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
SCP-693-JP
인생에 의미 따윈 없어
人生に意味なんてない
작가: kyougoku08
역자: LR0725
원본: http://scp-jp.wikidot.com/scp-693-jp
일련번호: SCP-693-JP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693-JP는 잠가둔 불투명 케이스에 넣은 채로 저위협 물체 보관고에 격리한다. SCP-693-JP를 사용한 실험을 진행할 시 기지 이사관의 허가가 필요하다. 또한 실험 시 사용하는 연구실을 무균 상태로 하며, 연구 관계 인력 전원에게 살충 소독을 진행해 SCP-693-JP-A로의 변태 가능성이 있는 절지동물이 전부 사멸한 것을 확인한 뒤에 실험을 시행한다. SCP-693-JP-A는 표준 인간형 개체 격리실에 각각의 개체를 따로따로 격리한다. 취급은 평범한 인간형 개체와 동일하게 한다.
설명: SCP-693-JP는 문고본 몇 권을 총칭한다. 현재까지 SCP-693-JP 일곱 권이 발견 및 격리되어 있다. (SCP-693-JP-1~7로 지정) SCP-693-JP는 모두 현재까지 발행된 서적 형태를 하고 있다. 출판사를 거쳐 출판되지 않은 서적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SCP-693-JP는 겉보기에 판별 가능한 특이한 점이 없으며, 모두 일반 사회에 유통되는 해당 서적과 조성 및 내용 면에서 완전히 일치한다.
현 시점까지 확인된 SCP-693-JP의 변칙성을 가진 서적 예시로 아래와 같은 책들이 있다.
- 『인간실격』
- 『반짝이끼』
- 『죽음에 이르는 병』
- 『도구라 마구라』
- 『완전자살 매뉴얼』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
또한 모든 SCP-693-JP의 면지에는 아래와 같은 문장이 쓰여 있다. 적은 사람을 찾기 위한 필적 감정은 모두 실패했다.
태어난 것에, 사는 것에 의미 따윈 없어
SCP-693-JP의 변칙성은 SCP-693-JP를 10쪽 이상 낭독했을 때 발생한다. SCP-693-JP를 낭독할 시 인간의 가청주파수 대역 내에서 그 낭독을 들은 절지동물은 SCP-693-JP-A로 변태한다. 한번 변태하는 수에는 제한이 있지만 정확한 수효는 밝혀져 있지 않으며, 보통 5~15마리의 개체가 대상이 된다.
SCP-693-JP-A는 유전자 및 다른 생물학적 조건에서 인간과 동일한 특성을 가진 생물이다. SCP-693-JP-A는 일반적으로 우월한 지성과 신체 능력, 온화한 성격을 가졌으며 대화 역시 가능하다. 특히 일반적으로 해충, 혹은 불쾌함을 유발한다고 여겨지는 생물일수록 그 경향이 두드러진다. SCP-693-JP-A의 외모는 대부분 「번듯한 얼굴」이라 언급되며 인종, 연령, 사용 언어는 변태한 생물의 현재 원산지와 생존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변태를 마치면 시대상에 적합한 상식과 문화 등 일반적인 지식도 습득한다.
SCP-693-JP-A로의 변태는 원리 불명의 과정을 거치며 주로 변칙성 노출 이후 10시간 정도에 걸쳐 비교적 느린 속도로 진행되지만, 기록 기기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고장을 일으킨 탓에 현재까지 영상이나 음성 기록은 남기지 못했다. 덧붙여 변태 중의 SCP-693-JP-A에 간섭하려는 행위는 어떠한 기기나 방법을 써도 효과가 없다.
현재, SCP-693-JP-A 개체는 우발적으로 변태한 개체와 실험 결과로 변태한 개체를 모두 합쳐 ██개체가 격리되어 있으며, 모든 개체가 격리에 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SCP-693-JP-A의 예시는 아래와 같다.
- 그리마(Scutigeromorpha) 수컷. 60대의 아시아계 남성과 유사한 SCP-693-JP-A로 변태함. 신고 후 격리가 이루어졌을 당시 발견된 최초의 SCP-693-JP-A 독립체. 이 개체 이외에도 SCP-693-JP-A 총 ██개체가 함께 발견됨.
- 풀색노린재 (Nezara antennata) 수컷. 20대의 아시아계 남성과 유사한 SCP-693-JP-A로 변태함. 실험 하에서 변태한 최초의 개체.
- 왕나비 (Danaus plexippus) 암컷. 20대의 유럽계 여성과 유사한 SCP-693-JP-A로 변태함. 대화 시 영어를 구사함.
- 사면발니 (Pthirus pubis) 암컷. 10대 후반의 아시아계 여성과 유사한 SCP-693-JP-A로 변태함. 실험 당시 ███ 연구원의 머리에 붙어 있던 개체가 우발적으로 노출되며 변태. ███ 연구원이 취침하던 중에 변태가 끝나면서 ███ 연구원은 경추에 염좌를 입음. 이후 특수 격리 절차를 재검토했다.
- 흰줄숲모기 (Aedes albopictus) 암컷. 30대 전반의 아시아계 여성과 유사한 SCP-693-JP-A로 변태함. 변태 당시 임신 중이었으며 24일 후에 총 ██개체를 출산하고 사망함.
SCP-693-JP는 ██현 ██시의 중학교에서 「교실에 발가벗은 수상한 사람이 있다」라는 신고를 받은 요원이 전날 국어 수업에 사용된 SCP-693-JP와 SCP-693-JP-A를 발견하여 확보 및 격리했다. 이후 마찬가지 사례가 주로 교육 시설에서 발생하였지만, 사정청취 결과 SCP-693-JP의 구입 기록이나 SCP-693-JP를 가져온 인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면담 기록 693-JP-SR
대상: SCP-693-JP-A-17. 변태 이전에는 흰수염깡충거미 (Menemerus fulvus)였으며 현재는 40대 아시아계 남성과 유사한 용모를 하고 있다.
면담자: 쿠스노키 박사
<녹음 시작>
쿠스노키 박사: 그럼 면담 시작하겠습니다.
SCP-693-JP-A-17: 네, 잘 부탁드립니다.
쿠스노키 박사: 우선 SCP-693-JP-A-17, 당신은 변태하기 전이 기억난다고 증언하셨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억을 갖고 계신 건가요?
SCP-693-JP-A-17: 예, 그러게요… 이렇게 말하면 부끄럽지만 그다지 정확하지도 않은 데다가 단편적인 기억일 뿐인데요.
쿠스노키 박사: 상관없습니다.
SCP-693-JP-A-17: 알겠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듯이 저는 이렇게 되기 전에는 거미였습니다. 아, 그 당시에는 뭐랄까, 그저 먹고 자고, 그래, 욕구에 따른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이제 와서 그걸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때… 정말 뭐라 해야 될지… 세상이 뒤집히는 것만 같은 충격이었어요. 갑자기 머릿속에 문자랑 문화가… 그래, 그야말로 지성이라 할 수밖에 없는 혼란스러운 무언가가 흘러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별안간 저한테는 「살아야만 한다」라는 감각이 생겨났죠.
쿠스노키 박사: 「그때」라면 SCP-693-JP의 낭독을 들었을 때가 맞습니까?
SCP-693-JP-A-17: 옙, 지금까지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는데, 아니 어쩌면 의식에 머무르지 않았었는데 갑자기 잘 들리게 되어서요… 그때의 감각은 뭐라 말로 설명하기 어렵네요. 그때부터는 의식이 멀어지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는 겁니다. 이렇게 제 기억도 애매한지라 질문에 대한 답은 이 정도밖에 못하겠네요. 이것 참, 도움이 안 되어서 면목 없습니다.
쿠스노키 박사: 아뇨, 괜찮습니다. 그러면 이걸로 이번 면담은
SCP-693-JP-A-17: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쿠스노키 박사: 제 권한이 미치는 범위라면요.
SCP-693-JP-A-17: 이 조직에서 저희가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음, 출신이 출신이니 지금 이런 취급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쿠스노키 박사: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인가요?
SCP-693-JP-A-17: 아뇨, 본래 벌레로서 아무런 의미도 없이… 이렇게 말하면 어폐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무위로 자손을 남길 뿐인 삶에서, 지금 이렇게 사람으로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 살고 있다는 건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것 아닐까요, 최소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쿠스노키 박사: …그렇네요, 검토해 보겠습니다.
<녹음 종료>
현재 이 보고를 받아들여 일부 SCP-693-JP-A를 현장 요원으로 고용하는 방안을 심의 중이다. 마찬가지로 SCP-693-JP-A를 D계급 인원으로 고용하자는 안은 재단 윤리위원회에서 부결되었다.
부록 1: SCP-693-JP 낭독을 담당한 D계급 인원의 약 8할이 자살을 원한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아래는 낭독을 담당한 뒤로 자신을 처분해 달라고 요구한 D-1994의 면담 기록이다.
면담 기록 693-JP-SV
대상: D-1994. 과거 동물 학대 경험 있음.
면담자: 쿠스노키 박사
<녹음 시작>
쿠스노키 박사: 우선 D-1994, 어째서 자신을 처분해 달라고 요구하시는 건가요?
D-1994: 모르는 거야, 선생? …아ー, 뭐, 그 목소리는 나한테만 들렸던 모양이구만.
쿠스노키 박사: 그 목소리?
D-1994: 계속 들려와, 「태어난 것에, 사는 것에 의미 따윈 없어」하는 소리가. 거기다가 그때 내가 본 바퀴벌레 같은 기분 나쁜 벌레, 그거, 인간이 됐다지? 그것도 나보다 훨씬 좋은 녀석으로.
쿠스노키 박사: …당신에게 그 정보가 공개된 적은 없을 텐데요.
D-1994: 왠지 모르게 그런 이미지? 그런 게 머릿속에 들어왔어. 그걸 생각하니 이제 어찌 되든 좋겠다 싶어서. 아직 밖에 있었을 때는 개랑 고양이를 잔뜩 죽여 댔는데 말이야, 아ー, 선생은 잘 모르겠지만 그건 나보다 아래에 있는 걸 잘 아니까 가능한 거야, 나보다 확실히 아래에 있는 생물이니까. 그런데, 개나 고양이보다도 하찮은 생물이 나보다 훨씬 잘나졌잖아? 이제 뭐랄까 살아가기 싫어질 만도 하지.
쿠스노키 박사: 즉 당신은 살아갈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 말씀인가요.
D-1994: …그래, 그런 거라고. 머릿속에서 누군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 같은 잉여인간 찌꺼기는 태어난 것도, 사는 것도 어차피 의미 따윈 없는 거야.
<녹음 종료>
이후 D-1994는 SCP-███-JP 격리 파기에 휘말려 사망했다. SCP-693-JP가 일으키는 정신적 영향을 현재 검토 중이다.
부록 2: SCP-693-JP를 낭독한 D-1998의 낭독 후 근무 태도가 현저히 개선된 모습이 확인되어 면담을 진행했다. 아래는 그 기록이다.
면담 기록 693-JP-SX
대상: D-1998
면담자: 쿠스노키 박사
<녹음 시작>
쿠스노키 박사: D-1998, SCP-693-JP를 낭독한 뒤로 근무 태도가 개선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D-1998: 그게, 선생님은 그 목소리랑 벌레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쿠스노키 박사: 예, 이미 확인한 내용입니다.
D-1998: 그거 말인데요, 처음에는 저도 되게 싫었어요. 계속 너한테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요. 그치만,
쿠스노키 박사: 그치만?
D-1998: 그치만 잘 생각해보면, 그런 기분 나쁜 벌레가 굉장한 사람이 된 거잖아요. 그러면 태어난 거나 사는 거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도 진짜가 아니지 않을까 해서. 그게 아니고, 지금부터 어떻게 할까가 중요한 건 아닐까, 그 의미를 자기가 만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쿠스노키 박사: 의미를 만들어간다, 는 겁니까.
D-1998: 저는 뭣도 모르는 채로 사람을 죽여서, 아무 생각도 없이 여기까지 왔죠. …아마 쓰레기라 불리는 인종이겠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의미도 없던 인생에도 어쩌면 제 스스로 의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럼 만들어 보자 마음 먹어서요.
쿠스노키 박사: 그런가요, 그게 근무 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말씀이고요.D-1998: 네, 살아 있으니 무언가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니까 어쩐지 그 목소리도 들리지 않게 됐어요.
<녹음 종료>
이후 D-1998는 고용 기간 1개월이 지나고 정례 해고되었다.
사건 보고 20██/██/██: D-1998 해고와 같은 시기에 새로운 SCP-693-JP가 발견되어 SCP-693-JP-8로 지정되었다. SCP-693-JP-8는 『즐거운 학문』의 형태였으며, 면지에는 아래와 같은 문장이 추가되어 있었다.
그러니, 올곧게 살도록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