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격리 절차: 현재 SCP-7545의 정확한 위치에 대한 정보는 O5 평의회 및 SCP-7545 연구에 필요하다고 간주되는 인원만이 접근할 수 있다. 해당 경우를 제외하면 SCP-7545는 자가 격리를 유지한다. 모든 SCP-7545-A 개체들은 SCP-7545 내부에 머물며 비슷하게 자가 격리 상태를 유지한다. 현재 관리자가 부재 상태인 관계로 SCP-7545의 관리권은 O5 평의회가 행사한다.
설명: SCP-7545는 [편집됨]에 위치한 지하 벙커 복합 단지인 제11대피소Sanctum Eleven로, O5-11이 1919년부터 그가 사망한 1998년까지 소유했다. 해당 대피소는 감독관과 그 수행원들을 위한 확장된 안전한 근무 및 생활 공간으로 건설되었기에 SCP-7545는 최대 40명의 인원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방대한 물자를 갖추고 있다.
SCP-7545-A는 생물학적 기계 네 개체를 복합적으로 지칭한다. 이들은 죽은故故 O5-11과 유전적으로 동일하며 유사한 외관을 가지고 있고, 현재 SCP-7545에 거주하고 있다.
부록 7545.1
발견
전화 기록 녹취록
1998년 4월 30일 오후 7시 46분 부터 7시 53분 까지 O5-1과 O5-11의 대화 내역
O5-1: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O5-11: (거친 숨소리.)
O5-1: 여긴 정부기관의 보안 회선입니다. 강력히 권고하건데, 전화를—
O5-11: (메마른 헛기침) 놈들은 인간이 아니야.
O5-1: 11? 자네인가?
O5-11: 살덩어리 자동인형과 별 다를 거 없다네. 수동적인 기계에 불과해.
O5-1: 대체 무슨 소린가? 이보게, 자네 괜찮나? 자네 소식을 들은 지—
O5-11: (목소리를 높이며) 기억해! 놈들은 실패작이야. 나— 나의 복제품, 반쪽짜리 기억들이라고.
O5-1: 대체 무슨 소리인가? 지금 어딘데?
O5-11: 대피소로 오게, 장고. 직접 보라고. 자네는 좋은 친구였어.
[통화 종료.]
O5-1은 통화 종료 후 즉시 기동특무부대 알파-1("붉은 오른손")을 제11대피소에 파견해 O5-11의 상태를 확인하게 했다. [편집됨]에 도착한 화력조 트립티치TRIPTYCH, 레이저RAZOR, 그리고 쉬린SHRINE은 보안 규약과 자동 방어 장치들을 돌파해 SCP-7545의 진입로를 확보했다.
SCP-7545는 수십 명의 근무 인원과 경비대를 위한 충분한 생활 공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공간의 대부분은 방치되고 서로 다른 구조와 기능을 가진 물건들로 어질러진 상태였다. 알파-1 요원들은 신속하게 내부를 통과하고 시설을 확보한 끝에 최하층인 지하 3층의 개인 거주 공간 및 서재 내부에 있던 O5-11을 발견했다. 발견 직후 알파-1 의무병의 진단 결과 그는 사망한 상태였다. 의무병은 상급감시사령부에 O5-11의 시신을 확보하고 가장 가까운 재단 시설로 이송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이는 수락되었다. 시신을 SCP-7545에서 옮기던 중 알파-1은 O5-11의 방에서 네 개의 SCP-7545-A 개체와 조우했으며, 이송을 중단하고 해당 변칙개체들을 확보했다.
SCP-7545-A 개체들이 비적대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세 시간 후, O5-1이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도착했다. 그는 자신이 SCP-7545-A 개체들과 직접 면담을 진행하고 대피소 내부 시설의 목록화를 도울 것이라고 명령했다.
부록 7545.2
첨부된 기록
파일 7545.B83. O5-11의 사망을 보고받은 윤리위원회 오돈고 테하니 의장의 진술
진저리나는 놈이었죠. 고인에 대해 이런 말 하는 게 좀 그렇다는 건 알지만, 저도 할 말이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살다가 어느 순간 충분히 잔인한 짓을 저지른다면, 그 순간부로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할 자격을 잃는 겁니다. 그런 불미스러운 운명을 맞이해야 마땅한 자가 있다면, 그건 바로 베냐민이었습니다.
파일 7545.L91: 감독관 칙령 #111, 1890년.
그리고 인디언들이 서부 격리 시설을 침범한 것에 대해, 감독관 람다는 미합중국 정부가 재단만이 쓰도록 임대한 연방 국유지에서 원주민 부족들을 추방하도록 조치했다. 해당 지역에 대한 인디언들의 주장의 중요성은 시설의 보안과 재단의 지속적인 운영에 비해 부차적이라고 판단되었다.
«기록 시작»
[O5-1은 작고 잘 꾸며진 저장실인 SCP-7545-A1의 즉석 격리 구역에 들어선다. 선반에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의 기관총, 수류탄, 장비가 줄지어 있다. 대피소의 나머지 장소와 마찬가지로 깔끔하면서도 여전히 두꺼운 먼지로 덮여 있다. 기동특무부대 알파-1 화력조 트립티치의 요원 열 명이 벽에 줄지어 선 채로 무기를 들고 있다. SCP-7545-A1은 방 중앙에 가만히 멈춰 서있으며, 눈에는 초점이 없다. 짧게 자른 회색 머리카락과 염소 수염을 가지고 있어 죽은 O5-11의 마지막 모습과 시각적으로 동일해 보인다.]
O5-1: 11?
[SCP-7545-A1은 반응하지 않는다.]
O5-1: 벤?
SCP-7545-A1: 반갑네, 장고.
O5-1: 이게 무슨? 넌 뭐지?
SCP-7545-A1: 자네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알아볼 수 있다네.
O5-1: 뭐라고?
SCP-7545-A1: 자네에 대한 기억들이 떠오르거든. 물에 잠긴 시체들이 널린 갈리폴리 해변에 있는 자네의 모습, 평의회 회의 동안 탁자 반대편에 앉은 자네의 모습, 수행원들과 함께 여기에 있던 둘의 모습. 자네는 그에게 중요한 사람이었다네.
O5-1: 그러면 넌 베냐민이 아니군.
SCP-7545-A1: 그렇다네.
O5-1: 그럼 뭐지? 복제체? 원령?
SCP-7545-A1: 나도 내가 뭔지 모른다네. 하지만 난 그의 기억을 가진 채로 세상에 나왔고, 가장 먼저 본 것은 실망한 눈빛이었지.
[O5-1이 한숨을 쉰다.]
O5-1: 망할. 네가 뭔지 알겠군. 호문쿨루스homunculus — 인공 인간. 너도 알겠지만 그는 언제나 연금술에 관심이 많았지. 자주 위대한 개념들을 찾고자 하는 열망에 대해 이야기했어 — 마그눔 오푸스magnum opus, 프라이마 마테리아prima materia, 신타마니cintamani. 그리고 네 경우에는, 네이단NEIDAN.
SCP-7545-A1: 사후에 영혼을 보존하는 수법이지.
O5-1: 그래.
SCP-7545-A1: 나는 그의 기억 저장소로 만들어진 거야. 자기가 고른 것들로 채워진 텅 빈 그릇이지.
O5-1: 잔혹한 존재 의의로군. 유감이야, 그럴 가치가 없는 일인데. [잠시 멈춤] 그에게 거기에 집착하지 말라고 했건만…
SCP-7545-A1: 그는 언제나 윤리적 고려를 소홀히 했지. 그래서 자네가 그와 대화하길 그만둔 거고. 아닌가?
O5-1: 그렇지 않아. [잠시 멈춤] 하지만 네가 그렇게 말한다는 건 그가 그렇게 믿었기 때문이겠지. [한숨] 이런 젠장.
[침묵.]
O5-1: 이 말은 해야겠네. 이거… 심란하군. 넌 그를 똑 닮았어. 마치 그하고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아니지.
SCP-7545-A1: 나만이 그렇지. 난 그의 마지막 창조물이야.
O5-1: 다른 것들도 너와 같나? 호문쿨루스인가?
SCP-7545-A1: 그렇지. 하지만 실패작이야. 나보다도 말이야. 제대로 완성되지 않았어 — 그의 기억 전체가 아닌 인생의 몇몇 순간만이 담겨있지. 그가 밀어넣으려 한 기억의 양은 그릇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어.
O5-1: 하지만 넌 그의 기억이 모두 담겨있지, 맞나? 죽는 순간까지도?
SCP-7545-A1: 난 그의 마지막 창조물이었으니, 그렇다네.
O5-1: 그럼 왜 널 실패작으로 여겼지?
SCP-7545-A1: 나도 모르겠군. 내 생각에 그는 자기 경험을 모아논 것 그 이상의 무언가를 원했어. 난 그저 그게 없었던 거고.
O5-1: 그렇군. 그럼 나머지와도 이야기를 해봐야겠군.
SCP-7545-A1: 물론이지.
O5-1: 하지만 너한테 묻건데…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지? 그는 지난 몇 년간 우리와 완전히 거리를 뒀거든. 회의에는 자기 비서를 보냈어. 더이상 제01기지나 상급감시사령부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고.
SCP-7545-A1: 난 그의 기억은 가지고 있지만, 그의 결정 뒤에 깔린 생각은 말해줄 수 없다네. 그런 통찰력은 담겨있지 않거든.
[잠시 멈춤.]
SCP-7545-A1: 어쩌면 그래서 내가 실패작이었던 걸지도.
[침묵.]
SCP-7545-A1: 우리는 어떻게 될까?
O5-1: 아직 확신할 순 없어. 결정을 내리기 전 나머지와도 얘기해봐야 해.
SCP-7545-A1: 이해한다네. 다만 경고하건데, 그것들이 전부 나처럼 자기 존재의 본질에 대해 양면적으로 생각하거나 인지하고 있지는 않다네.
O5-1: 알겠어. 조심히 다루도록 하지. 고맙군.
«기록 종료»
파일 7545.O23: 윤리위원회 칙령 #001 (SCP-5549과 연관됨) 1977년.
SCP-5549에 대한 처우와 런던 브리지 프로젝트 과정에서 발생한 끔찍하고 과도한 윤리적 위반에 대해 O5-11은 최소 2년의 정직에 처해집니다. 위원회의 의견에 따르면, O5-11가 내린 결정은 재단의 더 큰 이익이 아닌 재단을 위해 변칙성을 무기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는 그 자체로도 중대한 윤리적 위반이지만, 1920년 개편 이전까지 재단이 이러한 행위를 해왔다는 점을 지적할 만합니다. O5-11은 공식적인 경로와 나머지 평의원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근거 없는 프로젝트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보호를 이용해 그러한 위반 사항들을 저질렀습니다. 그의 결정으로 수십 명의 재단 인원이 사망하고 재단에 극도로 적대적인 위험한 변칙개체가 탄생했습니다.
비록 본 위원회에는 평의회 구성원을 영구적으로 해임할 권한은 없지만, 최근 사건들로 봤을 때 O5-11의 지위를 재고하는 것을 관리자님께 긴급히 권고하는 바입니다. 그는 손에 피를 묻힌 자입니다.
파일 7545.Z31: 미합중국 육군 야전 진급 명령. 1863년.
[…] 그리고 그의 상관이 전선에서 쓰러졌을 때 연대를 지휘하고 적군의 학살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돌격을 성공으로 이끈 공로로, 베냐민 ████████한테 전투에서의 용맹함에 대해 미합중국 명예 훈장을 수여하고 제15 뉴햄프셔 자원 보병 연대의 중위로 임명한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서명하고 […]
«기록 시작»
[O5-1이 SCP-7545-A2의 격리 구역에 들어선다. 책으로 가득한 이층짜리 마호가니 책장이 있는 개인 도서관이다. 의자와 작은 책상 뒤에는 오랫동안 닫혀있던 작은 벽난로가 놓여 있다. SCP-7545-A2는 의자에 앉아있다. 그는 더 젊지만 여전히 분명 50대 초반의 O5-11의 형상을 하고 있다. 알파-1 대원들이 출구를 지키고 있다. O5-1이 들어오자 SCP-7545-A2는 문을 향해 돌아선다. 얼굴에는 한가득 미소를 띠운다.]
SCP-7545-A2: 장고!
[그는 팔걸이의자에서 일어선다. 알파-1 대원들이 총을 들어올리기 시작하지만 O5-1이 손을 흔들어 그들을 물린다. 그는 손을 뻗지만 SCP-7545-A2는 그를 잡아당겨 포옹한다.]
SCP-7545-A2 : 세상에나. 이게 얼마만인가? 여전히 스위스에 머무나?
O5-1: [느리게] 그래, 그래. 그냥 UN과 일 좀 했다네. 그 신생 기관이 우리를 너무 적대하지 않게 확실히 하려고 했거든.
SCP-7545-A2: 훌륭하군. 근데 보안대원들은 왜 이리 많나?
O5-1: 오. 그냥 일반적인 보안 예방책이라네. 걱정할 필요 없어. 자, 앉지.
[둘은 팔걸이의자 한 쌍에 앉는다.]
O5-1: 나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거라도 있나?
[SCP-7545-A2가 그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SCP-7545-A2: 무슨 말인가?
O5-1: 별 거 아닐세. 우리가 가장 최근의 평의회 회의에서 뭘 다뤘는지 기억하나?
SCP-7545-A2: 기억하고 말고. 비록 또 다른 회의를 할 때가 되었지만. 우리는 의료 전용 기지를 설립하기로 했고, 몇 가지 일반적인 격리 결정을 내렸지… 전에도 했던 것들이지. 로마의 오컬트 연합 회담에 대한 몇 가지 논의가 있었지만, 연합이 뭔가 중요한 존재가 될 것 같지는 않다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이지 않나. 정치질 때문에 수렁에 빠진 또 하나의 조직이 될 게 뻔하다고 본다네.
O5-1: 잘 모르겠군. 그들이 중요한 존재가 될 수도 있지 않나.
SCP-7545-A2: 그 자리에 있던 건 자네니, 자네한테 맡기도록 하지. 난 두 눈으로 보고 나서야 믿겠네. 아무튼 자네가 그저 수다나 떨자고 그 먼 길을 온 건 아닐테지.
O5-1: 맞네. 최근 철학적인 기분이 들거든.
SCP-7545-A2: 마음에 담아두는 거라도 있나?
O5-1: 미래의 목표들. 세상이 변하고 있고, 재단은 그 변곡점에 서있어. 자네가 생각하기에 이 조직이 나아갈 방향이 뭔지 이야기해보고 싶었다네.
SCP-7545-A2: 중요한 질문일세, 친구.
O5-1: 그렇지. 근데 자네는 이미 답을 찾았을 것 같군.
SCP-7545-A2: 똑똑하기도 하지. 맞아. 자네도 우리 관리자가 우리가 깔고 앉은 보물들을 이용하는 걸 망설이는 모습을 내가 달가워한 적 없다는 건 알고 있겠지.
O5-1: 그의 판단을 신뢰하나?
SCP-7545-A2: 할 수 있는 한. 자네는 그를 만났고, 그는 자네를 평의회에 섭외했지. 자네도 나와 같은 결론을 내렸을 거라고 확신한다네.
O5-1: 그가 완전히 인간은 아니라는 걸?
SCP-7545-A2: 그래. 그 눈에는 수 세기의 무게가 담겨 있어. 분명 인간 행세를 제법 잘 하긴 하지만, 난 70년 동안 평의회에 있으면서 그를 정기적으로 만났지. 그의 가면엔 빈틈이 있다네. 인간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보이곤 하는 버릇들이 없어. 사고방식이 남들과 달라. 처음에는 그냥 어떤 종류의 마법사인 줄 알았지만, 아니더군.
O5-1: 그의 모든 행동은 절제되어 있지. 마치 스스로를 막아야 하는 것처럼.
SCP-7545-A2: 유리병에 담긴 핵 폭발인 셈이지. 이야기가 딴 길로 새는군. 그는 분명 자신만의 이해관계가 있지만, 대부분 인류 전체의 것과 부합하는 것처럼 보인다네. 그래서 난 그의 판단에 따르더라도 괜찮다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에 대해 기뻐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나.
O5-1: 그렇다고 해서 자네가 성급하게 행동하려는 건 아니길 바라네.
[SCP-7545-A2가 조바심을 낸다.]
O5-1: 벤…
SCP-7545-A2: 심각한 건 아닐세. 그냥 프로젝트 몇 개야. 타우미엘이라고 명명된 등급을 부여할 거야. 그는 신경쓰지 않을 거야.
O5-1: 자네도 우리가 왜 변칙성을 사용하지 않는지 알지 않나.
SCP-7545-A2: 난 거기에 동의하지 않아. 헛소리야.
O5-1: 뭐라고?
SCP-7545-A2: 이것 봐! 난 거의 백 년을 살았지만 그 절반의 나이도 먹은 것처럼 보이지 않잖아. 우리는 식량을 끝없이 만들 수 있는 물체를 가지고 있어. 한 세기 동안 전 세계를 뒤흔든 전쟁에 개입하고 끝낼 수 있었고. 우리 둘 다 참전해서 친구와 가족을 잃은 전쟁 말일세! 어떻게 우리가 가진 이 놀라운 힘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걸 정당화 할 수 있겠나?
O5-1: 위험요소가 뒤따르잖아.
SCP-7545-A2: 그래, 그렇지. 비난해서 미안하다네. 오랜 친구 사이에서 할 말은 아니었지. 나도 위험이 있다는 걸 알고, 그래서 장막 파기를 옹호하지 않는 거지. 그냥 작은 반항으로 봐주게.
O5-1: 그냥 그 프로젝트들이 그 이상의 무언가가 되게 하지만 말게. 그 결과물과 자네한테 생길 일을 보고 싶어할 사람은 없을 테니.
SCP-7545-A2: 자네 오늘따라 참 이상하군, 장고. 내가 모르는 뭐라도 있나?
O5-1: 불행히도, 그에 대한 답은 언제나 '그래'라네.
[SCP-7545-A2이 웃는다.]
SCP-7545-A2: 망할 자식. 난 그저 상황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을 뿐이라네. 그게 그렇게 무리한 요구인가?
O5-1: 아니. 오히려 존경할 만하다네.
[O5-1이 뭔가를 말하려다가 그만둔다.]
O5-1: 가봐야겠군. 몸조심하게, 벤.
SCP-7545-A2: 조심히 돌아가게.
«기록 종료»
파일 7545.K82: O5-11의 사무실에서 나온 메모, 1963년 7월 18일.
자네한테 실망했다네, 콘웨이 이사관. 매우, 매우 실망했다네. 자네를 고용했을 적에, 난 자네가 선구안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다네. 그런 눈을 가진 자들이 우리 조직의 미래를 정의하지. 해야 할 일을 하는 강자들, 대부분이 한두 칸 너머를 볼까말까 하는 동안 체스판 전체를 보는 자들 말일세.
그러나 이제 내가 잘못 판단했다는 걸 알겠군. 자네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편견과 선입견에 의해 완전히 눈이 멀어있어. 재단은 사회의 괴상한 편견에 순응하지 않고도 존재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네. 그리고 우리의 사명은 자네가 누군가의 피부색이 업무 능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너무 불안정하고 우유부단한 바보이기 때문에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닐세. 솔직히 말해서 그녀가 자네보다 더 유능할 수도 있다네.
자네의 기지에서 인종에 기반한 채용 금지령을 철폐하고 존스 양을 고용하도록. 싫다면 내가 직접 가서 그렇게 만들겠네.
파일 7545.F72: 탱기어 커트TANGIER CUT 작전 디브리핑에서 발췌. 1969년.
O5-11의 명령에 따라 8개의 기지를 상대로 동시에 조사가 이루어졌고, 그리니치 표준시로 오전 2시 11분까지 총 39명이 GRU-P 첩자 혐의로 전원 내부 보안 요원들에 의해 비밀리에 구금되었다. 가능한 경우, 요주의 인물들은 기지 취조실로 이송되어 비정형 설득 부대 요원들한테 변칙적인 심문과 비변칙적인 심문을 둘 다 받았다. 39명의 수감자 중 21명은 스스로가 GRU-P 잠입 요원임을 자백했다. 이는 수감자 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므로, O5-11의 상시 명령에 따라 재단의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39명 모두가 처분되었다.
«기록 시작»
[SCP-7545-A3는 대피소 내부의 관측실에 구금되어 있다. 눈 덮인 황무지가 내려다보이는 양방향 거울이 설치되어 있다. 바깥에는 시야를 가릴 정도의 눈폭풍이 불고 있지만 방 안은 따뜻하다. SCP-7545-A3는 유리벽에서 몇 피트 떨어진 곳에 서있는데, 육체적으로는 SCP-7545-A2와 같거나 조금 나이 들어 보이는 정도지만, 뭔가 더 지쳐보인다.]
SCP-7545-A3: 안녕, 1.
O5-1: 11.
SCP-7545-A3: 아니, 난 11이 아니야. 선심 쓰는 척하지 마. 난 다른 것들처럼 망상에 시달리지 않아. 내가 날 만든 그자가 아니라는 걸 똑똑히 불가분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O5-1: 그거 다행이네.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다니 좋군.
SCP-7545-A3: 그럴 것 같군.
O5-1: 넌 어디까지 기억하지?
SCP-7545-A3: 말해줄 수 없네. 참조할 만한 틀이 없어서. 내가 뭐라도 기억하는지 물어보지 그래.
O5-1: 우리가 마지막으로 대화한 순간을 기억하나?
SCP-7545-A3: 아, 그래. 남극에 위치한 상급감시사령부. 1994년 9월 4일이었지. 그는 관리자의 계속된 부재에 관해 우려를 표했고, 그게 언쟁으로 번졌지.
O5-1: 논쟁이 아니었어. 난 그저 반대를—
SCP-7545-A3: 그는 논쟁이라고 생각했어. 자네가 자기한테 변명한다고 여겼지. 왜냐하면 그는 관리자의 편애와 런던 브리지 프로젝트가 잘못된 후 정직을 먹인 걸 씁쓸해하고 있었거든.
O5-1: 그건 그의 잘못이었어. 난 경고해주려고 노력했다고.
SCP-7545-A3: 아니, 그러지 않았어. 스스로를 속일 순 있겠지, 장고. 하지만 날 속일 순 없어.
O5-1: 어쩌면 내가 그가 멈추도록 몰아붙여야 했는지도 몰라. 하지만 그는 나보다 평의회에 오십 년이나 먼저 있었다고.
SCP-7545-A3: 하지만 관리자가 O5-1로 임명한 건 자네였잖아.
O5-1: 평의원들은 모두 동등해.
SCP-7545-A3: 웃기는 소리 하지 마. O5-1의 자리는 언제나 가장 중요했다고. 동등한 이들 중 최고였지.
[잠시 멈춤.]
O5-1: 그가 날 질투했다는 소리인가?
SCP-7545-A3: 아니. 그저 자네가 평의회 리더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겼지만 공식적으로 말하진 않은 거야. 자네의 친구로서, 그는 자네의 가장 안 좋고 낮은 면들을 통해 자네를 봤어. 그게 자네를 향한 그의 시선을 물들였지. 그래서 그는 자네를 임명하고 사라져버린 관리자를 원망했어.
O5-1:: 처음 아는 사실이군.
SCP-7545-A3: 그는 비통한 자였어. 그걸 숨기고 최선을 다했지. 하지만 그것은 그를 갉아먹었어. 자네들 나머지 곁에 있는 것을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 하지만 여전히 재단을 아꼈고, 더 중요한 것은 여전히 자네를 아꼈다는 거야. 그는 자네를 사랑하고 미워했으며, 자네를 미워하는 스스로를 미워했어.
O5-1: 그래서 여기로 후퇴해서 산속 요새의 은둔자가 되는 생활을 한 건가? 그냥 나한테 얘기를 했어야지. 우리가—
SCP-7545-A3: 난 그가 아니야, 장고.
O5-1: 그렇지. 사과하지. 난 그저… 그가 아직 여기 있었을 때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침묵.]
O5-1: 언제부터 그랬지? 그가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란 걸 알아. 우리는 친했는데, 언젠가부터 그가 거리를 두기 시작했거든.
SCP-7545-A3: SCP-5549 사건 후 평의회 나머지가 자기를 규탄하는 것에 투표했을 때였어. 자기가 일생을 바친 조직한테 버림받았다는 사실이 그를 망친거지.
O5-1: 안식년이 그에게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SCP-7545-A3: 물론 그렇게 생각했겠지. 그는 평의회에 남겨둔 유일한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어. 재단을 통합하고 개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실상 응용부대를 관리하는 등 그 모든 위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슬프고 슬픈 사람이었거든. 세상을 구하는 것에 집착했지.
O5-1: 난 한 번도 그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어… 변칙개체의 무기화에 대한 집착 말이야. 그는 오컬트 대전을 본 사람인데, 어떻게 변칙개체를 쓰는 게 죽음과 파괴를 줄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거지?
SCP-7545-A3: 그건 자네가 언제나처럼 제한된 시야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야, 장고. 자네는 제6차 오컬트 대전을 통해 재단에 들어왔고, 그 전쟁이 자네의 가치관을 형성했지. 그는 그보다 한 세기 전, 전쟁보다 질병이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군대 전체가 학살되던 시대를 살았어. 둘 다 다 군인이었지만, 자네는 참호전과 기관총의 시대에서, 그는 기병대와 머스킷총의 시대에서 왔지.
O5-1: 여전히 무슨 차이인지 모르갰군.
SCP-7545-A3: 왜냐하면 그건 변칙개체를 활용하나 마나에 대한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임마! 그건 재단에 대한 문제, 그가 싸워온 진실에 대한 문제—
[SCP-7545-A3는 한숨을 쉬고 관자놀이를 문지른다.]
SCP-7545-A3: 자네는 제6차 오컬트 대전을 목격하고 재단에 들어왔지. 그리고 자네가 처음으로 한 생각은 "신이시여, 이 많은 공포스러운 것들이 베르됭과 솜과 갈리폴리의 전장에서 더 풀려나오지 않아 참 다행이군." 이었지. 그는 남북전쟁에서 싸웠지. 변칙개체가 매우, 매우 한정되어 있어 조지아의 ASCI 알파캠퍼스와 베타캠퍼스에서나 볼 수 있던 시절 말이야. 그가 재단에 들어온 후 처음으로 한 생각은 "신이시여, 그 모든 걸 시작도 하기 전에 멈출 방법이 있었잖아!" 였다네.
O5-1: …그걸 고려하지 못했군.
SCP-7545-A3: 물론 그랬겠지.
[침묵.]
O5-1: 우리 친구 맞았지?
SCP-7545-A3: 자네와 같은 남자라면 친구를 가질 수 있지.
O5-1: 그가… 나한테 말하고 싶었던 게 뭐라도 있었나? 후회라도?
[SCP-7545-A는 입을 닫고 다시 유리벽을 향해 돌아서 눈폭풍을 응시한다. 그의 얼굴은 무표정하다.]
SCP-7545-A3: 아니. 후회는 없었어.
«기록 종료»
파일 7545.B12: 관리자가 O5-11한테 보낸 통신 내역. 1976년.
안녕하신가, 11.
시간이 제법 흘렀네. 잘 지내고 있으면 좋겠군. 최근의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난 자네에게 악감정이 없다는 걸 알아주게. 내가 더 이상 원한이라는 걸 품을 수 있을지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자네는 실수를 저질렀어. 끔찍하고 추악하며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실수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실수이지. 자네는 조직을 약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자네가 조직이 더 강하고 임무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던 시대로 되돌리려고 했어.
말할 필요도 없이, 자네는 틀렸다네. 그게 자네가 평의회에서 물러난 게 일시적인 유일한 이유라네 — 나는 진심으로 자네가 재단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믿는다네. 그러니 내가 설명해주도록 하지. 재단에는 주기가 있다네. 썰물과 민물. 변칙개체의 사용이 권장되는 시기와 권장되지 않는 시기. 내가 두 세기 전 이 조직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연금술사, 마법사, 학자들로 이루어진 느슨한 연합체로서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변칙개체를 이해하고 사용하려고 노력했지. 이것이 바로 자네가 들어온 재단일세.
개편과 대전쟁 후, 상황이 변했다네. 재단이 정상세계의 전쟁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정서가 흘렀다네. 설령 오컬트 대전으로 이어져도 말일세. 이것이 지금의 우리가 있는 재단일세. 과학자와 연구원들은 이용보다는 격리에 더 중점을 두지.
난 그게 자네한테 별로 맞지 않는다는 걸 이해하지만, 상관없네. 자네는 나만큼이나 구시대의 유물이라네, 베냐민. 난 시간의 흐름에 적응했고, 자네도 그래야 한다네. 적응 아니면 죽음 뿐이지. 평의회가 자네한테 5년의 안식년을 부여했지. 최대한 활용해보게도록.
진심을 담아.
관리자 프란츠 윌리엄스.
«기록 시작»
[SCP-7545-A4는 대피소의 무기고에 자리 잡고 있다. 검, 레이피어, 돌격소총, 머스킷, 플린트락을 포함한 현대와 과거의 다양한 전쟁 병기들이 벽에 줄지어 있다. SCP-7545-A4는 벽에서 멀리 떨어져 서 있다. 그는 젊어보이며,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으로 보인다. 아직 머리가 하얗게 변하지 않았고 수염은 다듬어진 염소 수염으로 대체되었다.]
O5-1: 안녕하신가.
SCP-7545-A4: 오! 안녕하십니까.
O5-1: 우리 이번이 초면이지?
SCP-7545-A4: 네, 그런 것 같습니다.
[그는 손을 뻗는다.]
SCP-7545-A4: 베냐민 콘드라키 중위입니다. 재단을 위해 일하고 있으니 이제 중위가 아닌 것 같긴 하지만요. 당신은요?
O5-1: 내 이름은 장고 브리지, O5-1일세.
[SCP-7545-A4가 눈썹을 찌푸린다.]
SCP-7545-A4: 뭐라고요?
O5-1: 아. 그렇지. 감독관 알파 말일세.
SCP-7545-A4: 오! 죄송합니다. 늘 감독관 알파는… 더 늙었다고 들었거든요.
O5-1: 곱게 늙었거든. 자네에 대해 이야기해보지. 재단에서 자네의 역할은 뭔가?
SCP-7545-A4: 지금 시점에서, 전 신체가 튼튼한 남성을 경비대에, 영리한 남성을 요원단에 모집하는 일을 합니다.
O5-1: 그렇군. 중요한 일이로군. 마음에 드나?
SCP-7545-A4: 충분히 마음에 듭니다. 저한테 딱 맞는 숙련된 일이거든요.
O5-1: 그렇군.
[침묵.]
SCP-7545-A4: 죄송합니다, 감독관님. 제가 말실수라도 했습니까? 이상한 표정을 하고 계셔서 말입니다.
O5-1: 그래? 사과하지. 잠깐 딴생각을 했거든. 곧… 오랜 친구를 만날 거라서.
SCP-7545-A4: 아. 오랜 친구가 최고의 친구죠. 잘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O5-1: 정말 고맙네. 내가 자네를 재단의 지도부 자리에 넣을지 고려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어떨 거 같나?
SCP-7545-A4: 전… 꽤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감독관님. 전 마법이나 초자연적 능력도 없는데요. 전 연금술사도, 마법사도, 심지어 책벌레도 아닙니다.
O5-1: 그래. 뭐, 그건 곧 중요하지 않을 거라네. 우리 같은 이들이 보호하고 있는 부류의 사람들이 더 필요하거든.
SCP-7545-A4: 알겠습니다. 어느 자리입니까?
O5-1: 최근 감독관 자리에 공석이 생겼다네. 자네도 후보 중 하나고.
SCP-7545-A4: 세상에나. 그건— 제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브리지 씨, 감독관님.
O5-1: 난 그렇게 확신하지 않네만. 자네는 제법 명석해. 똑똑하고, 눈치 빠르고, 사려깊지. 가끔은 지나칠 정도로. 그리고 매우 충성스럽고.
SCP-7545-A4: 뭐, 그건 감사합니다, 감독관님. 하지만 그런 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O5-1: 재단에 들어오기 전 뭘 했는지 이야기해주지 않겠나?
SCP-7545-A4: 싸움이요, 감독관님. 대부분의 우리 직원이 그랬듯 연방군에서 싸웠습니다.
O5-1: 분명 끔찍한 것들도 봤겠지.
SCP-7545-A4: 엄청요, 감독관님. 버지니아에 있던 저희 가족 농장도 포격을 맞고 사라졌죠.
O5-1: 자네의 가족은?
SCP-7545-A4: 죽었습니다, 감독관님.
O5-1: 애도를 표하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무언가를 정당화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겠지.
[잠시 멈춤.]
SCP-7545-A4: 죄송하지만… 감독관님?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O5-1: 신경쓰지 말게나. 자네가 감독관이 된다면, 조직의 미래를 위해서 뭘 추구할 건가? 부담갖지 말고 충분히 생각해보게.
SCP-7545-A4: 답은 간단합니다, 감독관님.
O5-1: 그래?
SCP-7545-A4: 저희 부모님께선 제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믿도록 길러주셨습니다. 타인의 운명에 대한 궁극의 힘을 가지는 건 영혼의 부패를 초례한다고 말이죠.
O5-1: 그리고?
SCP-7545-A4: 그분들은 해야 할 일을 할 힘을 가진 자들이 없었기 때문에 이제 세상에 없습니다. 저는 재단이 더이상 재단이 필요없는 세상을 만들게 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기대는 대신, 세상을 개선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저희가 구해야 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O5-1: 알겠네. 흥미롭군.
SCP-7545-A4: 충분한 대답이었기를 바랍니다, 감독관님.
O5-1: 자네 생각 이상이라네, 콘드라키 중위. 다음에 보지.
SCP-7545-A4: 물론입니다, 감독관님. 친구분과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O5-1: 고맙네.
«기록 종료»
파일 7545.Y17: O5-1이 낭독한 O5-11의 추모사, 1998년 3월 5일.
여기 모인 여러분 모두를 보니 반갑습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얼굴들입니다. 솔직히 벤과 저는 저희 둘의 장례식에 많은 사람이 올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둘 다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다른 사람들보다 오래 살았으니까요. 저희를 애도할 형제자매나 자녀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벤의 경우, 그의 죽음을 듣고 눈물을 흘릴 사람을 기대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지만 말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 모두에게 쉽게 거짓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그 차이를 눈치채지 못하셨을 겁니다. 여기 앉아서 그는 살아오면서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분명 올바른 일을 하려고 노력한 명백한 선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그에 대한 사람들의 마지막 기억을 좋게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하지만 저는 거짓말쟁이가 아닙니다. 그는 좋은 사람이 될 만큼 운이 좋지 않았습니다. 나쁜 사람이 될 만큼도요. 대신 그는 대부분의 죽은 사람들처럼 무한히 복잡했습니다. 뼛속까지 재단의 남자였죠. 그가 사랑하는 손녀의 생일 파티에서 빠져나와 부서 전체를 처분하라고 명령하는 걸 봤습니다. 그는 저와 함께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구시대적 편견을 재단에서 없애려고 노력하면서도, 자기 사무실에서 권력을 공고히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관리자에게 대전쟁에 개입할 것을 권유했지만, 냉전 동안 GRU-P 또는 펜타그램이 변칙개체를 통제하지 못하도록 부서 전체를 희생시키는 일 또한 기꺼이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그는 무한히 복잡한 인물이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많은 분들은 그의 인생의 끝부분을, 그가 그토록 갈망했던 좋은 옛 시절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 헛되이 노력했던 편집증적인 권위주의자의 모습만을 기억하실 겁니다. 윤리적 잔학 행위를 지지하고 재단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를 잃게 만든 것이죠. 그가 저지른 일을 근거로 그를 그렇게 판단한 사람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재단의 변화를 열렬히 지지하며 각계각층에서 온 재단의 사람들을 지원하고 잔인하고 무관심한 세상에서 우리를 선의 힘으로 만들려는 자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벤도 자신의 경험의 집합체였습니다. 다른 세기의 전쟁에서 태어난 그는 자신이 배운 것을 평화의 시기에 적용하려고 평생을 쏟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괴물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가 영웅이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제가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건 제 친구가 죽었다는 것뿐입니다.
파일 7545.A11: O5-11의 시신 부검 보고서에서 발췌.
순환계: 혈액 샘플에 따르면 사망 당시 순환계에 아포에쿼린,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 그리고 █████████이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물질들이 함께 사용되는 건 재단 기억제의 유효 성분으로 쓰이는 경우 말고는 거의 없다. 측정된 수치는 치사량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기록 시작»
[O5-1은 SCP-7545의 거주 공간에 있는 O5-11의 서재에 앉아 있다. 방에는 디지털 또는 전자 장비가 전혀 없으며 마호가니 천장, 유화 초상화, 고가의 에페메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O5-1은 고개짓으로 남아있던 알파-1 요원들을 내보낸다. 그는 O5-11의 서재에 홀로 남는다. 사방에 죽은 O5-11의 초상화와 사진이 있으며, 그중에는 O5-1이 같이 나온 것들도 있다. 그는 자신이 녹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몇 분에 걸쳐 서재를 돌아다니며 벽에 걸린 액자 속 문서를 살펴본다.]
[그런 다음 마호가니 책상 뒤의 많이 닳은 가죽 의자로 걸어가서 앉는다.]
[그는 책상에 팔꿈치를 기댄 채 머리를 손에 기대고, 말없이 몸을 떨기 시작한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기록 종료»
[[footnotebl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