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인원: D-7891
탐사 일시: 199█년 7월 14일
서론: D-7891에게 손전등 하나와 일주일 치의 식량, 착용 가능한 녹화 및 통신장치를 지급하고 SCP-812-KO의 내부로 탐사를 보냈다.
녹화 기록
[녹화 시작됨]
D-7891: 그러니까, 저 안에 들어가라는 건가요?
박영진 박사: 그래. 그냥 끝까지만 갔다 오면 되는 거네.
D-7891: 젠장, 더럽게 어두운데……. 안에 뭔가가 있는 건 아니겠죠?
박영진 박사: 어… 아마 그럴거야..
D-7891: 씨발, 불안한데…….
D-7891이 투덜거리면서 SCP-812-KO의 입구 앞에 선다. 잠시 심호흡을 하는가 싶더니, 이내 뒤를 돌아봐 재단 요원들을 보더니 다시 뒤돌아 동굴 내부로 들어간다.
[녹화 중단됨]
결론: D-7891이 SCP-812-KO에 진입하자마자 곧바로 대상이 소지하고 있던 통신 장치와의 연락이 종료되었고, 통신을 재개하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하였다. 요원들을 SCP-812-KO의 내부로 투입하여 D-7891을 회수하려는 시도는 SCP-812-KO의 특성 때문에 실패하였다. 더 이상의 탐사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메모: D-7891은 사망 처리 되었다.
199█년 8월 22일: 1개월 전에 있던 SCP-812-KO의 탐사에서 사용되었던 무선 통신 장치의 신호가 다시 재개되었다. 즉시 SCP-812-KO로 요원들이 파견되었고, 그곳에서 동굴 입구 앞에서 쓰러져있는 D-7891이 발견되었다.
D-7891과의 면담기록
박영진 박사: 도대체 SCP-812-KO 안에서 무슨 일이 있던 건가?
D-7891: 에, 그러니까……. 동굴에 들어가자마자 빌어먹을 놈의 손전등이 꺼지더라고요. 당신네들과 연락을 하려고 해도 그 통신장치의 전원이 들어오지도 않았고요.
박영진 박사: 분명 자네는 일주일 치 식량밖에 가져가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한 달 동안 살아남을 수 있던 거지?
D-7891: 젠장, 벌써 한 달이나 지난 겁니까? 어두워서 그런지 시간 감각도 없어졌었구만…
박영진 박사: 질문에 대답해 주게.
D-7891: 어, 그러니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뭘 먹지 않아도 배가 전혀 고프지 않더군요. 그 때 가져간 음식들은 모두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박영진 박사: 대관절 어떻게 다시 나온건가?
D-7891: 안은 어둡지, 걸어도 걸어도 빌어먹을 놈의 동굴은 끝이 안 보이지. 너무 짜증이 나서 바닥에 털썩 앉았는데 하필 빌어쳐먹을 놈의 돌멩이 위에 앉았지 뭡니까. 엄청 아프더라고요. 결국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그놈의 돌을 집어 들어서 아무 곳에다가 던졌는데, 그게 벽에 부딪히더니 불씨가 튀더군요.
박영진 박사: 운 좋게 부싯돌을 집어 들었나 보군.
D-7891: 운이 좋긴 좋았죠. 그 돌 덕분에 그곳을 빠져나왔으니까요.
박영진 박사: …뭐?
D-7891: 운이 억세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 불씨가 바로 옆에 아무렇게나 있던 풀 쪼가리에 튀더니 불이 갑자기 붙더군요.
박영진 박사: ……있을 수 없는 이야기 같군.
D-7891: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으니 제가 그곳을 빠져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박영진 박사: 그래서? 그다음에는 어떻게 되었지?
D-7891: 불이 붙으니까 조금 환해지더군요. 조금 으슬으슬 추운 것 같기도 해서 몸이라도 녹일까 하는 생각에 불 근처로 가려는 찰나 갑자기 동굴 전체가 대낮처럼 환해지더군요. 갑자기 밝아져서 그런지 눈이 뒈지게 아프더라고요. 눈이 조금 진정되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자, 세상에. 한 달 동안 저를 애먹이던 그 자손 삼대가 빌어먹을 동굴이 고작 오 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깊이더군요!
박영진 박사: 잠깐, 오 미터라고?
D-7891: 네, 오 미터요! 고작 몇십 발자국만 떼면 끝에 닿을 수 있는 그 거리를 한 달동안 빙빙 돌고만 있었더라고요! 게다가 출입구가 바로 제 뒤에 있었습니다. 그 어둠 속에서는 결코 보이지 않던 바깥이 훤하게 보이더군요! 너무나도 반가운 마음에 냉큼 바깥으로 나왔죠.
결론: SCP-812-KO의 내부에 들어가면 모든 발광 장치가 꺼지고 기계의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동굴 내부에서 '불'을 만들어내면 탈출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또한 밝혀졌다. 어둠 속에서는 방향 감각이 상실되는 것으로 보이며, 인지 능력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미치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탐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