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607-KO 실험 기록
D-8029에게 SCP-607-KO-1로 전화하게 한 다음, 시술 날짜를 전화한 때로부터 즉시로 설정한 실험이다. SCP-607-KO-2의 시술 도중에 이제까지는 목격되지 않았던 상당히 이례적인 것들이 많이 보고되어 본문에 수록되었다.
D-8029: [해독 불가] 그러니까 이렇게 있기만 하면 된다는-
(SCP-607-KO-2가 나타난다.)
SCP-607-KO-2: 어디 보자… 그러니까 당신이 아까 저에게 전화 걸었던 사람이 맞습니까?
D-8029: 다… 당신 누구요?
SCP-607-KO-2: 한 5분 전에 저에게 전화 주신 분이 맞습니까?
D-8029: 010-████-████, 이 번호 말하는건가?
SCP-607-KO-2: 오! 제대로 찾아왔군요. 그럼… (실험실에 배치된 침대를 가리키며) 저기에 누워 계시죠. 조만간 시작할겁니다.
SCP-607-KO-2: 그 뭐시냐, 원하는 게 뭐라구요? 암? 종양 제거?
D-8029: 난 잘 모르는데, 가장 간단한 게 뭐요?
SCP-607-KO-2: 잘 모르겠으면 대장내시경 같은건 어때요? 혹시 몰라요, 장 안에 뭐가 있을지.
D-8029: 말이 안 통하는군. 거기, 박사양반. 저 의사인지 하는 놈 말만 들으면 끝나는게 맞나?
(실험 책임자가 긍정의 표시를 나타낸다.)
D-8029: 그럼, 대장내시경 그걸로 해주십쇼.
SCP-607-KO-2: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 전에 미리 주의사항이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당신의 신체는 멀쩡하게 돌아올 것이니 걱정말구요. 아프면 말로 말해주세요.
D-8029: 예, 예. 근데 내시경에서 저런 걸 따지는 게 맞나?
SCP-607-KO-2: (웃음)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D-8029의 몸 속으로 SCP-607-KO-2가 들어간다.)
SCP-607-KO-2: 들리십니까?
D-8029: 뭐야, 내 몸에 들어간 거야?
SCP-607-KO-2: 그렇습니다. 원래 이렇게 하는 거니까 당황하지 마시구요. 기다릴 시간… 한 1분 정도만 줘보세요.
D-8029: 그러든가요.
(편집됨)
SCP-607-KO-2: 좋아. 준비 다 됐습니다. 이제 시작할 테니, 마음 단단히 잡으세요.
D-8029: 알겠-
(갑자기 D-8029의 복부가 부풀어오른다.)
D-8029: 어우, 잠깐만. 거기 의사양반. 갑자기 배가…
D-8029: 이런 미친.
SCP-607-KO-2: 아, 별거 아니니까 그냥 편하게 계시면 됩니다.
D-8029: 별거? 별거 아니라고? 지금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야!
SCP-607-KO-2: 워워, 진정하세요. 끝나면 다시 원래로 돌아가니까. 그냥 간단하게 대장 안쪽에다가 발광 미생물을 붙이고, 대장 안에 눈을 여러 개 붙여드렸습니다. 아무래도 몸 주인이 자기 몸 직접 보는 게 나을 거 아니에요?
D-8029: (침묵)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오는 거, 진짜인 거요?
SCP-607-KO-2: 당연하죠! 아무튼 이제 환자 분이… 직접 장 속을 둘러보면서 종기나 좀 이상한 게 보이면 저를 불러주시면 됩니다. 이 정도는 할 수 있죠?
D-8029: 예, 빨리 끝낼 수만 있으면.
SCP-607-KO-2: 좋아요. 이제까지 본 환자 중에서 가장 침착하고 똑똑한 분이네요. (웃음)
SCP-607-KO-2: 이제 아까 말씀 드린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지금 환자 분의 장 속에 있는 눈알들은 환자 분의 눈이니까 스스로 원하는 곳을 보게 할 수 있구요. 그리고 좀 더 가까이 가거나, 다른 곳을 보고 싶거나 하면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눈알들이 달린 신경다발들은 한 길이 5m 정도는 될 테니까.
D-8029: 듣기 싫으니까 말하지 마세요.
SCP-607-KO-2: 하하.
D-8029: 어, 저기 앞에 조금 볼록한 거 있는데. 저게 뭡니까?
SCP-607-KO-2: 저건… 아무것도 아니네요. 넘어가시죠.
D-8029: 잠깐, 아까 그거 말고도 저 너머에 뭐 더 있는거 같은데… 잘 안 보입니다.
SCP-607-KO-2: 한번 가까이 가볼 수 있을까요?
D-8029: 아니, 거리 문제가 아니라 어두워요.
SCP-607-KO-2: 그런 거야 뭐, 간단하죠.
D-8029: (잠시 머뭇거리며) 아, 이제 좀 보이네. 그런데 저거 빛나는 건 대체 뭡니까?
SCP-607-KO-2: 아까 말했을걸요. 발광 박테리아라고.
D-8029: …
SCP-607-KO-2: 그런 것보다는, 아까 말하신 그건 보이십니까?
D-8029: 아주 잘 보입니다. 저게 뭔지나 말하쇼.
SCP-607-KO-2: 어어, 저건 진짠가 보네.
SCP-607-KO-2: 음… 아플 수 있으니까, 정신 꽉 차리세요.
D-8029: ㅇ-
D-8029: 아.
(D-8029가 16초 가량 괴로운 듯 울부짖는다.)
D-8029: (쿨럭거림) 아니 이 미친[누락됨]. 왜 대장을 뚫-
SCP-607-KO-2: 아, 아직은 가만히 있으셔야 합니다. 아직 뚫린 상처를 안 매꿨어요.
D-8029: (고통을 참지 못하고 계속해서 몸을 이리저리 흔든다.)
SCP-607-KO-2: 아니, 움직이지 말라니까요?
(편집됨)
SCP-607-KO-2: 좋아, 환자분. 다 됐습니다.
(D-8029는 아무런 응답이 없다.)
SCP-607-KO-2: 다 끝났다니까요.
SCP-607-KO-2: …어 이 씨발.
SCP-607-KO-2: 잠깐만, 환자분. 들리시면 말해보세요. 안 들려요?
SCP-607-KO-2: 저, 거기 창문 너머에 계신 분! AED 가져다주세요. 빨리요. 급해요.
(연구책임자가 부하직원을 시켜 자동심장충격기를 가져오게 한다.)
D-8029: (쿨럭거림. 실험 도중에 기록된 X-RAY 검사 결과, SCP-607-KO-2는 심장박동이 멈춘 D-8029의 심장박동을 다시 재개시키기 위해 심장 근처에 일종의 외부차원을 생성하여, 해당 외부차원에서 한 쌍의 손들을 심장 양 쪽에서 꺼내, 그 손들을 이용해 심장을 압박하면서 일종의 심폐소생술을 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SCP-607-KO-2: 환자분, 들리십니까?
D-8029: (웅얼거림)
SCP-607-KO-2: 예? 잘 들리지 않습니다.
D-8029: 이 씨발-
기록이 종료된 이후 2분 동안 해당 과정이 진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D-8029는 계속해서 SCP-607-KO-2를 향해 언어적 모독을 하였다. 후에 SCP-607-KO-2는 소멸하였으며 D-8029는 강력한 불안장애를 호소하였기에 A급 기억 소거 처리를 받게 되었다. 실험 종료 후 정밀검사 결과, D-8029의 신체에는 어떠한 종양, 암이나 질병/기형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