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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SCP-517-KO 아스라이 스러지는 당신과 나의 여행기
저자:Misty_sky
작성년도: 20261. 세션카드 - 디자인 : 크레페 훼운 @hwimxng 님
2. https://pxhere.com/ko/photo/1260426
3.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wimming_pool_underwater_1.JPG
4.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Ink-stain-texture-9.jpg
5.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Freediving_the_Ocean_-_Into_the_Light_(440785178).jpg
일련번호: SCP-517-KO
등급: 케테르
특수 격리 절차: SCP-517-KO는 물리적인 격리가 불가능하다. 재단은 인터넷 상에 업로드 된 SCP-517-KO의 전문을 삭제하고 유사한 제목의 재배포본 혹은 배포된 계정에 대하여 특수 격리 절차에 준하는 소기의 절차를 거친다.
재단은 COC1 기반으로 한 자작 소관타2 시나리오 주 창작 및 소비자층인 10대~30대 여성의 개인 SNS를 포함한 인터넷 사용 현황에 대하여 모니터링한다.
인터넷 상에서 SCP-517-KO와 특징과 유사한 시나리오의 배포가 확인되었을시, 시나리오의 원문 삭제와 배포 계정 폐쇄의 방법을 고려한다. 재단은 SCP-517-KO 시나리오의 플레이와 재배포를 막기 위하여 COC 기반 소관타 시나리오 집필 경험이 있는 직원을 동원하여 비슷한 내용의 변칙적이지 않은 시나리오를 집필 후 배포한다.
SCP-517-KO와 유사한 스토리는 시나리오 플레이어 사이에서 보편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 비슷한 시나리오를 작성 한 뒤 후기를 포함하여 인터넷에 퍼뜨리는 방법은 202█년 시점에서 플레이 후기 ███건이 작성이 되어 있으며, 플레이 후기 작성은 실제 티알피지 플레이로 이어지는 경향성을 보인다. SCP-517-KO의 배포를 막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추가적인 변칙 사태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들 중 SCP-517-KO와 유사한 비변칙적인 시나리오의 배포는 변칙 사태의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SCP-517-KO의 작성 언어는 201█년 최초 출현 당시 한국어로 작성이 되어 있으나, 202█년에는 일본어 및 영어 버전의 SCP-517-KO의 배포가 추가로 확인되었다. SCP 재단 한국 지부는 해당 언어 사용 지부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추후 SNS 모니터링 및 업로드 된 계정에 대하여 위치 추적 정보 협조를 요청했다.
202█년 추가 기록 : 일본 지부 및 미국 지부와의 협력으로, 타 언어권에서의 배포한 위치의 위치는 공통적으로 SCP-517-KO-2로 밝혀졌다.
SCP-517-KO의 배포 포스팅은 2000회 이상 다른 계정으로 퍼져나갔고, 시나리오 플레이 후기 작성 계정을 위주로 원인을 특정하지 못한 채 수 명의 행방불명자가 발생하였다. 행방불명이 된 계정들은 SNS상에 마지막 포스팅으로 공통적으로 물에 관련된 사진을 업로드하였고, 이에 관련된 음모론이 제기되었다. 인터넷 공간의 특징상 다양한 주제가 이슈로 올라오는 일이 잦으므로, 시간이 경과되며 해당 사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경향성을 보인다. (부록 1 참조)
재단은 SCP-517-KO와 행방불명자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거나 관련 내용이 퍼져나가는지 모니터링하고, 인터넷상으로 다른 이슈가 될만한 역정보를 유포하거나 필요시 SNS 계정 정지 및 삭제 등의 방법을 동원한다.
SCP-517-KO와 관련된 행방불명자는 가정사/성적 관련 문제/지인과의 불화/연인과의 치정 싸움/경제적 이유/신체 및 정신병력 등의 이유를 들어 자살, 혹은 자살에 준하는 방법으로 실종된 것으로 위장한다. 행방불명자는 공통적으로 물에 관련된 마지막 포스팅을 올리는 경향성을 보이기에 필요시 행방불명자가 익사로 사망하였고 그 시신을 찾아낼 수 없었다고 유가족에게 알린다.
재단은 SCP-517-KO 플레이와 행방불명자의 연관성을 찾지 못하도록 SNS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역정보를 유포한다.
설명: SCP-517-KO는 TRPG의 일종인 COC 7판을 기반으로 한 TRPG 자작 시나리오로, 201█년 닉네임 스윔스윙 S___(SCP-517-KO-1)의 SNS 계정을 통하여 최초로 배포되었다. 최초 배포 당시 SCP-517-KO의 제목은 [아스라이 스러지는 당신과 나의 여행기]였다.
SCP-517-KO는 KPC3 + PC(플레이어) 두 명이 플레이 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온라인 상에서 서로 소중한 관계에 있는 캐릭터 두 명을 컨트롤하는 플레이어 두 명이 TRPG 형태로 플레이할 수 있다.
SCP-517-KO가 재단에 의하여 시나리오 원본이 삭제된 이후, 재배포 된 SCP-517-KO는 최초 배포 제목과 유사한 [아스라히 스러지는 나와 당신의 여행기], [당신과 나의 아스라히 스러지는 여행길] 등의 제목으로 바꾸어 업로드 된 사례가 확인 되었다. 해당 시나리오들은 단어 사용 및 문장 배열 등에서 차이를 보이나 원본과 핵심적인 내용의 전개가 같고 변칙성은 SCP-517-KO와 완전히 동일하다.
SCP-517-KO는 201█년 최초 업로드 이후, 수 차례 이루어진 재단 측의 SNS 내용 삭제 및 계정 폐쇄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수단을 동원하여 배포되고 있다. SCP-517-KO를 배포한 계정은 배포 이전 변칙적이지 않은 소관타 시나리오를 배포하고 있는 시나리오 배포용 계정 또는 시나리오 라이터 개인의 개정이 대다수였으나, SCP-517-KO의 배포 이전 어떠한 내용도 포스팅하지 않은 신규 계정 또한 발견되었다. 공통적으로 해당 계정들은 SCP-517-KO의 배포 이후 답글, 새로운 포스팅 등을 남기지 않는 경향성을 보인다. 재단은 SCP-517-KO를 업로드한 계정 사용자들과 온라인 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계정 사용자와 SCP-517-KO는 아무런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 계정 사용자들은 공통적으로 사용자 본인은 해당 시나리오 및 시나리오 라이터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으며, 계정에서의 시나리오 배포에 대한 질문에서 배포 포스팅은 단순한 계정 해킹이라 주장하였다. 이는 해킹 의심 계정으로 계정을 삭제하는 것이 기존 계정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SCP-517-KO의 배포를 부자연스럽지 않게 막는 효과를 주었으므로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배포 계정들은 스스로 SNS 계정의 폐쇄 혹은 시나리오의 배포를 중단하지 않으므로, 해당 SNS 계정에 대한 조치 및 시나리오 배포에 대한 재단의 개입은 필수적이다.
202█년, 재단은 최초 유포 SNS 계정 사용자 겸 시나리오 라이터로 추정되는 SCP-517-KO-1을 조사하였고 계정 폐쇄와 더불어 포스팅이 작성된 위치를 특정하였다. 해당 계정의 접속 기록 분석 결과, 대한민국 경기도 ██시의 폐쇄된 상가 내부 수영장(이하 SCP-517-KO-2)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202█년 재단은 SNS 사용 중인 TRPG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행방불명자 전수 조사를 진행했다. SCP-517-KO의 최초 출현 년도인 201█년부터 시작하여 조사 당시 시점인 202█년 사이, SCP-517-KO 플레이와 관련되어 TRPG 플레이어 행방불명자는 대한민국 내에서만 184명으로 파악되었다.
SCP-517-KO의 한국어 외 판본과 관련된 해외의 피해 규모는 조사 중에 있다.
202█년 시점 SNS를 통한 시나리오 배포를 막을 적절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국내 외를 가리지 않고 SCP-517-KO에 의한 행방불명자는 전수조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재단의 위장 회사가 SCP-517-KO-2의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의 외부를 리모델링용 공사 가림판을 설치, 조사 및 감시 중에 있다. SCP-517-KO-2는 폐업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워터파크형 수영장으로, 실내에 위치한 다이빙풀은 외부에서 보는 크기 이상으로 넓고 무한한 물 웅덩이로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SCP-517-KO-2의 내부 조사는 보안등급 2등급 이상의 인원으로 구성된 연구팀, 수영장 내부의 조사는 수중 바디캠을 장착한 D계급 인원으로 제한된다. 부록 4의 사건 및 기록 아카이브 이후, SCP-517-KO-2의 내부 조사는 금지되었다.
부록 1: SCP-517-KO-1의 계정에 최초 공개된 SCP-517-KO 배포용 포스팅의 내용 및 관련된 SNS 상의 반응이다. SNS에 올라온 SCP-517-KO와 관련된 내용은 인터넷 페이지의 아카이브된 것을 활용하였으며, 원본은 재단의 개입 또는 시간 경과에 따라 대부분 삭제되었다.
스윔스윙 swimm█████
COC 7판 팬 시나리오 《아스라이 스러지는 당신과 나의 여행기》
나, 그리고 너. 단 둘만이 함께한 여행. 그리고 그 끝에는…
이 것은 당신과 나만이 존재하는 세계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소중한 관계에 있는 캐릭터 둘에게 추천합니다. 개변4은 자유로우나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시나리오의 약칭은 "아스여"입니다. swimm█████.p█████.com/post/444fjg02321
시나리오 플레이 후기는 # 아스여_후기로 부탁드립니다. :)
†마감12월3일진하 SiSme__18574
제 자캐랑 찐하게 한 번 부벼볼 앤오5님 구합니다 뭐 없다구ㅠ? ㅠㅠ 지금부터 만들어야만
NotToBE_다람 NTB829301
이런 분위기 정말 좋아함…와…
진미만우물거림 Givesome_food
야 우리 이거 가자 ㅋㅋ 존맛의 향이 남 @PK678092_1
루/미한x지운D+182 algkswldns883
진상 까봤는데6 ㅈㄴ 재밌겠다 미한이랑 가야겠다 ㅋㅋ 지운이 오너님 어떠세요 @_Mihanns00
최초로 p█████ 사이트에 업로드 된 SCP-517-KO는 재단이 삭제하기 직전까지 1개월 정도 방치되었다. SCP-517-KO는 삭제되기 전 '해당 시나리오를 플레이하고 싶다'는 내용과 비슷한 멘션 혹은 인용은 총 412개였고, 반응을 포함하여 SNS상으로 2000회 이상 퍼진 것으로 확인된다. 배포 포스팅과 함께 삭제된 링크의 웹사이트에서, 최종적으로 확인한 SCP-517-KO의 조회수는 4894회였다.
최초로 배포된 SCP-517-KO가 삭제되며 그와 동시에 SCP-517-KO-1의 계정은 정지 처리되었다. 3일 이후 SNS 사용자 스윔스윙●조금바빠요 SSSS 계정이 신규 생성되었고, 계정에서는 SCP-517-KO의 원본을 재배포하기 시작하였다. 스윔스윔●조금바빠요 SSSS 계정은 SNS상의 홍보봇을 이용하여 SCP-517-KO를 소관타 시나리오를 플레이하는 주 이용자층을 대상으로, 시나리오를 홍보하는 내용의 글을 계정 정지 시점까지 업로드하였다.
해당 계정 삭제 이후, 새롭게 생성된 계정들 중 일부는 '스윔스윙' 이름을 포함한 계정으로 비슷한 배포 양상을 보여주었다. 또한 몇몇 자작 시나리오 라이터의 계정 역시 SCP-517-KO를 배포하였다. 해당 계정들을 모두 정지한 이후 위치추적 결과, 시나리오 배포 포스팅의 작성 위치는 SCP-517-KO-1과 동일하게 경기도 ██시의 SCP-517-KO-2의 위치로 밝혀졌다.
SCP-517-KO-1이 생성한 계정들의 삭제와 시나리오 본문의 삭제에도 불구하고, 대상을 플레이한 TRPG 플레이어들은 후기 및 플레이 로그7를 SNS 개인 계정 및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업로드되었다.
재단은 인터넷상에 최초로 SCP-517-KO의 플레이 후기를 작성한 루/미한x지운D+184 algkswldns883 계정과 이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들을 조사했다. 해당 계정이 작성한 후기는 비공개 처리 직전까지 5254번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용 및 멘션 등을 통하여 '나도 갈 걸 ' '시날 본문 어디서 봐요?' 등의 반응을 통하여 자작 TRPG 시나리오 플레이어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후기에 반응을 한 SNS 이용자의 일부는 실제로 SCP-517-KO를 플레이 한 것으로 추측되며, SCP-517-KO에 의한 행방불명자의 SNS 계정조사 결과 후기에 반응을 했던 계정과 일치했다.
지속적인 피해 사례를 막기 위하여, 재단은 후기 삭제 및 후기를 올린 루/미한x지운D+184 algkswldns883 계정 사용자의 행방불명 사태를 확인하고 해킹을 가장하여 계정을 일시 정지 처리하였다. 이후 SCP-517-KO의 후기를 작성하지 않았으나, 인터넷 상에서는 루/미한x지운D+184 algkswldns883 계정 사용자와 함께 시나리오를 플레이 했던 TRPG 플레이어 시아씨(미한이랑연애함)@_Mihanns00 계정에 관심이 몰렸다.
시아씨(미한이랑연애함)@_Mihanns00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어.
시아씨(미한이랑연애함)@_Mihanns00 계정이 올린 마지막 SNS 기록인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어.' 내용과 첨부된 수중 사진은 SCP-517-KO의 시나리오 내용을 알고 있는 TRPG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24시간 미만의 시간 동안 일시적인 화제가 되었다. 이 후 유명 웹툰 작가의 강력 범죄 사건이 발표되자, 재단은 해당 이슈가 인터넷 상에서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을 확인하였다.
재단은 소관타 시나리오 집필 경험이 있는 직원을 통하여 변칙적이지 않은 시나리오를 퍼뜨리고 SCP-517-KO의 출현을 막기 위한 대비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변칙성을 가진 사건이 정상성의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일반인이 초상 세계와 깊게 관여되는 일은 추후 부서진 장막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인터넷상에 배포 되는 SCP-517-KO를 삭제하는 것 이상으로, 해당 시나리오의 플레이를 부추기는 시나리오 플레이 후기가 이슈가 되지 않도록 검토한다.
부록 2: SCP-517-KO의 플레이 후기를 업데이트 한 사용자의 SNS 내용이다. 관련 없는 내용은 삭제되었으며, SNS (루/미한x지운D+184 algkswldns883) 계정 사용자와 시아씨(미한이랑연애함)@_Mihanns00 계정 사용자의 SCP-517-KO의 플레이 로그가 포함되어 있다.
루/미한x지운D+184 algkswldns883
#아스여_후기 앤오랑 같이 다녀온 후기!! 미한이 KPC로 다녀왔습니다. 이하의 내용은 일부 플레이 로그 및 시나리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D 갔다오신 지인 분들께 소문은 들었지만 직접 까보니 과연 갓시날… 이야기를 진행하며 물 속에 잠겨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시작부터 COC 소관타 특유의 분위기가 잔잔히, 물 속에 잉크 한 방울 떨어뜨렸을 때 같이 서서히 퍼져나갔고요. 시나리오 진행 내내 '당신으로 인해 물드는 나' 혹은 '당신이 아니라면 안 된다'는 암시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클라이막스까지 어느 정도는 마지막 진상이 예상이 되었지만, 안에 반전이 없었어도 좋은 시나리오에요! 살짝 크툴루적인 느낌도 좋았어요. 저는 몇 달 전 성사된 앤오님과 같이 다녀왔었는데 정말 찐하게 부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관캐 있으시면 시날 가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라이터님이 테플8못 돌리셨다고 했는데 전체적으로 되게 부드럽게 진행되는 분위기라서 상관 없었어요. 진행시간은 4시간정도인데 천천히 진행해서 빨리 하면 3시간 안에도 가능할 거 같았어요. 분위기를 즐기는 거니까 추천드리진 않습니다 ㅋㅋ 천천히 진행하시는게 좋을 거 같아요! 진행하면서 내내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지운 오너님이 시날 안 까보셨으니까, 제 캐인 미한이가 KPC로 플레이하게 되었어요.
이하 감명 깊었던 부분의 플레이 로그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중간중간 소소하게 벅차오르는 포인트가 있는데 그것도 풀어볼게요! 풀버전은… 소관타이니만큼 엄청 알콩달콩 잘 다녀왔습니다…까지만 알려드릴게요 ㅋ…ㅋㅋ… 저만 보고 싶은데 그래도 후기 겸 영업글이니 영업은 해야겠죠? ^.^ !!
끝 부분은 꼭 같이 봐주셨으면 해요 갓시날 같이 달려요 히히
앗 그리고 아스여 시나리오 대형 스포일러 주의!
시나리오 진행 로그
<SCP-571-KO와 관련 없는 내용 생략, 진행 내용은 SCP-XXXX-KO 본문 대부분이 커다란 개변9 없이 작성되어 있다.>
미한과 지운은 서로의 곁에 서서, 도시를 걷습니다. 걷고, 또 걷고… 당신과 함께 걷는 길은, 무척 낯설지만 낯익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것들을 해온 곳입니다. 당신에게 집중할 수 있을 만큼 이 곳은 고요하지만, 또 조용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아, 눈 앞에 보이는 낡은 표지판에 도시의 이름이 써있습니다. 파란색의 표지판에 희미하게 글씨가 쓰여져 있습니다. 지운은 그 것을 읽을 수 있나요? 판정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주사위 판정 : 성공)
지운은 그 이름을 부릅니다.
여기는 ██시야, 미한아.
아, 낯이 익은 곳이네요. 어쩐지 알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죠. 이곳은 미한도, 지운도 아는 이름의 도시입니다. 이 곳에서 둘은 함께 미션을 수행했었던 곳이거든요. 두 사람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곳이기도 합니다.10 그러나 이 도시에 스쳐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쩐지 낯설었고, 그들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떠오르는 단어가 있네요, 이방인. 여기에서 우리는 영원한 이방인입니다. 미한은 지운을 봅니다. 미한이 그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하고, 지운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듣기 판정 굴려주세요. (주사위 판정 : 실패) [지운(시아) : 앜ㅋㅋㅋ이게 실패하네ㅋㅋㅋ 지운아 잘 좀 해봐;; 지운이 주사위 곰손이에요 진짜로 아이고;;;; / 미한(루): ㅋㅋㅋ 좋아요 다음 페이즈 가봅시다.]
미한(루): -을 위해서, -이 필요해. 지운아, 듣고 있어?
지운(시아): (고개를 옆으로 돌려 미한을 바라보았다. 미한이 말하고 있는 것이 왠지 잘 들리지 않지만, 그건 분명 별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아, 응. 잠깐 딴 생각하느라고. 방금 전에 그 말, 잘 못 들었는데 다시 한번 말해줄래?
[지운(시아) : 듣기 판정 한 번 더 가보자 가보자고요 가능하죠? / 미한(루) : 강행ㄱ? ㅇㅋ 일단 패널티로 SAN치11 1개 깎을게요. 그럼 주사위 가죠 (주사위 판정 : 대성공) [지운(시아) : 아니, ㅇㄱ ㅈㅉㅇㅇ?12]
그 순간, 묘한 음성이. 미한의 입에서 흘러나옵니다. 그 것은 지운의 귀에는, 평소의 미한의 목소리가 아닌 것처럼 들려옵니다. 무기질의, 아주 낯선 음성입니다. 이번엔 실패하지 않겠어. 결심한 지운은 그 말을 듣는데 성공합니다.
미한(루): …의 만남을 위해서, 어떤 희생이 필요해. 그게 너라는 뜻은 아니야. 하지만, 지운아.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지.
근처가 시끄러웠던 탓일까요?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지 지운은 미한을 쳐다봅니다. 미한의 표정은 아주 약간의 변화조차 없습니다. 잘못 들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운(시아) : …? 아, 여기서 이런 단어가 나와도 돼요? 잘 모르겠네요. 아, 근데 미한이 목소리 생각하니까 넘 좋네요 ㅎㅎ 같이죽자 / 미한(루) : ㅋㅋㅋ 괜찮았나요? 다음 페이즈로 진행할까요 / 지운(시아) : 네!]
미한(루): 이 쪽으로 들어가자.
미한과 지운은 인적이 아주 드문 길로 접어듭니다. 햇빛이 내리쬐고는 있었으나 스산한 풍경입니다. 주변의 풍경으로 보아, 한 때는 번성했었던 곳 같지만 이제는 오가는 이가 드물어진 곳으로 보입니다. ██시로 들어올 때 보았던 낡은 표지판처럼. 미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지운은 이 공간이 이 도시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합니다.
상가로 추정되는 건물입니다. 진입하는 문은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아마 이 곳은 미한이 이 도시를 헤매며 내내 언급했었던, 최종적으로 향하고자 하는 공간일 것입니다. 미한과 지운은 문의 안으로 들어갑니다. 유리문을 열자마자, 그 안에 펼쳐진 풍경은 수영장입니다.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리는, 아주 고요한 풍경이지만 어쩐지… 그 것은 그 자체가 어울린다, 어울리지 않는다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꼭 꿈 속의 풍경과도 같습니다. 주사위 판정 돌려주세요. (주사위 판정 : 실패)
[지운(시아) : 실패?! 실패요???ㅠㅠㅠㅠㅠ / 미한(루) : 헐 아…이거 그렇게까지 중요한 판정은 아닌거 같애요 굳이 강행 안하셔도 될듯? / 지운(시아) : 옠ㅋㅋㅋㅋ 잘 좀 하자 / 미한(루) : ㄱㄱ]
뭘까요? 두 사람의 시야에는 고요하게 가라앉은 잔물결의 바다가 있습니다. 찰랑거리는 물결이 일고 있는 것이, 잔잔하게 아름답게 보이지만 이 것이 평범한 수영장에서 발생한다고 하기엔 이질적으로 보이는 풍경입니다. 좌, 우로. 천천히 움직이는 물결에 시선이 머뭅니다. 오랫동안. 하지만 지운은 이 풍경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영장의 소독약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지만, 그 것이 불쾌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잔잔히 흔들리는 물의 표면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리움이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영원히 이 곳에, 당신과 둘이서 남겨진다는 것은 꿈일까? 물에 향기가 존재한다면 어쩌면 그런 향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공감각적인 감각을 느끼면서 시야를 살짝 돌리자, 푸른 타일에 반사되는 물의 일렁거림은 지운의 눈동자에 비칩니다. 수영장이라고는 하지만, 그 것은 꼭 물 웅덩이에 가까운 모습처럼 보이고 있습니다. 눈 앞을 사로 잡는 것은 넓은 수영장과, 커다란 다이빙 풀입니다. 수영 실력이, 다이빙 실력이 좋다면… 유영을 시도한다면 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지운(시아): 정말 아름다운 공간이야. 하지만, (미한에게로 돌아서며) 수영은 중요하지 않을 거 같네.
이 곳에는 미한과 지운, 그 둘 외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인기척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는 아주 고요한 공간뿐. 이 곳에서, 미한은 지운을 쳐다봅니다. 관찰 롤 돌려주세요. (주사위 판정 : 성공)
반짝이며 일렁이는 물을 배경으로 보이는 미한의 얼굴은, 평소의 모습과 약간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분명 바깥은 고요하기는 했지만, 대낮이었습니다. 어째서 이 수영장 안은 저녁이나 밤같은 분위기를 보이는 걸까요? 이 곳은 다이빙풀에 가까운 공간이라, 내부에 푸른 조명이 위치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푸른 빛의 수영장. 지운은 천천히 수영장의 가장자리를 걷는 미한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거리낌없이 미한은… 천천히 수영장으로 들어갑니다.
지운(시아): 다이빙 할줄 알았어? 지금 우리, 여기에 수영이나 하자고 온 건 아닌-
미한(루): 물이 정말 얕아, 지운아. 들어와봐. 이런 물 속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
지운(시아): 너 수영 그렇게 안 좋아했던 거 같은데. 혹시 새로운 취미라도 생긴거야?
주사위 돌려 주세요. (주사위 판정 : 실패)
[미한(루) : 아 생각해보니까 대사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요 / 지운(시아) : 진짜요? 헐 이거 나오는 소관타 또 가고 싶네요 나중에ㅋㅋㅋ 시날 끝나고 알려주세요~ / 미한(루) : ㅇㅋㅇㅋ]
미한의 말에 이끌려 수영장 안으로 들어간 지운. 방금 전의 '정말 얕다' 는 미한의 말과는 다르게, 내부는 꽤 깊어보입니다. 확실히 수영장에 들어온 후에 둘러보니, 내부의 유리벽 너머로 오래된 공간들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워터 슬라이드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고, 찾지않는 버려진 공간 같습니다. 지운은, 순간적으로… 이 공간 안에서 물이 아닌 곳은 죽어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능적인 공포감이 있습니다. 이 수영장 안 쪽, 어딘지 알 수 없는 깊은 곳에 위치하는 심연으로 발을 내딛으면, 까딱 잘못하게 된다면… 깊은 물 속으로 빠져버릴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지운의 옆에는 미한이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래도 상관 없는 부분이겠죠, 두 사람이 함께라면. 그 곳이 불 끝이든, 물이든.
고요하던 수영장의 공간 안에 물 소리가 '참방' 하고 울려퍼집니다. 물이 타일로 조금 튀었습니다. 발이 미끄러져서, 쓰러지기 바로 직전에… 지운은 미한의 팔 안에 안겼습니다.
미한(루): 괜찮아. 나랑 있자.
미한은 지운을 끌어안았습니다. 지운은, 미한의 너머로… 깊은 물 속을 봅니다. 분명히 미한이 이 곳의 물은 얕다고 했었습니다. 거짓을 말할 사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언제나처럼…지운은 미한을 사랑하니까요. 하지만 그건 정말일까요? 가만 봐도 깊어보이는 푸른 물 빛의 안 쪽. 물이 천천히, 두 사람의 근처로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이 수영장… 지운은, 미한의 품 안에서 미한을 올려다봅니다. 이 곳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미한(루) : 시아님 여기가 엔딩분기점이에요 주사위 화이팅…! / 지운(시아) : 아ㅋㅋ 자신 없는데…아니, 잠깐만요. 뭔가 화면에 뜨는데 주사위 굴리고 확인할게요 우와 이런것도 있나 대박인데요? 그럴싸해보이는데 이따 세션 끝나고 올릴게요ㅎㅎ!! 일단 화면에 뜬 말 중에 미한이에게 해주고 싶은 거 올려볼게요~/ 미한(루) : 어 세팅에서 그런 게 있었나? 그치만 궁금하다 말해주세요 저도 보고 싶어요]
지운(시아): 이 물 아래에서. 영원히. 너랑 같이. 나랑 함께. …그런 걸 원했던 거지?
미한(루): …맞아. 그건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야. 있잖아. 나랑 같이 있으면서 행복했었어? 우린 더 행복해질 수 있어. 내가 너에게 정말로 해주고 싶었던 거, 알잖아. 완전히 우리 둘만이 있을 수 있는 공간으로 가자는 거니까. 사랑해, 지운아. 널 정말로 좋아해. 다른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공간으로 널 데려가고 영원히 함께하고 싶어.
물에 젖은 듯한, 미한의 목소리가 수영장 안을 가득히 채우면서 물이 일렁거립니다. 그 푸른 물의 일렁임 너머로, 무엇인가가 보입니다. 미한일까요? 관찰 주사위 굴려주세요. (관찰 : 대실패) 지운을 끌어안은 미한이 입을 열어, 무엇인가를 말하기 시작합니다.
미한(루): 나의, 기쁨. 아, 너는…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존재였어. 그래서 어쩌면 너와 이곳에서 영원을 약속하는 것은 나에게는 무척이나 영광스러운 일이란다, 정말이지… 아.
지운은 그 말에 귀를 기울여보지만, 그 말은 끝내 지운에게 다시 와닿지 않았습니다. 끌어안은 채로, 미한은 지운의 귓가에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속삭입니다. 난 너를 무척 사랑해. 조각나버린 물의 흔적은, 미한의 입을 막아 제대로 들을 수 없게 합니다. 이제는 영원을 맹세할게. 물 속에서 너랑 나만이. 어쩌면 세상따위는 아무 상관이 없는 곳으로… 너만 좋다면. 싫을리가 있나요?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당신이 바로 옆에 있는데. 지운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 너와 함께라면 그 곳이 어디라도 좋아. 지운은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표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깊은 물 속으로… 점점, 미한과 함께 빠져듭니다. 다시 눈을 뜨면 그 곳엔-
두 번 째 엔딩 - 검은 물 속의 당신. 그리고 나.
<루/미한x지운D+184 algkswldns883 계정 사용자는 '좋은 시나리오 감사합니다, 시나리오 라이터님 너무 좋았어요' 등의 의견으로 플레이 후기를 작성하였으며, 해당 시나리오 전후 두 캐릭터의 행보에 대한 서술이 이어진다. 후반부는 SCP-517-KO와 관계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므로, 부록에서는 생략되었다.>
해당 후기 작성 이전, TRPG의 엔딩 직후로 추정되는 시각 지운(시아) 플레이어로 추정되는 SNS 계정 시아씨(미한이랑연애함)@_Mihanns00 계정 사용자는 부록 1의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어.'를 업로드 한 뒤 불상의 시각에 행방불명되었다.
후기 작성 10분 이후, '아 잠깐만 후기 다 썼으니 이제 컴 꺼야겠다 자고 올게요 쫀밤~' 하는 내용을 끝으로 루/미한x지운D+184 algkswldns883 계정 사용자의 계정 업데이트가 중지되었다.
루/미한x지운D+184 algkswldns883 계정이 업데이트 한 SCP-517-KO의 후기는 널리 배포되어 재단이 삭제하기 직전까지 SNS 사용자들 사이에 알려졌고, 재출현 직전까지 원본이 삭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SNS 상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며 SCP-517-KO는 '아스여'라는 명칭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TRPG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COC 자작 시나리오의 플레이 후기의 공유는 일종의 컨텐츠처럼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막을 수 없는 SCP-517-KO의 출현과 더불어, SCP-517-KO에 의한 행방불명자가 증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부록 3: SCP-517-KO를 개변하여 플레이한 TRPG 플레이어와 재단 직원과의 면담 기록
면담자: 헬렌(20대 여성, 2등급 재단 연구원), SCP-XXXX-KO 플레이 경험자(20대 여성, SNS 진미만우물거림 Givesome_food 계정 사용자) 이하 '헬렌'과 '진미'로 기록한다.
장소: 경기도 ██시 카페 / 재단은 카페 사장과의 협상 끝에 정상 영업 중임을 가장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재단 측 잠입 요원 2인으로 이루어진 1조를 제외한 다른 손님을 받지 않았다.
정보 취득을 위하여 헬렌은 반 년 이상 진미와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개인 SNS 계정을 운영하며 TRPG 지인으로 접근하였다. 헬렌은 진미와의 만남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질문을 주고 답변을 유도하였다. 면담은 카페에서 1시간 40분동인 진행되었고, SCP-517-KO와 관련없는 내용은 삭제되어 있다.)
<녹음 시작>
헬렌: 진미님 안녕하세요!
진미: 헬렌님? 와… 처음 뵙는데 목소리가 저 아는 목소리 그대로라서 신기하기만… 하긴, 같이 스페하고 디코하고 이러면서 들은 목소리랑 똑같으시네요. 제가 좀 늦었죠? 여기 버스가 잘 안 와서요… 한 10년 산 동네인데도 경기도 버스가 너무 늦게 와요.
헬렌: 아 괜찮아요! 저도 어제 늦게까지 소관타 뛰다가 엔딩 끝까지 달리고 잤거든요. 진짜 천운으로 지각 안 해서 넘 다행이죠~
진미: (까르륵 웃는 소리) 맨날 SNS에서 비명 지르시던데 헬렌님 어제 새벽까지 또 시날 까셨어요? 전 어제 헬렌님이랑 오프해야하니 일찍 잤거든요. 저희 동네 오신다고 하니까 엄청 기대됐거든요. 또… 동네 사람이 지각하면 안 되잖아요? 어제 소관타 얘기 좀 해주세요. 전 요새 티알을 사정상 못 뛰고 있어가지고… 저번에 그 관캐13랑 시날 가셨나요?
<이하 SCP-517-KO와 관련 없는 내용 생략. 헬렌 연구원은 진미의 긴장을 풀기 위하여 본인의 소관타 시나리오 이야기를 11분 30초에 걸쳐 이야기했고, 해당 내용에서 중간에 SCP-517-KO에 대한 이야기를 말했다.>
헬렌: 그 캐랑 성사 되면 좋을텐데… 일단 소관14까지는 갔으니까 이젠 어떻게든 앤캐로요. (진미가 오올~ 하고 말한 뒤 박수치는 소리가 난다.) 아, 큰 소리로 너무 떠들었나봐요… 제가 오타쿠 얘기만 하면 소리가 커지네요, 막 흥분해가지고…
진미: 어차피 카페에 거의 손님 없어서 그 정돈 괜찮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가 헬렌님보다 늦게 왔으니까 케이크 살게요~ 다녀오겠습니다. 아, 진짜 괜찮아요. 여기까지 헬렌님이 와주신 것도 감사하구요.
(의자가 바닥을 긁는 소리가 들리고, 5분 경과 뒤 '잘 먹겠습니다' 인사소리가 들린 다음 두 사람이 포크로 케이크를 함께 나누어 먹는 소리가 들린다.)
헬렌: 그렇네요… 사람 진짜 없네. 주말인데. 주말에는 어딜 가나 앉을 자리가 없는데. 확실히 오늘 진미님하고는 서울에서 안 만나길 잘했을지도요… (잠시 뜸 들이다가) 아, 맞다. 진미님 그러고보니까…예전에 그, 이름 뭐였지? 갓시날 가신다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저도 그거 가보고 싶었는데. 앤오님이 먼저 시날 까신다고 하셔서 전 안까고 기다렸거든요. 그 사이에 그 앤오랑은 쫌 안 좋게 깨지고해서 저도 시날 본문 자체는 못봤구. 그 분 말고 다른 분하고도 가보고 싶었는데, 가신분 후기가 궁금했거든요. 후기가… 사실 지나가면서 좀 본 거 같은데, 제가 찾으면 안 나오더라고요? 서치를 잘 못해서.
진미: 아, 그… '아스여' 말씀하시는 거죠.
헬렌: 네. 아스라이 쓰러지는? 그런 이름?
진미: 아 미치겠다 쓰러지는~ 하하. 그거 쓰러지는 아니고 스러지는인데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을요? 아무튼간에 그, 하다보니까 헬렌님 말씀처럼 쓰러지긴 했었죠. 그…좀 다른 의미로. 그거, 저 그 처음으로 후기 쓰신 분이 시날 후기 올리시기 전에 배포하시는거 보자마자 궁금해서 바로 까봤거든요.
헬렌: 소관타면 진미님도 앤오님하고 가신거에요? 아님 관캐? 어…저번에 멘션을 살짝 지나가면서 보긴 했거든요. 닉이 악님이셨나… 아이디가 아크? 셨나요? 저랑 저번에 같이 커뮤 뛰셨던 분이거든요. 근데 제가 머리가 안 좋아서 닉넴 기억이 잘… 그 분, 진미님하고는 자주 대화도 하시고…친한분 같이 보였거든요.
진미: 헬렌님이 아셨다니 신기하네요. 아, 서로 맞팔중이셨구나… 악님15이요. 같이 덕질하고 이러고 논지 한 7년 넘어가니까 뭐 앤오고 나발이고 걍 친구 같던데… 저랑은 친구가 지인보다 먼저긴 했어요. 걔는 제 중학교 친구에요. 그 때 저희끼리 비공개로 카페 하나 만들어서 2인 커뮤를 시작했었죠. 둘이서 만든 자캐 커플이 있어요.
헬렌: 중학교 때 친구랑 커뮤 같이 뛰고 티알까지 같이 해요? 진짜 성공한 꿈의 오타쿠다 진미님
진미: 그 친구랑 저는 그 정도까진 아니긴하지만 그렇게도 보이겠네요. 그 둘은 짠지 좀 오래된 캐들이다보니 평소에는 거의 창고캐16처럼 지내다가, 가끔 생각나면 언급하는 정도? 그 정도에요. 전 정말 우연히 그 시날 보자마자 생각 난거거든요. 자캐들 배경 생각하면 좀 어울리는 거 같기도 했거든요. 대강 설명하자면 그, 아포칼립스 아시죠? 그런 설정이었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쫌 오글거려요. 둘 다 중2 때 짠거니까 그럴 수도 있는거죠. 아무튼, 어차피 악님 티알 KPC 해본 적은 없지만 PC로는 가실 수 있으시다 했거든요… 마침 그 분하고 저 사이에 앤캐 사이인 자캐도 있고, 둘다 현생 치여서 커뮤 달리는 건 지금도 벅차니까 그냥 오래간만에? …뭐 어떤 분은 너무 오래된 지인이랑 소관타 뛰면 서먹해진다 이러던데, 저야 티알 워낙 자주 뛰니까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았어요. 애초에 제가 직접 까보기도 했고, 후기도 딱히 많지 않은 시날이니까 스포 걱정도 덜했고… 악님이랑은 오래된 친구니까, 서로 잘 아는 사이니 맘편하게 뛰어도 될 것 같았고요.
헬렌: 와, 부러워요. 일단 같이 시날 콜? 할 친구 있는 게 제일 부럽고~ 그, 저는 그거 시날 원본이 보지도 못했으니 솔직히 뭔 내용인지도 모르거든요… 설명이 듣고 싶어지는데요.
진미: 지금도 가끔 올라오는 거 같던데, 그 시날이 좀 특이한 게 기간 한정 공개? 그런건가 봐요. 왠지 모르겠지만 올라오고 나서 얼마 안 되서 삭제되거든요. 근데 워낙에 레전드라, 티알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시날 자체는 알음알음 알려지긴 했나봐요. 까놓고 말해서 KPC만 시날 있으면 PC는 그냥 가서 티알 뛰면 되는거니까 시날 없어도 상관은 없었죠. 그 제일 유명한 후기 말고도 다른 후기도 쩔었단 얘기가 많았어서… 하긴 괜히 갓시날 갓시날 하는 건 아니겠죠…
헬렌: 그럼 진미님도 아스여 원본 있으세요? KPC로 뛰셨다니까, 시날은 미리 다 보셨을거구.
진미: 지금은 없어요. 원본 1번 까보고, 악님이랑 플레이 간단하게 하고 끝. 사실 끝… 끝이라고 해야할까, 이거? 아무튼, 거기에 대해서는… 진짜 할 얘기가 많아요. 정말 지금 생각해도 좀, 이상한 일이 있었거든요. …그거 때문에 제가 원본 시날 나중에 또 뛸까 해서 백업해놨었는데 그 원본 시날 포함해서 세션카드17랑 시날 플레이 로그, 기타 등등 뭐랑 이거 저거 다 지워버렸어요. 여기에는 사정이 좀 있는데… 음, 그리고. 제가 그 시날은 개변을 좀… 많이 했었죠. 라이터님 말대로라면 과도한 개변 플레이 금지 시날이라 가지고, 어디가서 공개적으로 뛰었다고 얘기하긴 좀… 그치만 들어보세요, 헬렌님. 걔는 소관타가 처음이었거든요. 그니까 저희 자컾끼리 어울리게끔 분위기 맞춘다고 많이 바꿨어요. 전 소관타 같은 경우엔 분위기만 살리면 그건 과도한 개변이 또 아니었다고 생각했었어서…
헬렌: 그 부분은 저도 이해해요. 이런 걸 처음해보시는 분이면 아무래도 좀 맞춰드리는 게 필요하기도 하잖아요.
진미: 물론 라이터님한테는 좀 죄송하긴 해요… 뛰었다고 말하기 좀 그렇죠, 그런 이유에서는요. 여튼… 제가 이 시날 뛴 것도, 악님 말고는 아무도 몰라요. 후기도 안올렸으니. 어쨌든 그거 뛰자! 라고 한 멘션 어떻게 헬렌님이 보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 악님하고 헬렌님 맞팔로워 상태시구나. 그럼 보이셨겠네요. 몰랐네. 여튼 그 시날 악님이랑 갔다는 거, 이건 지금 헬렌님한테 처음 말씀드리는 거고.
헬렌: 네, 네. 저 너무 기대돼요. 말씀 듣고 나니까 거의 환상의 시날 듣고 있는 느낌이네요. 시나리오 본문도 없는 그 시날을, 진미님 증언으로만 듣는 거라니.
진미: (머뭇거리다가) 그…헬렌님. 제가 그 시날 뛴거랑 거기랑 관련된 이야기는 비밀로 해주시는 걸로요… 괜찮으시죠? 솔직히 많이 개변했다는 거 알려지면 좀…시나리오 라이터님한테 실례잖아요. 물론 그 문제가 전부는 아니지만요…
헬렌: 당연하죠.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저 어차피 지인들 다 바빠서 맨날 저랑 노는 애 한 둘 빼고는 티알 잘 안해줘요. 슬프지만… 물론 걔네한테도 비밀로 할게요. 말하고 싶은 것만 말씀해 주셔도 돼요.
진미: 음… 확실히… 갓시날은 맞아요. 잘 썼어요. 전체적으로 물 속의 묘사가 되게 리얼하다는 느낌? 요즘 나오는 시날들, COC 같은 분위기 제대로 내주는 소관타가 요즘은 별로 없는데 그런 느낌도 나고요. 전 그거 처음 보고 나서, 넘 좋아서 이거 정말 소관타 필수 작품 중 하나 되겠다 싶었죠. 좀 찜찜한 건, 이런 갓시날에 생각보다 후기들이 몇 개 없었다는 건데… 그거야 뭐, 올리는 족족 삭제되는 일이 잦아서 그런가보다 했죠. 그리고 아시겠지만 저는 누가 봐도 SNS 중독자라서, 뛰기 전에 후기 몇 개를 봤었거든요. 시날 올라오면 뭔가 갓시날이다! 싶으면 일찍 가본 사람들이 후기 많이 올리잖아요. 간 사람들 어땠나 궁금했던 것도 있지만, 또 올렸다가 슬쩍 사라지는 후기들이 제법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가… 더 후기를 자세히 본 것도 있어요. 그리고 시날라이터님이 후기 올리는 거 별로 안 좋아하시나? 싶기도 했고요. 어쨌든 그 거랑은 별개로 저는 악님하고 같이 티알로 재밌게 놀고 싶었고, 오래간만에 창고캐같은 오래된 자컾들 꺼내보는 기회다 싶어가지고… 개변이라던가 음, 사실 그런 건 별로 신경을 안 썼었어요. 전 재밌어보이면 뛰는 편이라서. 근데…
헬렌: 어…근데, 라는 건….그럼 그거, 시날 뛰고나서 악님하고 짠 자컾이 깨졌다던가?
진미: ……(침묵)
헬렌: …그…혹시 진짜 악님….캐랑 깨지셨어요…?
진미: 아뇨. 걔는 무사해요. 걔는 아마… 어, 지금부터 제가 말하는 거… 잘 모를걸요. 오히려….
헬렌: 오히려?
진미: …그거 뛰고, 제 쪽에서… 좀 이상한 일들이 있어서요. 솔직히 좀 어디다가 쓰기도 그렇긴 한데… 들어주세요. 오프니까요. 차라리 말해버리고 털어버리는 게 낫겠다, 싶어서 말씀드리는 거니까. 이런 거 디코로 얘기하기도 그렇잖아요.
헬렌: 요즘 디코도 잘 안오시던데, 진미님.
진미: 디코…를, 잘 안들어가는 이유도 있어요. 사실 그거 때문에 제가 요즘 잠시 탈온18하고 티알도 잘 뛰는 거기도 해요. 헬렌님이야 저랑 예전부터 디코로 새벽까지 얘기 자주 해주신 분이고 오늘은 저 만나러 저희 동네까지 와주셨으니까… 아무튼 그 시날, 후기가 삭제되는 거요. 저는 왠지 살짝 좀… 그 이유를 알 거 같기도 하구요. 저기, 헬렌님. 좀 뜬금 없지만, 저 소관타 진짜 좋아하는 거 아시죠.
헬렌: 네. 잘 알죠…평소에도 진미님 되게 바쁘시잖아요. 일정 잔뜩 잡아두셔서 저도 약속 겨우 잡았는데요, 저도요. 그리고~ 저랑도 시날 몇 개 더 뛰셔야하고! 맞죠?
진미: 맞아요. 나중에 헬렌님하고도 가야하는데. 어쨌거나, 저는 티알을 다 좋아하긴 해요. 소관타 말고도요. 왜 나는 몸이 하날까… 몸 여러 개면 티알 여러 개 돌릴 수 있는데, 하고 생각해 본 적도 많아요.
헬렌: 오, 그거 뭔지 완전 알겠어요, 진미님. 오타쿠짓하는데 시간 모자라는 건 늘 고민이죠.
진미: 그쵸. 악님이랑 전 엄청 오래된 친구기도 하고… 헬렌님도 말씀하셨듯이 오타쿠 친구, 소중하잖아요. 그니까 걔랑은 재밌는 거 해보고 싶은 거에요. 저는 티알 경험이 많고, 걔는 없었던 상황이거든요. 제가 재밌게 티알하는 만큼 걔도 재밌어했으면 했어요. 제가 이 시날 진짜 재밌어! 하고 소개한 거라 좀 그렇긴 하지만 소관타란 거, 그 것도 아스여 같은 시나리오로 입문하면 그 쫌…
헬렌: 아, 알 거 같아요. 갓시날이라면 시날보는 눈이 올라가거나, 뭐 그런거군요? 처음부터 기대치가 너무 올라가면 안되니까.
진미: 그런 이유도 없진 않았죠. 그래서 음, 사실 시나리오 라이터님은 과도한 개변 불가 라고 하긴 했지만… 아, 저 진짜 티알 좋아하구요. 소관타도 좋아해요. 과도한 개변 불가라고 써있는데 이 과도한 개변이 어디까지 되는지는 범위가 안나와 있었어요. 그냥 뭐, 그러니까 완전히 제 자체 판단인거죠. 라이터님껜 죄송한 일이지만 이유는 있었어요. 그 친구, 악님 캐가 PC로 간 거니까 맞춰준 거였어요. 제 쪽에서 개변을 좀 많이 했었어요. 그리고 그게, 전 티알 완전 많이 뛰었으니까 별로 어렵진 않았죠.
헬렌: 네. 저야 티알판 고인물이지만… 이해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해요.
진미: …헬렌님. 저는 정말… 티알 뛰면서 진심 별의 별일을 다 겪었지만… 그런 건 처음 봤어요. 그… 해킹? 아무래도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아님 내가 악몽을 꿨거나요. 그 때가 음, 새벽 두 시 쯤이었나… 컴터 렉이거나, 아님 내가 졸려서 그렇게 했거나 하기에는 너무 생생한 기억이에요. 후… 일단 그걸 설명하기 전에… 아스여… 헬렌님은 궁금하다고 했으니 스포 상관 없이 그냥 말씀드릴게요. 그걸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KPC가 물 아래 신적 존재의 부름을 받은 존재고요, PC는 그 신적 존재를 만족시키기 위한 재물같은 거에요. 그 존재는 KPC를 조종하고 이용해서, KPC와 PC 모두 신적 존재가 존재하는 물 아래의 세상으로 가게 되고… 캐릭터들을 미지의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시날이죠.
헬렌: 아, 그렇게 말하시니까 분위기 좋은데요? 되게 크툴루의 부름스럽구.
진미: 일단 제가 읽었던 원작은 그래요. 그걸 보고 뛰자고 했었던 거기도 하구요. 단지 제가 조금, 개변을 많이 했어요.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KPC인 제 캐 이름이 류고, 악님 캐 PC 이름이 민하거든요? 저희가 원래 그 둘의 배경으로 짰던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는… 어떤 이유로 세상이 좀 많이 망한?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둘은 몇 년동안 생존을 위해서 발버둥치면서 오래도록 살아 남은 커플이었어요. 그 세상 망한 이유는 좀 중2스러운데… 그건 중2 때 짰으니 당연한건가? 하여튼. 원작 세계관 설정이 그랬어요.
헬렌: 와, 남의 자캐컾 얘기 듣는 거 너무 재밌어요. 그래서요?
진미: 아스여 시나리오 속에서 KPC와 PC는 세계가 그 신적 존재에 의해서 재창조된… 도시 속을 걷게 되는데요, 이게 좀 아포칼립스 느낌이 난단 말이죠? 라이터님이 그런 요소를 의도하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 그게 저희 캐들이 원래 있던 세계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시날 읽자마자 그 세계관에 류랑 민하를 넣어보고 싶었어요. 저희가 짰던 오리지널 세계관하고 차이가 있다면 그 시나리오 원본은, KPC는 PC든 결국 물에 잠기는 걸로 끝이 나요. 저흰 다 망해버린 세계지만 끝까지 살아남거든요. 둘이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아포칼립스물이 배경이었으니까요…
헬렌: 보통 소관타 시나리오들이 '둘만이 영원토록 있을 수 있는 곳으로'…라는 주제를 선택하는 거 잖아요. 시날 뛰는 캐릭터들끼리 쩌는 서사 깊은 관계 찍어보려고. 아, 쩌서깊관이라는 용어를 제가 최근에 배웠거든요. 그래서 소중한 관계 한정 1:1 타이만인 게 맞죠? 둘의 관계가 찐해지는 거요. 생각해보니까 제가 커뮤는 더 오래 뛰었는데 티알끈은 진미님보다 짧아서. 아무튼 앤캐랑 쩔어주는 서사 쌓으면서 진하게 엮이고 싶다 그런 거 아닙니까?
진미: (웃음) 틀린 말 아니죠. 네. 종종 어떤 오너들은 캐릭터 너머 오너들끼리 그러고 있기도 하지만 이건 자캐판의 심연 깉은거고… 여튼, 그런 점에서 아스여는 정말 좋은 타이만이긴 해요. 보통은 오너끼리 합의하에 찐한 방향으로 둘이 관계를 진전시키고 싶다는 욕망에서, 소관타라는 거 그런 목적으로 가는 게 맞거든요. 맞아. 그 시날 엔딩 말씀 드려야지… 이 시날의 엔딩이 4개가 있거든요. 물 아래에서 호흡하는 법을 익혀 영원히 물 속에서 살아남기. 둘만의 세계로 가기…는 빠진 상태에서 정신이 혼미해진다 하니 아마 죽는 거 같구. 폐에 들어오는 물의 감각을 느끼며 익사하기.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물 아래에서 그들을 불러낸 신적 존재랑 마주하게 되고 물들어가는, 그런 엔딩.
헬렌: …들어보니까 다 물에 빠지는 거 밖에 없지 않나요? 마지막 꺼는 그냥 광기 엔딩이죠? 크툴루의 부름 시날에서 흔히 나오는 그거요. SAN치 다 떨어지면…
진미: 맞아요. 일정 수치 아래면 그 엔딩이 나와요. 주사위 운 더럽게 없거나.. 뭐 그런 경우요. 근데 저는… 시날 분위기는 좋았는데, 엔딩들이 좀 마음에 걸렸어요. 일단 저희 캐릭터 둘 모두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서로를 지켜가며, 몇 년간 안 해본 게 없다는 설정이란 말이에요. 저는 물… 물에 빠져도, 힘을 합쳐서 밖으로 나와서… 서로를 구해내는 해피엔딩 시날 루트가 존재했으면 했어요. 그리고 사실 주사위가 저주 받고 어쩌고 해도 KPC 재량으로 그 정도 해피엔딩은 줘도 될 거 같았거든요. 이 시날상에 존재하지 않는 엔딩을 넣는건 좀 그렇긴 했는데, 일단은 PC인 악님이 초보니까 너무 그… 어두침침한 것 보다는. 그냥, 그런 이런 분위기에요~ 하고, 분위기만 즐기는 식으로요. 괜찮지 않을까했죠. 걔도 물 아래에 자캐 커플이 익사하는 거 별로 안바랐을 거 같고요. 그런 캐들이었으니까.
헬렌: 이해가 가네요. 물론 진미님이 그렇게 개변하신 건 악님이 티알 초보란 걸 충분히 감안하셨을 거 같고요. 아까 시날 뛰셨던 시간이 새벽 두시라고 하셨는데, 엄청 늦네요. 거기서 무슨 일이 있으셨군요?
진미: 예, 아마도요. 지금도 시간은 좀 의심스러워요. 여튼 악님 주사위 운이 별로 안 좋아서, 처음부터 여기저기 해맸었어요. 말씀드렸지만 시작부터 시나리오 개변을 좀 많이 해두긴 했는데, 제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해야할 정도로요.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었죠. 그래서 그냥 제가 그 과정에서 시날 자체 개변을 진행하면서 즉흥적으로 좀 더 했어요. 처음해보는 악님이 너무 좌절하지 않을 정도로만? 저는 이 시날의 엔딩이 어떻든 간에, 그냥 악님 캐하고 이 아포칼립스적인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서 한 거라서 그런 식의 개변이 어쨌거나 나쁘진 않았구요. 개변을 좀 많이 했지만 일단 핵심적인 둘만의 관계진전! 같은 느낌은 그대로 살려서 갔었거든요. 당연히 원본 시날에는 없는 딴 짓도 중간에 많이 했고… 저희는 그래서 아스여 플탐이 그래서 되게 길어졌었어요. 통상 플레이타임이 3~4시간이라 했는데, 저랑 악님은 거의 낮부터 새벽까지 뛰었죠. 그런데 시나리오 상의 엔딩보는 장소인 그 수영장? 시날 내의 묘사로는 아주 넓고 깊은, 고요한 다이빙풀이라고 하던데. 어쨌든 거기 근처 왔을 때부터, 좀 이상한 거에요.
헬렌: 오… 이상한 생각 났어요. 아무래도 진미님이 겪으신 거, 시나리오 라이터님이나 주사위의 신이 노하셔서? 그런거 아닐까요. 주사위 운도 나쁜 걸 보니 왠지 신빙성 있는데. …농담이에요.
진미: 음, 진짜로 그런… 미신이라도 있으면 붙잡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네요. 여튼, 수영장 안으로 KPC 제 캐릭터인 류가 PC인 악님 캐릭터 민하를 데리고 들어가는 것 까지 성공했어요. 이건 원본에 있는 묘사였고요. 그 수영장은 다이빙풀 비슷하게 되어 있어서,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엄청나게 내부가 넓다는 묘사가 나왔고… 참고로 저는 그런 수영장을 가본 기억이 있어서 수영장의 묘사 자체는 정말 리얼하게 묘사를 할 수 있었어요. 그니까 이 부분은 크게 개변을 안 했죠. 대신 수영장을 제외한 바깥 공간들은 꽤 개변을 했어요. 류가 민하 데리고 도시의 이곳저곳 돌아다닐 때부터 저는 이게 다소 아포칼립스물 같다는 느낌으로 진행을 했었어서, 중간에 좀비도 만나고 이형 생물도 만나고… 그런 부분을 추가해서 전투도 치르면서 왔었어요. 원래 이거 그런 시날 아니거든요. 조사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전투 요소가 그렇게 크진 않은? 어쨌든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향하는 곳인 수영장에 이르자 묘하게 평화로운 분위기로 진행되는 거죠. '아, 여기는 안전한 곳이야. 이 근처에서 좀 씻고 쉬자.' 이런 느낌요.
헬렌: 저야 시날 원본을 못봐서 그렇지만, 그런 진행이 시날 원본 느낌과는 좀 다른 진행이었군요. 하긴, 말씀하신 거 들으니까… 원본 뛰셨던 분들의 후기에서 나왔던 잔잔하다는 느낌과는 쫌 다른 방향의 개변이 된 느낌? 들으니까 진미님이 뛰셨던 시날 로그라도 보고 싶은데.
진미: 그게 없어서… 죄송해요. 일단 그 부분은 개변 안한, 원본 시날은 그냥 KPC가 PC를 수영장으로 안내하는 걸 거에요. 거기도 물론 제가 개변했었고요. 그때부터 시날이, 좀 이상하게 진행이 됐어요. 하… 캐릭터를 안 소개할 수가 없네. 죄송해요. 전 진짜 이름만 알려드리려고 했는데… 좀 중2병스러운 감성이 있어도 들어주세요. 얘넨 진짜 저희가 중2때 짰으니까요…
헬렌: 아, 좋아요! 소개해주시면 더 이해가 빠르죠.
진미: 간단하게 소개드리자면 제 캐인 '류'는 전직 군인 출신에, 엄청나게 몸이 좋은 남자에요. 살아남는 방면에 있어서는 프로페셔널한 느낌? 그런 애가 부모님에게 사랑받고 자란, 하지만 아포칼립스 상황에 휘말려 가족을 잃어버린 새내기 대학생 '민하'를 위험으로부터 여러차례 지켜줘요. 그렇게 위기를 돌파하던 중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기도 하고 깊은 관계를 쌓는 사이였어요. 이 캐릭터들로 시날을 뛴 거에요.
헬렌: 네.
진미: 시나리오 본문에서, '어떤 이유에서 건 KPC는 먼저 물 속으로 들어가서, PC에게 물 안으로 들어오라고 제안해야 합니다.'라는 말이 나와요. 몇 가지 제시된 상황들이 있었고, 저는 그 중에서도 KPC가 살짝 수영장 근처를 걷다가 미끄러지듯이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는 게 있길래 그 부분을 좀 개변을 했죠. 능숙하게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는 척 하다가 미끄러지는 걸 흉내내면서 '도와줘, 자기야.' 하고 장난스럽게 말하는 걸로요. 류는 수영을 잘해요. 민하도 마찬가지고.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살아남기를 익힌 자캐들인데, 저나 악님이나 그 둘이 수영을 못할 리가 없다고 생각할 거에요. 당연히, 민하는 그런 수작에 넘어가서 류를 구하려고 하겠죠. 수영장에 들어가면서요. 둘은 그 수영장 안에서 평범한 커플처럼 물놀이를 하고 데이트를 하는 걸…. 외부와 차단된 공간 안에서 둘만의 데이트를 즐긴다, 하는 거. 일단 제가 생각한 건 그런 방향이었어요. 솔직히 이 시날 주제 의식만 가지고 보면 별 거 아닌 개변 같기도 했고, 일단은 제가 그런 장면을 보고 싶었죠. 물론 어느 정도는 제가 그런 걸 의도하기도 했었고요.
헬렌: 자컾19 알콩달콩을 보고 싶으셨다는 거군요. 바깥은 아포칼립스의 세계인데. 두 사람만의 안전 공간? 그런 건 가봐요. 그리고 그 시간이 새벽 두 시였고요.
진미: 네. 전 그 모든 일이 졸려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죠, 처음에는. 아무튼 일단 지문을 쳐야 스토리 진행이 되니까 타이핑을 치는데. 뭔가… 잠깐, 존건지 어쩐건지 모르지만… 눈 한 번 깜빡이니까 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스토리 진행이… 제 의지와는 상관 없이 타이핑이 완성이 되어 있었어요. 완성 하고 보니까 약간 '참방' 하는 물소리 같은 게 뒤 쪽에서 들리기도 했는데, 이건 그런 느낌의 시날을 뛰어서 그렇게 느낀 것 같기도 해요. 기분탓… 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헬렌: 정말요?
진미: 생각 할 수록 너무 이상한 일인거 있죠. 저는 똑똑히 기억해요. 대충 이런 내용이었구.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내용을 메모장에 적어뒀었죠…
헬렌: 읽어볼게요.
[찰박, 하는 물 소리가 나고… 어라, 수영장 바닥이…? 이렇게 미끄러웠던가요? 류는 민하가 손쓸 틈도 없이 그의 키보다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민하를 향해 손을 내밀어봅니다. 까딱하다가는 민하도 빨려 들어가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 상황에서라면… 주사위 판정, 두 번까지 강행이 가능합니다.]
진미: …보통 시날로그 이렇게까지 상세히 기억 안 나거든요. 그런데 지금 시날로그가 문제가 아니지 않나요. 제가 친 것도 아닌 로그가 뜨니까… 그, 기분이… 진짜로 이상해서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대강 이런 느낌의 로그였던 걸로 기억해요.
헬렌: 진짜 이상한 일이네요. 티알 돌리는 프로그램상의 버그? 그런 건가… 악님도 아신 거에요?
진미: 저희는 되게 오래된 친구이자, 앤오 사이에요. 이 시날도 뭐… 이 시날 망한다고 절교하거나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플레이 자체도 걔는 초보였으니 거기 맞춰서 둘이 조율해가면서 진행했어요. 수영장 들어오기 바로 직전까지요. 시나리오 안의 자캐들 상황은 자캐들 배경 설정 생각해서 좀 진지하게 갔었는데, 그 오너들은 그 직전까지 깔깔 웃으면서 디코에서 같이 마이크켜고 했었으니 걔도 반응을 바로 주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 시날 KPC로 가면 어울리는 BGM 깔아주는 편이기도 해서 디코는 대부분 켜고 진행하는 편이기도 하고… 하여튼 그 때 내가 쳤을리가 없는 그 로그로 스토리 진행을 하고, 완성한 다음에 보니까 바로 '내가 뭔 짓 한거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 있는데 악님이, 디코로. 이거 진짜냐고 몇 번씩 물었어요. 내가 방금 까지 들었던 물소리를 걔는 못 들었던 거에요. 그럴 수 있죠. 하지만, 타이핑 소리도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는 건 이상하지 않아요? 저보고 그러더라고요. 너 방금 뭐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거 아니냐면서요. 그럴리가 없는데. 방금, 제가 보여드렸던 지문은 꽤 길잖아요. 그런데 제가 스토리 진행하면서 내내 났었던 타이핑 소리도 안 들리고, 그 직전까지 있던 웃음기도, 심지어 바로 직전에는 네 숨소리까지 없었다는 게 이상했었다고요. 당연히 저도 그 로그 보내고 나서 기겁을 했죠. 저는 그 때, 내가 보낸 거 아니라고 했었어요. 다행인 건, 걔는… 그걸 시나리오상의 연출 같이 받아들여줬어요.
헬렌: 시나리오상의 연출이라고요.
진미: 네. 미리 이런 상황이 일어날 걸 준비해두고 뭔가 버튼같은 거 누른 거 아니야? 하고. 그 순간 저는 악님한테는, 이 이야기 안하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괜히 이상한 얘기해서 분위기 망치고 싶지도 않았구요. 걔는 이상한 일이 일어난 순간, 제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아서 상황 자체에 너무 놀라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건… 어쨌든 다행인 일이죠.
헬렌: 악님이 생각보다 침착하게 받아주신 거네요. 생각해보니, 그런 상황의 진미님은 엄청 무셔우셨을텐데…
진미: 걔 성격이 원래부터 그래서. 참 좋은 친구죠. 그 땐 걔한테 웃으면서 말하긴 했는데 솔직히 사람이 너무 당황하면 웃음이 나잖아요. 그 이상한 현상도 현상인데, 일단 류는 그럴 놈도 아니었고요. 음, 그러니까 이거는 오너로서… 캐릭터성의 붕괴, 그니까 캐붕이라고 해야할까요… 시날은 계속 뛰고 싶었으니까, 저는 어떻게든 수습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냥 시나리오에 뭐 있나? 내가 뭐 씌인건가?하고 넘어가기로 했죠. 단지 그 덕분에 뭔가 진행이 이상하게 된 거 같아서 잠깐 그 시점에서 쉬자고 했죠, 제가 먼저요. 다행인 건 원래 아스여 권장 플탐이 4시간인데 저희가 개변 많이 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하는 바람에 그때가 한 다섯 시간 넘겼고, 슬슬 컴퓨터도 뭔가 뜨끈뜨끈해지길래…. 결정적으로는 자동으로 뭐 쳐지는 그 현상이 뭔가, 신경 안쓰고 싶었지만 좀 찜찜하기도 했고요. 저는 너무 장시간 시날 달려서 쉬자! 하고 말해서 자연스러웠겠다 생각했지만, 아마… 악님도 그 때 제가 그거 때문에 살짝 당황한 거 아셨을지도요.
헬렌: 오싹하네요. 제 일이라고 생각하면 한 밤중에 내가 안친 로그가… 진짜…진짜 무섭네요, 그거. 티알판 괴담같아요.
진미: 저랑 악이랑 그 때부터는 티알 프로그램 끄고, 서로 디코로만 마저 대화 했어요. 저는 뭐, 일부러 밝은 척 했죠. 결국 아스여가 어떤 엔딩으로 갈 것인가도 궁금하고 또 자캐 둘이 어떤 상황이 된건지 솔직히 오너로서 궁금하긴 했지만… 그거는 지금 이 이상한 현상이랑 연관지어서 나중에 또 썰 풀 수 있을 것 같았고, 중지한 시날은 언제라도 다시 이어서 플레이 하면 되는 거잖아요. 아니, 근데 그 보다도 새벽 두시에 그런 식으로 자동으로 입력되는 상황 자체가 진짜 이상했었고. 생각하면 할 수록 좀 무서웠어요. 그거 생각하고 있으면 더 무서워 지니까 악님한테는 그냥 '아 이거 좀 무섭지 않냐? 근데 대낮에 하면 덜 무섭겠지. 오늘은 피곤하니까 나중에 할까?' 하고 말했던 것 같아요. 내가 친 타이핑 개쩔지? 꼭 안친 거 같지 하는 식으로도 말해봤는데 그 거는…새벽이라 아마…좀…미쳐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은…
헬렌: 그런 거 있죠 확실히…너무 오래 컴퓨터 하고 새벽까지 깨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친 소리 자주하는 그거요. 그리고 무서운 거 이기려면 웃기는 거, 개드립이나… 이런 게 좋잖아요.
진미: 네네, 바로 그런 느낌. 아시는군요. 쉬자고 하니까 악님이 그러라고 했어요. 시간도 많이 늦었으니까요… 근데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렉이든 오류든 내가 맨 정신이 아닌 상황이다 생각하니, 이거 계속 하다가는 뭔 일 나겠다 싶기도 했어요. 일단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상황이 정상 진행이 아니잖아요? 그런 내용을 악님한테 '야 시날이 자아 있나보다 ㅋㅋ' 하면서 깔깔거리면서 말하긴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많이 무서웠어요… 아무튼 그 날 디코는 둘이 대화 하다가… 3시 넘으니까 새벽이라 식구들 깬다고, 악님이 큰소리로 대화 못하신다고 보이스 끄고 채팅 시작했거든요.
헬렌: 네.
진미: 음… 여기서부터는. 또…또 이상한 일이 하나 더 있어요… 사실 이게 너무 무서워서 제가 그 날 이후로 탈온20 결심했고요. 악님이랑 있던 디코 챗방에서 대화 중일 때 저한테 개인 DM이 왔거든요…
헬렌: 아, 디코면 채팅 기록 남아 있겠네요. 삭제하신 거 아니면요. 진미님이 탈온까지 하실 정도로 이상한 일이라면…
진미: …악님은 이거 모르구요… 친한 친구인데, 걔가 저 걱정할 거 생각하면 그냥 제가 탈온하는 게 낫죠. 당장 온라인에 접속하는 게 무섭단 생각이 드니까, 별의 별 오타쿠질 하던 저 같은 오타쿠도 탈온이 그렇게까지 어렵진 않았네요. 그리고 이건 진짜로… 올리면 안될 거 같았어요. 아스여 시날하고 뭔가 비슷하기도 하고, 이게 혹시 정말로… 시날이랑 관련 있는 거면 일도 커지고 진짜 무서운 일이잖아요. 그, 그리고 저도… 시나리오 라이터님이 시날 본문에 개변 너무 많이 하지 말랬는데, 제가 멋대로 개변을 하는 바람에… 그, 그치만 그냥, 이건 그냥 티알이라고요. 그게 뭐 그렇게까지 대단한 거라고. 자캐들 들고 하는 종이인형 놀이잖아요. 이런 걸로 무서워하는 거, 사실… 좀 그래요.
헬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온라인에서 뭔가를 하는 게, 현실로 훅 다가온다면 충분히요.
진미: 저는 이거 그냥 누가 나한테 잘못 보냈거나… 디코 렉이었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그리고 오늘 일은 오프로 만나서 여기에서만 얘기한 거니까, 온라인으로 헬렌님이 올리지는 않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한 번 보실래요? 아, 디코 접속도 오래간만이네요…
헬렌: 좋아요. 저 아스여 시날도 시날인데, 진미님이 겪으신 일이 궁금하기도 하고. 이런 문제를 혼자서만 끙끙 앓고 계셨다니 진미님 맘 고생 너무 심하셨을 거 같아서…
진미: ……
헬렌: DM… 익명의 W…라는 분이네요. 아는 분 아니시죠? 진미님, 이거 읽어봐도 돼요?
진미: 네. 저는 전혀 모르는 아이디. 처음 봐요.
헬렌:
'저기, 왜 그만둔 거야?'
'당신을 정말로 좋아해, 널 물 아래로 데려갈 수 있게 해줘.'
'나랑 같이 많이 많이 행복해자자.' '이리 들어와, 탐사자. 난 너와 네 소중한 이를 기다리고 있어.'
'조용히 울려퍼지는 물 소리를, 당신과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그 애를 위해서 준비했어.'
'내가 이 공간 너머에 실제로 존재하는 너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줘.'
'나, 오랫동안 너를 기다렸어. 내가 있는 곳으로 와줘. 넌 할 수 있잖아, 그렇지?'
진미: …후…
헬렌: ……
진미: …해킹…이었으면, 하고 생각해요. 근데 너무 이상해요. 기분이… 정말로, 어쩌면 그,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장소인 그 곳으로 저와 악님이 빨려들어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이런 일, 솔직히 처음 겪는 일이어서… 온라인에 더 있고 싶지 않고… 무서워서 그냥, 저는…
헬렌: 힘드셨을 거 같아요. 마음이 많이… 남한테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였을텐데 저한테 말해주셔서 고마워요, 진미님.
진미: 뭘요. 헬렌님. 어차피 잘 됐어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진 겸사겸사 탈온하고… 그 동안 현생 좀 살아야겠어요. 이 카페 케이크 맛있으니까… 좀 더 드세요. 커피 리필도 되거든요. 그러고보니 이 동네, 예전에는 대학교에다 중고등학교도 있어서 괜찮은 카페들이 많았던 동네에요. 지금은 대학은 이 동네에서 이사 갔고, 중고등학교는 학생 수가 줄어가지고요… 요 근처 상권이 다 죽어버려서 아쉽네요. 물론 지금 온 여기도 괜찮긴 하지만요…
헬렌: 진미님은 여기서 오래 사셨다고 하셨었죠. 오다가 그, 엄청 으리으리한데 되게 을씨년스러운 상가 봤는데…
진미: 나름 지역 명물 같은 거였죠. 헬렌님이 말씀하신 장소, 어딘지 알 거 같아요. 그 엄청 큰 상가는 거기가 나름 그, 저랑 악님 추억의 장소기도 해요. 그 상가 안에 수영장이 있는데, 제가 그 상가 안에 있는 수영장에 종종 갔었거든요. 악님하고도 갔죠. 실내 워터파크 비슷하게 해놔서, 그 땐 이 주변 상가에서 꽤 인기가 있었구요. 지금도 인터넷 검색하면 나올걸요? 모르겠네. 추억이 있는 사람은 꽤 있을거에요. 다이빙 풀도 있고, 수영장 레일도 있고요. 하루 날 잡아서 저희 학교 수영 수업도 거기서 했었죠, 단체로. 여자애들끼리 가서 생존 수영 같은 거 배웠고요.
헬렌: 우와. 요샌 그런 것도 하나보네요. 나 때는 없었는데. 물론 근처에 수영장 같은 것도 없던 동네긴 했지만요.
진미: 꽤 재밌었어요. 저희 둘 다 운동하는 건 별로였지만… 거기서 나는 수영장 냄새를 저는 꽤 좋아했어요. 찰랑거리는 물 안에 몸을 담그고 둥둥 떠 있으면, 세상 만사를 잊는 느낌이랄까… 거긴 다이빙 풀도 있어서, 저랑 악님은 수영장 안에서 그 안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아했고. 그러다가 막, 사진찍던 폰도 그 안으로 떨어뜨렸던 기억도 나고요. 다 추억이죠.
헬렌: …수영장…어, '아스여'도 수영장 이야기였죠, 그러고보니. 무섭지 않으세요? 아까 그…일도 있는데.
진미: 음, 헬렌님한테 말하기 전까지는 좀 무서웠어요. 그치만, 그건 그냥 해킹일 뿐인걸요. 탈온 결심하고 지금까지는 일단은 아무 일이 없었어요. 제가 탈온하고 현생 좀 살다보면 해결 되겠죠. 이런 거, 겪어보고 나니까 대부분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 같아요. 털어놓고나니 후련하기도 하고, 제가 말한 상가 수영장은 그냥 제 추억의 장소니까 별개의 일이 아닐까요? 그냥 뭐, 이런 것도 살다보면… 아, 하지만 근데 솔직히 전 헬렌님이 그 시날 구하시더라도 안 가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구… 후기 삭제된 거 말인데요. 혹시 그 분들도 이런 일을 겪으셨다던지…
헬렌: 에이 에이, 괜찮은 걸 거에요. 진미님도 그 이후에 아무일 없었잖아요. 그 분들도 진미님처럼 탈온하고 현생살러 가신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은? 근데 탈온 후 현생에 집중이라니 그거, 진짜 멋진 생활 태도 같아요!
진미: 뭘요. 좀 있으면 동결 마크 하나 딱 달고 다시 SNS 들어올지도 몰라요. 하하. 이 사건이 제 기억 속에서 잊혀지면요.
헬렌: 아 맞다. 이따 저녁은 뭐 드실래요? 저희 좀 이따 저녁 먹기로 했잖아요. 이 카페처럼 아직 안 망한 맛집도 꽤 있는 것 같아서… 전 알러지 없어서 아무거나 좋아요. 저녁은 이 동네 주민인 진미님 추천에 따를게요~
<녹음 종료>
이하 SCP-517-KO와 관련 없는 내용 생략. 녹음 기록에 등장하는 '진미만우물거림' '악을구하소서' 는 해당 지역의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대학생활은 타지에서 한 것으로 SCP-517-KO-2 장소 및 해당 장소에서 발생했던 사건과 두 사람은 특별한 접점이 없었다.
녹음 이후 두 사람의 면담 분석 결과, 헬렌 연구원에게 진미가 말한 장소는 SCP-517-KO-2는 동일한 장소로 밝혀졌으며, 면담 녹음본을 기반으로 재단은 추가 조사를 진행하였다. 대부분의 인터넷 기사에서 SCP-517-KO-2의 폐업 원인은 원인불명으로 삭제되어 있으나, 해당 지역 주민과의 추가 인터뷰를 통하여 다이빙 풀에서의 청소년 행방불명사건이 SCP-517-KO-2의 폐업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SCP-517-KO-2의 상가 및 수영장의 영업은 201█년 중단되어 있으며, 202█년 기준으로 모든 상가는 공실로 이었다. 재단은 SCP-517-KO-2를 위장회사를 통하여 매입하고, 내부 탐색을 준비 중에 있다.
부록 4-1: 헬렌 연구원의 개인기록. 헬렌 연구원이 탐사와 관련하여 노트에 개인적으로 기록한 내용들이다.
<기록 시작>
██시. 한 때는 번창했던 신도시였다. 이 곳이 신도시로서 기능한 것은 상당히 오래전의 일로, 이제는 신도시라는 이름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된 곳이지만.
나는 이 도시를 다시 방문했다. 저 번 진미와의 면담에 이어서 이번에는 SCP-517-KO-2의 탐사였다. 뭐, 면담도 탐사도 어떤 것도 내 의지가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탐사가 필요하다는 재단의 지시를 평범한 직원에 불과한 연구원인 내가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이 동네 자체는 진미와 정모를 할 때도 방문했었던 곳이라, 낯이 익다. 면담 당시 진미가 자신의 동네에 SCP-517-KO-2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당시 나는 주머니 속에 넣어온 기억소거제의 존재를 상기하며 몇 번이고 고민했었다. 커피에 넣을까? 아니면 카페에서 먹었던 케이크 안에? 물론 현장에서 그럴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건… 재단 직원으로서의 판단이 앞섰지만, 어쨌든 진미에게는 오타쿠적으로는 다행인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기억을 지워버리는 건 너무 슬픈 일이잖아. 나 같아도 그럴 거야.
SCP-517-KO-2로 오기까지 접한 다른 상가들도 공실이 많았고, 거기까지 가까이 다가갈 수록 탁 트인 공간에 돌아다니는 인기척은 극도로 적었다. 그건 SCP-517-KO에서 보았던 도시 내부의 묘사와도 일치했다. 추측이 아닌 확신으로, 그 것을 작성한 존재로 추정되는 SCP-517-KO-1은 이 공간을 잘 아는 존재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 곳에 인기척이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근처에 오고 싶지 않을 거다. 입장을 바꿔서, 내가 지역 주민이라도 그렇겠지. 오래 살았던 이 지역 주민이라면 모를 리가 없지 않나. SCP-517-KO-2가 폐쇄되기 전, 그 곳에서 수 년 전 몇 몇 청소년들이 행방 불명이 된 사건 말이다. 그들은 시체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살인이 아닌 실종자로 처리되었다. 연쇄 살인 사건이 아닌 미제 사건이었으나 이 지역에 미친 여파는 상당했다. 행방불명자의 마지막 행방은 바로 이 상가의 수영장이었다. 당시에 이 공간을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경찰은 살인의 결정적인 증거인 시신을 찾지 못했다. 아니, 경찰은 그 사건들에 대해서 어떤 증거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 류의 사건이 으레 그렇듯이, 미제 사건으로 끝이 났다. 물론 그 이후에 수영장의 이용객은 날로 줄어들었고, 우연의 일치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신도시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도시의 몰락도 가중되었다. 학교의 학생이 줄어들고, 상가를 오가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뜸해지고. 당연하게도 그 과정에서 수영장은 폐업하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재단에서의 조사 결과 알려진 이야기다. 그리고 이 아래는 최근의 연구 결과.
그 일들이 SCP-517-KO-1과 관련이 있다던가 SCP-517-KO-2와 청소년 행방불명 사건과의 연관성은 그로부터 한참 뒤에야 밝혀지게 된다. 바로, 내 연구에서. 여기서 드는 아주 사소한 의문이 있었다. 어째서 SCP-517-KO-1은 SCP-517-KO라는 방식을 선택한 것일까? 앞으로는 거기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었다. 어쩌면, 이 도시에 위치한 SCP-517-KO-2를 방문한다면 알 수 있을지도.
그런 부푼 마음을 안고,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를 다시 방문하였다. 진미를 만나는 날 이상으로, 재단 직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하는 것이다. 이방인인 나는, 재방문하는 그 날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 자체를 이 도시가 잊고 싶어하는 분위기라고 느꼈다.
숨기고 싶어했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지도 모른다. 몰락하고 있는 도시. 그 몰락을 자처한 것은 도시의 주민일 수도 있다. 나는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하여 내가 담당한 SCP-517-KO와 관련된 아주 개인적인 조사를 이어나갔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나는 수 년전 있었던 다수의 청소년의 행방불명 사건 당시, ██시에 거주하는 많은 수의 주민들은 이런 사건이 알려지면 집값이 내려간다고 쉬쉬하는 분위기였다는 결과를 접했다.
…생명보다 소중한 집값이라…
묘한 감정이 일었다. 학교들이 즐비하게 많았던 이 동네가 무너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 때 만났었던 진미는 인터넷 커뮤니티 지인에 불과한 나한테 그런 말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업무에 기반해서 건조하게 말하자면, 이 것은 재단의 조사에 따른 결과다. 하지만 좀 더 인간적인 감정을 더하자면…
아냐, 그만 두자.
이 도시는 특유의 스산한 느낌이 있었다. 사람이 적은 어떤 공간은, 꼭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리미널 스페이스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어느 곳을 보아도 사람이 없는, 하지만 사람이 남기고 간 흔적이 선명히 남겨진 외로운 공간,
임무를 위하여 이 곳에 파견된 인원은 세 명이다. 기동특무부대원 마크 요원 1명, 딤당 연구원인 나, 잠수 경험이 있는 D-0192. 나는 붕괴위험, 접근금지라고 되어있는 폴리스 라인을 젖히고 누구보다도 먼저 SCP-517-KO-2에 진입했다.
"무장을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마크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말하는 무장이란 건 본격적인 것이다. 내 예상으로는 그렇게 까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외부에서 카메라도 녹화하고 있는데다 특수 촬영 장비로, 여러가지를 사전에 준비해뒀다. 폐쇄된 수영장. 정확하게는, 오늘 가는 공간은 아주 깊은, 물웅덩이다. 물론 그 물웅덩이 안에 무엇이 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물 웅덩이의 탐사에 준하는 준비를 했다. 준비는 D-0192가 착용한 잠수복. 그리고 그 곳에 있는 수중 촬영용 바디캠과, D-0192가 손으로 들고 촬영할 수중 촬영 장비. 물 아래가 어두울 것을 대비하여 착용하는 헤드랜턴. 또, 바깥에서 그가 촬영한 수중의 영상을 재생 하고 녹화할 도구 정도면 충분한 것이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준비지만, 미끄러지지 않고 도주하기 편한 신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기동특무부대 요원 한 명. 진미의 진술에 따르면, SCP-517-KO와 관련된 만일의 사태라는 게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다만 그 것이 온라인 상으로 한정된 일이라면, 오프라인에서 벌어질 일은 드물테지만 말이지. 그러면 다행이고.
외부는 내가 아닌 다른 현장 탐사 팀이 몇 번 탐색하였고, 그 기록은 모두 담당인 나에게 전달이 되었다. 내부의 탐색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아니, SNS와 증언들을 토대로 당연히 생각해낼 수 있다.
이 장소는 외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부, 특히나 다이빙풀. 그 곳으로 진입하기 바로 직전에, 나는 두 사람에게 우리가 가야할 장소에 대해서 건물의 밖에서 간단히 브리핑을 했다.
페인트가 살짝 떨어져나가고 있는 잿빛 벽면을 지나고, 나는 뿌옇고 불투명하게 변해버린 유리 문을 열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공간답게, 수영장 안으로 걸어나가며 인조 식물의 초록색 잎이 떨어져나간 흔적을 관찰했다. 어린이용으로 사용되었을 작은 수영장 위에 둥실거리며 떠다니는 라커, 그리고 인조 식물의 잎사귀를 본다. 물 위로는 작은 키판이 물결을 따라서 떠다니고 있다. 그 곳은 여전히, 수영장이었다. 지금 당장 발을 담그고 참방이며 수영을 해도 좋은 공간이다.
폐쇄된 수영장이 이렇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수상한 일이다.
그러나 사전에 계정의 위치 정보를 정밀하게 추적한 결과, SCP-517-KO-1의 위치는 이 곳은 아니었다. 추후에 분석해볼 필요성은 충분하지만, 본 조사에서는 제외하기로 했다. 나는 조사를 하는 대신 내부의 사진을 몇 장 찍어 전송하였다. 그 사진의 풍경들은 하나같이 SCP-517-KO에 묘사된 것과 비슷해보이는 공간이었다.
수영장의 푸른 타일을,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이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발걸음이 멈춰선다. 이 곳이다. SCP-517-KO-1이 추적된 정확한 장소, 다이빙 풀. 수영장이라고 하기에는 깊었지만, 몇 발자국 나아가야만 잠수를 할만큼 수심이 깊은 곳이 나오는 공간. 문제의 수영장 근처로 다가가자, 비릿한 물 비린내에 소독약 냄새가 어우러져 특유의 향을 만들어내었다. 아무래도 수심이 깊다는 이유에서 더욱 더, 이 곳은 다른 장소들보다 물향이 짙게 다가오는 것 같다. 나는 수영장에 대한 추억이 그다지 없다. 그러나 이 것은 묘하게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조금 나른하게 느껴지는 향이다. 내가 이런 공간을 언젠가 방문해본 적이 있는 기억이 있던가?
그러기 전에, 다시 마음을 다시 잡았다. 우리는 이 곳을 탐사할 예정이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까지 온 우리들의 흔적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는, 고요한 공간만이 우릴 맞이했다. 고요한가?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확히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크고 작은 물결둘이 그 것을 증명한다. 유리로 이루어진 천장에서는 햇빛이 부서졌고, 물 위에 그림자를 형성하며 반짝이는 잔물결인 윤슬을 만들었다.
"저기, 누가 있나요?"
나는 아득히 펼쳐진 수영장의 저 편을 바라보며 괜히 외쳤다. 이 수영장은 별도의 조명이 없었다. 뾰족한 유리 지붕을 통하여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지만, 그 것이 닿지 않는 곳에 한해서는 막연한 어둠만이 있다.
"깜짝이야. 누가 있을리가. 여긴 버려진 상가인데… 아무튼, 저 아래로 내려가서 회수를 해오면 되는 거죠? 전자기기요."
"그래. 그게 휴대폰이든 태블릿이든 노트북이든. 눈에 보이는 증거가 되는 거면, 뭐든 찾아오면 돼."
나는 정색하며 말하는 D-0192의 질문에 대답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것은 '추정'이다. 확실한 근거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지… SCP-517-KO를 SNS 상에 투고할 때는, 어쨌든 그 존재 역시 매개체가 필요할테니. 그 이유 말고도 행방불명자들이 대부분 물의 아래 쪽에서 위를 올려다본 사진을 올린 것으로 보아, 방수가 되는 휴대전화가 이 아래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 아니면 노트북? 혹은 촬영이 가능한 태블릿일 수도 있다. 사진의 촬영 기기에 대한 추적은 불가능했다. 어쨌거나 이 것으로, 저 장소에 잠수복까지 입고 들어가서 내부를 탐사해야한다는 필요성이 만들어진다. 증거물이 나온다면 SCP-517-KO-1에 대한 추적이 좀 더 쉬워질 것이다. 변칙성을 띄는 공간 혹은 물품 하나만 격리하는 것이, 간헐적으로 인터넷상에 유포되는 변칙적인 시나리오를 예의주시하는 일보다는 쉬울테니까.
D-0192는 내 표정을 살폈다. 그는 내 말을 반 정도는 믿고, 반 정도는 믿지 않는 눈치였다. 솔직히 완전히 믿었다면 더 편했겠지만, 그런 것을 하나하나 설득시킬 이유는 재단으로서는 없지 않을까? 그런 이유에서 나나 D계급에게 어떤 일이 생길 것을 대비하여 마크 요원을 동반한 것이지만 말이다.
참방.
잠수복을 착용한 D-0192가 수영장 안으로 들어갈 때, 내부에는 조용히 물소리가 울려펴졌다. 꽤 오랫동안. 물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 공간이 변칙성을 띤 공간이라는 것을 잠시 잊을만큼. 나는 SCP-517-KO 시나리오 상에서 물 속에 들어갈 때 나는 소리가 이런 걸까, 하고 나는 상상해보았다. 나는 이 곳에 오기 전, 그 시나리오 본문을 열람했다. 연구목적으로 연람한 것이라, 플레이는 하지 않았지만. 오랜 소관타 플레이 경험으로 진미의 말대로 그 것은 제법 괜찮게, 잘 써진 시나리오다. 이런 것에 대해서 이 세 사람 중 알고 있는 것은 나 뿐이다. 물 속에 들어간 D-0192에게 간단히 브리핑을 준비하며 떠올렸다. 시나리오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휘말리는 변칙성이었으므로, 아마도 어떤 일이 생긴다면 나에게 생기겠지. 그건 D-0192나 마크 요원에게는 다행인 일이다.
그러나 다이빙 풀 안의 D-0192는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따지자면, 사실 불안해야하는 건 나인데.
"좋아. 요약 정리해줄게. 첫 째로,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얘기해줘. 이 건 전부 녹음이 되거든. 그리고 들고 있는 카메라로 무엇이 있는지 비춰줘. 바디캠도 바깥에서 바로 볼 수 있게 연결해뒀어. 그리고, 무슨 일이 있다면 이 사람이 갈 거야. 저 사람이 바로 갈 수 있도록, 잠수복을 미리 준비해뒀지. 최대한 안전한 범주 내에서 탐사를 진행할 거야. 또… 이게 탐사의 목적이긴 한데, 회수할 수 있는 물건이 있다면 바로 가져와. 그건 아마 전자제품일 가능성이 높을 거고. 잠수 경험이 있는 당신이라면 이런 건 그럭저럭 간단한 일이지. 그럼, 시간 지체하지 말고 다녀와."
하지만, 그 장소에서 그런 일이 발생할 줄. 그 때의 나는 아무 것도 몰랐다.
모르고 싶었다. 그저 일일 뿐이잖아. 나는 정말로, 알고 싶지 않았어.
알았다면 안타까워질테니까. 네 외로움 같은 거 말이야.
내게, 그 날 이후부터… 끊임없이 속삭이는 물소리가 들려.
잔잔히 흐르는 물. 반짝이는 푸른 빛도 보여.
그 아래에서, 너는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나를 부르고 있어.
나를 원한다면 그 곳으로 데려가도 돼. 네가 필요로 한다면 내가 그 곳으로 갈게.
너는 그 곳에서 무척이나 외로웠구나. 뿌연 빛에 의지하면서, 거기서 누군가를 찾았구나.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사랑하는 감정을 대신해서 느껴보려고 발버둥쳐본 기억이 있어.
우리는 언제나 그 뿌옇고 희미한 빛 속에서 누군가를 찾고, 외로움을 달래고…
나는 정말로 네가 깊이 잠겨서, 빠져있는 그 외로움을 알 것 같아.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어쩌면 이 곳에서 나는 ███, ████, █████…
<기록 종료. 평소 만년필을 자주 사용하는 헬렌 연구원의 일지 뒷 부분에는, 푸른 빛의 잉크가 엎질러져 있어 글씨를 알아볼 수 없었다.>
부록 4-2: D-0192의 개인 인터뷰
<녹음 시작>
잠수라. 경험이 없는 건 아냐. 당연히 난 사회에서 프로잠수부로 활동했었으니까. 이런 식의 실내 다이빙풀 같은 곳은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하지만 글쎄, 다이빙장에 빠진 전자기기 따윌 찾아내서 어떡할 건가 싶은데. 침수된 기기? 저 인간들에게 다른 목적은 물어봐도 기밀이라면서 알려주지 않을테니 가긴 가야겠지만. 별 수 없잖아. 나야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거고.
잠수 장비 착용은 그냥 표준에 가까운 거였어. 솔직히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죽일 생각은 아니었나보다, 싶었지. 그래도 언제나 잠수라는 건 긴장해야하는 거 아니겠어. 나는 천천히, 물 아래로 들어가서 수심의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갔지.
햇빛이 물속에 투영하는 거 알지? 그러니까 대부분의 수영장은 자연 조명을 중요시 해. 그래야 물이 예뻐보이고, 깨끗해보이기도 하고 그래. 그게 어려운 깊은 수심이라면 조명을 설치해. 자연조명이든 인공조명이든, 빛이 있는 공간이라면 얼마든지 밝을 수 있어. 빛은 투명한 물은 잘 통과하니까. 하지만 그런 어떤 조명도 없이, 조금 더 아래쪽으로 가다 보면 상황이 달라져. 물 속 아주 깊숙한 공간… 그냥 물 웅덩이조차 심해처럼 어두컴컴하고, 아주 음침해지곤 한다고. 공기가 빛이 없어서 새카만 거랑은 또 차원이 달라지지.
보통의 경우 수영장은, 외부의 밝은 조명으로 내부가 밝아지는 형식이야. 수중 조명을 따로 설치하긴 하기도 하지만 수심이 얕을 수록 외부 조명이 효과적이야. 깊다면? 그래도 특별히 달라지진 않아. 다이빙을 하는 물 속은 수중, 외부 조명을 모두 써. 바로 위가 아니면, 옆에 설치하지. 그게 안된다면 잠수를 할 때 헤드 랜턴을 써야하지만 보통 실내 다이빙 풀은 그런 곳이 드물어. 특히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다이빙풀이면.
…거긴 학생들 대상으로 영업했던 워터파크 형식의 수영장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런 곳에 있는 곳이 규모가 클리가 없잖아. 그게 좆같았다는 건 거기서부터 시작하게 되겠군. 처음에 올 때부터 묘하게 불쾌감이 들었지. 무슨 뜻인지 알아? 버려진 장소 특유의 그 감성에 더해져서, 그런 뒷배경을 가진 장소에 위치한 풀이 그렇게 말도 안되는 크기가 나올리가 없단 말이야.
첫인상부터 나빴는데, 일 하느라고 아래로 잠수해갈수록 나는 이 불쾌감이 기분 탓만은 아니라는 걸 감지했어. 아. 씨발. 그래. 다이빙풀의 두꺼운 유리 바깥으로 비춰진 그, 버려져있는 워터파크의 물놀이 기구들 같은 걸 볼 때. 풀 내부를 비추는 것도 아니고 탐사를 하는 구역도 아니었는데 그 쪽에 조악한 조명은 대체 왜 켜져 있는 건데? 물 밖으로 보니까 문어인지 뭔지 하는 해양생물 닮은 워터 슬라이드가 보이는데, 상당히 좆같았지.
그래서 난 그냥… 이걸 얼른 끝내고 나가고 싶었어. 하지만 잠수를 하면 할 수록 이상한 거야.
내가 분명히 들었어. 그 여자는 여긴 학생들 대상으로 영업했던 워터파크라고 했어.
그런 곳이 이렇게 깊은 수심으로, 아무리 다이빙 풀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물을 채우고 영업할리가 없잖아. 폐업할 때 모든 물을 여기다 쏟아 붓기라도 한거야? 이거는 어지간한 실내 다이빙풀보다 더… 나는 기분이 정말 이상해서,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말하고, 나가려고 했어. 그런데 좀 더 찾아보라는 거야. 니네가 와서 해, 할 수도 없고.
난 헤드랜턴을 키고 주변을 둘러봤어. 찾아오라는 전자기기는 안 보였고. 뭐가 보이긴 하겠냐? 거긴… 물의 웅덩이, 그게 다였고. 불을 키면 오직, 오로지. 물. 물. 물밖에 보이지 않는 장소였다고.
안에 있는 건 물과 나, 딱 두 가지가 전부. 희미하게 나온 빛조차 랜턴을 키고 있는 내가 내는 거잖아. 이대로 내가 물에 녹아드는 게 아닐까? 하고. 나는 호흡을 들이 마시고, 내쉬고… 별의 별 생각을 하면서 내 물 속에 있는 뭔가를 찾아보려고 애를 썼어. 호흡을 하면서도 나는 내가 했었던 그 어떤 잠수보다 긴장했었던 같았는데, 하여튼. 끝이 보이지 않는 물 속에서, 나는. '어디까지 가야해요?'라고 끊임 없이 말했던 것 같아. 몇 번이더라. 녹음 되어 있을테니 들어보던가. 중간에 내가 헛소리 좀 한 건 그냥 상황이 그랬구나, 하고 넘기라고.
하여튼 아무것도 안 보이고, 물밖에 없는데도 계속 나아가라고 그 여자가 말했어. 젠장, 나아가라고? 여기서? 뭐가 있어야하지. 이대로 더 아래로 들어갔다가는 뭔 일이 나겠구나 싶었지만, 난 별 수 없었고. 거기서부터 얼마쯤 더 잠수했는지 알 수 없어. 물조차 느낄 수가 없을만큼 어두웠다니까. 뭐 녹화되는 것도 없었을걸, 그 시점에는. 시야엔 아무것도 안 보였어. 난… 처음에 연락을 했던 시점보다 아마도 상당히 내려왔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알 바냐. 몸에 가해지는 수압이 슬슬 강해지는 게 느껴져서 여기는 한계겠다, 하고 생각하고 제발 뭐라도 눈에 띄어라하고 난 주변을 필사적으로 둘러봤어.
그리고 빛이 있었다. 희미한 빛. 처음에는 흰 색이었는데, 꼭 무슨…
그래. 어둠 속에서 스마트폰이 점멸할 때의, 그런 느낌의 빛. 그 빛이.
내게 말을 했어.
빛이 말을 했다고? 난 그렇게 느꼈지. 물 속에서는 가끔 수신호를 포함해서 빛으로 의사소통을 하기도 하니까. 그 빛은 잠수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정확히는 그게 아니었겠지만. 빛은, 돌이켜보면… 나에게 경고를 했던 거야. 어, 그 빛을 조정하는 어떤 존재가. 빛으로 자신의 뜻을 전달한 거였다고, 그건.
가까이 오지말고 꺼지라고.
하지만 난 전자기기를 찾고 있었잖아. 그 건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빛이라고 생각했어. 딱 보기에도 색이 그랬다고. 솔직히, 이만큼이나 아래로 잠수했는데 어쨌든 자연 조명일리가 없잖아. 그거야 전자기기도…마찬가지겠지만. 나는 그 빛에 가까이 다가갔어. 엄청나게 낡고 오래 되어 보이는 스마트폰이 하나 있는거야. 그리고 그 근처에는 태블릿도 있었어. 나는 그 순간, 뭐라도 집어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어. 뭘 집었는지 기억도 안 나네. 어두운 물 속에서 집은 거니까 당연한 거 아냐? 젠장, 그 놈의 빛이 계속해서 나에게 꺼지라고 지랄하고 있는 줄 모르고. 제기랄. 그게 노트북인지, 아니면 태블릿인지는 알게 뭐야? 전자기기의 화면에 있는 글자들이 깜빡이면서-
빛을 보여줘. 빛으로 갈게.
이 공간이 예전처럼 빛이 날 수 있게,
걔네들을 데려와줘. 난 여기에서 아주 외롭고, 여전히 걔네가 필요해.
걔들이 있어야 해. 걔네와 함께하고 싶어. 나는 언제나처럼 걔들이 행복한 걸 해줄 거야.
사랑하는 걔네와 함께 하고 싶어. 걔네는 그런 걸 좋아하니까. 그런 거, 나도 좋아해.
걔네가 좋아하면 나도 좋았고 걔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했어.
걔네는 내 시나리오 안에서 행복해 해.
걔네와 연결이 되고 싶어. 이 무한한 빛과 물 속에서.
하지만 넌 내 시나리오에 없어.
너 따위는.
…봐, 꺼지라고 한거 맞잖아? 그래, 이 부분. 이건 빛에서 나온 글자니까 내가 가지고 들어간 수중 카메라에 녹화가 되어 있는거지, 젠장. 기기가 그 말을 출력하고 나서 나는 주변의 물이… 아니, 내가 있는 곳보다 조금 더 아래 쪽의, 더 깊은 부분 부터. 물 색이 짙푸른 색에서, 새빨간 피 빛으로 물드는 걸 봤어. 들어봐.
씨발, 지금 물이 이상해요! 지금 저게, 나를… 나를 쫓아내려고 한다고요!
…하…그래. 당황해서 그…저렇게 또렷하게, 말했지. 거기서 내가 느꼈었던 건 명백한 적의였다고. 다시 찾아봐도 거기에 생명체의 흔적 같은 건 없어, 하지만! 하지만, 나는 그 때 그게 살아있다고 느꼈어. 지금 그 공간이! 말이 되냐? 아니야. 이건 말이 돼. 공간 자체가… 망할 다이빙 풀 말이야…!
기본적으로는 단계적으로 감압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게 잠수부의 원칙인데도 지금 죽느니 사느니 하는데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있겠냐? 나는 내가 몸을 담그고 있는 이 빌어먹을 놈의 다이빙 풀에서 순간적으로, 날 없애고자 하는 적대감을 느꼈다고. 알아? 누구라도 생명에 위협을 받으면 상대가 날 죽이려고 하는건 기가 막히게 알지. 하… 그 마지막 순간이 되기 직전이 되면 말야. 난 그거라고 확신했어. 당장 튀었다고.
…알겠어? 그러니까, 그게 날 죽이려고 했어! 거기엔 분명히 뭔가가 있었어! 난 당연히, 그 아래에서 나오려고 모든 걸 다 버리고 수면 위로 올라왔고 그 순간. 뭔가가, 올라오기 직전에. 내 다리를 잡았어. 물인지, 물귀신인지, 뭔지,
난… 하…
이제 알고 싶지도 않아졌다고. 그러고 나서, 정신이 없었고. 난 물 위로 올라왔지. 그 이후에는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사정은 몰라. 녹화본 보고 싶으면 보던가. 근데 아마 그 여자랑 요원도 정신 없었을걸? 둘 다 급하게 날 데리고 밖으로 꺼내 온 것 같던데.
좀 더 생각해보라고…어, 그래. 그런데, 그 빛. 빛이 말한 어조라던가, 그런 거. 좀, 여자애들이 자주 쓰는 말이나 단어? 같았었단 거지?
혹시 여자애가 그 수영장 안에서 전자기기 가지고 죽어서 물귀신 같은 거 된 거 아냐? 외롭고 어쩌고 한 얘기 들어보니까, 그냥 자기 친구 찾으려고 그러고 있는 거고? 젠장. 내가 그럼 귀신한테 홀린 거 맞는 거 같은데. 여자애 귀신? 하, 그걸 제대로 봤다면…
<녹음 종료>
부록 4-3: 기동특무부대 소속 마크 요원의 증언
<녹음 시작>
이 기록은 당시 있었던 녹화본과, 두 사람의 기록물 또는 증언과의 교차 검증을 위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사건에 대해서는 별로 다시 기억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업무적인 일이니 협력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확실히, 그다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지만 이런 류의 기억일수록 또렷하게 남는 법이니까요.
저는 SCP-517-KO-2의 탐사에 참가했던 마크라고 합니다. 두 사람의 기록이나 인터뷰를 보았는데, 둘이 이 탐사에 대하여 알려주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이후의 말을 보충해드리려 합니다. 사실은 고의로 알려주지 않았다기보다는, 알려줄 수 없었다는 것에
아무튼 제가 역할이 그렇게 큰 탐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실제로 중간까지는 그랬고요. 그런데 그 때부터는 상황이 달라지더군요.
지시를 어기고, 손 안에 태블릿 하나만을 든 채로 혼비백산해서 물 밖으로 나오는 D계급을 말릴 수는 없었습니다. 물 밖에서 지시를 내리고 대기를 하던 헬렌 연구원님도 당황하시더군요. 그는 잠수에서 감압을 급하게 끝내서, 몸 상태가 그다지 좋다고 할 순 없었지만…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오는 자를 본 적이 있습니까? 바로 그겁니다. 그를 쫓아왔던, 그 것. 붉은 색의, 선명한 것. 저는 목격했습니다.
그건… 물기둥이라고 해야하라요. 그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수영장 안에서 길게 뻗은, 붉은 색의 그 것이요. 그 것은 그에게, 그리고 그를 파견한 우리들을 향해 어떠한 형태의 적의를 알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꼭, "꺼져라" 하는 것 같이.
하지만 그 것은 원래 물빛의 형태에 가까운 손으로, 헬렌 연구원에게 향했습니다. 빛이 있었습니다.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빛입니다. 그건 물 기둥의 안에서. 깜빡거리면서 모종의 신호, '말'을 전달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빛은 헬렌 연구원이 보았을겁니다. 그 것은 SCP-517-KO-2를 빠져나가기 직전까지 헬렌 연구원의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그래서… 재단으로 복귀하면서, 헬렌 연구원은 제가 이 탐사에 대하여 증언할 때 이 메모를 보여주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그 순간 연구원님이 알아들은 말로 생각 됩니다. 물론, 재단으로 복귀한 뒤 헬렌 연구원의 상태가 좀 안 좋아졌으니 그걸 확인할 길이 없지만. 그래도 기록으로는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에게 주신 게 아닐까요. 녹음 중이니, 메모는 읽겠습니다.
"너희가 있어야 이 곳이 빛이 나. 나는 너희가 재잘대는 소리가 좋았어. 너희가 물에 와있을 때 난 너무 행복했어.
너희랑 다시 만나고 싶어. 이 물 아래에서. 영원히. 너희랑 같이."
당시, 저는 정신을 완전히 놓아버린 두 사람을 수습하느라 좀 힘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어찌저찌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건물 밖까지 나오고 나서야 그 것, 저희가 목격했던 것. 그 것이 바깥까지 따라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탐사 인원 전원이 당황하는 바람에, 혼비백산해서 내부에 탐사 장비를 두고 와버렸습니다. 다만 핵심적인 탐사내용은 탐사 당일, 인터넷이 연결된 상황이었으므로 그 쪽으로 전달해 둔 상황입니다. 연구원님의 지시로 추가 탐사는 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예, 그렇군요. 확인했습니다. 현장 담당 연구원인 헬렌 연구원의 지시에 의하여 SCP-517-KO-2의 추가 탐사는 금지된 것이 맞군요.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가고 싶지 않으실겁니다. 연구원님은 SCP-517-KO-2에서 뭔가를 목격했고, 그걸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글쎄,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D-0192는 그걸 물귀신이라고 했었는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그건… 제 사견입니다만 꼭 ███ 같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록 종료>
모든 증언 및 기록은 SCP-517-KO-2의 내부 탐사 인원이 적정 수준까지의 건강 상태로 회복된 상태로 진행되었다. 부록 4 작성 후, 탐사에 참가한 3명의 인원에 대한 기억소거조치가 완료되었고, SCP-517-KO에 대한 기록물의 접근이 영구히 금지되었다.
추가 기록: 부록 4에서의 탐사 이후, SCP-517-KO의 출현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스라이 스러지는 당신과 나의 여행기' 라는 본래의 시나리오 제목에서 '물 아래에서, 영원히, 너희와 같이'로 예측 범위와 크게 다른 형태로 변형된 SCP-517-KO가 발견되었다. 탐사에서 SCP 재단에서 사용하였던 통신 장비에서의 접속이 확인되어 SCP-517-KO-2 내부에서의 탈취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 중에 있다. 재단은 해당 장비를 회수하는 대신, SNS상의 유사한 소관타 시나리오에 대한 모니터링 및 SCP-517-KO-2에 대한 접근 금지 조치를 대폭 강화하였다.
한편 SCP-517-KO를 배포 중인 다양한 형태의 SCP-517-KO-1에 대해서는 계정 삭제 이후 경기도 ██시 출신의 직원을 통해 SCP-517-KO-1 계정 이용자의 행방을 묻는 SNS 컨택을 진행 중에 있다.
=미스티:)██시정모18일=@Misty_swim
RT감사합니다!♥
'아스라이 스러지는 당신과 나의 여행기' 또는
'물 아래에서, 영원히, 너희와 같이'
시나리오 라이터님을 찾습니다.
문의드릴 부분이 있어서 개인적인 컨택을 드리고 싶은데,
라이터님 계정 계폭으로 연락이 닿지 않아 올립니다.
닉네임은 '스윔스윙'을 쓰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나리오 라이터님 본인이시거나,
라이터님을 잘 알고 계신 분,
다른 계정을 알고 계실 경우 DM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