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
SCP-2910-JP
마법소녀는 맨해튼의 붉은 어둠을 난다
魔法少女はマンハッタンの紅き闇を飛ぶ
작가: O-92_Mallet
역자: LR0725
원본: http://scp-jp.wikidot.com/scp-2910-jp
일련번호: SCP-2910-JP | 3/2910-JP등급 |
등급: 케테르 | 기밀 |
특수 격리 절차
SCP-2910-JP 개체의 격리는 제310기지의 타입 그린 독립체용 격리 유닛을 이용한다. 격리 유닛에는 스크랜턴 닻 3기와 랭 사이펀 6기를 설치하며, 장비들은 규정된 기간마다 1기씩 새것으로 교체한다. 개체에게는 하루에 3회, 성인 인간형 독립체에게 제공하는 표준 식사의 양을 1/4로 줄여서 제공한다. 개체가 격리 유닛 바깥으로 나가는 것은 금지한다.
기준차원에서 접촉할 수 있는 위치에 존재하는 비격리 SCP-2910-JP 개체를 포착할 시, 현지로 접근 가능한 위치에 주둔 중인 대(對)-현실조작개체 부대에 즉시 통보한다. 가능하다면 확보를 시도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원격으로 즉결 처분 조치한다.
허드슨강 협정 제125조에 의거하여, 물리적 독립체, 웜홀, 그 외 특정 형태를 취하며 EVE를 방출하지 못하는 경도의 타입 블루 또는 유사 타입 블루 개체가 일반 사회에서 가지는 권리와 의무에 관한 지침이 제정되었다. 이를 근거로 구(舊) SCP-2910-A군은 2001년 10월 31일을 기점으로 특수 격리 절차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현재 이 보고서의 표현에서 'SCP-2910-JP-A'라는 호칭을 포함하지 않도록 개정이 이루어지는 중이다.
설명
SCP-2910-JP는 식육목에 속한 다양한 소형 포유류와 유사한 외양을 한 변칙 존재로, 개체 간에 외견 차이가 크다. 또한 체조직 구조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어떤 생물과도 일치하지 않으며, 개체에서 채취한 조직 조각은 빠르게 붕괴하여 재로 변한다.
현 시점에서 재단이 격리 중인 SCP-2910-JP 개체는 1개체뿐이다. 해당 개체는 길이 32cm, 체중 1.7kg으로 은백색의 털과 청색의 두 눈을 가지고 있다. 재단은 현재까지 서로 다른 SCP-2910-JP 개체가 최소 28개체 존재한다는 기록을 확보했으며, 그중 일부는 격리되지 않은 채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준차원에서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있는지는 불명이다.
SCP-2910-JP는 인간 성인과 동등한 수준의 지능을 가지며, 각 개체는 자신만의 명확한 인격이 있다. 개체는 정체불명의 기전으로 소리를 내고 말할 수 있으며, 언제나 듣는 입장의 지성체가 이해 가능한 언어를 골라서 사용한다. 또한 개체 간에는 알 수 없는 기전으로 원격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SCP-2910-JP의 주요 변칙성은 인간 여성 개인을 대상으로 발동한다. SCP-2910-JP 개체는 대상이 된 여성과 의사소통을 시도한다. 그 후 알려지지 않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양자 간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대상 여성1은 기적술에 기반을 둔 초상현상에 한해 제어능력을 얻는다. 이러한 상태를 유사 타입 블루라고 칭한다. 대상자는 존재기호ontoglyph와 동작기호kinetoglyph, 그 외 약식 의례 도구를 이용한 기적술 수법을 통해 EVE 방출이 가능해진다.2 그러나 특정 물질을 촉매로 필요로 하는 고농도 EVE를 대상이 발현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대상이 행사할 수 있는 기적술은 심리 조작만 가지고 성립 가능한 수준의, 실체를 가지지 않는 광선, 열, 척력 따위의 종류로 한정된다고 추측된다. EVE 방출 시 생기는 반동은 동반 중인 SCP-2910-JP가 감당하며, 개체가 현실조작 능력을 행사해 반동을 외부에서 인식 불가능한 정도까지 상쇄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상이 영향 하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자기 자신이 사망하는 것 외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 개체가 대상으로 삼은 여성이 선천적인 타입 블루인 경우, 개체가 대상자에게 현실조작을 실시할 시 대상이 사용 가능한 EVE 용량이 증대된다.
SCP-2910-JP 개체는 타입 그린으로 분류되는 인간형 독립체와 유사한 현실조작 능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관찰에 따르면 개체는 의례 도구로 사용 가능한 빗자루, 검은 옷, 지팡이 등을 스스로 생성하는 능력이 있다. 덧붙여 SCP-2910-JP 개체는 시각적, 청각적 은폐 및 일정 수준 이하의 열에너지와 역학적 에너지를 차단하는 보호막을 자기 자신, 그리고 대응하는 유사 타입 블루 양쪽 모두에게 각각 전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SCP-2910-JP가 가진 현실조작 능력의 잠재적 한계는 판명되지 않았으며 현재 추가 실험 역시 허용하지 않고 있다. SCP-2910-JP 개체는 자신이 합의를 맺은 유사 타입 블루 개체에게 대체로 헌신적이며, 자신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더라도 대상을 위기 상황에서 구하거나, 구하려고 시도하는 사례가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부록 2910-JP.1 > 9.11 사건 영상 기록
2001년 9월 11일, GoI-003 ("혼돈의 반란")의 중추 역할을 하는 부대가 주도하여 맨해튼 차원붕락 테러 사건을 일으켰다. 이 사태 때문에 일시적으로 이차원 공간으로 전이했던 맨해튼 시가지 중심에서 재단은 SCP-2910-JP를 발견했다. 아래 기록은 2001년 9월 14~15일에 재단과 세계 오컬트 연합 합동 부대, 그리고 지평선 구상을 필두로 한 협력 단체들이 펼친 맨해튼 탈환 작전의 영상 기록3 중, 각종 SCP-2910-JP 개체가 명확하게 관여한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하기 영상에 기록되지 않은 SCP-2910-JP 개체 역시 현장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의하라.
또한, 영상 기록 내에서 재단 인원과 확실한 교류가 오갔던 3개체는 편의상 SCP-2910-JP-1~3으로 기재했다. 각 개체가 자칭하는 이름, 변칙성의 대상이 된 여성, 현재 상황은 아래 표와 같다.
번호 | 이름 | 대상 | 현황 |
---|---|---|---|
SCP-2910-JP-1 | "쿼리" | 리타 헉슬리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일반 시민) | 개체는 재단 격리 하에 생존. 대상은 풀려남. |
SCP-2910-JP-2 | "리들" | 시빌 레일랜드 ("계시된 자들의 군대"4 소속 요원) | 개체는 2001년 9월 15일 사건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상은 생존. |
SCP-2910-JP-3 | "헥사" | PoI-4056 ("앨리슨 차오") | 개체와 대상 모두 행방불명. |
기록 2001/09/14 - 160011
기동특무부대 Ο-16 ("발푸르기스")가 기록
멤버:
- 대응부대 연락원 루돌프 파우제만
- 은비학부 수석 연구원 랜들 하우스
- 기동특무부대 O-16 ("발푸르기스"), Z-23 ("바쿠스의 술") 부대원
【2001/09/14 20:37 재생 시작】
[Ο-16, Ζ-23 두 부대는 뒷문소호에서 맨해튼섬 내로 진입하는 데에 성공했다. 소호를 포함한 시가지는 상공에서 봤을 때 진홍색 구름에 덮였으며 격렬하게 내려치는 재를 맞고 있다.]
Ο16-알파: 전 대원 장비, 점검 완료. 성수 탱크 잔량 97%.
Ο16-델타: 방진 마스크랑 휴대용 닻도 문제 없음.
Ζ23-알파: 이쪽도 전 대원 점검 완료. 다중차원 이동 때문에 손상된 기기들도 이 정도면 상정 범위 내다.
파우제만: 좋다. 맨해튼 구호대의 중심인 N-7을 포함해서, 제1대는 남서쪽 세계무역센터(WTC)로 진군 중이다. 제2대인 우리 Z-23이 담당할 건 섬 중앙에 있는 테러리스트들 제압이다.
Ο16-베타: 유황 냄새는 테러 첫날 둘러봤을 때 그대로… 숨 막힐 정도입니다. 여긴 지금도 대량의 악마가 있을 겁니다.
하우스: 그래, 방금 확인한 대로, O-16 여러분의 주된 임무는 미처 피난하지 못한 주민들을 반란이 소환한 악마 독립체 다수한테서 보호하는 거다.
Ζ23-베타: 그것만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말이지. 고개 좀 들어봐.
[카메라가 위쪽을 향한다. 그리니치 빌리지 방면에 체고 약 90m의 유백색이며 이족보행하는 에너지 독립체 (UE5-1109-B6로 지정)가 활보하고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개체의 머리 부분은 소의 두개골을 닮았으며, 카메라의 반대쪽을 보고 있다.]
하우스: 와우, 악마보다 훨씬 전투력 높아 보이는 녀석이 있는데. 말로는 듣긴 했지만 이렇게 보니까 박력 자체가 달라.
파우제만: 느긋한 소리 마, 하우스. 테러리스트는 맨해튼에 이 세상에 있는 온갖 변칙존재를 풀어놓고 있어. 차원 연락구 주변에 있던 적은 먼저 진입한 부대가 희생을 많이 치러서 격퇴했지만, 여기서부터는 정체 모를 놈들이 와글바글 대고 있다고.
Ζ23-알파: 우리는 그 모든 것들한테서 시민을 보호해야 한다. 모든 대원에게 알린다, 항상 주변 상황을 확인하고 적대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개체 대상으로는 선제공격을 주저하지 마라.
Ο16-베타: 어라라, 저건 뭘깝쇼? 거대 개체 뒤에 뭔가 보입니다.
[Ο16-베타가 UE-1109-B 뒤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검은 옷을 입은 유사 타입 블루 3명이 UE-1109-B의 배후를 바짝 뒤쫓으며 비행하고 있다. 이들은 알 수 없는 물체에 걸쳐 있으며, 눈으로 봤을 때 마땅한 동력원은 확인되지 않는다.]
Ο16-감마: 저건… 마녀인가. 그것도 꽤나 고전적인 종류네요. 21세기에 빗자루라니.
파우제만: 위험성은 대충 어때 보이나?
Ο16-베타: 현재 저들은 에너지 독립체의 이동을 주시하는 중인 듯합니다. 독립체와 어떤 관계인지에 따라 저희와 적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것 같습니다.
파우제만: 그렇다면 결정이군. 우리 임무의 일환으로 2종류의 변칙개체 모두 추적한다. 대상의 크기와 공중 기동성을 감안하면, 녀석들을 방치하면 WTC 방면에 끼어들 가능성이 높아. N-7에 쓸데없는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해라.
하우스: 알겠습니다, 파우제만. 마녀들의 목적지도 당분간 우리와 비슷할 것 같네요. 악마도 계속 처리하면서 마녀를 추적합시다.
Ζ23-알파: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Z-23과 Ο-16은 그리니치 빌리지로 이동 시작한다.
Ο16-제타: 실수하면 안된다! 한 치만 앞으로 가도 시뻘건 어둠에 덮였으니 말이지!
[UE-1109-B는 유사 타입 블루 일행과 함께 그리니치 빌리지로 계속 북진한다.]
【중단】
기록 2001/09/14 - 160043
기동특무부대 Ο-16 ("발푸르기스")가 기록
멤버:
- 대응부대 연락원 루돌프 파우제만
- 은비학부 수석 연구원 랜들 하우스
- 기동특무부대 Ο-16 ("발푸르기스), Ζ-23 ("바쿠스의 술") 부대원
【2001/09/14 21:12 재생 시작】
[Ο-16과 Ζ-23 두 부대가 그리니치 빌리지의 브로드웨이에서 북상 중이다. 주변에는 악마 독립체 다수가 쓰러져 있고, UE-1109-B는 유니온스퀘어 부근에 멈춰 있다.]
하우스: 악마 처리하기는 라스베가스 때보다 훨 나은 느낌이네요. 술도 창부도 거기에 비해선 많이 적으니까 말이죠. 그래도 돈은 더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파우제만: 우리가 준비한 장비를 좀 더 뜯어보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군. 일부러 후버댐 쪽 일당까지 재촉할 필요가 있었을까.
[전진 중인 두 부대의 발밑에는 혈흔이 흥건히 남아 있다.]
Ζ23-엡실론: 먼저 왔던 부대의 전투가 얼마나 격했을지 눈에 선한데… 악마 놈들보다도 악랄한 패거리가 있었던 거겠지. 그들의 희생을 헛되게 할 수는 없어.
Ο16-델타: 시신을 모두 회수할 수 있었던 것도 천운이었지. 잿더미가 이렇게 많이 쏟아지는 곳에 남겨뒀으면, 나중에 뭐로 변이할지 알 수가 없으니까.
Ο16-감마: 정지! 전방에 누군가 나타났다.
[기동특무부대 약 50m 전방, 옆골목에서 비틀비틀 걸어 나온 여자아이(리타 헉슬리)가 보인다.]
헉슬리: 누구 없어? 나 이제는-
[헉슬리의 혼잣말은 기침 소리 때문에 끊긴다. 그녀의 옷은 일부 닳아 떨어져 있다.]
하우스: 피난민이려나요?
Ο16-엡실론: 위험해! 지금 밖에 나오면-
헉슬리: [비명]
[도로 맞은편에 방치되어 있던 바리케이드 잔해 위에서, 직경 약 50cm의 빛 덩어리가 헉슬리에게 돌진한다. 헉슬리가 골목 안으로 날아간다. 이와 거의 동시에 총성 3발이 들려온다.]
하우스: 위험한데! 습격인가!
파우제만: 전원, 현장으로 전진!
[여자애가 서 있던 보도에 탄흔 2개가 보인다.]
Ο16-베타: 저격당한 거 같습니다. 아마 혼반 쪽 복병이 근처 건물 안에 있을 듯합니다.
Ζ23-델타: 골목 안 상황을 확인해야-
[골목 안에서 정체불명의 분명치 않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정체불명의 목소리: 지금부터 내가 너를 지키겠어, 리타.
[골목 안에서 돌연 강한 빛이 나기 시작한다.]
Ζ23-델타: 뭐야! 아무것도 안 보여!
[강한 빛이 멎자 다시 Z23-델타가 골목 안을 확인한다.]
Ο16-감마: 어때? 애는 무사해?
Ζ23-델타: 모르겠어. 빛의 구슬밖에 안 보여. 분명 무슨 목소리가 들리는데.
[빛 덩어리는 골목 안에서 상공 5m까지 떠오르면서 점점 광량이 적어진다. 빛이 사라진 곳에는 유사 타입 블루 개체가 된 헉슬리가 있다. 대상은 닳아 떨어진 옷 위에 검은 옷을 입고 단순하게 생긴 지팡이를 쥐고 있다. 또한 빗자루에서 척력을 일으켜 공중에 부유 중인 것으로 보인다. 헉슬리의 어깨에는 SCP-2910-JP-1이 올라타 있다. SCP-2910-JP-1은 사막여우와 비슷한 모습을 했으며 그 털은 은백색이다.]
Ζ23-베타: 새로운 마녀가 탄생한 건가?
[SCP-2910-JP-1이 헉슬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SCP-2910-JP-1: 아마 저 빈 창문에 범인이 있어. 알려준 대로 해봐.
헉슬리: 쿼리, 였나? 고마워. 나, 해볼래.
[헉슬리가 시속 12km 정도 속도로 비행해 도로 반대편 건물의 빈 창문에 돌격한다. 그녀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돌풍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창문에 튀어나와 있던 저격총의 총신이 방 안으로 튕겨져 나가는 순간이 포착된다.]
하우스: 확실히 저 애는 마녀처럼 행동 중인 것 같네요.
Ζ23-감마: 창 안에 뭐가 있었는지 뚜렷하게 확인하진 못했다. 테러리스트를 향한 복수라면 아직 괜찮은데, 상대가 일반 주민이면 어떡하려 그러지?
파우제만: 이봐! 적대자 후보가 하나 늘었잖아. 만약 저 녀석이 거대 에너지 독립체한테 합류하기라도 하면 상황이 안 좋아진다.
Ο16-베타: 어떡할까요? 계속 북쪽으로 갈까요? 아니면 저 마녀를?
하우스: 으음, 악마 쪽은 비교적 진정 중인 것 같으니 여기서 둘로 나뉘어도 괜찮을 거 같네요. 저희 O-16은 저 여자애 쪽으로, 파우제만이랑 Z-23은 괴물한테 가죠. 어떻습니까?
Ζ23-엡실론: 잠깐, 몇 시간 전까지 피투성이 싸움이 벌어졌던 곳에서 함부로 부대를 나누면 위험하지 않을런지?
Ο16-감마: 우린 피난민 보호를 우선시해야 돼. 새로운 변칙개체가 됐다 해도 여자애는 분명 상처를 입었었지. 그 애를 잃는 건 피하고 싶어.
파우제만: 두 부대가 함께 양쪽 토끼를 모두 잡는 건 무리 같군. 하우스의 제안대로 진행하자. …널 보고 있자니 불안해져서 미리 한 마디 해두겠는데, 제발 변칙개체 편들지는 마라. 작전에 방해가 된다 판단되면 바로 사살해.
하우스: 그래요, 당신이라면 무조건 그리 말하리라 생각했어요. 물론 그 말은 지키겠습니다.
Ζ23-알파: 좋아, 우린 계속 거대 독립체를 추적한다. O-16은 새로 나타난 마녀를 쫓는 거야.
Ο16-알파: 확인! 필요할 때면 바로 연락해.
[Ο-16은 Ζ-23과 헤어지고, 첼시 쪽으로 날아간 헉슬리를 쫓아 서쪽으로 진로를 바꾼다.]
【중단】
기록 2001/09/14 - 230086
기동특무부대 Ζ-23 ("바쿠스의 술")이 기록
멤버:
- 대응부대 연락원 루돌프 파우제만
- "계시된 자들의 군대" 소속 요원 시빌 레일랜드
- 기동특무부대 Ζ-23 ("바쿠스의 술") 부대원
【2001/09/14 22:49 재생 시작】
[Ζ-23은 잔해로 뒤덮인 유니온 스퀘어 근처까지 북상해, UE-1109-B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까지 도달한다.]
Ζ23-알파: 거대 독립체에 충분히 접근했다. 아까부터 독립체는 양팔로 하늘을 베려는 듯한 행동을 반복 중이다.
Ζ23-베타: 아마도 공중을 날아다니는 표적을 공격하려는 듯한데, 괴물이 너무 커서 하늘이 잘 안 보이네.
[UE-1109-B가 휘두르는 팔의 말단부에서 잠깐 동안 다량의 캑 회분7이 배출된다.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표적이 파괴된 흔적으로 추측된다.]
Ζ23-델타: 지상의 피해는 어때?
파우제만: 다행히 지금 녀석은 발밑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군- 이봐, 뭔가 접근해 온다!
[Ζ-23을 향해 유사 타입 블루 개체 여럿이 하강해 온다.]
파우제만: 변칙개체들 따위가 멋대로 까불어 대기는! 요격 태세를 취해라!
[Ζ-23은 유사 타입 블루 개체를 향해 실탄 사격을 가하지만 대상의 이동 속도는 전혀 늦춰지지 않는다. 개체들에서 약 2m 떨어진 위치까지 다다른 실탄은 그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파열된다. 이때 UE-1109-B가 지면의 존재들을 알아차린 모습을 보인다.]
Ζ23-엡실론: 멈출 수 없어! 이제 곧 저 녀석들이 착륙한다!
[Ζ-23은 사격을 멈춘다.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 중 한 명(시빌 레일랜드)이 지상에 내려오고, 파우제만의 바로 앞까지 걸어온다. 대상과 함께 있는 SCP-2910-JP-2는 집고양이와 비슷한 외견에 녹색 털을 가지고 있다.]
파우제만: 어어이, 여기 오는 건 그만두지 않겠나!
레일랜드: 갑자기 우루루 몰려와서 미안. 여러분은 맨해튼에 온 구원 부대?
Ζ23-알파: 먼저 그쪽 신원부터 알려주실까.
레일랜드: 이거 실례. 나는 시빌 레일랜드, "계시된 자들의 군대"에서 왔어. 그리고 이 조그만 친구는 리들이고.
SCP-2910-JP-2: 여어. 얼굴도 모르는 상대한테 갑자기 총부터 들이대는 건 마음에 영 마음에 안 드는데.
파우제만: 흥, 조그만 주제에 불평 불만은 제대로구만. "계시된 자들의 군대"라면 구상 쪽 신앙심 깊은 무리 아닌가? 그런데 이런 마녀들 무리에 끼다니. 화형이라도 당하고 싶은 건가?
레일랜드: 재판에 넘겨지기 전까지 일단 살아 있다면 말이지. 우리는 결사대야, 애초에 생존 같은 건 신경쓰지 않고 있어.
파우제만: 안됐지만 지금 우린 변칙개체랑 오랫동안 협상하고 있을 시간 따윈 없어. 여기서 빨리 발을 빼줬으면 하는데.
레일랜드: 나는 다른 마녀들을 괴물한테서 지키기 위해 협력해 줄 사람들을 찾고 있어. 대부분이 어린 애들이거든. 리들과 함께 지키려고 애쓰고는 있지만 아직 손이 부족해. 아까 전에는 한 명을 잃기까지 했지. 이대로는 버틸 수가 없어.
파우제만: 아아 그러셔, 일단 너희들은 저 괴물 같은 놈한테 들켰으니 그 책임을 져야지. 알았으면 어서 해산해.
[UE-1109-B가 몸을 굽혀 Z-23을 쏘아보고 있다. Z-23은 UE-1109-B에게 맞서 전투 태세를 취한다.]
레일랜드: 기분 상하게 만든 거 같아서 미안하게 됐어. 그럼 우리도 가야겠지.
SCP-2910-JP-2: 무리하지는 마, 시빌. 네 목숨이 제일 중요하니까.
[레일랜드가 다시 떠올라, 공중에 남아 있던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에게 돌아간다. 직후 UE-1109-B가 적색으로 발광하는 오른팔을 타입 블루들 쪽으로 치켜들고, 이들은 빠르게 산개해 그 자리를 벗어난다.]
Ζ23-엡실론: 놈에게 효과가 있을 법한 무기는 있나?
Ζ23-알파: 우선 멧카프부터 쏴서 모습을 드러내게 하자고! 즉시 투사 준비!
[Ζ-23은 UE-1109-B에게 멧카프 비실체 반사역장 발생기8를 투사한다. Ζ-23에게 팔을 내리치려는 듯하던 UE-109-B는 뒤로 몸을 젖히면서 기가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행동이 구속되지는 않은 상태다.]
Ζ23-베타: 역시 이것만 갖고 사라질 정도로 약해빠지진 않았구만. 비실체 고에너지탄은 사용 가능한가?
Ζ23-알파: 위험하지. 그건 특정 목표를 향하는 게 아니라 거리가 쑥대밭이 될 거라구.
[다시 모인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이, 태세를 정비하려는 듯한 UE-1109-B에게 화염을 내뿜어 공격을 시도한다. 열에너지는 기적술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레일랜드: 꼬맹이들의 보호자로서 전력을 다해 상대해 주겠어!
[UE-1109-B의 머리가 녹기 시작하고 행동 속도가 유의미하게 느려진다.]
파우제만: 흠, 변칙개체끼리 싸우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런 광경이 보이면 항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단 말이지. 이 섬에서라면 그런 일이 당연하게 터지겠지. 망할.
[UE-1109-B가 붕괴해 백색 연기로 변한다. 연기는 빠르게 Z-23으로부터 멀어져 약 300m 떨어진 위치에서 다시 UE-1109-B의 모습으로 변화한다.]
Ζ23-알파: 일시적으로 무력화하는 건 가능했지만 고속 이동해서 금방 부활해 버리는 것 같네. 놈이 제멋대로 날뛰게 내버려 뒀다간 맨해튼의 제공권을 확보할 수 없어. 효과적인 억제법을 찾아내야 되는데.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은 첼시 방면으로 날아간다. 첼시 시가지에서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유백색 에너지 독립체(UE-1109-C로 지정)가 천천히 일어나는 광경이 보인다.]
Ζ23-감마: 도망간 곳에서 계속 새로운 괴물이 나와 대는구만. 이게 저놈들의 수법인가?
파우제만: 서쪽엔 O-16이 있어. 저것들은 저쪽한테 맡기고 일단 우린 괴물을 먼저 쫓자구.
Ζ23-델타: 목적지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맨해튼섬 한가운데의 마천루다. 반란 놈들이 분명 점령하고 있겠지. 자, 붉은 어둠은 아직 계속 깊어진다고!
[Ζ-23은 UE-1109-B을 쫓아 브로드웨이로 진군하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방면으로 향한다.]
【중단】
기록 2001/09/14 - 160132
기동특무부대 Ο-16 ("발푸르기스")가 기록
멤버:
- 은비학부 수석 연구원 랜들 하우스
- 기동특무부대 Ο-16 ("발푸르기스") 부대원
【2001/09/14 23:15 재생 시작】
[Ο-16은 하우스를 선두로 두고, 첼시 시가지 내 악마 독립체들을 격퇴하면서 서쪽으로 나아간다. 주택 벽에는 각종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배경만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Ο16-엡실론: 이 주변에 솜씨 좋은 변칙예술가라도 있던 건가? 섬 중심부가 생지옥이 된 거에 비하면 여긴 꽤나 적막하네.
Ο16-감마: 제발 주민들 지키자고 희생한 건 아니면 좋겠는데.
하우스: 안돼, 숨이 차도록 왔는데 쫓아갈 수가 없어요. 너무 빨리 날고 있어요.
[하우스와 O-16으로부터 50m 앞에 헉슬리가 비행 중이다. 주변 건물들의 빈 창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 중인 것으로 보인다.]
Ο16-베타: 저 녀석 정말 게릴라 병사를 구분해서 공격 중인 거 맞아?
Ο16-델타: 구분하고 있든 아니든 현장엔 시체만 남을 뿐이야. 마녀한테 죽었든, 그전에 이미 죽었는지는 별개로 둬도 말이지.
Ο16-알파: 가능성 있는 얘기네. 반란은 결코 살아남은 인원을 실탄 저격 같이 잡스러운 일에 배분하지 않았을 거야.
하우스: 아직 어린 애잖아, 진짜 살인마가 되는 건 좀- 어 이런! 저기 또 다른 마녀다!
[Ο-16 전방 30m,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날아가는 유사 타입 블루 개체 1명이 짧은 시간 카메라에 비친다. 그 직후 해당 인물을 추적하는 초중량 교전용 신체틀 (오렌지 슈트) 1대가 카메라 화면을 가로지른다.]
Ο16-베타: 맨해튼까지 기껏 와놓고, 여기서도 저놈들은 잡병 사냥에 열 올리고 있는 건가요.
Ο16-제타: 저 녀석은 아까 낮에 거대 괴물한테 당해버렸던 쪽 잔당인가? 화풀이하고 있을 여유가 있으면 여기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9
[초중량 교전용 신체틀은 유사 타입 블루 개체 쪽으로 광탄을 사출한다. 대상은 광탄에 맞고 격추되어 O-16으로부터 약 100m 떨어진 지점으로 추락한다.]
하우스: 맙소사. 그 아이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직 어려 보였는데.
Ο16-알파: GOC는 이번 작전에 오렌지 슈트를 조금만 투입했다고 들었는데, 저들이 우리 추적 대상을 먼저 처리하는 건 기분이 좋지 못해. 전방에 있는 독립체 추적에 더 박차를 가한다.
Ο16-베타: 시간을 낭비해선 안됩니다. GOC가 예고한 시각까지 12시간도 안 남았어요. 그 시각을 넘기면 GOC는 테러 생존자 구조를 멈추고 바로 차원 변칙의 확대를 막기 위해 피치카토 절차를 실행할 겁니다.
하우스: 만약에 우리 부대 중 하나라도 일을 그르쳤다간 우리도, 그 애도, 섬 자체도 몽땅 날아가 버린단 건가요, 앞으로가 걱정이구만. 그런데, 마녀에 대해서 좀 신경 쓰이는 점이 있었습니다.
Ο16-감마: 뭐죠?
하우스: 으음, 여기까지 마녀를 몇 명 봤지만, 그들 모두가 비행에 아주 서투른 듯한 인상을 받았단 말이죠. 척력 에너지를 EVE로 공급하는 건, 원래 타입 블루의 소질이 없던 사람한테는 좀 너무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Ο16-알파: 그렇다면, 역시 저 독립체들은 즉석에서 만들어진 유사 타입 블루에 불과하다는 뜻?
하우스: 아마도.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저희는 그녀들을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날아다니게 내버려두는 건 너무 위험해요.
Ο16-제타: 결국 객체 확보의 연장선이라 보면 되는 거지? 우리들한텐 일상이라구. …GOC 거대 로봇을 끌어내야 하는 전장이 아니라면 얘기지만.
[헉슬리의 앞에 유백색 연기가 내려온다. 연기가 땅에 닿은 뒤 급격히 모습을 바꾸며 두족류의 형상을 한 UE-1109-C가 나타난다. UE-1109-C가 에너지로 이루어진 촉수를 펼친다.]
Ο16-베타: 여기도 거대 괴물이 있잖아! 온 맨해튼에 괴물 놈들이 있는 건가.
[헉슬리가 비명을 지르더니 급격히 방향을 튼다. 그리고 불안정한 궤도를 취한 채로 급상승하여 UE-1109-C로부터 도주한다. UE-1109-C의 촉수는 O-16 인근을 선회 중이던 초중량 교전용 인체틀을 처음으로 공격한다. 슈트는 일순 폭발하며 대량의 캑 회분이 뿜어져 나온다.]
Ο16-알파: 이런! 우리가 지금 가진 장비로 저놈을 상대하는 건 위험해. 일단 퇴각하자!
[UE-1109-C가 Ο-16과 헉슬리를 느리게 쫓아오기 시작한다.]
Ο16-엡실론: 의외로 느리네! 그치만 우리, 확실히 괴물한테 찍힌 것 같네. 느긋하게 움직일 수는 없겠어.
[Ο-16의 왼쪽 앞, 북동쪽에서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이 날아오는 것이 관측된다. 선두에 있는 것은 레일랜드이다.]
레일랜드: 리타! 그만 돌아다니고! 여기야!
헉슬리: 레일랜드! 모두들! 와줘서 살았어, 이제 끝장인 줄 알았어.
SCP-2910-JP-2: 아까 비슷한 녀석을 퇴치해 봤으니 알려줄게, 놈들한텐 화염이 효과가 좋아. 가능하겠어? 으음, 내가 제대로 가르쳐 줬던가.
[SCP-2910-JP-1이 몸을 쭉 펴는 자세를 취한다.]
Ο16-알파: 도망칠지- 그녀들을 지킬지-
하우스: 한 명 한 명은 약해도 수가 많으면 어느 정도 시간벌이는 되겠죠. 조금 양심의 가책을 느끼긴 하지만, 우리들 안전을 먼저 확보해야 저들을 지키든 뭐든 가능합니다.
Ο16-알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하우스, 우선 여기서 물러나자.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이 일제히 북쪽을 바라본다.]
하우스: 다행이다, 그녀들한테도 아직 원군이 있는가 보네요.
[시선이 닿는 저 끝에서 새로운 유사 타입 블루 개체 1명이 날아온다. 해당 개체는 다른 개체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비행하고 있다.]
레일랜드: 앨리슨! 치료를 부탁해도 될까? 한 곳에 모여있어야 모두 안전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앨리슨이라 불린 인물(PoI-4056)은 지팡이를 들어 올려, 한데 모여 있는 모든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에게 기적술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확대하여 관찰하면, 전달되는 에너지는 앨리슨의 어깨에 올라타 있는 SCP-2910-JP-3한테서 발생 중인 것을 확인 가능하다. SCP-2910-JP-3은 흰색과 보라색이 섞인 털을 가지고 있으며, 그 외견은 대체로 쇠족제비를 닮았으나 커다란 뒷바퀴와 새빨간 안구가 특징적이다.]
PoI-4056: 고마워, 모두들. 여기서부터는 우리 모두 함께야. 그렇지? 헥사.
[SCP-2910-JP-3은 유의미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다.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은 PoI-4056을 선두로 앞세워, 멈춰선 UE-1109-C를 향해 집단으로 공격을 감행한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이들은 대부분 상당히 안정된 궤도를 취해 비행하는 듯 보인다.]
Ο16-베타: 선두에 있는 사람… 꽤 오래 전에 어디서 본 거 같은데?
Ο16-델타: 뭔가 알고 있는 거야?
Ο16-베타: 어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5, 6년 전쯤 제17기지 면회 접수처에 왔던 것을 본 적 있어요. 누구 가족이었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리고 어째서 지금 이런 곳에 있는지도 잘은 모르겠고요.
[Ο-16은 유니온 스퀘어로 철수한다.]
【중단】
기록 2001/09/15 - 911372
재단 기록부대 제1헬리콥터가 기록
[09/15 03:57] 제1헬리콥터는 록펠러 센터 상공에서 맨해튼섬 남부를 촬영 중이다. 화면 바로 앞에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저 너머에는 세계무역센터(WTC)의 쌍둥이 빌딩이 보인다. 제1세계무역센터 정상에는 실 덩어리 형태를 한 정체불명의 유기물 구조(UE-1111로 지정)가 휘감겨 있다.
[04:01] 화면 오른쪽(맨해튼섬 서부)에서 연기가 된 UE-1109-C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돌격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그 외 UE-1109 개체들10은 부정형 상태로 빌딩 주변을 선회 중이다. UE-1109-C을 추적하고 있는 유사 타입 블루 개체 23명이 화면에 잡힌다. 영상을 확대하면 이들 전원이 각각 SCP-2910-JP 개체와 동행 중인 것이 보인다.
[04:07] UE-1109 개체 무리의 연기가 건물 상공에서 모여 서로 융합하기 시작한다. 상공에 떠 있는 붉은색 구름에서는 흡사 낙뢰처럼 보이는 붉은색 에너지가, 빌딩 상층부에서는 더 많은 유백색 연기가 UE-1109 개체들의 연기에 합류한다.
[04:12] 연기가 한순간 흩어졌다가, 전체 길이 350m를 넘는 거대 에너지 독립체(UE-1109-Σ로 지정)가 출현한다. 해당 독립체는 지금까지 확인된 모든 UE-1109 독립체들의 외견상 특징을 한몸에 보유하고 있다.
[04:14] UE-1109-Σ가 행동을 개시한다. 개체는 머리에 달린 두 개의 뿔 사이에 흑색 에너지를 모으더니, 개체 주변을 비행하고 있던 유사 타입 블루들을 빨아들인다. 이들은 통제력을 잃은 듯해 보이는 곡선 궤도로 어떻게든 UE-1109-Σ로부터 멀어진다.
[04:16] UE-1109-Σ가 3번째, 4번째 오른팔을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을 향해 뻗자, 이들은 빠르게 흩어진다. 개체들 중 3명이 UE-1109-Σ의 팔과 접촉하고 말았고, 이들은 관측 불가능한 크기까지 분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04:19] 유사 타입 블루들은 흩어진 대형을 지키면서 UE-1109-Σ 개체 주변을 맴돌고 있다. UE-1109-Σ가 그중 한 명을 노리고, 촉수에서 적색 광탄을 발사한다. 광탄은 본래 표적을 맞추지 못하고, 재단 기록부대 소속 제6헬리콥터를 격추한다. 피격한 헬리콥터는 다량의 캑 회분으로 변환된다.
[04:21]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 대부분이 고도를 낮추고 빌딩들 사이로 들어간 탓에, 제1헬리콥터의 시야에서는 보이지 않게 된다. UE-1109-Σ의 몸통 아래쪽이 얇은 줄 모양의 연기로 변하더니, 빌딩들 사이를 메우는 형세를 보이며 점차 확산해 간다.11
[04:24] 유사 타입 블루들은 계속 저고도를 유지하며 산개하고 있다. 그중 한 명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대략 170m 떨어진 위치에 떠올라 있는 모습이 잠시 동안 확인된다. 해당 인물은 계속 상승해 온 UE-1109-Σ의 연기에 집어삼켜져 사라진다.
[04:28] 마천루 곳곳에서 따로따로 이륙한 유사 타입 블루들은 재차 고고도를 유지하며 한데 모이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영상에 확인되는 사람은 11명까지 줄어들었다. UE-1109-Σ는 연기로 된 몸통을 휘감고 있다.
[04:30] 화면 너머 WTC 주변 영상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맨해튼섬 남쪽 끝에서 새로운 차원 변칙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12 UE-1109-Σ와 유사 타입 블루들은 전투를 이어간다.
[04:33] 유사 타입 블루 개체들은 UE-1109-Σ와 거리를 벌린 채로 다시 집합하고, 제1헬리콥터 쪽으로 접근한다. PoI-4056을 맨 앞에 둔 타입 블루들이 방출한 기적술 에너지가 공중에 집중된다.
[04:34] 한 군데 모여든 EVE 덩어리에서 청색 광선이 방출되어 UE-1109-Σ를 직격한다. UE-1109-Σ는 기가 꺾인 채로 광선을 피하기 위해 유니온 스퀘어 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한다. 유사 타입 블루들은 EVE 덩어리를 유지한 상태로 전진한다.
[04:36] 무리의 선두에 있던 PoI-4056이 돌연 지금까지의 최고 속도를 뛰어넘어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하여, UE-1109-Σ의 복부에 돌격한다. 영상을 확대해 보면 PoI-4056은 빗자루에서 떨어져, 다른 알 수 없는 동력을 이용해 비행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유사 타입 블루 개체 2명이 이를 따른다. EVE 덩어리는 사라지고 광선도 정지한다.
[04:37] UE-1109-Σ 독립체가 자세를 다시 바로 세운다. PoI-4056은 개체의 복부를 관통하고, 다른 유사 타입 블루 2명은 각각 왼쪽과 오른쪽으로 우회해 UE-1109-Σ를 추적 중이다. WTC는 화면 중앙 부근에 보이는 제1타워 일부와 UE-1111을 제외하면 화면에 포착되지 않는다.
[04:40] 화면에 보이지 않는 거리까지 날아간 유사 타입 블루 개체 3명 쪽으로 UE-1109-Σ가 방향을 돌리더니, 차원 변칙의 존재를 인지하고는 연기로 변해 제1세계무역센터를 향해 돌진한다.
[04:41] 완성된 차원 변칙 때문에 UE-1109-Σ가 제1세계무역센터로 돌진하던 것은 막히고, 개체는 튕겨져 나오더니 트라이베카 상공에서 다시 실체를 갖춘 상태로 돌아온다. UE-1109-Σ는 조금 당황한 기색을 보이는 것이 눈에 띈다. 유사 타입 블루 3명의 행방은 알 수 없다.
[04:42] UE-1109-Σ 개체가 다시 그 형체를 무너뜨리더니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돌아간다. 살아남은 유사 타입 블루 8명은 레일랜드를 선두에 둔 채 대형을 조율하나, 가장 후미에 있던 헉슬리가 무리에서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한다.
[04:46] UE-1109-Σ가 내뿜은 광탄이 제1헬리콥터 쪽으로 날아온다. 일순 재가 비산하더니 영상이 즉시 두절된다.
기록 2001/09/15 - 160267
기동특무부대 Ο-16 ("발푸르기스")가 기록
멤버:
- 은비학부 수석 연구원 랜들 하우스
- 기동특무부대 Ο-16("발푸르기스") 부대원
【2001/09/15 05:01 재생 시작】
[Ο-16은 유니온 스퀘어 주변의 피난민과 접촉하기 시작한다.]
Ο16-엡실론: 현실 붕괴는 진정된 것 같아서 좋긴 한데. 지금 우리 여력이라면 그냥 화재만 나도 수습 못한다구.
Ο16-베타: 으음, 그래머시 방면 생존자 중에 초상인간도 몇 명인가 있었었죠. 라미아 가족이요. 그 사람들도 일반인이랑 똑같은 대피소로 안내하면 될까요?
하우스: 일단은요. 후방지원부대한테 부탁해서 뒷문소호로 이송해 달라고 하죠.
Ο16-알파: 피난을 서두르지. 그렇지 않으면 그 괴물딱지가 다시 여기까지 휙 날아올 거다.
[Ο-16은 상공에 있는 UE-1109-Σ의 행동을 주시 중이다. UE-1109-Σ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북쪽에서 이동하고 있다.]
하우스: 충분히 거리를 두고 행동하죠- 정지! 저건 뭐지?
[하우스가 북동쪽 하늘을 가리킨다. 직경 약 2m의 담흑색 구체가 불안정한 궤도를 타고 O-16을 향해 떨어지고 있다.]
Ο16-델타: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가 접근 중! 대장, 즉시 요격 태세 준비를!
하우스: 아니- 잠시만요. 뭔가 모습이 이상합니다. 혹시 마녀일지도-
[Ο-16 부대원들은 총을 겨눈 채로 대기한다. 담흑색 구체는 기특대로부터 3m 위의 상공까지 접근한 뒤 급정지한다. 구체가 무너지고 그 안에는 누군가 타고 있다.]
Ο16-제타: 이 녀석… 밤에 우리가 쫓아갔었던….
하우스: 역시나. …리타, 여기는 이제 안전해요. 이제 내려오셔도 됩니다.
[붕괴한 구체에서 나타난 헉슬리가 빗자루에서 떨어진다. 먼저 착지한 SCP-2910-JP-1이 헉슬리가 떨어질 때의 충격을 줄여준다.]
SCP-2910-JP-1: 너희는… 맨 처음에 리타를 발견해 줬던 사람인가?
Ο16-감마: 그렇지.
SCP-2910-JP-1: 미안하지만 이 애를 안전한 장소까지 옮겨주지 않을래. 나 혼자서는 좀 힘들 거 같아. 이제 숨이 너무 가빠서 말이야.
[헉슬리는 부름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중증의 기도 폐색을 시사하는 천명음을 내고 있으나, 의식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Ο16-엡실론: 그 정돈 괜찮겠지. 지금 바로 산소 마스크를 준비하겠다.
하우스: 리타에 대해서 듣고 싶은 것도 있으니 당신도 따라와 주시지 않겠습니까?
SCP-2910-JP-1: 그래. 리타는 완전 지친 상태야. 나는 마지막까지 확실히 지켜봐야만 해.
하우스: 협력 감사합니다. 모두, 만일을 위해 타입 그린에 상응한다고 추정한 채로 초기 대응해 주세요.
Ο16-알파: 알겠다. 지금부터 변칙개체 확보에 들어간다.
[Ο16-알파가 SCP-2910-JP-1을 스크랜턴 휴대용 닻으로 결박한다.]
하우스: 이야, 그나저나 모두들 정말 훌륭하게 활약해 주셨어요. 여러분이 없었더라면 저희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피난시킬 수 있었을까 모르겠습니다.
SCP-2910-JP-1: 그거 우리한테 하는 얘기야?
하우스: 그럼요. 저희는 지상에서 보고 있었을 뿐이지만, 저격병이나 하늘 위 괴물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건 틀림없이 마녀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SCP-2910-JP-1: 고마워.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어 기쁘네.
Ο16-델타: 개체하고 불필요한 대화는 자제하라고, 하우스. 아직 임무 중이야.
하우스: 하하, 죄송합니다.
[Ο-16 부대원 2명이 SCP-2910-JP-1과 헉슬리를 뒷문소호로 이송하기 위해 남쪽으로 향한다.]
Ο16-베타: 곧 아침 해가 밝을 시간입니다. 이 구름을 뚫고 보인다면 말이지만요.
하우스: 그렇죠. 그리고 만에 하나의 사태가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아마 그게 맨해튼섬이 보는 마지막 아침 해가 될 테죠. 제1대의 행운을 빌고 있읍시다.
[하우스와 Ο-16이 동쪽 하늘을 올려다 본다. 하늘은 계속 붉은색 구름과 쏟아져 내리는 재로 뒤덮여 있다.]
【중단】
기록 2001/09/15 - 230294
기동특무부대 Ζ-23 ("바쿠스의 술")이 기록
멤버:
- 대응부대 연락원 루돌프 파우제만
- "계시된 자들의 군대" 소속 요원 시빌 레일랜드
- 기동특무부대 Ζ-23("바쿠스의 술") 부대원
【2001/09/15 05:53 재생 시작】
[파우제만과 Ζ-23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중층부에서 GoI-003 소속 초상인간 부대와 교전 중이다.]
Ζ23-베타: 망할! 상대 머릿수가 너무 많아! 게다가 정상적인 인간이라곤 코빼기도 안 보이는구만!
Ζ23-감마: 뱀 여자건 외눈박이건 닥치는 대로 쏴죽여! 우리 임무의 최종장이라 생각하고!
[안구가 하나밖에 없는 거대 인간형 독립체가 Z23-엡실론의 흉부를 붙잡는다.]
Ζ23-엡실론: 이거 놔!
Ζ23-델타: 이 새끼가, 눈알을 뽑아내 주마!
[Ζ23-델타가 거대 인간형 독립체의 안구를 저격한다. 혼란에 빠진 인간형 개체는 Z23-엡실론을 집어던진다. Z23-엡실론은 유리창에 부딪히고, 창이 깨지면서 해당 요원은 타워 밖으로 추락한다.]
Ζ23-감마: 씨발! 아인 새끼가, 가만 안 둔다!
[Ζ23-감마가 투척한 수류탄이 시야를 잃고 넘어져 있는 거대 인간형 독립체에게 명중한다. 대상은 완전히 분쇄된다. 분쇄된 조직 파편이 주변의 초상인간 부대를 날려버린다.]
Ζ23-델타: 거대 괴물은 덩치 큰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단 말이지, 안 그래?
파우제만: 진정해라 감마! 뒤를 잡히고 만다!
[수류탄의 폭풍을 타고 Z23-감마의 등 뒤로 돌아 들어온 기체 형태의 독립체가, Z23-감마를 집어삼키려 시도한다.]
Ζ23-감마: 아뿔싸-
[Ζ23-감마 뒤에 있던 유리창이 깨지면서 빌딩 바깥에서 누군가 난입한다. 난입해 들어온 사람이 Z23-감마와 충돌한다. 기체형 독립체는 날아가면서 뿔뿔이 흩어지고 만다.]
Ζ23-감마: 아팟!
파우제만: 위험했네. 그리고 당신은, 아, 저번에 그 화형 지망자구만?
레일랜드: 이제 됐어. 이미 한번 불에 탔거든.
[도로 일어선 레일랜드의 얼굴은 회색 그을음 때문에 더러워져 있고, SCP-2910-JP-2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는다.]
파우제만: 이거 실례. 그 조그마한 녀석이 당신 대신 가버린 건가.
레일랜드: "너만이라도 살아남아"라면서, 타들어가는 불길 속에서 리들이 나를 집어던져 버렸어. 괴물이 만들어낸 불꽃 속에서 말이지.
Ζ23-알파: 유감이군. 거대한 괴물에 대한 정보는 뭔가 알아낸 거 있나?
레일랜드: 명복을 빌어줄 여유는 없단 거구나. 좋아. …아마 저 괴물은 무언가를 매개로 현현해 있는 거라 생각해. 아무리 일류 테러리스트라 한들 저만한 크기의 생물을 지배 하에 둘 수는 없어. 게다가 놈은 이 빌딩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분명 여기에 뭔가 있을 거야.
Ζ23-감마: 이 빌딩은 테러리스트가 잔뜩 도사리고 있는데? 위에 어떤 미친 놈이 잠들어 있을지 모른다구.
파우제만: 잠깐 기다려 봐-
[파우제만이 통신용 단말기를 꺼낸다.]
파우제만: ……음…… 이것들, 내 충고를 개무시했구만…… 이제 됐다, 뭐든 맘대로 하라지. 난 모른다.
Ζ23-알파: 하우스 쪽 부대에 무슨 일 있었던 건가?
[파우제만은 단말기를 끄고 레일랜드 쪽으로 돌아선다.]
파우제만: 별일 아니다. …하우스 녀석, 그쪽의 동료 한 명을 확보했다는 거 같더군.
레일랜드: 정말? 나는 그 애들을 한 명이라도 많이 구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해.
파우제만: 격리 대상이 마구 늘어나면 나는 별로 기쁘지 않은데. 뭐, 적어도 이 생지옥 섬에서 재단이 확보 능력을 아직 유지하고 있단 건 좋은 소식이군.
[Ζ-23은 레일랜드를 데리고 빌딩 상층부로 향한다. 그러던 중 선두에 선 Ζ23-알파가 멈춰선다. 바로 앞의 층에서 금색 빛이 새어 나오고 무언가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온다.]
Ζ23-알파: 정지. 여기 누군진 몰라도 꽤 많은 수가 모여 있다. …맙소사, 저게 대체 뭐야?
레일랜드: 신께 기도 드리는 게 그걸로 대체 몇 번째지?
파우제만: 네가 이교 고양이한테 빌었던 것보단 아직 적다.
[Ζ-23이 층 입구에 집합해 내부 상황을 관찰한다. 층 내부에는 다수의 혈흔이 금색 빛에 의해 환하게 비춰지고 있다. 정확한 수는 불명이나, 여러 명의 인간 및 초상인간이 서로 구타하거나, 베거나, 물어뜯는 등 폭력을 저지르고 있다. 이들 모두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데도 폭행을 멈출 징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Ζ23-델타: 당사자가 아닌 살육전을 보는 건 정말이지 안 좋은 기분이 드네.
레일랜드: 섬 한가운데 우뚝 솟은 빌딩 꼭대기서 무한한 살육전이라니, 저기, 이거 틀림없이 뭔가 의식 같은 거라 생각하는데.
Ζ23-베타: 기습은 가능할까?
Ζ23-알파: 저쪽이 우릴 감지한 듯한 기색은 없지만, 이미 상대는 투지와 살의가 흉흉해.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위험해질 거다.
파우제만: 이게 꺼림칙한 의식을 위한 투쟁이라면, 의식의 핵이 된 물체를 노리는 건 어떤가? 그런 물건이 보이진 않나?
Ζ23-델타: 좀 더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 같은데.
[Ζ-23은 층 천장에 매달려 있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확인한다. 외견상으로는 사과와 비슷한 거대한 금색 과실이며, UE-1109 독립체들과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유백색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레일랜드: 황금색 사과… 디스코르디아… 불화, 투쟁, 그리고 혼돈의 상징이야. 정말이지 놈들이 동원할 법한 방법이네.
Ζ23-베타: 그렇다면 목표는 저 사과란 거지. 레일랜드, 그쪽의 마법, 과일에도 효과가 있을 거 같아?
레일랜드: 리들 없이 쓰면 결국 후폭풍이 올 거야. 당신들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건 좋지 않아.
파우제만: 여기까지 와서 변칙개체한테 맡기는 것도 웃기지. 우리만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Ζ23-알파: 남은 철갑매몰주탄徹甲埋没呪弾으로 아주 숨통을 끊어주지. 전원, 정확히 조준해라!
[Ζ-23은 사과를 목표로 철갑매몰주탄을 발사한다. 탄알 4발이 정확히 과실의 시상면을 따라 관통한다. 사과는 천장에서 떨어져, 바로 밑에 있던 늑대인간 2명을 집어삼키고 붕괴한다. 광원이 사라진 층 내부는 어둠에 뒤덮인다.]
파우제만: 좋아, 돌격한다! 한 놈도 놓치지 말도록-
[Ζ-23은 층 내부로 돌입하나, 중단된 의식에 이용된 희생자들은 이미 모두 쓰러져 있다.]
Ζ23-델타: 안되겠네 이거. 이미 전멸했어.
Ζ23-베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안에 들어와 봐도 돼, 지옥 구경 해보고 싶으면.
레일랜드: 난 상관없어. 지금까지 이미 수없이 지켜본 광경이니까.
[파우제만과 레일랜드가 층 내부로 진입한다. 창밖에는 UE-1109-Σ가 극심하게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파우제만: 당신 예상이 적중한 거 같군. 아무래도 이걸로 맨해튼의 하늘은 다시 우리 것이 된 모양이야.
[UE-1109-Σ가 머리부터 붕괴하기 시작한다. 개체는 다시 UE-1109 독립체 6마리로 분열하고 천천히 빌딩에서 떨어지기 시작한다. 개체들 모두 쇠약해진 징후를 드러낸다.]
레일랜드: 해냈어! 이걸로 살아남은 아이들은 무사히 도망칠 수 있겠어! 모두, 잘 해내줬어….
파우제만: 괴물한테 결정적인 공격을 먹인 건 어디까지나 우리다. 그쪽 공헌도는 뭐, 0까지는 아니어도, 아주 적은 수준일걸.
Ζ23-베타: 저기 봐! 하늘이 점점 개고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보이던 검붉은색 구름이 서서히 엷어져 간다. 동쪽에서는 하얀빛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캑 회분의 농도 역시 급격히 감소한다.]
Ζ23-알파:우리는 빌딩 내부 진압 작업을 속행한다. 승리가 목전이다!
[유사 타입 블루 여러 명이, 밝아오기 시작하는 맨해튼의 하늘에서 사방으로 비행하는 모습이 보인다.13]
【중단】
기록 2001/09/15 - 072733
기동특무부대 Ν-7 ("전속력으로")가 기록
멤버:
- 맨해튼 구원대 제1부대장 알토 클레프
- 기동특무부대 Ν-7 ("전속력으로")-알파
- PoI-4056
【2001/09/15 06:34 재생 시작】
[제1세계무역센터 상층부, 사무실 창가에 기대어 있는 클레프가 보인다. 창밖에는 캑 회분의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폭풍의 발생원은 타워 정상의 UE-1111로 추정된다.]
클레프: 분명 녀석의 케이크를 먹어치우는 건 내 일이었지. 그렇지만 말이야, 녀석을 먹는 건 변함없이 이 녀석이 할 일이거든.
[클레프가 콜록거리면서 손에 쥔 샷건을 어루만진다. 클레프의 입가에는 검댕이 다량 묻어 있다.]
Ν7-알파: 이대로 화상을 방치하면 목숨까지 위험합니다. 그렇지만 놈들이 머지않아 여기까지 올라올 겁니다. 부디 결단을.
클레프: 알고 있다니까. 이 몸이 안하면 누가 하겠냐. [기침] 단지 상태를 좀 정비하고 싶은 거지.
Ν7-알파: 어찌 해야….
[카메라가 창밖에 나타난 인영을 비춘다. 그림자는 잿구름이 내려앉는 가운데서 부유하고 있으며, 무언가 말다툼을 하는 듯 보인다.]
정체불명의 여성: 왜 떨어져 나간 모두를 도우려 하지 않는 거야? 헥사? 여기까지 우리를 믿고 따라와 준 애들인데? 대체 왜?
정체불명의 개체: 우리 목표는 차원붕괴가 퍼지는 걸 막는 거였어. 그걸 위해선 저기 있는 남자를 치료해야만 해. 그래서 내가 널 여기까지 데려온 거야. 앨리슨, 지금이야말로 네 마법을 보여줄 때야.
클레프: 아…? 앨리슨…?
[대화 내용상 카메라에 비친 인영은 PoI-4056과 SCP-2910-JP-3으로 추정되나, 둘의 선명한 근접 영상은 찍히지 않는다.]
PoI-4056: 이 사람이? 지금 당장 쓰러져 죽을 것 같이 생겼는데, 다른 애들 모두보다 중요하다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인데?
SCP-2910-JP-3: 난 그를 잘 알고 있어. 너희 아버지, 그리고 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그의 목숨이 아직 필요하단 것도 알고 있지.
PoI-4056: 그래, 아빠를 위해서… 구나.
Ν7-알파: 멈춰라! 대장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클레프: 물러서. 내가 케이크 폭탄 먹고 귀가 맛이 간 게 아니라면, 저 녀석은 내 친구의 딸이다.
[클레프에게 제지당한 N7-알파는 PoI-4056에게 겨누고 있던 총구를 밑으로 내린다. PoI-4056은 간신히 고도를 낮추고, 클레프는 창밖으로 몸을 기울인다. 영상 촬영 각도의 한계상, 클레프가 PoI-4056 및 SCP-2910-JP-3과 소통한 기록은 음성으로만 남아 있다.]
SCP-2910-JP-3: 그거면 됐어. 이걸로 구원은 이루어지는 거야.
클레프: 얼굴을 마주하는 게 이런 악몽의 날일 줄이야. 네 목덜미를 붙들어서 찰리한테 건네 줘야 하는 건데.
PoI-4056: 아빠를 알아? 아빠는 지금 어딨어?
[휘몰아치던 재의 폭풍이 조금 약해진다.]
클레프: 지금은 시간이 없어. 그치만 네가 잘 지내고 있단 건 내가 반드시 전해 줄게. 살아만 있다면, 어딘가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클레프의 아래에 있던 PoI-4056은 돌풍에 올라타 그대로 고도를 올리고, 결국 날아가 타워에서 멀어진다. UE-1111이 만들어내던 재도 사그라들고, 이 때문에 창밖에는 차원 변칙 너머로 어렴풋이 아침 해가 비추는 모습이 보인다. 영상 기록에는 PoI-4056의 그림자만이 남아 있다.]
Ν7-알파: 저 애가 뭘 한 겁니까?
클레프: 아아… 그거야 나도 모르지. 하지만 난 확실히 살아났어. 정수리 꿰뚫려서 죽으면 안될 아가씨가 여기 적어도 한 명은 있으니, 일할 이유는 충분하구만. 자, 돌아간다.
[클레프는 몸을 틀어 타워 내부로 돌아간다. 카메라가 그 뒤를 쫓는다.]
【중단】
부록: 2001년 11월 15일 현재, 클레프 박사는 UE-1111을 포함한 정체불명의 변칙 개체와 함께 제1세계무역센터 상층부에서 행방불명된 상태다. 추가 기록 2910-JP를 참조하라.
부록 2910-JP.2 > 유사 타입 블루 관련 보도
맨해튼섬은 2001년 9월 15일부로 변칙차원과 분리되어 기준차원으로 복귀했다. 맨해튼 현지에 남아 있던 보도진과 통신이 회복되면서, 세계 각지의 보도 기관은 재단의 검열 능력을 뛰어넘은 양의 속보를 쏟아냈다.14 이러한 속보 중에는 SCP-2910-JP의 영향을 받은 유사 타입 블루에 관련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래의 영상 기록은 같은 날 13시부터 CNN 인터내셔널에서 방송한 프로그램을 일부 발췌한 것이다.
기록 2001/09/15 - CNN-INT
CNN 인터내셔널이 보도
【전략】
아나운서: …계속해서 맨해튼섬의 피해 상황과 생존자 정보를 속보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네ー, 새로운 추가 속보가 들어와서 전해드립니다. 조금 전, 맨해튼섬의 생존자 한 분께서 오늘 오전 8시경 대피소의 모습을 기록한 VTR을 보내 주셨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조금 전 맨해튼섬의 생존자 한 분께서 대피소의 모습을 기록한 VTR을 보내 주셨습니다. 지금부터 그 VTR을 틀어드리겠습니다.
[VTR 재생 시작]
[00m00s-] 비디오카메라의 시점은 점차 밝아오는 하늘 아래, 센트럴 파크 내에 준비된 옥외 대피소에 밀집한 사람들을 비춘다. 어떤 기계의 잔해로 보이는 수많은 톱니바퀴의 집합체15가 대피소 기둥 대용으로 쓰이고 있다. 주변에 캑 회분이 전혀 쌓여 있지 않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00m23s-] 대피소 내 민간인들 사이에 섞여 있는 트롤 1명이, 주변 인간들에게 맨손으로 공격을 당하고 있는 광경이 포착된다. 트롤은 상대를 제지하려고 허둥지둥 대고 있다. 녹음된 소리를 들었을 때, 대피소에서 트롤이 너무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며 인간이 불만을 표하는 것으로 보인다.
[00m38s-] 피난민 가운데 몇 명이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어딘가 먼 곳을 가리킨다. 앞쪽으로 방향을 돌린 비디오카메라에 대피소를 향해 진격 중인 UE-1109-B가 보인다. 그러나 해당 개체는 확연히 쇠약해졌고 움직임도 느릿느릿해진 모습을 보인다.
[00m52s-] 또 다른 피난민 몇몇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위쪽을 가리킨다. 비디오카메라가 위쪽으로 방향을 틀자, 저 멀리서 유사 타입 블루 2명이 대피소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 포착된다. 둘 모두 신체 여러 군데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며, SCP-2910-JP가 이들과 동행하고 있다.
[00m57s-] 유사 타입 블루 2명이 UE-1109-B를 한 번 힐끗 바라보지만, 이를 무시하고 대피소로 착륙한다. 피난민들의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온다.
[01m08s-] 둘은 착륙한 뒤 트롤을 폭행하던 인간들을 중재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들은 처음에는 그녀들에게 불평을 늘어놓으나 이내 설득되어 공격을 멈춘다. 트롤은 둘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 시점에서 UE-1109-B는 완전히 정지한다.
[01m41s-] 유사 타입 블루 2명은 피난민들의 앞에 나선다. 뒤따라, 비디오카메라는 그 두 명을 중심으로 영상을 촬영한다.
[02m00s-] 둘은 각각 "안젤리나 피커링", "마리에타 메이워더"라고 자칭한 후, 피난민들에게 아래와 같이 일갈한다. 피난민들은 이를 경청한다.
피커링: 저희 둘은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피난민이에요. 여러분처럼 저희는 다양한 분들과 계속 협력해 왔어요.
메이웨더: 저희한테 마법의 힘을 준 작은 요정들도, 똑같은 힘을 얻은 많은 마법사도 있었어요. 그리고 맨해튼섬에 계신 모든 사람들도요. 두려운 사건 속에서 모두가 생긴 것을 넘어서서 하나로 합심했죠.
피커링: 방금 전에 "공중의 괴물을 쓰러뜨린 영웅이 왔다"라고 성원해 주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 명, 두 명만의 힘이 아니었어요. 모든 마녀, 아니, 섬을 지키려 한 수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신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었죠.
메이웨더: 외모의 차이, 힘의 차이는 관계없어요. 하나로 단결하면, 어떤 세상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단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단결만이 우리를 지키는 길이란 거예요.
피커링: 저희는 다른 대피소 쪽으로도 이 메시지를 전하러 갈 거예요. 앞으로 조금만 더, 모두 부디 무사히 살아남아 주세요.
[02m57s-] 피난민들의 환성이 울려퍼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되어 "단결"이라는 단어를 외친다. 그중에는 트롤도 끼어 있다.
[03m03s-] 비디오카메라에 "결속한다면 신도 될 수 있다고 신부님16도 말씀하셨다!"라 말하는 목소리가 녹음되었다. 카메라에 가까이 있던 피난민이 외친 소리라 생각된다.
[03m08s-] UE-1109-B는 고통스러워 하며 방향을 돌려 대피소에서 멀어진다. 독립체의 움직임은 더욱 느리고 약해진다.
[03m17s-] 유사 타입 블루 2명이 수많은 성원을 받으면서 대피소를 떠나 UE-1109-B를 추월해 저 하늘로 날아간다.
[VTR 재생이 종료된다.]
아나운서: 지금까지 현장에서 도착한 VTR을 보내드렸습니다. 저희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여러분, 맨해튼섬의 생존자 분들과 단결해 이 사태를 극복해냅시다. 다시 이어서 맨해튼섬의 피해 상황과 생존자 보고를 속보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다음 속보는….
【후략】
부록: UE-1109-B는 상기한 VTR 영상 시점에서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완전히 소멸한 것으로 추측된다. 피커링과 메이웨더는 맨해튼섬으로 복귀한 후 이스트빌리지의 대피소에서 확보되었으나, 이때 둘은 이미 SCP-2910-JP와 이별한 뒤였다. 그녀들과 동행하던 SCP-2910-JP 2개체는 현재까지 재단에 붙잡히지 않은 상태다.
이 보도가 억제 불가능한 속도로 정상세계까지 확산되면서, 콜롬비아 코븐coven을 필두로 한 세계 각지의 타입 블루 협동 단체 및 초상인간 지지 단체 다수가 "세계의 단결"이라는 명목을 내걸고 공민권 운동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이에 찬동하여, 멕시코만 체제 하에서 초상인간과 타입 블루의 부분적 권리・의무를 제정할 것을 재단과 연합에 강하게 요구했다. 한편, UE-1111의 정신조작에서 벗어난 악마 독립체 다수는 재단에 투항했고, 맨해튼섬 부흥에 필요한 각종 노역에 참여하겠다는 계약을 재단 법무부에 제안했다. 위와 같은 내용을 종합하여 2001년 9월 20일 체결된 허드슨강 협정에 맞춰, 재단과 연합은 초상인간 및 타입 블루의 격리/청산 방침을 대폭 변경해야 했다.
부록 2910-JP.3 > 면담 기록
아래는 2001년 9월 19일, 재단 격리 하에 들어온 SCP-2910-JP 1개체, 그리고 그 변칙성의 대상이 된 여자아이와 각각 개별로 실시한 면담 기록이다.
기록 2001/09/19
면담 기록: SCP-2910-JP-A17
대상: 리타 헉슬리
면담자: 아놀드 나가세 (기적학부 수석 연구원)
주: 면담 당시 헉슬리는 'SCP-2910-JP-1-A'로서 제310기지 타입 블루 격리실 내에서 보호되고 있었다. 그녀는 캑 회분을 흡입한 탓에 호흡기 질환 치료를 받고 회복하는 중이었다.
【전략】
나가세: SCP-2910-JP-1-A, 지금부터 몇 가지 질문을 드릴게요. 그러니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대답해 주세요. 9.11 사건 발생 당시에는 어디 있었나요?
헉슬리: 브루클린에서 첼시에 있는 친구 집으로 놀러가고 있었어. 그땐 정말 심각했지- 집도 거리도 전부 요동치고, 푸르던 하늘은 한순간에 붉게 물들었어. 그래도 그건 시작일 뿐이었지. 얼마 동안은 그냥 집 안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이틀째에 집에 악마가 쳐들어오는 바람에 우린 다 뿔뿔이 흩어져 도망쳤어.
나가세: 계속 말씀해 주세요. 당신이 구조될 때까지 4일 동안 기억나는 일들을 얘기해 주시면 된답니다.
헉슬리: 나는 어떻게든 도망쳤어. 악마, 좀비, 커다란 새한테서 전부. 넓은 장소로 가야 위험한 적을 발견하기 쉬울 거라 생각해서 워싱턴 스퀘어 공원에 잠깐 머물기도 했지. 근데 폭발하는 컵케이크의 비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꼴을 봐버렸지 뭐야. 그때부터는 어찌저찌 재 속을 헤쳐서 뒷골목 사이로 도망 다니다가 숨어서- 나, 지금도 어떻게 그렇게 긴 시간을 쓰러지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는지, 정말 불가사의하다 싶어.
나가세: 그렇군요. 그러면, SCP-2910-JP-1, 그러니까 쿼리라는 이름의 존재와 만날 때까지 당신은 계속 혼자였단 거네요.
헉슬리: 응. 그때 쿼리랑 못 만났다면 나는 분명 죽임을 당했을 거야.
나가세: 엄청나게 큰일이었네요. 다음으로, 쿼리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세요. 쿼리가 어떤 힘을 부여해줬나요?
헉슬리: 내가 맨해튼에서 살아서 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쿼리한테 부탁했어. 그랬더니 쿼리가 나를 지켜주겠다고 말하더라고. 눈치 채고 보니 나는 마법사가 되어 있었어. 마치 해리 포터18처럼. 나 그 책 엄청 좋아했었거든.
나가세: 흠. '마법'을 쓰는 방법은 바로 알게 된 건가요?
헉슬리: 쿼리가 간단한 걸 골라서 알려줬어. 공포, 슬픔, 분노, 그런 마음의 움직임이 나와 쿼리의 마법이야. 분명 해리 포터에 나오는 사람들도 이런 식으로 마법을 썼던 거겠지. 쿼리 덕분에 나도 분명 마법을 쓸 수 있다, 쓰고 말 테다, 그렇게 다짐했었어.
나가세: 그 마법을 써서, 창문에 숨어 있던 테러리스트를 공격하고 돌아다녔던 건가요?
헉슬리: 그래. 쿼리는 눈이랑 귀도 좋아서 창문 쪽에 뭐가 있는지 전부 꿰뚫어봤어.
나가세: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표적은 항상 정확했단 거네요. 사건 현장을 확인했지만, 분명히 쿼리의 판단은 틀린 점이 전혀 없었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이제 하얗고 거대한 괴물과 만났을 때부터의 얘기를 해주세요.
헉슬리: 그 괴물은 엄청 커다랗고 무서웠어. 실제로 그 녀석한테 동료도 몇 명인가 당해버렸지. 모두들 나랑 비슷한 나이였고, 아마 나랑 똑같이 마법사가 방금 막 된 참인 애들이었다고 생각해.
나가세: …괴로우시면 잠시 휴식을 취하셔도 좋아요.
헉슬리: 아니, 좀 더 얘기하게 해줘… 레일랜드나 차오 같은 강한 사람이 선두에 서고, 나머지 동료들이 협력해서 괴물하고 맞서 싸웠지만… 나는 뭐가 됐든 내 한 몸을 겨우 지키는 게 고작이었어. 위험한 순간이면 몇 번이고 쿼리가 구해줬다…고 생각해. 괴물이 내뿜는 연기 촉수한테서 도망치려고 빌딩들 사이를 엄청 빠르게 날아다니다가, 완전히 한계에 부딪혀서 그 뒤로는 기억이 잘 없을지도.
나가세: 힘든 경험이었네요. 그렇지만 무사히 저희 앞까지 도착하셔서 정말 안심했어요.
헉슬리: 다른 사람들은? 그 뒤로 어떻게 된 거야?
나가세: 그건… 그렇군요, 그쪽은 굉장히 운이 좋은 축이었다고 말해 둘게요. 그렇지만 저희가 확인하기로 적어도 레일랜드를 포함한 3명은 무사해요.19 그리고 아마도 몇 명 정도는 더 맨해튼 땅을 빠져나올 수 있었을 거라 믿고 있어요. …우선 지금은 자기 자신이 무사히 돌아왔단 걸 기뻐하죠. 저희도 가능한 선에서 지원하겠습니다.
헉슬리: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나가세: …SCP-2910-JP-1-A, 지금부터 하는 말을 잘 들어 주세요. 마법을 쓸 수 있게 된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지내는 세계에서 격리돼요. 저희 같은 어두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회에 편입되어서, 원래 가족들과는 영원히 지낼 수 없게 되는….
헉슬리: 그런….
나가세: …게 지금까지 저희들의 상식적인 대응이었지만…. 아마도 그리 되지 않을 거예요.
헉슬리: 엣.
나가세: 3년 전에 폴란드에서 벌어진 사건부터 세상에는 이미 한 번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죠. 그리고 이번 테러 사건으로 더욱 더 크게 세계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 같아요. 여러분 같은 마법사가 테러 진압에서 세운 공적에 대해서는 저희 같은 초상사회 사람들뿐 아니라, 현장에 있었거나 보도를 본 수많은 일반사회 사람들 역시 고평가하고 있답니다.
헉슬리: 정말? 우리가, 전 세계 사람들한테?
나가세: 정말이에요. 제 윗분들이자, 일반사회와 초상사회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현재 검토 중이랍니다. 인간과 조금 다른 여러 인종의 사람들, 그리고 헉슬리 씨 같은 마법사를 '경도초상자'(經度超常者)로 정의를 내려서 일반사회 속으로 편입시키는 안이 검토되고 있죠. 가까운 시일 내에 경도초상자로서 가족 분들 곁으로 돌아갈 날이 오겠죠. 저희는 심경이 복잡하지만요.
헉슬리: 그렇구나, 그 말을 들으니 엄청 안심했어. 그럼 그날까지 잘 부탁해요.
나가세: 네, 헉슬리 씨, 당신의 사회 복귀를 위해 저희는 전력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합니다.
【후략】
기록 2001/09/19
면담 기록: SCP-2910-JP
대상: SCP-2910-JP-1 ("쿼리"라고 자칭하는 개체)
면담자: 랜들 하우스 (은비학부 수석 연구원)
【전략】
하우스: 사건 때 신세 많이 졌습니다. 덕분에 리타는 저희 밑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고요.
SCP-2910-JP-1: 괜찮아, 딱딱하게 안 굴어도 돼. 우린 그녀들을 구하려고 불려나온 거니까. 그냥 할 일을 한 것뿐이야.
하우스: 불려 나왔다라. 부른 분은 누구시죠?
SCP-2910-JP-1: 헥사(SCP-2910-JP-3)한테서. 그 녀석 사람 부리는 게 아주 거칠거든. 그걸 미리 알았으면 협력 안했을 텐데.
하우스: 그렇군요. 헥사에 대해서 조금만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SCP-2910-JP-1: 그래. 걔는 우리 고향에 온 건, 여기 시간으로 치면 한 4년쯤 전이었지. 녀석은 처음에는 우리가 아니고, 너희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어.
하우스: 원래 헥사는 인간이었다는 건가요?
SCP-2910-JP-1: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그 인간은 없어지고 대신 우리랑 비슷한 모습을 했지만 말하는 법은 그 인간이랑 쏙 닮은 애가 나타났어. 그래서 어쩌면 헥사는 우리가 모르는 방법을 써서 우리처럼 변한 거 아닐까 싶어.
하우스: 흠, 그거 흥미로운 얘기네요. 그렇다는 건 헥사가 여러분의 동료가 아니란 걸 알고서도 그에게 협력한 겁니까?
SCP-2910-JP-1: 으음, 뭐라고 해야 할까, 헥사의 인망은 진짜였어. 언제나 논리정연하게 말하고, 마치 미래가 보이는 것처럼 우리한테 딱 맞는 충고를 해줬지. 뭐가 어찌 됐든 카리스마는 있었던 것 같아.
하우스: 그래서 이번 사건에서 헥사한테 불려 나왔단 건가요.
SCP-2910-JP-1: 그래. 원래 우리가 사는 세계는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인데, 헥사가 우리 고향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을 완벽하게 알아내서 우리한테 알려줬어. 너무 길이 멀어서 중간에 어땠는진 거의 다 잊어버렸는데, 마지막에는 '적색, 백색, 청색의 3색의 축을 일곱 구획만큼 역주행'20했던 건 기억나. 무척 갑갑했었지.
하우스: 맨해튼섬에 온 뒤로 여러분은 여러 여성들한테 접근했었죠.
SCP-2910-JP-1: 그랬지. 헥사는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라고 말했었으니, 우리는 맨해튼을 돌아다니면서 지금 당장 위험한 상황에 처할 거 같은 사람이나, 뭔가 전투에 익숙해 보이는 사람을 찾아서 협상했었어. 어찌 됐든 사람이 필요하다 생각했으니까.
하우스: 그러다가 당신은 리타를 만났던 거군요.
SCP-2910-JP-1: 딱 좋다 싶은 사람이 눈에 안 들어와서 꽤 초조했었지. 그래도 리타를 돕고 싶었던 건 정말이야.
하우스: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마법을 가르쳐줬단 거네요.
SCP-2910-JP-1: '가르쳐줬다'고 해야 되나, 뭐 그렇네, 좀 예상 외의 일이었지만 말이지. 여기 세계 사람들은 마법을 잘 못 쓰더라고. 마음을 움직일 만한 감정만 있다면 대체로 어떤 마법이든 쓸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하우스: 감정만으로 사용 가능한 기적술의 강도에는 한계가 있죠. 저희가 아는 대마법에는 보통 혈액 같은 에너지 공급원이 필요합니다.
SCP-2910-JP-1: 뭐야, 마법을 쓰는 데 재료가 필요하다고? 우리 세계에서 그런 걸 했다간 엄청 낮은 위치 사람으로 보일걸. 문자 그대로.
하우스: 허어.
SCP-2910-JP-1: 아무튼, 리타가 그 자리에서 쓸 수 있을 법한 범위의 마법을 외우게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었지. 이곳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마법의 이미지는 헥사한테서 이미 들었었으니, 우선 장난감 로브랑 지팡이, 빗자루를 들려주거나 그랬어. 다른 쪽 애들도 대체로 비슷한 느낌이었던 거 같아. 사실은 그런 거 전부 필요없거든. 뭐, 마법의 요령이란 마음 먹기 달린 것이니, 분위기도 중요하단 걸 다시금 깨달았지.
하우스: 리타가 품고 있던 마녀의 이미지에 맞추려고 여러모로 머리를 굴렸던 건가요. 꽤 배려심 넘치는 요정이시네요.
SCP-2910-JP-1: 주인으로 행동하도록 허락한 사람을 우린 모두 목숨을 걸어서 지켜, 그게 우리들의 신조야. 뭐, 우릴 불러낸 사람이 어찌 생각했을진 모르겠지만.
하우스: 헥사는 달랐다는 건가요.
SCP-2910-JP-1: 그래. 괴물의 배를 노리고 뛰어든 그 특공대 봤어? 주인을 지킨다는 생각이 있다면 그런 위험한 짓을 할 리가 없지. 그 녀석만은 마음 속 어딘가 앨리슨을 그닥 기꺼워하지 못했던 것 같아. 그걸 보니 녀석은 역시 우리와는 다른 무언가구나, 또 한 번 그리 생각했어.
하우스: 네, 나중에 영상을 확인했었는데, 그건 정말이지 터무니없는 몸통박치기였죠. 혹은 마녀가 빗자루를 완전히 버리는 모양새였죠. …아무튼, 다시 차원변칙으로 뛰어든 사람들하고는 그 후로 연락이 닿았습니까?
SCP-2910-JP-1: 전혀 못 했어.
하우스: 흠. …헥사가 아직 살아 있다 생각하시나요?
SCP-2910-JP-1: 적어도 내가 같은 짓을 했으면 무조건 죽었을걸. 그치만 그 녀석이니까 뭔가 살아남을 수단이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 어쩌면 우리조차 아무도 모르는 길을 이용해서 저 멀리 낯선 세계로 향하고 있지 않을까.
파우스: 여러분이 왔던 길은 헥사가 알려줬었던 거라고 그러셨죠? 그렇다면 헥사는 그 외에도 다른 길을 갖고 있었던 건가요?
SCP-2910-JP-1: 헥사가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주인인 앨리슨은 어쩌면 가능할지도 몰라. 앨리슨이 하던 행동을 보면 아마 그녀는 예전부터 진짜 마녀였던 것 같으니까.
하우스: 과연… 그 마녀와 요정 조는, 다른 조와는 근본적으로 잠재력 자체가 달랐다는 가능성이 있군요.
SCP-2910-JP-1: 분명 그렇네.
하우스: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인데, 당신은 헥사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건 대체 뭐였을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SCP-2910-JP-1: 헥사를 여러모로 보고 느낀 건데, 녀석은 주인이나 피난민 같은 거 말고, 어쩌면 맨해튼섬이 있는 이 세계 자체에 흥미가 있던 거 아닐까? 뭔가 정체 모를 것을 생각 중인 듯한 느낌이 강했어.
하우스: 그렇군요, 사실 저희 맨해튼섬 탈환 작전 최후반부에 헥사가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헥사는 정말 세계를 구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었다, 이렇게 보는 것도 분명 이치에 맞는단 느낌이 드는군요.
SCP-2910-JP-1: 그렇지만 말이야. 원래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헥사가 왜 너희들 세계를 구하는 데에 흥미를 가진 걸까? 이것만큼은 정말 난 전혀 이해가 안 가.
하우스: 그의 주인은 저희 세계의 인간이니까, 그런 이유일 가능성은 없을까요?
SCP-2910-JP-1: 하지만 헥사는 그렇게나 주인을 마음대로 자유자재로 다뤘잖아. 그 행동 원리를 보면 최소한 앨리슨을 위해 움직였단 생각은 안 들어.
하우스: 흐음. 이러면 수수께끼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기만 할 것 같네요.
SCP-2910-JP-1: 뭐, 헥사를 불안 요소라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나는 그것보단 앨리슨 쪽이 걱정돼. 만약 아직 살아 있을 때의 얘기인데, 헥사랑 함께 있다 보면 그 애는 죽지는 않겠지만, 죽을 것 같은 꼴은 앞으로도 잔뜩 겪게 될 거야. 불쌍하게도.
【후략】
하우스 연구원이 실시한 면담에서 얻은 정보로 추론하건대, SCP-2910-JP가 서식하던 원래 시간선에서 '마법'을 쓰는 방법은 우리 세계와 원리가 매우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SCP-2910-JP-3 및 그의 상대가 된 PoI-4056은 다른 SCP-2910-JP들과는 또 다른 별개의 법칙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변칙 현상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이를 토대로 봤을 때, 맨해튼섬에서 발생한 마법 중 어디까지가 SCP-2910-JP에서 유래한 것인지 정확히 밝혀내는 것은 극히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기적술에서 말하는 '닮음의 법칙', 즉 "비슷한 것들은 비슷한 것들을 낳는다"를 근거로 생각해보면, SCP-2910-JP에 영향을 받은 헉슬리 같은 여성들이 행사한 힘은 기적술의 일종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녀들을 유사 타입 블루로 정의하는 현재 분류 방식이 확실한 오류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봐도 될 것입니다.
나가세 연구원
추가 기록 2910-JP > 클레프 박사의 메시지
아래는 제17기지에서 근무 중이던 기어스 박사가 2001년 11월 12일 수신한, PoI-4056 관련 정보를 포함한 메시지이다. 송신자는 맨해튼 탈환 작전 당시 행방불명됐던 클레프 박사인 것으로 보인다. 메시지 내용을 보아, 클레프 박사의 현재 위치는 기준차원으로부터 시간 흐름이 알 수 없는 강도만큼 단절된 변칙 영역이라고 추측 중이다. 2001년 11월 15일 시점, 재단이 발신한 어떤 메시지에도 클레프 박사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수신인: Charles Gears - 제17기지 이사관
송신인: Alt Fxxx H Clef
제목: 네 딸 발견됐다
찰리, 네 딸은 지금도 건강하다. 시뻘건 하늘을 빗자루로 붕붕 날아다닐 정도로 말이지. 따님은 지금도 널 찾는 것 같던데! 건강해 보여서 나도 그만 울어버렸지 뭐냐. 집에 돌아오면 우선 제대로 꼭 안아줘라. 그러면 네 그 죽은 눈깔에도 빛이 좀 돌아오겠지.
추신. 사령부가 제대로 된 이차원 직통 통신 회선이 없다는 거 같으니까, 만일을 위해 이 말 좀 전해줘. 모스라 제거를 끝내는 대로 바로 돌아갈 거고, 날 희생양 취급한 새끼들 전부한테서 코냑 큰 병 하나씩 추가로 뺏을 테니까 돌아가는 길에 WTC 터는 그대로 내버려 둬. 여기까지 사령부 놈들한테 전해줘.
클레프 — 이칼레 국립공원의 개같은 모험자, 슈퍼맨, 가련한 희생양, 눈물 날 정도로 가족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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