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675-KO-1-a, 당신의 성질에 관해 이야기해 주시겠습니까?"
"넌 또 뭐야 씨바 아 아 아 아 아…!"
정적.
쿵.
"…"
"으윽…"
"그러니까 다시 시작하자면, 당신의 기원에 대하여…"
" 일단 내려주고 말을 해…!"
정적.
쿵.
"…"
"와 진짜 엄청 아프겠다."
김은 후배 정을 돌아보았다. 둘은 제CN-36기지에 파견된 KO 지부 연구원으로, 한창 SCP-675-KO 관련 연구에 참여하는 중이었다. 오늘은 김이 SCP-675-KO-1-a를 면담하는 날이다. 인간형 SCP를 면담하는 법을 배우겠다고 김을 따라나선 정은, 5초마다 하늘로 발사되었다 추락하는 역병신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게, 아프겠다."
김이 마치 지금이 오후 3시 44분이라는 사실을 말하듯 내뱉었다.
"이 면담 시도 성사된 적은 있어요?"
"아니?"
" 씨바아아 아아알…!"
"근데 왜 계속해요? 어, 또 날아간다."
"잘 날아가네…"
날씨는 화창했다.
"얻는 거라도 있어요?"
쿵.
"글쎄? 나 중국어를 못 해서."
"엥?"
"일단 인간형이라 면담 시도는 해야 하거든."
" 으아아아 아악…!"
"그게 요즘 상부의 방침이라고 듣긴 했는데요."
"응. 좋은 점이 하나 있지."
정이 김을 돌아보았다.
"뭔데요?"
쿵.
"면담비 나온다."
"진짜요?"
"응, 면담 횟수 늘리면 늘릴수록."
"흐아아 아아악…!"
정이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꿀팁이네요."
김 역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김은 내심 후배 정이 자신처럼 능숙하고 영리한 재단인이 되어가는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그렇지?"
업무는 평화로웠다. 둘은 점심을 같이 먹기로 결의했다. 인근 식당은 멀었지만, 그래도 가설기지 구내식당보다야 나으리라는 것이 둘 모두의 공통된 결론이었다. 정은 조용히 면담용 방송실을 나섰다.
김은 조용히 마이크를 끄고 의자를 돌렸다. 정해진 면담 시간은 끝나기까진 멀었지만, 상관은 없었다. 감시할 사람도, 그럴 의지와 의향을 가진 사람도 없었다. 김은 품속에서 안대를 꺼내 눈두덩 위에 씌웠다. 멀리서 들려오는 광물 채굴하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부드럽게 밀려왔다.
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