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731-KO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SCP-731-KO 구간 도로의 속도를 40 km/h 이내로 제한한다. 해당 구간이 사고 다발 지역이라는 역정보를 살포한다. 과속방지 카메라를 설치하여 70 km/h 이상의 속도로 주행한 운전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변칙성을 인지한 민간인에게 기억소거제를 투여한다.
설명
SCP-731-KO는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한별리에 존재하는 도로인 한누리대로의 일부 800m에 달하는 특정한 구간이다. 해당 구간의 사이에는 한적한 미개발 지역과 터널이 존재하고, 양옆에 시내버스 601번 노선이 정차하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해당 도로 구간은 시공간적 관성이 부여되어 있어, 구간을 통과할 때 상대론적 시간지연을 가진다. 상대론적 시간지연이란,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라 속도가 광속에 다가갈수록 그 내부의 시간이 점차 느리게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SCP-731-KO 내에선 70km/h부터 시간지연이 급격히 적용되며, 약 85 km/h가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의 광속과 유사한 도달 불능 속도가 된다.1
고로, SCP-731-KO 구간은 본래 80 km/h의 속도로 주파했을 시 1분도 안 되어 주파 가능하지만, 그 변칙성으로 인해 운전자에게 시간지연이 발생, 외부 관찰자 시점 기준 23분은 되어야 주파가 가능하다. 그러나 내부 운전자의 시점에선 일반적인 시간인 1분 내에 주파한 것으로 인식된다.
부록: 발견 기록
SCP-731-KO는 다음 두 신고자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이하 내용은 각 발견자의 초기 발견 당시 진행된 면담 기록이다.
붙임-1: 이강현, 고등학생
네, 그러니까… (헛기침) 어… 네, 제가 말씀드린 게 전부예요.
… 네. 귀신 버스를 탄 거요.
그러니까, 제가 밤 10시에 학원 끝나고 버스 타고 갈 때 있었던 일이었어요.
막차라 버스엔 저랑 버스 기사만 있었고… 그때 피곤해서 잠깐 졸았거든요? 그런데… 아, 그때 자일리톨 껌을 씹고 있었어요. 이거 중요해요. 잠결에 고개가 팍 앞으로 떨어졌는데, 그 껌이 입에서 빠져나와서 바닥에 떨어졌어요. 그… 뭐였더라? 아무튼 그때 막 비몽사몽해서 그래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때쯤 저희 집 근처인 줄 알고 막! 화들짝 놀라서 벨을 눌렀거든요?
근데 아니었던 거예요. 그 터널 지나기 전에 있는 그 정류장이었던 거죠. 근데 그때 전 그것도 잘 몰랐어요. 막 잠이 막 쏟아지는 와중에 집 앞은 아닌 거 같은데 뭔가 눈치 보이니까 좀 가까우면 걸어가야지 하고 전 눈치 보면서 그 정류장에 내렸거든요. 아 그런데 그 정류장이 저희 집이랑 꽤 멀었던 거예요. 내리고 나서야 전 아 미친 [비속어 검열] 하고 어떻게 된 건지 그제야 상황이 파악이 되더라고요.
전 에라 모르겠다 하고 다음 버스 타야지 했죠. 근데 다음 버스가 오려면 한참 남아서 그냥 조깅하듯 뛰어서 다음 정거장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그냥 운동할 겸요. 요새 너무 공부만… 게임만 많이 해서 좀 찔리더라고요.
그래서 터널 지나서 그 풀밭 있는 데를 쭉 한 20분 정도 걸어서 다음 정류장까지 왔는데, 바로 버스가 오는 거예요. 아까 제가 탔던 그 버스랑 같은 번호인 버스가요. 전, 아 이거 타고 바로 집가서 롤 한판 해야지 하고 그 버스를 탔는데… 탔는데…!
너무 이 버스가 익숙한 거예요. 마치 방금전에 내린 그 버스처럼요. 그때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 떠지고 막 소름이 돋고 피가 막 몸에서 빠져나가는 느낌 있죠? 그 느낌이 막 오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버스기사를 쳐다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버스 기사님이 똑같은 분인 거예요. 그것도 미친 로봇처럼 앞만 보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이게 너무 이상한 거 있죠. 진짜 찐으로 소름이 돋더라고요.
분명 그 버스는 한참 전에 지나갔을 텐데, 차로 2분이면 가는 거리거든요? 설마 같은 그 버스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제가 이과거든요. 궁금한 건 확인을 해 봐야겠더라고요. 제가 설마… 설마 하면서 아까 앉았던 자리에 앉아 봤어요. 아직 자리가 따뜻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고개를 내리고 바닥을 본 순간…
제가 본 게 뭔지 아세요?
아까 제가 흘렸던 그 자일리톨 껌이 있었어요. 저는 바로 다음 정거장이 되자마자 뛰어내리다시피 내렸고, 그렇게 택시 타고 집 갔어요. 그동안 오줌 안 지린 게 용하죠.
붙임-2: 최병욱, 버스기사
제가 본 거 말입니까? 그 귀신 말이오? 제가 이야기 해드리죠.
전 여느 때와 같이 버스를 몰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버스라 이것만 하고 퇴근할 생각에 싱글벙글했었죠. 그런데… 갑자기 배에 신호가 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막차라 타는 사람들도 별로 없을 것이고, 차도 비어 있었기에 저는 좀 속도를 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매우 피곤해 보이는 한 학생이 버스에 탔습니다. 그때까지는 뭐 그럴 수 있겠다 싶었죠.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다 오는 경우는 많으니까요. 그런데… 중간에, 그 터널 전에 있는 그 정류장 있잖습니까? 거기서 갑자기 그 학생이 무슨 신들린 것마냥 막 발작하면서 벨을 눌렀습니다. 그래서 전 황급히 버스를 정차시키고 문을 열어주었죠.
그리고 그 학생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 휑한… 터널 앞의 공터에 내리더군요. 마치 그곳이 자신의 집인 것마냥…
저는 그 불길한 학생을 내려주고 점점 조여오는 대장의 고통과 그 음산한 학생으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에 안도하며 조금 흥분해서 악셀을 밟았습니다. 거의 80 키로까지 밟은 것 같습니다. 과속 카메라가 없어서 신경 쓰지 않고 밟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 터널을 지나고… 그다음 정류장에 누군가 서 있더군요. 저는 제 두 눈을 의심했습니다. 아까 그 학생이더군요.
저는 온몸이 굳어 앞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의 눈길이 계속 느껴지는 것 있죠? 그 학생은 마치 좀비처럼 핏기 없는 새하얀 얼굴과 땡그랗게 뜬 눈으로 저를 빤히 쳐다보더군요.
분명 그 거리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일 텐데…
그 귀신은 천천히 아까 앉아 있던 자리로 가서 앉더군요. 전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차를 운전했고, 그것은 다음 정거장이 되자마자 마치 네발로 뛰쳐나가듯 자리를 박차고 달려 나갔습니다.
그때 눈물이 다 나더군요. 귀신같은 거 안 믿는 사람인데, 그 경험을 하고 나니 진짜 오금이 다 저리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