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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SCP-6835: 허깨비 비행선Phantom Airship
원작: https://scp-wiki.wikidot.com/scp-6835
저자:Dr Leonerd
역자:Salamander724
지정번호: SCP-6835
위협등급: 세타(Theta)
특수 격리 절차: 전술작전부대(TOU)Tactical Operations Unit 언쇼-4 ‘푸 파이터스’Foo Fighters가 모든 SCP-6835 목격담을 조사하고 목격자의 기억을 말소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D7 평의회 명령에 따라, 향후로 SCP-6853을 포획하거나 기타 다른 형태로 방해하는 시도는 수행될 예정이 없다.
SCP-6835가 포착된 최초의 기요모타이프guilluameotype. 대냉기(大冷氣)의 해the Year of the Great Frost에 촬영되었다.
보고: SCP-6835는 페르디난트급 비행호위함 흑비룡호로,Black Wyvern 이 비행선은 알라리아의 루페르티아 침략전쟁War of Alarian Aggression(WAA)이 끝나갈 무렵 승무원째로 홀연히 사라졌었다. SCP-6835는 정기적으로 루페르티아의 관할 하에 있는 거주지역 상공 25000-30000 핸드hands 높이에 출현한다(이것을 이하 출현사태라고 지칭한다). SCP-6835 출현사태는 대개 갑작스럽고 격렬한 천둥번개를 동반하는데, SCP-6835 자체가 이러한 기상현상을 일으키는 것인지 그 여부는 불분명하다.
SCP-6835는 출현하고 몇 분 이내에 시속 170 킬로핸드의 속도로 빠르게 하강하기 시작하다가, 지면으로부터 150 핸드 높이에 도달하면 소멸한다. 일부 사례에서는 하강하기 전에 SCP-6835가 주변의 다른 비행선에 교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SCP-6835에서 발신하는 신호를 해독하려는 모든 시도는 전기장비 정전을 유발했고, 어떤 경우에는 전파장비가 발화해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 신호는 현재로서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간주되고 있다.
SCP-6835를 최초로 목격한 것은 HMA 여왕 아멜리아호Queen Amelia였다. 아멜리아호 승무원들은 킹스피어산(山)Mount Kingspear 부근에서 WAA시대 양식의 비행선을 목격했다고 보고했다. 아멜리아호 함장 율리우스 아바디에Julius Abadie는 SCP-6835가 옛날에 실종된 흑비룡호라는 것을 알아보았고, 그 움직임을 따라가라는 명령을 거부했다. 대신 승무원들에게 자신과 함께 짧게 묵념을 하자고 요구했다. 루퍼티아 공군Rupertian Air Force(RAF) 내부에 침투한 재단 요원들이 이 목격담을 조사한 뒤, 모든 관련자들의 기억을 말소시켰다.
현재까지 재단은 세 차례에 걸쳐 SCP-6835의 항로를 가로막아 보려고 시도했다. 모든 시도는 SCP-6835를 쫓아가던 항공기가 치명적 기관 결함이 원인으로 추측되는 추락을 경험하는 것으로 끝났다. 추락한 세 항공기 모두 잔해는 수습되었지만, 안에서 인간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부록: 이하 내용은 퇴역 항공병이기도 한 제7대 이스트채플 백작 타데우스 T. 화이트스톤Thaddeus T. Whitestone이 『임페리얼 인콰이어러』 지면에 발표한 글이다. 신화민속학부의 향후 연구를 위해 문서로 정리해 두었다.
비행사들 모두 주목!
검은 비룡을 조심하시오!
처먹은 짬만큼은 사람구실을 할 줄 아는 땅개들1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이 위대한 나라에 복무하는 항공병들은 충용무쌍하지만 동시에 미신적인 사람들이기도 해서, 자기들만의 기이한 관습, 전통, 민속이 전해지고 있다. 설리걸리sully-gullies라는 파란 깃털의 바닷새는 교미를 한 뒤 수컷이 암컷에게 버림받는데, 절망한 수컷들이 항공기 프로펠러에 투신자살을 해서 대참사의 원인이 된다는 이야기. 40년 이상을 공중에서 보낸 항공병들만 갈 수 있는, 바람도 우천도 없고, 언제나 만월인 달이 빛을 뿌려대는 목가적인 사후세계 클라우드 나인Cloud Nine 이야기 같은 것들. 이런 이야기들을 그저 실없고 쓸데없는 헛소리들이라 일축해 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학자이자 신사로서 필자의 명예를 걸고, 다음 이야기만큼은 우리 머리 위에 하늘이 있다는 것만큼이나 정직하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알라리아의 침략전쟁이 끝나갈 무렵, 검은 비룡호는 동형함 가운데 가장 훌륭한 호위함으로 이름이 높았었다. 기민하고 대담한 필레아스 파우스투스Phileas Faustus 함장(사진)의 지휘 아래, 북부전선을 가로지른 셀 수 없이 많은 전투를 다 겪고도 비룡은 생채기 하나 입지 않았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하지 않았으니, 비룡호가 서아르투리아West Arthuria 상공에서 두터운 안개를 헤쳐나가던 도중, 유랑하던 잔드인Zandish 용병대가 꼬여들었다. 사상자는 미미했으나 기관이 중파되었고 연료통의 휘드륨hydrium 잔량도 바닥을 드러냈으니, 이 싸움으로 루페르티아 영공으로 귀환할 가능성은 없어져 버렸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없을 것처럼 보이던 자정에서 1분이 지난 순간, 비룡호 승무원들은 다름아닌 악마의 방문을 받았다. 신선한 권속을 찾아 울부짖는 심연으로부터 비틀거리며 기어나온 악마 바로 그 자신 말이다.
필레아스 파우스투스 함장의 알려진 마지막 기요모타이프. 실종되기 직전에 촬영되었다.
먼지의 공후Prince of Dust는 파우스투스 함장에게 가장 먼저 하선해서 땅을 밟는 승무원의 불멸하는 본질immortal essence을 자기가 가져가는 것을 대가로 비룡호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해 주겠노라 제안했다. 머리 잘 돌아가는 함장이 서둘러 거래를 수락했고, 함장의 이빨 사이로 말이 떨어지자마자 비룡호는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불측(不測)한 속도로 천상의 바다를 범주(帆走)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고국의 쾌청한 하늘에 도달하자 비행선이 돌연히 멈춰서더니, 약속한 대가를 내놓으라며 그림자의 대부가 돌아왔다.
파우스투스 함장은 흐느끼는 오물로 가득한 농포(膿疱)투성이 구덩이에 자기 부하 중 그 누구도 집어던질 수 없다고 잡아뗐다. 대신 함장은 함재묘의 꼬리를 잡아올려 비행선 밖으로 집어던졌다. 고양이는 그대로 지면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함재묘 역시 엄밀하게는 비룡호의 승무원 중 하나였기에, 악마는 인간 승무원들의 영혼에 대한 권리를 상실했다. 하지만 성직자들이 늘 하는 말처럼, 필멸자가 악마를 속여넘기는 일이 가끔 있어도, 속아넘어간 악마가 그것을 허허 웃고 넘기는 일은 거의 없는 법이다. 분노한 먼지의 공후는 비룡호와 승무원들에게 저주를 내려, 시간 그 자체가 끝날 때까지 공중을 떠다니게 만들었다. 그 이래로 몇 년동안 제국 각지에서 항공병들이 하강만 하는데 절대 착륙은 하지 못하는 허깨비 같은 비행선을 목격했다고 보고해 왔다. 그러니 비행사 제군은 흑비룡호와 조우하거들랑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고, 그쪽에서 교신을 시도해올 경우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독자 제현이여, 비룡호의 승무원들을 애처로이 여기지는 말아라. 장담하건대, 비룡호의 두랄루민 뱃속에 도사리고 있는 것들은 더이상 신을 공경하는 루페르티아인들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으니, 그들보다 차라리 바다 민달팽이들이 인간에 가까울 것이다. 차라리 저 고도(高度)의 공포Horror of the Heights를 조우했다가 불행히도 저주받은 선원의 무리 가운데로 징집당한 사람들에게 연민과 동정을 베풀라.
나는 분명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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