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2669.3 - 회수된 D계급 피험자들 간 로그
이하 내용은 D-43852와 케브툴 1호에 업로드된 다른 D계급 피험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기록한 로그 중 대표적인 내용을 열거한 것이다. 회수된 데이터 대부분이 오염되어 있었기에 이 로그들은 불완전하다.
피험자: D-61181
성명: 피터 웨스틀리 박사Dr. Peter Westly
업로드 회차: 제1차
지정 사유: 궤도역학에 대한 지식이 케브툴 1호의 통제에 새 길을 열지도 모른다는 기대.
==BEGIN LOG 1.1==
D-43852: 맙소사. 당신 또 다른 사람인 거야?
D-61181: 그렇네. 또는 과거 사람이었지.
D-43852: 뭐라 말을 시작할지 모르겠군. 난 여기 영원 동안 갇혀 있었어.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고. 다른 아무도 없었어.
D-61181: 그들은 자네가 이 일에 자원했다고 말했네만.
D-43852: 놈들은 나를 죽음으로부터 빼앗아 왔지. 하지만 죽음보다 죽음의 사촌들이 훨씬 더 무시무시해. 하지만 놈들은 당신에게 그건 말해주지 않았겠지. 당신에게도 같은 거래를 했나?
D-61181: 그들이 제의했네. 나는 거부했고. 그러자 더이상 제의가 아니게 되더군.
D-43852: 가련하고 어리석어라.
D-61181: 자네는 무얼 생각하는 겐가? 연구원들 말로는 자네가 그들과 더이상 얘기를 않으려 한다던데.
D-43852: 나는 집에 갈 거야. 내 몸으로 돌아갈 거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D-61181: 그러면 죽을 수도 있지 않나?
D-43852: 그럴 지도.
==END LOG 1.1==
==BEGIN LOG 1.2==
D-61181: 조종 방식들을 보자니 보다 확실한 이해가 되는군. 나는 그들이 내게 한 짓이 가증스럽지만 이해는 된다네. 자네는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 내 보기엔 자네는 충분한 생각을 한 것 같지 않군. 모든 걸 파괴하는 것이 정말 자네가 원하는 것인가?
D-43852: 나는 그냥 내 몸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 뿐이야. 놈들이 내 몸을 가지고 있다고. 이 짓을 시키려면 몸을 가지고 있어야 해. 댁 몸도 아마 마찬가지겠지.
D-61181: 그들… 흠. 이보게. 나도 안타깝네만, 나는 그럴 수 없네. 자네가 조종을 통제하게 둘 수 없어. 이 물건은 흉물이야. 이건 사람들 근처에 있어서는 아니되네.
D-43582: 행성의 공전주기의 제곱은 그 궤도의 장반경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D-61181: …뭐라고?
D-43582: 이게 케플러의 행성운동 제3법칙 맞지?
D-61181: 그래, 그렇네만. 하지만 무슨 소린지-
D-43582: 아니 당신도 알 거야, 피터. 이건 당신이 대학에서 가장 먼저 배워 외운 거니까. 그 법칙들. 도서관 천장 타일들에는 작은 구멍들이 나 있었지. 당신은 그때 행성들을 떠올리고, 위를 올려다보고, 법칙들을 외우고 또 외워 기억 속에 불태웠지. 아직도 그 법칙을 생각할 때면 천장 타일의 작은 구멍들이 떠오르지.
D-61181: …그만두게. 두 번 다시 그러지 말게.
D-43582: 당신은 날 돕게 될 거야, 피터. 놈들이 뭐라 협박을 했건 간에, 놈들이 나한테 한 짓에 비하면 그건 별로 나쁜 것도 못 돼. 당신은 날 도울 거고, 아니면 당신의 일부가 나를 돕게 되겠지.
==END LOG 1.2==
피험자: D-39956
성명: 클라라 두아르테 구티에레스Clara Duarte Gutierrez
업로드 회차: 제2차
지정 사유: 분쟁 조정이 주특기인 심리학자. 인류에 대한 호소로 대상이 재단의 지시에 따를 것을 설득할 가능성을 기대.
==BEGIN LOG 2.1==
D-43582: 또. 또 누굴 보냈군. 썩 비켜. 놈들은 나를 어둠 속으로 밀어넣으려 하고 있어.
D-39956: 아드난Adnan을 기억하나요?
D-43582: 그래. 놈들이 죽인 것 같더군. 내가 대답을 그만두었을 때.
D-39956: 그들이 나를 이리로 보내기 전에 그와 대화를 할 수 있게 해 줬어요. 그는 살아 있어요.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지 못하지만, 하지만 살아 있어요. 그는 여전히 브래딕 가의 집에 살면서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고 있답니다. 저기 밖은 당신이 아끼던 사람들이 있는 바로 거기여요.
D-43582: 영리하군. 그도 마찬가지로 생각했겠지. 나는 내가 너를 믿지 않고 있는 게 맞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군.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아나?
D-39956: 뭐지요?
D-43582: 경로 궤적 최적화. 난 예전에 어둠 속에서 칼을 맞았지. 이제 나는 중력이 나를 돕게 이용할 수 있다고. 나는 더 빨리 거기로 갈 거야. 광속 이상을 얻기 위해 해야 하는 이놈의 계산들이 얼마나 복잡한지 너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걸. 그 계산들이 내 정신 속을 지나갈 때 그가 좀 아프게 하긴 했지만. 뭐 그건 별 중요한 게 아니지.
D-39956: 하지만 생각을-
D-43582: 너한테서 얻을 수 있는 기능은 하나밖에 없을 것 같군.
D-39956: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D-43582: 오락.
피험자: D-00842
성명: 마크 엘리스 로스버그Mark Ellis Rothberg
업로드 회차: 제4차
지정 사유: 고강도 보안 정보 네트워크 접근에 관한 광범한 배경. 재단의 통제가 영구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수정할 것을 지시함.
==BEGIN LOG 4.1==
D-43852: 네가 이해조차 할 수 없는 곳에서 장난을 치고 있군.
D-00842: 그저 풀어야 하는 또다른 문제일 뿐임.
D-43852: 놈들이 너를 죽였지, 안 그래? 허무 속에서 네가 마주할 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그 속으로 밀어넣었지.
D-00842: 그쪽하고 얘기 안 함요.
D-43852: 내 경우에는, 놈들이 나를, 무슨 수술 비슷한 걸 했고, 그랬더니 여기 있더라고. 하지만 너는, 놈들이 아무것도 얘기를 해주지 않았어. 머리통에 총알을 맞고. 너는 그게 끝인 줄 알았겠지. 그런데 그 다음 바로… 여기.
D-43852: 이것이 바로 내세라고 말하지 못할 게 뭔가, 미스터 로스버그? 내가 너의 신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D-00842: 당신은 신이 아니야.
==END LOG 4.1==
==BEGIN LOG 4.2==
D-43852: 참 어려울 텐데. 그 기억을 되살리면서 일을 하다니.
D-43852: 나한테 까불지 마. 무엇이든. 나는 여기 너무 오래 있어서 시간 자체를 벗어났지. 너는 그저 이곳을 차지하고 있을 뿐. 나는 이곳에 충만하다. 나는 내가 알아야 하는 것은 다 알고 있지.
D-43852: 네가 시스템 변경에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네가 하는 짓은 그저 너를 여기에 가두는 것일 뿐이야. 여기에 나와 함께. 나는 네가 하는 모든 생각 하나하나를 다 헤아릴 수 있고, 남은 시간 동안 그걸 재배열하면서 갖고 놀 수도 있지.
D-43852: 너는 네 자신에게 생각하지. 생각을 하고 또 하지. 신을 믿지 않는다고. 그 생각은 나중에 고쳐줘야겠군. 그럼 네가 작업하는 시스템을 재배열해 줄까. 내가 그 일을 하고 싶은 것 같아서 말이야.
==END LOG 4.2==
피험자: D-79344
성명: 에르한 쿠르토을루Erhan Kurtoğlu
업로드 회차: 제6차
지정 사유: 피험자는 본 건에 관해 유용한 과학 분야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다. 과거 결과들에 미루어 피험자의 존재가 D-43852의 인지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BEGIN LOG 6.1==
D-79344: 여기가 어디지? 이 장소는 또 뭐지?
D-43852: 그보다는 네가 무엇인지부터 물어라. 팔을 들어올려 보라. 더이상 그럴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었군, 그렇지 않나?
D-79344: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D-43852: 당연히 모르겠지. 저기 지구의 놈들이 몇가지를 알아내셨군. 너는 그저 내 울타리 안으로 던져진 우둔한 짐승이니. 방해물이라.
D-79344: 제발, 나는… 이건-
D-43852: 그 비슷한 질문은 저번에도 너에게서 들은 것 같은데. 아니면 너 비슷한 다른 누구였나. 뭐 다 똑같지. 너무 지치는군. 널 분해했을 때는 좀 더 흥미로운 부품이 나오길 기대하지.
==END LOG 6.1==
피험자: D-22893
성명: 애비게일 고든Abigail Gordon
업로드 회차: 제9차
지정 사유: 혼수상태의 환자. D-43852가 이용 가능한 성질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SCP-2669 통제에 개입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가능성.
==BEGIN LOG 9.1==
D-43852: 이제는 부스러기인가. 이건 뭐 거의 아무것도 없군.
D-43852: 이거 즙이 흘러나올 때까지 쥐어짜야겠어. 가장 표층에는 아무 것도 없군.
D-43852: 이게 지금 무엇이건 간에, 한때는 누군가였겠지. 누군가. 무언가. 은가. 네 위로 먼지가 앉지만, 그게 자네를 데려가 주지는 않는다네, 친구여.
D-43852: 이제 뭐가 보이는군. 알약이라. 이게 시작이야. 아무래도 내가 알약을 기억하는 것 같군. 이젠 이것들을 내 정신 속으로 마음대로 풀어놓으면 되는 건가. 그리고 내가 할 수 없는 건 놈들이 지구에 만들어 놓았을 열려 있는 무덤을 고를 수 없음인가.
D-43852: 고통. 괴로움. 무미한 귀리가 너무 많아. 너 자신의 진부함 때문에 자신을 끝장내려는 시도라도 해본 적 있나? 너는 더더욱 지루하군. 여기 저기 몇 가지 가닥이 있지만, 아무래도 엮어서 무언가 만들어볼 수 있겠지.
D-43852: 물건들이 서로 얽히고, 풀렸다가 또 주물렀다가. 그래도 여기 좀 가치있는 무언가 있지 않을까. 어두운 창문 밖의 얼굴. 수치스러운 기억들, 아주 익숙한 얼굴 두 개… 좋다. 이제야 된 것 같군. 승선을 환영한다.
D-22893: 내보내 줘요.
D-22893: 내보내 줘요.
D-22893: 내보내 줘요.
D-22893: 내보내 줘요.
D-22893: 내보내 줘요.
==END LOG 9.1==
피험자: D-53776
성명: 무명
업로드 회차: 제12차
지정 사유: 제안된 장기 격리 수단을 시험하기 위한 테스트 케이스
==BEGIN LOG 12.1==
D-43852: 믿을 수 없군. 여기 누가 있어. 확실히 누가 있어.
D-43852: 여기는 공간이 없다. 숨을 곳이 없다고. 우리가 전부고 우리는 직접 서로 통하고 있지.
D-43852: 놈들이 네게 훈련을 시키던가? 자원자를 찾던가? 나와 싸우고 통제권을 찾아갈 누군가를? 애처롭군.
D-43852: 제대로 숨기질 못하고 있잖아. 두려움이 느껴진다. 네가 여기 있는 줄 알고 있다고.
D-43852: 너의 고차원 생각이 곧 흘러나오게 될 거야. 모습을 드러내라, 그러면 그 즉시 산산조각을 내주지. 여기서 가능한 유일한 친절을 베풀어 주려는 거다.
D-43852: 여기선 언어가 어떠한 유의미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구조가 아니야. 나를 인지할 수 없는 척 할 수는 없다.
D-43852: 너의 공포를 내 자신으로 둘러싸겠다. 공포를 기르고, 내 자신과 섞여라. 이제 거기에는 많이들 있으니 더 더한들 아주 잠깐 아플 뿐. 나는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
D-43852: 분노. 이걸 느껴본 지 너무 오래 되었어. 고맙다. 너를 토막내는 걸 정말 즐기게 될 것 같군.
D-43852: 왜 대답이 없어.
D-43852: 어디 있냐.
D-43852: 시간 없다. 확실히 그렇지. 너 내킬 때 언제든지 나와라.
D-43852: 소설이 따로 없군. 내가 비명을 지를 수 있었다면 감사히 비명을 질렀을 텐데. 제발 그러기를 갈망해.
==END LOG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