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4003 |
4/4003등급 |
등급: 안전 |
기밀 |
SCP-4003 발굴지 입구에서 바라본 제1200임시기지
특수 격리 절차: SCP-4003 및 제1200임시기지 주변 2km 구역은 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 해당 구역에 침입한 민간인들은 잡아세워 돌려보낸다. 고고학, 고생물학 및 지질학을 전공한 인원만이 제1200임시기지에 배정된다.
SCP-4003에서 회수된 출토물과 화석은 목록화한 뒤에 제11기지 집중 보호 물품 보관소에 보관한다. 비변칙적인 것으로 간주된 나머지 화석들은 재단 위장 조직인 캐나다 남부 고생물학자 모임Southern Canadian Paleontologist group을 통해 록키산맥박물관Museum of the Rockies에 기증한다.
역사 기록과 정기 간행물에서 템퍼런스읍이 언급되는 부분은 전부 말소 처리한다.
설명: SCP-4003은 몬태나주 조던Jordan 근처의 헬크릭층에서 발견되는 템퍼런스Temperance읍과 그 거주민들의 고고학적 유물 및 유해들에 통칭된 분류명이다. SCP-4003 내에서 발견되는 화석, 물체 및 유물의 연대는 백악기 전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몇 안되는 마을의 건물로는 술집, 보안관실, 교역소, 잡화점, 중심가를 따라 세워진 주거용 건물들이 있다. 템퍼런스는 주로 미네소타준주에서 헬레나Helena로 향하는 마차를 위한 휴게소 역할을 했고, 소규모의 정주 인구로 구성되어 있었다. 인구 수치는 민간인 40명과 말 10마리와 기타 가축들로 추정된다. 마을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적지만, 1859년에서 1866년 사이에 골드러쉬 정착민의 일지에 마을이 언급된다. 마을이 사라져버린 정확한 날짜는 현재 알 수 없으나, 1866년 11월경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이 사라진 뒤, 템퍼런스와 마을 주민들은 6600만년 전 백악기 후기에 다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지구의 대기 중에 존재하는 화학 물질의 농도가 증가하여 생긴 산소 중독으로 거주민들과 가축들이 몰살당하지 않았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설이다. 생존자들은 이후 저체온, 질병, 기근 및 거대 포식동물에 의해 몰살당한 것으로 추측된다.
템퍼런스읍이 다시 나타난 곳은 백악기 전기 시대에서 정확히 동일한 지리적 위치였다. SCP-4003과 그 주변 구역의 암석을 조사한 결과, 그 일대가 서부내해Western Interior Seaway와 가까운 탓에 몬태나주의 건조한 기후와 매우 대비되는 아열대 기후가 나타났다.
아래는 SCP-4003에서 발견된 화석과 유물의 간략한 목록이다.
표본 |
개수 |
비고 |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 prorsus) |
3 |
표본 중 2마리는 아성체로 추정됨. |
아케로랍토르(Acheroraptor temertyorum) |
12 |
표본 중 여러 마리가 다발성 골절을 입었던 것으로 판명됨. |
토라코사우루스(Thoracosaurus neocesariensis) |
5 |
N/A |
디델포돈(Didelphodon vorax) |
14 |
회수된 표본은 상당 부분이 불완전한 상태임. |
스트루티오미무스(Struthiomimus sedens) |
4 |
N/A |
개(Canis lupus familiaris) |
1 |
회수된 표본은 오른쪽 뒷다리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수족이 유실됨. |
말(Equus ferus caballus) |
6 |
회수된 표본은 대부분이 불완전한 상태고, SCP-4003 일대에 걸쳐 분산된 채로 발견됨. |
닭(Gallus gallus domesticus) |
3 |
회수된 표본 모두 불완전한 상태임. |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rex) |
2 |
회수된 표본 중 하나는 머리와 척추뼈 몇 개가 사라져있음. |
인간(Homo sapien) |
26 |
표본들의 상태는 천차만별임. 유아 1명, 청소년 3명, 성인 22명의 표본이 회수됨. |
제11기지에 전시된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rex)의 복구물. 표본은 SCP-4003에서 회수됨.
물체 |
개수 |
비고 |
유리 조각 |
알 수 없음 |
SCP-4003에 있는 유리 대부분이 자연 발생한 것으로 판명되었으나, 상당수의 개체들이 인공적인 색깔을 띄고있어 염색된 것으로 추측됨. |
은제 십자가상 |
1 |
물체는 발견 당시 상태가 매우 좋았음. |
편자 |
7 |
회수된 물체들은 산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임. |
콜트 1851 네이비 리볼버 |
1 |
회수된 물체는 산화가 상당히 진행되었지만, 완전히 썩어문드러진 나무 손잡이 부분을 제외하면 상태가 양호함. |
스프링필드 모델 1842 |
2 |
회수된 물체들은 산화가 상당히 진행되었지만,완전히 썩어문드러진 나무 개머리판 부분을 제외하면 상태가 양호함. |
금속제 금고 |
1 |
부록 1 참조. |
SCP-4003은 1871년 에버우드 광산Everwood Mine 근처에서 채금꾼들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새로 만든 터널 안 지하 깊은 곳에서 인간의 유해가 발견되었다는 보고를 확인하기 위해 재단측 현장 공작원들이 발굴지로 출동했다. 발견된 유해는 초기엔 네안데르탈인(Homo neanderthalensis)의 표본으로 추측되었으나, 검사에서는 현생 인류(Homo sapiens)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루된 모든 민간인들에게 II 등급 최면암시제Hypnosuggestive agents를 처방하고 에버우드 광산의 소유권은 재단이 사들였다. 그 직후 SCP-4003 근처에 제1200임시기지를 세우고, 발견 구역에 대한 발굴을 개시했다.
고고학 연구 및 고생물학 연구와 더불어, 현재 시간변칙부가 SCP-4003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부록 1: 회수된 일지
2008년 7월 26일, SCP-4003에서 상태가 양호한 금속제 금고가 발견되었다. 그 내용물은 변칙적인 수준으로 잘 보존되었고 노후화의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금고 안에서 발견된 물품들로는 머스켓 총알, 리볼버 총알, 묵주 하나, 다게레오타입 사진들, 그리고 일지 하나가 있었다. 일지는 템퍼런스의 보안관보 '펜들턴 트위드Pendleton Tweed'의 소유로 표시되어 있다.
템퍼런스가 실종된 이후의 일지 모음은 아래에서 열람할 수 있다.
주석: 제시된 일지는 현대 기준으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개정 및 편집된 것이다.
서기 1866년 11월 15일
분Boone 보안관과 나는 아직도 당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어리둥절하다.
나와 보안관은 물론이고, 모두들 흰 빛이 있고난 뒤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일어났는데, 마치 마을 전체가 술에 쩔은 듯했다. 늙은이 피트, 메리, 그리고 아네트의 자식들은 모두 죽었고, 대부분의 닭들과 말 한 마리도 마찬가지였다. 외지인들은 괜찮았는데, 그들도 모두 같은 광경을 봤다고 말했다.
그런데 제일 이상한 건 바깥 풍경이었다. 예전같은 모습은 없고, 온통 초록색 천지에 나무들도 보인다. 이런 광경은 전에도 본 적이 없다. 그 광경을 보고나니 내가 낙원에 온 것만 같았다. 하지만 분 보안관은 상황이 좋지 않고 뭔가가 단단히 잘못된 거라 말했다.
분 보안관은 내일 첫 일정으로 외지인들과 마을 주민들하고 마을 회의를 열기로 했다. 오늘 밤엔 시체들을 묻을 예정이다.
서기 1866년 11월 16일
모두들 이 상황에 대해 매우 불안해했다. 주민들은 비통해했고 외지인들은 이곳을 떠나지 못해 안달이 났다. 분 보안관은 자기가 조직하는 정찰대가 아니면 누구도 떠날 수 없으며, 우리 주변에 뭐가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언가가 수상한 흔적을 남긴 채 닭들도 가져갔다. 확실히 코요테는 아니었다. 그 망할 것은 엄청 커다란 닭 발자국 같은 흔적을 남겼다. 본 사람이 없으니 분명 밤에 다녀왔으리라. 개들 중 한 마리가 쥐새끼라기엔 매우 큰 짐승 한 마리를 데려왔는데, 길다란 얼굴에 흉측한 생김새를 하고 있었다. 이런 건 생전 본 적도 없었지만, 놈은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다. 그 늙은 개는 어쨌든 그걸 먹어치웠다.
제이콥 신부 말로는 우리가 강해질 필요가 있고 신께서 우릴 인도해줄 것이라 했다. 나는 우리가 곧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고, 정찰대가 무사히 귀환하길 기도한다.
서기 1866년 11월 19일
한밤중에 외지인 여럿이 멀Merle을 찌르고 그의 가게를 털 수 있는만큼 탈탈 털고는 말을 타고 달아났다. 자기들 마차까지 두고 떠난 걸 보니, 내가 보기엔 그들은 허둥지둥 도망간 것 같다. 보아하니 그들은 캘리포니아로 향하던 탐험가들이었던 모양이다. 굴착용 도구 여럿과 다이너마이트 몇 개가 있었으니.
이따가 멀을 묻을 예정이지만, 지금 당장은 물자가 부족하다. 제이콥 신부와 내가 우리가 가진 물자 배급을 조절하고 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할 거다. 제이콥 신부는 한밤중에 무언가를 들었노라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자기도 모른다고 했다. 신부는 나더러 교회에 머물러 오늘 밤을 새워달라 부탁했다. 멀을 묻은 김에 여기서 잠시 머물러도 되겠지.
이런 일을 당한 멀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며, 그가 천국으로 갔길 기도한다. 멀을 지켜주지 못한 건 내 불찰이다.
"템퍼런스와 그 첫 거주민들" - 서기 1859년 7월 5일
서기 1866년 11월 20일
신에게 맹세하건대, 지난 밤에 제이콥 신부와 나는 괴물을 보았다.
놈은 사람만치 컸으며 두발로 걸었지만 뱀같은 머리와 눈을 하고있었다. 놈은 지옥에서 올라온 듯한 소리를 내면서 멀의 무덤을 파헤치고 있었다. 우리는 진흙 때문에 멀을 깊게 묻지 못했는데, 이제 그 괴물이 가여운 멀의 시체를 먹고있었다. 놈에게 총을 쐈지만, 너무 어두워서 그 망할 것을 맞추지 못했다.
제이콥 신부 말로는 우리는 불신으로 천벌을 받아 지옥에 떨어진 거랜다.
신부가 돌아와서 모두에게 말하자 전부 공황 상태에 빠졌지만, 신부는 신께 계속 기도를 하면 신께서 우릴 위해 노여움을 거두실 거라 말했다. 나는 내가 죄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이란 게 완벽해질 순 없지만, 나 스스로는 할 수 있는만큼 신께 가까워질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생각할거리가 많아진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온 동네가 망해버려, 제이콥 신부가 한 말에 모두가 공황에 빠졌다.
나는 사람들을 향해 단호하게 그만하라고 했고, 신부에게 전도받길 원한다면 짐 싸들고 교회로 가라고 말했다. 설령 우리가 악마들에게 포위되었다해도 모두를 겁에 질리게 놔둘 순 없다.
오늘 밤 나는 용서와 보호를 위해 기도할 것이다.
서기 1866년 11월 21일
분 보안관, 레드, 제레미아가 돌아왔지만, 말 하나를 잃었다. 분 보안관 말로는, 그들이 자고있는 도중에 대가리가 사람만한 거대 악마가 살금살금 다가와 자기 입으로 말 한 마리를 물고는, 장난감 다루듯이 갖고놀았다고 했다. 그들은 악마가 사라질 때까지 숨어서 놈이 먹는 걸 지켜보았다. 그들 말로는, 놈은 덩치가 건물만했고 키는 건물 두 채보다 더 컸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작거나, 크거나, 색깔이 다양한 놈들도 봤다고 했다.
음식도 부족한데 이 쥐새끼들로는 서른명은커녕, 한 사람 먹일 양으로도 충분치 않다.
오늘 밤은 나의 기도로 안전과 양식을 빌리라.
서기 1866년 11월 23일
어제 일어난 일을 본 뒤로, 우리가 지옥에 떨어졌다는 제이콥 신부의 말이 사실이 아닌가 싶어졌다.
우리는 쪼매난 악마 여러 마리에게 공격받았는데, 모두 기다란 목, 칼날같은 이빨, 독수리같은 발톱을 하고있었다. 놈들이 어디선가 튀어나와 주민들 여럿을 죽이고나서야 우리가 놈들을 쫒아낼 수 있었다.
분 보안관과 제이콥 신부는 이후로 지독히도 사이가 나빠졌다. 분 보안관은 그 괴물들의 사체를 한번 먹어보길 원했다. 제이콥 신부는 그를 보고 악마의 살점을 먹어 우리를 죄인으로 만들려는 불경한 자라고 일갈했다. 신께서 우릴 지켜보시고, 밤에도 그대를 지켜본다고 하지만, 그런 말로는 분 보안관을 막지 못한다.
난 결국 죄인이 돼버린 것 같다.
오늘 밤 신께 용서를 빌리라. 제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몰라도, 제 죄를 씻어주시길 주님께 간청드립니다.
사진 속 인물이 누군지는 현재 알 수 없다. 뒷장에는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 한 방 찍는 데 돈 쓰라는 말은 한귀로 흘려버리길 명심하게나."
서기 1866년 11월 25일
그 악마들이 우릴 공격한 날 밤, 제이콥 신부는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마을의 모든 술을 없앴다. 그들은 교회에서 술을 모조리 깨뜨리고는, 문을 걸어잠그고 지금까지 나오지 않고있다. 그들 말로는, 우리 마을을 위해 기도하는 중이며, 나와 분 보안관더러 우리들을 지옥으로 떨어지는 저주에 빠지게 한 죄인이라고 했다.
모두가 이 지경이 된 걸 나더러 뭘 어쩌라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분 보안관은 내 잘못이 아니라곤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더이상 나와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제이콥 신부의 미간에 납탄을 박아넣어 가뜩이나 나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픈 마음이 일었지만, 그러면 그와 다를바 없는 셈이 돼버리겠지.
오늘 밤도 신께 용서를 빌고, 이 비가 멈추기를 같이 기도하리라. 망할 개구리들 때문에 잠도 못자겠다.
일지 속에서 접힌 채 발견된 다게레오타입 사진. 작성자를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뒷면에는 1860년 3월 9일자로 찍혀있다.
서기 1866년 11월 28일 12월 1일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분 보안관도 죽었다. 비는 그칠 기미가 없다. 잠을 제대로 못잔 지도 매우 오래됐다.
전에 한번도 본 적 없는 거대 괴물이 나타나, 놈의 발 소리에 온 마을이 뒤흔들렸다. 놈은 이제껏 봐온 어떤 건물보다도 컸는데, 놈은 악마들 무리를 향해 걸어가더니 그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제이콥 신부와 몇몇이 교회 바깥에 모여 놈을 퇴마하려 했지만, 놈이 신부를 잡아먹었다. 가장 무서운 건, 신부가 예수님을 부르짖는 순간에도 우리는 빗소리밖에 듣지못했다는 사실이다.
놈은 악마의 소리에 걸맞는 내 생애 가장 기분 나쁜 소리로 울부짖었다. 마을 사람이 놈을 향해 총을 쏘았지만 그 망할 것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저 화만 돋굴 뿐이었다. 내가 할 수 있던 건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분 보안관이 달려나가 다이너마이트 몇 개를 줍는 광경을 보는 것이었다. 괴물은 마을 사람을 죽이는 데 혈안이었지만 분 보안관이 놈의 주의를 끌었다. 보안관은 그 망할 것의 대가리는 물론, 자기 자신도 같이 날려버렸다. 우리가 악마를 다 치워버리기도 전에 비는 더욱 심해져만 갔다.
그후 나는 모두들 각자 집으로 돌려보냈다. 더 많은 괴물들이 온다면, 시체들 근처에 있는 건 무의미한 짓이니 말이다.
이젠 더이상 뭘 위해 기도해야할지 모르겠다.
간밤에 신을 보았다.
하늘 위에서 그분의 빛이 달 옆에 밝게 반짝이는 광경을 봤다. 정말 아름다웠다. 그분께 용서를 빌었고, 그분께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가르쳐달라 빌었다. 그러나 신께선 답을 주지 않으셨다.
비를 멈춰달라고, 용서와 맑은 하늘을 내려달라고 신께 빌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늘에 계신 그분을 보고있다. 그이는 구름 뒤에서 너무나도 밝게 빛이 나, 그분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신께선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신다. 나에게 천벌이 내려지리란 것도,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직접 내려주시리란 것도 난 알고있다.
오늘 밤 마지막으로 용서를 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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