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
SCP-3982-JP
궁금한 녀석의 정체, 그리고 그것은 그렇다 치고 어린 시절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부모님께서 운전하시는 차 안에서 지친 채 잠들었을 때 어찌나 행복했었는지에 대하여.
気になるアレの正体と、それはそれとして幼い頃の旅行の帰りに両親の運転する車内で疲れ眠っていた事がどれほど幸福だったかについて。
작가: EianSakashiba
역자: LR0725
원본: http://scp-jp.wikidot.com/scp-3982-jp
일련번호: SCP-3982-JP
등급: 케테르
특수 격리 절차: SCP-3982-JP 격리는 현실적이지 못하므로 재단의 대응은 사후 은폐에 주력하고 있다. SCP-3982-JP를 조우한 사람을 확인할 시 기억소거 처리를 포함해 표준 은폐 절차를 실시하고, SCP-3982-JP를 마주친 탓에 출현한 물품은 재단이 회수하여 처리한다.
설명: SCP-3982-JP는 운전자 혼자서 장시간 자동차로 이동할 때 차내에서 발생하는 변칙 현상이다. SCP-3982-JP가 발생하는 명확한 조건은 판명되지 않았으나 지금까지 재단이 확인한 통계를 분석한 결과
- 출발 지점부터 목적지까지 이동 거리가 1시간 이상 소요된다.
- 고속도로 주행 시간이 휴식 시간을 포함해 1시간 경과했다.
- 일몰 후 운전자 혼자서 자동차로 장시간 이동하고 있다.
위와 같은 조건 중 하나라도 만족하면 SCP-3982-JP가 발생할 수 있으며, 만족하는 조건 수가 늘어날수록 SCP-3982-JP 출현율이 증가한다고 추정된다. SCP-3982-JP가 발생한 차량이 주행 중이든 정지 중이든 운전자는 한순간에 해당 차량 뒷좌석으로 전송된다. SCP-3982-JP가 발생 중인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정체불명의 존재 둘이 착석하여 운전을 도맡는다. 원래 운전자는 이들을 '유소년기~청소년기 자신의 부모님'이라고 인식하며, 정체불명의 존재가 운전하는 일에 의문이나 불안감을 품지 않는다. 또한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은 정체불명의 존재를 눈으로 본 사례는 단 한 번도 없고, SCP-3982-JP는 이를 '밤에 어두운 차 안이었으니까', '장시간 운전으로 피곤했으니까', '그들이 자기 부모라고 확신했으니까' 등등의 이유를 들어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 모두 완전히 객체를 은폐할 만한 요인으로는 적합하지 못하므로, 이 존재들이 목격되지 않은 것은 변칙성 중 하나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SCP-3982-JP가 발생 중인 차내는, 발생 전부터 장치되어 있던 스피커나 외부에서 반입한 음성 발성 장치로 라디오 혹은 음악을 듣고 있었어도 무음으로 유지된다. 원래 운전자는 창밖의 풍경이나 앞에 보이는 알 수 없는 존재의 실루엣에 안심감을 겪으며, 피로감과 함께 잠에 빠져든다.
본래 운전자가 수면 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자동차는 목적지에 멈춰 서 있는다. 목적지까지 소요 시간은 현실적인 시간 범위 내에 들어가며, 목적지 부지 내에 정차 가능한 장소가 없을 시 가장 가까운 주차장에 정차한다. 운전자는 운전석에 앉은 상태로 잠에서 일어나며, 정체불명의 두 존재는 확인되지 않는다. 차내에는 일본 내 무작위 지역의, 테마파크를 비롯한 레저 시설의 특산품과 구입 시 따라오는 종이 봉투가 함께 들어 있다. 이 물건들에서 변칙성은 나타나지 않으며 모두 실재하는 특산품이다.
부록: 아래는 재단 요원이 SCP-3982-JP와 마주친 사례의 기록본이다. 재단 인원이 SCP-3982-JP와 조우한 사례는 과거에 여러 건 있었다. 그러나 해당 요원은 현장 격리 작전을 마친 뒤 기지로 귀환하려고 이동 중이었기 때문에, 작전 내용상 기억제를 섭취한 상태였다. 덕분에 SCP-3982-JP 발생 중의 차내에서 출현한 미상의 존재를 요원 자신의 양친으로 착각하지 않고, 휴대형 녹음기를 켤 수 있었다. 녹음 기록의 발췌본은 다음과 같다.
요원: [작은 목소리로] 여기는 제████기지 소속 요원████. 격리 사건을 완수하고 기지로 복귀하던 도중 차내에서 변칙 현상과 조우해서, 지급된 스마트폰의 녹음 모드를 켠 상태입니다.
조수석에 앉은 미지의 독립체 (이하 SCP-3982-JP-1): 어머. 슈, 일어났니?
운전석에 앉은 미지의 독립체 (이하 SCP-3982-JP-2): 아직 집까지 시간 남았다. 이런 어두운 데서 스마트폰 만지작거리면 눈 나빠지니까 좀 자렴.
요원: [몇 초 침묵] 20년 정도 만인가. 이런 목소리로 그렇게 불렸었지. 어린 시절, 그중에서도 아주 잠시 동안만 어머니한테 그런 식으로 불렸어. 확실히 너희한테 그리운 감정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내 기억은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고 있거든. 나 어릴 때에는 스마트폰이 없었어.
SCP-3982-JP-2: [젊은 남성의 목소리에서 노인의 목소리로 변하여] 그런가. 기분 나쁘게 했다면 내 사과함세. 정상적으로 인식하는 인간은 처음이구먼.
요원: 대화는 가능하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너희가 내 부모님이 아니」라는 사실밖에 없어. 뒷좌석에서 힐끔 보이는 모습은 새까맣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보려고 하면, 뭔가…
SCP-3982-JP-2: 엄청 피곤해서 곯아떨어질 것 같다고?
요원: …그래. 솔직히 지금 바로 의식이 날아갈 것만 같은데, 이대로 대화해서 정보를 얻는 쪽이 더 이득일 것 같아서 버티고 있지.
[침묵. SCP-3982-JP-1, -2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SCP-3982-JP-2: 너희 같은 아이들을 태운 적은 몇 번이고 있었지. 어쩐지 나 같은 것들을 발견해서 보호하는 단체라는 사실밖에는 모르겠구먼. 모두들 무탈히 집으로 돌려보냈고, 그쪽도 그리 할 생각이네.
요원: 너희는 누구냐. 무슨 목적이 있길래 이런 짓을 하는 거지.
SCP-3982-JP-2: 뜬금없이 미안하네만, 어렸을 적에 양친과 차로 유원지나 관광지로 외출해 본 적은 있는가?
요원: 남들하고 비슷하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SCP-3982-JP-2: 그러고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잠들었던 기억은?
요원: 추억으로 남을 정도로 인상 깊은 기억은 아니지만 아마 있었겠지.
SCP-3982-JP-2: 어린 마음에 의문을 품었던 적은 없나. 아빠도 엄마도 나랑 똑같이 즐기고 왔을 텐데 어떻게 돌아오는 길에 운전을 하실 수 있는 걸까. 그건 말일세, 거울 너머 뒷좌석에 있는 자식의 잠든 얼굴을 보면 힘이 마구마구 솟아나기 때문이라네.
요원: 영 의외성이 없는 답변이군. 그런 주제에 꽤 사상은 강하네.
SCP-3982-JP-2: 한때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선잠이 들고, 집에 돌아가 모두 다 함께 기념품을 먹기만 기대하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직접 핸들을 잡을 때, 문득 외로운 느낌에 휩싸이곤 하지 않나. 고독함은 마음을 지치게 만들고, 그런 피로함이 사고를 만들지. 그리 되지 않도록, 그날의 행복한 졸음을 떠올렸으면 좋겠어서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 걸세.
요원: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까, 그래, 너희는 아이에 대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구현화'한 대충 그런 존재인 건가?
SCP-3982-JP-2: [소리 내어 웃음] 말을 굉장히 조리 있게 잘 하는구먼. 그리 생각해도 상관없네. 자네의 표현을 빌리자면, '부모로서의 역할을 구현화'했다는 내 입장에서는 말일세, 모든 인류가 어린아이로 보인다네.
요원: 그런가.
[침묵. 요원의 고개가 흔들린다.]
SCP-3982-JP-2: 이제 졸리지? 이 노부는 차뿐 아니라 탈것이라면 모두 운전에 일가견이 있단 말이지. 사고 따윈 내지 않아. 아까도 말했지만 자네는 무사히 집에 돌아갈 게야. 녹음하고 있는 데이터도 삭제하거나 안 하니까 안심하고 푹 자게.
요원: [순간 의식을 되찾는다]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는데.
SCP-3982-JP-2: 얼버무릴 필요 없네. 어른이 보면 아이가 숨기려 하는 일쯤은 금방 간파할 수 있지. 그리고 '부모로서의 역할'은 아이가 자는 동안에 뭘 빼앗는 게 아니고, 선물을 전해 주는 것 아니겠나?
요원: 선물…? [몇 초간 침묵] 잠깐, 조수석에 앉은 그쪽. 그쪽의 실루엣, 혹시 뿔이 달려 있는 건가?
SCP-3982-JP-2: 뭬야, 눈치채지 못했던 건가. 왜 오히려 잠들기 몇 초 전에서야 눈치채는 게야.
요원: 마, [순간 의식을 잃는다] 마지막으로 알려줘. 만약 내 예상이 맞다고 치면, 지금은 12월이 아닐 텐데. 왜 나타난 거지.
SCP-3982-JP-2: 왜 지금 있냐라. 이상한 얘기를 다 하는구먼. 보통 정체를 들키고 싶지 않으면 오히려 12월에는 활동을 피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나. 게다가 12월은 12월대로 진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할 준비로 바빠서, 이런 일을 할 여유가 없는 게야.
SCP-3982-JP-2: 기억해 두게. 크리스마스하고 상관없이 어른은 아이에게 여러 가지 해주고 싶어지는 법이야. 정체를 들키지 않고, 잠든 사이에 말이야.
SCP-3982-JP-1: [조그마한 울음소리를 낸다]
[요원이 의식을 완전히 잃고 수면 상태로 접어든다. 이때부터 1시간 48분 동안 자동차가 목적지로 도달할 때까지 녹음 데이터에 누군가 말한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들려오는 소리는 오로지 주행 도중의 환경음뿐이다.]
어디까지나 우연히 요원이 기억제를 투여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기억을 착각하게 만드는 변칙성에 결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SCP-3982-JP-1과 -2를 정확하게 눈으로 볼 수는 없었으며, 일정 시간 만에 잠에 빠져드는 다른 변칙성에도 대응할 수 없었기에 앞선 돌발 면담은 결국 중단되었다.
이후 SCP-3982-JP와 마주친 요원은 무사히 제████기지로 돌아왔고, 차내에는 요원이 구매한 기억이 없는 비변칙적 기념품이 놓여 있었다. 이 때문에 해당 사건이 SCP-3982-JP라는 사실이 판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