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342-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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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342-KO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SCP-342-KO가 발생해 변질된 내용을 재생하는 필름이나 파일은 확보한 후 유출 방지를 위해 암호화하고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 SCP-342-KO가 서술한 설명이 실제와 맞아떨어지는지 문헌을 살펴 확인한다. 현재 신원이 분명하지 않은 사람에 관한 설명은 식별을 위해 표시해 두고 추후에 영화 속 사건과 관련된 개인이나 단체에 전달할 수 있다.

극장이나 DVD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시청자를 기억 소거 처리하거나, 잘못된 기억이 공유됐다고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한다. VOD나 인터넷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문제의 영상과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하고, 때로는 재단이 설립한 예술 단체 '가리어진 이들을 향한 시선Sightline toward Cloaked People'의 미디어 아트 작품에 관한 역정보를 이용한다.

설명: SCP-342-KO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등장인물의 사망 또는 실종을 명시하거나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고 전쟁, 범죄, 재해와 관련된 영화에 특정 장면이 추가되는 현상이다. SCP-342-KO의 대상이 된 영화의 엔딩 크레딧 앞이나 뒤에 해당 실존 인물의 일생에 관한 간략한 설명이 적힌 장면이 추가된다. 영상의 남은 공간에 실존 인물의 이름, 생년과 몰년(또는 실종된 해), 그를 묘사한 사진이나 그림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SCP-342-KO가 발생한 시점에도 신원이나 일생이 일부 또는 전부 사회에 공개되지 않은 인물은 국적, 성별, 직업 등 당시에 알려진 정보만으로 설명된다.

영화에 실존 인물에 관한 설명이 원래 포함되어 있었다면 SCP-342-KO는 그 형식에 맞추어 기존 장면 사이에 새로운 장면을 삽입한다. 설명이 원래 없었다면 영화의 주제, 제재, 장르에 따라 배경 음악, 장면 전환 방식, 디자인 등을 바꾸는 것으로 추측된다. 설명에 사용되는 언어는 대부분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이지만, 예외적인 경우도 있었다.

지금까지 극장, DVD, VOD, 스트리밍 사이트, 동영상 공유 플랫폼 등 영화를 재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환경에서 발생 사례가 1건 이상씩 확인됐다. 필름이나 파일처럼 소장이 가능한 매체에 저장된 영화에 SCP-342-KO의 흔적은 계속 남는다. 필름의 경우 추가된 장면에 해당하는 프레임이 자연스럽게 기존 프레임 사이나 뒤에 삽입되고, 파일의 경우 저장 장치가 허용하는 용량을 넘어서 영상의 길이가 연장되기도 한다. VOD나 인터넷에서 SCP-342-KO의 흔적은 영화를 다시 재생하면 사라지지만, 다운로드하거나 공유하면 보존된다.

때로는,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전투와 같은 사건에서 누군가를 바탕으로 했는지 알 수 없는 단역이 사망하는 장면이 나오면 사망한 단역의 수만큼 SCP-342-KO가 설명하는 실존 인물의 수가 증가한다. 그 대상이 된 실존 인물은 해당 사건에서 사망한 사람들 중에서 무작위로 선택된다. 예를 들어, 주연 및 조연 외에 단역 100명이 영화 속 어떤 전투 장면에서 사망한다면 그 전투에 참전해 사망한 실존 인물 100명에 관한 설명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덧붙는다.

부록 342-KO-1: 특이 사례

제목(개봉 연도) 설명된 인물 수 특징 비고
「덩게르크Dunkirk」(2017) 74 1940년 프랑스 됭케르크 해안에서 실행된 됭케르크 철수 작전을 소재로 함. 검은 배경의 장면에 영어로 적힌 하얀 글씨의 설명문이 나타남. 일부 인물의 사진은 그의 묘비나 인식표 사진으로 대체됨. 새뮤얼 바버Samuel Barber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Adagio for Strings」가 장면에 삽입됨. 독일군 4명에 대한 설명문 아래에는 글을 독일어로 번역하고 요약한 것이 나타남.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La sociedad de la nieve」(2023) 29 1972년 우루과이 공군 571편 추락 사고를 소재로 함. 검은 배경의 장면에 스페인어로 적힌 노란 글씨의 설명문이 나타남. 호르헤 카르도소Jorge Cardoso의 「밀롱가Milonga」가 장면에 삽입됨. 장면이 끝나고 실제 사고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 잇따라 나옴. 극장이나 TV에서 상영되지 않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서 SCP-342-KO가 발생한 첫 사례.
「살인의 추억」(2003) 10 1986년부터 1991년까지 발생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함. 회색 배경의 장면에 하얀 글씨의 국한문 혼용 설명문이 나타남. 모든 인물의 사진이 눈에 띄게 흐릿함. 바이올린을 거칠고 불쾌하게 켜는 소리가 장면에 삽입됨. 영화에서는 피해자 6명만 언급됐지만, 이 사례에서는 실제 사건의 피해자 10명이 모두 설명됨.
「윌슨 소령의 마지막 저항Major Wilson's Last Stand」(1899) 461 1893년 제1차 마타벨레 전쟁에 참여한 영국 남아프리카 회사의 상가니 순찰대Shangani Patrol를 소재로 함. 순찰대 측 전사자 34명과 은데벨레 왕국 측 전사자 427명이 설명됨. 검은 배경의 장면에 하얀 글씨의 설명문이 나타나되, 양측 전사자에 대한 설명은 각각 영어나 은데벨레어로 적힘. 총성, 고함, 북 소리, 비명이 한 데 뒤섞이고 음질이 나쁜 「하느님, 여왕 폐하를 지켜주소서God Save the Queen」가 장면에 삽입됨. 현재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사례. 엔딩 크레딧의 개념이 없던 시기에 SCP-342-KO가 발생한 까닭은 알 수 없음.
「복수는 나의 것復讐するは我にあり」(1979) 6 1963년 니시구치 아키라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함. 사건의 피해자 5명과 범인인 니시구치가 설명됨. 검은 배경의 장면에 일본어로 적힌 하얀 글씨의 설명문이 나타나나, 니시구치의 이름만 붉은 글씨로 적힘. 츠루타 코지鶴田浩二의 「상처투성이 인생傷だらけの人生」이 장면에 삽입됨. 영화에서 사용된 가명은 실존 인물의 이름 오른쪽에 병기됨.
「서부 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1930) 1,064,538 1915년부터 1918년까지 제1차 세계 대전 서부전선에 배치된 독일군의 상황을 소재로 함. 회색 배경의 장면에 독일어로 적힌 하얀 글씨의 설명문이 나타남. 장면에 삽입된 소리 없음. 부록 342-KO-2 참고

부록 342-KO-2: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기록된 35mm 필름 더미가 2022년 9월 12일 독일 니더작센주 오스나브뤼크시의 한 영화관 창고 다락방에서 발견됐다. 창고 내부를 정리하던 청소부가 숨겨졌던 다락방에서 찾아낸 필름 더미를 영화관 관계자에게 넘겼고, 영화관 측은 필름의 상태가 매우 양호함을 확인했다. 필름에 기록된 영상은 원래 영화의 결말 이후에 SCP-342-KO가 추가한 장면이 덧붙은 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추가된 장면에서 제1차 세계 대전 중에 전사한 독일군 장병 약 2,037,000명 중 신원이 파악된 1,064,538명이 한 프레임에 한 명씩 나오며 설명됐다.

현재 독일전쟁묘지위원회(Volksbund Deutsche Kriegsgräberfürsorge)가 신원을 파악한 독일군 전사자가 약 825,000명에 불과함을 고려하면 SCP-342-KO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전사자의 정보를 보관하던 기록 보관소가 파괴되어 일부 기록이 소실되기 전인 1930년에서 1945년 사이에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영화 제작 기술으로 수많은 장면이 정교하게 만들어지고 잘 보존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판본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했다고 보기 어려운 등장인물만 나오는 영화에 대해 SCP-342-KO가 발생한 첫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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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고 있는 문서는 실제 보고서가 아니라, 변칙 개체 연구를 위해 데이터베이스에 보존한 것입니다.
문서의 맥락을 이해하고자 하는 인원은 다음 기록을 참고하십시오.

— 한국사령부 RAISA 연락실장 전도균




영상 기록


서론: 다음 영상 기록은 2024년 11월 15일 제27K기지 수도관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CD에 저장된 영상을 전사한 것이다. 비닐 봉지 속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긴 해당 CD에는 'SCP-342-KO'라는 제목의 문서가 영상과 함께 있었다. 영상 속에서 코트를 걸치고 자신을 '신재연'이라고 밝힌 젊은 여성이 제27K기지 사무실로 보이는 방 안의 카메라 앞에 앉아 있다. 사무실 안에는 서류 더미와 데스크탑 컴퓨터가 놓인 탁자와 의자가 있다.


<기록 시작>

[신재연이 카메라 화면이 자신을 향하도록 설정하고 의자에 앉는다. 창 밖에서 눈보라가 치는 것이 보인다. 유일하게 켜진 천장 중앙의 전등이 계속 깜빡거린다.]

신재연: 어, 음. 지금 시각은— (손목시계를 본다.) 2024년 11월 15일 오후 6시 37분을 막 지나는 참입니다. 저는 신재연이고, 이 곳 제27K기지에서 일했었습니다. 여기 모습이 수십 년 후에도 그대로이려나요. 잠시만요.

[지하실 문 옆에 놓은 가방에서 책 몇 권과 수첩을 꺼내고 다시 의자에 앉는다.]

신재연: 설명을 드려야겠네요. (전등이 깜빡거린다.) 아이고, 예비 발전기도 얼마 못 버티나.

신재연: 그, 세상이 망했어요. 이유가 뭔지는 저도 몰라요. 땅이 수십 번은 진동하더니 한반도의 절반이 잿더미에 묻혔고, 벌써 백만 명이 넘게 죽었어요. (창 밖을 본다.) 11월에 눈보라라니. 어릴 때는 운석 충돌이나 외계 침공 때문에 망할 거라 생각했고, 다 커서는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고 손 안 씻는 멍청이 몇 명 때문에 망할 거라 생각했는데 다 틀린 예측이었죠. 그 길고 긴 이야기에 신경 쓸 여유가 당장은 없으니, 본론부터 말할게요.

신재연: (심호흡을 한다.) 모든 게 머지않아 다시 괜찮아질 거예요. 그 임무를 완수하려고 재단이 있는 거고, 그럴 만한 자산도 충분해요. 되돌릴 수 있어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재단이 준비해 둔 계획을 저희가 실행하기만 하면 되고, 그걸 도와줄 분들이 저 밖에서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어요. 몇 명 안 되지만. 그런데—

[신재연이 3분 동안 말이 없다가 한숨을 내쉰다. 눈보라가 거세진 것이 창 밖에서 보인다.]

신재연: 그냥, 모르겠어요. 무서워요. 세상을 재건하며 모두가 되살아나도 그게 제가 알던 그 사람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망설여져요. 차라리 저도 거기에 있어야 했을지도 몰라요. 나 같은 사람이 무슨 도움이 된다고?

[신재연이 한숨을 내쉬고 2분 동안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다.]

신재연: 어제가 내 생일이었는데.

[고개를 든 신재연이 수첩의 표지를 넘기고 가만히 있는다.]

신재연: 과거의 우리가 지금의 우리한테 과거를 알려고 하지 말라고 강권한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우리를 기억하십시오"? 쌩 거짓말. 그 끔찍한 진상을 억지로 알아내봤자 긴 시간이 흘러도 막을 방법을 찾아낼 가능성이 0에 수렴한다면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은데. 그들도 우리처럼 최대한 대책을 강구해 본 끝에 그런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겠죠. 저는 그 생각을 이해합니다.

신재연: 하지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겁니다. 참화 속에서 천천히 죽어간 이들의 마지막을 어떻게든 기록해두기로 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략하게나마 말하더라도 의미가 없지는 않겠죠. 그렇게 믿습니다.

[신재연이 수첩을 본다.]

신재연: 윤정양. 21K기지 이사관이었습니다. 무뚝뚝하지만 신입에게는 꽤나 다정한 분이셨어요. (말을 멈춘다.) 문제의 그 날이 오고 지진이 일어나자, 격리실 상태를 확인한다고 뛰어가던 모습이 마지막이었어요. 자기 지위에 대한 책임이 강한 분이었던 탓이었죠. 그게 겨우 일주일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그걸 보고만 있었어요. 아무것도 못하고. 언젠가, 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신재연: (수첩을 한 장 넘긴다.) 양민아. 제 친구이자 믿음직한 요원이었습니다. 웃음 많고 참 다정한 사람이었는데. 04K기지에 도움을 청하려고 뿌연 잿더미 안으로 걸어간 후로는 연락이 끊겼어요. (말을 멈춘다.) 걱정하지 말라더니. 어딘가에 안전히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민아와 항상 치고박던 재현 씨는 그 날 제 앞에서— 네.

[이후 신재연은 3시간 48분 동안 수첩과 책에 기록된 인물들의 정보와 사망 및 실종 정황을 설명한다. 그동안 가방에서 물을 꺼내 마시거나 수첩을 읽는 등의 행동도 보였다.]

신재연: 끝입니다. 435명. 기지 창고에서 문서란 문서는 모조리 긁어모은 보람이 있었네요. 마지막 남은 배터리를 이런 데 써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신재연이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본다. 눈보라가 차츰 잦아든다. 신재연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신재연: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사람들이 절 찾고 있을 거예요, 곧 시작한다고. 가서 뭐라도 해봐야죠. 계획이 성공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이제는 이사관님과 윗분들의 뜻이 옳기만을 바라야겠네요.

[신재연이 가방 안에 수첩과 책을 넣고 손목시계를 본다.]

신재연: 저는, 누군가의 후일담 듣기를 좋아했어요. 전쟁이나 재난을 다룬 영화에서 등장인물의 과거나 미래에 관한 짧은 이야기에도 흥미를 곧잘 느끼곤 했죠. 그것이 그들을 위한 일종의 헌사이자 추모예요.

[신재연이 의자의 등받이에 손을 올린다.]

신재연: 한 명의 죽음이 비극이라면 백만 명의 죽음은 백만 개의 비극이니, 그걸 하나하나 기억하는 것이 살아남은 마지막 한 명의 의무겠죠.

신재연: 지금까지 우리의 엔딩 크레딧이었습니다.

[신재연이 카메라를 향해 걸어간다.]

<기록 종료>


주석: 신재연 박사는 영상이 발견되기 전인 2024년 11월 13일 노환으로 사망했다. 영상의 진위와 신 박사와 함께 있었던 이들의 정체는 아직 알 수 없다. 한편, 앞서 언급된 435명을 포함해 2024년 11월 기준으로 전 세계의 재단 시설에서 근무하던 인물 1,025,830명에 관한 설명이 한 프레임에 하나씩 나오는 11시간 가량의 영상이 뒤이어 재생됐다. 윤 박사, 양 요원, 김 연구원 등 언급된 인물 모두 영상에서 암시된 사건을 기억하지 못했다.

영상과 동봉된 문서 속 'SCP-342-KO'의 실존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위의 영상이 지니는 특징에서 'SCP-342-KO'의 성질이 드러난 것으로 보아 언젠가 그 존재가 실제로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현재는 영상과 문서 모두 변칙 개체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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