발!

제1서버장이 이 모습을 보고 표정이 굳는다. SCP-922-KO도 계획이 어그러지자 고개를 떨구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제1서버장: (차가운 목소리로) 너.

SCP-922-KO: 이런 망할.

제1서버장: 너는 선을 넘었다.

제1서버장이 위로 손짓한다. 바닥에서 무수한 양의 검은 가시가 솟아나 SCP-922-KO를 관통시킨다. SCP-922-KO의 몸통이 가시에 꿰뚫리면서 위쪽으로 올라오고, 그 영향으로 상반신이 하반신으로부터 뜯겨나간다. 제1서버장이 SCP-922-KO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댄다.

SCP-922-KO: (비명과 함께) 뭐하는 짓이냐! 저리 치워라!

제1서버장: 아아, 불쌍한 요릭. 나는 그를 안다네, 호레이쇼.

제1서버장이 SCP-922-KO의 머리를 잡고 그의 몸으로부터 뽑아내려고 한다.

SCP-922-KO: (비명)

제1서버장: 햄릿에게 요릭은 가족 같았던 광대겠지만, 너는 좆같고, 구역질 나고, 생각만 해도 혐오감 나는 놈이야.

제1서버장이 SCP-922-KO의 머리를 뽑아낸다. 피가 뿜어져 나와 바닥과 제1서버장의 손을 적신다. 동시에 레이나 요원이 SCP-522-KO와 주먹펴고일어나의 도움으로 회복되어 일어난다.

SCP-922-KO: 뭐냐, 왜 재생되지 않는 거냐! 아니, 애초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거지?

제1서버장: 너에겐 끝없는 재담도 없고, 기막힌 상상력도 없다. 광대의 몸짓도, 노래도, 즐거움도 없지. 그래서 이건 너에게 내리는 벌이다.

SCP-922-KO의 머리 주변으로 푸른빛 정육면체가 감싼다. 이후 SCP-922-KO의 머리가 조금씩 조각나더니 사라지기 시작한다.

SCP-922-KO: 안돼! 차라리 죽여라! 죽여!

제1서버장: 싫어. 넌 연구대상이라니까.

SCP-922-KO가 사라진다. 남아있던 세 사람 모두 그 광경을 지켜본다. 이내 제1서버장이 레이나 요원과 주먹펴고일어서가 아직 있음을 보고 그들에게 다가선다. 충분히 가까이 다가갔을 때 레이나 요원과 제1서버장이 서로 잠시동안 포옹했다가 푼다.

레이나 요원: 방금 어떻게 한 거야?

제1서버장: 메타성을 가진 게임에서 현실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연출하는 거 있지? 그때 그건 연출일 뿐 실제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잖아. 그걸 응용해서 만든 감옥에 가뒀어. 저기서 뭘 해도 모두 게임 안에서만 유효할 뿐, 현실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거야. 저 녀석 같은 버그에게는 유용한 수감실이지.

주먹펴고일어서: 그 재수 없는 표정과 말투를 보니, 그쪽은 제1서버장이군.

제1서버장: 어쭈, 일반 유저 주제에 서버랑 서버장도 알아? 어떤 똘추가 영업기밀을 누출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네. 보나 마나 문제투성이 서버 중 하나겠지만. (웃음) 서버가 뭐든 유저들에게 우린 모두 플러그소프트야. 영업기밀이니까 앞으로 퍼뜨리는 건 삼가줘.

주먹펴고일어서: 한 가지만 대답해주면 그러지.

제1서버장: 뭔데?

주먹펴고일어서: 왜 우릴 버렸지?

침묵

주먹펴고일어서: 당신들, 바로 그 빌어먹을 새끼를 제압할 수 있었잖아. 이렇게 쉽게 제압할 수 있었잖아. 왜 이 오랜 시간 동안 우릴 저 새끼한테 고통받도록 내버려뒀냐고.

제1서버장이 고개를 숙인다.

주먹펴고일어서: 어이, 이봐.

제1서버장: 플러그소프트의 운영자 중 한 명으로써 진심으로 사과할게. 저 녀석은 우리가 밖에서 어떻게 대응할 수 없는 존재였어. 여기 재단이 와서 겨우 균열을 만들어준 덕분에 겨우 나 혼자서라도 들어와 게임 내에서 처리할 수 있었던 거야. 정말, 정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할게.

주먹펴고일어서: (잠시 침묵) 그래, 알겠다. 그럼 이 게임은-

제1서버장: -서비스 종료가 될 거야. 수익성도 낮고, 저 버그 때문에 원래 코드 자체도 상당히 꼬여서 더 이상 게임을 유지하기는 힘들어.

주먹펴고일어서: 결국 그렇게 되는 건가…

제1서버장: 그래서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주먹펴고일어서: 뭐지?

제1서버장: 3일 뒤, 중앙 성채에서 게임의 서비스 종료를 기리는 연회를 열 생각이야. 거기서 나를 포함한 모든 플러그소프트 간부가 모여서 유저들에게 사과하고, 마지막 만찬을 대접하려고. 랭킹 1위인 네가 사람들을 모아줬으면 좋겠어.

주먹펴고일어서: 그래, 그건 걱정하지 마라. 오늘처럼 최대한 많이 모아보도록 하지.

제1서버장: 그래, 고마워.(레이나를 바라보며) 그럼, 이제, 각자 회사의 기밀 문제라서 말이야.

주먹펴고일어서: 아, 내가 눈치 없이 계속 껴있었군. 둘이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주먹펴고일어서가 로그아웃한다.)

제1서버장: 자아, 그럼 레이나. (미소 짓는다.) 면담은 언제 할 생각?

레이나 요원: 지금 바로 하자.

레이나 요원이 개인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를 교체한다. 다음 기록은 플러그소프트 제1서버장에 대한 면담으로 이어진다.


비고: SCP-922-KO는 무력화 처리되었다. 대상의 등급은 무효 등급으로 조정되었다. 현재 기동특무부대 감마-01 부대원은 사망한 인원 2명을 제외하고 원만히 치료받고 있는 중이다.

부록 922KO.11: SCP-922-KO 관련 관계자 면담

면담자: 레이나 페트코프, 기동특무부대 감마-01 "토끼굴 속으로" 현장 팀장

피면담자: 서리 주, 플러그소프트 제1서버 서버장


레이나 요원: 우선, 그, 아니다. 형식적인 절차는 걍 건너뛰자. 도대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제1서버장: 나이트 워는 처음부터 플소 모든 서버가 주시하는 요주의 게임이었으니까. 마침 이번에 재단이 개입한다고 하니, 기회가 나지 않을까 해서 혼자 호시탐탐 지켜보고 있었어, 네가 걱정되기도 했고. 아, 맞다. 장소를 좀 옮길까?

제1서버장이 손가락을 튕기자, 주변 풍경이 달라진다. 두 사람은 어느 사무실에 있다. 사무실은 완전한 어둠에 싸여 있으며 창문 밖으로 들어오는 빛 한줄기만이 유일한 광원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다만 창문은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비추지 않고 오로지 하얀색으로만 칠해져 있다. 제1서버장이 어둠 속에서 의자 두 개를 꺼내 자리에 놓는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는다.

레이나 요원: 여기는 어디야? 전에 함부로 납치하지 말라고 부탁을 했는데.

제1서버장: 여기가 대화하기에는 제일 좋은 장소인 거 같아서. 특별히 마련해봤지.

레이나 요원: 그래서 여기가 어디냐고.

제1서버장: 제51서버야.

침묵

레이나 요원: 뭐라고?

제1서버장: 제51서버. 유저들과 너희가 만나고 싶어하던 그 게임의 관리 서버.

레이나 요원: 근데 왜 아무도 없지? 서비스 종료는 사흘 뒤라며. 이건 오랫동안 방치된 광경에 가까운데.

제1서버장: 보이는 그대로가 맞아. 제51서버는 예전부터 폐쇄된 서버였어. 한 2~3년 정도 됐나?

레이나 요원: (잠시 침묵) 하지만, 게임은-

제1서버장: 원래 그때 같이 서비스 종료하기로 했지. '나이트 워'랑 제51서버는 한몸에 가까웠으니까. 애초에 제51서버를 폐쇄하기로 결정하기 이전에 수익성 문제로 나이트 워의 서비스도 종료하기로 했었고.

레이나 요원: 그럼 근 3년 동안 운영자 없이 게임이 계속된 거였다고?

제1서버장: 그 말대로야. 분명 제51서버장은 게임 내 공지로 서비스 종료를 알리고 모든 직원들을 다른 서버로 재배치했어. 하지만 이상하게 게임은 계속 돌아가고 있었지. 이미 직원들이 흩어질 대로 흩어진 상태라서 알아차리는 데만 해도 며칠이 걸렸어. 사태를 알고 수습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늦었지. 저놈이 이미 수를 써두는 바람에 유저가 아닌 우리가 게임에 개입하지 못하게 했으니까.

레이나 요원: 잠깐만, SCP-922-KO가 게임 커뮤니티에 등장하고 재단의 감시망에 들어온 게 몇 개월 전이었어. 근데 그놈이 이미 2년 전에 있었다는 건 말이 안 맞잖아.

제1시버장: 역시 우리 레이나 꽤 똑똑한걸? 맞아. 우리도 저 녀석을 몇 달 전에 처음 봤어. 그때는 우리도 게임이 이상하게 혼자 돌아가면서 우리를 거부하는 게 미심쩍었지만, 일단 게임은 돌아가니까 방치해두면 알아서 굴러가려나 보다 하고 냅뒀지. 그리고 마침내 튀어나온 저 버그 핵쟁이를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지만 (잠시 침묵) 게임은 여전히 우릴 거부했어. 그래서 지난 몇 달 동안 나이트 워는 우리 사이에서 금기어나 공포의 대명사에 비슷해졌지.

레이나 요원: 어째서?

제1서버장: 제51서버가 제일 처음 게임을 만들던 때로 돌아가 볼까? 그때 제51서버는 판타지면서도 매우 현실적인 고사양 게임을 하나 맡고 그것만 관리하는 서버로 기획되었어. 그래서 만들어진 나이트 워는 정말 놀라운 현실성을 가지게 되었지. 내가 판단컨데, 저 불꽃 같은 개새끼는 게임 속 요소들까지 자신들이 현실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어나는 버그라고 생각해. 뭐, 자세한 거는 저놈의 머리를 가르고 뇌수를 빨아먹어야 알겠지만.

레이나 요원: 으윽…

제1서버장: 다른 서버가 은근히 두려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자기들도 은근히 제51서버의 신념을 따르려고 했거든. 대가리가 꽃밭인 나랑은 다르게 말이야. 그런데 만약 자기들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 답을 얻기 전까지 나이트 워는 그 사람들 사이에서 금기가 되어 있을 거야.

레이나 요원: 하지만 넌 여기 들어왔지. 그건 어떻게 된 거야?

침묵

제1서버장: (한숨) 레이나, 이제는 좀 힘든 얘기를 할 수도 있어. 저 녀석은 게임의 코드를 마음대로 주물러서 외부인인 우리의 침입을 원천차단했어. 그게 우리가 개입하지 못한 이유라고 했지? 그러면 그 방어망의 틈새를 뚫고 들어가려면 무슨 일이 있어야 할까? 힌트는 내가 녀석을 지칭하던 말을 잘 기억해봐.

레이나 요원: 그 새끼가 버그인 만큼, 그 놈 내부에 오류를 내면 되지 않을까?

제1서버장: 맞아. 그리고 나이트워의 PVP 시스템에서 랭킹이 오르는 방식은, 다른 사람의 랭킹을 흡수하는 방식이었어.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인원의 정보의 일정량을 승자의 데이터에 어느 정도 덧씌우는 방식이라는 거야. 자, 그러면 어떻게 했을 때 오류가 날까?

침묵

제1서버장: (깊은 한숨) 너희는 기본적으로 우리 게임에서 핵유저이지만, 다른 핵유저에 비해서 더 악질이야. 너희는 계정도 없이 게임에 쳐들어오니까. 너희는 게임 안에 있을 때, 너희의 데이터는 게임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존재한다는 거야. 그렇다면 내가 오류를 비집고 뚫고 들어왔다는 말은-

레이나 요원: 잠깐만 설마-

제1서버장: -비정상적인 정보를 흡수했다는 말이겠지. 너희들이 일반 유저랑 다르게 가상이 아닌 현실 인간이라는 점에서, 쓰러진 너희 인원들 중에는 부상자가 아닌 인원이 분명 있을 거야.

깊은 침묵. 레이나 요원은 잠시 양손에 얼굴을 파묻는다.

제1서버장: 이렇게 말하게 되어서 정말 유감이야, 레이나.

레이나 요원: 아니야, 남의 죽음으로 아무것도 못 하는 건 한 번으로 됐어. 근데- (심호흡) 죽지 말라니까 멍청이들이…

제1서버장: 너희를 많이 봐왔던 만큼, 네 슬픔이 곧 내 슬픔이기도 해, 레이나.

레이나 요원: 그래,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워.

제1서버장이 레이나 요원에게 가까이 다가가 서로 껴안는다. 잠시 침묵.

제1서버장: (포옹을 풀면서) 난 일단 전해줄 말 다 했어.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레이나 요원: 기지로 돌아가야지. 부상자라도 살아있는 내 모습 보면서 빨리 나아야지. 뭣하면 창에 뚫렸다 나은 상처도 보여주고 (웃음)

제1서버장: 그래. (웃음) 너 그거 엄청 무모하게 보였다는 거 알아? 하마터면 평생 너한테 삐칠 뻔했다니까!

레이나 요원: 살았으면 된 거지, 뭐. (서로 쳐다보며) 즐거웠어, 서리야. 다음에 또 기회 되면 보자고.

제1서버장: 재밌었어, 레이첼. 다음에 보자.

레이나 요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제51서버 사무실 내부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레이나 요원: 토깽아, 집에 가자.

제1서버장: 아 맞다, 핵심 버그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확보한 것도 있으니까. 너네 촬영 관련해서 필요한 정보 있으면 서비스 종료하고 영상 추출해서 보내줄게. 그 정도는 내 재량으로 어떻게 가능할 테니깐 말이야.

어둠 속에서 흰색 직사각형 모양의 문이 나타난다. 레이나 요원이 제1서버장에게 손으로 OK 사인을 보내고 손을 흔든다. 제1서버장도 같이 손 흔드는 모습을 보며 레이나 요원이 문 안으로 들어간다. 화면이 잠시 하얘졌다가 제05K기지 SCP-522-KO 격리실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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