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443-KO

일련번호: SCP-443-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443-KO는 제12K기지 안전 등급 물품 격리고에 보관한다. 실험을 희망하는 인원은 담당 연구원에게 문의하라. 단, 메뉴 5)에 대한 실험은 인력 낭비로 간주되어 현재 금지되어 있다.

SCP-443-KO-A-1, 2, 3은 제12K기지 유기물질보관동 내 온도 조절이 가능한 작은 방에 임시로 구류한다. 개체들의 노폐물 처리를 위해 하루 1회 D계급 인원이 진입하여 청소한다. SCP-443-KO-A-1의 특별한 요청이 있을 시 담당 연구원에게 보고한다. 해당 개체들은 다른 기지로 이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설명: SCP-443-KO는 제조사를 알 수 없는 키오스크 기기로, 화면 상단에는 "지압 식당 팝업스토어 메뉴판"이라는 글귀만이 쓰여 있다. 해당 식당에 관한 정보는 찾아낼 수 없었다. 발견 당시 SCP-443-KO에는 전력이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으며, 기계 전원을 끄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기기는 상당히 낡은 듯 보이나 현재까지 작동에 이상을 보인 적은 없다. 기기에서 표출되는 내용은 오로지 5개의 메뉴뿐이며 메뉴의 사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표시된다. 그 내용은 원문 그대로 작성했을 때 다음과 같다.

1) 입천장과 혀 지압에 효과적인 팝핀캔디 - 진짜로 톡톡 튀어다닙니다!
2) 식도 지압에 효과적인 볼케이노 수프 - 확 타는 듯한 맛을 선사해 드립니다!
3) 위장관 지압에 효과적인 롤링 미트볼 - 위장에서 직접 굴러다니는 미트볼을 본 적 있으신가요?!
4) 항문관 지압에 효과적인 오렌지 주스 - 먹는 방법이 조금 특별합니다!
5) ???1 지압에 효과적인 푸딩 - 여기까지 오신 당신이라면 가능하실 겁니다!

인간이 SCP-443-KO를 만진다면 메뉴의 번호 부분만이 깜빡이며, 이 부분을 눌렀을 때 변칙성이 발현한다. 가령 1)을 누른다면 1번에 해당하는 메뉴가 피험자 앞으로 즉시 나타나며, 나타난 메뉴는 오로지 피험자만이 섭취 가능하다. 피험자 외의 다른 인간은 나타난 메뉴에게 어떤 형태로도 접촉이 불가능했다.2 번호를 누르는 건 24시간마다 1번씩만 가능하며, 이미 먹었던 메뉴를 다시 누르는 것도 가능하다.3


발견 기록 및 SCP-443-KO-A 관련 정보: SCP-443-KO는 경기도 광명시의 버려진 창고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현장인 창고는 분명 폐쇄된 상태였음에도 주변을 지나면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 때문에 시끄럽다는 인근 주민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었었고, 현지 경찰에 잠입해 있던 재단 요원이 이 사실을 알고 먼저 출동하여 개체를 회수했다.

발견 당시 SCP-443-KO 주변에서는 붉은색과 황갈색이 주로 뒤섞인 길이 1.5~1.8m, 둘레 약 55~60cm이며 위아래 면이 없는 원기둥 형태의 고깃덩어리 (이하 SCP-443-KO-A) 3개체가 함께 회수되었다. 이들을 각각 SCP-443-KO-A-1에서 -3으로 지정한다.

SCP-443-KO-A는 인간의 언어로 발성이 가능하지만 현재까지 정상적인 소통에 성공한 개체는 SCP-443-KO-A-1뿐이다. -2와 -3은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주로 혼잣말을 반복한다. 혼잣말 속에서 식별 가능한 단어는 '지압', '선물', '은총' 정도였으며 이따금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흘리기도 한다. 발성 가능한 기관이 모두 뭉개졌음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작은 불명이며 SCP-443-KO-A-1 역시 잘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SCP-443-KO-A-1과 시행한 면담 기록은 부록 443-KO-2를 참조하라.


실험 기록 443-KO

아래는 D계급 인원을 피험자로 SCP-443-KO 속 5가지 메뉴의 상세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실험 기록이다.

실험 #1

선정 메뉴: 1)

참가자: D-54201

결과: D계급 인원이 나타난 사탕 한 개를 입에 넣자, 사탕은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입천장과 혀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D계급 인원은 처음에는 고통을 호소했으나, 사탕을 녹여서 작게 만들자 고통이 급감했으며 혀가 이전보다 더 잘 움직이는 것 같다고 보고했다. 사탕을 완전히 녹이고 나서는 어떠한 이상도 보고되지 않았다.

실험 #2

선정 메뉴: 2)

참가자: D-54201

결과: D계급 인원이 나타난 스프를 들이키고 5초 뒤, 피험자는 넘어져 목을 움켜잡고 식도 부위에 강한 작열감을 호소하였다. 작열감을 호소한 지 10초가 경과하여 스프가 식도를 통과한 뒤부터는 강력했던 작열감이 한순간에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또한 "한번 식도를 싹 태우니 훨씬 시원해졌다"라고 주장했다.

비고: 2)의 변칙성은 위로 넘어간 이후로는 발현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다른 메뉴 역시 SCP-443-KO에 명시된 부위를 벗어나면 변칙 효과가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가설 하에 이후 실험 계획을 수립했다.

본 참가자는 중등도의 위식도역류 증상이 있었으나 이 실험 이후 증상이 소실되었다. 2)번 메뉴가 하부식도괄약근에 모종의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아직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실험 #7

선정 메뉴: 3)

참가자: D-54203

결과: D계급 인원이 나타난 미트볼을 삼키고 1분 정도 경과했을 때, 피험자는 위장 안에서 무언가 딱딱한 물체 하나가 굴러다니는 느낌을 받았다. 피험자의 증언은 다음과 같다. "미트볼이 굴러다니는 느낌이 은근 기분 좋다, 위장에 벽이 쭉쭉 펴지면서 마사지를 받는 기분이다." 약 5시간 경과 후 미트볼은 문제없이 소화되었고 이후 아무런 이상도 관찰되지 않았다.

비고: D-54203이 자진하여 메뉴 3)을 이용한 실험을 반복 요청하여, 조건을 달리 한 채로 5회 반복 진행했다. 반복 실험 목표는 "위장 안에 이미 다른 음식물이 가득 차 있는 경우 메뉴의 변칙성이 다르게 발생할 가능성 조사"였다. 그렇지만 여러 차례 실험에도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과 D계급 인원에 대한 과도한 고통을 주었다는 이유로 윤리위원회 측의 주의가 접수된 점을 고려하여 이후로는 유사 실험을 진행하지 않았다.

실험 #15

선정 메뉴: 4)

참가자: D-54205

결과: 나타난 오렌지 주스를 D계급 인원이 입으로 마셨지만 아무런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담당 연구원 메모: 입, 식도, 위, 그 다음은… 아 설마-

실험 #17

선정 메뉴: 4)

참가자: D-54205

결과: 나타난 오렌지 주스를 D계급 인원이 항문을 통해 마시고 난 뒤, 인원은 액체가 자신의 안에서 마구 요동치고 있으나 복통은 없다고 보고했다. 오렌지 주스가 들어갔던 곳으로 다시 나오고 난 뒤, 좀 더 지압된 곳이 잘 움직이게 되었다고 증언했다.

실험 #18

선정 메뉴: 4)

참가자: D-54206

결과: 나타난 오렌지 주스를 D계급 인원이 항문을 통해 마시고 난 뒤, 이전 실험과 같이 오렌지 주스가 요동치다가 돌연 오렌지 세 개가 출현했다. 인원은 항문 파열로 응급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후 1주일 정도가 지나자 "원래 장이 안 좋았는데 요즘은 쾌변한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파열로 인한 기타 후유증은 발견되지 않았다.

실험 #21

선정 메뉴: 5)

참가자: D-54207

결과: 나타난 푸딩을 D계급 인원이 섭취하자, 즉시 푸딩이 부풀어 오르면서 입부터 항문까지의 소화관 전체를 가득 메웠다. 메운 뒤에도 푸딩은 멈추지 않고 팽창하면서 D계급 인원은 섭취한 지 10초 만에 폭발, 현장에서 즉사했다.

비고: "여기까지 오신 당신이라면 가능하실 겁니다!"라는 SCP-443-KO의 문구에 주목하여, 1)에서 4)까지의 모든 메뉴를 섭취한 경험이 있어야만 5)를 섭취 가능하다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실험 #23

선정 메뉴: 5)

참가자: D-542054

결과: 나타난 푸딩을 D계급 인원이 섭취하자 푸딩이 이전 실험처럼 부풀어 오르면서 소화관 전체를 가득 메웠다. 끊임없이 푸딩은 안에서 팽창했으나 D계급 인원의 신체는 전혀 밀려나지 않고 마치 제자리에 고정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당시 D계급 인원은 "전신이 내부부터 골고루 지압되는 '궁극의 지압'"과 같은 말을 남겼다.

푸딩이 팽창하기 시작한 지 1분가량이 경과하자 D계급 인원의 신체 전반이 점차 원기둥 형태로 찌부러지기 시작했다. 이는 마치 D계급 인원을 투명한 원통 모양 벽에 넣은 뒤 '신체 안쪽에서부터' 밀어내 압착한 것과 유사한 변형 과정이었다. D계급 인원은 신체가 극도로 변형되는 상태에서 일말의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했으며, 그 상태로 5분 정도가 지나자 D-54205는 완전히 SCP-443-KO-A와 동일한 형태로 변화했다. 이 상태에서도 여전히 D-54205는 지성과 지각력 및 본래 본인의 기억을 갖췄으며 대화도 가능했다. 처음 D-54205는 쾌락에 젖은 듯 환호성을 내질렀지만, 이후 자기 상태를 알고 나서 자신을 죽여달라고 강력히 요청한 탓에 3일 뒤 안락사 처리했다.

비고: 본 실험을 사유로 메뉴 5)에 대한 실험은 금지되었다.


부록 443-KO-2: 면담 기록

면담자: 제12K기지 격리부 문석호 박사
면담 대상: SCP-443-KO-A-1
비고: 본 면담은 SCP-443-KO가 격리된 지 사흘 만에, 들어줬으면 하는 말이 있다고 개체 측에서 말을 걸어오며 성사되었다.


<기록 시작>

문석호 박사: 안녕하십니까. 마련해 드린 공간은 좀 마음에 듭니까?

SCP-443-KO-A-1: 그럭저럭.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문석호 박사: 제가 아는 선에서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SCP-443-KO-A-1이 약간 좌우로 몸을 흔든다. 바닥에 철퍽 거리는 소리가 울린다.]

SCP-443-KO-A-1: 지금의 내 모습. 어떻지? 솔직히 대답해줬으면 한다.

문석호 박사: 음…

SCP-443-KO-A-1: 보기에 기괴할 것. 그것쯤은 안다. 다만 솔직한 감상을.

문석호 박사: 보이는 대로 고기 기둥 같습니다. 그 외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SCP-443-KO-A-1: 그런가. 실패인 걸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였지?

문석호 박사: 당신이 이 물건을 만드셨습니까?

SCP-443-KO-A-1: 나는 아니다. '셰프'라는 사람이 이걸 소개해 줬다. 인터넷 통해서.

문석호 박사: 그 셰프라는 사람이 무어라고 하덥니까?

[SCP-443-KO-A-1이 몸 윗부분을 푹 숙인다. 인간으로 가정해 본다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라 추정된다.]

SCP-443-KO-A-1: 최근 몸 곳곳이 결리지 않느냐며. 그럴 때는 지압이 최고라 했다. 직접 만나서 얘기도 했다. 나이 든 남자였다.

문석호 박사: 지압을 하고 싶으면 보통 셰프한테 들리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SCP-443-KO-A-1: 물론. 하지만 그 사탕, 미트볼, 오렌지 주스. 직접 체험해 보고 알았다. 비록 처음에 기분이 이상해도 효과는 진짜. 그래서 다섯 번째 메뉴에도 도전했다.

문석호 박사: 그래서… 이 모습이 된 겁니까?

[SCP-443-KO-A-1이 제 몸 윗부분을 격렬히 끄덕인다. 고깃덩이에서 핏물이 약간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진다.]

문석호 박사: 셰프라는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이 있으십니까?

SCP-443-KO-A-1: 그래. 나도 이해는 못했지만. 동기는 조금 들었다. 이 꼴이 돼서 어떻게 살아있는지도 모르지만. 내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놈이 마구 웃고 있었다. 실험 성공, 인간을 태초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데에 처음으로 성공, 이번은 역방향. 다음 연구는 정방향.

문석호 박사: 무슨 뜻이지 잘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SCP-443-KO-A-1: 나도 그렇다. 미친놈의 생각을 어찌 알겠나. 아무튼 그 뒤. 나는 창고에 처넣어졌다. 나중에 나랑 같은 신세인 사람이었던 것들 둘이 추가. 그 둘은 보아하니 정신이 무너진 모양이었다.

문석호 박사: 그 두 개체… 분들은 지압이 선물이니, 은총이니 하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그 부분에 관해 짐작 가시는 건 있습니까?

[SCP-443-KO-A-1이 잠시 침묵한다. 생각에 잠긴 듯 다시 신체 상부를 아래로 기울인다.]

SCP-443-KO-A-1: 나도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 이 꼴이 되기는 했다만. 그 지압은 정말 황홀경이었다. 몸 안의 모든 조직이, 장기가, 아니 오히려 세포 하나하나가 합일하는 느낌. 입술이, 위장벽의 주름이, 모든 몸이 무너져서 하나의 형태를 이룩하며 느껴지는 지고의 쾌락.

[SCP-443-KO-A-1이 몸을 이리저리 배배 꼬며 신음성을 흘린다. 이전보다 확연히 많은 양의 핏물이 짜여 나와 바닥에 튄다. 한 방울이 문석호 박사의 코트에 튄다. 박사가 눈살을 찌푸린다.]

SCP-443-KO-A-1: 응… 으읏…

[SCP-443-KO-A-1가 인간에서 크게 왜곡된 목소리로 다시 신음 소리를 낸다. 고기 기둥 곳곳에 난 구멍들에서 달뜬 땀이 흘러나온다.]

SCP-443-KO-A-1: 궁극의 지압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문석호 박사: …알겠습니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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