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3903-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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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격리 당시의 SCP-3903-JP

일련번호: SCP-3903-JP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3903-JP는 제81██기지의 저위험 물품 격리고에 격리한다.

설명: SCP-3903-JP는 응회암으로 이루어진 조각상이다. 의복 및 신발을 착용한 인간 형태의 곰과 축구공 형태를 하고 있다.

SCP-3903-JP는 알 수 없는 방법으로 6세 정도 남자아이와 비슷한 음성을 낸다. 음성은 대략 45dB로 부정기적으로 발생한다. 음성의 내용은 「간다ー」 「힘낼게」 「찬다ー」 등등, 1989년 6월 5월 기준 47종류가 확인되어 있다. 상술한 것 이외의 변칙성은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다.1

SCP-3903-JP는 1989년 5월 11일에 시마네현 하마다시 민가에서 발견 및 회수되었다. 이 민가에 거주하는 나가토모 후미요시는 시청 내에서 지인과 대화 도중에 SCP-3903-JP를 화두에 올렸고, 이를 계기로 재단 인원이 SCP-3903-JP의 존재를 인지하여 회수하는 데에 성공했다.

나가토모는 공예가이며 SCP-3903-JP의 제작자이다. 조사 목적으로 아래 면담을 실시했다.

대상: 나가토모 후미요시 (45세 남성)

면담자: 야마우치 연구원

비고: 면담은 잡지 취재 명목으로 진행되었다.

<기록 시작>

야마우치 연구원: 그러면 나가토모 씨, 그 석상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나가토모: 알겠습니다. 순서대로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4년 전에 처음 석상을 만들었을 때는 곰만 만들었었습니다. 소년 같은 모습을 한 곰이 발이 걸려서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은 자세를 표현했죠. 공 부분은 나중에 추가한 겁니다.

야마우치 연구원: 그랬군요. 그러면 왜 발이 걸린 모습의 곰을 만드신 겁니까.

나가토모: 그게, 마당에서 애들이 넘어지지 않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때는 아들내미들이 8살, 7살이라서 한창 마당에서 까불랑거리면서 놀고는 했는데, 어느 때는 한 달 동안 여러 번 넘어지고 그랬습니다. 아들이 데려온 친구들도 술래잡기나 축구를 할 때 넘어져 다치는 일이 있었죠.

야마우치 연구원: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에 말입니까. 운이 없었군요.

나가토모: 예에. 그래서 마당에 액운이 모여 있구나 생각해서 액땜용으로 조각상을 만들었습니다. 넘어지려는 듯한 상을 놓아두면 애들이 넘어지는 액을 대신 떠맡아 주지 않을까 싶어서요.

야마우치 연구원: 그랬습니까.

나가토모: 해서 상을 마당에 세워둔 지 몇 달 뒤 일입니다. 마당을 청소하던 중에 석상에서 어렴풋이 목소리가 들려오덥니다. 어린 소년의 목소리였죠. ……조각에는 혼이 깃든다고 누군가 말했지 않습니까. 전 그 얘기가 꽤 일리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야말로 그 말을 입증하는 듯한 일이 눈앞에서 벌어진 겁니다.

야마우치 연구원: 이미 그때부터 조각상에 이상한 일이 발생했단 말씀이네요.

나가토모: 네. 그런데 그때는 지금하고 다르게 목소리도 어두웠고 무서워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목소리 크기도 겨우 쥐어짜내는 듯이 조그맸고요. 가까이서 귀를 기울여 들어서야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거기다 말하는 말도 지금하고 달랐습니다.

야마우치 연구원: 무슨 말을 하던가요.

나가토모: 「무서워」라든가 「싫어」라든가. 그런 말을 했었습니다.

야마우치 연구원: ……확실히 지금하고 다르네요. 지금의 명랑한 목소리나 말을 들었을 때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나가토모: 처음에 그걸 들었을 때는 뭔가 기분이 나빴습니다. 누가 장난이라도 쳤나 의심했는데 특별히 무언가 설치된 흔적은 없었고요. 그 뒤로는 가끔씩 한탄하는 석상에 귀를 기울여 보거나 도대체 무슨 일일까 한동안 고민해 보기도 했습니다.

야마우치 연구원: 겁을 내는 석상이라니 굉장히 마음에 걸리는데요.

나가토모: 그렇죠. 하지만 그렇게 심사숙고하던 와중에 곰한테서 「넘어지고 싶지 않아」라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야마우치 연구원: 「넘어지고 싶지 않아」라고요.

나가토모: 그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저는 곰 조각상에 대한 가설 하나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조각상에 혼이 머문다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야마우치 연구원: 네.

나가토모: ……제가 어릴 적부터 생각해왔던 게 있습니다. 혹시 조각상이 정말 혼을 가진다고 치면, 만들어진 모습과 의미에 맞추어 영원히 구속되어 버리는 것 아닐까 하는 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조각상은 닳아 없어질 때까지 계속 자기 모습에 뒤따라오는 감정을 품고 살아야 하죠. 설령 그 감정이 공포라 할지라도.

야마우치 연구원: 아아, 그 말씀은 곧 곰 석상이 자기 모습 때문에 괴로워 하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발이 걸려 넘어지기 직전의 모습은 아마 초조함 혹은 공포를 품고 있을 테고, 조각상은 형태가 고정되어 있으니 항상 그 감정만이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게 된다. 그런 추측입니까.

나가토모: 예. 그래서 만약 이게 정말이라면 석상이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슬픔은 다름 아닌 제작자인 제 탓이니, 어떻게든 빨리 해결해 줘야 되겠다고 생각했죠. ……부숴 버려서 편하게 해주는 방안이 맨 처음 머리에 떠올랐지만, 그것보다도 알맞은 방법이 곧 생각나서 실행에 옮겼습니다.

야마우치 연구원: 혹시 그 축구공이 관련 있는 건가요.

나가토모: 그렇습니다. 제가 시도한 건 곰의 자세가 가진 의미를 바꿔주는 거였습니다. 축구를 하면서 노는 아들을 보고 착안해서 돌 축구공을 상과 같이 놓았습니다. 그러면 넘어지려는 곰이 공을 차려고 발을 번쩍 들어올리는 곰으로 새롭게 재탄생하는 거죠.

야마우치 연구원: 그렇게 석상의 감정을 바꾸는 데에 성공했단 말씀이군요.

나가토모: 예. 생각대로 잘 돼서 안심했습니다. 그 뒤로는 「킥!」 「시원하게 가보자!」라면서 목소리도 기운 넘치게 정말로 즐거운 듯이 바뀌었습니다. 이걸로 한 건 해결, 이라는 거죠. 으음, 이걸로 석상의 전후곡절은 다 얘기한 것 같네요.

야마우치 연구원: 귀중한 얘기였습니다. 면담에 협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록 종료>

종료 보고서: 면담 이후, SCP-3903-JP의 제작 환경 및 공정이나 나가토모 후미요시 본인, 그리고 나가토모가 지금까지 제작한 작품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으나 전혀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개체의 변칙성을 인지하고 있던 나가토모와 그 가족, 지인들에게 기억소거 처리를 실시했다.

부록: SCP-3903-JP에서 남자아이와 유사한 목소리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음성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목소리의 성질은 앞선 음성과 비슷하다. 음량이 극히 작은 데다가 다른 소리와 겹치는 탓에 인간이 뚜렷이 알아듣기는 매우 어렵다.

해당 음성의 내용은 총 14종류가 확인되어 있다. 아래는 그 음성 녹취록 중 일부이다.

무서워

제발 그만해

걷어차여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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