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98-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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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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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P-298-KO("영원한 가객")
  저자: Migueludeom

  사진 출처—
  SCP-298-KO-1 내부 사진: https://pixabay.com/ko/photos/%eb%b3%84-%eb%b0%a4-%ed%95%98%eb%8a%98-2179083/
  SCP-298-KO-2 사진: https://pixabay.com/ko/photos/%ec%9d%8c%ec%95%85%ea%b0%80-%ea%b8%b0%ed%83%80-%ec%ba%a1-%eb%82%a8%ec%9e%90-%ec%86%8c%eb%85%84-3564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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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298-KO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SCP-298-KO-1은 현재 제13K기지 제주광역본부종합시설 연구격리동 저위험격리동에 격리되어 있다. SCP-298-KO-1은 주기적으로 표준 절차에 의거하여 관리되어야 하며, 이때 전문 지식을 갖춘 D계급을 동원한다.

또한, SCP-298-KO-2는 제19K격리구역의 인간형 격리동에 격리되어 있다. 대상은 프사이-저항성 인간형 격리실¹에 격리되어 있으며, 해당 격리실에는 프사이 억제기 두 대를 갖추어야 한다. SCP-298-KO-1에게는 현재 비변칙적 어쿠스틱 기타 한 대가 제공되어 있으며, 그 외의 반입물은 금지되었다.

격리 총괄자인 고인석 박사의 허가 하에 관련 실험 및 면담을 진행한다.

설명: SCP-298-KO는 변칙적 어쿠스틱 기타 한 대와 인간(H. sapiens sapiens)으로 구성된 집합의 통칭이다.

SCP-298-KO-1 내부에서 촬영된 사진.

SCP-298-KO-1은 변칙적 특성을 지닌 어쿠스틱 기타로, 그 외양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마틴 M-36과 동일하다. SCP-298-KO-1은 변칙적으로 개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 기작은 파악할 수 없으나 현재까지 파악된 다섯째교단 SCP와 비슷한 특성을 지니는 것으로 보아 해당 요주의 단체의 영향 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SCP-298-KO-1의 내부는 우주 공간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 총구간은 측정할 수 없다. 유일하게 SCP-298-KO-1의 울림구멍을 통해 내부를 관측할 수 있다.²

내부에는 상당한 양의 천체들이 관측되며, 이 중 몇 가지는 우리 우주에서 관측되는 천체와 동일하나 그 위치와 추정 나이가 다르다. 30분 이상 SCP-298-KO-1의 내부를 육안으로 관측하면 관측자에겐 몇 가지 변칙적 변이가 발생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급격한 내상을 동반한다. 그 세부는 다음과 [데이터 말소] 담당 인원은 이후 처분되었다. 사태 이후 SCP-298-KO의 구성요소가 서로 근거리에 위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되었으며, SCP-298-KO-1는 제19K격리구역에서 제13K기지로 이송되었다.

SCP-298-KO-1의 대표적인 변칙성은 주로 소지자에게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SCP-298-KO-1을 소지한 존재는 정신오염으로 유추되는 변칙 현상을 겪는데, 이 과정은 대체로 자연스럽고 조용하다. 현상에 노출된 존재(이하 "피영향자")는 무의식적으로 미래 예지성 어구를 발언하며, 노출된 지 약 사흘 뒤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해당 기작은 전형적인 정신 침식의 한 예로, 초기에는 기억소거제로 치료가 가능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어려워진다. 미래를 예지하는 경우는 사흘간 횟수가 점점 증가하고, 피영향자가 사망하기 한 시간 전에는 발화하는 모든 어구가 미래에 대한 예언으로 대체된다. 해당 미래 예지가 현실화하는 확률은 약 90%에 달한다.

모든 경우에서, 피영향자는 돌연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때 노래의 종류는 천차만별이며, 가곡부터 현대 대중음악까지 다양하다. 해당 노래를 청취할 경우, 청취자의 두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 약 ██배 증가하기 시작한다. 해당 현상으로 인해 청취자는 마약을 투여하는 것과 같은 감각을 느끼게 된다. 특기할 것은 일반적인 도파민 과다분비 상태와는 정반대로 상당히 유순한 행동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 처한 청취자는 대개 피영향자의 발언을 상당한 정도로 신뢰하게 되며, 피영향자가 부르는 노래를 타인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현재까지 재단이 시행한 실험에서 모든 경우 피험자는 사망하였다. 현재까지 SCP-298-KO-1과 장시간 상호작용하고 난 후에도 생존한 존재는 SCP-298-KO-2 뿐이다.

SCP-298-KO-2의 모습.

SCP-298-KO-2은 신체 나이 30세의 남성으로, 정상세계의 가수 유██와 동일한 외양을 지니고 있다. SCP-298-KO-2은 스스로 1930년대의 평행우주에서 끌려왔다고 주장한다. SCP-298-KO-2의 변칙성은 근본적으로 SCP-298-KO-1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변칙성은 육체적 불멸이다. SCP-298-KO-2 본인의 증언에 따르면 대상은 현재 약 60대 후반이나, 외양이나 신체적 나이는 30대 초반 정도로 추산된다. SCP-298-KO-2는 이러한 변칙성을 가지게 된 계기가 SCP-298-KO-1를 소지한 것으로 추측했다.

SCP-298-KO-2는 다섯째주의 교단에 의해 다양한 변칙적 개조를 받았다고 추정되며, 이에 따라 가창 시 상당한 수준의 정신재해를 발현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러한 정신재해가 발현되는 경우도 관측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SCP-298-KO-2와 조우한 타인이 대상에게 기타 연주를 종용하게 만드는 현상이다.

부록 298-KO-가: 발견

SCP-298-KO는 20██년 8월 말 재단에 들어온 신고로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 신고를 접수한 제21K기지는 재단에 직접적으로 신고한 당사자의 신원과 그 과정, 행동의 근거를 파악할 수 없었기에 함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하였고, 신고 내용에서 SCP-298-KO의 위치로 지목된 경기도 양주시 ████로-███로 소수의 요원을 파견하였다. 그러나 별다른 위협성이 없음이 판단되자 기동특무부대 무호-17("도시 한가운데")가 파견되었고, 효과적으로 SCP-298-KO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다섯째주의 교단원들과 소규모 교전이 벌어졌음을 특기한다.

부록 298-KO-나: SCP-298-KO-2 면담 기록

+ 접근, 면담 기록 298-KO-2

면담 기록 SCP-298-K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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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자: 고인석 박사
면담 대상: SCP-298-KO-2
면담 장소: 제19K격리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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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시작]

고인석 박사: 그럼, SCP-298-KO-2, 어떻게 우리 우주로 오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SCP-298-KO-2: 이야기가 조금 긴데… [한숨] 그게, 그 해는 참 힘들었습니다. 1929년 말엽에 저는 구주 탄광서 일하고 있었지요. 부산에서 농사짓던 아해가 돈이 없으니… 거, 어디로든 유리걸식하게 되덥니다. 다까라(だから) 내지와 조선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일 되는 것은 다 찾아다녔고, 29년 초에 탄광에 몸을 붙이게 된 게요.

일은 퍽 힘들었습니다. 일본인 작업반장이 욕하고 조롱하는 것 즈음이야 요보(ヨボ)라 해서 철나면서 이름처럼 들어왔던 것이라 뭐 그렇게 화딱지가 얹고 그런 것은 아니었지요. 해두 일본인 광부들까지 은근히 따돌리고 모욕을 먹이는 것은, 고것은 꽤 화가 났습니다만은… 조선인이 어디 소란 일으켜 봤자 일자리만 잃고 끝나지요.

하여간 구주서는 그리 지냈습니다. 헌데 어느 날에 군대에선가, 시찰을 나온 겝니다. 떡 벌어진 누런색 군복을 입은 일본군이 막 쳐들어 와서는, 거 뭐 자기네 집이라도 되는 양 돌아들 보드라더군요. 저는 거기서 가만히 있다가 다시 탄광에 들어가 일을 할 줄 알았는데, 작업반장이 저를 부르던 것입니다.

저는 그저 놀라서 갔지요. 헌데 그 군대를 이끌고 들어와 시찰하던 일본 군인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거기에는 저 말고도 다른 조선인 서너 명도 같이 있더군요. 그때는 참 놀랐지요. 일본 공장에 조선인을 들였다고 내쫓으려는 줄 알고. 하, 내쫓았더라면 좋았겠지요!

헌데 그것은 아니었고, 군인이 우리를 보더니, 우타오 데키나 야츠가 이루노카(歌をできなやつがいるのか)하고, 그러니까 노래할 줄 아는 놈이 있느냐? 하고 묻더군요. 막 거기서 노래를 시키는데, 다른 녀석들이 봤다면 웃었을 겁니다. 마구잡이로 목청을 돋우어 가며 소리를 꽥꽥 지르고…

그런데 거 군인이 저를 뚫어져라 보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혹시 나를 군악대에 넣으려는 건가 하구 더 노래를 했는데… [한숨] 그날 그 군인놈은 저를 데리고 어떤 곳에 갔습니다. 보기는 마치 야전병원 같습니다. 거기서 군인은 층계를 올라가더니, 2층의 한 방 안으로 들어가서, 무슨 주문 같은 걸 외더라군요. 그 방바닥에는 마치 부적에 있을 법한 이상한 글씨들과 붉은 피, 악취가 났는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였습니다. 74년 부산.

고 박사: 그 군인은 이후 당신을 어떻게 했습니까?

SCP-298-KO-2: 어떻게 하기는요, 가뒀지요. 저를 차에 태우고는, 어디론가로 달려가서는 자기네 회당에 가두어버렸습니다. 알고 보니 그 자식은 군인도 아니었고 무슨 종교를 하는 치더랍니다. 전 처음에 제가 온 곳과 다른 우주인가, 뭔지에 온 사실도 몰랐습니다. 단지 일본에는 역시 신식 물건들이 많구나 하였지만…

고 박사: 그곳에서 어떤 일을 겪으셨습니까?

SCP-298-KO-2: 회당에서 간혹 노래를 하였지요. 종교를 하던 그 치가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면, 또 군중들이 이에 감명을 받아 눈물도 흘리고, 그럴 때 제가 가창을 하면은 분위기가 꽤 좋더란 말입니다. 그렇게 몇 년을 살았지요. 감옥처럼 밖에 나갈 수도 없어 힘들긴 하였다만 처우는 꽤나 무방하였습니다.

고 박사: 현재와 같은 수준의 변칙성을 취득하신 시기는 언제쯤 되나요?

SCP-298-KO-2: 그… [말을 잠시 멈춤]

고 박사: 편하게 말씀해주십시오.

SCP-298-KO-2: 1987년 11월이었지요.

고 박사: 그거… 신기하네요. 그해 11월 ██일이 가수 유██ 씨가 사망한 날입니다.

SCP-298-KO-2: …알지요.

고 박사: 아신다고요?

SCP-298-KO-2: 어느 날 그자가 내게 신문 한 조각을 주었습지요. 거기엔 나와 얼굴이 같은 남자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하여 읽어보니, 유██가 죽었다, 이런 내용이 있지 뭡니까? 나는 거기 7년이 있었으면서도 나와 같은 얼굴을 한 사내가 살아있는지도 몰랐건만… [말을 잠시 멈춤] 이윽고 그자는 제게 이상한, 무슨 진료를 하기 시작했지요. 목적한 것이 무언지 미처 알지 못하였으나… 이내 알았지요. 나를 이상한 괴물딱지로 만들려고 함을.

고 박사: 그게 가창 시에 발현되는 변칙성을 부여하려는 것이었습니까?

SCP-298-KO-2: 아마도 그랬겠지요. 그 뒤로 늘 그런 꼴을 당하였으니…

고 박사: 좋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다른 걸 물어보지요. 이 우주로 오신 후에 원래의 우주로 돌아가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SCP-298-KO-2: 한 번도요. 아, 다만 그자는 여러 번 오가는 모양이덥니다.

고 박사: 여러 번 오간다고요?

SCP-298-KO-2: 예, 자연 그럽지요. 자기 아래 사람들도 다 다른 공간에서 데리고 온 모양이더구먼요. 한 번은 바깥에서 큰 소리가 나기에 들어보았더니 그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내가 너 같은 건 똑같은 놈으로 갈아치우면 그만이야, 라고 하더군요.

고 박사: 그냥 위협하는 소리가 아니었을까요?

SCP-298-KO-2: 제가 똑똑히 봤수다. 그것만 그런 것이 아니고, 한 번은 계속 내게 밥을 가져다 주던 인물이 어느 순간 날 처음 봤다는 듯이 굴 적도 있었지요. 겉모습만 같고 아주 다른 누군가처럼.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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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자 기록: SCP-298-KO-2의 진술이 참이라고 가정할 때, 대상을 기준차원으로 이동시킨 인물은 심각한 수준의 현실조정자 내지 시공간 변칙성 소지자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경우는 "사이가파", 엘마외교, 알음출판 등의 요주의 단체와 유사한 지점을 가지고 있는데, 해당 인물이 이들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SCP-298-KO-2가 지속적으로 언급한 인물을 PoI-463-KO으로 지정, 대상의 동태를 파악하기 시작하였다.

부록 298-KO-다: 자료

이하의 내용은 역사학부에서 수집한 것으로, SCP-298-KO-1을 암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대해 언급한 문건이다.

+ 접근, 기록 298-KO-다

무릇 악(樂)이란 마음을 편안케 하고 인을 흥(興)케 하는데 제일이다. 예기(禮記)에는 대악(大樂)은 천지와 더불어 그 화(和)를 같이 하고, 대례(大禮)는 천지와 더불어 그 절(節)을 같이 한다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성인들은 이 악이라는 것을 필수적인 덕목으로 삼고 찬미하였다. 수많은 군주들 역시 이와 같아, 백성을 교화할 제에는 이 악(樂)이 끊이는 곳이 없었다.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그 기나긴 시간 속에서 진정으로 악(樂)을 다룰 수 있었던 자는 몇 없었을 것이다.

하오(下午)가 지나 사랑으로 들었더니, 신색(辛嗇)이 와 있었다. 근래의 거래로 인하여 빙고(氷庫)에만 기거하던 그가 이리 외처(外處)에서 봄은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그가 나를 부른 것은 바로 일전에 구한 한 기물(奇物)의 감정을 위함이었는데, 뒤를 따라 고방(庫房)에 가보니 이는 즉 기현금(奇玄琴)이었다.

기현금은 그 발원을 알 수 없는 물건으로, 추측컨대 지고(至高)의 먼 옛날부터 전래되었을 것이다. 모습은 아주 검은 거문고로, 형태와 구조 등이 다른 거문고와 차이가 없다.

허나 이는 허상이다. 내가 이 기현금을 처음 보았을 제, 이 기물은 거문고의 태(態)가 아닌 비파의 태를 취하고 있었다. 추정컨대 시대가 바뀌면서 제 모습을 바꾸는 것 같다. 이와 같은 특질 이외에도, 기현금은 갖가지 기이한 성질이 있다.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성질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홀리고 유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현금의 역사는 참으로 복잡하고 굴곡진 데가 많아 이곳에 다 적을 수 없으나, 내가 경험한 일들을 한두 줄 고하려 한다. 기현금을 처음 본 것은 보우(寶祐) 6년 삼월, 원의 수도 개평부에서였다. 대한국이 완전히 멸망함을 확인한 후에 고려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곳이었다. 그곳에서 기현금을 처음으로 보았는데, 분명 이학회에서 다루다가 유실된 상태였을 것이다.

이후 기현금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다가, 천만의외(千萬意外) 임란 이후 소을촌에서 그 행적을 들을 수 있었다. 어떻게 그리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한때 그 기물은 소을촌에 귀속되어 있었다고 한다. 앞서 적었듯 이 기물에는 심혹(心惑)하는 성질이 있다. 당시 세을진인이었던 심운은 이 기물을 이용하여 소을촌에 봉인되어 있던 세종 이도를 다스리고, 그 내부에 억눌린 이도의 영혼을 몸에 정(正)히 깃들게 하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시도는 실패하였고, 유순하게 만드는 것은 성공하였으나 그 조작을 하지 못해 그만 사바세계로 잠시 탈출하였다는 것이다. 이도는 하루 뒤 금강산 인근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을 제 잠시 생각나는 것이 있다. 세조 이유가 집권한 지 10년에 이유가 부처를 목격하였다는 말이 있다. 혹여 이유는 이도를 본 것이 아닐까?

이후 기현금은 또 다시 유실되었고, 나중에서야 이 기물이 보전원에 바쳐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는 행방을 영 모르고 있다가, 지금 이곳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를 신색에게 말하였더니, 그 역시 놀라 한탄하며 말하였다.

"아, 옛 성인들의 악(樂)은 곧 이를 말함이 아니겠는가! 일찍이 시경(詩經)에서는 천자의 덕에 감복한 제후와 만민이 멀찍이서 아뢰는 모습을 노래한 바 있다.³ 이러한 기현금은 실로 옛 천자들의 연회에 사용되었음 직하지 않은가. 허나 현세는 너무나 어지럽고 흐트러진 상황이다. 이미 두 번의 전란이 이 땅을 덮친 이후, 유학의 도리는 서서히 흔들리고 있다. 제왕의 도와 신하의 도가 바로 서지 않은 이 땅에서 어찌 이러한 물건이 제 값을 얻을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은 것은 귀물(貴物)이 아닌 그저 귀물(鬼物)일 뿐이다. 우리는 이 물건을 그저 땅에 버려 쓰레기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

나는 이에 동의하여 기현금을 [정보 유실]에 맡기었다. 이제 어느 제에 다시금 감간지고(敢諫之鼓)의 시대가 와 옳은 방향으로 악(樂)이 쓰일 것인가!

— 반야 이진현(般若 李賑賢), 『기현금설』(奇玄琴說)

부록 298-KO-라: 탐사 기록

+ 접근, 기록 298-KO-라

탐사 기록 SCP-298-KO-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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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조: 기동특무부대 무호-17 ("도시 한가운데")

대상: PoI-463-KO의 소유로 알려진, SCP-298-KO 확보 공간

조장: 무17-조장 성유다

조원: 무17-1 유정헌, 무17-2 유정원, 무17-3 가딕하성

메모: 해당 탐사는 SCP-298-KO-2와의 면담에서 드러난 PoI-463-KO의 변칙적 활동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당시 거점을 옮기려고 시도하던 PoI-463-KO의 조직을 급습함과 동시에 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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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시작]

무17-3: 허어, 이거 여기 대빵은 벌써 날른 모양인데요.

무17-2: 우리 딴따라 친구 말론 평행우주를 건너다닌다니까.

무17-1: 열두 시 방향에 조직원 3명 접근.

(무17-1의 시야 카메라로, 다섯째주의 종파 조직원 3명이 접근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들은 건물 건축 자재 등으로 만든 조잡한 무기를 휘두르고 있다. 앞서가던 무17-조장이 톤파를 휘둘러 제일 먼저 다가오는 인물의 안면을 가격하고, 동시에 도약하여 뒤돌려차기로 후방에서 접근하던 인물의 명치를 가격한다.)

무17-2: 형, 조심!

(무17-조장이 측면으로 몸을 피하고, 그 자리를 마지막 인물이 건축 자재로 내려친다. 자재가 부러지면서 해당 인물의 자세가 흐트러지고, 즉시 무17-조장의 손에서 톤파가 회전하며 인물의 후두부를 가격한다. 인물이 짧은 신음을 흘리면서 앞으로 고꾸라진다.)

무17-2: 나이스!

무17-조장: 신났네. 작전 중에는 조장이라고 호칭하라니까.

무17-2: 부대장도 아닌데 뭐.

무17-3: 조장, 여기서부턴 갈라져야 할 것 같은데요.

(무17-3의 시야 카메라로, 두 갈래로 갈라진 복도가 드러난다. 복도는 불이 꺼져 있으며, 시야 카메라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잡히지 않는다.)

무17-조장: 사령부, 결정을 부탁한다.

사령부: 허가한다. 효율적인 탐사가 되도록 편성하라.

무17-조장: 알겠습니다, 김수동 부대장님. (한숨) 최대한 빨리 평행우주 관련 변칙성에 대한 증거를 찾아야 해. PoI-463-KO를 확보하면 더 좋고. 하성, 넌 나랑 같이 오른쪽으로 간다. 쌍둥이들은 왼쪽으로 가고.

무17-3: 알았어요.

무17-2: 허, 우리가 지금 서로 떨어지지도 못한다고 무시하는 거면—

무17-1: 입 닥쳐. (조장에게) 알겠습니다, 조장. 여기서 다시 만나도록 하죠.

[관련 없는 기록 편집됨]

(무17-조장과 무17-3은 복도 내부를 걸어가고 있다. 무17-3의 시야 카메라로, 수십 명의 다섯째주의 교도들이 포착된다.)

무17-조장: 제기랄—

(총성)

무17-3: 괜찮습니까?

무17-조장: 어, 맞지도 않았어.

(무17-조장이 화기로 대열의 후반부에 위치한 저격소총을 든 교단원을 쏘아 맞추고, 톤파를 휘둘러 흉기를 소지한 다른 인원의 두부를 가격한다. 무17-3 역시 사격하면서 교단원들을 차례로 무력화시킨다. 약 10분 간의 교전 후, 모든 교단원들이 무력화된다.)

무17-조장: 하성, 이것 좀 봐라.

무17-3: 뭔데요?

무17-조장: 이런 거 본 적 있냐?

(무17-조장의 시야 카메라로, 교단원 중 하나가 소지하던 저격소총이 포착된다. 대상은 드라구노프 저격소총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으나, 몇 가지 부품이 전혀 다르다. 추후 분석 결과, 해당 부품은 기준차원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무17-3: 이거 발사는 되는 거에요?

무17-조장: 제대로 안 되니까 아까 그놈 사격 실력이 형편 없었겠지. 뭐, 이것도 다른 우주 걸지도 모르고.

(무17-조장과 무17-3은 무력화된 교단원들을 지나쳐 안으로 계속 진입한다. 약 10미터를 지난 후, 복도의 조명이 모두 꺼진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다. 암전된 복도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관측되지 않는다.)

무17-조장: 어디 전원이 있을텐데.

무17-3: 그러게나 말입니다. 놈들이 우리가 온 걸 알고 이쪽은 전부 꺼둔 모양이에요.

무17-조장: 귀찮게…

(무17-조장의 시야 카메라로, 화면은 상당한 암흑에 휩싸여 있다. 무17-조장과 무17-3은 사전에 부착해둔 전술 조명을 작동시킨다. 전술 조명의 빛을 제외하고는 복도 내에는 아무런 광원도 존재하지 않는다. 두 인원은 한참 동안 걸어간다.)

무17-3: 아, 조장. 찾은 것 같습니다.

(무17-3의 시야 카메라로, 조명이 한 방을 비추고 있다. 무17-조장이 부비트랩이 설치되었는지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내부로 진입한다. 손전등으로 비추어지는 내부는 상당히 흐트러진 상태로, 추후 확인 결과 PoI-463-KO의 사무실로 밝혀졌다. 무17-3이 벽면에 붙은 다섯째주의 포스터와 갖가지 전단을 살피는 와중에, 무17-조장은 PoI-463-KO의 책상을 살핀다.)

무17-조장: …뭐야 이거?

무17-3: 조장, 이거 상당히 광범위한데요. 경기, 강원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과 충북 지역에도 교세가 있는 것 같아요. 총본산이 여기일지는 몰라도, 이와 같은 공간이 한국 북부 지방 전역에 존재할지도 모르겠어요.

무17-조장: 종교는 늘 빠르게 퍼지니까. (잠시 침묵) 여기 와서 이것 좀 봐라.

(무17-3이 무17-조장에게로 접근한다. 조장은 검은색 가죽으로 장정한 노트를 펼쳐보고 있다. 추후 검사 결과, 해당 노트는 PoI-463-KO의 것으로 밝혀졌다.)

무17-3: 뭡니까?

무17-조장: 아무래도 딴따라 납치범 노트인 것 같은데.

무17-3: 뭐라고 쓰여져 있는데요?

무17-조장: 대충 그 기타를 어디서 구했는지… 그리고 그 딴따라 친구에 관한 이야기. 챙겨가야겠군.

무17-2: (교신으로) 형, 뭣 좀 찾았어?

무17-조장: 지금 작전 중이라니까— (한숨) 왜.

무17-2: 우린 뭣 좀 찾았거든.

(무17-2의 시야 카메라로, 한 방의 내부가 드러난다. 실내에는 수많은 침상이 놓여 있으며, 그중 대부분에 흰 천이 씌워져 있다. 흰 천 아래의 실루엣은 그 아래 누군가가 누워 있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조용히 작동하는 환풍기 소음을 제외하고는 내부에서 다른 소리는 나지 않는다.)

무17-1: 이게… 다 뭐지?

무17-2: 내가 봤을 때는 그 싸이코패스 히피 새끼의 살인 희생자들 같아 뵈는데.

무17-1: 일단 가까이에 있는 시신 신원부터 확인해보지.

(두 인원은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침상으로 접근한다. 무17-1이 서서히 침상 위에 놓인 천을 걷기 시작한다. 천이 걷히더니, 그 아래 위치한 인물의 얼굴을 드러낸다.)

(얼굴은 SCP-298-KO-2의 얼굴과 정확히 일치한다.)

무17-2: …뭐야?

무17-1: …이게 무슨—

(무17-1은 말을 멈추더니, 이내 무17-2와 함께 옆으로 걸어가 침상의 천을 걷는다. 이러한 동작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침상 위에 누운 이들은 전부 SCP-298-KO-2와 동일한 외양을 하고 있다.)

[기록 종료]

부록 298-KO-마: PoI-463-KO의 기록

이하는 탐사에서 발견된 PoI-463-KO의 개인 기록에서 유의미한 부분을 발췌하여 수록한 결과이다.

+ 접근, 기록 298-KO-마

…그리하여 기현금을 구하였다. 그래, 도서관과 흑마술사사용자협회, 제팔처 등지를 계속 배회한 보람이 있었다. 그것이 어떻게 그런 장소에 있었을 줄 알았으랴? 하지만 범인(凡人)도 아닌 내가 찾으려 하니 어찌 답을 찾지 못하겠는가. 좌우간 이러한 여정을 거쳐 기현금을 회당에 가져올 수 있었다. 솔직히 현재의 모습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본디 비파였으니 지금쯤 비올라 정도로 변해있을 줄 알았건만, 통기타라…

…낭패다. 지금까지 교인 중 기현금을 다룰 수 있는 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기현금이 퀸텟quintet 중 까다로운 편에 속하는 물건임은 알았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개구리 영상으로 모두를 치료했지만, 나의 숙원을 이루지는 못하였다. 부끄럽지만 나 역시 그 악기를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이 한 가지를 다루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다섯 개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방책을 찾아야 한다.

찾은 것 같다…나의 첩보에 의하면 대중가수 유██는 상당한 수준의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그의 힘이라면 기현금을 사용하기에 매우 적절할 것임이 틀림없다. 다만 지금 그를 납치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우리는 지금 모습을 드러내선 안 된다. 그놈의 10국 것들이 사라지고 나서는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저 멀리에는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다…나는 아무래도 별들 사이를 뒤져봐야겠다.

찾았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나는 다른 우주에서 눈에 띄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유██의 다양한 화상들을 찾아내었다. 그리고는 그중 가장 작업하기 용이한 놈을 골라내어 이 우주로 다시 데리고 돌아왔다. 놈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놈이 기현금을 다룰 수 있다면, 놈을 다룰 수 있는 내가 기현금을 다루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놈이 맛이 갔다. 벌써 세 명째인데. 방도를 찾아야 한다.

왜 실패하는 거지?

반항심이 큰 게 요인일지 모른다. 미리 마약을 투여한 상태로 시작해보자…

스무 명이 넘어갔다. 놈은, 아니 놈들은, 다른 이들과 같이 예언만을 내뱉다가 죽어간다. 분명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한 걸까. 어떻게든 바로잡아야 한다.

성공이다! 전혀 기대치 않은 놈이 성공해버렸다. 아마 시술을 일찍부터 시작한 탓 같다. 역시 성공할 줄 알았다. 이 탁월한 계획과 행동력은 늘 성과를 내니까. 우선 놈은 회당 안에 가둬놓기로 했다.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이로써 교세를 더욱 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글쎄, 유██가 권유하는 종교는 모두들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이하의 내용은 비교적 최근 작성된 기록으로, SCP-298-KO에 관한 신고가 들어오기 석 달 전에 작성되었다.)

퀸텟 중 하나에 대한 정보가 들어왔다. 그 바이올린이다. 사후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줄 수 있다는 바이올린. 미국의 범죄조직에 귀속되어 있다가 행방을 몰랐는데, 그게 마침 한 음악 단체에 있다는 게 아닌가. 천운이 따르는 것이다. 드디어 두 번째 악기를 얻는다. 이로써 나는 한 발짝 더 별들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나는 나의 소금을 초월한다!

내키지는 않는 일이지만 놈을 보내기로 했다. 다년간의 시술로 놈은 회당의 그 누구보다도 상당한 능력을 갖추게 되었음을 안다. 또한 놈의 신경계를 교란해 탈출하려는 욕구를 아예 소거해버리기도 하였다. 그러니 걱정할 것은 없다.

그러나 어째서 이렇게 불안한 일일는지.

놈을 보냈다.

실패. 내 그럴 줄 알았지. 놈이 기현금을 다룰 줄 아는 유일한 놈만 아니었더라면 금방이라도 교체해버렸을 것이다. 띨띨한 놈.

재단이 들이닥쳐 놈과 기현금을 빼앗아 갔다. 일을 전부 그르치고 말았다.

아직 방법은 있다. 나는 그 바이올린을 찾으러 간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 오직 나만이 이 모든 일을 끝낼 수 있다! 교세야 다시 확장하면 그만. 신도들에게 회당을 지키라고 명할 것이다. 재단이 이들을 물어뜯는 동안, 나는 또 하나의 악기를 얻어낼 수 있으리라.

현재 PoI-463-KO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각주

1. 프사이 저항성 인간형 격리실의 내부는 구형이며, 스테인리스강 틀 두 개 사이에 납-알루미늄 합금을 끼워 제조되었다. 해당 격리실은 32-66 킬로헤르츠 사이에서 진동하는 프사이 억제기를 갖추고 있다.

2. 원거리에서 관측할 때에는 평범한 기타의 울림구멍으로 보인다.

3. 시경 제2편 소아(小雅) 중 <육소(蓼蕭)>를 인용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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