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563-KO
격리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SCP-563-KO는 재단 표준 인간형 변칙개체 격리 수칙을 적용해 제21K기지 인간형 변칙 개체 수용소의 독방에 수용하고, 표준 식사에 300mL의 동물 혈액을 추가로 제공한다. 기본적인 상황에서는 닭의 혈액을 제공하고, 공급이 부족할 시 다른 종의 혈액을 격리 담당관의 재량 하에 대체하여 제공한다.
SCP-563-KO의 격리실에는 공부와 여가를 목적으로 필기구와 종이, 도서의 반입이 허가된다.
설명: SCP-563-KO는 B형 흡혈종1 여성으로, 외의가 뾰족하고 송곳니가 발달해 있다는 걸 제외하면 현생 인류와 동일하다.
SCP-563-KO는 자신이 다에바 문명이 존속하고 있던 다중우주2 에서 왔다고 주장하나, 현재 재단은 SCP-563-KO의 증언과 일치하는 다중우주를 발견하지 못해 사실 확인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3
SCP-563-KO는 자신이 다중우주 PU-498-DA를 지배하는 다에바 황조의 첫째 공주이며, 사르킥 밀교를 중심으로 현생 인류가 일으킨 반란에 말려들어 사망했더니 기준 우주에서 깨어났다고 주장한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수단은 현재 없다.
SCP-563-KO가 속한 B형 흡혈종의 공통된 특징으로, 동물의 혈액을 다양한 계열의 식물로 변이 시킬 수 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연구는 연구 기록 SCP-563-KO를 참고하라.
확보 기록: 2019년 5월 3일, 방호준 1급 연구원과 장은혜 3급 선임 연구원이 제21K기지 부속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던 도중 SCP-2003-KO-34과 유사하게 생긴 식물을 발견했고, 덩굴을 따라간 끝에 잠을 자고 있던 SCP-563-KO를 발견했다.5 SCP-563-KO는 장은혜 3급 선임 연구원의 지휘 아래 차질 없이 신속하게 확보되었다.
면담 SCP-563-KO-1
면담자: 장은혜 3등급 선임 연구원, 방호준 1등급 연구원.
대상자: SCP-563-KO
면담 장소: 제21K기지 부속 병원 입원실 2
면담 날짜: 2019년 5월 3일
비고: 확보된 당일 이루어진 첫 면담
장은혜 박사: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SCP재단 소속 3등급 선임 연구원 장은혜 박사라고 합니다. 성함을 알려 주실 수 있으신가요?
SCP-563-KO: 줄여서 부르면 은혜구나. 반가워. 루이자 다에바. 다에바 황조의 핏줄을 타고난 정통 후계자야. 미안한데 네 옆에 앉아 있는 노예는 내보내 줄래?
장은혜 박사: 방호준 연구원 말씀하시는 겁니까? 죄송합니다만, 방호준 연구원은 이번 면담의 정당한 참가자로서·····.
SCP-563-KO: 이건 명령이야. 당장 내보내.
장은혜 박사: 재단 표준 격리 규약에 따라, 인간형 변칙 개체는 격리 전 사회적 지휘에 관계 없이 평등하게 대우해야 하며, 따라서 저희는 당신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할 생각이 없습니다.
SCP-563-KO: 노예 주제에 건방지네.
장은혜 박사: 그리고 사회적 합의와 국제 규약에 따라 현대 사회에서 노예제는 인정 받지 못하는·····.
방호준 연구원: 죄송합니다, 장은혜 박사님. 잠시 끼어들어도 되겠습니까?
장은혜 박사: 네, 괜찮아요.
방호준 연구원: 다에바 씨, 당신이 하는 말들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당신의 고향인 다에바 제국은 모계사회에다 노예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용한 국가라, 저 같은 남성의 지휘가 낮을 수 밖에 없죠. 이런 문화권에서 살아오셨으니 제가 거북한 게 당연합니다.
방호준 연구원: 하지만 다에바 씨, 정말 죄송하지만 여기는 다에바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완전 별개의 국가입니다. 다에바와 여기 대한민국의 문화는 상당히 다르며, 남성과 여성은 평등한데다 노예제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라는 건 알지만, 다에바 씨가 조금만 마음을 열고 저희 대한민국의 문화와 질서를 따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게 저희 재단은 물론, 다에바 씨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SCP-563-KO: 으음····. 뭐, 알았어. 로마에 왔으면 로마 법을 따라야지? 동석을 허락해 줄게.
방호준 연구원: 감사합니다.
SCP-563-KO: 노예에 대한 인권 의식이 향상된 걸 다행으로 생각하라고. 옛날 같았으면 먼저 죽인 뒤에 죄를 물었을 거야.
방호준 연구원: 네? 지금 제가 제대로 들은 거 맞습니까?
SCP-563-KO: 노예도 결국 사람인걸. 사람에게는 인격적인 대우를 해 줘야지. 언제든지 희생제나 의식 등에 동원되어 죽을 수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자유민이나 다름없었어. 루이자랑 같이 공부하던 동급생들 중에는 노예 출신도 적지 않게 있었다니까?
방호준 연구원: 그건 좀 놀랍군요. 그동안 봐왔던 상식이 무너지는 느낌이지만, 다에바의 시간과 평행 세계를 다루는 특성상 이런 일이·····.
[장은혜 박사가 방호준 연구원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찔러서 말을 멈추게 한다.]
SCP-563-KO: 그렇지. 낼캐 잡것들은 불만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지만.
방호준 연구원: 낼캐? 지금 사르킥 말씀하시는 겁니까?
SCP-563-KO: 너희 세계에서 낼캐는 사르킥이라는 이름을 써?
방호준 연구원: 아뇨. 사르킥 교도 사이에서는 일반적으로 낼캐라는 호칭이 통용되나, 저희 재단을 비롯한 다수는 메카네 문화권에서 유래된 멸칭인 사르킥으로·····.
SCP-563-KO: 메카네? 그건 또 뭐야?
[중략]
방호준 연구원: 아무래도 당신의 우주에서 다에바 제국은 조금 더 성숙한 국가로 성장한 것 같군요.
장은혜 박사: 인신공양과 노예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데, 이런 국가에게 '성숙한'이라는 표현을 써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SCP-563-KO: 좋을 대로 생각해. 이제 내가 알던 다에바는 없으니까. 루이자는 이제 피곤한데, 면담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장은혜 박사: 예정보다 삼십 분이나 길어졌군요. 알겠습니다. 면담은 여기서 끝내도록 하죠. 격리 절차에 대해서는 다음이나 다다음 면담 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방호준 연구원: 정말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에바에 대한 지식이 더 늘어난 것 같군요.
SCP-563-KO: 루이자도 새로운 세상을 알 수 있어서 즐거웠어. 그럼 다음에 다시 만나자.
[면담 종료]
면담 SCP-563-KO-3
면담자: 방호준 1등급 연구원
대상자: SCP-563-KO
면담 장소: 제21K기지 부속 병원 입원실 2
면담 날짜: 2019년 5월 5일SCP-563-KO: 어라, 너구나. 은혜 뒤를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놈.
면담자: 안녕하십니까, SCP-563-KO. 몸은 좀 괜찮습니까?
SCP-563-KO: 루이자 다에바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있다고 알려줬던 거 같은데, 그새 잊어버린 거야? 아무리 우둔한 노예도 주인들의 이름은 잊지 않는 법인데 말이야.
면담자: 알고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재단 규정상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일련번호로 불러야 합니다.
SCP-563-KO: 미안하네. 음모론에서나 등장하던 단체가 실존한다니 믿기지가 않아서 말이야.
면담자: 당신의 우주에도 재단이 있습니까?
SCP-563-KO: 뭐 그렇겠지? 루이자는 소문만 들어봤어. 세계의 질서를 깨는 이물들을 잡아 어둠 안에 가둔다고 하던데, 그럼 루이자는 너희의 세상에서는 이물이야?
면담자: 일단은 그렇습니다.
SCP-563-KO: 솔직해서 좋네. 솔직함은 노예의 미덕 중 하나지.
[SCP-563-KO가 손짓해 컵에 담긴 피로 덩굴 식물을 만들어 낸다.]
면담자: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변칙성 사용은 자제해 주시길 바랍니다.
SCP-563-KO: 조금 건방지네·····노예 주제에.
[SCP-563-KO가 손짓하자 덩굴 식물은 하얀 가루로 부스러진다.]
SCP-563-KO: 실언 미안해. 루이자가 이물 취급 받는 건 익숙치 않아서 말이야.
면담자: 이해합니다. 당신이 온 우주에서는 당신이 지닌 변칙성이 정상성에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SCP-563-KO: 그럼 루이자를 정상성인가 뭔가 하는 걸로 인정해 줄 수는 없는 거야?
면담자: 현재로서는 힘듭니다.
SCP-563-KO: 가능은 하다는 거네.
[침묵]
SCP-563-KO: 그리고 이를 결정하는 건 너희 재단의 수뇌부일거고.
면담자: 방금 그 발언은·····.
SCP-563-KO: 너에게는 야망이 있어?
면담자: 야망 말입니까?
SCP-563-KO: 그래. 지금 있는 자리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지 않아?
면담자: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언젠가는 기지 이사관 자리까지 올라가고 싶습니다.
SCP-563-KO: 그 기지 이사관이라는 게 재단에서 제일 높은 자리야?
[침묵]
SCP-563-KO: 뭐, 야망이 있다면 됐어. 응원해 줄게.
면담자: ····감사합니다.
[면담 종료]
면담 SCP-563-KO-15
면담자: 방호준 1등급 연구원
대상자: SCP-563-KO
면담 장소: SCP-563-KO 격리실
면담 날짜: 2019년 7월 17일SCP-563-KO: 요즘 들어 자주 오네.
면담자: SCP-563-KO 연구 보조잖아. 면담이 제일 간단하면서도 귀찮은 일이니 나에게 시키는 거지.
SCP-563-KO: 으음? 존댓말을 그만뒀네. 예전에는 피를 다 뽑아내겠다고 협박해도 존댓말을 고수하더니.
면담자: 항상 존댓말을 고수하라는 규정은 딱히 없더라고. 오히려 친근하게 구는 게 격리 유지에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적극적으로 쓰라던데?
SCP-563-KO: 좋네. 존댓말은 사람과 사람과의 거리를 벌리는 나쁜 언어니까.
면담자: 미안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친밀한 관계를 구축할 생각은 없어. 나는 연구원이고, 너는 변칙 개체니까.
SCP-563-KO: 유감이네. 루이자는 똑똑한 호준이 나름 마음에 들었는데.
[SCP-563-KO가 다리를 꼰다.]
SCP-563-KO: 그러고 보니, 루이자가 지난번에 부탁한 건 어떻게 됐어?
면담자: 다에바 원예 교실을 열고 싶다는 거?
SCP-563-KO: 응.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데, 루이자가 할 줄 아는 건 그거 말고 없어서 말이야.
면담자: 일단 장은혜 박사님6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긴 하는데, 별 기대는 하지 말라더라.
SCP-563-KO: 재단은 역시 꽉 막힌 조직이야.
면담자: 격리 중에 불편한 사항은 딱히 없어?
SCP-563-KO: 없어.
면담자: 고마워. 오늘 면담은 여기서 끝낼게.
[면담 종료]
면담 SCP-563-KO-42
면담자: 방호준 2등급 연구원
대상자: SCP-563-KO
면담 장소: SCP-563-KO 격리실
면담 날짜: 2021년 1월 1일면담자: 오늘은 좋은 소식을 가져왔어.
SCP-563-KO: 연초부터 쉬지 않고 달려올 정도면 어지간히 좋은 소식인가 보네.
면담자: 2년 전에 기각당했던 다에바 원예 교실 개설 있잖아? 그거 오늘부로 승인됐어.
SCP-563-KO: 정말?
면담자: 응. 나를 포함한 SCP-563-KO 연구원들이 끈질기게 상부에 요청을 넣은 것도 있고, 다에바 식물병기에 대한 상부의 주목도가 올라간 것도 있지.
SCP-563-KO: '정세를 읽고, 그 틈을 파고들어 원하는 걸 쟁취하라.' 멋져.
면담자: 교실은 일요일에 두 시간씩 열릴 예정이야. 면담이 끝나는 데로 바로 준비하려고.
SCP-563-KO: 잠시만 고개를 들어 줄래?
[SCP-563-KO가 자리에서 일어나 짧은 시간동안 면담자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면담자: [침묵]
SCP-563-KO: 수고 많았어. 그리고 고마워.
면담자: 무슨·····.
SCP-563-KO: 기분 안 좋아? 다에바에서는 노예던 귀족이던 루이자가 뽀뽀를 해주면 좋아서 죽으려고 하던데.
면담자: [침묵]
[면담 종료]
면담 SCP-563-KO-43
면담자: 장은혜 3등급 선임 연구원
대상자: SCP-563-KO
면담 장소: SCP-563-KO 격리실
면담 날짜: 2021년 1월 3일비고: 해당 면담은 보안 요원 두 명과의 동반하에 이루어졌다.
SCP-563-KO: 어라, 오늘은 호준이 오기로 한 날 아니었어?
면담자: 총책임자의 권한으로, 방호준 연구원은 SCP-563-KO에 대한 접근이 금지되었습니다.
SCP-563-KO: 아쉽네. 대화 상대로는 호준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물론 은혜 너도 좋은 대화 상대니까 질투하지는 말아 줘. 좀 딱딱하게 굴긴 하지만, 은혜랑 잘 어울려서 좋아.
면담자: 단순히 '대화 상대'로서 마음에 들어 하신 건 아닌 거 같습니다만.
SCP-563-KO: 흐음. 뽀뽀 좀 한 거 가지고 설레발은. 그건 그렇고 역시 루이자의 방을 감시하고 있었구나.
면담자: 아뇨. 본인이 먼저 말했습니다.
SCP-563-KO: 호준이?
면담자: 네.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SCP-563-KO: 흐음.
면담자: SCP-563-KO. 당신은 어디 까지나 변칙 개체고, 방호준 연구원은 당신을 연구하기 위해 여기에 배정되었습니다. 그 이상의 관계를 쌓는 건 금지되어 있습니다.
SCP-563-KO: 역시 재단은 꽉 막힌 조직이야.
면담자: 당신을 비롯한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입니다.
SCP-563-KO: 그냥 질투하고 있는 게 아니고?
면담자: 다행히 방호준 연구원은 피해자 위치에 있으니, 방호준 연구원이 징계를 받을 일은 없을 겁니다. 당신만 얌전히 있어 준다면요.
SCP-563-KO: 말을 돌리네. 호준을 사랑하는 건가? 마침 나이도 비슷하니 그런 마음이 생겨도 이상할 건 없지.
면담자: 이상 면담을 종료하겠습니다. SCP-563-KO, 다음부터는 행실을 조심·····."
SCP-563-KO: 아니면·····.
[SCP-563-KO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면담자의 얼굴을 붙잡고 입을 맞춘다. 보안요원 둘이 SCP-563-KO를 떨어트릴 때까지 입맞춤은 이어진다.]
면담자: [침묵]
SCP-563-KO: 역시 이쪽이 맞구나.
[SCP-563-KO가 웃는다.]
SCP-563-KO: 루이자가 호준이랑 점점 가까워지는 걸 보고 불안함과 질투심을 느낀 거지? 그럴 수도 있어. 루이자도 한때는 엄청난 질투에 사로 잡혔던 적이 있으니까.
SCP-563-KO: 걱정 마. 질투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자 욕구이니, 루이자가 언제든지 해소해 줄게. 루이자는 은혜가 정말 마음에 들거든.
[면담 종료]
면담 SCP-563-KO-44
면담자: 방호준 2급 연구원
대상자: SCP-563-KO
면담 장소: SCP-563-KO 격리실
면담 날짜: 2021년 1월 9일SCP-563-KO: 어서 와.
면담자: 교실 개설은 예정대로 이루어질 예정이야. 장은혜 박사님이 네가 저지른 짓을 '문화권의 차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열심히 쉴드쳐준 덕분이지.
SCP-563-KO: 루이자랑 만나기 싫다고 하면서 스스로를 격리하더니, 결국 루이자의 품으로 돌아왔구나.
면담자: 장은혜 박사님은 너에게서 제대로 된 사과를 받아냈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네.
SCP-563-KO: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긴 해. 아무래도 루이자의 감정 표현이 살짝 과했던 건 맞으니까.
면담자: 안다니 다행이네. 다음부터는 좀 자제해 줬으면 좋겠어. 솔직히 당혹스럽기만 했다고.
[중략]
면담자: 그런데 대체 장은혜 박사님이랑 면담할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SCP-563-KO: 으으····같은 말 또 하게 하지는 말아줘. 은혜는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요청했고, 루이자는 피해를 본 모두에게 사과했지. 그걸로 끝난 거야.
면담자: 박사님이랑 동석했던 보안 요원들도 말을 흐리던데, 사실대로 말해.
SCP-563-KO: 호기심이 노예를 죽인다는 말 알아?
면담자: [침묵]
SCP-563-KO: 더 할 말 없으면 나가 줘. 오늘은 좀 피곤하네.
[면담 종료]
면담 SCP-563-KO-46
면담자: 장은혜 3등급 선임 연구원
대상자: SCP-563-KO
면담 장소: SCP-563-KO 격리실
면담 날짜: 2021년 1월 29일
SCP-563-KO: 어서 와. 루이자는 기다리고 있었어.
[면담 종료]
면담 SCP-563-KO-46
면담자: 방호준 2급 연구원
대상자: SCP-563-KO
면담 장소: SCP-563-KO 격리실
면담 날짜: 2021년 3월 2일면담자: 장은혜 박사님이 어제 해외 기지로 전근을 가셨어.
SCP-563-KO: 그래? 아쉽네. 당분간 은혜랑 만날 일은 없는 건가·····.
면담자: 2021년 1월 29일. 박사님이 너랑 면담하려 격리실에 들어가셨지. 그때 우연하게도 박사님은 녹음기를 켜는 걸 깜박하셨고, 설상가상으로 격리실의 감시카메라도 고장 난 터라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너랑 박사님 말고는 아무도 몰라.
SCP-563-KO: 은혜는 루이자가 당일 실험으로 만들어낸 다에바의 씨앗 총기들에 대한 질문을 하러 왔을 뿐이야. 이십 분 정도 있었던가? 그거 말고는 별 얘기 안 했어.
면담자: 지금 SCP-563-KO에 배정된 연구원들 사이에는 박사님이 갑작스럽게 전근을 가신 이유가 그때 있었던 일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SCP-563-KO: 그래서?
면담자: 앞으로 주의하는 게 좋을 거야. 재단을 마음대로 주무르려고 하는 변칙개체는 그 누구도 용납하지 않으니까.
SCP-563-KO: 걱정하지 마. 루이자는 너희 재단이 만든 새장이 정말 마음에 드니까. 새장을 파괴하고 밖으로 나갈 생각은 없어.
면담자: ·····잠깐! 녹음기에서 손 때!
[면담 종료]
"호준을 비롯해 재단은 눈치가 너무 없어."
녹음기의 전원을 끄고 건전지까지 빼버린 루이자는 더는 제 기능을 못하게 된 녹음기를 살포시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은혜의 마음속의 어둠을 보지 못하고, 그게 자라나 가지를 뻗어 마음을 갈가리 찢을 때까지 내버려두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은혜를 좋아하고 있지?"
"·····."
"은혜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야. 그리고 호준이 루이자를 좋아한다고 착각했고. 나의 호준을 빼앗아 가지 말라고, 어디서 가져왔을지 모를 권총을 들고 협박하더라."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비웃으면서 단호하게 말했지. 호준은 루이자 거니까, 당장 꺼지라고."
새빨간 거짓말.
"그러고는 울면서 격리실을 나가버렸어. 아아, 가여운 은혜, 질투심 많은 은혜."
"·····."
"그날부로 은혜의 마음속 어둠은 무서운 기세로 가지를 뻗어 나갔고, 결국 그 날카로운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쳤어. 루이자랑 호준이 없는 곳으로."
"·····."
"호준이 먼저 사랑을 고백했다면, 이런 비극도 없었을 건데. 미천한 노예라 용기마저 없었구나. 아쉽다, 아쉬워."
"·····."
"이제 호준이 은혜에게 사랑 받을 일은 없을 것이고, 호준의 사랑이 은혜에게 닿을 일도 없을 거야. 은혜에게 크나큰 상처를 줬으니까. 그리고 은혜는 어둠에 물을 주지 않을 새로운 사랑을 거기서 만나 행복하게 살겠지. 잘됐네, 잘됐어."
"·····."
"저기, 사랑하는 은혜에게 버림받은 기분이 어때? 호준이 자초한 일이라 미칠 거 같지?"
"·····."
"응? 말해 줘."
"시발!"
호준은 녹음기를 그대로 남겨 놓고 격리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호준은 언제나, 루이자의 매도를 견디지 못했어."
루이자는 다리를 꼬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었다.
면담 SCP-563-KO-46
면담자: 이승민 3급 선임 연구원
대상자: SCP-563-KO
면담 장소: SCP-563-KO 격리실
면담 날짜: 2021년 3월 16일면담자: 반갑습니다, SCP-563-KO. 전 SCP-563-KO 연구의 새로운 총책임자 이승민 박사라고 합니다. 장은혜 박사와는 함께 다에바 식물병기를 연구한 사이죠.
SCP-563-KO: 반가워. 앞으로 잘 부탁해.
면담자: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제일 먼저 유감스러운 소식을 전해야 될 것 같습니다. 당신의 면담을 담당하던 방호준 연구원이 SCP-563-KO 연구부서 일을 그만뒀습니다.
SCP-563-KO: 정말? 유감이네. 이유는 뭐래?
면담자: 스트레스를 이유로 들었고, 오늘부로 방호준 연구원은 원래 있던 변칙 역사 연구부로 돌아갔습니다. 아마 격리 파기 수준의 난리라도 일어나지 않는 이상 방호준 연구원을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겁니다.
SCP-563-KO: 뭐,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이니까.
면담자: 하하, 긍정적인 자세 보기 좋습니다.
[후략]
참수의 마법소녀 카르시스트 미나 스칼렛
미친 공주에게 참수를 선물하자
리포터: 네. 전 지금 서울의 경복궁 앞에 나와 있습니다. 맞습니다. 이 기이한 건축물과 식물들로 가득 찬 곳이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경복궁이었던 장소입니다.
리포터: 경복궁만 이런 게 아닙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이런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리포터: 현재 정부는 계엄령을 선언했으며, 변형된 건축물과 식물들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시민들에게 권고했습니다. 변형되지 않은 건축물들을 대피소 삼아·····.
리포터: ·····.
리포터: ·····.
리포터: ·····.
리포터: 오늘은 다에바 제국의 명망 높은 귀족 가문인 왁 가문의 가모장, 왁 왁씨가 거주하시는 저택에서 천스물두 번째 희생제가 열릴 예정입니다. 저는 충실한 노예로서 왁 가문의 희생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리포터: 영광스럽게도 왁 가문의 총애받는 남첩이신 짐 왁 씨가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
짐 왁: 반갑습니다.
리포터: 왁 씨, 이번 희생제에서는 엄청난 제물이 동원될 거라는 소문이 자자한데, 그에 대한 귀띔을 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짐 왁: 그건 좀 힘들겠네요. 왁 가모장 님이 제물에 대해서는 함구하라고 하셨거든요.
리포터: 아쉽네요. 가모장 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으면 어쩔 수 없죠.
짐 왁: 그렇죠. 왁 가모장님을 비롯한 다에바 귀족분들의 명령은 절대적이니까요. 유감스럽지만, 희생제 당일까지 기다리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