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663-KO

일련번호: SCP-663-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663-KO는 제145K기지 안전 등급 변칙 물품 보관실에 단독 금고를 두어 격리한다. 법의학과와 의료부 인원이 SCP-663-KO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SCP-663-KO를 사용할 만한 고난도의 부검 또는 수술이란 점을 담당 연구원에게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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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663-KO

설명: SCP-663-KO는 애스큘랍Aesculap 사에서 제조한 것으로 보이는 메스대 3호이다. SCP-663-KO 자체로는 변칙성을 보이지 않으나, 크기에 맞는 메스날을 끼울 경우 변칙성이 발휘된다. 메스날을 끼운 SCP-663-KO는 일반적인 메스와 달리, 해부학적 구조물을 절단하였을 때 그 구조물을 온전히 보존한다. 가령 SCP-663-KO를 이용하여 혈관을 절단하는 경우, 혈관에서 혈액이 전혀 흘러나오지 않아 마치 결찰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인다. 또한 절단한 뒤 그 혈관을 다시 접합한다면 혈관은 절단하기 이전과 완전히 동일한 상태로 원상복구된다. 신경을 절단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신경을 SCP-663-KO로 절단하였다가 다시 연결하면 신경 전도도가 전혀 저하되지 않은 채 이전과 같이 유지된다. 이러한 효과는 살아있는 동물뿐 아닌, 동물의 시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부검 표본에서 SCP-663-KO로 절단한 동맥을 관찰한 결과 동맥을 이루고 있는 세포에 그 어떠한 손상도 가해지지 않은 사실이 판명되었다. 동맥을 연결하는 과정을 관찰했을 시 알려지지 않은 변칙적 기전을 통해 세포 간의 연결이 복구되는 것을 발견하여, 그 과정에 대한 의료부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부록 663KO-1
SCP-663-KO의 사용과 관련하여 법의학과와 의료부 사이에서는 발견 이래로 잦은 충돌이 있어 왔다. 아래는 각자 의료부와 법의학과에서 담당 연구원에게 제출한, SCP-663-KO를 자신들의 부서에 배치하여 사용하도록 허가해 달라는 요지의 글이다.

이전에도 몇 차례 말씀드렸다시피, SCP-663-KO를 법의학과에서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낭비입니다. SCP-663-KO의 장점은 혈관이나 신경 같은 민감한 구조를 실수로 자르더라도, 아무런 해악이 환자에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만일 혈관이나 신경이 수술 중에 잘린 걸 확인한다면, 그냥 다시 잘 붙여주면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법의학과의 부검에 그런 게 필요한가요? 시신을 부검할 때에는 신경을 자르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SCP-663-KO를 사용해도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것이 자명한 이상, SCP-663-KO의 사용권을 의료부로 귀속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 드리는 바입니다.


의료부 이성준 박사

법의학과에서는 매번 새로운 시신을 부검하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단순한 시체라고 볼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변칙 개체에 당해서 사망한 사람이나, 변칙 개체 그 자체를 부검할 때는 어떤 변칙성이 발현할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이전 회의에서 의료부 분들은 부검에 SCP-663-KO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였지만, 오히려 정반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재단 법의학과는 단순한 부검이 아닌, 가장 어려운 부검만이 모이는 곳입니다.

일전에 제가 부검에 참가했을 때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시 저는 수습이어서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다도의 저혈압 치료제”라는 이상한 약을 먹고 사망했던 사람을 재단이 먼저 발견하여 부검에 들어갔었습니다. 부검 중 시신의 관상동맥을 절단했더니, 동맥에서 고압 물대포의 속도로 혈액이 발사되어서 옆에 있던 다른 인원의 손가락을 날려버렸습니다. 관상동맥 같은 조그마한 동맥에서 발사된 양의 혈액만으로도 이런 참사가 벌어졌는데, 큰 혈관이라도 자르는 날에는 더 큰 사고가 일어났을지도 모르죠.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곳이 이곳입니다.

그때 SCP-663-KO가 있었다면 그 인원도 다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립니다.


법의학과 탁설 연구원

부록 663KO-2
아래는 최종적인 SCP-663-KO의 특수 격리 절차가 확립되어, SCP-663-KO의 담당 연구원이었던 정형일 연구원이 의료부와 법의학과 인원에게 이 사실을 통보한 회의의 기록이다.

날짜: 2023년 12월 24일
참가 인원: 의료부 이성준 박사, 법의학과 탁설 연구원, SCP-663-KO 담당 정형일 연구원


[기록 시작]

정형일 연구원: 자, 이제 녹음 시작했으니까 두 분 서로 그만 째려보시고… 어차피 결정은 다 났습니다. 지금 여기서 바뀌는 건 없습니다.

탁설 연구원: 에잉… 그래서, SCP-663-KO를 맡는 건 어디로 결정 난 겁니까? 당연히 법의학과겠지요?

이성준 박사: 이전에도 여러 차례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부검은 그 특성상 SCP-663-KO가 필요 없지 않나. 쓸데없는 욕심 그만 부리고 그 메스는 의료부에 넘기게.

탁설 연구원: [책상을 강하게 내려친다.] 그러니까!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재단 법의학과는…

정형일 연구원: [한숨을 깊게 내쉰다.] 이미 결정 났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두 분이 재단 입사하셨을 때부터 앙숙이셨던 건 잘 알긴 하는데, 쓰잘데기 없는 감정싸움은 이거 끝나고 나서 저 빼놓고 해주십쇼.

탁설 연구원: 쳇!

이성준 박사: … 알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정형일 연구원: 아시면 됐고, 우선 이건 저 혼자 결정한 게 아니고, 상부에서 재정이나 효율성 다 따져보고 윤리위원회 허가까지 받은 사안입니다. 두 분 다 납득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이성준 박사: 예, 이의 없습니다.

탁설 연구원: 상관없지, 어차피 그 메스는 우리한테 올 거니까.

정형일 연구원: 네, 뭐, 그렇게 말씀들 해주셨으니 읽겠습니다… [서류를 꺼내 읽기 시작한다.] “SCP-663-KO에 대한 법의학과, 의료부, 지속가능격리개발과의 제안을 각기 검토한 결과…”

이성준 박사: 잠깐, 방금 뭐라고요?

정형일 연구원: “SCP-663-KO에 대한…”

탁설 연구원: 아니, 거기 말고 이 사람아! 지속가능격리개발과? 지속가능격리개발과라고? 거기가 갑자기 왜 나와?

정형일 연구원: 거기 부서장, 임찬미 박사님이셨던가요, 법의학과랑 의료부 경쟁한다는 소식 듣고 SCP-663-KO 보고서를 열람하시더니 며칠 지나서 바로 뭔가 제출하셨던데요?

탁설 연구원: 으윽, 또 무슨 괴상한 제안을… 아니, 그래도 어차피 또 어처구니없는 제안일 게 뻔하니까 상관없나… 그래. 계속해 주시게.

정형일 연구원: 어디까지 했었죠? 아, 여기까지 읽었지. “각기 검토한 결과, SCP-663-KO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 가능한 제안은 지속가능격리개발과에서 제출한 안으로 보인다. 따라서 SCP-663-KO 사용의 우선권은 지속가능격리개발과에게 주어지며, 법의학과와 의료부 인원이 SCP-663-KO를 이용하고자 할 경우 담당 연구원의 허가를 받도록 한다…”

[10초 정도, 침묵만이 맴돈다.]

탁설 연구원: …혹시 이거 무슨 지독한 농담의 일종인 겐가? 아까 책상 내려친 건 미안하네. 이거 저번에 정 연구원이 큰맘 먹고 새로 산 거라 들었는데, 그거 때문에 심술 난 거면…

이성준 박사: [탁 연구원의 말을 끊는다.] 상부의 판단이 그렇다면야 어쩔 수 없지만, 믿기 힘들긴 하네요. 정말 그렇게 쓰여 있습니까?

정형일 연구원: 제가 뭣하러 거짓말을 합니까? 정 못 믿으시겠으면 직접 보십쇼. [서류를 두 명 쪽으로 건네준다.]

탁설 연구원: [종이를 연신 만지작거리거나, 종이에 대고 바람을 불어본다.] 아니… 왜 진짜지…

이성준 박사: 혹시 지속가능격리개발과에서 냈던 제안이 뭔지는 알 수 있습니까? 이거 모르고서야 오늘 분해서 잠도 못 잘 것 같습니다, 원.

정형일 연구원: 왠지 그런 말씀 하실 것 같아서 임찬미 부서장이 냈던 제안서 들고 왔습니다. 두 분 읽어보시렵니까?

탁설 연구원: 그럼 사양하지 않고. “…제145K기지 악마학과에서 확보했던 타르타로스 독립체, 속칭 악마 1개체에 대한 SCP-663-KO 사용 제안서?”

이성준 박사: 뭔 개, 아니, 음. “…해당 악마의 뿔은 기적학적 술식을 위한 소재로서 다양한 장점을 가진다. 이는 악마가 변칙성을 발휘하기 위해 뿔에 생명약동에너지, 통칭 EVE를 축적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악마의 한쪽 뿔은 절단한 이후 다시 자라나지 않았으나, 시험 삼아 SCP-663-KO로 나머지 한쪽 뿔을 절단하자 몇 시간 뒤 다시 뿔이 자라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SCP-663-KO의 변칙성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나, 자세한 기전은 불명이다. 뿔에 축적되어 있던 EVE의 양 역시 유지되어, 소재로써 품질 역시 전혀 저하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SCP-663-KO를 이용하여 악마의 뿔을 정기적으로 ‘수확’할 것을 제안한다. ”

탁설 연구원: 아니, 아니, 아니. 잠시만, 악마들은 그 무슨 비빔밥 집에서 일하고 있어서 격리하면 안 된다 하지 않았나?

정형일 연구원: 뒤에 마저 쓰여 있네요. “해당 악마는 전혀 지성을 보이지 않아, 격리를 시행해도 SCP-668-KO와의 문제가 생길 소지는 없다고 판단된다. 또한 윤리위원회 역시 뿔을 절단할 때 악마가 느끼는 통증, 내지는 통증으로 인한 반응이 거의 없다는 것을 근거로 해당 제안을 허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성준 박사: …그러니까, 우리 지금 둘이서만 열심히 치고받고 싸우다가, 웬 엉뚱한 부서한테 낼름 개체만 뺏겼단 건가?

탁설 연구원: 그것도 무슨 녹용 달여 먹겠다는 거 같은 제안 때문에? 억, 아악… [뒷목을 움켜쥔다.]

정형일 연구원: 잠깐, 괜찮으십니까? 탁 연구원!

탁설 연구원: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작게 중얼거린다.] 내 시간… 내 야근… 내 폐기된 제안서 초안들…

이성준 박사: [한숨을 푹 내쉰다.] 오늘 소주 꽤나 까게 생겼네.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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