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772-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772-KO에 속했던 놀이기구는 모두 철거하여 제27K기지 직원 휴게실 내에 비치했다. 적어도 6시간에 1번 이상 제27K기지 인원은 SCP-772-KO의 기구들을 모두 이용해야 한다. 최대 이용 횟수는 정하지 않는다. 기구의 유지 보수는 1달에 1회, 기구들을 외부로 반출하여 명천구 내에서 PoI-8329-KO에게 정신적 건강 관리 업무를 위탁한다.1
설명: SCP-772-KO는 서울특별시 중구 ████아파트 내 놀이터에 위치했던 놀이기구들로, 미끄럼틀 2대, 시소 2대, 그네 2대, 기타 놀이기구 3종류로 이루어졌다. SCP-772-KO의 주된 변칙성은 정신조작으로, 각 놀이기구 주변 20m의 지성을 가진 인간이 해당 기구에서 놀고 싶어지는 충동을 유발한다. 주변에 인간이 지나가지 않는다면 6시간마다 부여되는 충동의 강도가 심화된다. 그 정도는 아래와 같다.
- 평상시 충동은 단순히 이미 놀려는 의도를 지닌 사람이 더 오랜 시간 노는 정도에 불과하다.
- 6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놀이터에 들어가려는 의사가 없지만 시간 자체는 한가하던 사람이 놀이터로 들어와 즐기는 정도의 충동이 발생한다.
- 12시간이 경과하면 본래 예정된 출근, 등교, 사전의 약속 등을 무시하고 놀이터에서 놀려는 강력한 충동이 일어난다. 이 이후로는 시간이 지나도 충동 수준이 강해지지 않는다.
부록 1: 발견 및 내력
SCP-772-KO는 2026년 3월 30일, ████아파트 내에서 '대낮부터 어른들 10여 명이 놀이기구에서 격렬하게 놀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되면서 재단에 최초로 발견되었다. 사건에 관해서는 '단순한 소모임'이라는 역정보를 유포하고 관계자들을 기억소거 처리했다.
████아파트 내에서 SCP-772-KO가 건설되었던 기록은 찾을 수 없었지만, 연관된 건설사 등에 문의한 결과 직원들은 이상한 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탐문 조사에서도 놀이터가 원래부터 존재했다는 답변 외에 유의미한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다만 건설 당시 신원 불명의 남녀 한 쌍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끔 출입하였다는 공사장 인부의 증언을 획득했다.
SCP-772-KO 주변을 봉쇄하고 아무도 드나들지 못하게 한 지 48시간이 경과했을 때, 기구들에서 음량 약 50dB의 고주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음파 분석 결과 이 음성은 유아기 아동의 오열하는 음성이 변조된 양상을 보였다. 또한, 개체의 파괴 내성 검사를 위해 SCP-772-KO 중 미끄럼틀에 파괴 실험을 진행했을 때, 부피 10 세제곱센티미터 정도의 플라스틱 조각을 떼어내자 음량 약 70dB의, 이전보다 더욱 높은 주파수의 음성이 발생했다.
앞선 사항들을 근거로 SCP-772-KO 기구들이 본래 인간 아동이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했다. 위에서 떼어냈던 미끄럼틀 조각은 조성 분석 결과 인간 생체 조직 ██%가 함유되어 있었다. 한편, 전국 각지 병원에서 사망진단서 발급 과정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아동 9명의 신원을 확인하여 초상증적 데이터베이스2에 저장한 바 있었는데, 그중 한 아동의 DNA가 미끄럼틀 조각에 함유된 생체 조직의 유전 물질과 일치함을 확인했다.
위 9명의 아동 전원은 말기 암 (신경모세포종, 유잉 육종, 골육종 등)으로 투병하다가 사망한 공통점이 있었다. 아동들이 사망한 각 병원 내 CCTV 기록을 확보하여 아동들의 사망일 주변에 공통적으로 출입한 인원을 확인했고, 그렇게 재단 내 요주의 인물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인물 둘을 최종적으로 추려내는 데에 성공했다. 두 요주의 인물의 간단한 정보는 아래와 같다.
성명: 신주현
관련 요주의 단체: 광흥전자
감시 사유: 2025년까지도 활발하게 광흥전자 내에서 연구 개발에 참여하던 인원이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아직 30대 중반임에도 퇴직한 이후로 명천구를 출입하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본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분야의 연구 개발에 참여하던 인원이 어째서 명천구에 관심을 보이는지, 행여나 어떠한 계획을 획책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며 감시 우선순위는 '중간'으로 지정되었다.
행동 방침: 명천구에 배정된 현장 요원 1인이 PoI-5432-KO의 동향을 1주일에 1회 보고한다. 특이 동향이 보고된다면 기동특무부대 요타-98 ("야쿠르트 아주머니") 투입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경우에 따라 기억소거 처리한다.
부록 2: 면담 기록
SCP-772-KO 제작에 연루되었다고 의심된 두 인물의 신원을 모두 밝혀낸 이후, 그중 비교적 접촉하기 쉬웠던 PoI-8329-KO에게 먼저 접촉하였다. 아래는 현장 요원이 PoI-8329-KO를 대상으로 시행한 면담 기록이다.
면담자: 김길영 요원, 기동특무부대 람다-7 ("청소부") 소속
면담 대상: PoI-8329-KO (이루미)
비고: 면담 대상은 재단에 우호적인 요주의 단체 측과 협력 중이며 명천구 주민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재단 측에서 구금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면담실 바깥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무장 병력 2인을 눈에 띄지 않게 배치했다.
[기록 시작]
김 요원: 네, 그럼 면담 시작하겠습니다. 저희는 SCP-772-KO… 음, 그 놀이기구들에 대해 좀 알고 싶을 뿐이니까요. 정보만 말씀하시면 별 탈 없이 귀가하실 거예요. 이해하셨습니까?
PoI-8329-KO: 최대한 빨리 해주실래요…
김 요원: 알겠습니다. 그럼 우선, 놀이기구를 만드시는 데에 아이들을 이용했다. 이 부분은 인정하십니까?
PoI-8329-KO: 말만 들으면 누가 애들을 갈아넣어서 만든 줄 알겠어요. 표현을 삼가주시겠어요?
김 요원: 그렇지만 사실이잖습니까. 떡갈나무 측에서 방향성을 바꾸기라도 한 겁니까?
[PoI-8329-KO가 요원을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요원이 헛기침한다.]
PoI-8329-KO: 너무 단정하고 시작하는 거 아니에요?
김 요원: 아니, 솔직히 이 근처에서 테러 터지는 거 과반수를 변칙예술이 차지하는데. 선입견이 안 생기겠냐고요.
PoI-8329-KO: 그건… [잠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차마 부정할 수가 없겠네요. 아무튼, 뭐, 곧 죽을 애들을 납치해다가 기괴한 변칙예술로 만든 거 아니냐, 그런 걸 추궁하러 오신 거죠?
김 요원: 거두절미하자면 그렇습니다.
PoI-8329-KO: 하아. 괜히 이런 데에 끼어들어 갖고 이게 뭐냐고 진짜. 그 사람이 꼬드기지만 않았어도…
김 요원: 그 사람이라 함은, 혹시 신주현 씨 말씀이신가요?
PoI-8329-KO: 허, 이미 다 알아보고 오셨네요? 딱히 숨길 일도 아니죠. 맞아요. 처음 이런 일을 제안한 건 그 사람이었어요.
김 요원: 대체 이유가 뭡니까? 애들을 그 꼴로 만들다니. 기구가 되고서도 감각은 여전한 것 같던데요.
PoI-8329-KO: 처음 그 사람을 만난 건 소아 호스피스 봉사활동에서였어요.
김 요원: 호스피스?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환자들이 가는 곳이던가요. 그곳도 봉사활동을 받습니까?
PoI-8329-KO: 네. 대개 따로 교육을 이수해야 하지만요. 순전히 우연히 만난 사람이었죠. 설마 정상세계에서 초상세계 사람을 우연히, 하필 거기서 딱 맞닥뜨릴 줄이야. 얘기를 하다가 무심코 실수로 명천구라는 지명을 꺼냈는데, 그쪽도 표정 관리를 참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대번에 서로 알게 됐죠.
김 요원: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PoI-8329-KO는 할 말을 고르는 듯, 손가락을 턱에 가져다대고 고개를 양 옆으로 까딱인다.]
PoI-8329-KO: 보통 행정 일을 좀 돕거나, 병동 안에서 진행하는 놀이 프로그램 같은 걸 도와드려요. 저는 그래도 꼴에 미술가니까, 애들하고 같이 그림을 그려주거나 하는 일도 많았죠. 아무튼 평소처럼 봉사활동에 간 날에 어떤 애가 갑자기 조금 울더라고요. 무슨 일이니 물어보니까, 자기는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서 다른 애들 다 노는 놀이터에서 놀아본 적이 없다, 그런데 여기 와서라도 이런 거 하니까 좋다, 그러더라고요. 그네에서 떨어져서 모래밭에 뒹굴면서도 깔깔 웃으면서 다시 툭툭 털고 일어선다든지, 하다 못해 미끄럼틀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부럽다고. 본인은 절대로 못하는 일이었을 테니까요.
김 요원: [왼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그리고요?
PoI-8329-KO: 호스피스에 오래 봉사활동을 가다 보면 결국 헤어질 순간이 와요. 저번 주만 해도 있던 환자가 없어져 있을 때. 누군가의 임종이 임박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 그 애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죠. 되게 웃긴 건 있죠. 그 전 주에만 해도 오히려 상태가 약간 호전된 것 같았다는 거예요. 그 사람이고 저고, 애가 깔깔대며 자기가 직접 그린 그림을 보여주는데, 흐뭇하게 웃으면서 쳐다봤죠. 그런데 갑자기, 그렇게 돼서… 그 인간이 그걸 보고 얼굴이 굳어지더니… 다음 주에 일을 벌인 거예요. 말 그대로 '급발진'이었죠. 병실에 그 사람이랑 저랑 그 아이밖에 없을 때, 갑자기 애한테 물어보더라고요. "놀이터에서 놀아보고 싶니?" 하고요.
[PoI-8329-KO가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숙인다.]
PoI-8329-KO: 아이는 살짝 놀라더니, 금세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러니까 그 남자가, '알겠어'라고 하더니 무슨 기계 두 개를 꺼내더라고요. 하나는 병실 문 앞에 두고, 다른 하나는 허공에 휙 던졌죠. 그리고 던져진 쇳덩어리에서 갑자기 '길'이 열렸어요.
김 요원: '길' 말입니까?
PoI-8329-KO: 뭐, 미리 지정된 장소로만 열 수 있니 어쩌니 떠들어 대던데, 아무튼 포털 같은 게 생겼어요. 놀라서 이러면 안 된다 하니까, 잠자코 따라오라고 으름장을 놓대요. 문 앞의 기계 때문에 아마 한동안은 방 안으로 아무도 안 들어온다나. 마땅한 수도 없고 또 궁금하기도 해서 따라가 보니까, 어느 굉장히 인적 없는 놀이터 모래밭이었어요. 환자복을 입은 애가 병상에 눕고 수액 다 꽂힌 채로 나타났는데도 아무도 없었으니. 그 애가 오랜만에 보는 놀이터라고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어차피 뛰어놀지도 못하는데. 되게 웃기죠? [커다랗게 웃다가, 흐느낀다. 김 요원이 휴지를 건넨다.] 혼자 너무 길게 말했죠?
김 요원: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계속 얘기하시죠.
PoI-8329-KO: 그렇게 놀이터에서 10분 정도 구경시켜 주더니, 그 남자는 도로 우리와 함께 병실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말했죠. "네가 원한다면, 놀이터에서 놀게 해줄 수는 없어도, 놀이터가 되게 해줄 수는 있어"라고요. 저는 어이가 없었어요. 당장이라도 반문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게… 몇 주 동안 봉사를 다니면서도 본 적 없는 그 아이의 얼굴이 목에 걸려서… 저는… 감히…
김 요원: …그래서 애들을 놀이기구로 만드는 데에 협력하신 건가요?
PoI-8329-KO: 뭐, 제가 협력한 부분은 많지 않아요. 대부분의 작업은 그 사람이 했죠. 뇌를 컴퓨터와 동기해서 빼오니 뭐니, 어쩌고저쩌고. 보호자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둘이서 멋대로 저지른 짓이긴 했지만, 그 아이들의 '의식'만이라도 놀이터의 다른 또래 아이들과 놀게 해주겠다는 일념 하에, 저도 열심히 음악을 연주하거나 그림을 그려주며 애들의 심리를 진정시켜 주곤 했었어요. 주특기는 소품 제작이긴 했는데, 저도 나름 이것저것 손대봤으니까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죠. '그 순간'은 언젠가 찾아온다고요.
김 요원: '헤어질 순간' 말씀이신가요.
PoI-8329-KO: 그래요. 아까 말한 애가 임종 임박기라더라고요. 하루에도 대여섯 번은 비명을 질러서 간호사 분들이 뛰어오고. 진통제 넣고. 그랬다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계획을 실행에 옮겼어요. 애의 피부 세포를 일부 떼서 역분화 줄기세포를 만든다던가… 그러고서 이것저것 그 사람이 기기를 만지작거렸고, 그걸로 끝이었어요. 아이가 숨이 멎는 장면을 지켜보진 못했어요. 그건 가족들의 몫이었으니까. 멋대로 내 기분이 불편하다고 아이의 의식을 빼돌려 놀이기구에 집어넣을 결심을 한 사람이, 무슨 낯짝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겠어요?
김 요원: …저는 그렇게까지 스스로를 비하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PoI-8329-KO가 눈을 살짝 크게 뜨더니, 이내 크게 웃는다.]
PoI-8329-KO: 아. 아아. 죄송해요. 나쁜 뜻으로 웃은 건 아니고. 재단 요원 분한테 이런 반응이 돌아올 줄은 몰라서. 제법 인간적인 면도 있으셨네요?
김 요원: …선입견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닌가요?
PoI-8329-KO: 본인도 아까 변칙예술이 테러 어쩌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두 사람이 모두 피식 하고 웃는다.]
PoI-8329-KO: 아무튼, 그런 짓을 전국에서 여러 차례 반복했어요. 그 결과가 저 놀이터고요. 솔직히 저는 그 사람 부탁으로 애들의 멘탈 케어만 맡았어서 자세한 내막은 잘 몰라요. 그리고 멋대로 그 사람, 저한테 이후의 유지 보수도 떠맡겼다고요. 친한 언니, 누나로서 애들을 잘 부탁한다, 나는 할 일이 더 있네 뭐네 하면서 그대로 가버렸어요. 멋대로 끌여들어 놓고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고서 잠적했다니까요. 연락도 안 돼요.
김 요원: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하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PoI-8329-KO: …재단의 방침은 익히 잘 알고 있어요. 그 애들을 제가 앞으로도 더 만날 수 있을까요?
김 요원: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PoI-8329-KO: 부디.
[기록 종료]
부록 3: 샐리 메이블의 제안서
SCP-772-KO는 당초 제12K기지 격리실 내에 다른 안전 등급 개체들과 함께 격리되었지만, 격리 이후로 70dB 이상의 커다란 고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여러 인원들 사이에서 격리 절차에 대한 윤리적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인간 수준의 지성을 가진 개체의 스트레스 관리 관련 윤리적 문제, 강경한 격리가 오히려 개체의 위험성을 격상시킬 수 있다는 지적, 재단이 일부 감독한다는 전제 하에 개체의 격리를 외부에 위탁하는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는 지적 등등 다방면에서 당시 격리 절차에 대한 비판이 접수되었다. 이 점을 감안하여 샐리 메이블 제27K기지 이사관은 SCP-772-KO를 자신들의 기지에 격리하면서 PoI-8329-KO에게 일부 격리 절차를 위탁한다는 방안을 제시했고, 이는 수락되었다.
아래는 샐리 메이블 이사관이 SCP-772-KO 초도 격리팀에게 발송한 메일의 발췌본이다.
[전략]
재단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은 가끔 파국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모든 개체를 1년 365일, 24시간 격리실 내에 가두면서 통제 하에 두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져왔습니다. 그러한 믿음은 어떤 면에서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변칙 개체라는 것들은 우리의 상식 따위 가볍게 초월해서 상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뒤통수를 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비롯된 우리의 강박은 때때로 우리 자신의 목을 조르기도 합니다. 개체의 상태가 악화되는 모습이 뻔히 보이는데도 "우리가 더 잘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근시안적 시각에 사로잡힙니다. 정답은 실로 가까이 있는데도 말이죠. 이미 잘 격리하고 있던 이들에게 맡기십시오. 재단에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 많다고 한들, 평범한 사람 한 명이 해내던 격리 업무조차 제대로 재현하지 못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말썽이 발생할지언정, 우리와 변칙 개체는 공존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 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고대합니다.
[후략]
PoI-8329-KO가 이미 초상 세계 소속이며, 떡갈나무 측과의 협력을 통해 쉽게 거취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기억소거 처리 없이 합동 격리 체계를 구축하기로 결정되었다. SCP-772-KO는 더 이상 고주파 음성을 발산하지 않고 있다.
부록 4: 녹화 기록
아래는 PoI-8329-KO가 SCP-772-KO의 1차 정기 유지 보수 과정에 참여했을 때의 기록이다.
[기록 시작]
PoI-8329-KO: 안녕? 얘들아, 잘 지냈어? 오랜만이야.
[각 기구들에서 약 40dB의 중간 주파수 음성이 나온다.]
PoI-8329-KO: 잘 지냈나 보네.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니까 내 멋대로 해석하는 거지만, 그래도 뭔가 맘에 안 들었으면 너희는 막 소리 질렀을 거니까, 괜찮은 거 맞지?
[SCP-772-KO 기구들에서 규칙적으로 툭툭 끊기는 듯한 음성이 나온다.]
PoI-8329-KO: 그래. 암튼 너희들 상태가 좀 괜찮은지 봐야 돼서… 잠시 실례할게.
[PoI-8329-KO는 약 20분에 걸쳐 천천히, 각 기구들의 상태를 점검한다.]
PoI-8329-KO: 다행히 아무런 이상 없네. 그럼 얘들아, 다음에 다시 보자. …그리고 미안해, 너희가 좋다고는 했다지만, 이런 기괴한 짓, 사실 그 인간하고 내가 순전히 자기 만족 삼아서 한 일인데… 미안해, 진호3야. 그때 그림 정말 예뻤는데, 이제 다시 보진 못하겠네.
[PoI-8329-KO의 목이 약간 메인다. 돌연, SCP-772-KO 중 하나인 그네가 삐걱인다.]
PoI-8329-KO: 응…?
[그네의 삐걱이는 음정과 박자는 '학교 종이 땡땡땡'과 유사하게 들린다.]
PoI-8329-KO: 너…
[삐걱이던 그네가 다른 곡을 흉내내기 시작한다. 다른 그네 하나도 함께 왕복 운동을 시작한다. 시소 둘이 상하 운동을 반복한다. 조그마한 목마 모양 놀이기구 역시 앞뒤로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매우 조잡하고 애초에 일부 변형된 부분들이 있어 변칙성이 발현되지는 않았지만, 이 소리는 SCP-142-KO의 음률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이후 제기되었다.]
PoI-8329-KO: 너희… 이걸 기억해서 연습한 거야? 모두가?
[PoI-8329-KO가 황급히 뒤로 돌아선다. 음악이 멈춘다. 조그맣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PoI-8329-KO: 아니… 얘들아, 나빴던 게 아니야. 정말 최고였어. 내가 들어본 것 중에 최고로. …다음에 또 보자.
[기록 종료]
위 기록 이후로 SCP-772-KO 내에서 논 인원들의 엔도르핀 분비량이 소폭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주곡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