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524-FR
평가: +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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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524-FR

위협 등급: 주황색

등급: 유클리드 무효

특수 격리 절차: 변칙성을 감안하여 SCP-524-FR은 이동시킬 방법을 고안할 때까지 발견된 곳에 그대로 현재 격리한다. 해당 구역 주위에 2m 높이 방벽을 설치하여 민간인이 우연히 관찰하는 사태를 방지한다.

프랑스 기상국에서 발표하는 르비에 일기예보를 비교 분석하여 해당 지역에 비가 내리는지 최소 하루 전에 정확히 예측하도록 한다. 강우가 확정되었다면 올페르고 박사와 보안 인원 1인이 격리 현장으로 출동한다. SCP-524-FR를 신문하고 실험을 실시하는 동안 보안 인원이 격리 구역을 순찰하며 민간인의 접근을 방지한다. 의심을 계속하는 인물이 있다면 A급 기억소거제를 투여해도 무방하다.

사건 524-FR를 기하여 SCP-524-FR은 무효화되었다고 간주한다.

설명: SCP-524-FR은 성인 남성 인간형 개체로, 키가 약 2m이고 체력이 비변칙적으로 강력하며 항상 가벼운 저체온증을 겪는다. SCP-524-FR을 심문하고 관련 공문서를 입수해 조사하여 확인한 결과, 대상의 정체는 앙투안Antoine █████████로 나이는 1982년 5월 9일 기준 24세, 같은 달 4일 폭우가 내릴 때 실종된 바 있다. SCP-524-FR는 비변칙적 인간과 마찬가지로 음식물과 휴식 등 생리적 욕구를 느끼나, 실질적 수명 때문에 욕구를 체감하는 때가 훨씬 뜸하며 또 강우 여부에 크게 의존한다.

SCP-524-FR은 비를 직접 맞을 때만 물리적 형체를 띠며, 몸을 말리거나 빗물이 증발하면 다시 사라진다. 빗방울 하나하나가 SCP-524-FR를 물질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는데, 빗방울이 부딪치고 흘러내리며 조금씩 물질성을 띄어 비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현현한다. 이때부터 SCP-524-FR은 운동 능력과 반사 능력을 되찾고 주위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이 과정은 SCP-524-FR과 대상이 변칙성을 띨 당시 소지했던 물품1에만 영향을 끼치며, 다른 물체를 들고 있다면 대상이 다시 비물질화할 때 땅에 떨어진다. SCP-524-FR은 이 과정을 겪을 때 약간 고통스러워하며 또한 스트레스 및 불안 삽화를 겪는다.

이상의 현상은 하늘에서 장애물에 부딪히지 않고 떨어지는 빗방울로만 일으킬 수 있다. 받아둔 빗물이나 흐르는 그냥 물은 효과가 없다. 빗물을 변칙성을 유지하는 채로 저장하거나 나를 방법이 없으므로 현재로서는 SCP-524-FR의 출현을 통제할 수가 없다.

SCP-524-FR을 발견한 것은 1982년 5월 5일 프랑스 르비에Levier의 █████ 농장에서 농장주가 수상쩍은 증언을 남겼을 때이다. 현장으로 파견된 요원이 아래와 같이 증언을 기록했다.

그때 저는 트럭에다 짐을 싣고 있었습니다. 전날에 우리 부인 ██████이 부탁한 게 있었거든요, 노부모님 때문엔가 이것저것. 그런데 내용물 무게를 짐작을 잘못해서 높은 데까지 도저히 짐을 못 올리겠더라고요. 판자를 지렛대 삼아서 움직여 봐도 헛수고였습니다. 도움을 받으려고 █████를 부르려는데, 마침 앙투안이 어디선가 설렁설렁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아주 땡잡았죠. 바로 앙투안을 부르자 트럭으로 달려왔습니다. 부리나케 오다 보니 넘어질 뻔하더군요. 이 커다란 녀석은 곧바로 뭐가 문제인지 알아챘습니다. 설명도 듣지 않고 짐을 냅다 한 손으로 들어올려 트럭 바닥으로 던져넣었죠. 말 안해도 짐작하시겠지만 일은 순식간에 끝났습니다. 몇 분만에 짐을 전부 실었어요.

슬슬 이슬비가 내리려길래, 마침 앙투안이 있는 김에 한번 더 써먹었습니다. 구석탱이에 처박… 아니, 쓰레기장용 트럭에 남아 있던 오래돼서 썩어가는 판자를 처리해달라고 시켰죠. 보수를 나눠줄 필요는 딱히 없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품앗이해주면 됐으니까요. 앙투안이 판자를 맡는 동안 저는 필요한 종이를 챙기러 부엌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부엌에 들어와서 앙투안이 막 소리지르는 게 들리더군요. 창밖을 내다보니 앙투안이 몸을 마구 부들거리고 휘청였습니다. 또 말벌 때문인가 싶었죠. 종종 그렇게 핑계를 대거든요. 그런데 제가 열쇠를 들고 나와 보니까, 판자 몇 개만 땅바닥에 떨어져 있고 앙투안은 안 보였습니다.

그냥 장난질인 줄 알고 그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오늘 아침에 무슨 유령 같은 어떤 게 비 내리는 마당 한복판에 서 있더라구요. 그 형체는 신음을 흘리고 있었는데 키가 앙투안만했습니다. 어제 앙투안이 집에 안 돌아왔다는 말을 들어가지고 좀 무서워졌죠. 그런데 비가 그치니까 신음소리도 따라서 그쳤습니다. 나와 보니 형체가 사라져 있었죠. 거기까지만으로 충분히 무서웠는데, 진흙에 발자국이 찍힌 걸 보고 진짜 가슴이 내려앉는 줄 알았습니다. 거기다 사이즈가 얼마였는지 아십니까? 50(≒ 한국 사이즈 350)이었습니다. 앙투안 말곤 신을 사람이 없어요.

부록 524-FR-1: SCP-524-FR 면담 기록

이하는 1982년 5월 19일 SCP-524-FR를 면담한 기록으로, 대상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한다.

면담 대상: SCP-524-FR
면담자: 올페르고Olpergo 박사, 브리냑Brignac 요원


브리냑: 이이이익… 좋아요 박사님, 녹화 시작했습니다.

올페르고: 이번에도 고맙군요, 맨날 어떤 버튼 누르는지 모르겠다니까.

브리냑: 별 건 없습니다, 여기 빨간 버튼이에요.

올페르고: 다음엔 꼭 기억해두죠. 곧 비가 올 테니까 슬슬 순찰 출발하세요.

브리냑: 알겠습니다. 이따 뵙죠.

올페르고: 좋아요, 기다릴게요.

20분 후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이윽고 SCP-524-FR이 출현한다. 대상이 고통스레 신음을 흘리다 진정한다.

올페르고: 안녕하십니까, SCP-524-FR.

SCP-524-FR: 바, 박사님?

올페르고: 네네, 접니다. 지금 기분이 어떻습니까?

SCP-524-FR: …축축해요.

올페르고: 안 좋은 기분인가요?

SCP-524-FR: 추, 추워요.

올페르고: 비가 내리니 어쩔 수 없겠군요. 그래도 당신이 물질화하려면 꼭 필요하니까요. 실험실에서 지금도 다른 방법을 연구하는 중입니다.

SCP-524-FR:

SCP-524-FR: 추워요…

올페르고: 네네 이해했습니다. 자, 그럼 실험을 진행해도 되겠나요? 귀중한 시간을 비생산적으로 조용히 날려버리면 좀 그러니까요.

SCP-524-FR: 그치만 하루도 조용한 적 없었는걸요, 집처럼.

올페르고: 어떻게요?
SCP-524-FR: 하, 항상 비가 봤어요. 그, 그날부터… 오늘이 며칠이에요?

올페르고: 19일입니다.

SCP-524-FR: 눈을, 눈을 뜨면 언제나 비가 와요. 언제나 추워요. 언제나 축축해요. 언제나 빗소리만 들려요.

올페르고: 당연한 일이겠죠. 그러니까 네, 아직은 상황이 진전이 없다고만 해두죠. 자, 그럼 이 물건을 잡아…

SCP-524-FR: 엄마한테 말씀드렸어요?

올페르고: 제가 말은 안하긴 했는데 저희 동료들이 제대로 해줬다면 뭐 그랬을 겁니다.

SCP-524-FR: 슬퍼하셨어요?

올페르고: 그럼 그럼요. 근데 뭐랄까 그…

SCP-524-FR: 뭐가요?

올페르고: 아닙니다 아녜요. 정말 슬퍼하셨죠, 그럼요. 자 그러니까 이제…

SCP-524-FR: 박사님?

올페르고: 네? 무슨 일입니까?

SCP-524-FR: 비 때문에 축축해요, 계속 축축하게 있기 싫어요.

올페르고: 안 그런 사람이 없죠.

SCP-524-FR: 그런데 박사님, 비가 저를 살려줬다면서요?

올페르고: 아, 아 그렇게 말할 수도 있죠, 네.

SCP-524-FR: 그래서 비를 원망하고 싶진 않아요.

올페르고: 네, 네 좋습니다 SCP-524-FR, 좋아요. 이제 이걸 잡아보세요.

SCP-524-FR: 박사님?

올페르고: 네? 뭐죠?

SCP-524-FR: 비가 그치면 어떡하죠?

올페르고: 아 그게…

SCP-524-FR: 저도 같이 죽는 걸까요?

올페르고: 제 생각엔, 음 당신 사례가 아직은 많이 두루뭉술해서 그런 가설까지 나아가긴 좀 아닌 듯하고 그렇군요.

SCP-524-FR: 죽는 게 무서워요 박사님. 비가 그치려고 하면 제가 조금씩 죽어가는 것 같아요.

올페르고: 섭씨 37도… 예상했던 값이 아닌데… 어떻게?

SCP-524-FR: 비가 그치면 갑자기 눈앞이 어두워져요. 눈이 감기는 것처럼. 그치만 계속 눈 뜨고 있으려고 해요.

올페르고: 이거 흥미롭군. 전향성 망막 기능 상실인가?

SCP-524-FR: 그럴 때면 몸이 되게 허약해져요. 되게 피곤해져요. 죽는 기분이에요, 마치…

올페르고: 좀 조용히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지금 당신 도와주려고 그러는 건데, 얌전하게 계셔야지 일을 좀 쉽게 하죠.

SCP-524-FR: 마, 맞아요 박사님. 죄송해요.

올페르고: 별것 아닙니다.

SCP-524-FR: 벌써 비 오는 소리가 들려요.

올페르고: 가뜩이나 그렇죠, 네.

SCP-524-FR: 노력해주셔서 고마워요 박사님. 이제는 정말로 살아 있고 싶어요.

올페르고: 아 네네 물론이죠. 그러니까 이제 이걸-


맺음말: 이때 SCP-524-FR이 실수로 카메라를 손상해 녹화영상이 여기서 끊어진다.

부록 524-FR-2: 사건 524-FR

1982년 6월 2일 14시경 EF4급 토네이도가 르비에를 가로질러 지나가며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혔으며, 이 와중에 SCP-524-FR이 실종되었다. 이날의 며칠 전에 설치한 카메라가 당시 현장을 촬영했다. 올페르고 박사의 요청으로 영상은 열람 불가능하나, 당시 사건의 녹취록이 이하에 있다.

녹화 영상


날짜: 1982/06/02

비고: 카메라는 계단 밑에 자리잡아 토네이도에 휩쓸리지 않았다.


[영상 시작]

14시 07분: SCP-524-FR이 완전히 현현한다. 올페르고 박사가 없어서 긴장한 듯 무언가 기다린다.

14시 08분: 몇 초 전에 생겨난 토네이도가 농장 쪽으로 다가온다. SCP-524-FR은 멀리서 토네이도를 의식하지만, 동요한 기색은 아니다.

14시 09분: 토네이도가 겨우 몇백 미터 거리로 다가온다. 비바람이 더 거세어진다. SCP-524-FR이 놀란 듯 일어선다.

14시 10분: 폭우가 더욱 격심하게 내리고, 가까운 건물이 토네이도에 휩쓸려 무너진다. SCP-524-FR이 기쁜 듯 흥분해서 뛰어다니며 웃는다. "살아 있는 느낌이야"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14시 11분: 토네이도가 마당을 휩쓴다.

14시 12분: 영상이 다시 돌아온다. SCP-524-FR가 사라졌다.


[영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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