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405-KO: 아세팔의 예술복제기
저자: Aiken Drum & Gozarane
일련번호: SCP-405-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405-KO는 제12K기지 표준 전자제품 보관함에 분리한 채로 보관한다. SCP-405-KO의 분석을 위한 단순 실험은 3등급 인원의 허가가 필요하며, 전원을 연결하는 등 작동 실험은 4등급 인원의 허가가 필요하다.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SCP-405-KO으로 인해 생물 개체가 발생한다면 처분, 기억소거, 격리 중 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하며, 무생물일 경우에는 소각하나 보존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예외적으로 처리한다.
설명: SCP-405-KO는 50cm × 50cm × 120cm 크기의 파손된 복합기이다. 대상은 겉보기에 평범한 복합기로 보이지만, 내부 부품은 크게 교체되어, 기능 중 다수가 원래와 다른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개조의 예로는 스캐너를 대신한 투입구, 용지함 및 토너, 잉크를 대신한 정체불명의 물질이 들어있는 용기 등이 있다. 복합기의 인터페이스는 기존과 같지만, '복사' 기능을 제외한 모든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SCP-405-KO는 본디 변칙적으로 예술품을 복제하고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함께 회수된 복제 변칙개체 및 모조 예술품들이 뒷받침한다. 하지만 일부 부품이 파손된 결과 기존 방식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SCP-405-KO은 전원이 연결되어 있을 경우 작동하기 시작하며, 대상이 위치한 실내에 위치한 무작위 물품을 복제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범위 내에 있는 무생물 일부가 소실되며, 이때 SCP-405-KO 자신도 영향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은 전원이 연결되어 있다면 무한정 반복되며, 높은 확률로 SCP-405-KO은 자기 자신, 혹은 일부분을 복제해 배출한다. 이 일부는 SCP-405-KO 원본과 연결되어 원본의 전원을 끌어와 마찬가지로 작동하며 복제 과정을 단편적으로 이행한다. 그 결과 주변 물질의 흡수-복제 루프가 발생하며, 점차 거대한 부품 덩어리가 되며 이는 SCP-405-KO의 전력이 차단될 때까지 지속된다.
현재 이는 SCP-405-KO의 부품이 파손되면서 복제 대상, 복제에 이용할 물질을 구별하는 범위가 기존의 용기에서 벗어났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SCP-405-KO은 2015년 2월 5일 기동특무부대 에타-17 ("낙서 금지")가 변칙예술단체 "아세팔(ACEPHALE)" 소유의 건물인 '릴 마르셀'을 조사하던 도중 유사한 변칙개체들과 함께 회수되었다. 이 과정에서 건물 내부에 숨어있던 인원들과 상당한 충돌이 발생했으며, SCP-405-KO에 상당한 파손이 생겼다. 이 파손으로 인해 SCP-405-KO가 이차적인 변칙성을 보였으며, 그 결과 대상을 중심으로 12m 내부에 있던 인원과 해당 인원들의 소지품이 복제되었으며, 이때 복제 간 구별은 불가능했다. 이 이상현상이 아세팔의 의도인지는 불명이나, 그 결과 아세팔의 지도자 격 인물 중 일부가 혼란을 틈타 탈출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 SCP-405-KO가 생물을 복제해낸 일은 없었으며,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원인이 조사 중이다.
부록: '릴 마르셀' 조사 기록
'릴 마르셀' 조사 기록
조사 장소: 아세팔 소유 화랑 '릴 마르셀'
조사 일자: 2015년 2월 5일
조사 인원: 기동특무부대 에타-17 ("낙서 금지") 소속 에타-1 (요원 조성준), 에타-2 (요원 한유빈), 에타-3 (요원 권혁준), 에타-4 (요원 최경훈)
조사 개요: 2015년 1월 초, 재단 정보첩보부가 이전까지 확인된 바 없는 변칙예술 단체인 아세팔(ACEPHALE)을 확인했다. 아세팔의 구성원들은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개인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프로젝트 갤러리북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확인되었으며, 일반적인 친목형 변칙예술 단체가 아닌 것으로 의심받아 조사가 진행되었다.
이후 아세팔 소속원들의 재산 조사 중 '릴 마르셀'이라는 2층 높이의 화랑을 인원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후 외부 감시를 통해 해당 건물 내부가 비어있다는 결론이 내려졌으며, 그에 따라 건물 내에 잠재적으로 존재할 변칙예술 작품 및 재산을 회수하기 위해 기동특무부대 에타-17 ("낙서 금지")이 파견되었다.
<기록 시작>
에타-1: 사령부, 지금 돌입하겠다.
작전사령부: 확인했다. 해당 건물에 적대적 요소가 있을 확률은 낮지만 주의하도록. 동쪽과 남쪽 방향에서 지원분대가 사격 대기 중이니, 위험 요소가 발견되면 즉시 보고하길 바란다.
에타-1: 알겠다. 다들 준비는 됐어?
에타-2: 준비 완료.
에타-3: 확인했습니다.
에타-4: 들어갑시다.
이후 에타-17 부대원들이 "릴 마르셀" 정문으로 진입한다. 내부는 중앙 복도에 오른쪽 3개, 왼쪽 3개의 방이 붙어있으며, 끝에는 계단이 있는 형태이다. 에타-2가 계단을 향해 먼저 진입하고 에타-4가 에타-2를 엄호한다. 에타-1과 에타-3는 오른쪽 첫번째 방으로 돌입한다.
에타-3: 평범한 작업실 같습니다. 딱히 특이한 점은 없습니다.
에타-1: 나머지 방도 살펴보지. 나랑 유빈이가 오른쪽을 확인할테니, 왼쪽을 확인해.
에타-4: 네, 알겠습니다.
진입조가 1층에 있는 방들을 살핀다. 모두 별다른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는다.
에타-1: 그럼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는거지? 사령부, 1층 수색 결과 별다른 특이점은 없으며, 2층으로 이동하겠다.
작전사령부: 알겠다.
에타-2가 계단으로 진입하고, 다른 진입조원이 엄호한다.
에타-2: 특이사항은 없습… 카메라입니다. 감시 카메라 같은데, 작동 중입니다. 위치상 출입구 쪽도 촬영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일층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에타-1: 여기 뭔가 있단건가? 일단 나머지 방도 일층이랑 같은 순서로 확인하고, 뭔가 발견되는 즉시 부르고.
에타-2: 알겠습니다.
에타-4: 넵.
진입조가 계단과 근접한 방부터 차례로 수색을 시작한다. 각 방들은 일층과 유사하게 장식되어 있다.
에타-3: 여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오른쪽 3번째 방입니다.
에타-4: 무슨 일인데?
에타-3: 벽에 문이 있습니다. 이 위치면 건물 바깥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에타-4: 그래, 꽤 시끄러운데. 부서지는 소리?
에타-1: 내가 선두로 진입할테니 엄호하도록.
이후 에타-17 부대원들이 문에 진입한다. 내부에는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듯 한 양갈래 복도가 보인다.
에타-4: 길이 두 개인데 나뉘어 진입할까요?
에타-1: 잠깐만.
오른쪽 복도에서 한 남성이 나온다.(이하 PoI-405K385로 서술)
PoI-405K385: (입에 손을 대고는) 헤드흐하그, 출입구역에 침입자가 발생했다. 반복한다. 출입-
에타-3이 PoI-405K385에게 제압용 마취탄을 발포한다. PoI-405K385가 앞으로 거꾸라진다.
에타-4: (PoL-405K385의 안면을 확인하고) 어후. 이 친구 코 깨졌는데요?
에타-2: 지 팔자지 뭐. 사령부, "릴 마르셀" 내부에서 인원 1명을 제압했다. 해당 인원을 이송할 지원을 요청한다.
에타-17이 오른쪽 복도로 진입한다. 에타-17이 전시관을 발견하고 내부로 진입한다. 전시관 내부에는 인원 14명이 황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인원은 물품을 파괴하고 있으며, 일부 인원은 상자에 물건을 집어넣고 있다. 에타-17을 확인하자 한 인원 (이하 PoI-405K197로 서술)이 총기를 꺼내 발포한다.
PoI-405K197: 다 튀어! 재단 놈들이다!
에타-17이 산개하여 엄폐하고 내부 인원들에게 발포했다. PoI-405K197을 비롯한 8명은 이내 내부 공간으로 도주하고, 나머지 인원은 제압했다.
에타-2: 몇 명이 도주했습니다!
에타-1: 제길, 귀찮게 됬구만.
에타-2: 어떻하죠 추적할까요?
에타-3: 더 안쪽으로 진입할까요?
에타-1: 그러지. 다만 내부에 뭐가 있을지 모르니 주의하도록.
에타-4: 여기 공간변칙 같은데요? 우리가 살펴본 곳만 해도 이미 건물 크기를 넘어섰어요.
에타-1: 그래, 안 그러고서야 벽에 달린 열고 들어왔는데, 복도가 나오겠냐. 그리고 저 안쪽도 문이 하나 있네. 가보자고.
에타-2: 문 안에서 소리가 납니다. 진입할까요?
에타-1: 내가 신호하면 일제히 진입하도록 하지. 뭔가 쓸만한 대화가 오고갈지도 모른다.
PoI-405K01: -그래서 씨발 이 일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얼간이들 4명에게 손도 못 쓰고 털려버렸습니다?
PoI-405K02: ..죄송합니다, 솔개밤 님. 하지만 경비가 삼엄한게 더 눈에 띌 거라고 타 지역으로 차출시킨 건 솔개밤 님이 내린 명령입니다.
PoI-405K01: (작은 목소리로) 옘병할. (큰 목소리로) 그래서 이게 내 탓이라는 건가?
PoI-405K02: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
에타-1: 지금이다!
에타-17이 문을 박차고 진입함.
PoI-405K02: 이런.
에타-2: 자. 다들 허튼수작 부릴 생각 말고. 순순히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PoI-405K01 니미씨발. 엿이나 먹으라지.
에타-1: 다들, 발포해!
PoI-405K01: 여기다, 얼간이들아! (품 안에서 볼펜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꺼내 던짐)
볼펜이 폭발하고 형형색색의 분진이 퍼져나왔다. 에타-1와 에타-3이 분진을 들이마시고 앞으로 거꾸라진다.
에타-4: 이런 씹, 이게 뭐야?
PoI-405K02: 하하. 저새끼들은 B형이었나 봅니다.
에타-2: 옘병, 빌어먹을 연기때문에 앞이 안보입니다!
PoI-405K01: 닥치고, 뒷처리 준비나 해, 상!
에타-4: 저것들 뭐 하려는-
매우 큰 폭발음이 들리더니 큰 진동이 울린다. 하지만 건물 밖에서는 내부에서 보이는 수준의 충격이 관찰되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에타-17 대원들의 모든 통신기기가 일시적으로 정지된다. 이는 이때 SCP-405-KO가 피해를 입으면서 이차적인 변칙성을 나타냈고, 그에 따라 대원과 대원들들의 장비가 복제되면서 서로 간섭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에 따라 정확히 통신이 단절된 동안 발생한 사건은 불명이나, 이때 해당 방의 벽들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SCP-405-KO가 자가 복제 상태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이후 30초 가량 지난 뒤 회복된다. 이후 복제된 각 인원들은 -A, -B로 지칭한다
통신이 복구되자 인원들이 보인다. 에타-1-B, 에타-3-A가 쓰러져 있는 것이 보인다. 에타-2-A와 에타-2-B가 언쟁하고 있으며, 에타-3-B, 에타-4-A, 에타-4-B가 교전 중이다.
에타-2-A: -런 무슨 나하고 똑같이 생겼잖아!
에타-2-B: 저놈들이 뭔 수작을 부린 거야?
PoI-405K01-A: 뭔진 모르겠지만 빨리 와!
PoI-405K02-B: 기계 확실히 부수신 거 맞습니까?
PoI-405K01-B: 모르네 씨발. 그런거 따질 땐가?
작전사령부: 에타-17, 에타-17. 작전사령부다. 방금 통신이 복구되었다. 에타-17? 무슨 일이 발생한 거지?
에타-2-A: 사령부? 통신 확인됐다. 방금 폭발이 일어났는데, 뭔가 변칙적인 작용을 한 거 같다. 그때 통신도 끊겼고, 똑같이 생긴 복제들이 나타났다. 누가 진짜인지 확인 가능한가?
그사이 PoI-405K01-A, PoI-405K01-B, PoI-405K02-A, PoI-405K02-A및 기타 인원이 도주하기 시작한다. 에타-4-B와 에타-2-A가 발포한다. 제압탄이 PoI-405K01-B 등 6명에게 적중하지만 그 외는 이내 도주한다.
작전사령부: 지금 대기 중이던 병력이 전부 투입되었다. 아주 잠시만 대기하면 될 거다. 누가 진짜인지는 불명이다.
에타-2-A: 그럼 어쩌라고? 누굴 데리고 나가란 건데?
에타-4-B: 서로 싸울 시간에 여기 좀 도와줄래?
에타-4-A: 그래, 여기는 죽을 지경인- 아니 씨발 또 뭐야!
SCP-405-KO가 파손된 모습과 함께 작동하며 다수의 물품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 화면에 들어온다. 대상은 매우 빠른 속도로 무작위적인 물품을 배출구에서 쏟아내고 있다. 그러한 물품 중 일부는 그럼에도 작동하고 있다. 에타-4-A가 착용 중이던 장구류의 일부가 천천히 사라지는 것이 보이며, 그외에도 방 곳곳에서 비슷하게 물질이 소멸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SCP-405-KO는 이내 흡수-복제 루프 단계에 들어선다.
그 사이 에타-4-A와 에타-4-B는 즉시 움직여 에타-3-A에게 도움을 주러간다. 에타-1-A는 에타-1-B를 부축한다. 에타-17 인원들은 들어온 문으로 빠져나가려 하며, 이내 지원 병력이 도착한다. 지원 병력은 기절한 에타-17 및 일부 제압된 아세팔 구성원이 건물에서 대피시킨다. 그사이 SCP-405-KO는 빠르게 성장하고 방의 구조적 안정이 붕괴되어 무너진다. 그러자 크게 금속이 찌그러지는 소리가 들리며 이전 방이 사라지고, 내부에 있던 인원 및 SCP-405-KO 무더기가 릴 마르셀 건물 내부로 이동된다. 직후 SCP-405-KO의 무게로 인해 건물이 붕괴한다.
이후 SCP-405-KO는 작동을 멈췄으며, 붕괴한 잔해에 빠르게 인원들이 투입되어 구조 작전이 실행되며, 지원 요청이 이루어진다.
<기록 종료>
조사가 완료된 직후, 단순 조사 임무로 예상된 것과 다르게 극심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며, 본 사건은 빠르게 재단의 관심을 끌었다. 건물의 변칙적인 붕괴에 대해 역정보 공작 및 기억소거 조치가 이어졌다.
변칙성에 영향을 받은 에타-17 인원 및 생포된 아세팔의 인원은 모두 제87K기지에 임시로 구류되었으며, 상세한 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도주한 변칙예술단체 아세팔의 인원의 추적 및 조사를 위해 추가적인 인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부록: 에타-17 면담 기록
에타-17 최초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에타-1-A (요원 조성준-A), 에타-1-B (요원 조성준-B), 에타-2-A (요원 한유빈-A), 에타-2-B (요원 한유빈-B), 에타-3-A (요원 권혁준-A), 에타-3-B (요원 권혁준-B), 에타-4-A (요원 최경훈-A), 에타-4-B (요원 최경훈-B)
서문: 사건 발생 이후 2일 뒤 제87K기지에 구류된 에타-17의 인원들에게 이루어진 최초의 면담.
<기록 시작>
이성재 박사: 안녕들하십니까. 여러분.
에타-2-A (한유빈-A): 안녕하냐고요? 이 빌어먹을 복제품 새끼들이랑 있었다는 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상상도 못할 겁니다, 씨발.
에타-2-B (한유빈-B): 야. 말은 똑바로 해야지. 복제품은 내가 아니라 너잖아.
에타-2-A (한유빈-A): (책상을 내려치고) 니 얼굴에 주먹을 갈겨넣기 전에 닥쳐. 이 복제품 새끼야.
에타-2-B (한유빈-B): 씨발, 복제품 새끼가 말만 더럽게 많네.
에타-3-A (권혁준-A): (귀를 손으로 가리고) 박사님. 무언가 확인된 사항은 있나요? 누가 진짜라던가, 뭐 그런거요.
이성재 박사: 사실 그 일 때문에 온 겁니다. 원본 에타-17 대원들을 구분하기 위해서요.
에타-4-A (최경훈-A): 그래요? 그래서 누가 원본이고 누가 복제인 거죠?
이성재 박사: 우선 지금으로서 사용 가능한 모든 판별 방식을 사용했지만..그 판별 장치들이 내려준 결론은 모두 똑같았습니다. 구별해낼 수 없다고요.
에타-2-B (한유빈-B): 뭐요? 하…씨발.
에타-3-B (권혁준-B): …저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성재 박사: 우선은 며칠 정도 더 여기 계셔야 할 겁니다. 몇가지 조사 결과가 구별 못해냈다고 해도,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요. 오늘도 조사가 계속될 예정입니다. 심리 검사부터 시작해서, 변칙성 측정까지 바쁘실 겁니다. 우선은 한 분씩 가벼운 일대일 면담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다른 분들은 여기서 대기하면서 자유롭게 지내주시면 됩니다. 저희는 지금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시고요.
에타-4-B (최경훈-B): 누가 먼저죠?
이성재 박사: 우선은 조성준 요원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에타-4-A (최경훈-A): 그 얘기가 아닐 겁니다. 둘 중에 누가 먼저라는 거죠?
이성재 박사: 무슨 말인지요?
에타-4-B (최경훈-B): 똑같은 사람이 두 명 있는데 그 중에 누가 먼저죠? 무슨 기준이 있나요?
이성재 박사: 일단 여러분에게 각자 -A, -B라는 지정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우선 -A가 먼저 진행되고-
에타-2-B (한유빈-B): 누가 A죠?
이성재 박사: A, B를 구별하는 건 무작위입니다. A라고 해서, B하고 해서 무언가 의미가 있지 않아요.
에타-1-B (조성준-B): 그래서 누가 A죠?
이성재 박사: …지금 말하시지 않은 분입니다.
에타-1-A (조성준-A): 그럼 제가 처음이겠네요. 그럼 가죠.
<기록 종료>
에타-1-A (요원 조성준-A)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에타-1-A (요원 조성준-A)
<기록 시작>
이성재 박사: 안녕하십니까, 조성준 요원.
에타-1-A (조성준-A): 네.
이성재 박사: 이번에 진행하는 면담은 특별히 중요한 것은 아니고, 간단하게 심리 상태에 대해서 진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솔직하게 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에타-1-A (조성준-A): 네, 알겠습니다. 그럼 무엇부터 얘기하면 될까요?
이성재 박사: 음, 우선 지금 기분이 어떠신지 얘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에타-1-A (조성준-A): 지금 기분이라, 음.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굳이 말하자면… 그냥 머리가 복잡하네요.
이성재 박사: 조금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에타-1-A (조성준-A): 그냥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요. 이번 사건 때문에 여러모로 일이 생겼으니까요. 유빈이 둘은 끝도 없이 서로 싸우고 있고, 혁준이 상태도 걱정되고, 경훈이는 왜 저리 멀쩡해보이는지 모르겠네요. 기다리는 사이에 이야기를 좀 해봤는데, 다들 걱정이 됩니다. 다들 솔직히 큰 충격 받은 거 같아요. 아닌 척 하고는 있지만요. 물론… 저도 그렇고요. 그 복사가 일어났을 때는 폭발과 거의 동시였습니다. 먼지가 좀 가라앉았다고 생각할 때쯤 제 옆에는 제가 쓰려져 있더군요. 전 그때 제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기 누워있는게 제 시체라고요. 하지만 아니였죠. 다만 그걸 알기까지 조금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게 조금 후회됩니다.
이성재 박사: 후회라,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지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에타-1-A (조성준-A): 별 건 아닙니다. 저는 그때 제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그 아세팔 녀석들은 도망갔죠. 실전에서 정신줄을 꽉 잡으라고 몇 번이나 강조하고, 가르친 게 전데, 정작 그 상황에선 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었으니까요.
이성재 박사: 그 부분이 후회된다는 건가요?
에타-1-A (조성준-A): 네, 완전 크게 후회한다는 건 아니고, 조금요.
이성재 박사: 네, 뭐, 그렇다면야 알겠습니다. 다른 하고 싶은 말은 없으신가요?
에타-1-A (조성준-A): 네, 크게 없습니다.
이성재 박사: 정말 없으신가요?
에타-1-A (조성준-A): 네.
이성재 박사: 정말로 없으신가요?
에타-1-A (조성준-A): 네. 없습니다.
이성재 박사: 네에, 알겠습니다.
<기록 종료>
에타-1-B (조성준-B)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에타-1-B (요원 조성준-B)
<기록 시작>
이성재 박사: 안녕하십니까, 조성준 요원.
에타-1-B (조성준-B): 네.
이성재 박사: 이번 면담은 특별한 건 아니고, 간단한 심리 진단이니, 솔직히 답해주시면 됩니다.
에타-1-B (조성준-B): 네, 알겠습니다. 그럼 무엇부터 얘기하면 될까요?
이성재 박사: 음, 우선 지금 기분을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에타-1-B (조성준-B): 지금 기분이라, 음.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굳이 말하자면… 그냥 머리가 복잡하네요.
이성재 박사: 자세히 이야기 해주시겠습니까?
에타-1-B (조성준-B): 그냥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요. 이번 사건 때문에 여러모로 일이 생겼으니까요. 유빈이 둘은 끝도 없이 서로 싸우고 있고, 혁준이 상태도 걱정되고, 경훈이는 왜 저리 멀쩡해보이는지 모르겠네요. 기다리는 사이에 이야기를 좀 해봤는데, 다들 걱정이 됩니다. 저도 그렇지만요. 이번 사건이 벌어졌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기절했던 게 아쉽네요.
이성재 박사: 아쉽다? 부대원들에게 도움을 주진 못한 것이 말입니까?
에타-1-B (조성준-B): 네. 그때 저도 깨어있었다면, 그 녀석들이 도망가지 못했을 수 있었을테니까요.
이성재 박사: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다른 하고 싶은 말은 없으신가요?
에타-1-A (조성준-A): 네, 크게 없습니다.
이성재 박사: 그럴 거 같았습니다. 그럼 마치겠습니다.
<기록 종료>
에타-2-A (한유빈-A)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에타-2-A (요원 한유빈-A)
<기록 시작>
이성재 박사: 안녕하십니까, 한유빈 요원.
에타-2-A (한유빈-A): 네.
이성재 박사: 우선은 현재 기분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에타-2-A (한유빈-A): 지금 기분이요? 뻔하지 않나요? 저 복제품 새끼랑 같이 있는데?
이성재 박사: 우선 흥분을 조금 가라앉히시고, 감정 상태에 대해서 조금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에타-2-A (한유빈-A): 감정 상태요? 그냥 빡쳤죠. 더 할 말이 있나요?
이성재 박사: 그렇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에타-2-A (한유빈-A): 하, 이유요? 저런 허술한 가짜가 자기가 나라고 떠들어대는 걸 보고 있는데 화가 안 날 수가 있나요?
이성재 박사: 하지만 과연 가짜인지라던가 여러모로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습니다.
에타-2-A (한유빈-A): 그럼 뭐, 내가 가짜라고 말하고 싶으신가요? 하, 사람 미치게 만드네.
이성재 박사: 그저 보통이라면 그렇게 확신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에타-2-A (한유빈-A): 하, 내가 날 믿지 않으면, 내가 날 진짜라고 확신할 수 없을 수가 있나? 난 지금도 내 기억을 가지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 내가 아니면 난 누구인데?
이성재 박사: 하지만 저희로선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에타-2-A (한유빈-A): 그게 말이 안 되지. 가짜는 티가 나기 마련이니까. 근데 그걸 아직까지도 확인하지도 못했다는게 말이 돼?
이성재 박사: 이번 사건은 단순한 도플갱어 문제와는 다릅니다. 한유빈 요원이 만난 복제 변칙개체는 대부분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이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의도적인 것도 아니며, 확인하기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에타-2-A (한유빈-A):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난 저 가짜랑 같이 있을 수가 없단거지. 조금만 저 녀석이랑 같이 두면 머리를 부숴버릴 참이었다고.
이성재 박사: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우선 두 분을 분리시켜드리겠습니다.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있으신가요?
에타-2-A (한유빈-A): 없어. 저 녀석 머리에 쏠 총은 줄 수 있나?
<기록 종료>
에타-2-B (한유빈-B)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에타-2-B (요원 한유빈-B)
<기록 시작>
이성재 박사: 안녕하십니까, 한유빈 요원.
에타-2-B (한유빈-B): 네.
이성재 박사: 우선은 현재 어떤 기분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에타-2-B (한유빈-B): 지금 기분이요? 뻔하지 않나요? 저 복제품 새끼랑 같이 있는데?
이성재 박사: 음,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 감정 상태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에타-2-B (한유빈-B): 감정 상태요? 그냥 빡쳤죠. 더 할 말이 있나요?
이성재 박사: 그렇다면 그 이유를 얘기해 있나요?
에타-2-B (한유빈-B): 하, 이유요? 저런 허술한 가짜가 자기가 나라고 떠들어대는 걸 보고 있는데 화가 안 날 수가 있나요?
이성재 박사: 하지만 가짜라던가 그런 건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에타-2-B (한유빈-B): 그럼 뭐, 내가 가짜라고 말하고 싶으신가요? 하, 사람 미치게 만드네. 난 지금도 내 기억을 가지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 내가 아니면 난 누구인데?
이성재 박사: 그건 저희로선 확인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에타-2-B (한유빈-B):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난 저 가짜랑 같이 있을 수가 없단거지. 조금만 저 녀석이랑 같이 두면 머리를 부숴버릴 참이었다고.
이성재 박사: 네, 알겠습니다.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있으신가요?
에타-2-B (한유빈-B): 없어. 저 녀석 머리에 쏠 총은 줄 수 있나?
<기록 종료>
에타-3-A (권혁준-A)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에타-3-A (요원 권혁준-A)
<기록 시작>
이성재 박사: 안녕하십니까, 권혁준 요원.
에타-3-A (권혁준-A): 네.
이성재 박사: 지금 진행하는 건 간단한 심리 상담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차분하게 이야기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에타-3-A (권혁준-A): 네.
이성재 박사: 우선은 현재 기분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에타-3-A (권혁준-A): 뭐, 별 거 없습니다. 그냥 좀 당황스러울 뿐입니다.
이성재 박사: 큰 문제는 없으신건가요?
에타-3-A (권혁준-A): 네, 뭐 그렇게 큰 문제는…
이성재 박사: 현재 몇 가지 심리 평가 상 혁준 씨의 정신 상태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느끼고 있는 바를 숨기지 않고 말해주시는 것이 저희에게도 혁준 씨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에타-3-A (권혁준-A): 그냥, 그냥 좀 불안한 것 뿐입니다. 큰 문제는 아니에요.
이성재 박사: 혹시 그렇다면 어떤 점이 불안한 건지 제게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에타-3-A (권혁준-A): 그… 그 다른 저와 함께 있으면 제가 가짜인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저는 폭발로 기절했었죠. 하지만 저는 마치 제가 기절한 것 같지가 않아요. 그건 복제 과정의 일종인 거죠. 저는 처음부터 기절한 상태로 복제된 거죠. 그리고 나서 정신을 차리고 자기가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그게 합리적이지 않나요? 복제된 건 기절해있는 쪽이고,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던 쪽이 원본이라는 게요.
이성재 박사: 하지만 기절하지 않은 인원이 더 많았습니다. 정말로 기절한 상태되는 거였다기엔 그렇지 않은 예가 많아요.
에타-3-A (권혁준-A): 하지만 그건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았죠. 그저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폭발이 일어난 직후에 정신을 차려서 몰랐을 수도 있지 않나요? 저는 그저 조금 늦게 일어난 것 뿐일 수도 있잖아요.
이성재 박사: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증거도 많습니다.
에타-3-A (권혁준-A): 저도 알고는 있어요. 그냥 억지에 부리는 것 뿐이란 걸요. 하지만, 이런 생각이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걸 어떻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이성재 박사: 지금은 사건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 그런 것뿐입니다. 우선 며칠 간 검사가 진행되니,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고, 필요하시다면 몇 가지 도움이 될 수 있는 약물을 요청하셔도 됩니다.
에타-3-A (권혁준-A): 네, 알겠습니다. (고개를 숙인다)
이성재 박사: 그렇다면 추가적으로 말하시고 싶은 사항은 있으신가요?
에타-3-A (권혁준-A): 없습니다.
이성재 박사: 네, 알겠습니다. 다만, 혹시나 그러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면 반드시 보고해주셔야 저희도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꼭 홀로 고민하시지 말고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에타-3-A (권혁준-A): 네, 알겠습니다.
<기록 종료>
에타-3-B (권혁준-B)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에타-3-B (요원 권혁준-B)
<기록 시작>
이성재 박사: 안녕하십니까, 권혁준 요원.
에타-3-B (권혁준-B): 네.
이성재 박사: 이제부터 진행하는 건 간단한 심리 상담입니다. 그러니 차분하게, 너무 걱정하진 마시고 이야기해주시면 됩니다.
에타-3-B (권혁준-B): 네.
이성재 박사: 우선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이야기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에타-3-B (권혁준-B): 뭐, 별 거 없습니다. 그냥 좀 당황스러울 뿐입니다.
이성재 박사: 음, 현재 혁준 씨의 정신 상태에 대해서 몇 가지 우려가 있습니다. 지금 어떤지 숨기지 않고 이야기해주신 게 저희에게도, 혁준 씨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에타-3-B (권혁준-B): 그냥, 그냥 좀 불안한 것 뿐입니다. 큰 문제는 아니에요.
이성재 박사: 그럼 불안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에타-3-B (권혁준-B): 그… 그 다른 저와 함께 있으면 제가 가짜인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저는 폭발이 발생했을 때 잠시 쓰러졌습니다. 제 옆에는 다른 제가 있었죠. 다른 저는 폭발로 부상을 입은 걸 아시나요? 하지만 저는 상처 하나도 없죠. 그건 제가 복제된 것이기 때문인 거죠. 원본은 상처를 입고 기절했지만, 저는 폭발이 생긴 이후에 복제되어서 원본에 있던 부상까진 복제되지 않은 거죠. 그래서 완전히 같은 위치에 있었는데도 전 상처 하나 없는 거죠. 복제된 건 상처 하나 없는 쪽이고, 폭발로 입은 상처가 남아있는 쪽이 원본이라는 게요.
이성재 박사: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증거도 많습니다.
에타-3-B (권혁준-B): 저도 알고는 있어요. 그냥 억지에 부리는 것 뿐이란 걸요. 하지만, 이런 생각이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걸 어떻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이성재 박사: 사건의 충격 때문에 그런 것 뿐입니다. 우선 며칠 간 여유가 있으니,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필요하다면 몇 가지 도움이 되는 약물이 제공될 겁니다.
에타-3-B (권혁준-B): 네, 알겠습니다. (고개를 숙인다)
이성재 박사: 그렇다면 추가적으로 말하시고 싶은 사항은 있으신가요?
에타-3-B (권혁준-B): 없습니다.
이성재 박사: 네, 알겠습니다. 다만, 혹시나 계속해서 불안하다면 반드시 보고해주셔야 저희도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꼭 밤중에 혼자서 고민하시지 말고 보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에타-3-B (권혁준-B): 네, 알겠습니다.
<기록 종료>
에타-4-A (최경훈-A)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에타-4-A (요원 최경훈-A)
<기록 시작>
에타-4-A (최경훈-A): 그럼 무슨 얘기를 해야하죠?
이성재 박사: 단도직입적이군요.
에타-4-A (최경훈-A):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니까요.
이성재 박사: 자신의 복제가 생기는 일은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만.
에타-4-A (최경훈-A): 그런 얘기가 아니죠, 그냥 이렇게 디브리핑, 아니면 심리 검사 받는 일 얘기에요. 그리고 자기 복제가 생기는 일은 심심찮게 일어나요. 저는 딱히 없지만 유빈이는 몇 번 겪어봤을 걸요. 그래서 조금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던데. 물론 지금처럼 며칠이나 기다렸는데 구별 못하는 일은 없었지만요.
이성재 박사: 알겠습니다. 그럼 저도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누가 진짜라고 생각하시나요?
에타-4-A (최경훈-A): 제 상대를 말하는 거에요, 아니면 4명 다 중에서를 말하시는 거에요?
이성재 박사: 원하시는 대로 대답하시면 됩니다.
에타-4-A (최경훈-A): 그럼 제 대답은 모두 진짜, 혹은 모두 가짜라는 거에요. 살짝 모두 가짜 쪽으로 기울어진 거 같네요.
이성재 박사: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에타-4-A (최경훈-A): 제가 생각하는 건, 그 폭발이 일어났던 순간에 진짜 저희 4명은 죽었고, 자기가 진짜라고 믿는 8명이 생겨났단 겁니다.
이성재 박사: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에타-4-A (최경훈-A): 딱히 없습니다. 그냥, 그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한 쪽은 진짜고 한 쪽은 가짜란 건 여러모로 티가 나기 마련이죠. 하지만 어떤 검사에서도 뭐가 나오지 않았고, 둘 다 진짜란 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죠. 그렇다면 둘 다 가짜 아니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모두 진짜, 혹은 가짜란 거죠.
이성재 박사: 잘도 담담하게 얘기하시는 군요. 자기가 죽었고 가짜란 걸. 보통 사람이면 그렇게 담담할 수 없을 겁니다. 고통스러운 사실일텐데요.
에타-4-A (최경훈-A): 저는 이미 저는 그 고통을 3년 전에 받았거든요. 자기 몸이 현실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생겨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요? 전 있어요. 그때도 이 망할 놈들의 변칙예술가였죠. 그때도 전 에타-17이었고요. 아무튼 그때 저는 뭔가 잘못된 예술품을 건들였고, 잠시지만 완전히 분해되었다가 재조립되었죠. 전 그 사실을 누가 말해주지 전까지는 알지도 못했어요. 그 사건 이후 거의 1년을 제가 진짜인지 고민했죠. 기억소거를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했고, 그 전에 전 제가 가짜란 사실을 깨달았단 겁니다. 그 역설은 아시죠?
이성재 박사: 테세우스의 배 역설 말입니까?
에타-4-A (최경훈-A): 네. 뭐 그래서 전 솔직히 별로 신경쓰고 있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일손이 늘어서 잘 됐다는 생각도 살짝했습니다.
이성재 박사: 일손이 늘었다? -B 말하시는 겁니까?
에타-4-A (최경훈-A): 네. 그건 저랑 똑같으니까, 제가 하던 일도 할 수 있을 거고, 제 일은 반으로 줄지 않을까요?
이성재 박사: 낙천적이시군요.
에타-4-A (최경훈-A): 시체는 두 번 죽을 걱정을 하지 않는 법이니까요.
이성재 박사: 그럼 알겠습니다. 이 정도면 될 것 같군요.
에타-4-A (최경훈-A): 그럼 다음은 다른 전가요? 아마 비슷한 얘기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재 박사: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기록 종료>
에타-4-B (최경훈-B)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에타-4-B (요원 최경훈-B)
<기록 시작>
에타-4-B (최경훈-B): 그럼 무슨 얘기를 해야하죠?
이성재 박사: 단도직입적이군요.
에타-4-B (최경훈-B):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니까요.
이성재 박사: 방금 -A에게 들었습니다. 3년 전 사고에 대해서 얘기해주시더군요.
에타-4-B (최경훈-B): 제가 하려던 얘기인데, 선수를 뺏겼네요.
이성재 박사: 아마 비슷하게 생각하고 계신 것 같은데, 본인도 모두 진짜, 혹은 모두 가짜라고 생각하십니까?
에타-4-B (최경훈-B): 와, 제가 머리 속으로 정리하던 말이랑 똑같네요. 진짜 저희 둘은 똑같은 거 같네요.
이성재 박사: 똑같이 생각하셨군요.
에타-4-B (최경훈-B): 네. 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 일손이 늘어서 좋단 얘기는 했나요?
이성재 박사: 네. 똑같이 '일손'이라는 표현까지 써서요.
에타-4-B (최경훈-B): 이런, 더 생각해둔 말이 없는데.
이성재 박사: 그럼 일단은 여기까지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가벼운 면담이니까요.
에타-4-B (최경훈-B):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기록 종료>
부록: PoI-405K 면담 기록
PoI-405K-B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PoI-405K01-B, PoI-405K02-B
면담 일자: 2015년 2월 6일
서문: 생포 직후 이루어진 면담으로 아세팔과 SCP-405-KO에 대한 정보 수집을 위해서 이루어졌다.
<면담 시작>
이성재 박사: 안녕들하십니까. PoI-405K01.
PoI-405K01-B: 사람 이름 놔두고 꼭 그렇게 이상하게 불러야 하나? 내 이름은 솔개밤 이라고.
이성재 박사: 그렇군요, 솔개밤. 그럼 그 옆의 분은-
PoI-405K02-B: 난 유상.
이성재 박사:네. 그렇군요. 솔개밤과 유상이라, 본명은 아니겠군요.
PoI-405K01-B: 보아하니 우리한테서 정보 좀 뜯어내려고 잡아 왔나 본데, 뭘 알고 싶은 거요?
이성재 박사: 당신들과 당신들이 속한 조직에 관한 겁니다. 거기에 거기에 있던 기계는 또 뭔지 알려주시면 고맙겠네요.
PoI-405K01-B:그 예술복제기? 보면 알잖아, 예술 복제기. 이 단어에 모든 게 함축되어 있지.
이성재 박사: 그건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합니다.
PoI-405K01-B: 내가 여기서까지 그거 강의를 해야하나? 애초에 너네가 나보다 똑똑하잖아.
이성재 박사: 네, 그럴지도요. 하지만 거기에 적용된 기술은 당신 같은 사람이 쉽게 알만한게 아니더군요. 그게 폭발하곤 어떻게 됐는지는 봤을텐데요.
PoI-405K02-B: 그 덩어리가 된 거 얘기입니까?
PoI-405K01-B: 왜 내가 그걸 알고 있으면 안 되지? 내가 좀 똑똑하긴 한데.
이성재 박사: 거기 적용된 기술은 당신 같은 평범한 변칙예술가가 알만한 게 아닙니다. 또 그걸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도 당신 같은 사람이 구할 수 없고요.
PoI-405K01-B: 그래서 뭐? 내가 만든게 아니라고?
이성재 박사: 당신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PoI-405K01-B: 그을쎄, 나정도 되는 사람이? (잠시 침묵) 그리고 맞다고 해도, 내가 말할 필요가 있나? 또다른 내가 밖에서 도망다니고 있을텐데, 내가 굳이 뭔가 털어놓을 필요는 죽어도 없지.
이성재 박사: 아, 그런가요. 그럼 저희는 당신들께 사용할 여러가지 수단이 있습니다.
PoI-405K02-B: 오우 정말 무서워라.
이성재 박사: 말해주시면 저도, 당신도 고마울 겁니다.
PoI-405K01-B: 그래, 그래, 말하고 말고. 뭐가 궁금하기에 계속 그러시나?
이성재 박사: 이전에도 변칙예술단체 몇 개를 본 적이 있지만, 당신들은 그런 종류가 아니더군요.
PoI-405K01-B: 우리는 예술가지. 안 그런가, 유상?
PoI-405K02-B: 그렇고 말고요.
이성재 박사: 그런 것치곤 무슨 취향 같은 것도 없더군요. 애초에 이미 있는 예술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의 어디가 예술이죠?
PoI-405K01-B: 무슨 섭한 소릴. 뒤샹이 그린 모나리자는 알고 있나?1 이미 있는 그림을 다시 만드는 것 역시 예술의 한 범주가 될 수 있지. 일종의 재맥락화라고 할까.
이성재 박사: 좀 더 정확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PoI-405K01-B: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것만이 창작은 아니지. 원본과 똑같은 복제란 사실은 그 사실만으로 예술성을 띈다고. 그리고 뭐 그런 걸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 팔면 돈 좀 되지.
이성재 박사: 판다고요? 누구에게 말이죠?
PoI-405K02-B: 이 이상 말했다가는 다른 유상과 솔개밤 님이 위험해 질 수도 있어서 말이죠. 그건 어렵겠는걸요.
PoI-405K01-B: 어, 그렇지, 유상의 말이 맞지. 그건 안 될 말이지. 안 되고 말고.
<면담 종료>
PoI-405K01-B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PoI-405K01-B
면담 일자: 2015년 2월 7일
서문: PoI-405K01-B의 단독 면담으로 PoI-405K02-B에 대한 정보 수집을 위한 회유를 위해서 이루어졌다.
<면담 시작>
이성재 박사: 안녕하십니까, 솔개밤.
PoI-405K01-B: 하, 굳이 나만 따로 불러내야 했나?
이성재 박사: 물론입니다. 보는 눈이 있을 때는 말할 수 없는 일이 많은 법이니까요.
PoI-405K01-B: 내가 뭐 눈치 볼 일이 있나?
이성재 박사: 그런 것치곤은 유상이라는 분의 눈치를 꽤 보시더군요.
PoI-405K01-B: 내가 왜 걔 눈치를 보지?
이성재 박사: 저흰 이미 당신의 신원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철한 씨. 당신이 어디서 태어났는지, 가족 관계, 학력, 행적, 전부 이미 파악된 정보입니다.
PoI-405K01-B: 어떻게…
이성재 박사: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유상은 다르더군요. 완전히 평범한 사람이고, 아무런 의심 여지가 없어요. 변칙예술 범죄단체 사이에서 발견된 사람이 말이죠. 저희는 그에 대해서 강하게 의심 중입니다. 또한 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당신의 처분은 재고될 수 있을 겁니다.
PoI-405K01-B: 난 할 말이 없어. 아무것도 모른다고.
이성재 박사: 어째서죠?
PoI-405K01-B: 말 그대로야. 난 걔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 걔랑 나 둘만 떼어놓고 면담한게 이거 때문이었나? 그냥 우리 조직에 있던 애들 중에 한 명이란 것 밖에 몰라.
이성재 박사: 그렇다면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설명해주겠습니까?
PoI-405K01-B: 그건 좀 곤란하겠는데. 그냥 맨입으로 말해줄 이야기는 아니거든.
이성재 박사: 본인의 안위가 달려있는 일입니다.
PoI-405K01-B: 내가 말한다면 그건 확정적으로 내가 죽게 되는 사유가 될 걸.
이성재 박사: 혼자 독단적으로 한 일이 아니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군요.
PoI-405K01-B: 그래, 위험하다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르킴) 듣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이후 PoI-405K01-B는 약 5분간 침묵했으며, 가끔씩 무언가 말하려고 하다가 이내 그만두는 모습을 보여줬다. 추가적인 면담 및 조사가 계획되었다.
<면담 종료>
PoI-405K02-B 면담 기록
면담자: 이성재 박사
면담 대상: PoI-405K02-B
면담 일자: 2015년 2월 7일
서문: PoI-405K02-B의 단독 면담으로 PoI-405K02-B의 신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위해서 실시되었다.
<면담 시작>
이성재 박사: 안녕하십니까, 유상.
PoI-405K01-B: 그래.
이성재 박사: 꽤나 저번 면담 때와 분위기가 다르시군요.
PoI-405K01-B: 그럼.
이성재 박사: 면담에 집중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PoI-405K01-B: 하고 있어.
이성재 박사: 그런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아무튼, 유상 씨, 단도직입적으로 질문드리겠습니다. 당신은 누구죠?
PoI-405K01-B: 나?
이성재 박사: 네.
PoI-405K01-B: 글쎄. 별로 중요한 사람은 아니지.
이성재 박사: 뭐, 그렇다면, 몇가지 질문 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어째서 아세팔에 소속되어 있으셨던 거죠? 거기 속한 인원들과 접점이 있지도 않았고 그와 연관된 사항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변칙예술과 관련된 적이 있으셨던 적도 없고요.
PoI-405K01-B: 필요했어.
이성재 박사: 뭐가 말이죠?
PoI-405K01-B: 이런. 계약을 어겼네.
이성재 박사: 계약이라니 무슨 계약을 말하는 거죠?
PoI-405K01-B: 어겨서는 안 될 계약이지.
이성재 박사: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PoI-405K01-B: 집중 좀 하게 내버려줄 순 없나?
이후 PoI-405K01-B는 면담이 종료될 때까지 모든 의사소통 시도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면담 종료>
PoI-405K02-B 탈주 사건 기록
일자: 2015년 2월 12일
연관 대상: PoI-405K01-B, PoI-405K02-B
개요: 2015년 2월 12일 22시 45분 제87K기지에 갑작스러운 정전 및 시스템 체계 다운이 발생했다. 이 와중 격리 중이던 PoI-405K01-B, PoI-405K02-B가 알 수 없는 수단을 이용해 격리를 파기했다. 이는 현재 외부 조력자의 도움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시스템 체계는 13분 후 복구되었으나 PoI-405K-B들은 격리실에서 빠져나온 상태였다. 이들은 도주 과정에서 알 수 없는 변칙적 수단을 통해 기지 내부를 파괴하고 구금 중이던 기타 아세팔 소속 인원과 함께 최단 거리로 탈주했다. 하지만 외부에서 확인된 인원은 PoI-405K02-B뿐이었으며, PoI-405K01-B는 이후 기지 내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이 기지 파괴 과정 도중 분리 생활 중이던 에타-17-B 인원들이 지정된 시설에서 탈주했다. 탈주한 에타-17-B 요원들은 즉시 PoI-405K02-B를 추적하기 시작했으며 이내 대상을 따라 기지에서 탈주했다. 현재 이들의 위치는 불명이며 이들에 대한 추적은 현재 최우선 사항으로 여겨지며, 이에 에타-17-A 인원들이 자원했다. SCP-405-KO로 복제된 인원들이 매우 같은 수준의 사고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해 에타-17-A가 이들을 추적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되었고 현재 추적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