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792-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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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 번호: SCP-792-KO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SCP-792-KO는 제██기지 저위험 변칙 개체 보관 구역 내 표준 변칙 물품 보관함에 개별 수납한다. SCP-792-KO-1과 SCP-792-KO-2는 밀폐된 용기 내에 보관하며, 보관 구역에 쌀을 포함한 모든 곡류의 반입을 금지한다.
SCP-792-KO-1의 취급 시에는 방독 마스크 및 보호 장비 착용을 의무화한다. 모든 실험은 2등급 인원 이상의 승인 하에 진행된다.

설명: SCP-792-KO는 박으로 제작된 전통적인 바가지의 조각 일부이다.

파손 이전의 SCP-792-KO는 쌀 한 줌을 넣고 문지르면 변칙적 현상이 발생하여, 쌀이 바가지에 가득 찰 때까지 증식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바가지가 파손됨에 따라 해당 변칙성이 변화하였으며, 현재까지 입수한 두 개의 조각은 각각 상이한 변칙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들 조각은 SCP-792-KO-1과 SCP-792-KO-2로 지정되었다.

SCP-792-KO-1은 바가지의 손잡이 부분으로, 겉 면에 여덟 팔(八) 자가 새겨져 있다. SCP-792-KO-1에 쌀을 투입하여 증식시키면 쌀 대신 곡류 곰팡이로 인해 퍼지는 아플라톡신, 푸모니신, 오크라톡신 등의 독성 물질이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이는 쌀을 증식시키지 않아도 바가지 내에서 소량으로 유출되는 것이 관측되었다.

SCP-792-KO-2는 바가지의 몸통의 일부 조각 부분으로, 겉 표면에 열 십(十) 자가 새겨져 있다. SCP-792-KO에 쌀을 투입하고 증식시키면 정상적인 쌀 대신 산패되어 황변된 쌀이 증식된다. 해당 쌀은 실온에 장기간 보관해놓아도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지 않지만, 섭취하면 심각한 인지 기능 저하와 우울증 및 기타 정신 질환을 유발한다.

두 조각 모두 어떠한 충격에도 파괴되지 않았으며, 접착제와 같은 결합 물질을 이용해 두 조각의 영구적 결합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SCP-792-KO-1의 원 소유자 유성철(남, 61세)은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읍내리에 위치한 자택에서 간, 신장 및 신경계 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으며, SCP-792-KO-2의 소유자인 유하나와 5촌 (당숙) 관계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SCP-792-KO-2의 원 소유자였던 35세 여성 유하나는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자택 내에서 중증 우울증과 섬망 증상을 보이는 상태로 재단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후 재단 내에서 회복 절차를 거쳐 수차례 면담과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최종적으로 기억소거제를 주입 받고 민간으로 복귀하였다.

유성철의 자택을 조사하던 도중 전의면에 위치한 지역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진 "쌀 나오는 바가지" 설화의 바가지와 SCP-792-KO의 높은 유사성이 발견되었으며, 설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 집이 찢어지게 가난한 유씨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마을에 흉년까지 들자 굶어 죽는 사람이 늘기 시작하였다. 집에 먹을 것이 떨어지자 아내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쌀과 바꿔 오라고 한다.
유씨는 장에 가서 쌀 서 되와 바꿔 돌아오다가 동네 박서방이 개구리를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유씨는 박서방의 처지가 딱하여 쌀 서 되와 개구리가 든 바가지를 바꾸고, 개구리들은 물가에 놓아주었다.

그런데 물가에 던진 바가지가 떠내려가지 않고 거슬러 올라왔다. 풀어 준 개구리들이 바가지를 다시 가지고 올라온 것이었다. 그리하여 유씨가 바가지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바가지에서 쌀이 계속 나와 가득하였다.
유씨 부인은 자기들만 배부르게 먹을 수 없다며 바가지를 이용해서 동네 사람들에게 쌀을 나누어 주었다. 덕분에 마을 전체가 보릿고개를 넘기게 되었다. 그 후 마을에 풍년이 들어 바가지는 더이상 쓸모가 없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유씨는 자손들에게 바가지를 물려주게 되었는데 자손들은 서로 바가지를 가지려고 싸우다가 그만 깨뜨리고 말았다 한다.

현재까지 SCP-792-KO의 추가 조각의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유하나와의 면담 중 제시된 추측이 사실일 경우, 남아있는 SCP-792-KO는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

부록 1: 2025년 7월 25일 면담실 음성기록 아카이브

서론: 유하나와의 면담
대상: SCP-729-KO-2 원 소유자 유하나
면담자: 저위험 변칙 개체 관리부 연구원 김형국


<기록 시작>

김형국 연구원:
머리는 좀 어때요?

유하나:
아, 이젠 다 괜찮아요. 몸 상태도 괜찮은 것 같구요.

김형국 연구원:
다행입니다. 그러면 이제 이 물건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SCP-792-KO-2를 꺼낸다.

김형국 연구원:
이 바가지 조각과 관련된 어떤 이야기던 간에 다 좋으니, 생각나시는 건 전부 말씀해주십시오.

유하나:
그 얘기 전에요, 혹시 저 집에 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거 돌려주지는 않는 거죠?

김형국 연구원:
예. 돌아가실 수는 있지만, 해당 물건은 돌려드릴 수 없습니다.

유하나:
…네. 거기에서 나온 쌀은 먹지도 못하고, 어차피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버릴 물건이었으니까. 좋네요. 전부 얘기해드릴게요.

연구원님, 혹시 세종시에 전해져 내려오는 '쌀 나오는 바가지 설화'를 알고 계신가요?

김형국 연구원:
아뇨. 설화의 내용을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유하나:
네. 간단한 이야기에요.

유 씨 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은 너무나 가난해서 쌀 사먹을 돈도 없었답니다.
그런데 어찌저찌해서 쌀을 구했어요.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데, 강가에서 유 씨처럼 가난한 박서방이라는 사람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려 하는 것을 보고 쌀과 개구리가 든 바가지를 교환해요.
이후 그 바가지를 근처 물가에 두었는데, 개구리들이 그 바가지를 다시 유 씨한테로 되돌아오게 하더니 그 바가지 안에서 쌀이 산처럼 튀어나왔습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긴 유씨에게 자연이 선물한 기적이랄까요..
그 이후 부자가 된 유 씨는 이웃들과 동네 사람들에게 쌀을 나누어주었고, 그 마을은 굶어죽는 사람이 없어지게 되었어요.

김형국 연구원:
오.

유하나:
..거기서 끝났으면 참 좋았겠지만, 결말은 그게 아니에요.

이후 자들에게 그 바가지를 전한 유 씨는 죽기 전까지 가난하고 불우한 이들을 위해 힘쓸 것을 약속했어요. 그런데 탐욕을 못 이긴 그 자손들이 서로 본인 것이라며 가지고 싸우다 그 바가지를 쪼개버렸다 해요.

유하나:
여기까지가 민간에 퍼져 있는 설화고, 할아버지께서 알고 계시던 설화는 여기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추가된 버전이었어요.

김형국 연구원: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이 있었던 거군요?

유하나:
유 씨의 자식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을 베풀었던 유 씨와는 다르게 베푸는 것은 관심도 없었고, 무한하게 쌀이 나오는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었다 해요. 오히려 쌀 농사를 하는 농부들에게 조롱과 멸시를 일삼았었죠.

자식들마저 그 바가지 때문에 갈라졌는데, 마을 사람들, 특히 쌀 몇 말과 그 바가지를 바꿨던 박서방이 가만히 있었겠어요? 그 사람은 그 바가지가 자기 거였다면서 과장된 소문을 퍼트리며 내놓으라 하고, 자식들은 그 바가지 때문에 서로 헐뜯고 괴롭히니…

그러다 일이 일어났어요.
유 씨의 자식들이 결국 박서방을 죽인 거에요. 선을 넘어버린 거죠. 그때, 애지중지 모시고 있던 바가지에 금이 가더니 갑작스럽게 깨져버렸어요. 그 후, 바가지 조각에서는 더 이상 신선한 쌀이 나오지 않았어요. 대신 뭐가 나왔는지는.. 아실 것 같고.

바가지 조각이 깨지고 난 후 마을의 주민들은 흩어진 바가지 조각을 찾아 쌀을 늘려고 했어요. 그렇게 마을의 주민들과 유 씨의 자식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병1으로 죽어갔는데 오직 유 씨는 죽지 못했습니다. 20년, 30년이 지나도 말이죠. 자식을 올바르게 가르치지 못해서 벌을 받은 걸까요? 아무튼 그렇게 아직까지도 유 씨는 살아있다고 합니다. 어때요? 생각나는 게 있지 않나요?

김형국 연구원:
그럼 그 설화가..

유하나:
할아버지는 이 설화를 저한테 들려주시더니 이 바가지 조각이 그 설화가 사실이라는 증거라고 하셨어요.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바가지는 깨져 조각나버렸고, 인간들은 그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고 하셨죠.

김형국 연구원:
할아버님께서 또 하신 얘기는 없으셨습니까?

유하나:
조각난 바가지에선 이전의 신선한 쌀과는 달리 역하고 불길한 것들만 튀어나왔다 해요. 자연 또한 인간의 욕심에 실망해버린 것 아닐까요?

그래서 할아버지는 매일 논 밭을 나가실 때마다 속죄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일하신다고 했어요. 본인이 한 짓이 아니지만, 그래도 반성해야한다 하셨고요. 돌아가시기 전 날에도 논을 가꾸셨으니..

그리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이런 얘기를 했어요. 모든 조각들이 모이면 인간의 악의로 인해 깨져버렸던 바가지는 다시 붙여지고, 그 바가지의 저주는 풀리고 다시 신선한 쌀이 나올 것이라고..

김형국 연구원:
면담 수고하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남기신 말은 그게 끝인가요?

유하나:
아 한 가지 더 요. 바가지 조각 표면에 왜 한자가 써져 있는지 아세요?

김형국 연구원:
음.. 아뇨. 잘 모르겠습니다.

유하나:
쌀 미(米) 자를 파자하면 八, 十, 八 자가 되는데, 쌀 한 톨을 얻으려면 농부의 손길이 88번 필요하다는 의미래요. 뭔가 알아달라고 새겨 놓은 것 같지 않나요? 쌀은 그냥 나오지 않고, 충분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걸.

남아있는 바가지 파편은 마지막 八 자를 가진 파편 하나일 겁니다. 찾으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려요.

김형국 연구원:
감사하긴 한데, 이런 건 굳이 왜 알려주시는 겁니까?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 같지는 않은데요.

유하나:
음… 뭐랄까요.
저는 사실 포기하려 했거든요, 바가지 모으는 거. 어디 있는 지도 모르고, 막상 다 찾아도 솔직히 저주니 뭐니 있을 것 같지도 않아서…

그런데 이렇게 찾아주시겠다는 분들인데, 도와드려야죠. 할아버지도 좋아하실 거에요. 개인이 찾는 것보단 조직이 찾는 게 더 빠르겠죠.

김형국 연구원:
…감사합니다. 전부터 느꼈는데, 쌀에 대해 잘 알고 계신 것 같네요.

유하나:
그럼요. 이래봐도 저 농업생명과학 석사까지 딴 사람입니다?

김형국 연구원:
근데 그런 사람이 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바가지에서 나온 산패된 쌀을 드신겁니까?

유하나:
돈…이 없어요.

<기록 종료>



부록 2: 역사학부 연구원 김민종 메일 일부

To. 역사학부 부장 최석만

안녕하십니까, 연구원 김민종입니다.
유 씨를 POI-792로 규정 후, POI-792의 이후 행적과 그 후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나, 어딘가 이상한 부분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POI-792는 그 마을에서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그 이후에는 다른 마을을 찾아 갔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의 신분증처럼 조선 시대에도 호패라는 신분 증명서가 있습니다. 16세 이상의 남성만 가지고 있지만, 자식까지 볼 정도로 나이가 있는 남자이니, 당연히 호패법에 의해 호패를 확인받았을 겁니다.

호패에는 사는 지역부터 병역 의무까지 자잘한 것들이 많이 기록됩니다. 그런데 이전에 살았던 곳, 즉 POI-792가 살던 그 마을은 현재 의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인해 모든 생명체가 사망한 상태입니다. 그런 곳에서 혼자 온 것이라면, 병을 퍼트린 용의자로 몰리거나, 아니면 병의 항체를 가진 유일한 존재로 고을 기록서라던가 어딘가에 기록되어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대의 어떠한 역사서나, 심지어 야사에도 비슷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을 전체가 사망한 병임에도 말이죠.
만약 POI-792가 호패를 가지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면 이 상황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16살 이전의 어린아이나 여성이 아닌 대상의 이러한 상황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정말 POI-792가 아직까지 살아있는 게 맞을까요? 확실하지 않은 가설이지만, 제 생각은 POI-792가 호패를 확인받을 이유가 없는 존재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존재는… 여성이겠지요.

SCP-792-KO-3으로 지정된 남은 바가지 조각 하나의 수색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조각으로 POI-702의 존재에 대한 다른 힌트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확실한 정보가 나오면 보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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