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3448 실험 전 연구 노트
자, 이 노트의 첫 페이지를 시작한다. 나중을 위해 공식 실험 중 떠오른 잡생각들을 끄적여볼까 한다. 그러니까 미래의 독자(그래, 너 말하는 거야 미래의 에밀리)는 아마 이거 대신 공식 기록을 봐야 할 거다.
우리는 이게 평소처럼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니까, 개별 부품에 대한 동물실험은 성공했다. 누군가를 저세상에 100% 집어넣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 중에는 최고의 확신이다.
그래서, 현재 계획은 이러하다 - 마이클스를 보내서 둘러보게 한다. 그더러 그곳을 조사하게 하고 어떤 곳인지 알아본다, 누가 더 있는지 알아본다, 등등등. 그리고 우리는 저승사자에 대해 새로 알아낸 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그것을 격리할지 찾아낼 거다. 그래고 결국 우리는… 늘 하던 대로 하겠지, 아마도. 이게 우리의 데머룽-급 백경이다. 죽이지 않는단 점만 빼고.
며칠전 마이클스가 SCP-3448 사용 훈련을 마쳤다. 그가 죽음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는 알 수 없다. 이것은 그가 우리와 정상적으로 대화할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금이 그나마 나은 순간이다. 설상가상으로, 나쁜 뜻은 아니지만, 그는 이미 죽기로 되어 있다. 우리는 그저 그가 편히 쉬도록 할 뿐이다.
D계급을 사용할 수 없어서 아쉽지만, 상부는 그들이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처분하겠다고 위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뭐.
오늘 자기 숙소를 치우던 토니와 마주쳤다. 내가 어떤 기분이냐고 묻자 그는 '두 번 죽는 것도 아닌데' 라면서 농담했다. 그리고서 그는 자기 기념품들이 든 상자를 버렸는데, 거기엔 내가 그에게 재단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 때 준 곰인형도 들어 있었다. 기분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아마 언제나처럼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그 곰인형은 지금 내 사무실에 있다.
SCP-3448 1일차 화상 결과
<08:30 — 09:00> 강한 섬광과 번짝임.
<09:00 — 09:05> 거친 바다와 유사한 화상.
<09:05 — 12:05> 강한 섬광과 반짝임.
<12:05 — 12:48> 이전 화상으로부터 3시간 뒤 나타남. 수백마리의 곤충에 둘러싸인 인간형. 곤충들이 흩어지기 전까지 43분간 지속됨. 이후 확연히 부은 인간형이 땅에 쓰러짐.
<12:48 — 18:48> 회색.
<18:48 — 23:52> 08:30—09:00 화상의 거친 바다와 닮음. 하지만 물이 12:05—12:48 화상의 곤충으로 대체되어 있음.
SCP-3448 1일차 연구 노트
작동한다. 잘 되는 건 아니지만, 작동하기는 한다. 맙소사, 토니는 이 미친 짓에 자원할 때 무슨 생각을 했던 거야?
우리는 죽음이 갈수록 더욱 더 나빠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최소한, 기록에 따르면 그렇다. 우리는 몸을 보존하는 것이 인식 문제의 일부를 해결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게 우리 생각만큼 잘 먹히는 것 같지가 않다. 하지만 아직 첫째 날이다. 우리 계획에 의하면 다른 피험자로 넘어갈 때까지 10일이 주어진다.
거기다, 우리는 자레드를 다른 곳으로 배치시켜야 한다. 그는 교대 관찰 동안 바닥에 토를 잔뜩 했다. 그를 탓하는 건 아니지만, 화장실에 더 빨리 갔더라면 덜 폐를 끼쳤을 텐데. 토니가 그런 화상을 너무 많이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SCP-3448 2일차 화상 결과
<02:00 — 02:03> 야윈 남자가 사막에 쓰러져 있다. 배경의 먼 곳에 오아시스가 보인다.
<02:03 — 10:03> 잡음.
<06:00 — 12:00> 태아처럼 몸을 웅크린 남자가 흙으로 만들어진 방 구석에 누워 있다. 뼈와 나무뿌리 여러 개가 벽에서 튀어나와 있다.
<12:00 — 18:00> 곤충의 날개가 벽에서 나타나더니 퍼덕거리기 시작한다.
SCP-3448 2일차 연구 노트
좋아, 아마 진정된 모양이다.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지만, 뭐. 내일 그와 이야기할 수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말한다고 표현했지만 사실 그의 뇌파를 의미있게 어지럽힌다는 뜻이다. 이게 통한다는 건 알지만, 실제로 어떤 느낌일지는 우리도 모른다. 이런 반응을 실험쥐한테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뭔가 얻어낼 수도 있다. 아마 그에게 탐사를 시킨다고 해야 하나? 이게 맞는 말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이게 장소인지, 정신 상태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지 우리는 모른다. O5-4가 우리에게 보여준 기록에 따르면 그는 아직 여기, 지구에 있는 듯 하다. 무엇이든 가능한 한 끔찍한 방법으로 경험하면서. 지옥과 같은 광경이 더 떠오른다.
SCP-3448 3일차 화상 결과
<06:00 — 06:03> 나무 줄기를 기어오르는 애벌레.
<08:03 — 08:13> 바람에 휘날리는 나뭇잎들. 바람의 방향이 빠르게 바뀌어 나뭇잎이 파도치는 것처럼 보인다.
<09:13 — 09:15> 06:00—06:03 화상의 애벌레가 08:03—08:13 화상의 나뭇잎을 먹고 있다.
<09:15 — 13:15> 다양한 빨간색.
<13:15 — 13:15> 벽을 주먹으로 치는 야윈 남자.
<15:15 — 15:29> 09:13—09:15 화상과 같은 장면이지만, 애벌레가 먹는 것을 멈추고, 나뭇잎들은 계속해서 바람에 휘날리는 같은 크기의 손들로 대체되었다. 바람이 멈출 때까지 10분간 해당 장면이 계속된다. 하나를 제외한 모든 손이 축 처져서 매달려 있다. 남은 손은 "오케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애벌레는 고치로 자신을 감싸기 시작한다.
<19:29 — 21:03> 이전 화상의 손이 곤충을 쫓아내기 위해 미친 듯이 움직인다. 곤충은 알려진 어떤 종과도 닮지 않았다. 벌의 것과 비슷한 침이 달렸으며, 거미의 것과 비슷한 다리가 달렸다. 애벌레는 고치를 다 완성했는데, 화상 내내 방해받지 않는다.
SCP-3448 3일차 연구 노트
그가 마침내 의식을 되찾은 것 같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뭐 의식이란 게 엄밀한 뜻은 아니다. 그가 찾은 의식은 우리 입장에서는 우주에 떠다니는 정신 정도다. 그가 손을 흔들어 "안녕"(아마도)이라고 말했으니, 아마 괜찮을 거다.
다른 예기로 넘어가면, 토니의 여동생인 조이스와 이야기했다. 아마 제23기지의 생물학 부서에서 일하고 있을 거다. 물론 토니한테 뭔 일이 일어났는지 그녀에게 이야기하진 않았다. 그래도 곤충 이야기를 꺼내는 건 성공했다. 아마 토니에게 곤충공포증 비슷한 게 있었던 것 같지만, 공포증이라고 불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다. 그냥 무서워하는 정도.
어떻든 간에 이는 토니의 화상에 있어 흥미로운 해석을 제공한다. SCP-3448-1이 벌레로 가득할지, 그곳의 사람이 두려워하는 것으로 가득할지, 아니면 이게 토니의 해석일 뿐일지는 알 수 없다. 나는 관념론적인 의견을 따라 마지막에 무게를 싣고 싶다. 이해하는 대로 존재하는 죽음이란 것은 꽤 시적으로 들린다. 물론 내 "시" 중 무엇도 공식 보고서에 오르지 않을 것이다.
무엇을 보게 될지 궁금하다.
4일차 10:00-14:22의 정지화면. 이 순간에는 남자와 울타리 모두 보이지 않음.
SCP-3448 4일차 화상 결과
<10:00 — 14:22> 정원에서 뭔가를 찾고 있는 남자. 무엇을 찾고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정원은 모든 방향으로 무한히 뻗어 있으며, 남자는 커다란 데이지 밭을 가로지르며 무언가를 탐색한다. 남자는 행적의 대부분 동안 그의 양 옆으로 뻗어 있는 울타리로 구분된 길 위에 머무른다. 어느 순간 남자는 걸음을 멈추고, 데이지 밭을 바라보다가, 울타리를 넘어 꽃들로 향한다. 남자가 땅에 발을 디디자 화상이 바뀐다.
<14:22 — 17:22> 다양한 초록색과 보라색.
<17:22 — 17:27> 10:00—14:22 화상의 남자가 흙을 조금 파내고는, 땅 속을 경외심과 공포가 어린 표정으로 바라본다. 남자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데이지로 가려져 있다. 3분 후 가늘고 주름진 손이 화면 속으로 들어와, 남자의 어깨를 두드린다.
<17:27 — 18:27> 잡음.
<18:27 — 18:39> 남자가 울타리 뒤에 서 있다. 작은 소녀가 손을 이용해 흙으로 땅을 덮는다. 수많은 벌레가 소녀 주위에 도사린다. 소녀는 만족한 듯 보인다. 소녀가 곤충을 눈치챘지는 불명확하다. 남자의 왼손이 벌레에 쏘여서 부어오른 것처럼 보인다.
<23:39 — 01:02> 남자가 화상 1에서 지나온 길을 따라 돌아간다. 왼손은 여전히 부어 있다. 그는 오른손에 쥔 튤립 하나를 바라보면서 걷는다.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1시간 8분 후, 남자는 갑자기 어깨 너머를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 하고는 계속 걸어간다.
SCP-3448 4일차 연구 노트:
오늘 탐사가 시작되었다. 탐사라 함은 토니가 이 장소에 대해 우리에게 전달해 줄 방법을 능동적으로 찾는다는 뜻이다. 진짜로 햇볕 가득한 꽃밭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행히 그는 지금 거의 제정신인 듯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의사소통은 우리의 의도보다 더 아리송한 것 같다. 그가 며칠 전 보인 행동에 대해선 내가 알아봐야겠다.
그 소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다. 그녀가 무엇을 표현하려 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대부분은 그녀가 이러한 "반사" 상태에 놓인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확증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 우리가 맞을 가능성에 대비해 상부는 가장 의심되는 곳들(CI, SH, GOC 등등) 중 누구도 선수를 치지 못하도록 침투작전에 들어갔다.
토니가 우리의 말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그 소녀와 더 많은 상호작용을 거친 뒤 그에 대해 보고하도록 할 것이다.
SCP-3448 5일차 화상 결과:
<05:00 — 05:20> 회색 구름으로 덮인 하늘. 비는 오지 않는다.
<05:20 — 10:20> 잡음.
<10:20 — 10:30> 곰인형, 까마귀 봉제인형, 그리고 소녀가 식탁에 둘러앉아 있다. 소녀가 곰인형과 까마귀 인형에게 차를 권한다. 둘 다 반응하지 않는다. 소녀는 신경쓰지 않고 차를 따른다.
<10:30 — 13:30> 따뜻한 노란색.
<13:30 — 14:16> 곰인형이 찻잔을 쥐고 있고 까마귀가 곰인형을 마주보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10:20—10:30과 같다. 소녀는 돌아오는 반응이 없음에도 동물 봉제인형들과 대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14:16 — 15:16> 밝은 빨간색.
<15:16 — 15:38> 까마귀 인형의 올이 풀리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13:30—14:16와 같다. 바느질 사이로 곤충이 기어나온다. 곰인형과 소녀 둘 다 눈치챈 것 같지는 않다.
<15:38 — 16:38> 어두운 빨간색과 검은색의 반짝임.
<16:38 — 16:44> 1600에 형성됨. 곤충이 곰인형의 일부를 먹어치웠다는 점을 제외하면 화상 4와 같다. 소녀는 놀라고 분노한 것처럼 보인다. 5분 후 그녀는 곤충으로 거의 뒤덮인 까마귀 인형을 바라본다. 그러고는 찻잔을 내려놓고, 떠난다.
<19:44 — 20:04> 방 구석에 태아처럼 웅크린 남자. 남자는 앞뒤로 흔들리고 있다. 그의 몸은 부어 있고 곤충에게 물린 조그만 자국으로 가득하다.
SCP-3448 5일차 연구 노트:
아마 우리 팀 중 절반 이상이 역겨운 벌레들을 점점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 토니가 어떤 기분일지 짐작이 간다. 오늘 뭔 놈의 일이 벌어졌던 간에 그에게 회복할 시간을 하루 주기로 했다. 탐사도 면담도 없을 것이다.
다른 예기를 해 보자면, 오늘 소녀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 그녀의 외모는 토니의 여동생인 조이스의 여덟살 때 모습과 거의 일치한다. "거의"라는 말에 주목할 것. 토니가 화상을 제대로 보내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이 사람이 토니의 여동생과 거의 닮았지만 약간 더 올라간 광대뼈와 약간 더 어두운 갈색 머리를 가졌을 뿐인지는 모르겠다. 이게 토니가 기억하는 여동생일까? 아니면 그냥 그녀와 거의 똑같은 다른 아이가 있는 것일까?
솔직히, 이런 세부사항은 아주 중요하진 않을 것이다. 내일 있을 토니와의 "대화"가 답이 되길 바란다.
6일차 화상 결과:
<10:00 — 10:05> 흙벽에 기대어 앉아있는 남자. 식물 뿌리와 뼈가 벽과 천장에서 튀어나와 있다. 남자는 지치고 땀에 젖은 것처럼 보인다.
<12:05 — 12:08> 물음표 하나.
<13:08 — 13:14> 10:00—10:05 화상의 남자가 작은 소녀 인형과 까마귀 인형을 들고 있다. 그는 인형들을 서로 가까이 두는데, 소녀의 팔이 까마귀를 감싸고, 까마귀의 날개가 소녀를 감싸게 한다.
<14:14 — 14:14> 남자가 어깨를 으쓱한다.
<23:00 — 23:13> 남자가 다시 방의 벽에 기대어 앉는다. 5분 후, 남자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화면 밖을 본다. 그는 다급하게 일어나 반대 방향으로 방을 뛰쳐나간다. 3분 후 곤충 떼가 화면에 들어온다.
<23:13 — 24:00> 백색.
6일차 연구 노트
썅. 썅 썅 썅. 좆됐어 젠장할 토니
씨발.
좋아, 좋아, 심호흡. 미안해 미래의 나. 이 노트를 화풀이용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 다행히도 이건 공식 보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하여간, 토니는… 아마 소녀에 대해 많이 알아내진 못한 것 같다. 최소한 우리에게 많이 말해주진 않았다. 그녀가 벌레와 한 편인가? 아니면 최소한 까마귀와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그들이 하나의 존재인 걸까? 분명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
토니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우리에겐 커피가 있다.
SCP-3448 7일차 화상 기록
<16:00 — 16:43> 남자가 데이지 꽃밭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다. 발을 조금 저는 것 같고, 어깨 너머를 일정한 간격으로 돌아본다.
<16:43 — 19:07> 밝은 빨간색과 검은색을 오가는 번쩍임.
SCP-3448 7일차 연구 노트
이게 전부다. 그냥… 그냥 달리고 있다.
그를 어떻게든 도울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자레드는 그에게 살충 스프레이를 보내자고 했다. 농담인 건 안다. 자레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잘난체하곤 하니까. 하지만 뭔가 얻어낼 수도 있다. 내일 그에게 지원품을 보낼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SCP-3448 8일차 화상 기록
<02:00 — 02:43> 남자가 정원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다. 30분 후 그는 지나가던 중 무언가를 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소녀를 본다. 남자가 소녀를 부른다. 소녀가 돌아본다. 그녀는 다른 데이지를 심고 있다. 남자가 소녀에게로 달려가, 손을 잡아챈다. 소녀가 뭔가를 말하려 하지만, 남자가 그녀를 길을 향해 잡아끌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 탓에 말이 끊긴다. 새로 심어진 데이지에 화상의 초점이 2분간 맞춰지고, 그 후 데이지는 곤충으로 뒤덮인다.
<02:43 — 10:56> 백색.
SCP-3448 8일차 연구 노트
좋아, 뭔가 된 것 같다. 좀 이상하긴 하지만, 떠올린 건 이게 다다.
즉, 토니는 반사 상태에 있다, 그렇지? 하지만 이것이 통상적인 사후세계라는 것은 아니다. 이건 죽음의 더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표상을 토대로 만들어진 곳이다. 즉 이것의 의미는, 모든 "절반 죽은" 것들이 이곳에 도달한다는 거다. 그렇지? 음, 그래서 죽은 것들도 그곳으로 가겠지만 그것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확신이 없다.
하지만, 이런 걸 쓰고 있다는 것조차 믿기지 않지만, 만약 우리가 물건을 반 죽인다면. 자, 완전 바보같이 들리지만, 하지만, 우리는 그곳으로 토니를 도울 수 있는 무언가를 보내고 싶다. 이런 일을 맡겠다고 나설 다른 요원은 없고, 그곳을 탐사하다가 우리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서는 안될 일이다. 토니가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도, 또 살아있지 않은 물체가 저편에서 작동할지 여부도 모르지만, 어쨌든 지푸라기라도 잡아 봐야 한다.
자레드는 우리가 뭔가를 보낼 거라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도구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불행히도 우리에게는 무기라 할 만한 게 별로 없어서, 가장 나은 차선책인 라이터를 보내기로 했다. 벌레는 불을 싫어하니까, 그렇지? 그러니까, 아마 저것들이 진짜 곤충은 아니겠지만, 불은 저런 것들한테 보통 효과적이니까. 어찌되건 간에 해 본다고 나쁘진 않을 것이다.
절차:
1. 라이터를 일부 분해한다.
2. SCP-3448 내에 라이터를 둔다.
3. SCP-3448을 작동시키고, 동시에 라이터를 마저 분해하려 시도한다?(폭죽 같은 걸 사용해야 할까? 아니면 쥐덫? 나도 모르지만, 알아낼 것이다. )
내 참, 라이터를 죽인다니 멍청하게 들린다. 하지만 시발 해 봐야 아는 거지.
9일차 17:31 - 17:54 화상의 정지화면.
SCP-3448 9일차 화상 기록
<04:00 — 04:04> 0400에 형성됨. 남자가 한 손에는 라이터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소녀를 끌어당기며 정원을 달리고 있다. 남자는 달리면서 도구를 혼란스럽다는 듯이 본다. 4분 후, 남자가 라이터를 주머니에 넣는다.
<10:04 — 10:29> 일반적인 사람 크기의 곰인형이 방문을 등지고 앉아 있다. 벽은 진흙과 흙으로 만들어졌고, 뼈와 뿌리가 튀어나와 있다. 04:00—04:04 화상의 소녀가 다리를 가슴까지 끌어안은 채 방의 반대편 끝에 앉아 있다. 그녀는 곰인형에게 다가가기 전까지 3분 동안 앞뒤로 느릿하게 흔들거린다. 그녀는 곰인형의 다리를 잡아당기면서 말하기 시작한다. 소녀는 거듭 간청할수록 빠르게 늙어간다. 곰인형은 움직이지 않는다.
<16:29 — 16:31> 남자가 정원에 서 있다. 그는 두터운 곤충 떼에게 계속 쏘이고 물린다. 근처에서 소녀가 그에게 비명을 지르는데, 곤충에게는 무시된다. 남자는 소녀를 보고서 무어라 비명을 지르다, 주머니에 손을 뻗는다.
<16:31 — 17:31> 붉은 잡음.
<17:31 — 17:54> 모닥불.
<17:54 — 20:54> 회색.
<20:54 — 23:54> 소녀가 땅에 누워 있는 남자를 날카롭게 갈린 대퇴골로 반복해서 찌른다. 둘은 불타죽은 곤충 시체에 둘러싸여 있다.
SCP-3448 9일차 연구 노트
이런 씨발.
성공했잖아.
그래서 그는…. 시발 나도 뭔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지난주부터 계속 누가 약빨고 보는 환각을 보는 느낌이다.
좋아, 우리는 저 소녀가 누군지 아직도 모르지만, 토니를 찌른다는 건 그녀가 적대적이라는 것이므로, 우리가 뭔가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청한 권총 한 자루가 여기 있다. 라이터와 같은 절차를 밟는다.
SCP-3448 10일차 화상 기록
<01:54 — 03:01> 늙은 여성이 대퇴골로 땅에 누운 남자를 때린다. 둘은 불탄 곤충 시체에 둘러싸여 있는데, 일부는 움직이고 있다.
<03:01 — 04:01> 소녀가 팔을 든 채로 남자 위에 걸터앉는다. 남자는 권총으로 소녀를 겨눈다. 둘은 소녀를 바라보고 있는 곰인형에 둘러싸여 있다.
<04:01 — 04:03> 고치가 나뭇잎 대신 손바닥이 달린 나뭇가지 위에 있다. 고치가 열리고, 나방이 나온다.
<05:00 — 05:02> 03:01 — 04:01 화상과 같으나, 모든 곰인형들이 불이 켜진 라이터를 들고 있고, 정원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 총탄이 권총과 소녀의 머리 사이의 중간에 보인다.
<05:02 — 06:00> 밝은 빨간색.
<06:00 — 06:00> 이전 화상과 같으나, 꽃들이 모두 쇠사슬로 바뀌었으며, 그것들 또한 불타고 있다. 소녀는 백골로 바뀌었지만, 머리카락은 남아 있다. 남자는 더욱 여위어 해골처럼 보일 정도다. 쇠사슬이 남자와 소녀의 백골을 모두 감싼다. 곰인형들이 어둠 속에서 지켜본다.
<06:00 — 07:00> 어두운 빨간색.
<07:00 — 07:02> 총탄이 소녀의 머리를 관통한다.
<07:02 — 13:02> 잡음.
<13:02 — 13:16> 남자가 정원 한가운데 서 있다. 보이는 모든 꽃들이 피어나 있다. 곤충의 시체가 비처럼 내린다. 소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까마귀 봉제 인형이 머리에 총알 크기의 구멍이 난 채로 토니 옆에 누워있다. 13분 후 화면 아래에 다음의 문구가 나타난다. "등산 잘 다녀오세요, 아버지."
SCP-3448 10일차 연구 노트
이런 씨발.
뭐가 벌어진 거야.
썅.
두 번 연속으로 성공한 실험 때문에 이렇게 고통받았던 적이 없었다.
근데 그가— 그가 그녀를 쐈잖아. 내말은 총을 쥐어줬으니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믿을 수 없다. 그니까, 난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뭔 일이 일어날 거라 생각했던 거야? 그래도 그냥… 씨발
그러고 나서, 5분 뒤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은 자신의 아버지가 죽지 않는다는 조이스로부터의 연락이었다. 가족에게 토니와 관련되었을지도 모르는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면 연락하라고 그녀에게 말해 두었지만 이건 침착하고 내용이 있는 연락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냥 너무 흥분해서 패닉 상태라서 기뻐해서 두려워해서 시발 나도 모르겠다.
그 후 O5-4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우리의 작은 프로젝트에 대해 아는 유일한 평의회 구성원이었고, 예산을 비롯한 모든 것을 승인했다. 그는 우리의 성공을 축하한 후, 모든 것을 불태우라고 말했다. 그때 갑자기 떠올랐다. 시작할 때부터 분명한 것이었다. 계약서에 포함된 것이었고, 첫째날 우리가 사람들에게 말한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단 하나, 죽음으로 알려진 데머룽급 인지재해를 격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낸 걸까? 아니, 우리는 해내지 못했다. 지난 몇 년간 가설을 세우고 또 데이터를 연구했고, 변칙적 유적지와 기특대 습격에서 회수된 것들을 뒤적거렸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저승사자를 대면했다. 그리고 우리가 한 것? 그 그녀를 시발 쏴버렸다. 우리에게 남은 건 명복을 빕니다: 편히 잠듦 이라고 쓰인 묘비뿐이다.
우리가 다 조졌다.
우리는 죽음을 격리한 게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무효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