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50-JP

일련번호: SCP-250-JP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SCP-250-JP는 제8181기지 표준 인간형 격리 시설 내에 격리한다. 격리 상태는 1프레임/초 속도 감시 카메라와 그 외 격리실에 설치된 각종 측정기를 이용해 확인한다. SCP-250-JP와 평상시 의사소통할 때는 서면이나 전용 채팅방에서 실시한다. SCP-250-JP를 대상으로 매월 1회 이상 건강검진 및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을 진행한다.

설명: SCP-250-JP는 일본인과 프랑스인 양친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여성이다. 격리 전 국적은 일본이었고 일본어 외 언어는 습득하지 않았다. SCP-250-JP는 변칙성을 제외하면 신체적 또는 (약간 우울한 경향을 제외하면) 정신적 문제점이 없다.

SCP-250-JP의 변칙성은 인간이 SCP-250-JP를 관측하려고 할 때 발생한다. 다른 인간은 SCP-250-JP를 관측하려고 의식하는 한 절대 SCP-250-JP의 말과 행동을 인식할 수 없다. SCP-250-JP가 어떠한 언행을 해도 관측자는 이를 무시하게 된다. 관측 중인 SCP-250-JP가 사물을 들어 올리는 경우, 물건이 공중에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다가 이내 물건 자체도 인식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효과는 영상이나 녹음 기록에도 발생하지만 SCP-250-JP이 쓴 문서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이 때문에 SCP-250-JP와 의사소통 진행 시 주로 문서 혹은 채팅을 이용 중이다. SCP-250-JP를 촬영한 사진은 인식이 가능하지만, 연속 촬영한 사진을 초당 1장보다 빠르게 시청하면 인식 불가능 상태가 된다.

SCP-250-JP를 의도적으로 관측하려 하지 않을 때에는 다른 사람도 SCP-250-JP를 인식 가능하다. 따라서 목소리를 듣거나 모습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SCP-250-JP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SCP-250-JP는 여러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거나, 사람들의 시야 주변부에서 걸어가는 등 주위에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SCP-250-JP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SCP-250-JP를 향해 시선을 돌리면 바로 SCP-250-JP는 인식 불가능해진다. 그 변칙성 때문에 SCP-250-JP는 자신이 '또 무시당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SCP-250-JP의 우울한 성향의 주된 원인이다.

면담 기록 20██/██/██:

대상: SCP-250-JP

면담자: ██ 박사

비고: 격리실 내부에 설치한 PC 2대로 접속한 전용 채팅방을 이용해 면담을 진행했다.

<기록 시작>

██ 박사: 안녕, SCP-250-JP. 잘 있었어?

SCP-250-JP: 안녕 선생님. 그치만 제 이름은 [데이터 말소]야.

██ 박사: 알고 있어, [데이터 말소]. 오늘은 네가 언제부터 무시당하는 것 같다 생각했는지 얘기해 줬으면 좋겠는데.

SCP-250-JP: 또? 뭐, 같은 말을 몇 번이고 하는 건 익숙해졌고, 선생님은 좋아하니까 괜찮지만.

██ 박사: 고마워, 잘 부탁해.

SCP-250-JP: 초등학교 5학년 2학기부터 그랬어. 여름방학 중에는 아무 일도 없었어. 친구들이랑 수영장도 가고 가족끼리 바베큐 파티도 했어. 그런데 여름방학 끝날 때 심한 감기에 걸려버렸지 뭐야. 방학도 이제 아슬아슬하게 남았는데, 개학식 못 나가는 거 아닐까 생각까지 들더라. 무시당하기 시작했던 건 감기가 낫고 2학기가 시작했을 때부터였어.

██ 박사: 2학기 얘긴 아까도 들었었지. 감기 얘길 더 들려줘 볼래?

SCP-250-JP: 여름방학 끝자락에 친구랑 친구 부모님이랑 같이 캠프에 갔어. 엄청 즐거웠지. 별 같은 것도 잔뜩 보였고. 도시의 하늘은 정말이지 별이 안 보이는걸. 모두들 곰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그런 얘길 하면서 한밤중이 될 때까지 왁자지껄 떠들었어. 그런데 신기하지, 밖에서 모두 같이 카레를 먹을 뿐인데 왜 그렇게 즐거운 걸까?

██ 박사: 감기에 대한 얘길 해주면 안될까?

SCP-250-JP: 아, 미안. 그래서 그 캠프 때 잠잤던 방갈로가 생각보다 너무 추웠던 거야. 나랑 똑같이 ██도 감기에 걸려버려서, 나중에 ██네 아버지께서 다른 모두의 집에 사과하러 돌아다니셨었어. 엄청 큰일이었지. 우리 엄마도 화내셨었고.

██ 박사: ██도 감기에 걸렸던 거구나? 혹시 너만 뭔가 변한 점이라든가 있었을까?

SCP-250-JP: 으음, 그러게. 아, 그러고 보니 강에 자갈밭에서 예쁜 돌을 주웠었어.

██ 박사: 돌?

SCP-250-JP: 응. 엄청 예쁘고 매끈매끈한 돌. 집에 가지고 가려고 했는데 어느새 없어져 버렸었어.

██ 박사: 그렇구나…. 나중에 그 돌에 대해 자세하게 자료를 써줄 수 있을까.

SCP-250-JP: 숙제야? 또 어떤 상 받을지 생각해 둘게.

██ 박사: 그래, 숙제, 잘 부탁해. 그러면 감기 얘기는 슬슬 여기까지 하자. 실험에 조금 어울려 줄 수 있을까?

SCP-250-JP: 뭘 하면 될까?

██ 박사: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 머리를 토닥토닥 두드려줄 수 있을까.

[██ 박사는 의자를 당기는 소리는 들었지만, 머리를 두드려졌다는 사실은 인식하지 못했다.]

SCP-250-JP: 이러면 돼?

██ 박사: 고마워… 겨우 머리 두드려준 거 갖고 고맙다 하는 것도 이상하긴 하네. 그럼 다음으로 격리실 문을 두드려서 마음껏 큰 소리를 내줄 수 있을까. 도구를 써도 되고.

SCP-250-JP: 이상한 걸 시키네. 좋아. 의자로 부딪혀도 돼?

[격리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비원은 반응했지만, ██ 박사는 소리를 인식하지 못했다.]

SCP-250-JP: 손이 찌르르해. 어땠어?

██ 박사: 고마워. 최고로 잘됐어. 그럼 오늘은 이걸로 끝내자.

SCP-250-JP: 잠깐만, 선생님. 저기, 나, 다시 친구와 놀 수 있는 거겠지?

██ 박사: 으응, 우리는 모두 그걸 위해 있는 거야.

SCP-250-JP: 최대한 빨리 해줘. 여자의 청춘은 짧은걸.

<기록 종료>

종료 보고서: SCP-250-JP가 무해한 소녀라 격리가 가능해서 다행이다. SCP-250-JP가 악한 인격을 가졌었다면 사상 최악의 범죄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SCP-250-JP가 캠프장에서 발견했다던 돌의 수색을 제안한다. 그렇지만 돌이 SCP-250-JP와 마찬가지 성질을 가졌다면 우리는 그 돌을 찾을 수 없겠지. 뭐가 됐든 찾으려 하는 순간 보이지 않게 될 테니 말이다. 그렇지만 SCP-250-JP는 돌을 발견했었다. 분명 거기에 힌트가 있을 터이다. 돌과 그녀를 볼 수 있는 힌트가.

부록 1: 20██년 ██월 ██일, SCP-250-JP는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호소했다. 체온은 본인이 측정해서 채팅으로 알려줄 수 있었지만, 직접 진찰은 불가능하므로 병세를 파악하기 위해 SCP-250-JP 자신의 진술에 의존하여 문진하는 수밖에 없었다. 본 증례에서는 문진만 가지고는 적절한 처치를 할 만큼의 정보를 얻지 못했다. 이 때문에 SCP-250-JP 스스로 처치하기 위한 약과 식품을 제공했다. 그러나 향후 SCP-250-JP가 심한 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입었다면 치료가 힘들거나 불가능할 여지가 있다. SCP-250-JP의 건강 상태 확보를 선결 과제로 지정한다.

부록 2: 20██년 ██월 ██일, ██ 연구원이 SCP-250-JP의 건강 상태를 조사하려고 격리실 내로 진입했을 때, 그는 시야 한구석에 SCP-250-JP와 함께 미확인 생명체의 모습을 한순간 인식했다. 연구원이 시선을 그쪽으로 향하자마자 미확인 생명체는 사라졌고 이후 다시 출현하지 않았다. 해당 연구원이 단순히 잘못 본 것인지, 아니면 SCP-250-JP와 동일하게 관측하려 하면 보이지 않게 되는 존재가 있는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이 생명체는 주먹 정도 크기의 붉은색 덩어리였고 SCP-250-JP의 발밑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 같이 보였다고 해당 연구원은 보고했다. 또한 온도, 방사능, 중량 같은 모든 측정기의 결괏값이 생명체가 격리실 내에 존재할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본 안건은 계속 조사가 진행 중이다.

부록 3: SCP-250-JP가 종이에 써서 제출한 '돌'에 관한 자료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정도→[대략 세로 4cm, 가로 8cm의 타원을 그린 그림] 크기. 무게는 평범. 만지면 매끈매끈했고 표면은 마치 갈려 있는 거 같았어. 대리석 바닥 같은 느낌. 색은 연한 초록색. 물에 젖으니까 더 예뻤어. 주머니에 분명 넣어 놨었는데, 귀가하려고 할 때는 없어져 있었어. 어딘가에 떨어뜨렸나 하고 생각했지만 찾으러 갈 시간은 없어서 포기했지. 이 이상은 모르겠어. 상으로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또한 종이 뒷면에 아래와 같은 문장을 썼다가 지우개로 지운 흔적이 발견되었다. SCP-250-JP는 뒷면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글씨체가 뭉개져 필적 감정은 불가능하다.

준비됐어.

부록 4: 20██년 ██월 ██일,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 도화지에 연필로 썼다가 지운 문장이 또 다시 발견되었다. SCP-250-JP는 자신이 쓰지 않았다고 부정했다. 문장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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