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837-KO
















포식의 괴물 마법소녀 로커스트 하츠 희아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을 목도하고 절망하자











니드호그 작전 전술 타격조 회의록-1

회의 장소: 제01K기지 ███████

회의 인원

*브륀휠드의 비탄: 박시월 요원, 도로시 클락 요원, 테루루 요원 외 3명
*악마학과: 전지찬 학과장, 우나은 요원 외 11명
*차원학부: 아라 청소부장
*고유무기대응부: 김현석 요원

회의 목적: 훈련 일정 수립, 상황 전파 및 SCP-1837-KO에 대한 정보 공유

도로시 클락 요원: 때는 20█년, 온 세상에 전란의 불길이 타오르는 잔혹한 시대·····.

박시월 요원: 야.

도로시 클락 요원: 세상은 영웅을 원하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

박시월 요원: 얌마.

도로시 클락 요원: 왜냐하면! 영웅의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난과 역경으로 가득 차 있는 주제에, 제대로 된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그런 잔혹한 현실 때문에 아무도 길을 걸으려 하지 않는다·····.

박시월 요원: ·····이봐요.

도로시 클락 요원: 하지만 세상은 악을 내버려둘 생각이 없었기에, 영웅들이 여기 모였다! SCP 재단 정예 중의 정예만 모아놓은·····.

박시월 요원: 시발 조용히 하세요!

도로시 클락 요원: 게흐흑!

Locust-3

박시월 요원이 들고 있는 보고서를 둘둘 말아 도로시 클락 요원의 머리를 가볍게 내리친다.

박시월 요원: 어수선해지니까 작작 해.

도로시 클락 요원: 존댓말 쓰실 때는 진짜 화나신 거라는 걸 떠올렸어야 되는 건데·····죄송해요.

테루루 요원: 부부싸움 또 시작이네.

박시월 요원: 부부 아니거든.

테루루 요원: 맞잖아? 도로시가 남편, 시월이가 아내. 테루루가 보기에도 정말 예쁜 부부야.

박시월 요원 : 아내 아니거든.

도로시 클락 요원: 네? 시월 씨가 제 아내가 아니라고요?

박시월 요원: ·····도로시 클락 씨 ·····.

도로시 클락 요원: 죄송해요! 또 때리지 말아 주세요! 사랑해요!

테루루 요원: 닭살 돋아·····. 테루루가 대신 사과할게. 저 둘 맨날 저따구로 굴면서 놀아.

아라 청소부장: 전 상관없습니다. 제 주변에는 주인님을 포함해 극도로 이상한 사람이 우글거리니까요. 저 정도 보케는 귀여울 뿐입니다.

김현석 요원: 차원학부 소속이라 하셨죠? 그럼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도로시 클락 요원: 차원학부요? 이번에 제비꽃 관련해서 많이 메일을 주고받았는데 딱히 이상한 건 못 느꼈어요. 평판이 많이 안 좋나요?

전지찬 학과장: (작은 목소리로)·····평생 모르시는 게 좋을 겁니다.

박시월 요원: 타 부서 흉은 거기까지만 보시고, 본론으로 돌아가죠.

박시월 요원이 도로시 클락 요원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도로시 클락 요원은 자리로 돌아가 앉아 노트북 마우스를 만져 빔 프로젝터 스크린에 화면을 띄운다.

박시월 요원: 니드호그 작전에 흔쾌히 동참해 주신 악마학과와 차원학부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가 성사될 수 있게 분주히 노력해 주신 고유무기대응부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박시월 요원: 도로시 요원이 조금 전에 떨었던 너스레처럼 온 세상이 혼란스러운 상황은 아니지만, 상당히 귀찮은 일에 처해있긴 합니다.

박시월 요원: 바로 이 잡것들 때문에요.

화면이 요주의 단체 엔트로피를 넘어서의 로고로 전환된다.

우나은 요원: 엔트로피를 넘어서·····.

테루루 요원: 저놈들 혼반보다는 똑똑한 줄 알았는데.

박시월 요원: 엔트로피를 넘어서, 이하 BE는 구성원 대부분이 인간으로 구성된 변칙 극렬 환경 단체였습니다. 적어도 20█까지는 말이죠.

화면이 인터뷰 영상으로 전환된다.

PoI-2510-BE: ·····배신당했냐고? 아니, 지금 엔트로피를 넘어서를 점령한 놈들은 총지휘자 한 명 빼고는 전부 다 외부 세력이다. 나머지 충실한 동지들은 전부 다 죽거나, 좀비로 되살아나 노예로 부려 먹히고 있는 신세지.

PoI-2510-BE: 그 망할 여자·····. 포로를 잡으려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더군. 나도 간부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똑같은 신세가 되었을 거다.

PoI-2510-BE: 내 기업도 완전히 빼앗겼지. 나랑 똑같이 생긴 놈이 나인 척 하고 계속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데, 무슨 깡으로 다시 돌아가겠는가?

PoI-2510-BE: 그러니, 내 자네들에게 제안할 군침 도는 거래가 하나 있는데·····.

박시월 요원의 손짓에 맞춰 도로시 클락 요원이 영상을 정지한다.

박시월 요원: 엔트로피를 넘어서의 창립자, 동시에 세계적인 대기업 엥엘베르트 코퍼레이션 그룹의 회장인 베르나르 엥엘베르트는 재단에 항복하여 구류되었습니다.

우나은 요원: 엥? 그 미친 에코 파시스트 놈들 대장이 그 사람이었어?

김현석 요원: 저도 면담하면서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박시월 요원: 재단은 안전을 보장해 주는 대가로 BE에 대한 유용한 자료를 넘겨받았습니다. 그중에는 엔트로피를 넘어서의 구성원 대부분이 리빙 데드(LD) 독립체와 타르타로스 독립체, 제비꽃 기원 SCP 몇 종류, 그리고 SCP-491-SHK로 대체되었다는 사실도 있었죠

박시월 요원: 기존 구성원들이 축출당한 BE는 이름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그 활동 양상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적어도 환경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은밀하게 활동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고유무기를 이용한 적극적인 테러 행각을 이어가고 있죠.

김현석 요원: 딱히 환경 보호를 위해 그러지도 않고요. 구성원 전체가 좀비나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박시월 요원: 그럼 이제 문제의 고유무기 파트로 넘어가겠습니다.

화면이 고유무기 관련 시각 자료들로 전환된다.

박시월 요원: 현재 BE의 세포 조직들은 본래 하던 임무들을 중단하고 모조리 특정 고유무기, SCP-1837-KO의 양산 및 실전 배치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테루루 요원: 그 전까지는 '델미나의 불'이라 불렀었지?

박시월 요원: 어. BE쪽 이름을 그대로 썼어.

전지찬 학과장: 이름만 들으면 '그리스의 불'이 생각나는 무기군요.

박시월 요원: 이름은 비슷하지만, 작동 원리는 전혀 다릅니다.

박시월 요원이 도로시 클락 요원에게 손짓하자, 화면이 특수 실험실에서 SCP-1837-KO를 촬영한 영상으로 바뀐다.

박시월 요원: 보시다시피 SCP-1837-KO는 줄기부터 잎까지 모조리 새하얀 걸 빼면 평범한 묘목입니다.

영상 속의 SCP-1837-KO가 흰색 불로 타오르기 시작한다.

박시월 요원: 어디까지나 겉으로 봤을 때만요.

급격히 팽창한 화염이 카메라를 덮치고, 영상이 끊긴다.

도로시 클락 요원: 해당 영상은 제19기지 고유무기대응부에서 제공 받았음을 알립니다. 풀버전을 보고 싶으시면 저희 말고 고유무기대응부로 문의 주세요.

박시월 요원: 열 시간가량의 준비 시간이 끝나면, 활성화된 SCP-1837-KO는 평균 반경 600m 정도의 영역을 불태웁니다.

박시월 요원: BE는 활성화 시간이 도달하기 전까지 SCP-1837-KO를 지키다가 직전에 불분명한 탈출 수단을 이용해 도주합니다. 이런 테러를 본래 BE가 활동하던 영역에서 자행하고 있죠.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박시월 요원: SCP-1837-KO의 감지법과 초동 대처가 수립된 현재는 정상성 유지 기관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서 테러가 성공하는 일은 극히 드물어졌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정상성 유지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 곳, 요컨대 혼돈의 반란이 점거한 제3세계 국가들에서 벌어지는 테러에는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박시월 요원: 그리고 전술신학부의 분석 결과, SCP-1837-KO가 주변을 연소시키면서 방출한 아키바 방사선이 특정 좌표로 모여드는 게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좌표의 상세 정보를 소개하며 설명드리겠습니다.

전지찬 학과장: 스올에도 몇 번 SCP-1837-KO를 이용한 테러가 벌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저희 쪽과 연이 있는 타르타로스 독립체가 제공한 정보에 의하면 BE에 동참한 거주민들이 꽤 많다고 합니다. 대부분 하루 벌어먹기도 힘든 노동자나 제대로 망한 사업가들이라 하더군요.

전지찬 학과장: 현재 BE 스올 세포들을 이끌고 있는 건 비프론스라는 악마인데, LD 소생 독립체를 다루는데 능하다는 것 말고는 알려져 있는 게 없습니다. 다만 기적술의 위력과 군중 선동력은 상당한 수준이라 꽤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박시월 요원: 감사합니다. 사미오말리에랑 제비꽃 독립체 쪽은 현재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니 추후에 확실한 정보가 나오면 알려 드리겠습니다.

박시월 요원: 다음으로 보여 드릴 건 이번 작전의 목표입니다.

화면이 오래된 성채들과 신전들을 촬영한 자료로 전환된다. 건물들은 불타 죽은 거대한 나무를 중심으로 감싸듯 지어져 있다. 건물 중에서 가장 높은 하얀 탑은 나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박시월 요원: 여긴 한국의 ██와 연결된 여분차원 TBE-1에 위치한 고유무기 생산 시설입니다.

아라 청소부장: 배경에 커다란 나무·····.

박시월 요원: 왜 그러시죠?

아라 청소부장: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계속 해 주시죠.

박시월 요원: 현재 상당수의 BE 대원들이 여기 주둔하며 공장을 보호하고 있죠.

김현석 요원: PoI-2510-BE의 말에 따르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치명적이었던 이유로 폐쇄한 공장이라 합니다. 자기도 왜 굳이 저길 가동시키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도면이랑 보안 코드 등등도 겸사겸사 얻어냈습니다.

박시월 요원: 니드호그 작전의 목표는 해당 공장의 통제권을 완전히 장악해 무력화시키고, 아키바 방사선이 모여드는 것으로 밝혀진 첨탑을 조사하는 겁니다. 현재 BE가 테러 행각에 사용 중인 SCP-1837의 99%를 생산 중인 걸로 추정되므로, 공장을 장악할 시 BE의 기세도 꺾일 거라 예상됩니다.

우나은 요원: 나무를 만드는 공장을 장악하는 작전·····왜 니드호그라는 작전명이 붙었는지 알 것 같네요.

아라 청소부장: 이 정도 인원으로 좀비, 악마, 각종 벌레, 상어 인간들이 우글거리는 장소를 점령하는 건 상당히 힘들 것 같습니다만.

도로시 클락: 혹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해 보셨나요?

아라 청소부장: 네?

도로시 클락: 거기 메인 컨텐츠인 공격대랑 똑같은 거예요! 난공불락의 던전, 무시무시한 보스들, 그리고 이를 돌파하는 멋진 영웅들! 필사의 사투를 치르고 마지막에는 멋진 보물을!

아라 청소부장: 에?

도로시 클락 요원: 아라 씨도 가슴이 불타오르지 않나요?

박시월 요원: 좀 닥쳐·····. 물론 양동을 위한 별개의 작전도 구상 중에 있습니다. 기존 BE 전담 기동특무부대인 요타-33 "클라우지우스의 검"이 도와 줄 예정이고·····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요. 작전의 세부적인 구축은 잠시 휴식한 뒤에 진행하도록 하죠.

회의 종료.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라가 벽에 기대 쉬고 있는 시월에게 생수병을 건네면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헌데 전 이미 물이 있어서요."

"딱 좋게 녹은 얼음물입니다. 시원하죠."

"·····."

Locust-5

시월이 따로 물병에 담아서 온 물은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 훈련 덕에 미적지근해져 있었다.

이런 물을 마셔봤자 땀과 더위로 죽을 지경인 몸에는 도움이 하나도 안될 게 뻔했다.

"고마워요."

"별말씀을."

시월은 아라에게 받은 생수병의 뚜껑을 열고 단숨에 들이켰다.

"말하신 대로 딱 좋게 녹았네요."

차가운 물을 충분히 마신 시월은 생수병을 들고 훈련장을 바라봤다.

"흐앗! 받아라!"

"거기 위험해! 내가 엄호할게!"

"고마워요 테루루 씨! 이얍이얍!"

웃기게 생긴 바이저를 쓴 도로시랑 테루루가 허공에 대고 VR 훈련용 모조총기·····아무리 봐도 장난감 총으로밖에 안 보이는 물건을 발사하는 시늉을 했다. 더없이 진지한 자세와 표정으로 말이다.

"외부에서 보니 제법 병신 같은 광경이군요."

"동감입니다."

최신 초상 기술이 접목되어 99.999% 현실에 가까운 훈련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특수 장비였지만, 머리 전체를 덮는 커다란 바이저를 쓰고 총 쏘는 흉내를 내고 요리조리 회피기동을 벌이는 건·····상당히 우스워 보였다.

"쉬고 있는 것도 우리 둘 말고는 없네요."

시월의 말대로 느긋하게 물을 마시며 쉬고 있는 건 둘밖에 없었다.

"다들 왜 이렇게 필사적인 걸까요."

"아라 씨는 엄청 필사적으로 보입니다만."

아라가 기원한 제비꽃 차원과 목표인 BE의 공장이 있는 차원은 동일한 곳이다.

이 사실은 작전에 큰 도움은 주지 못했다. 아라가 살던 곳은 어두컴컴한 땅굴로 한정되어 있어 제공해 줄 정보, 그러니까 고향에 있을 동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보는 매우 한정적이었다.

"지금이야 연을 끊었다고 해도 고향은 고향이니까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있습니다."

아라가 아비 되는 자를 죽인 이후, 친하게 지냈던 개미 메이드들과의 연락이 모조리 끊겼다가 니드호그 작전 논의 한 달 전에야 연락이 닿았었다.

'오르트의 종양은 모조리 축출 완. 이제 우릴 이끄는 건 정당한 신님. 당장 돌아와.'

아라는 돌아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보고하지도 않았다. 이 사실을 아는 건 이 세계에 오직 아라 혼자였다.

"하긴 BE놈들이 아라 씨 고향에 도움 될 일을 퍽이나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랄나기 전 기준으로도 말이죠."

"꽤 악감정이 많으시나 보군요."

"네. 한반도에서 벌어진 고유 무기 사건 60퍼센트의 원인은 그 시발놈들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한 백 퍼센트에 한없이 가까운 99퍼센트쯤 되겠군요."

"장난 아니군요."

"장난 아닙니다."

시월은 얼음이 살짝 녹아서 새로 생긴 찬물을 들이켰다.

"SCP-1837-KO 말입니다만."

"네."

"예전에는 그 자리를 다른 개체가 차지하고 있었다 하더군요."

"누가 그랬나요?"

"클라라 씨가 그랬습니다. 이번 사건의 주모자로 추정되는 인물과 깊숙이 연관된 SCP 였다는데·····거기서 뭔가 불길한 악의가 느껴진다고 하더군요."

시월은 주모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한때 옆에서 그 고통을 지켜봤던 사람이다.

"시월 씨랑도 제법 인연이 있었다면서요."

"·····시발·····대체 어디까지 얘기하고 다닌 거야."

클라라와는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어 뭐 하는 사람인지 몰랐지만, 만날 일이 있으면 주먹부터 먹여 주겠다고 다짐하는 시월이었다.

"·····."

과거는 뜬금없는 계기를 통해 뇌의 심연에서 떠오른다. 시월의 머릿속은 제202K기지 유아청소년부에 격리되어 있던 시절의 익사체로 가득 찼다.

"웬일이래? 평소에는 관심도 안 주더니."

"그냥 계속 가만히 있는 걸 보니·····뭔가 짜증 나서."

"드디어 시월이도 재단에 대한 충성심에 눈을 떴구나!"

"입 닥쳐."

그곳에서 시월은 다 부서져 가는 괴물을 만났고

"나는 포식의 마법소녀 로커스트 하츠 희아."

"힘없는 어린애들을 괴롭히는 악한은 내가 용서하지 않아."

"·····입으로 말하니까 겁나 부끄럽네·····역시 이건 아닌가."

나중에 괴물과 재회하니 괴물은 마법소녀가 되어 있었다.

"뭐, 저도 큰 관심은 없습니다."

"·····?"

"이미 죽은 사람의 이야기지 않습니까. 전 언제나 산 자들의 이야기에만 관심이 가더군요."

거짓말이었다.

어색해지려는 분위기를 모면하려는 거짓말.

아라가 지내던 굴에는 벽화가 잔뜩 그려져 있었다. 각종 화려한 의상을 걸치고 있는 동포들, 위풍당당하게 그려진 신들, 그리고 이 모든 걸 굽어살피는 커다란 나무.

한때 아라는 개미의 몸으로 벽화들을 바라보며, 저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름답게 차려입은 이들을 동경했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처지가 되고 싶다고 꿈을 꿨었다.

아비 되는 자는 모든 벽화를 훼손시켜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게 만들었고, 아라는 극도의 증오심을 품고 그를 죽였다.

"그렇습니까····."

둘은 훈련이 끝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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