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061-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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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2061-JP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백화점의 엘리베이터 3기는 항상 영상 기기로 감시한다. SCP-2061-JP가 나타난 것이 확인되면 곧바로 엘레베이터를 정지시켜 일반 고객이 탑승하지 않도록 확보하고, SCP-2061-JP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 감시한다. SCP-2061-JP-A의 내부 탐사 계획은 인적 자원 보호 차원에서 현재 동결되었다.

설명: SCP-2061-JP는 도쿄도 주오구 긴자의 ██백화점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내부에 나타나는 인간형 독립체의 총칭이다. SCP-2061-JP가 착용한 제복은 ██백화점의 제복이나 전국의 다른 백화점의 제복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또한 ██백화점의 영업 시간 외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SCP-2061-JP은 동양인 성인 여성의 모습을 띠고 있고 의사소통도 문제 없이 가능하지만, 유기 조직이 없는 기계이고 피부는 탄성을 가진 알 수 없는 자기(磁器) 소재로 구성되었음이 확인되었다. SCP-2061-JP는 면담에서 『이십사형 "아키후네秋舟"』, 『오십이형 "우메에다梅枝"』 따위의 모델 번호를 자칭하는 것 외에도, 자신의 출신에 대하여 "토헤이사 자동인형부에서 제조되었다."라고 증언함이 기록되었다.

SCP-2061-JP는 접촉 대상에게 엘리베이터 걸처럼 행동한다. SCP-2061-JP가 나타난 엘리베이터 안으로 대상이 진입하면 SCP-2061-JP는 엘리베이터의 전후 움직임에 상관없이 "이 승강기는 1층으로 갑니다."라고 말한다. 의심스럽다는 이유 등으로 대상이 조작하기 전에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가면 SCP-2061-JP는 인사를 하고 문을 닫은 후 사라진다. 추적 시도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계속 탑승해 있으면서 SCP-2061-JP가 엘리베이터를 조작하게 하면 엘리베이터는 SCP-2061-JP-A의 지상 1층에 도착한다.

SCP-2061-JP-A는 지상 12층, 지하 2층, 총 14층짜리 상업 시설이다. 아르데코 양식을 따른 건축물이며, 백화점 내 게시판을 통하여 그 명칭이 『효성옥백화점暁星屋百貨店』인 것으로 추측된다.

D계급 인원을 이용한 탐사 결과, SCP-2061-JP-A 내에 수많은 방문객이 있고 상업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백화점 내에는 SCP-2061-JP와 유사한 다수의 인간형 기계가 점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을 총괄하는 고위직 점원의 자리에 인간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점원으로서 근무하는 인간과 손님으로서 방문한 인간에게서 공통으로 현대 과학의 영역을 벗어난 의족, 안구와 같은 인공 장기, 강화 외골격의 사용이 확인되었다. SCP-2061-JP-A의 매장 탐사 결과, 백화점 내 인간형 독립체의 대화, 후술할 자료를 통하여 이러한 것을 해당 차원에서는 의구義躯라고 통칭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SCP-2061-JP-A 내에서 유통되는 식품의 제조일자, 서적 판권장의 출판 연도, 의약품의 사용 기한, SCP-2061-JP-A 내 행사의 개최 일자 등에서의 연호는 모두 다이쇼大正로 표기되어 있으며, 종합 안내소 달력에 표시된 날짜를 통하여 본래 15년이었던 다이쇼 시대가 150년까지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모든 탐사에서 파견 인원은 다이쇼 150년에 도착하였으며, 다이쇼 151년 이후의 모습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음은 탐사 및 건물 내 표시판을 통하여 알아낸 SCP-2061-JP-A의 구조이다.

매장
옥상 옥상 정원과 놀이공원
12층 영화관
11층 식당
10층 의구 및 자동인형
9층 도서 및 문구, 카페
8층 가구 및 침구류
7층 전자제품
6층 아동복 및 완구, 레저용품
5층 남성복 및 남성잡화
4층 옷감, 여성복 및 여성잡화
3층 화장품 및 의약품
2층 보석 및 가죽 제품
1층 종합 안내 및 의류 잡화
지하 1층 식품(반찬, 화과자, 양과자)
지하2층 식품(신선 식품, 주류)

SCP-2061-JP-A 내에서 유통되는 화폐는 다이쇼 시대의 화폐와 일치하지 않으며, 지폐에 알 수 없는 인물이 그려져 있음이 확인되었다. SCP-2061-JP-A 내에서 쇼와 시대 이후의 화폐를 사용한 D계급 인원은 그 차이를 의심한 점원에게 곧바로 체포되었고, 그를 회수하는 데 실패하였다.

세 번째 실험에서는 D계급 인원이 SCP-2061-JP-A의 외부로 나가 주변을 탐사하였다. SCP-2061-JP-A의 외부는 대체로 다이쇼 시대 당시 도쿄도 주오구 긴자와 지리 및 지형이 일치하지만, 초고층 건물, 입체 영상 광고, 자동기계 등 과학 기술 면에서 눈에 띄게 어긋난 점이 발견되었다. 이 탐사는 D계급 인원이 헌병으로 보이는 인간형 독립체에게 연행되며 끝났고, 그 역시 회수하는 데 실패하였다. SCP-2061-JP-A의 외부 탐사는 모든 실험에서 헌병의 방해로 난항을 겪었고, 현재 명확하게 구조가 파악된 것은 SCP-2061-JP-A와 그 주변뿐이다.

또한 SCP-2061-JP-A 점원과 헌병 모두 D계급 인원을 체포할 때 이 차원의 알려지지 않은 정상성 유지 기관으로 보이는 단체에 연락하는 모습이 기록되었다.

부록: 200█년 2월 7일, 같은 해 1월 25일에 도쿄도 자택에서 사망한 아동문학가 하네다羽田 ████의 유족이 유품 정리를 하던 중, 서재에서 노트 5권을 발견하였다. 노트는 하네다의 미발표 작품으로 유족이 출판사에 가져갔고, 이를 발견한 재단이 회수하게 되었다. 노트에는 하네다 본인의 필체로 SCP-2061-JP-A의 내부 모습으로 여겨지는 장면이 소설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었고, 그 내용의 정확성으로 보아 하네다가 과거에 SCP-2061-JP와 접촉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트 뒤표지에 적힌 날짜를 통하여 작성 시기는 1926년 12월로 확인되었다. 한편, 하네다의 사인은 비변칙적인 노쇠이다.

5권의 노트가 SCP-2061-JP-A의 내부 모습을 상세하게 기록한 점을 감안하여, 자료적 가치에 따라 아래에 그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두었다. 한편, 노트에 등장하는 '카네시마鐘島'는 하네다와 평생 친분이 두터웠던 카네시마 ███(199█년 10월 14일 사망)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네다, 우리 이상한 곳에 와 버린 것 같지 않아?」
 카네시마는 눈 내린 날의 교정보다도 더 창백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나 역시 심히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다이쇼 150년이라니, 말도 안 돼. 지금은 다이쇼 15년이라고. 우리 정말 카미카쿠시神隠し1라도 당했나 봐. 그 승강기 걸, 이 세상 것이 아니었어.」
「아아, 그 말대로야. 내가 봤어.」
 나는 카네시마에게만 들릴 듯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인간이 아니었어. 인형이었지.」

 승강기 문이 열리자, 꽃밭에 온 듯한 향이 코끝을 간지린다. 화려하게 맵시를 부린 여성이 웃음을 지으며 쇼ー케ー스를 보고 있는 이곳은 화장품 매장이다. 루ー주, 치ー쿠, 향수, 백분, 구리무, 무슨 용도인지 알 수 없는 병과 캔…… 마치 마술사의 사업장 같다. 남자가 둘이서 걷는 것이 이상해 보이나, 하니 맥쩍음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온다.
 「이봐, 카네시마. 얼른 지나가자.」라고 말하려다가, 나는 말을 삼켰다. 카네시마는 장식이 달린 달리아 색 루ー주를 줄곧 바라보고 있었다. 그 내려앉은 속눈썹에 슬픔이 묻어난다.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카네시마는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뒤돌아보니 바로 뒤에 여인의 얼굴이 있었다. 부딪히지는 않았나 하며 나는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나, 그 사람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애초에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잘 보니 그것은 공중에 떠 있는 환등(幻燈)2이었다. 찬란한 목걸이를 두른 여성의 흉상이 미소 짓고 있다. 그 아래에는 『이층 귀금속 매장 대매출』이라는 글귀가 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 장밋빛 뺨을 손가락으로 만져보려고 했다. 그러나 손가락은 뺨을 뚫고 지나가 버렸다.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는 나에게, 카네시마는 어이없어하며 너무 눈에 띄는 짓은 하지 말라고 했다.

 철컥, 철컥, 금속 소리를 내며 우리 뒤에서 무언가 다가오고 있었다. 카네시마는 살짝 뒤돌아보고는, 겁에 질린 얼굴로 나에게 「하네다, 뒤돌아보지 마. 자연스럽게 움직여.」라고 귀띔했다.
 나는 카네시마 말대로 뒤돌아보지 않으려다가 우리를 앞서가는 그 사람을 힐끔 쳐다보았다. 카나리아 색 드레스에 화려한 모자. 양장이 판에 박힌 모던 걸이다. 그러나 그 펄럭이는 스카ー트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것은 여성의 가느다란 발목과 세련된 구두가 아닌, 마치 거미처럼 생긴 여덟 개의 기계 다리였다.
 거미 여인이 우아하게 걸어가는데도, 주변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나가던 노부인이 얼굴을 찡그리고 있지만, 무섭다기보다는 「이보 그렇게 다리를 내보이지는 말우.」라고 말하는 표정이었다.
「카네시마, 저 사람.」
「봤어. 이 세상, 참 이상한걸.」
「다들 놀라워하지도 않아. 저런 기계 인간이 흔한 걸 테지.」
「마치 공상과학 소설 같아. 아니, 어쩌면 사실 이곳이 미래일지도……」

『저 멀리 긴자의 길을 따라가면 그대를 맞이하는 꿈의 가게
 백화점을 비추는 샹들리에, 흐놀게 하는 쇼ー윈도
 영원한 낭만의 누각이여, 새벽녘 별의 전당이여
 아아, 우리의 효성옥백화점』

 천장까지 닿을 듯이 커다란 서점 선반에 있는, 은하와 심해의 색을 머금은 잉크병과 선명한 마키에蒔絵3 만년필. 책과 문방구 모으기를 좋아하는 카네시마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너무 오래 서서 읽거나 하면 예의가 아니라고 말하자, 그는 대놓고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아아, 읽어보고 싶은 책이 산더미같이 있어.」
「그 정도인가. 카네시마 자네 참 책벌레야.」
「피차일반이지. 너도 흥미가 생겼을 텐데.」
「그렇긴 하지.」
 조금 떨어진 우편 용품 매장에서 여학생이 편지지를 고르고 있다. 이렇게 믿기 어려울 만큼 과학이 발전한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편지를 쓰는 것일까. 다른 매장에 비해 다소 작아 보이는데, 역시 다들 전보라도 치고 다니는 모양이다.

 쇼ー케ー스에 화려하게 늘어서 있는 것은 기계로 만든 팔과 다리, 몸의 부위들이다. 두근두근 맥박이 뛰는 심장까지 있다. 게다가 하나같이 놀라울 만큼 정교하게 세공되어 있다. 상감처럼 여러 금속을 조합한 것, 아름다운 투명 조각이 새겨진 것, 조금(彫金) 기법으로 칠한 것, 눈부신 보석을 박아 넣은 것……
「이거, 사모님께 어떠신지요. 부인 분들께 매우 인기 많은 모델이랍니다. 솜씨 좋은 의구 장인이 하나하나 정성껏 만든 일급품, 귀하의 육체를 예술품으로 승화시켜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부자 같은 부부에게 설명을 하고 있는 점원. 의구란 대체 무엇일까. 한자로 어떻게 쓰는 것일까. 카네시마는 내 뒤에 숨어서 파리한 얼굴을 띠고 있었다.
「분명 그 거미 여인도 저랬겠지. 맨몸의 팔다리를 갈아 끼운 거라고.」

신격 기관이 되신 폐하의 군림과 함께
 대과학의 세기가 막을 올렸습니다
 이 위대한 여명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도록
 저희 매장은 다이쇼 16년, 효성옥백화점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과연 이곳의 전기식 소ー다는 격이 다르군. 맛도 향도 좋으면 충전도 된다 하여 온 걸세.」
「저기요, 이 윤리적 배양 비프 스테이크 하나 주세요. 적포도주 소ー스를 뿌려서…… 요즘 기술은 대단하군요. 살아있을 적 모습과 다를 바 없이 식사가 가능하다니.」
 넓은 식당 안, 영문을 모르겠는 대화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카네시마와 얼굴을 맞대고 메뉴판을 둘러보니 마치 본 적 없는 음식의 총출연 같다. 유전자 조작 가릉빈가迦陵頻伽 로ー스트, 여름철 야채 하이라이스, 뇌신에서 추출한 전기 블랑망제…… 어떤 맛이 날까.
「저기, 카네시마, 뭐 좀 시켜볼까.」
「돈은 있어?」
「그렇게 비싼 요리만 아니면 아마 괜찮을 거야.」
「그럼 나는 이 『전기식 소ー다』로 할래. 아까 저기 아저씨가 마시던 거야. 너는?」
「그렇다면 나는 『수정 수ー프』.」
「괜찮겠지?」
「괜찮대두. 어쨌거나 가짜 돈은 아니라고.」
 잠시 후, 여급이 우리 앞에 접시를 가져와 놓았다. 내 앞에 놓인 접시에는 맑은 물처럼 투명한 액체가 가득 담겨 있고, 호박당 비스무리한 결정체 같은 것이 떠 있다. 수정이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인가. 카네시마 앞에는 아이스크림을 얹은 비취색 소ー다수가 놓였다. 위에는 은빛 별이 흩뿌려져 있어 나도 저것을 시킬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카네시마는 소ー다를 한 모금 마시고는 몸을 떨며 고양이처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신기한걸. 입안에서 톡톡 터지고, 뇌까지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들어. 머리카락이 거꾸로 서는 것 같아. 그냥 탄산음료가 아니야, 이거.」
 수정 수프는 어떨까. 겁먹은 채 숟가락으로 입에 가져가 넣은 나는 혀를 타고 흐르는 감각에 나도 모르게 놀라움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맑은 물 같은 것이 아니었다. 머릿속에서 수정이 부수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향도 맛도 맑고 투명한데다가 영양이 풍부하다. 그렇게 형용할 수밖에 없다. 여태 이런 것을 먹어본 적이 있었던가.

「저기, 하네다. 만약 우리가 다른 세상에서 온 게 들키고 말면 어떡하지? 생각해 봐, 대체로 모험 소설 같은 것을 보면 이방인은 쫓기거나 잡혀가거나 하잖아. 방금 전 값을 지불할 때도 너무 오래된 돈이다, 하는 듯한 표정을 봤다고. 어쩐지 그런 예감이 드는데.」
「무서운 말 마…… 어쩔 수 없지, 그때는 나도 같이 도망가 줄게. 어디까지든 도망쳐 줘야지 않겠어?」
「잡힐 생각은 없나 봐.」
「그야, 그렇지.」
「그럼 여기를 떠야겠네. 봐, 저기 있는 거. 헌병이야. 우리를 잡으러 왔을지도 몰라.」
「그렇군, 이거 위험한걸. 가자, 카네시마.」

「유원지야, 하네다. 굉장한걸.」
「우리가 유원지에서 즐거워할 나이도 아닌데.」
 카네시마에게 말하면서도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억누를 수 없었다. 빨강, 하양, 노랑, 주황, 분홍, 그리고 본 적 없는 파란 장미가 만발한 정원에 관람차, 회전목마, 처음 보는 놀이기구, 지지거(紙芝居)4와 풍선 장수 목소리. 천국과 극락이란 이런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모처럼 왔으니 뭐라도 타볼까.」
「…… 어머니. 어머니 맞죠!」
 카네시마가 목이 찢어질 듯 외치며 뒤엉킨 발걸음으로 달려갔다. 그 부인은 분명 지난 대지진으로 돌아가신 카네시마의 어머니였다. 나도 마치 가족처럼 돌보아 주셨던 그녀임이 틀림없었다. 달려오는 카네시마를 보고, 그 갸름한 얼굴에 순식간에 혈기가 돈다.
「██니?」
 그녀는 카네시마의 이름을 불렀다.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인 카네시마는 어머니의 어깨를 붙잡고 두 눈에서 주룩주룩 눈물을 흘렸다. 카네시마는 어머니와 함께 도망가지 않은 것을 줄곧 후회해 왔었다.
 그녀는 아연실색하여 말문이 막혔지만, 이내 말 없이 고개를 저으며 우리의 손을 잡고 훈계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돼. 너희는 여기 있어선 안 돼. 헌병에게 들키면 어떻게 될지 몰라. 자, 얼른!」
 그녀는 우리의 손을 잡아끌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를 승강기 안으로 밀어 넣고는 카네시마와 나를 번갈아 보며 얼굴을 비통하게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 나는 그만 잊어주렴. 아버지랑 할아버지, 할머니 말씀 잘 들어야지. 동생들과 사이좋게 지내주렴. 하네다 군, 이 아이를 잘 부탁할게요.」
 카네시마의 어머니는 곱게 화장한 얼굴에서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어머니, 어머니를 부르며 그녀를 잡으려고 몸부림치는 카네시마를 나는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그렇지 않으면 큰일이 나 카네시마가 다시는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줄 알았다. 승강기 걸이 무어라 말했지만, 나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승강기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의 뒤에서 관람차에서 내려오는 아이들이 보였다. 카네시마의 동생과 똑같은 얼굴이었지만, 내가 아는 모습보다 성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중에 카네시마 본인의 모습은 없었다.

「카네시마, 네가 나를 아무리 원망해도 할 말이 없네.」
 다이쇼 15년, 원래 세상의 백화점, 그 벤치에 우리는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나는 바닥을 가만히 바라본다. 절교당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 카네시마를 어머니 곁에 남겨두지 못한 것을 나는 평생토록 후회할 것이다. 그러나 카네시마는 내 등에 손을 얹고 나지막히 말한다.
「아냐. 원망 같은 건 없어. 하네다, 너는 언제나 내 벗이야. 이게 어머니께서 원하시던 걸 테지. 그저 한 번 어머니를 만난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해.」
 자신은 그야말로 별을 땄다고 말하면서, 카네시마는 촉촉한 눈으로, 그래도 열심히 웃고 있었다.
 우리는 그 후에도 몇 번이나 승강기를 함께 탔지만, 다시는 그 승강기 걸을 만날 수 없었다. 분명 어딘가에서, 그 다이쇼 150년의 백화점은 계속 빛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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