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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SCP-8595: 개나 바퀴벌레나 평론가야Everyone's a Critic
원작: https://scp-wiki.wikidot.com/scp-8595
역자:TimothyYoung
Filename: cock.png
Name: Cockroach on an apple
Author: Neil Turner
License: CC BY-SA 2.0
Source Link: Flickr
사과를 섭취하는 SCP-8595
특수 격리 절차: SCP-8595는 제322기지 야생생물부 표준 곤충 격리 구역에 수용한다. SCP-8595의 신체는 비변칙 동종과 다를 바가 없기에 표준 절차대로 온도를 조절하고 생태를 조성했다.
SCP-8595는 엄격한 식단을 따르며, 특정 음식을 먹기를 거부한다. 추가 정보는 부록 참조.
설명: SCP-8595는 자신이 레스토랑 평론가라고 믿는 이질바퀴(Periplaneta americana)이다.
SCP-8595는 지성과 지각이 있지만 발화할 수는 없다. SCP-8595에게 아무 식품과 글쓰기 수단을 제공하면 SCP-8595는 식사 후 음식, 장소의 인테리어, 서비스, "레스토랑"의 컨셉을 평가하며 각 요소를 종합해 5점 만점의 별점을 내놓는다.
SCP-8595는 자신이 인간이라고 인식하거나 바퀴벌레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듯한데, 레스토랑에서 쫓겨나거나, 자리를 위해 한참 대기하거나, 무시당하거나, 사람들이 물건을 던지거나, 화학물질 스프레이에 맞았다고 옐프1 리뷰에서 수 차례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가설이 정확할 가능성이 더 높은데, SCP-8595는 리뷰에서 자신이 곤충 형태라는 점이나 곤충이 인간 크기에 맞춘 음식을 먹는 불편함을 언급하지 않거나 어물쩍 넘어가기 때문이다.
부록 8595.1: 먹이 공급 시도
SCP-8595는 얼마 되지 않아 격리 구역에서 공급한 음식을 먹기를 거부하며 리뷰에서 급식을 "시궁창 꿀꿀이죽"이라 칭했다. 비변칙 바퀴벌레는 대략 30일간 음식 없이 생존할 수 없으나, 변칙 개체인 SCP-8595에게도 똑같이 해당하는지는 불명이다. 이런 방식으로 SCP-8595가 사망할 시 이는 재단 규약 파기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제322기지는 오직 SCP-8595가 음식을 먹게 하기가 목적인 레스토랑 '카페 322'를 창설했다.
음식: 신선한 그래니 스미스 사과
결과: 사과를 제공하자 SCP-8595는 15초 동안 표면을 기어 다니다가 사과를 섭취했다. 그 후 다음 리뷰를 근처 컴퓨터에 작성했다.
카페 322. 난장판
축구 선수가 공을 차는 능력을 과시한다면 당신은 감탄하겠는가? 아니, 나라면 그러하지 아니할 것이다. 프로 선수라면 단순히 공을 찰 수 있다는 것보단 훨씬 큰 기대를 품으리라. 레스토랑이 신선한 음식을 사용한다고 공표함에 필자는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카페 322에서는 이 "그래서 뭐?"라는 감상이 식사 내내 떠나가지 않았다.
카페 322가 생각하는 고급 식당은 대체로 간결함의 미학을 따르는 듯하다. 제약에서 창작 영감이 쏟아져나오는 법이고, 예술가가 비좁은 공간에 갇혀 아름다운 작업물을 내놓으면 나 또한 마땅히 칭송할 준비가 되었다. 그러나 카페 322는 간결함의 미학에 매몰되어 생기 없는 빈 벽, 차갑고 밋밋한 금속 식탁, 직장에 출근한 기분이 드는 복장, 눈 아프게 밝은 병원용 전등에 빠져버렸다.
나는 운 좋게도 요리사의 테이스팅 메뉴를 제공받았다. 흰 플라스틱 접시에 올라간 청사과 하나를 대접받았을 때 내 분노와 실망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종업원이 주방에서 식탁까지 이 "코스"를 가져오는 짧은 시간 동안 사과를 땅에 떨어트리고 역겹게도 그대로 다시 올리기까지 했다.
내 앞에는 두 갈래 갈림길이 있다. 이 리뷰를 계속하며 독자들 모두가 살면서 어떻게든 맛보았을 사과의 맛을 늘어놓을 수도 있겠고, 아니면 카페 322처럼 뭘 하기도 전에 신경을 쓸 의지를 놓아버릴 수도 있겠다. 이 문장까지 읽었으면, 내가 어느 길을 택했는지는 명확하리라.
★☆☆☆☆
카페 322가 평론 사항을 경청했다고 알리었지만, SCP-8595는 "자신의 원칙에 따라" 카페의 음식을 일체 섭취하기를 거부했으며 단식 투쟁을 재개했다. 재단 연구진은 제322기지 지하층에 있는 한 빈 숙소를 개조해 미니멀리즘에 영향을 받은 "MAL"이란 컨셉 레스토랑으로 바꾸었다.
음식: "오아하카 치즈 가루와 향료를 뿌린 바삭한 또띠야,"2 "역설계 BLT,"3 "디저트 달걀"4
결과: SCP-8595는 음식을 한 번에 하나씩 제공받았으며, 각 부분을 먹으며 중간마다 메모를 적었다.
MAL문이 막힐 지경
필자가 요리라는 형태의 예술에서 — 그렇다, 예술 말이다! — 항상 즐기는 점은 주방장, 식당 주인, 기타 인물이 자신의 성향대로 결과물을 빚어내서 고객에게 자신들이 누구인지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MAL은 이런 일을 전혀 하지 않으며, 미니멀리즘을 극한으로 차용해 이곳을 창작한 예술가들이 고객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려 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을 정도이다. 검고 창문도 없는 벽, 차갑고 얼음같이 흰 대리석 식탁, 불편한 금속 좌석, 일부러 단조롭게 놓은 플레이팅을 보자니 내가 고급 레스토랑이 아니라 불쾌한 골짜기를 잘못 찾아왔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MAL은 조리사의 계절메뉴를 제공했고, 나는 이를 양껏 먹어보고자 했다. 첫 코스는 나초를 변형한 음식이었는데, 웨이터가 묘사하기를 토르티야를 삼각형으로 튀긴 다음 각종 양념을 쳤다고 했다. 칩은 마치 기름에 전혀 닿지 않은 듯 차가웠지만, 맛보며 강한 풍미를 느끼었다. 이 요리는 필자 마음에 가장 들었는데, 특히 몇몇 칩 위에 뿌려진 특이한 파란 조미료5가 진미였다. 띄엄띄엄 조금씩만 흩어져 있었지만, 이 파란 조미료의 맛은 그야말로 미미(美味)였다. 이 조미료만 내놓아도 한 그릇은 족히 비울 수 있다.
역설계한 베이컨 양상추 토마토 샌드위치는 따분했다. 이 요리를 두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은 아마 한 번쯤은 BLT를 먹어봤을 테고, 그대로도 모든 샌드위치 중 제일이라 여길 만하다. MAL은 신조차 부정하고 싶었는지 이 완벽한 샌드위치를 재해석해 제대로 먹기만 번거롭게 만들었다. 이 두 요리를 먹으며 필자는 가장 큰 꺼림칙함을 느꼈다. 필자는 손으로 먹는다고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그럴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간편하게 평범한 BLT를 내보이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글쎄다, 저들의 시선에는 충분히 독창적이지 못했던 모양이다.
"디저트 달걀"은 발상은 흥미로웠지만 내놓은 방식이 형편없었다. 필자는 분자요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한번은 자그마한 캐비어 크기의 붉은 액체를 담은 알들을 담은 그릇을 대접받고는 그게 토마토 수프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디저트 달걀은 아무런 풍미도 없었고, 단 맛이 다른 맛을 모두 덮었다. 웨이터에게 무슨 맛인지 묻자 (달걀은 전부 색이 달랐고 관통하는 주제나 패턴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달걀 하나를 줍더니, 손가락으로 으깨고는 "버터 맛 팝콘"이라고 답하고는 자신이 먹었다.6
이런 부주의를 보자니 MAL에 내릴 평가는 명확하다. 아이디어는 좋았고 몇몇 풍미도 좋았지만, 결과물은 따라주지 못했다.
★★☆☆☆
SCP-8595는 다시 단식 투쟁을 시작하며 MAL의 "새로운 셰프의 메뉴"를 시도하거나, 카페 322 음식을 다시 먹어보거나, 재단이 제공하는 음식을 먹기도 거부했다. 이러한 행보는 3일 동안 계속되었다. 상급감시사령부와 상의한 끝에, 연구진은 SCP-8595를 격리하는 데 전권을 위임받았다. 재단 위장 기업에서 제322기지는 미슐랭 별 보유 셰프를 고용해 3코스 식사를 제작하고 요리하라고 지시했다. 지하층을 뜯어고쳐 "레드 벨"이라는 장소로 재단 인테리어 디자이너 세 명의 감독대로 재건했다. 이 공간은 고급 미국식 스테이크집처럼 건축했으며, 주문 제작한 나무 판자를 벽에 설치했고, 바를 완비했으며, 수공예로 식탁을 제작했고, 수입품 식기구를 구비했다. 줄리앤 후버 연구원과 줄리안 후버 연구원은 웨이터 교육을 이수하고 격식을 차린 복장을 지급받았다.
음식: 소고기 타르타르와 피망 샐러드, 할라피뇨 줄기, 날계란 노른자, 케이퍼, 소고기 골수, 크로스티니. 일본산 A5 와규, 호주산 와규, 와사비 크레마를 곁들인 고베 비프를 각각 얇게 썰어 팬에 그슬려 내놓은 와규 테이스팅. 유콘 골드로 만든 으깬 감자, 소고기와 랍스터 육즙, 트러플 맥 앤 치즈를 곁들이고 토핑으로 랍스터 고기를 얹은 소갈비.
결과: SCP-8595는 각 코스 요리와 와인 페어링을 대접받았다. 각 코스 사이 SCP-8595는 제공된 노트북에 메모를 적었다. 첫 코스와 함께 나온 와인을 마시려 하던 중, SCP-8595는 컵에 떨어져 종업원이 건져내었다.
레드 벨; 레드 라이트
본인 리뷰를 조금이라도 읽어보았다면, 필자가 미니멀리즘이나 간결함의 미 같은 사조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분명 알 것이다. 요리사가 스스로 제약을 걸고 손님에게 최고의 시간을 주고자 하면 칭송해 마땅하고, 과거에 미니멀리즘 레스토랑을 즐긴 적도 분명 있다. 레드 벨은 맥시멀리즘 레스토랑이다.
레드 벨에 있는 모든 것은 대기 중인 직원부터 식탁까지, 바부터 내 음식이 담겨 나온 접시까지 진지하게 봐달라며 발을 구르고 아우성친다. 너무 완벽해서 이곳이 실제로 레스토랑이 맞기는 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레스토랑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친구에게 고급 스테이크집을 설명해보고, 이제 그 친구가 외계인에게 똑같은 정보를 설명하게 해보아라. 그때 외계인이 만들 레스토랑은 레드 벨과 큰 차이가 나지 않으리라.
비프 타르타르는 쫀득해 꼭꼭 씹어야 했고, 매번 씹을 때마다 내가 시체를 먹는다고 상기시키는 느낌이었다. 피망 샐러드를 추가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지만, 레스토랑 이름이 레드 벨인 만큼 피망(bell pepper)이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피망이 나온 요리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와규 테이스팅은 물론, 맛있었다. 그야 세상에서 제일 가는 스테이크인 와규이지 아니한가. 필자가 받은 모욕적이게 작은 직육면체 고기는 거의 완벽한 미디엄 레어로 구워졌다. 하지만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고기를 내놓은단 이유로 추천한다면 평론가로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없다. 정육점에서 바로 와규를 사서 직접 구워도 분명 이렇게 구울 수 있고, 이만큼 맛있으리라. 이 레스토랑이 오직 소스만 팔았다면, 별 다섯 개를 주었을 터이다. 와사비 크레마는 와규의 지방질을 뚫고 빛을 발했고, 다만 풍미가 다소 심심한 게 아쉬울 뿐이었다.
무시무시하게 큰 소갈비는 내가 레드 벨에 가진 모든 불만이 총집합했으며 파인 다이닝의 안티테제를 한 코스로 응축한 것이다. 이 식사는 마치 라스 베가스 스트립의 길거리에 나가 술 취한 사내들과 성형 수술투성이 아내에게 요란하고 터무니없이 비싼 레스토랑에서 5000달러를 내고 뭘 사 먹었는지 물으면 답으로 나올 듯했다. 그 누구가 제정신으로 랍스터 고기를 소갈비에 얹는가? 그 누구가 제정신으로 기름지고 버터가 든 으깬 감자를 기름지고 버터가 든 트러플 맥 앤 치즈와 함께 내놓는가? 이 접시에 올라온 요리는 각각으로는 좋았다. 아니, 어쩌면 훌륭하리라 (육즙은 단연코 최고였다). 그러나 양심 있는 사람으로서, 요리의 미학을 존중하는 사람으로서, 이 레스토랑을 참칭하는 곳을 도저히 추천할 수는 없다.
☆☆☆☆☆
SCP-8595는 단식 투쟁을 재개했고, 항변과 연구원들의 설득 시도에도 위 레스토랑들에서 어떠한 음식도 섭취하기를 거부했다. 상급감시사령부와 다시 회의를 진행했고, 새 레스토랑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지만, 재단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되었다. 재단은 SCP-8595의 모든 리뷰의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해 패턴을 정립해냈고, 아마 마지막이 될 새 레스토랑, "水來氣"를 신설했다.
음식: 제322기지의 대형 쓰레기통을 실내로 옮겨 빈 벽장 안에 넣었다.
결과: SCP-8595을 쓰레기통 안에 넣자 2시간 19분 후에 다시 나타났다.
수래기(水來氣)
진미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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