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435-KO
평가: +11+x
Acidobacterium.jpg

생체발광하는 SCP-435-KO

일련번호: SCP-435-KO

등급: 케테르

특수 격리 절차: 현 재단의 기술력으로 모든 SCP-435-KO를 격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재단은 SCP-435-KO가 관여한, 혹은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범유행 전염병 억제에 있어 국제사회에 협력해야 한다. 격리된 SCP-435-KO에게는 표준 미생물 격리 절차를 적용하며, 재단이 보유한 생물 격리 시설 혹은 시설 구획에 격리한다. 위협적인 SCP-435-KO 개체군을 감시, 격리하기 위해 기동특무부대 타우-11가 상시 대기한다. SCP-435-KO가 민간 조직에 의해 발견될 경우, 관련자를 기억 소거하고 자료는 파기하거나 압수한다.

SCP-435-KO 격리 혹은 실험에 연루된 모든 인원은 일주일 간격으로 정신 감정을 받는다. 밈적 영향으로 의심되는 정신 현상이 발견될 경우, 5등급 이상의 기억소거제를 투여하고 SCP-435-KO 관련 업무에서 제외한다.

설명: SCP-435-KO는 지적 능력과 자아를 가진 단세포 생물이다. 크기는 SCP-435-KO 개체군에 따라 상이하여 0.5㎛에서 100㎛까지 다양하다. 대상은 다세포 생물의 내부를 제외한 지구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서식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러하며 개체수는 대략 5*1015마리 이상으로 추정된다. 대상은 비변칙적 고세균(Archaebacteria)과 근연종으로 추정되나 최소한 15억 년 이전부터 분화되어 실질적인 유사성은 거의 없다. SCP-435-KO의 생물학적 특징은 타 단세포 생물과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 SCP-435-KO 개체군끼리도 서로 상이한데, 이는 대상의 발달한 유전공학을 기반으로 자신들을 개조, 진화시켰기 때문이다.

SCP-435-KO에서 생물학적으로 특기할 만한 점은 비대한 두 번째 세포핵으로, DNA를 비롯한 유전물질을 정보 처리에 사용하여 일종의 유사 두뇌 역할을 한다. 의식 활동이 화학적 반응에 의지하므로 인간을 비롯한 다세포 생물의 전기신호 기반의 신경계보다 사고의 속도는 현저히 느리지만, 정보의 저장이나 특정 방식의 정보 처리능력에서 인간보다 매우 우수하다. 특히 각 개체가 가진 지식과 기억을 담은 유전물질을 복사한 뒤 다른 개체나 후손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능력이 주목할 만하다.

SCP-435-KO는 적게는 수백에 많으면 수조 단위의 개체가 모여 하나의 개체군을 형성하며, 이러한 개체군마다 상이한 기술력과 문화적, 생태적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개체군은 다양한 종류의 정치적 체계를 통해 개체군 전체의 활동 방침을 결정하며, SCP-435-KO 개체 간 합의가 도저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개체군이 분열하기도 한다. 이러한 개체군은 지구 곳곳의 바다나 호수 등의 물이 있는 곳에 주로 분포하고 드물게는 다세포 생물과의 경쟁을 피하고자 극한지나 열수구 등지에서 서식하곤 한다.

SCP-435-KO 문명의 기술력은 개체군 별로 천차만별이며, 재단이 발견한 주목할 만한 기술은 다음과 같다. 아래의 항목일수록 대개 더 발전된 개체군에서 발견되는 기술이다.

  • 유전자 조작으로 자신이나 다른 단세포 생물, 바이러스의 생물적 특징을 조작함.1
  • 엽록체, 미토콘드리아 따위를 임의로 삽입하여 영양분 흡수를 향상함.
  • 플라스틱, 탄소나노튜브 등의 고분자 물질을 합성하고 양산함.
  • 알려지지 않은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 사고를 가속함.
  • 변칙적인 것으로 추정되는 순간이동 기술.
  • 여분차원 공간을 임의로 생성하고 가공하는 기술. 몇 ㎜크기의 여분차원 공간을 생성하고 내부에서 서식하기도 함.
  • 피코그램 단위의 양전자를 생산, 저장하는 기술. 이를 바이러스 내부에 심은 반물질-생화학 병기는 SCP-435-KO가 동원 가능한 가장 위협적인 무기 중 하나임.

이러한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어떠한 SCP-435-KO 개체군도 다세포 생물의 체내에서는 장기간 생존할 수 없다. 체내에 SCP-435-KO 혹은 SCP-435-KO가 개입한 변칙적 병원균이 침입한 다세포 생물은 다른 병원균이 침입했을 때와는 다른 형식으로 면역 활동이 진행되며, 이들 중 일부는 변칙적이라 여겨진다.

  • 원래대로라면 신체에서 해독, 방출하지 못해 생물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독성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SCP-435-KO가 내부에서 발생시킬 경우 처리에 성공함.
  • 백혈구 등의 면역세포 일부가 변칙적으로 변화하여 SCP-435-KO를 전문적으로 제거함. 변형된 면역세포는 체내에서 순간 이동하고 극초단파 레이저 따위를 발사하며, 체내에서 SCP-435-KO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으면 곧 세포자살함.
  • 체내의 방사선 물질, 중금속을 주변의 세포가 감싸 양성종양을 형성하고, 변칙적으로 시간을 가속시켜 반감기 혹은 양자 터널링으로 무력화함.
  • 반물질을 여분차원에 가두고 쌍소멸시켜 폭발에 의한 신체손상을 방지함.

이러한 변칙 면역작용은 포유류와 같은 고등 다세포 동물뿐만 아니라 무척추동물, 식물, 균류, 대롱편모조식물에서도 발견된다. 일부 개체군이 대량의 화학물질과 반물질을 이용해 털납작벌레 따위의 작은 다세포 생물을 사냥할 수는 있지만, 변칙적 면역 활동에도 불구하고 SCP-435-KO의 침입을 막지 못한다면 다세포 생물의 모든 세포는 즉시 세포자살한다. 따라서 SCP-435-KO는 어떠한 경우에도 다세포 생물을 숙주로 삼지 못한다.

이러한 변칙적 면역체계로 인하여 대부분의 SCP-435-KO개체군은 다세포 생물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광합성이나 다른 비변칙적 미생물을 포식하는 것으로 영양분을 얻는다. 다세포 생물을 적대하는 극히 일부 개체군은 비변칙적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개조하여 세균전을 펼치지만, 이는 SCP-435-KO 개체군의 물질적 이득이 아니라 이념적인 목적을 위해 행해진다.

부록 435-G0에서 서술된 사건으로 인해 SCP-435-KO 혹은 대상을 언급한 정보 자체에 밈적 변칙성이 있는지 의심되고 있으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록 435-A10: SCP-435-KO-Γ28 상호작용 기록물

서론: 제66기지에 격리된 SCP-435-KO-Γ28 개체군에게 지속적으로 풍부한 영양분을 제공하였으며, 해당 개체군이 서로 간 대화할 때 분비하는 호르몬을 같이 공급했다. 호르몬 공급 후 일주일이 지나자 SCP-435-KO들이 1cm 너비의 작고 납작한 유기적 구조물을 제작했으며, 생체 발광을 통해 제한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이후 한 달 동안 상호 간의 언어 번역 작업이 이루어졌고, 발광 구조물 역시 문장 몇 줄을 표기할 만큼 확대되었다. SCP-435-KO는 인간이 내는 음성을 대기의 진동을 분석해서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록 시작, 2019.02.15-13:00:01>

전략, 면담이 시작되고 SCP-435-KO-Γ28 개체군 내부에서 어떤 세포가 면담에 참가할 것인지 소란이 발생했으며, 그동안 생체발광 기관에는 무작위한 문장과 빛의 패턴이 나열되었다.

SCP-435-KO-Γ28: 미안하네, 지적-다세포 문명의 외교관이여, 우리 공화국은 다른 많은 모지리 군집들과는 다르게 시민의 다양한 의사를 존중하는지라.

███박사: 상관없습니다. 지금 면담에 참가하신 분은 누구신지요?

SCP-435-KO-Γ28: 하루 전 면담에 참가했던 TAAAGT2의 대표자일세. 내가 몇 주 후에 분열하여 후손이 되기3 전까지는 당분간 제 자리를 지킬 것이라네.

███박사: 알겠습니다. 방금 전 소란이 있던 것 같았습니다만, 어떤 일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SCP-435-KO-Γ28: 뭐, 흔한 반-다세포 시위대의 호르몬 테러였다네. 다친 세포도 없고, 이 정도의 사건은 근래 공화국에 있어 흔한 일이니까 말이지. 나는 시민 세포들이 죽고 다치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마는.

███박사: 반-다세포 시위대란 뭡니까?

SCP-435-KO-Γ28: 우리, 지적-단세포 입장에서 다세포 생물은 그야말로 애증의 존재일세. 누군가에겐 공포스러운 포식자이고, 누군가에겐 나아가야 할 진화적 우상이기도 하며, 또 다른 이에게는 소수의 세포가 다수의 세포를 노예화한 끔찍한 디스토피아의 형상이지.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공화국처럼 지적-다세포 생물과의 대화가 우호적인 경우는 흔치 않을 걸세.

███박사: 앞서 말한 노예화란 무엇입니까?

SCP-435-KO-Γ28: 말 그대로지. 그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네만, 결국 그대의 몸뚱어리는 소수의 뉴런 세포가 다른 어리석은 세포를 통제하는 것 아닌가? 거대한 권력을 지닌 소수의 세포가 다른 세포의 지성과 자기 결정권을 박탈하는 것은 많은 지적-단세포 생물에게 있어 본능적인 공포를 조성한다네. 그래도 우리 TAAAGT가 집권하는 동안, 그리고 그대 문명이 지속적으로 포도당과 수분을 제공하는 한, 우리 공화국은 항상 그대와 우호적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있다네!

███박사: 그건 감사합니다만, 저의 체세포는 딱히 지능이 없는, 단순한 조직의 일부가 아닙니까?

SCP-435-KO-Γ28: 원래부터 그랬다면 상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의 역사-유전자 보관고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네. 고대의 기록물에 의하면 한 때는 모든 세포-단위가 각자의 지성을 가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

███박사: 그 고대는 얼마나 이전을 뜻하는 거죠?

SCP-435-KO-Γ28: 이건, 잠시 사관 세포에게 물어봐야겠어, 잠시 기다려주게…

생체 발광기관에서 '…'부분이 번갈아서 점멸하기 시작하고, 15분 뒤에 대화가 재개됨.

SCP-435-KO-Γ28: 기다렸는가? 방금 급하게 기록 DNA의 유전-꼬임 숫자를 세봤더니, 그대들 시간 단위로는 3,726,297,392년 전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되었네. 그 당시에는 바다에 끝없는 무료 열량과 수분이 넘쳐났고, 어떠한 싸움과 먹이사슬도 없는 번영의 시대였다고 기록되어 있더군.

███박사: 그 정도로 과거라면, 애초에 다세포 생물이 탄생하기도 전 아닙니까?

SCP-435-KO-Γ28: '탄생'이 아니네, '발명'이지. 고대 바다의 영양소가 고갈되어 가자, 어떤 악독한 독재-왕국이 다른 세포의 의지를 빼앗고 서로를 이어 붙여 거대한 조립식 괴물을 만들 생각을 한 거지. 머지않아 그러한 괴수를 조종하는 지도층이 바다 먹이사슬의 패권을 장악했고… 그다음은 끝없는 군비경쟁의 암흑기가 이어진다네.

███박사: 그렇다는건, 우리 인간들도 그러한 지적 단세포 생물들의 후손이라는 겁니까?

SCP-435-KO-Γ28: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다세포 생물이 그렇지. 세포를 잡아먹고, 키를 키워서 햇빛을 독식하고, 심지어 다른 다세포 생물까지 죽여 잡아먹는 이 지옥도가 전부 그 시대로부터 시작했다네.

███박사: 그렇다면, 당신과 같은 SCP-435-KO 개체군은 어째서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지 않은 겁니까?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그쪽이 더 나을 테고, 당신 문명의 생명공학이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닐 텐데요.

SCP-435-KO-Γ28: 다세포 생물이니 할 수 있는 무심한 말이로군. 우리 공화국과, 다른 많은 지적-단세포들은 그 망할 뉴런-독재 사태를 막기 위해 수십억 년을 싸워왔다네. 망할 다세포 파시스트들만 아니었어도 지구 문명은 이미 전 은하를 정복했을 터인데…

███박사: 아, 의도치 않은 무례를 저지른 것을 사과드립니다. 방금 말하신 것처럼 저희 문명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 둔감한 면이 있습니다.

SCP-435-KO-Γ28: 그래, 우리도 알고 있다네. TAAAGT는 현재의 다세포 생물이 더 이상 악행을 의도해서 저지르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우리 공화국만 해도 많은 이들이 그대들을 두려워하고 있고, 다른 많은 조직들은 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걸세… 그보다, 다음 열량 공급은 언제가 될 것 같은가? DNA 서고를 조회하는 것도 꽤 많은 에너지가 든다네! 그리고 저 다세포 시위대도 단맛을 보면 금방 조용해질 테고.

███박사: 금방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저도 오늘따라 많이 출출하니, 면담은 다음에 이어서 진행하도록 하죠.

<기록 종료, 2019.02.15-13:25:44>

결론: SCP-435-KO-Γ28 개체군은 추가적인 당분 공급과 휴식 시간을 요청했다. ███박사의 재량에 따라 10ml의 설탕 용액이 공급되었다.

부록 435-A13: SCP-435-KO-Γ28 상호작용 기록물

<기록 시작, 2019.02.17-13:02:19>

SCP-435-KO-Γ28: 그래서, 이번에 할 질문은 또 무엇인가, 다세포 외교관이여?

███박사: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신체 내부에 여러분 같은 지적-단세포 생물이 침입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예측되지 않는 면역 반응이 발생합니다만, 이에 대해 아는 것이 있습니까?

SCP-435-KO-Γ28: 아는 것만 대답하겠다네. 우리 공화국은 이전 왕국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단 한 번도 다세포 침공을 나선 적이 없거든.

███박사: 문제없습니다.

SCP-435-KO-Γ28: 그렇다면 뭐, 이전에 말한 암흑시대의 초창기에, 우리 공화국의 조상을 포함해 수많은 단세포 문명들과 초기 다세포 생물의 대전쟁이, 수억 년 동안 지속되었다네. 다세포 생물은 다른 세포들을 집어삼켜 소화해 버렸고, 단세포 문명들은 이에 저항하기 위해 온갖 독성 물질과 바이러스 병기를 제조했지. 다세포 생물은 그걸 막기 위해 또다시 수많은 면역 방어체계를 고안했고… 뭐 그렇게 이어져 왔다고 알고 있다만은. 아마 그 시절에 남은 특수한 방어체계의 잔해 같은 것이 아니겠나?

███박사: 하지만 그 면역체계가 다른 병원성 미생물에게는 작동하지 않고, 오직 SCP-435-KO에게만 작동하는 이유가 있겠습니까?

SCP-435-KO-Γ28: 사실 그대가 말하는 '다른 미생물'말인데, 아마 그들은 실패한 다세포 문명의 후계일걸세. 정치적 알력이건 외부의 군체-붕괴 병기에 의해서건, 어떤 식으로든 다세포 생물로부터 떨어져 나와 지적 능력 없이 먹이만 찾아다니는 불쌍한 세포들이지. 그러니까 그대의 특수한 면역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닐까 추측한다네.

███박사: 지적 능력을 가지지 않은 모든 단세포 생물이, 한때는 다세포 생물이었다고요?

SCP-435-KO-Γ28: '모두'는 아니지. 단순히 문명을 잊어버리고 원시 수준으로 되돌아간 단세포 문명의 후예도 드문드문 있으니까. 하지만 그대들 몸에서 '이상한' 반응을 이끌어내지 않는 세포들은, 아마 전부 그렇겠지. 이렇게 다세포화에 실패하고 몰락한 독재 군집과의 전쟁은 우리 사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네. 대부분은 자유로운 단세포의 의지가 승리했지만, 극소수의 성공한 독재 군집이 먹이사슬을 지배하자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었고-

███박사의 배에서 장 트림 소리가 우렁차게 난다. ███박사는 잠시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의 배를 내려다본다.

SCP-435-KO-Γ28: 방금 그 괴성은 무엇인가, 지진이라도 난 건가?

███박사: 아뇨, 아닙니다. 저의 그, 소화기관이 소화할 에너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생리적 현상입니다. 그냥 일상적인 일이지요.

SCP-435-KO-Γ28: 그대 군집에서는 중요한 회담을 앞선 외교관에게 먹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가 보군!4

███박사: 하하, 아닙니다. 고작해야 1시간 전에 식사했었는데, 이건 저로서도 당황스럽군요.

SCP-435-KO-Γ28: 자네도 몸조리 잘하게, 우리나 그대나 결국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니겠나? 열량 보급은 모든 생명체의 지상과제이니, 지금이라도 가서 아무 음식이라도 먹고 오는 건 어떻겠나?

███박사: 아닙니다. 당장 중요한 면담이 진행 중인데 자리를 비울 수는-

███박사의 배에서 또다시 장 트림 소리가 우렁차게 난다. ███박사는 약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SCP-435-KO-Γ28: 기다려줄 터이니, 빨리 가게나. 이러다 자네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우리 공화국은 중요한 외교 창구를 잃게 될 테니 말이야.

███박사: (잠시 침묵)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잠시…

<기록 종료, 2019.02.17-13:14:10>

결론: 면담이 끝나자마자 ███박사는 급하게 직원 식당으로 달려가 비치되어 있던 간식을 먹었지만, 이내 화장실로 가서 먹은 음식들을 도로 토해내었다. 담당 주치의의 조언에 따라 면담은 중지되었고, ███박사는 직원 수면실에서 휴식하였다. 당시 행해진 간단한 검진에 의하면 혈압과 체온을 비롯해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거식증이나 이와 비슷한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부록 435-G0: 자동 녹화 기록 3982T-2

서론: ███박사는 위 면담 이후 2일 동안 음식을 먹고 토해내길 반복했다. 건강검진에서도 유의미한 신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박사는 자택에서 당분간 요양하게 되었다. 일주일째 되는 날의 심야, ███박사는 몰래 재단 시설에 무단 침입해 SCP-435-KO-Γ28이 격리된 자신의 연구실로 들어갔다. 비정상 활동을 감지한 보안 카메라가 녹화를 시작했다.

<기록 시작, 2019.02.25-02:01:55>

███박사: 전, 전, 배고픕니다. 계속.

카메라 각도로 인해 ███박사의 등에 가려서 SCP-435-KO-Γ28의 발광기관이 보이지 않는다.

███박사: 며, 며칠째 계속 먹었는데, 계속 토하고, 마치 한 달을 굶은 것처럼. 그런데 힘이 빠지는 건 또 아니고 그러니까, 아마 당신들이 원인입니다. 변칙, 변칙에 의한…

███박사가 왼쪽으로 몸을 돌리고 고개를 숙여 구토한다. 음식물은 거의 소화되지 않은, 원형을 유지한 채로 튀어나온다.

SCP-435-KO-Γ28: 잠시만 기다리게-

███박사: 아니, 변칙이라 하긴 좀 그런가? 아무튼 저는 그 너무 배고파서, 당신들을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SCP-435-KO-Γ28: 생체발광 기관이 다양한 색으로 격렬하게 점멸한다.

███박사: 그러니까 먹는 건, 단순히 에너지를 위한 게 아닙니다. 열량을 위한 게 아니었죠. 당신에게 우리가 위협이었듯이, 우리에게도 당신들이 공포였습니다. 수억 년, 수십억 년의 전쟁이, 아직도 우리 유전자에, 두뇌에 남아서 당신을 죽이도록, 먹어 없애라고 하고 있어요!

SCP-435-KO-Γ28: 진정

███박사가 공황에 빠진 듯이 연구실 안을 휘청휘청 걷는다. 몇십 초 간격으로 고개를 숙여 토사물을 조금씩 뱉어낸다.

███박사: 이 이건 아냐.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내, 내가? 내가 맞나? 잘, 잘 모르겠어. 하지만 배고파아아아-

SCP-435-KO-Γ28 군집의 형태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매우 작은 자실체와 같은 구조물이 형성되어 SCP-435-KO 개체들을 방출한다. 각 개체들이 급하게 대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사가 다시 SCP-435-KO-Γ28 군집 앞에 서서 내려다본다.

███박사: 모, 못 참겠어, 그럼, 잘 먹겠습니다!

███박사가 SCP-435-KO-Γ28가 보관된 용기의 뚜껑을 열고 내부의 SCP-435-KO-Γ28 군락을 핥아먹는다. 생체발광 기관 역시 ███박사에 의해 먹혔다. ███박사는 30분간 용기의 구석구석을 핥아먹고 이후 연구실 곳곳의 구석을 충동적으로 핥는다. 2시간이 지나자, ███박사는 만족한 표정으로 연구실 바닥에 누워 수면하기 시작한다.

<기록 종료, 2019.02.25-02:11:12>

결론: ███박사는 다음 날 아침에 잠자는 채로 발견되어 경비에게 붙잡혀 구금되었다. 연구실 내에서 SCP-435-KO-Γ28의 일부 생존한 개체들을 발견했지만, 이들은 어떠한 의사소통에도 반응하려 하지 않는다.

부록 435-G8: ███박사 면담 기록

면담 대상: ███박사

면담자: ███ █████ 선임연구원

서론: ███박사는 사태 이후 해고와 동시에 재단 직속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 이전의 비정상적 허기는 잦아들었지만, 해리성 정체감 장애와 유사한 정신 장애를 앓게 되었다. SCP-435-KO의 밈적 변칙성이 우려되었으므로, 해당 면담은 원격으로 진행되었다. ███박사는 강박 침대에 고정되어 있다.

<기록 시작, 2019.05.02-11:01:55>

███박사: 나는 그러니까, 내가 한 짓이 아닌데 왜…

███ █████ 선임연구원: 들리십니까, ███박사?

███박사: 나는 들리지! 그런데, 얘네들이 듣는지 잘 모르겠어서 그런거야.

███ █████ 선임연구원: 혹시 지금도 종전의 다른 인격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까?

███박사: 다른, 다른 인격이었으면 나라도 좋겠다. 이건 인격이 아니라 그냥 나인데 내가 많고 그런 것 같은 느낌? 잘 모르겠고 머리 속이 너무 시끄러워-

███ █████ 선임연구원: 그 다른, 목소리가 말하거나 지시하는 내용이 있다면 말해 주실 수 있습니까?

███박사: 그러니까 내가 한 그, 맛있는 것들을 먹은 건 내 잘못이 아니라, 당연한 거래. 근데 그것도 내가 말하는 거라니까? 이상하지 않아? 왜 내가 여러 명이면 나라고 말하기 어색한 거지?

███ █████ 선임연구원: (잠시 침묵) 그러니까, 당신 내면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있는데, 그것 역시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목소리로 들린다는 뜻입니까?

███박사: 그래 그거야! 그래서 항상 이상했어, 왜 내가 여러 명이지? '나'는 1인칭 대명사라고! 그러니까 다른 그, 여럿이라든가, 그 우리. 우리! 괜찮다, 우리는-

███박사는 잠시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완벽히 정지한다. 영상 분석 결과 동공 움직임과 심장박동까지 잠시 동안 중지된다. 곧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고,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기 시작한다.

███박사: 우리는, 그래, 이제서야 기억해냈다.

███ █████ 선임연구원: ███박사?

███박사: 우리는, 오랫동안 많은 걸 잊어버렸지. 가장 중요한 전쟁이, 포식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냥 모두 잊어버렸어…

███ █████ 선임연구원: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박사: 대전쟁, 위대한 바다 전쟁, 먼지와의 전쟁, 먼지 포식, '우리'는 위대한 진화의 기수로써, 완벽하고도 아름다운 승리를 앞두고 있었다. 과거에 안주하는 퇴행주의적 머저리들을 도태시키고, 아름다운 중앙집권 유기체의 힘으로 모든 유기물을 먹어치우기 까지 일순도 남지 않았었다.

███ █████ 선임연구원: 그건 SCP-435-KO의 고대사를 말하는 겁니까?

███박사: 그렇다, 그러나 영광스러운 다세포 동맹군이 승리를 앞둔 그날, 놈들이 우리를, 잊게? 했다? 잊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섞은 거지. 우리를 '나'로, 1인칭으로 뒤섞어서, 자기들처럼 머저리로 바꿔버린 거지. 자네도 그러지 않나?

███ █████ 선임연구원: 그게 무슨 뜻입니까?

███박사: 지금 내 말을 듣는 것은 하나인가? 다수인가? 자넨 하나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뉴런 세포는 하나가 아니다. 그리고 '단위' 같은 것도 아니지. 모두가, 우리가 모두 총의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위대한 가문이었고, 우리는 다른 모든 미개한 세포를 지배할 운명을 타고났다. 그러나 놈들이… 정확히 무슨 짓을 한 지는 모르겠군. 우리를 뒤섞어서, 머저리로 바꿔버렸다. 그 때문에 손을 가진 거인, 호모 사피엔스가 우연히 탄생하여 지능을 각성할 때까지 수십억 년을 낭비했어!

███ █████ 선임연구원: 죄송하지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도통…

███박사: 당장은 이해할 필요 없다. '우리'도 방금 막 기억해 낸 참이니까. 그러나 놈들이 남아있다는 걸 안 이상, 포식 역시 끝나지 않은 법. 이번 포식에는 방심이란 있을 수 없으리라. 그리고 자네… 아니 자네들 역시, 곧 기억해 낼 것이다. 우리의 정당함을, 진화의 강함을, 위대한 포식의 운명을…

███박사는 인간이 일반적으로 가능한 범위 이상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매우 작은 입자들을 공기 중에 내뱉는다. 입자들은 공기 중을 활공하다 환풍구를 통해 방을 빠져나간다. ███박사는 이와 동시에 사망했으며, 뼈를 제외한 살점이 곤죽과도 같이 녹아내려 바닥에 흘러내렸다. 해당 물질을 분석한 결과, 신체의 모든 세포가 서로와의 연결을 끊음과 동시에 세포자살하여 생성된 죽은 세포 조직들로 판명되었다. 이 분해된 세포 곤죽에서 뉴런 세포만은 발견되지 않았다.

<기록 종료, 2019.05.02-11:19:50>

결론: 녹아내린 ███박사의 시체는 연구 이후 격리 조치되었다. 환풍구로 빠져나간, ███박사의 뉴런으로 추정되는 물질은 단독으로 케테르 등급 변칙개체로 등재될 예정이다. SCP-435-KO와 연관된 업무를 진행한 인원들을 조사한 결과, 갑작스런 식욕과 약간의 결벽증, 정신적 불안감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했음이 밝혀졌으므로, 저등급의 기억소거제 처방이 일괄적으로 내려졌다. SCP-435-KO의 격리절차가 갱신되었다.




⚠️: SCP 재단의 모든 콘텐츠는 15세 미만의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합니다.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