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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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2460

일련번호: SCP-2460

등급: 안전(Safe) 케테르(Keter; 부록 2460-B 참조)

특수 격리 절차: SCP-2460은 그 위치와 성질로 인하여, 현재로서는 격리되어 있지 않다. 세계 각국의 우주국들에게 SCP-2460의 궤적을 알려 인공위성 및 발사체가 SCP-2460과 충돌하는 것을 방지한다. 그 작업이 수행될 때는 SCP-2460을 거대한 우주 파편 조각으로서 등록한다. 어떠한 물체도 SCP-2460과 50 킬로미터 이내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어떠한 질량이 SCP-2460과 충돌했을 경우 그 즉시 제195기지의 천체추적반에게 보고해야 한다. 충돌 사태 발생시 SCP-2460의 질량, 밀도, 슈바르츠실트 반경을 다시 측정하고 이에 따른 새로운 공전 궤적을 계산해야 한다.

설명: SCP-2460은 타원형 궤도로 지구를 공전하고 있는 중력적 변칙존재이다. 공전궤도는 4시간, 원지점 거리는 12,430 킬로미터, 근지점 거리는 395 킬로미터이다. 중력적 변칙의 측량 결과 대상의 질량은 1.24 × 1013 킬로그램이다. 변칙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에는 크기 약 50 미터 × 30 미터 × 15 미터의 천체가 보인다. 대상의 질량이 곧 물체의 질량이라 가정하면 천체의 밀도는 5.51 x 108 kg/m3 가 되며, 이는 지구의 밀도보다 약 100,000배 무거운 것으로 거의 백색왜성의 그것에 근접한다.

이 천체의 모양은 그때그때 변하는데, 이는 천체의 어떤 물질이 천체의 표면으로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는 과정을 통한 것이다. 또한 이 천체는 모든 전자기 복사 대역에서 투명하며, 어떠한 전하, 자기모멘트, 파동 방출도 감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성질에도 불구하고 가시광선 대역의 광자가 미량이지만 천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그 알베도는 0.01로 매우 낮다.

양자 수준에서도 역시 변칙성이 존재한다. SCP-2460는 보스 입자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이 변칙적으로 페르미 입자 물질(보통 물질)의 구조를 대부분 유지시키고 있다. 이 변칙적 구조로 인해 파울리 배타원리가 성립하지 않으며, 물질이 다른 비슷한 성분의 보스 입자 물질과 같은 양자 상태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이에 따라 전자기 상호작용이 억제된다. 그 결과 SCP-2460을 이루는 물체들 사이의 보스 전자장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다.

이러한 변칙적 양자효과의 알짜 효과는 곧 SCP-2460을 구성하는 각 물체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을 점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물체가 SCP-2460 밖으로 나왔다가 도로 들어갔다가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같은 위치를 공유하는 수천 개의 물체들이 변칙존재의 중력적 중심을 주위로 진동하는 것이다. SCP-2460의 말도 안 될 정도로 큰 질량 역시 이렇게 수천 개의 서로 다른 물체들이 같은 위치에 존재하면서 서로를 중력적으로 속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치 공유 현상이 시공간 왜곡이 아니라 변칙존재 내부의 각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 부재의 결과임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유클리드 공간으로의 "회귀"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공간이 이미 그 자체로 유클리드 공간이기 때문이다.

수천 개의 물체들의 중력적 영향은 괴상한 인력체로 작용하여 각 물체가 언제나 SCP-2460 중심에서 105 미터 이내에 존재하도록 유지시키고 있다. 인력체의 혼돈적 성질로 인해 복수의 물체가 서로 다른 간격을 두고 SCP-2460의 표면으로 떠오르게 만든다. 표면에 떠오르는 대부분의 물체들은 우주진, 소행성과 조성이 비슷한 암석 파편 따위이나, 다음 목록과 같은 주목할 만한 것들도 있다.

  • 크기 50 미터 × 30 미터 × 15 미터 이상의 미행성. 이 물체는 SCP-2460의 "표면"처럼 행동했다. 주목할 점은 표면에 크레이터가 없음이 뚜렷했다는 것이다.
  • 직경 약 5 미터의 혜성핵. 가시광 대역에서의 관측 결과 본래 오르트 구름에 있었던 혜성으로 추측된다.
  • 제작자를 알 수 없는 전장 10 미터의 우주선. 선체는 식별할 수 없는 기호들로 덮여 있다. 유리창 너머로 이미 죽어서 바싹 마른 지 오래 되어 보이는 두 개의 존재가 보이는데, 악어인간을 닮았다.
  • 중력으로 인해 초유체 상태로 압축된 수소와 헬륨 약 1,000 톤.
  • 캅셀 90개. 각각의 캅셀에는 인간형 생명체가 하나씩 들어 있으며, 각 캅셀은 서로 독립적으로 위치를 공유한다. 캅셀 탑승자들은 죽어서 바싹 마른 것 같다.
  • 재단 탐사정 OU11-3호와 고(故) 릭 로버츠Rick Roberts 요원. (부록 2460-B 참조)

부록 2460-A: 2013년 2월 15일, [편집됨] 참사 때 발생한 고정판 파편에 붙어 있었던 강철 수나사 한 개가 SCP-2460의 중력우물에 붙잡혀 충돌했다. 이때 관측팀에서는 별다른 충돌 흔적 없이 수나사가 물질 사이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지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충돌이 끝난 수나사와 고정판은 더 이상 전자기장 기형을 나타내지 않았다. 계속 관측을 진행한 결과 수나사는 여전히 고정판에 붙어 있으며, 변칙존재에 붙잡힌 물체들에게 작용하는 위치 공유 효과는 수 밀리초 간격 단위로 한꺼번에 붙잡힌 물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본 관측 결과는 SCP-2460에서 관찰되는 모든 물체들이 한때는 일반적인 페르미 입자 물질이었으나 대상의 변칙성에 의해 현재 볼 수 있는 상태로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대상의 변칙성은 아원자 입자의 양자 스핀을 제거하여 페르미 물질을 보스 물질로 변환시키고 물질이 위치를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설이 제기되어 있다. SCP-2460에 더 이상의 질량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 방향으로 격리 절차가 개정되었다. 추가 실험이 제안되어 있다.

부록 2460-B: 2014년 2월 5일, SCP-2460이 재단의 제11궤도관측선에서 70 킬로미터 거리를 통과할 예정이었다. 이에 양자적 측정을 위해 변칙존재를 가로막는 계획이 승인되었다. 릭 로버츠 요원이 탐사정 OU11-3호에 탑승하여 대상 내부 물질의 양자적 특성을 실험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했다. 탐사정 OU11-3호가 대상의 질량중심에서 5 킬로미터 거리까지 접근하자 탐사정과의 무전 연락이 두절되었다. 연락이 두절되기 약 0.5초 전에 저궤도 매질의 밀도가 1.0 x 10-11 kg/m3에서 7.3 x 10-9 kg/m3로 증가했다.

실험에 관하여 남아있는 모든 데이터는 제11궤도관측선의 카메라로 촬영된 것이다. 로버츠 요원은 무전이 두절된 사실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SCP-2460에서 멀어지기 위해 역추진 엔진을 작동시켰다. 연료가 점화되는 것이 보이더니 OU11-3호의 선체와 선실을 헛되이 지나갔다. 위치 및 궤적을 바꾸는 데 실패한 탐사정 OU11-3호는 SCP-2460의 중력에 붙잡혔고 질량중심을 향해 낙하했다.

SCP-2460에 질량 15,534 킬로그램이 더해졌다. 궤도와 슈바르츠실트 반경이 다시 계산되었다. 대상으로부터 거리 50 킬로미터를 의무적으로 유지하라는 내용이 추가되어 격리 절차가 개정되었다.

부록 2460-C: SCP-2460에 관한 강의 녹취록, 2015년 4월 3일

강연자: 천문현상과 수석연구원 코델리아 아겐트 박사Dr. Cordelia Argent

서론: C. 아겐트 박사가 SCP-2460에 대해 수행한 관측 및 실험의 결과를 발표한다.

<녹취록 시작>

C. 아겐트 박사: 저녁들 잘 드셨습니까. 잘 오셨습니다. 이 저녁에 여기까지 와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밤 저는 SCP-2460이 정확히 무엇이며, 이것이 지구에 끼치는 위협이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합니다.

페르미 입자가 보스 입자로 전환되는 것을 양자 스핀 제거라고 부르고, 이 상호작용이 어떤 초대칭성 아래에서 가능한지, 쿼크가 스쿼크로 변화하는 것 등등을 이 자리에서 일일이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머리속에 이미 다 있는 내용이겠죠. 다들 벌써 배우신 내용일 테고, 하지만 여러분은 오늘 이 자리에서 그것이 진정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셔야 합니다. 여러분께 물리학에 대해 아는 척을 좀 하겠습니다.

벽을 뚫고 지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겁니다. 유령, 전파, 특정한 변칙존재, 기타 등등. 이걸 소위 위상조정이라고들 부르죠. SCP-2460의 본질은 소행성, 혜성, 성운물질, 항성물질, 그외 여러 물질 등의 물체들이 집합적으로 서로서로 위상조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위상조정이 물체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 존재하도록 하는 유일한 이유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건 시공간 왜곡 같은 게 아닙니다. 적어도, 중력 이론을 통해서 비변칙적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이란 겁니다.

진짜 문제는 무엇이냐면, SCP-2460 내부의 전자기 상호작용의 결여입니다. 이것은 우선 이 변칙존재 내부에 있는 것들끼리는 전파를 이용한 상호작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파는 대상이 거기 존재하지 않는 것마냥 그대로 통과해 버립니다. 이것 역시 우리가 볼 수 있는 위상 효과를 이어집니다. 우리는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는 원자핵 하나와 그걸 둘러싼 전자구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건 잘 알지요? 이 전자구름은 음전하를 띠고 있으며 서로를 밀어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벽을 뚫고 지나갈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SCP-2460 내부에서는 물체들 사이의 전자장들이 상호작용하지 않고, 즉 서로 밀어내지 않고, 그 결과 물체들이 서로서로를 뚫고 지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잠깐. 질문이 떠오를 것입니다. 전자기 상호작용을 위한 게이지 보스 입자는 광자 아니었던가? 우리는 왜 저걸 볼 수 있는 거지? 그래요, 여러분은 그런 질문 한 적 없으시다고요. 하지만 전 했습니다. 진실은 바로, 우리는 SCP-2460의 대부분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험 2460-B가 그 사실을 입증합니다. 우리는 탐사정 OU11-3호와 교신이 끊기기 전에 그 주위 매질 밀도가 거의 천 배 가까이 증가했던 것을 보았습니다. 대상의 질량중심에서 5 킬로미터 반경까지 일반적인 물질과는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 무거운 입자들이 구름처럼 퍼져 있는 것입니다. 이 입자들이 상호작용하는 것은 단 두가지 뿐입니다. 중력적 상호작용, 그리고 접촉하는 보통 물질의 위상이 달라지게 바꾸는 작용. 이 입자들은 보이지 않으며 앞서 말한 두 가지 상호작용이 아니면 감지할 수조차 없습니다. 남은 질량들은 결과적으로 모두 더해져 입자들을 묶는 닻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중심에 엄청난 양의 질량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위험성은 무엇인가? 음, 이놈은 말도 안 되게 밀집되어 있고, 현재 궤도에서 섭동하면 궤도 감쇠를 일으켜 SCP-2460은 지구로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대상의 위상 효과는 여전하기에 지구와 충돌해도 충돌 크레이터는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상이 뚫고 지나간 모든 물질은 양자 스핀 제거 효과의 대상이 될 것이고, 그 결과 땅에 보이지 않는 구멍이 생길 것입니다. SCP-2460은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지구의 중심까지 내려갈 것이고, 그러면서도 지나가는 길의 물질들의 위상을 모조리 변화시킬 것입니다. 그 결과 지구 표면에서 지구 중심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구멍이 생기게 되고, 그 구멍을 통해 액체 상태의 맨틀과 핵이 솟구쳐 나오고, 지각과 지표는 구멍을 통해 가라앉을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SCP-2460의 운동량은 놈을 지구 중심까지 갔다가 계속 가서 반대쪽 표면으로 나오게 하고, 그 뒤로 중력적 진동으로 인해 다시 들어갔다 나왔다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지구에 더 많은 위상 변화를 일으켜 마치 지구를 스위스 치즈처럼 만들 것입니다. 이 짓거리는 지구 전체가 매우 농밀한, 만질 수 없는 자갈더미로 짜부라들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이걸 QK급, 즉 양자 축퇴 세계멸망Quantum Degeneracy 시나리오라고 부르겠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물론 이놈을 우리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놓고 싶어하실 겁니다. 문제는 우리는 이놈을 건드릴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반동 추진 엔진 같은 것으로 밀어낼 수도 없습니다. 밀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장을 통해 궤도를 변경시킬 수도 없습니다. 전자기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놈을 움직이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중력 뿐입니다. 말인즉슨 놈과 유사한 질량의 소행성을 저지구 궤도로 견인해 와서 매우 새심하게 새총을 쏘듯 변칙존재를 우리에게서 튕겨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끌고 온 소행성은 여차저차 어떻게 파괴하고요. 변칙존재를 쫓아버리기 위해 필요한 질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행성 직경이 22 킬로미터는 되어야 합니다. 현재 O5 사령부에 제안서가 제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정말 궁금한 게 있지요. 이놈이 도대체 무엇이고 왜 이놈이 여기 나타나서 지구를 공전하고 있는 것인가? 이놈은 전자기 복사로 볼 수 없으며 자기 스스로 복사를 방출하지도 않고, 오직 중력만을 가지고 있는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들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의 덩어리입니다.

줄여서 말하자면, 신사 숙녀 여러분, SCP-2460은 암흑물질입니다.

우주의 질량의 85%가 암흑물질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지구를 돌고 있는 암흑물질 덩어리 한 개쯤 있다고 우리가 너무 운이 없다고 징징댈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아직 우리가 이놈과 충돌한 적이 없을 정도로 운이 좋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해야 할 지경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되십시오.

<녹취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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