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883-KO

그래서 누가 묻었을까?

일련번호: SCP-883-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883-KO는 제19K격리구역 제1연구격리단지 2층에 소재한 물품형 SCP 보관실에 격리한다. 외부 반출은 엄격히 금지되며, 접근을 위해서는 적절한 보안 인가를 부여받아야 한다.

설명: SCP-883-KO는 199█년 경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소니 사의 표준 VHS 비디오테이프 한 개다. 테이프 라벨 표면에는 마커펜으로 "보물"이라고 필기되어 있다. 테이프의 기록 용량은 현재 모두 점유되어 있다.

SCP-883-KO의 주 변칙성은 SCP-883-KO를 물리적으로 소지하고 있을 때 발현된다. SCP-883-KO에 보호장구 없이 접촉하였을 때, 해당하는 인물은 기억 상실, 경미한 인지 장애,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한다. 이때 인물은 주로 "갑갑하다", "답답하다" 등을 표현하며, 심리적인 압박감을 호소한다.

SCP-883-KO의 변칙성은 물리적 접촉이 길어질수록 강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SCP-883-KO와 약 1분 이상 접촉한 인물은 대개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

  • 가장 가까이에 있는 토양 지면을 파냄.1
  • 강한 스트레스 반응.
  • 해독이 어려운 발화. 대개의 경우, "심"이 들어가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외침.
  • 호흡 곤란.
pit

SCP-883-KO 변칙성의 부차적 결과.

SCP-883-KO의 변칙성은 접촉한 인물과 SCP-883-KO 자체를 이격시킴과 동시에 해소된다. 다만 변칙성이 기능하는 과정에서 얻은 심적 외상은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부록 883-KO-가: 확보

SCP-883-KO는 20██년 9월 █일 대구에서 발생한 암매장 살인사건에 관련되어 재단의 이목을 끌었다. 본래 실종 사건이었던 이 사건은 수사 중 시신이 발견되면서 살인사건으로 전환되었다. 해당 사건의 특이점으로 지목된 바는 다음과 같았다.

  • 피해자가 스스로 땅을 팠음.
  • 땅을 파는 과정에서, 그 어떤 강제적 압박도 이뤄지지 않음.
  • 가해자가 피해자와 조우한 시기는 피해자가 이미 약 2m 깊이의 구덩이를 파둔 뒤였음.
  • 가해자가 휘두른 둔기에 의해 상해를 입긴 했지만, 피해자의 사인은 질식사임.

해당 사건의 특이점에 주목한 초기 격리팀이 지역 경찰과의 협조를 통해 SCP-883-KO의 존재를 발견・격리하였다. 민간 병원에서 시행되었던 사건 피해자의 생전 상담 기록을 아래에 첨부한다.

최근에 있었던 일이라… 그러고 보니 그 테이프를 봤어요.

친구 선물이었는데, 연말에 받은 거거든요. 그 왜, 있잖아요. 쓸모없는 선물 주고받기. 거기서 받은 거였거든요.

유일하게 제가 집에 VHS 플레이어가 있기도 했고요. 아버지 유품이라서…

처음 받았을 때,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까 친구가 본인도 잘 모르겠다고 했어요. 그 친구가 오컬트 광이거든요. 무서운 물건 같은 걸 수집하는 취미가 있었어요. 다들 하나씩 그런 이상한 취미가 있잖아요. 그 친구는 그거였는데…

그 친구가 그러는데, 이것저것 모으다 보면 하나둘 이상한 게 수집물에 섞여 들어가곤 한대요. 자기가 주문하지 않았던 그림이 같이 온다던가, 자기가 골랐던 게 아닌 돌이 섞여 있다나요.

그 비디오테이프도 그중 하나였던 거예요. 그런데 아쉽게도 집에 VHS 테이프가 없으니 볼 의미도 없고, 갖고 있으면 자꾸 이상한 기분만 든다길래 제게 준다고 했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게 그 테이프를 보는 거였어요. 저도 그 친구만큼은 아니지만 오싹한 걸 좋아해서요. 그냥 싸구려 공포영화려니 생각했죠. 그것도 아니면 음험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틀어보면, 영상 자체는 이상할 게 없어요. 네 명의 가족이 나오는데, 아마 인디 영화 그런 종류인 것 같아요. 테이프에 그 영상만 꽉 차 있는 거예요. 거의 2시간이 넘어갔어요.

영상의 내용은 그냥 간단해요. 가족의 평범한 일상이에요. 요즘 말로 하면 브이로그, 그런 종류인 거죠. 아마 촬영자가 큰딸인 것 같고,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작은아들 이렇게 네 명의 가족이에요.

다 같이 산에 사는 것 같았어요. 어딜 봐도 나무들에, 어두운 산속이더라고요. 추정해 보면, 그 집 어머니가 좀 아파서 그랬던 것 같아요. 영상 속에서 항상 누워 있더라고요.

그런가 하면 아버지도 좀 특이해 보였어요. 산에 가는 모습을 자꾸 보여주더라고요.

처음 장면부터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는 걸 찍고 있어요. 멀리 큰 길가에서 올라오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아버지가, 그러니까 그 집 아버지가 굉장히 밝게 웃으면서 걸어와요. 등산복을 입고, 등산모를 쓰고.

흙 묻은 손을 흔들면서 와요. 뭐라고 했더라.

심 돋웠다고 크게 말했던 것 같아요.


부록 883-KO-나: SCP-883-KO 내력 연구

SCP-883-KO는 1990년~20██년 사이의 시기에 그 존재가 보고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SCP-883-KO는 장물로, 혹은 중고 매물로 인터넷상에서 거래되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SCP-883-KO의 기록이 최초로 보고된 곳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리다. SCP-883-KO에 저장된 영상 기록 역시 이곳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년 4월 █일, 북면 ██리에 위치한 가정주택 한 곳에 화재 사고가 발생하여 인근 주민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고는 주택 한 곳만이 전소된 것을 제외하면 큰 피해를 주지 않았으나, 주택의 소유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보상 관련 소송이 불거졌음이 확인되었다. 사고 후 전소한 주택에서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기록상 가장 마지막으로 해당 주택을 소유한 인물은, 현재 사망한 장██ 씨로 밝혀졌다. 다만 해당 인물 역시 문제의 주택을 ██리 주민들에게 위탁하여 관리했던 것으로 드러나, 해당 주택에 거주 중이었던 인물이 있었는지에 대한 자료는 얻을 수 없었다.

이하는 재단 조사팀이 북면 ██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을 때 얻은 면담 기록이다.

녹취: SCP-883-KO 관련 기록 1

거기 아무도 안 산지 꽤 됐는데.

응, 불 났을 때 말이지.

불 났을 때도 한동안 아무도 안 살았을 거야 아마. 내가 여기 이사 온 게 그쯤이었거든. 그때 이장님한테 한 번 여쭤봤는데, 그 집에 아무도 없다더라고.

그럴 만도 해 보였지. 아니 글쎄, 그렇게 낡은 집은 처음 봤어. 집이란 게 있잖아, 겉만 봐도 알 수 있다고. 거기 뭐가 있는지, 어떤 게 자리하고 있는지 말이야.

거기 있는 게 아무리 봐도 사람은 아니었거든.

뭐 애초에 그 집이 워낙에 입지가 안 좋잖아? 산기슭이라고 불러주면 양반인 지경이잖아. 거의 반쯤 산속에 들어가 있는데 말이야. 거기다가 늘 그림자만 져 있는 곳이고.

아, 그래. 그러고 보니까 들은 말이 있어. 여기 오래 사셨던 할아버지 한 분이 말해줬는데, 거기가 원래 그렇게 폐가는 아니었다 해요. 사람들이 들어가 살았었대.

아주 옛날에는 거기가 화전민 집이었고, 좀 최근에 양식으로 다시 지은 거라고 하대. 그러면서 하는 말이, 거기 가족이 하나 들어가 살았더라는 거야.

서울에서 온 가족인데, 아내가 많이 아파서 여기로 이사를 왔더래. 남편이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했대나 뭐래나. 자식도 딸 하나 아들 하나 있었는데, 다 같이 와서 여기서 학교 다니고 그랬더래.

모르겠어. 이 동네가 심마니가 그렇게 많은데, 남편 되는 사람은 심마니가 됐다고도 하고.

그건 그 할아버지도 모른대, 그 사람들 지금 어디로 갔는지.

녹취: SCP-883-KO 관련 기록 2

심을 돋우다가 무슨 말이냐면, 산삼을 캤다, 그런 뜻이요.

심마니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요. 입산하려면 몸도 정갈히 해야 하고, 또 지킬 걸 지켜야 한단 말이요.

지켜야 할 게 뭐냐, 그게 금기란 거요.

금기라고 한다면 이제… 대문에 금줄 치고, 황토 깔고. 고기 피하고, 경조사도 피해야 하고, 심지어는 마누라랑 잠자리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부정한 몸으로는 아무것도 되는 게 없어.

산이랑 대화를 하는 작업이요, 산삼을 캔다는 것은. 산신님께 치성드리고, 허락하신 심2을 얻어가는 것이 본질이니까… 그러니 얼마나 우리가 애를 써야겠어?

그러니까 이제 초짜들이 뭣도 모르고 도전했다가 혼쭐이 난다, 이 말이에요.

그 친구도 말하자면 그런 쪽이었는데 말요. 그래, 그 집에 살았던 친구. 이름이 김██이랬나.

우리를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거든. 그 아내 되는 사람 병세가 안 좋아진 뒤였어요.

물론 그 사정이야 우리가 어떻게 이해를 못 하겠소. 자리보전하는 안사람 살리겠다고, 귀한 삼을 먹이면 나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그 심정을.

그렇지만 마음이 너무 급했지.

사람에 무에 홀리면, 그게 바로 태가 나. 그 친구는 심에 점점 홀렸어요. 목욕재계도, 금기도 나중에는 그냥 하는 둥 마는 둥이었지.

그냥 어쨌든 심만 찾아가면 되니까, 다른 건 다 중요하지 않다 여겼던 거요.

나중에는 우리 어이마님, 그러니까 우리 우두머리 되는 사람이랑 거의 반쯤 다투고는 아예 저 혼자 돌아다닌다는 게 아니요. 나도 전해 들은 이야기였지만, 참 당황스러웠지.

그 뒤로 어떻게 지내나 들여다보려고는 했지만, 점점 동리에는 내려오지도 않고, 아예 그 자식들도 공부는 작파했는지 내려오지도 않더래.

녹취: SCP-883-KO 관련 기록 3

저희 할아버지께서 그 집을 좀 아셨던 것 같아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 집에 편지를 자주 보내셨거든요.

네, 할아버지도 심마니셨어요.

네, 그런데 한 번도 본 적은 없어요. 아마 그때부터 그 집이 비어 있지 않았을까요? 사실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할아버지도 치매 때문에 많이 고생하셨거든요… 옛 기억이 있어서 편지하신 게 아닐까 해요.

편지 내용이요? 아뇨, 한 번도 본 적 없는데요.


부록 883-KO-다: 추가 연구

SCP-883-KO 관련 녹취 수합 중, 내용의 유사성이 있는 기록들이 대거 발견되었다. 관련 녹취는 일관적으로 치유 효과가 있는 특수한 종류의 산삼을 언급했는데, 지역 사회에서는 이것이 이미 미신의 영역으로 인지되고 있었다. 녹취는 또한 부록 883-KO-나에서 언급된 김██ 씨가 해당 종류의 산삼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증언을 포함했다.

한편, 지역 경찰에서 화재 사고 당시 수집했던 증거물이 재단으로 인계되었다. 증거물 중 유의미한 연관 관계를 가진다고 추정되는 문서와 그 주석을 아래 첨부한다.

[해독 불가]

[해독 불가]

…원년(799) 가을 7월에 길이가 9척(尺)이나 되는 인삼(人蔘)을 얻었다. 심히 기이하다고 여겨, 당에 사신을 보내 바쳤는데, 당 덕종(德宗)이 그것은 인삼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받지 않았다.

— 삼국사기 제10권 신라본기 소성왕편1

[해독 불가]

[해독 불가]

할 수만 있다면
[해독 불가]

산중에서 모르는 심마니를 만나면 통성명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그랬는데2

[해독 불가]

눈이 마주쳤다.

[해독 불가]

아무리 찌그려도3 몽사4가 오지 않더니

[해독 불가]

[해독 불가]

심메를 돋웠다.5

1 이 기록은 실제로 삼국사기 제10권에 수록된 일화로, 799년 신라에서 9척(현재의 단위로 240cm~270cm)이 되는 인삼을 구했다고 전해진다. 이 산삼이 기이하다고 여겨 당에 진상했는데, 당시 당의 황제였던 덕종(779~805)이 이를 인삼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받지 않았다고 수록되어 있다. 문서의 필자는 해당 일화가 지역 사회에 구전되는 특정 종류의 산삼과 결부되어 있다고 믿었을 가능성이 있다.

2 전통적 심마니 사회의 규율 중 하나. 심마니는 입산 전 집에서 떠나올 때도 인사를 하지 않고, 산에 들어가서 화전민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낼 때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 또한 심마니들 간에도 최대한 대화를 삼가야 한다. 산에서 서로 모르는 심마니를 만날 때에는 성과 출신 지명만을 밝힐 수 있고 그 외의 말은 나누지 말아야 한다.

3 심마니의 은어. "잠을 잔다"의 의미.

4 심마니의 은어. 꿈의 의미. 심마니는 전통적으로 산에서 산신제, 성황제, 수배제, 어인선생제 등의 제사를 올리고 그 주변에서 낮잠을 잤는데, 이는 산신이 꿈에 나타나 산삼을 캘 수 있게 도와준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5 "산메"란 곧 산삼, 돋운다는 곧 (약초 등을) 캤다의 의미다. 다시 말해, 산삼을 캤다.


부록 883-KO-라: 지역 주민 간 연락 내역

이하는 상기한 녹취 관련 기록에서 언급된, SCP-883-KO 관련 가정에 전달된 편지 내용의 발췌다.

해당 내용의 맥락은 연구 중이다.

수필 883-KO.1

다 네가 자초한 일이다
변명할 말이 없다
헛된 것을 믿고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돌아가라
그래야 네 자식들만이라도

수필 883-KO.2

그 이야기가 거짓이라는 걸 왜 모르느냐
금기에는 이유가 있고 뜻이 있음이야
너는 절박할지 몰라도
그게 너와 네 가족 모두 위험 빠뜨릴 게다

돋우지 말고 있는 자리에 두거라
절대 손대지 말고
절대 돌아가지 마라

수필 883-KO.3

하나를 돋우면
하나를 묻어야지

하나를 돋우면
하나를 묻어야지

하나를 돋우면
하나를 묻어야지

하나를 돋우면


부록 883-KO-마: SCP-883-KO 영상 기록

이하는 SCP-883-KO 영상 기록을 발췌한 것이다.






















Insam_%28ginseng%29.png

2:00:00

SCP-883-KO 영상 기록에서 등장한 4인 가족은 20██년 11월 인근 야산에서 매장된 채 발견되었다.

사인은 전원 질식사였다.

돋워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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