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A - 17/5/21
대상자 A: D-3976
대상자 B: SCP-3864-1 (전 D-3977)
면담자: 테일러 잇킨 박사
서문: 대상자 B는 SCP-3864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대상자 A와 대상자 B는 같은 방을 썼던 바 있다. 대상자 A에게 대상자 B와 접촉을 시도하도록 지시했다. SCP-3864의 앞에는 고이득 마이크를 설치했다. 면담자는 이어폰으로 대상자 A에게 지시를 전달했다.
<기록 시작>
면담자: SCP-3864로 다가가 주세요.
대상자 A: 테리Terry?
대상자 B: [알아들을 수 없음]
대상자 A: 뭐라고? (면담자에게) 뭐라 말하는지 모르겠어요.
면담자: 그럼 가까이 있으세요. 그거 쪽에.
대상자 A: 테리, 너야?
대상자 B: [알아들을 수 없음]
대상자 A: 뭐라는지 안 들려요! 이 두꺼운 면 때문에 소리가 다 죽어서 들리는데.
연구진의 나직한 대화소리
면담자: SCP-3864의 천을 벗겨내셔도 됩니다. 고글은 꼭 쓰시고요.
천이 바닥에다 퍽 내려앉는 소리
대상자 B: 후아, 드디어! 저것 땜에 숨을 못 쉬었는데.
대상자 A: 테리 맞아?
대상자 B: 아님 누군데, 똘추야?
대상자 A: 우와 씨, 네 목소리 다시 못 듣는 줄 알았는데!
대상자 B: 나 지금 그림 된 거지? 나 지금 그림 된 거 맞지?
면담자: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아냐고 물으세요.
대상자 A: 너 음, 너 그럼 지금 너 무슨 상황인지 아는 거야?
대상자 B: 나 그림 된 거? 그거 말하는 거면 다 알고 있지.
면담자: 왜 놀라워하지 않지? 이걸 물으세요.
대상자 A: 너 뭔가, 되게 말이 침착하다.
대상자 B: 레니Lenny, 솔직히 내가 케테르 실험이랑 무슨 병신 그림 속에 갇히는 거 중에 하나 고른다? 나 지금 여기 괜찮아. 그렇게 나쁜 데 아니야. 근데 햄버거는 많이 먹고 싶다 야.
대상자 A: 햄버거?
대상자 B: 나 지금 베이컨 치즈버거 진짜 미치도록 땡겨.
면담자: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는지 물으세요.
대상자 A: 어, 왜? 배가 고파?
대상자 B: 아니 그닥 안 고파. 그냥 내가 치즈버거 디게 좋아하니까. 너도 다 알잖아.
대상자 A: 그치, 특히 네 거 뺏어먹고 싶어하던 경비원 네가 앞담 까다가 아주 뒤질 뻔했을 때부터 그랬지.
대상자 B: 아무도 내 햄버거 갖고 장난 못 쳐, 렌. 아무도.
대상자 A: 나야 대가리에 총부리 들어와도 네 햄버거 뺏드는 거 같은 짓은 감히 못하지.
대상자 B: 올, 역시 어느 쪽이 안전한지 여전히 잘 아네.
대상자 A, B가 함께 웃는다
대상자 B: 그래 야, 더그Dug가 케테르 일 빠지려고 경비원한테 뇌물 꽂아주려던 거 기억해?
대상자 A: 맞다! 아 진짜, 거의 성공할 뻔했는데. 그 경비원 상사만 마침 안 왔어도.
대상자 B: 그래, 그놈은 요즘 보이긴 해?
대상자 A: 누구, 그 경비원? 아니, 내 생각엔 짤렸거나 처분됐거나 뭐 그렇게 된 듯.
대상자 B: 헹, 난 어차피 걔 안 불쌍해. 개새가 맨날 우리 얼굴에 총이나 들이댈 줄 알지, 뭐하러 그런 새끼 걱정까지 해줘?
대상자 A: 나도 딱 그 생각.
대상자 B: …켈리Kelly가 뇌물 주고 지 하나 빠져나오는 일만 없었어도…
대상자 A: 야, 그래도 덕분에 되게 중요한 거 하나 알았잖아? 우리-
면담자: 자자, 지금 있는 곳이 편안한지 물으세요.
대상자 A: …저기, 테리… 너 지금, 어, 너 지금 아프거나 그런 데는 없지? 괜찮아?
대상자 B: 나야 뭐, 충분히 편안한데. 그냥… 좀 외롭다 싶어. 주위에 아무도 없고, 저 그지같은 천으로 내 얼굴 가려진 채로 그냥 쭉 있고.
대상자 A: 미안해 임마… 나 너 그리워지는 것 같아.
대상자 B: 나도 너 그리워!
대상자 A: 너 거기 갇혀 있는 게 슬퍼, 테리.
대상자 B: 네 잘못 아니잖아, 렌. 내 고글이 고장난 걸. 뭐 누가 미처 알았겠어.
대상자 A: 그래도…
대상자 B: 아니면, 혹시…
대상자 A: 혹시 뭐?
대상자 B: 혹시… 나랑 같이 있을래?
면담자: 격리실 나오세요. 당장.
대상자 A: 테리… 네- 네가 그립지만 안돼.
대상자 B: 왜 그래? 나 너무 외로워, 렌…
면담자: D계급을 당장 꺼내세요. 기록 종료.
<기록 종료>
결론: SCP-3864는 천으로 다시 덮이고, 대상자 A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휴식했다. [편집됨]에서 추가 실험을 승인하였다.
면담 B - 17/5/24
대상자 A: D-3976
대상자 B: SCP-3864-1 (전 D-3977)
면담자: 테일러 잇킨 박사
서론: 대상자 A는 다시 대상자 B와 접촉하도록 지시하였다. 면담자는 이어폰으로 대상자 A에게 지시를 전달했다. SCP-3864는 기록 시작 시 천을 벗겨낸 상태이다.
<기록 시작>
대상자 B: 레니! 돌아왔구나!
대상자 A: 나 보여?
대상자 B: 내가 그림 속에 있지만도, 날 그린 사람 참 친절한 놈인가 봐. 볼 수 있도록 다 해주고.
면담자: SCP-3864-1이 어떤 다른 존재가 3864를 그렸다고 암시하는 건가요?
대상자 A: 누가 너를 그렸다고?
대상자 B: 뭐라고?
대상자 A: 널 그린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해줬다며.
대상자 B: 농담이지 병신아.
대상자 A: 아.
면담자: 시간이 흐르는지 물으세요. 그림 속 세계에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궁금합니다.
대상자 A: 어 그래, 테리, 요 며칠 동안 어떻게 지냈냐? 치즈버거 먹었어?
대상자 B: 아아 그래, 나야 구할 수 있으- 잠깐만, 요 며칠이라고? 나 지금 얼마나 이 안에 있었냐?
대상자 A: 일주일 됐지.
대상자 B: 일주일? 맙소사…
대상자 A: 모를 수가 있냐, 어떻게?
대상자 B: 전혀 몰랐어! 아니… 해가 안 지니까. 적어도 지는 게 보인 적이 없어. 아니, 창문이 2개밖에 없으니까.
대상자 A: 밖으로 안 나가져?
대상자 B: 문이 없어. 마치- 밖은 보이는데, 바깥 세상은 어떻게 생겼는지 보이는데… 내가 존재할 수 있는 세상이 이 방밖에 없어.
면담자: 방에서 탈출을 시도한 적은 없습니까?
대상자 A: 창문 깨부수고 그런 건 안 해봤어? 어떻게든 나가려고?
대상자 B: 내가 힘이 딸려서 그런지 몰라도, 주변엣것들이 전부, 무슨 용접해서 붙은 것처럼 돼 있어. 가구가 아무것도 안 들어올려져. 몸으로 벽이며 오만 데들 다 부딪쳐 보기도 했는데… 전혀 안돼. 거기다 더 이상한 건 따로 있어, 렌.
면담자: 자세히 말하라고 하세요.
대상자 A: 뭔데, 그건?
대상자 B: 내가 그림 속에 있다고들 하는데, 이 주변이 나는 그냥 사실처럼 생겼어. 그러다 창밖을 봤어. 바깥은…
대상자 A: 바깥은?
대상자 B: 그림이야. 배경 그림같이 생겼다고.
잠시 침묵
대상자 B: 그날 밤 혹시 기억나?
대상자 A: 무슨 밤? 하루이틀이 아닌데.
대상자 B: 몇 달 전에 있잖아. 켈리 케테르 일 빠졌을 때 너 대신 들어갔던 그날.
대상자 A: 아… 그날.
대상자 B: 그날 실험 끝나고 나는, 그냥 살았다는 게 기뻤는데-
대상자 A: 테리…
대상자 B: 그리고- 너 하마터면 다칠 뻔했다는 소식 듣고 나는-
대상자 A: 테리-
대상자 B: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 렌. 전에 못 느껴봤던 기분이.
대상자 A: …나도.
대상자 B: 레니, 나-
대상자 A: 말하지 마, 테리.
대상자 B: 말하고 싶어, 렌. 나-
대상자 A: 말하지 말라니까, 테리. 나도 너랑 똑같은 생각이지만…
대상자 B: 그런데?
대상자 A: 너는 그림 속에 있잖아, 테리. 너는 예술작품이 됐고 나는… 여기 있는데.
대상자 B: 내가 그림 속에 있더라도, 내 감정은 그대로요. 사랑해, 레니.
대상자 A: 테리…
<기록 종료>
결론: 이때 대상자 A는 고통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테일러 잇킨 박사가 면담을 중지시켰다. 대상자 A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휴식했다. [편집됨]에서 추가 실험을 승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