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몇 번을 말해야 들어줄 거야?
등급: 우리 반에서 나만 도시락에 고기 없어.
특수 격리 절차: 엄마가 내 말만 들어주면 되는 거잖아! 내가 그렇게 어려운 일들 해달라고 해? 맨날 말 하는 거잖아. 끽해야 넷, 아니 세 개도 안 되는데 그거 들어주는 게 그렇게 힘들어?
- 나 말하는데 딴짓 딴생각 하다가 놓치고 못들었다 하지 마.
- 들었으면 알아들었다고 대답 좀 해. 아니면 뭐라고 반박을 하든가.
- 엄마 생각대로 말없이 덜컥 하지 좀 마. 어떻냐고 물어보는 게 그렇게 어려워?
설명: 나물밖에 없는 도시락 이젠 지긋지긋해. 집에 돈이 없으면 이해하겠는데, 계란후라이는커녕 무슨 싸구려 분홍소시지 하나도 없어? 그딴 것도 사서 못 부쳐줄 만큼 가난한 것도 아니잖아! 진짜, 내가 그렇게 큰 거 바랐어? 어차피 나물은 한번에 왕창 해놓고 냉장고에서 조금씩 꺼내 담아주면 끝이니까, 매일 아침 해줄 필요 없으니까 엄마 바쁘다고 그러는 거 뻔해.
- 고사리에
- 시금치에
- 콩조림에1
- 김치.
엄마한테 나는 그만큼밖에 안돼? 식재료라도 사두면 내가 직접이라도 하지, 용돈으로 주면 등교길 편의점이든 학교 매점에서든 뭐라도 사가지, 근데 그것도 아니야! 난 졸업하고 독립할 때까지 이따위로 지내야 돼? 엄마가 날 미워하기 때문에?
내력: 우리 학교 급식실 낡고 지저분해서 싫다고 입학 첫날부터 얘기했는데 엄만 기억도 못하지? 그래서 진짜 급식실 닫는다고 도시락 지참하라 안내장 왔을 때 그렇게 허둥지둥 한거잖아. 엄마가 아무리 나한테 관심이 없대도 설마 그때부터 여태 이럴 줄은 몰랐다 진짜. 몇 달째인지는 기억해?
의견서-667KO-1: 이럴거면 엄마 차라리 돈으로 줘. 엄마 어차피 내 도시락 싸주기 귀찮을 거 아니야? 뭐? 매일 도시락 사먹으면 그게 얼마냐고? 아이 진짜 엄마! 진짜 겨우 그정도도 나한테 주기 싫어서 그러는 거라고? 그게 엄마 생각이야? 그럼 나도 생각 있어, 아동학대로 엄마 찔러버리고 난 센터 들어갈거야. 그게 차라리 나한테 더 행복할 거 같다고!
항목 제목은 사용할 수 있군요: 또 내 말 안 듣지? 자기 할 말만 하고, 내 얘기는 안 듣고, 맨날 그러는 거 이제 질리고 질려서 더 질리지도 않아. 엄마 진짜 내 엄마 맞아?
SCP-667-KO는 만 19세의 한국인 여성입니다 - 식사시 특이사항을 제외하면 신체적 변칙성은 전무하며 표준 인간형 격리실에 수용 가능합니다 - SCP-667-KO는 음료를 제외하면 초본식물의 순이나 줄기 등을 이용한 무침요리와 일부 조림요리 및 김치만을 섭취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극심한 영양실조에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 강제로 경구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수액주사를 통한 영양 섭취는 가능하지만 흡수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엄만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뭐가 되고 싶은지, 엄마랑 뭘 하고 싶은지 아무것도 모르잖아. 나랑 대화하려는 노력을 하긴 해?
SCP-667-KO에 대한 정보는 강력한 서술재해를 유발합니다 - 양식을 불문하고 SCP-667-KO를 나타내는 정보들을 문서로 작성하고자 하면 해당 문서의 내용은 모두 특정한 대화문의 스크립트로 변환됩니다 - 면담 결과 이는 2021년 8월 22일 대상이 발언했던 내용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SCP-667-KO의 변칙성에 오염된 문서는 SCP-667-KO-D로 지정합니다: 엄마랑 얘기할 때마다 벽을 보고 얘기하는 거 같아. 말이 통하긴 커녕 되돌아오지도 않아. 엄마 귀 먹었어? 아니면 혀가 잘렸어? 왜 말을 안해, 왜애!
SCP-667-KO는 편모가정의 외동딸로 성장했으며 당초 본인은 모친과의 관계가 원만했다고 증언했습니다 - 그러나 학교로부터 재단이 대상과 대상의 학생기록부를 인계해왔을 때부터 SCP-667-KO-D는 현재와 같이 모친과의 말다툼 내용을 싣고 있었습니다: 날 생각해서 싸준 거라고? 거짓말이잖아! 그 돈 아껴서 어디 쓰고 있는데? 남자 생겼어? 그럼 알려 주든가! 아님 차라리 그 사람한테 가버리고 난 버려버리든가!
SCP-667-KO의 모친은 사업체를 운영하여 SCP-667-KO를 부양하고 있었습니다 - 그러나 2010년대 동안 유방암 투병과 극심한 경영 불안을 감당해야 했으며 결국 2020년 불황을 맞아 파산했습니다 - 모친은 SCP-667-KO에게 이를 숨겼으며 이는 모녀간 갈등의 요인으로 비화했습니다 - 모친은 2022년 2월 4일 사망했습니다: 아니, 죽어버려! 엄만 행복해질 자격 없어. 차라리 죽어버려!
SCP-667-KO의 변칙성은 모친의 발인 직후 발현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 직계존속 장례로 인한 출결 처리를 위해 SCP-667-KO의 학생부를 작성하던 담당 교사가 변칙성을 최초 발견했으며 기동특무부대 엡실론-98("극성학부모")에 의해 확보된 후 현재에 이릅니다: …뭐야? 왜 갑자기 아픈 척 난리인데?
SCP-667-KO는 모친 또는 모친의 사망에 대해 대화하는 것에 극도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 SCP-667-KO-D에 대한 질문도 실제 대화 내용이 맞다는 것과 대화 일시에 대한 간략한 답변 외에는 더이상 증언하길 거부했습니다: 엄마. 엄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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