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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목: SCP-1786-KO - 천장권 대량매도
저자:romr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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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련번호: SCP-1786-KO | 보안 인가 적용됨 |
| 격리 등급: 케테르 | 담당 부서: 악마학과 |
특수 격리 절차
SCP-1786-KO 의 영향을 제거하기 위한 모든 시도는 현재 제145K기지의 1순위 목표이다. 모든 인원과 부서는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든 SCP-1786-KO를 무효화시키거나, 격리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SCP-1786-KO에 관한 연구는 예산 배정 순위가 상승하며, 외무 관련 인원들은 한국지역사령부의 관련 기지와 접촉해 해결 방안을 연구한다.
SCP-1786-KO-1들은 모두 인간형 개체 격리동에 수용하며, 영양은 필요하지 않기에 식사는 지급하지 않는다. 이외의 기준은 표준형 격리실 관리 절차를 적용한다. SCP-1786-KO-1에 관한 실험 시도는 기지 내 윤리위원회 담당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설명
SCP-1786-KO는 제145K기지 내에 일어난 대규모 변칙 현상이다. SCP-1786-KO의 정확한 목적, 형태, 영향은 현재로서는 불명이지만, SCP-1786-KO는 2025년 3월 4일 새벽 4시 이후 제145K기지에 발생한 이하의 모든 변칙 현상을 지칭한다:
- 기지 수자원의 기적학적 변화. 제145K기지의 배수 시스템을 통과한 모든 액체는 자체적으로 미약한 양의 타르타로스 에너지를 분출하며, 이는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타르타로스 에너지를 역추적해 관련된 타르타로스 독립체를 특정하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했다.
- 기지 창문 바깥으로 보이는 모든 풍경의 왜곡. 제145K기지의 창문으로 이용하여 바깥 풍경을 관찰할 경우, 붉은 하늘과 불타는 땅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 밈적 위협은 아니며, 단순한 시야의 조작일 뿐이다.
- 기지 내 수자원을 음용한 모든 인원 (이하 SCP-1786-KO-1) 의 형이상학적 형태 변화. SCP-1786-KO 발생 이전에 기지에 위치해있던 수자원을 섭취한 모든 인원은 개념학적 왜곡을 겪으며 형이초학적 형반전 상태에 돌입, 최종적으로 모든 영상 매체에서 그 형태가 흔히 묘사되는 "매도 속성"1 서브컬쳐 캐릭터의 일러스트와 유사하게 변한다. 특기할 만한 점은 상술하였듯 이러한 변화는 "영상 매체" 에만 국한된다는 것이다. 즉슨, SCP-1786-KO-1 개체군의 물리적 형태는 여전히 유지된다. 육안으로 관찰하였을 때는 변화 이전과 어떠한 차이도 없다.
- SCP-1786-KO-1 개체군은 타르타로스 공명 에너지를 발산한다. 또한, 발성, 인지, 이동 방식이 변화 이전과 확연하게 다른 행태를 보이며, 이는 역시 "매도 속성" 서브컬쳐 캐릭터의 전형적인 클리셰와 유사한 행동들이다. 단 한 가지 변화 이전과 동일한 것이 있다면 개체의 목소리로, 변화 이후에도 SCP-1786-KO-1 개체군은 변화 이전과 같은 목소리를 지닌다. 이를 통해 SCP-1786-KO-1 변화가 일어난 대상자의 신원을 구분해낼 수 있다.
이러한 현상군은 사건 기록 및 증거에 비추어 보아 다분히 상호연관적이고, 또한 의미있기에 하나의 문서로서 등재되어 SCP-1786-KO 로 지정되었다. 자세한 사항은 문서에 등재되거나, RAISA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기록을 참고할 것.
부록 1 - 발견 기록
SCP-1786-KO의 영향은 2025년 3월 4일 오전 7시, 악마학과 사무실에서 최초 발견되었다. 이하는 당시 녹화 기록이다.
서론: 2025년 3월 4일 오전 7시, 전지태 연구원은 업무를 위해 오전 기상 이후 악마학과 사무실에 진입했다. 이후, 전지태 연구원은 SCP-1786-KO-1 사례를 발견하였고, 그에 대응해 기지 긴급대응반에 빠르게 신고했다. 이하는 전지태 연구원의 첫 조우 당시 녹화된 영상이다.
아침. 사무실 문에 햇볕이 비친다. 사무실 문은 전부 닫혀있다. 복도 쪽 문이 덜컥거리더니, 벌컥 열린다. 부스스한 머리의 전지태 연구원이 사무실로 들어온다. 전지태 연구원은 주머니에서 안경을 꺼내 착용하고 하품한다.
전지태 연구원: 어, 졸려.
전지태 연구원이 걸어가 사무실 구석에 있는 반쯤 따인 생수 한 병을 꺼내 마신다. 그 후, 책상에 노트북을 꺼내 얹는다.
전지태 연구원: 형!
침묵.
전지태 연구원: 왜 대답이 없어.
전지태 연구원이 구석 상자에서 법률 서류를 꺼내 정리한 뒤, 천천히 걸어가 창문을 연다.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전지태 연구원: 춥네.
전지태 연구원이 왼쪽 구석 옷걸이에서 코트를 꺼내 입는다.
전지태 연구원: 과장님! 거 일어나요! 우리 오늘 주주총회 이야기 해야한다니까! 그리고 그 천사 관련도 있잖아요! 지금 급하다고!
전지태 연구원이 가만히 있다가, 한숨쉰다.
전지태 연구원: 아니, 지금 타락천사가 우리 조지려고 한다니깐 그러네! 그, 적백합 그거, 그거 부순거 타천사라고! 타천사! 어제 이메일 봤을거 아니야! 형!
전지태 연구원: 또, 또, 밤 샜구만 저저 개—
불명: 허접.
문 열리는 소리.
전지태 연구원: 어?
불명: (굵은 남성 목소리로.) 하아, 오빠 또 내 앞에서 까칠하게 보이려고 그렇게 구는거 다 보이거든? 한심해. 업무 전에 또 나한테 무릎베게 위로 받고싶은거지?
미상의 SCP-1786-KO-1 개체 (이하 SCP-1786-KO-1-전지찬) 가 방 구석, 전지찬 학과장 개인 업무실에서 나온다. 개체는 천천히 돌며, 전지태 연구원을 바라본다. 영상 매체에서 보이는 개체는 초록 머리의 튀어나온 귀를 가진, 세일러 교복을 입은 서브컬쳐 캐릭터 형태이다.
전지태 연구원: 씨발 저게 뭐야.
SCP-1786-KO-1-전지찬. 영상 매체에서의 모습과 다르게, 실제로는 전지찬 악마학과장과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전지태 연구원: 뭐냐고 저게!!!
SCP-1786-KO-1-전지찬: 왜 갑자기 소리지르는거야!? 오빠의 허접 목소리 존나 역겹거든!
전지태 연구원: 뭐, 뭐야. 형? 형? 왜 그러는거야 갑자기? 또 뭐..
SCP-1786-KO-1-전지찬: 형이라니! 오빠 어제 또 일하느라 제대로 안 잔거야? 하긴 오빠같은 허접은 원래 내가 항상 도와줘야 하니깐 말이지…
SCP-1786-KO-1-전지찬이 양손을 모으고 다리를 올리며 포즈를 취한다.
SCP-1786-KO-1-전지찬: 에헤!
전지태 연구원: 우리 형의 얼굴을 하고 그따위로 말하지 마!!!
전지태 연구원: 에… 으에. 으… 신고! 신고를! 어서 신고…
전지태 연구원이 다리가 풀려 쓰러진다. SCP-1786-KO-1-전지찬은 점점 전지태 연구원에게 다가간다. 이후, 개체가 전지태 연구원을 덮치며, SCP-1786-KO-1-전지찬이 전지태 연구원을 아래로 깔고 위에서 바라보는 자세가 된다. SCP-1786-KO-1-전지찬은 전지태 연구원의 양 손목을 잡는다.
전지태 연구원: (숨막힌 비명.)
SCP-1786-KO-1-전지찬: 헤에… 오빠는 이런 상황을 좋아하는거야? 그럼 내가 이렇게… 더 가까이 가면 어떻게 될까아?
전지태 연구원: 썅! 나가라고!
전지태 연구원이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꺽꺽거린다. SCP-1786-KO-1-전지찬은 양 손목에 힘을 주며 전지태 연구원에게 밀착한다.
SCP-1786-KO-1-전지찬: (속삭이며.) 어때? 허접 오빠.
전지태 연구원: (비명.)
전지태 연구원: (숨막히는 소리로) 왜 몸이 안 움직이는거야!? 왜? 아니! 왜 이렇게 무거워!!!
SCP-1786-KO-1-전지찬: 신음하는걸 보니…
개체가 더욱 밀착한다. 개체의 수염이 전지태 연구원의 볼에 닿는다.
SCP-1786-KO-1-전지찬: 좋아하는구나?
비명. 전지태 연구원이 손동작을 이용해 작은 동작재해를 형성하고, 무언가를 던지는 시늉을 취하더니 SCP-1786-KO-1-전지찬의 얼굴을 가격한다. SCP-1786-KO-1-전지찬은 순식간에 위로 뛰어오르며 책상 너머로 날아간다.
SCP-1786-KO-1-전지찬: 꺄악!
전지태 연구원: 내 위에서 꺼지라고!!!
전지태 연구원은 좌측으로 돌아 일어나며, 질주해 긴급대응반 호출 버튼을 누른다. 경보음이 시설 전체에 퍼진다.
기록 종료
결론: SCP-1786-KO-1-전지찬은 확보되어 격리 시설로 이송되었다. 확인 결과 제145K기지 내에서 유사한 사태가 여럿 발생하였으며, 수자원이 극심한 기적학적 변화를 겪은 사실도 확인되었다. 이후 이상 현상은 SCP-1786-KO로 지정되었고, 악마학과 및 긴급대응반 소관으로서 관리되는 중이다.
악마학과장이 이상 현상에 영향받은 관계로, 전지태 연구원이 임시 악마학과장으로 승진되었다.
악마학과와 긴급대응반은 현재 사태의 해결 방법을 모색 중이다.
부록 2 - 긴급대응반 회의 기록
사태 발견 이후, 악마학과와 긴급대응반은 SCP-1786-KO에 대한 대응법을 찾기 위해 논의했다.
서론: 악마학과와 긴급대응반은 사건 대응팀을 구성, 사태의 근원을 추적하기 시작했으며, 제145K기지의 수자원이 악마학적으로 오염되었음을 밝혀냈다. 제145K기지는 사건 이후 모든 수자원 사용을 일시 중지하고, 인근 기지 및 구역에서 보급한 식수를 통해 인원을 유지했다. 대응팀은 또한 수자원 샘플을 수집해 악마학적 역추적을 통하여 SCP-1786-KO의 영향을 제거할 방법을 연구했다.
2025년 3월 7일, 긴급대응반장 로버트 "오메가" 박 긴급대응반장은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과 함께 SCP-1786-KO 대응과 관련된 긴급 대응책 발표를 게시했다.
참가자:
- 윤도하 이사관
- 로버트 "오메가" 박 긴급대응반장
-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기록 시작
로버트 "오메가" 박 긴급대응반장과 전지태 연구원이 지하 회의실에 앉아있다.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자, 자, 다들 진정하시고. 다들 모였죠?
전원 대답.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좋습니다. 별 말 안하겠습니다. 이사관님은, 괜찮으십니까?
윤도하 이사관: 네. 괜찮습니다.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항상 그러시지요. 전지태 씨는, 준비됐나요? 원하면 물이라도 마셔도 됩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준비됐습니다.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 좋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슬라이드 켜주세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예, 감사합니다. 여하튼, 현재 저희가 브리핑할 사항은 이사관님도 잘 아실 것이니 기본은 적당히 넘어가겠습니다. 우선, SCP-1786-KO로 지정된 이 현상은… 굉장히 다방면의 연관되어보이는 이상 현상을 하나의 일련번호에 저장한 겁니다.
슬라이드가 넘어가고, 제145K기지 지속가능배수로의 사진이 보인다. 한 장은 비변칙적 사진기, 다른 하나는 아키바 필터를 끼워 찍은 특수 화상이다. 특수 화상의 물 주위에서 타르타로스 에너지의 특징적 적갈색 아우라가 그려져 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우선 첫 번째 변칙 현상은… 보시다시피 기지 수자원의 악마학적 오염입니다. 아키바 장의 적갈색 변성이 보이실건데요, 기지 모든 수자원이 거쳐지나가는 지속가능배수로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수자원 원천 어딘가에 누군가 악마학적 오염물질을 풀던가, 전술적 저주를 걸던가 해서 기지 수자원이 타르타로스 에너지를 방출 중입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이 "공격" 의 원천은 에너지의 특성상 악마… 아니, 죄송합니다. 타르타로스 독립체거나, 타르타로스 독립체를 통한 인간의 접근일겁니다.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히지 못 했지만 긴급대응반 측에서 에너지 파장을 현존하는 제145K기지의 타르타로스 독립체의 파장과 비교분석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이게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확실한 신학적 증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또한, SCP-1786-KO-1 개체들 또한 타르타로스 공명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이 악마 빙의 등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습니다. 충분한 신학적 증거가 수집된다면 SCP-1786-KO-1 개체군을 대상으로 퇴마 의식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럼 이 배후에 있는 악마가 어떤 놈인지 곧바로 알 수 있겠죠.
윤도하 이사관: 타르타로스 독립체… 이게 무언가의 공격이라면 확실히 그럴듯한 가설이네요. 분석이 안 끝났다고는 들었지만, 혹시 의심가는 독립체는 없나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아직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악마학과가 주요한 격리나 퇴역, 교섭을 진행한 독립체가 몇 없긴 하지만, 전부 다 성공적으로 끝나 원한 관계가 될 개체는 존재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나마 가까운 격리 파기 사건이랄까… 그런건 SCP-1070-KO인데, 이 경우에는 아예 재단에 정식 채용되었죠.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우선 재단과 우호적인 타르타로스 독립체들과 직접적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니, 이후에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추가 보고서는 작성해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윤도하 이사관: 그래요. 우선 분석은 계속 진행하도록 하지요. 보고 계속해주세요.
슬라이드가 넘어가고, 왜곡된 기지 창문 바깥의 모습이 보인다. 불타는 하늘과 산골짜기가 보인다.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이 부분은 제가 담당하겠습니다. 두 번째 이상 현상은 첫 번째와 꽤나 관련이 있습니다. 기지 창문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이 거의 다 왜곡되었다는 점입니다. 특이하게도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고 서서히 발생했습니다. 발견 기록을 보면 아시겠지만…
슬라이드가 넘어가, 전지태 연구원이 사무실에 들어선 장면을 보여준다. 창문 바깥은 정상적이다.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아침에는 발생하지 않다 오후부터 조금씩 조짐이 보였습니다. 조사 결과 밈적 위협이나 인식재해는 아니고, 그냥 환각에 가깝습니다. 여전히 인식재해긴 하다만…
윤도하 이사관: 그 부분은 뭐… 이사관실 뒷쪽 창문이 붉게 변했을 때부터 알아봤습니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만약 조금이라도 잘못되었다면 전 기지적 위협이 될 뻔 했으니까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살짝 움츠린다. 윤도하 이사관이 놀라 바라본다.
윤도하 이사관: 어라, 어디 아프신가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아, 아닙니다. 그냥… 팔이 욱신거려서. 하하.
윤도하 이사관: 갑자기 목소리가 조금… 어색해진 기분이 드는데.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어. 음. 아닙니다. 아무튼 마지막 변칙성에 대한 보고… 진행하겠습니다.
슬라이드를 넘긴다. SCP-1786-KO-1 개체 격리실의 사진이 보인다.
침묵.
윤도하 이사관: 저게… 무슨 일이… 죠?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크흠. 그, 그러니깐. 세 번째 변칙성 또한 여전히 첫 번째와 연관이 있습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타르타로스 에너지에 오염된 수자원을 섭취할 경우… 개념상이, 어, 형이상학적 변화를 거칩니다. 그리고 이내 모든 영상 매체에서 묘사되는 모습이 서브걸쳐 캐릭터와 유사하게 변화합니다. 물리적 모습은 변하지 않고요.
윤도하 이사관: 아.
슬라이드가 넘어가며, SCP-1786-KO-1-전지찬과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모습이 보인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카메라로 촬영한 전 전지찬 악마학과장, 현 SCP-1786-KO-1-전지찬.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예를 들어서, 저건 전 전지찬 학과장입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몸은 그대로인데 영상 매체에서의 모습과 성격만 변칙적으로 변한다는 말입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변하는 규칙… 따위는 모르겠고. 실험에 낭비할 디계급은 당연히 없습니다. 이미 다 변했거든요. 그리고, 음. 행동 특성이, 흠, 서브걸쳐에 자주 등장하는 "매도 속성" 캐릭터 따위의 클리셰와 아주 유사합니다.
윤도하 이사관: 그, "매도 속성" 은 뭐죠? 내가 요즘 문화를 잘 몰라서.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어, 그러니깐. 대충 캐릭터가 욕을 하고, 뭐 사람을 대상으로 경멸하고 한다는 말인데. 저도 조사하던 사람들에게 들은거라… 아무튼 그런 캐릭터성이 존재하고, 그런 서브걸쳐 캐릭터와 유사한 행동 양식을 보이는 개체로 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몸은 그대로고요. 그러니까 뭐, 성인 남성 몸으로 애교를 부리거나, 뭐 그러는데 이제, 카메라, 카메라에 나오는 모습은 막 만화 캐릭터인거죠. 네.
한숨.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웃으며.) 솔직히 말해서 저도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윤도하 이사관이 주춤한다.
윤도하 이사관: 아… 하하. 복잡한 상황이네요. 네. 그럴 수 있죠.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보고는 이상입니다. 진전 생기면 문서를 보낼 예정입니다.
윤도하 이사관: 알겠습니다. 힘든 와중에 보고 고마워요. 그럼 이만.
프로젝터가 정리되고, 윤도하 이사관은 회의실을 나간다. 나머지 인원들만이 남아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얼굴에 손을 얹는다.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 지태 씨, 괜찮아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솔직히 말할까요, 아니면 그냥 괜찮다고 해드릴까요?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그냥 솔직히 말하셔도 되요.
침묵.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아니, 그.
한숨.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하. 아니… 그러니까. 일단 말이죠, 저는 아침에 소녀 서브컬쳐 캐릭터처럼 변한 형에게 덮쳐졌습니다.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그, 그렇죠.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이해가 되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테이블을 강타한다. 울리는 금속음이 회의실을 채운다. 그가 고개를 숙인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피식거리며.) 소녀 서브컬쳐 캐릭터처럼 변한 형에게 덮쳐졌다고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형에게.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고개를 들더니, 오메가 긴급대응반장을 가만히 쳐다본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형이 저에게 다가와서! 매도 욕설 경멸을 내뱉으면서!! 절 넘어뜨리고!!! 유혹하고!!! 애교부리고!!! 바닥에 처박은 다음 분위기 잡고 지랄 염병을 했다고요!!!! 형 수염이 볼에 닿았다고!!!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저—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말이 되냐고 이게! 악마가 빙의하거나 해서! 어! 사지가 꺾이고 막, 비명, 응? 비명지르고! 그러는 일이면 이해를 하겠어요, 많이 봤어, 그런데, 그런데! 아니 무슨 아침에… 하.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무슨 애니 캐릭터같이 행동하는 형이 기어온다고요 나한테… 이해가 가요? 안 가잖아! 무슨 개같은… 개같은 상황이냐고요 이게…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벌떡 일어선다. 오메가 긴급대응반장은 여전히 앉아 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그런데? 그런데?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어깨를 으쓱한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기지 긴급대응반에 신고를 하니까 조사한데. 그런데 조사해보니까? 우리 형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다 애니 캐릭터처럼 행동한데! 다들, 응? 막 발로 밟고! 욕하고! 침 뱉고! 팬티스타킹 신고, 이쁘장하고, 치마 입고, 욕하고, 매도하고! 기지 전체가… 기지 전체가…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다시 쓰러지더니, 피식거리며 웃는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기지 전체가 정신병자 애니 사디스트 캐릭터 코스플레이어 파티래요… 남정네도 여자도… 기지 전체가… 우리 형도… 우리 과원도… 내 친구도… 존나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요… 말이 되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의자를 걷어찬다. 의자는 굴러가 벽에 충돌한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형제 있어요?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어, 에. 그. 외동입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잘 됐네요. 서브걸쳐 소녀 캐릭터로 변할 사람 없어서.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아, 개같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의자에 완전히 기대 눕는다.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그런데, 죄송합니다만.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네?
오메가 긴급대응반장: 문 열려있었어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문 쪽을 바라본다. 윤도하 이사관은 가만히 서 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어?
장내 소란.
비명.
기록 종료
결론: 긴급대응반과 악마학과는 현재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타르타로스 에너지의 파장을 대조하고 있다. 악마학과 현장 요원들은 급파되어 우호적인 타르타로스 독립체로부터 정보를 수집한다. 긴급대응반은 기지 내 혼란을 방지하며, 기지가 수자원 오염에도 제외해고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돕는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주마다 의무적으로 기지 상담과에 방문하도록 한다.
부록 3 - 이상 현상
SCP-1786-KO 발생 1주 동안 대응팀은 지속적으로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이를 통해 SCP-1786-KO의 영향력이 안정화되었다고 추정되었다. 그러나, 2025년 3월 14일, 이하의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서론: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SCP-1786-KO-1-전지찬과의 정보 입수를 위한 면담을 가졌다. 해당 면담 도중 몇 가지 외부 요소로 인하여 이상 사건이 발생, SCP-1786-KO-1-전지찬은 이상 행동을 보이며 제압되었다.
면담 시각은 오후 2시로, 당시 제145K기지의 구내식당 점심은 전어 구이, 명란젓, 샐러드, 백미와 부대찌개였다.
SCP-1786-KO-1-전지찬은 표준 인간형 개체 격리실에 있다. 개체는 침대 위에 엎드린 상태로 책을 보며 발을 동동거린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전술신학적 보호물을 두른 채로 격리실에 들어온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들어온 것을 인지하자, CP-1786-KO-1-전지찬은 과장된 자세로 침대에서 일어난다.
SCP-1786-KO-1-전지찬: 허접 오빠, 오랜만이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가만히 SCP-1786-KO-1-전지찬을 바라본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 그래. SCP-1786-KO-1… 전지찬.
SCP-1786-KO-1-전지찬이 침대를 펑펑 치며 웃는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SCP-1786-KO-1-전지찬: 크핫! 크하하핫! 아, 아.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뭐가 그렇게 웃기지?
SCP-1786-KO-1-전지찬: 아니. 이름 못 부르는게 진짜 웃겨서. 미안, 미안.
SCP-1786-KO-1-전지찬: 전지찬. 내 이름도 제대로 못 부르는게 얼마나 웃긴지 몰라. 내가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 그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SCP-1786-KO-1-전지찬.
SCP-1786-KO-1-전지찬: 왜?
SCP-1786-KO-1-전지찬이 웃으며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을 향해 얼굴을 들이민다.
SCP-1786-KO-1-전지찬: 또 심각한 표정이네? 내가 또 아픈 부분을 건드렸나? 이봐, 오빠! 왜 그러는거냐고 묻고 있잖아? 응? 흐흣. 한심해.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이를 악문다. 침묵.
SCP-1786-KO-1-전지찬: 아, 뭐야. 또 대답 없어. 멍청한 오빠, 할 말도 다 떨어진거야?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SCP-1786-KO-1-전지찬. 아직도 내가 이전에 한 질문에는 대답할 의향이 없는건가.
SCP-1786-KO-1-전지찬: 내가 왜 이러고 있느냐는, 그 질문?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넌 내 형이 아니다. 너에게서 나오는 타르타로스 에너지가 그걸 입증하고 있어. 최소한, 형이라고 해도 다른 의지가 개입 중일거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재단은 이런 현상 따위로 망하지 않아. 너가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린 남아있을 거다. 인류를 지키면서.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너는 이 현상의 근원, 아니면 최소한 관련된 증거를 알고 있을거다. 그걸 말해줄 수 있겠나.
SCP-1786-KO-1-전지찬: 으에.
SCP-1786-KO-1-전지찬이 혀를 내밀면서 얼굴을 숙이고, 입을 벌리며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을 쏘아본다.
SCP-1786-KO-1-전지찬: 또 그 얘기야? 재미없어.
SCP-1786-KO-1-전지찬이 일어서서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미동이 없다.
SCP-1786-KO-1-전지찬: 너같은 허접 오빠랑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도 역겨운데, 이렇게 똑같은 질문 계속해서 받는 것도 지루해 죽겠거든?
개체가 전지태 연구원이 클립보드를 들고 있는 자세를 모방한다.
SCP-1786-KO-1-전지찬: 으, 으르는 즈든이드, 즈든은 은류를 즈큰드, 므슨 을으 을으는즈 으그흐르. 하면서. 내게 뭐라도 알아낼 수 있는 것 마냥. 심지어 맨날 나한테 와. 설마 나 좋아하는거야? 뭐, 오빠같은 쓰레기랑은 사귀기는 커녕 만지기도 싫은데. 흐흐.
SCP-1786-KO-1-전지찬이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의 눈앞으로 다가가 마주선다.
SCP-1786-KO-1-전지찬: 그래도 오빠같은 사람의 부탁이니까 조금은 들어주는거지. 병신, 바보, 머저리, 최하. 너같은 사람을 이렇게 사랑해주는 것도 나뿐일거야!
SCP-1786-KO-1-전지찬: 그렇게 원하던 부탁. 들어줄까?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말해봐라. SCP-1786-KO-1.
SCP-1786-KO-1-전지찬: 이 모든 현상의 비밀, 나같은 애새끼도 아는 최저 난이도 문제의 정답은!
SCP-1786-KO-1-전지찬이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의 얼굴에 침을 뱉는다. 그러고는, 갑자기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윙크한다.
SCP-1786-KO-1-전지찬: "없다" 야!
SCP-1786-KO-1-전지찬이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툭 밀친다. 이후 고개를 젖히며 과장된 웃음을 보인다.
SCP-1786-KO-1-전지찬: 아, 지루해서 이 짓도 더 못해먹겠어. 허접, 허접들 뿐이야. 오빠도 어서 냄새나는 찐따 숙소로나 꺼져버리라고!
SCP-1786-KO-1-전지찬이 다시 숨을 들이쉬더니, 기침하며 목을 잡는다.
SCP-1786-KO-1-전지찬: 어?
SCP-1786-KO-1-전지찬은 갑자기 바닥에 쓰러진다. 팔다리가 격렬하게 움직이며 바닥을 긁기 시작한다. 그 도중에서도 개체는 여전히 헛구역질을 계속한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그가 덜덜 떨며 뒤로 물러서기 시작한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이, 이게 무슨!
SCP-1786-KO-1-전지찬: 웁. 으극. 우웁. 윽. (헛구역질 소리) 썅! 씨발! 너, 너 도대— (헛구역질 소리)
SCP-1786-KO-1-전지찬의 관절이 기동 불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개체가 비명지르기 시작한다.
SCP-1786-KO-1-전지찬: 크악! 크아아아아아악! 뭘 처먹은거야! 개새끼가! 허접 쓰레기 주제에!!!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처먹는다고?
SCP-1786-KO-1-전지찬: 흑. 으극! 읍! (헛구역질 소리) 젠장. 젠장. 젠장. 내장. 내장. 내장. 내장. 내ㅈ—
SCP-1786-KO-1-전지찬의 등이 후면부로 기괴하게 꺾인다. 개체는 침흘리며 침구로 자신의 입과 코를 가린다. 반복적으로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으로부터 떨어지려는 행동이 눈에 띈다. SCP-1786-KO-1-전지찬의 팔이 점점 강하게 발작하며 침구를 찢기 시작한다.
SCP-1786-KO-1-전지찬: (비명)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황급히 격리실을 빠져나간다. 제어팀 명령에 의해 격리실 내부에 수면 가스가 살포된다. 가스가 사라지고, SCP-1786-KO-1-전지찬은 침대 위에 기절한 상태로 엎어져 있다.
기록 종료
결론: 녹화 당시 격리실의 아키바 화상을 확인한 결과, SCP-1786-KO-1-전지찬이 아브라함계 종교 물품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님으로 밝혀졌다. 악마학과는 현재 SCP-1786-KO-1-전지찬이 어떠한 이유로 이상 행동을 보였는지,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그 행동으로 어떤 사실을 밝혀낼 수 있는가에 대해 논의 중이다.
부록 4 - 긴급 소집
서론: 이상 현상 발생 3일 후,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악마학과 긴급 소집을 명령했다. 소집 장소는 지상 3층 악마학과 사무실이다.
참가자:
-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 우나은 요원
- I-I3LL
- 하연우 신부
사무실 옆에 설치된 창문 바깥으로 불타는 지상이 보인다. 멀리서 붉은색 인간 형태의 무언가가 거대한 덩어리로부터 도망치다, 압사당한다. 이후 창문 앞은 불타며 다시 아무도 없는 불타는 황야를 보여준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사무실 중간에 앉아 있다.
세 인원이 악마학과 사무실로 온다. 우나은 요원은 파자마를 입은 채로 눈이 감겨있다. I-I3LL은 잘 보이지 않는 두부에 설치된 LED 센서만이 빛나 기묘한 형체를 만든다. 하연우 신부는 가만히 서 있다. 인원들이 들어오자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의자를 천천히 돌려 인원들을 바라본다.
우나은 요원: 으어. 무슨 일이죠. 지금 새벽 세 시인데요.
I-I3LL: 이런 걸 모닝 콜이라고도 합니다.
우나은 요원: 모닝 콜은 무슨 모닝 콜이야. 야밤중이구만.
I-I3LL: … 하지만 지금은 오전입니다.
우나은 요원이 I-I3LL을 한 대 친다.
I-I3LL: 아야.
우나은 요원: 감각도 못 느끼면서.
I-I3LL: 전 논리적인 정답을 말했을 뿐입니다.
하연우 신부: 저, 혹시 다들 조금 조용히…
우나은 요원: 아! 아. 죄송합니다. 저희 소집. 네.
I-I3LL: 우나은 요원님, 반박할 주장이 없으신 겁니까?
우나은 요원이 I-I3LL을 한 대 더 친다.
침묵.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꽁트는 다 찍었냐?
I-I3LL: 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그래. 너희가 가만히 닥치고 있을거라는걸 기대한 내가 잘못이다.
하연우 신부: 그래서 무슨 일이죠? 이 밤중에 부르셨다면 여간 중요한 일이 아닐 것 같은데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알아냈어.
우나은 요원: 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벌떡 일어나 모두를 바라본다.
I-I3LL: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님, 친근한 인원을 잃었을 때 정신 이상이 오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입니다. 즉시 재단 심리치료부에 연결해드리겠습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냈다고! 그 악마, 애니 미소녀, 나머지 모든 일들이 도대체 누구 때문인지? 어떤 놈이 우리 기지에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우나은 요원: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죠?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노트북을 돌려, SCP-1786-KO-1-전지찬의 이상 행동 영상을 보여준다. 모두가 영상을 바라본다. 하연우 신부는 묵주를 꽉 쥔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이 영상, 봤지?
우나은 요원: 어, 네. 봤죠?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이 뭐 같아?
우나은 요원이 영상을 유심히 바라본다. 나머지 두 인원은 뒤로 빠져 있다.
우나은 요원: 모르겠는데요.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진짜 모르겠어?
하연우 신부: 죄송합니다만, 정말 모르겠습니다.
I-I3LL: 알 것 같습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오, 뭐야.
I-I3LL: 이 영상은 해상도가 조금 더 낮습니다.
침묵.
우나은 요원: 거 봐요. 아무도 모른다니까요?
I-I3LL: 전 차이점을 말했습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에휴. 자, 여기.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손가락으로 노트북 화면을 가리킨다. 해당 장면에서 SCP-1786-KO-1-전지찬은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에게 가까이 붙어, 심호흡을 하고 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이 장면이야. 어때. SCP-1786-KO-1-전지찬이 아주 가까이 붙어있지?
하연우 신부가 난처한 듯 웃는다.
우나은 요원: 그으… 렇죠?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자, 생각해봐. 사람이 가까이 붙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연우 신부: 어. 더 잘 보이나?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음. 비슷해. 다시 생각해봐.
I-I3LL: 사랑에 빠집니다.
하연우 신부: 주여.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상식적으로 그러겠냐? 오답!
I-I3LL: 아쉽습니다.
침묵.
우나은 요원: 그럼… 음.
우나은 요원: 냄새가 더 나나?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웃는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그거 정답이야.
우나은 요원: 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우리 그 날 구내식당 메뉴가 뭐였지?
하연우 신부: 물고기 위주였죠. 명란젓, 생선구이.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그래. 난 그 때 깜빡하고 옷을 못 갈아입고 면담실로 들어갔어.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그렇다면. 만약 그 물고기 연기가 녀석이 발작하게 만든 매개체라면 어떨까?
하연우 신부: 설마…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그래.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토비트서 6장 17절.
창문 바깥으로 번개가 친다. 전원 침묵.
하연우 신부: … 네가 신방에 들어가게 되면 그 물고기의 간과 염통을 꺼내어 향불 위에 올려놓아 냄새를 피우도록 하여라.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숨을 들이쉰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그러면 귀신이 그 냄새를 맡고 달아나서 다시는 그 여자 곁에 얼씬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나은 요원: 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그 미친 애새끼 악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난 하나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 녀석이 그냥 연기한걸지도 모르고. 하지만 이게 진실이던 아니던. 무언가 시도해볼 가치는 있겠지.
우나은 요원: 그, 그렇지만. 이 연기 이야기 하나로 뭘 할 수 있는데요?
하연우 신부: 토빗기에서는 이 물고기 내장 연기가… 아내 사라에게 빙의된 아스모데우스를 구마하기 위해 사용되죠.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그렇지. 그리고 지금 SCP-1786-KO-1 상태가 된 사람들에게는, 악마에게 빙의된 것임을 의미하는 타르타로스 에너지가 빠져나오고 있어.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이 소리내어 웃는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어쩌면 물고기 연기가 그 악마를 구마할 열쇠일지도 몰라.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우린 당장 내일, 장엄 구마 의식Sollemnis exorcismus을 실시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하연우 신부: 장엄 구마 의식..!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만약, 만약 정말로 아스모데우스가 이 기지를 이렇게 만든 것이라면… 우리 학과장을… 형을 그렇게 만든 일이라면.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 이걸로 놈의 영향력을 제거할 수 있겠지.
결론: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신학부에 구마의식 진행 허가를 요청했으며, 주교 허가 하에 승인되었다. 악마학과 소속 하연우 신부와 신학부 소속 강요한 부제가 의식을 진행할 것이며, 일부 악마학과 인원은 참관자 자격으로 함께하게 된다. 대응팀은 해당 의식을 통하여 SCP-1786-KO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해당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악마학적 독립체를 심문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부록 5 - 구마 의식
서론: 악마학과는 이전에 요청한 구마 의식을 진행했다. 전지태 임시 악마학과장은 안전상의 우려로 격리실 바깥에서 이를 참관했다. 원활한 준비를 위해 SCP-1786-KO-1-전지찬은 혼수 상태로 유도되었다.
참가자:
- 우나은 요원
- 강요한 부제
- 하연우 신부
녹화 시작
강요한 부제, 하연우 신부, 우나은 요원이 SCP-1786-KO-1-전지찬 격리실에 서있다. SCP-1786-KO-1-전지찬은 침대맡에 구속된 사지가 구속된 상태로, 개체의 머리 위에는 성화가, 주변에는 성수 컨테이너와 향초로 둘러싸여 있다. 개체의 침대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소금이 뿌려져 있다. 원 외부에는 접이식 테이블이 하나 있으며, 그 위에는 락앤락 상자 안에 들어간 명란젓, 지푸라기, 그리고 향로와 토치가 놓여있다. 하연우 신부는 소금 원 안에, 강요한 부제와 우나은 요원은 소금 바깥에 있다.
하연우 신부가 천천히 SCP-1786-KO-1-전지찬에게 다가간다. 하연우 신부는 검은 사제복에 보라색 영대를 걸치고 있다. 한 손에는 묵주, 다른 손에는 성경이 들려있다. 강요한 부제는 옆에 서 동일하게 성경과 묵주를 들고 있다. 우나은 요원은 신형 구마 피스톨과 성수탄을 들고 있다. 하연우 신부는 천천히 다가가 영대를 들어 SCP-1786-KO-1-전지찬의 눈을 가린다. 개체는 혼수 상태이다.
모두가 멈춘다.
하연우 신부: 저어… 그런데.
하연우 신부가 우나은 요원을 바라본다.
하연우 신부: 왜 물총을 들고 계신 겁니까?
우나은 요원: 아, 이거요?
우나은 요원: 최근 악마학과랑 과학부 쪽이 개발한 장비예요. 너프 쪽에서 기술 뜯어와서 만든 물총이라는데, 안에 성수가 들어있어요.
하연우 신부: ㄴ, 네..?
우나은 요원: 그, 뭐냐. 뭐 구마 피스톨 이런건 아군도 맞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만약 물총이라면 숨기고 다니기도 쉽고, 사람이 맞아도 안 아프고…
강요한 부제: 오… 신기한데요? 아니, 진짜 왜 저런 무기는 우리 학부에는 안 오는거예요?
하연우 신부: 그야 저희는 신학부니까요..?
강요한 부제: 아니, 신부님. 그래도 뭐, 예를 들어서 막, 신앙심 레이저포라던가? 그런건 있을 수 있잖아요? 로사리오 기도 50단 위성포격! 이런거. 멋지지 않아요?
하연우 신부가 강요한 부제를 가만히 바라본다.
하연우 신부: 그, 그리… 관심은… 없습니다만.
강요한 부제: 아.
하연우 신부: 그리고. 음, 어. 사실… 그런 무기 쓰면 좀… 부끄럽기도 하잖아요.
강요한 부제: 네?
하연우 신부: 큰 총이라던가… 칼이라던가 그런건… 남의 시선이 보인달까..? 그래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강요한 부제: 참… 부끄럼이 많으시다니깐.
우나은 요원: 어, 그런데.
우나은 요원: 저는 그럼 왜 있는거죠?
하연우 신부: 아! 아, 맞다. 우나은 씨느은… 음. 만약 사태가 잘못된다면.
우나은 요원: 잘못되면?
하연우 신부: 총을 쓰던 성수탄을 쓰던 해서 수습하는 역할입니다.
강요한 부제: 무기 쓰는거 부끄럽다면서요!
하연우 신부: 그, 그건! 제가 맞거나 남이 쓰는 건 부끄럽지 않습니다!
하연우 신부: 아무튼! 구마의식! 구마의식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자리로!
하연우 신부: 아! 요한 씨, 제가 부마자의 의식을 깨우는 동안… 구마경을 외워주세요.
강요한 부제: 알겠습니다.
하연우 신부: 그리고.
하연우 신부의 표정이 굳는다. 그가 돌아 우나은 요원을 바라본다.
하연우 신부: 우나은 씨.
우나은 요원: 네?
하연우 신부: 여기서 구마 의식에 참여하는 인원은… 저와 강요한 부제. 둘 뿐입니다. 당신은 참관인 위치에 있어요. 이해했습니까?
우나은 요원: 그렇죠.
하연우 신부: 만약. 정말 만약에.
하연우 신부: 당신조차 감당 못 할 현상이나.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면. 아니면, 아니면… 어쩌면 악마가 우리를 이긴다면.
하연우 신부: 즉시 이 방을 나가 봉쇄하세요. 이사관이던 과장님이던 누군가에게 말하세요. 부마자가 이겼다고.
하연우 신부: 의식이 실패했다고.
우나은 요원이 하연우 신부를 바라보고, 강요한 부제를 바라본다. 둘은 침착하게 자리에 남아있다.
우나은 요원: … 알겠습니다.
우나은 요원이 침을 삼킨다. 두 사제는 다시 돌아 SCP-1786-KO-1-전지찬을 바라본다.
하연우 신부: 시작합시다.
강요한 부제가 성호를 그린다. 우나은 요원은 들고 있는 신형 구마 피스톨을 다잡는다.
강요한 부제: 성 미카엘 대천사님, 싸움 중에 있는 저희를 보호하소서. 사탄의 악의와 간계에 대한 저희의 보호자가 되소서.
하연우 신부가 보라색 영대를 더욱 꽉 누른다. SCP-1786-KO-1-전지찬이 조금씩 꿈틀거린다.
강요한 부제: 오, 하느님, 겸손되이 간청하오니, 그를 가두소서.
하연우 신부의 팔이 떨린다. SCP-1786-KO-1-전지찬의 움직임은 더욱 강해져 구속구가 덜컹거리기 시작한다. 개체는 여전히 혼수 상태이나, 활발한 안구 움직임이 보인다.
강요한 부제: 그리고 천상군대의 영도자시여. 영혼을 멸망시키기 위하여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사탄과…
SCP-1786-KO-1-전지찬이 눈을 뜬다. 개체가 덜컹거리며 공중에 뜨기 시작한다. SCP-1786-KO-1-전지찬의 입에서는 희뿌연 연기가 세어나온다. 유황 연기다. 우나은 요원은 사격 준비 자세를 취하고 정지한다. 강요한 부제는 지속해서 기도문을 낭독한다. 하연우 신부는 여전히 개체 옆에서 묵주를 어루만지며 영대에 손을 얹고 있다.
강요한 부제: 모든 악령들을 지옥으로 보내소서.
SCP-1786-KO-1-전지찬이 하연우 신부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강요한 부제: 아멘.
개체가 웃는다. 이빨이 누렇다.
SCP-1786-KO-1-전지찬: 뭐야. 허접 오빠 언니들이네?
개체가 다시 길게, 숨을 들이쉬며 웃는다.
SCP-1786-KO-1-전지찬: 흐흐.
SCP-1786-KO-1-전지찬이 펄떡이며 몸을 뒤튼다. 일반적인 인간의 몸으로 불가능할 정도의 각도로 각 사지가 움직이며, 꺾인다. 개체는 부양하며 구속구를 침대로부터 분리하려 시도한다. 금속음이 격리실을 울린다.
SCP-1786-KO-1-전지찬: 밝아!
개체가 여섯 번째로 충돌하는 순간, 격리실 전체의 불이 꺼지며 전등이 나간다. 전기가 다시 공급되나, 전등은 이상 현상을 일으키며 붉은색으로 빛난다.
격리실.
강요한 부제: (작은 목소리로) 거룩한 십자가가 내 빛이 되게 하시고, 악이 제 인도자가 되지 않게 하옵소서.
SCP-1786-KO-1-전지찬: 그만! 그만해! 어서 풀어! 그만!
강요한 부제: 베테 레트로 사타나Vede retro satana! 사탄아 물럿거라! 헛된 것으로 날 유혹하지 마라. 네놈이 주는 것들은 모두 악일지니!
SCP-1786-KO-1-전지찬: 닥쳐! 제발!
강요한 부제: 스스로 그 독을 마셔라!
SCP-1786-KO-1-전지찬: (4초간 비명)
침묵.
하연우 신부: … 그 눈이 보인다. 연기를 멈춰라.
격리실에 강한 바람이 인다. 전구가 흔들거리고 잠시 하연우 신부의 얼굴이 비친다. 땀으로 흥건하다. 영대는 살짝 틀어져 SCP-1786-KO-1-전지찬의 눈이 노출되어있다. 눈은 붉게 빛나며 이리저리 흔들거린다.
웃음.
SCP-1786-KO-1-전지찬: 아, 들켰나?
SCP-1786-KO-1-전지찬: 너희같은 허접 닭대가리들이.
개체가 오른팔을 휘두르자, 구속구가 삐걱거린다.
SCP-1786-KO-1-전지찬: 옹알거리는 정도는!
개체가 반동을 이어 왼팔을 위두른다. 구속구가 더욱 크게 끼릭거린다. 작은 금속이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SCP-1786-KO-1-전지찬: 저어기, 모기가 사람 머리에 꿀밤 참교육 시킨다는 말이랑 똑같잖아?
하연우 신부: 아스모데우스! 네놈이 거기 있는 것을 안다.
SCP-1786-KO-1-전지찬이 하연우 신부 얼굴에 침을 뱉는다. 침이 천천히 흘러내려, 신부복 아래를 적신다. 하연우 신부는 얼굴을 소매로 닦는다.
SCP-1786-KO-1-전지찬: 흐흣. 방금 어땠어? 내 성수. 세례받은거라구, 오빠는.
하연우 신부: 당장 그 자의 몸에서 나가라!
SCP-1786-KO-1-전지찬: 우왓, 거창해. (웃음) 그런데 어차피 신부 오빠가 할 줄 아는건 그냥 소리지르구, 땡깡부리구, 그러는 일밖에 없잖아? 그럼 내 승리네~ 여기서 평생 안 나오면 되니깐! 내 발이나 핥지 그래?
하연우 신부: 아니.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명하니 당장 그 자에게서 나와라!
강요한 부제가 가져온 명란젓 락앤락을 열어, 향로에 넣기 시작한다. 토치를 작동시켜보지만, 켜지지 않는다.
SCP-1786-KO-1-전지찬: 잠깐, 뭘 하려는거야?
SCP-1786-KO-1-전지찬의 몸이 덜컹거린다. 그러자, 입을 뒤덮은 연기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긴 어린아이의 팔이 뻗어나와 원 바깥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소금이 뿌려진 지점에 닿자마자 고통스러운 듯 꿈틀거리고, 재가 되어 사라진다.
SCP-1786-KO-1-전지찬: 으! 짜릿해! 아, 이런 느낌? 이런 취향이었던거야?
강요한 부제가 수 번의 시도 끝에 토치에 불을 붙이고 명란젓을 태우기 시작한다. 명란젓을 감싼 지푸라기가 불타오르며 연기를 내뿜기 시작한다. 강요한 부제는 뚜껑을 닫고 향로를 높이 든다. SCP-1786-KO-1-전지찬이 잠시 냄새를 맡더니, 몸을 뒤틀기 시작한다.
하연우 신부: 아스모데우스! 우리는 네놈을 알고 있다! 물고기 창자 연기에 도망간 네놈을!
SCP-1786-KO-1-전지찬: 흑. 으흑. 읏. (웃음.) 아, 그래? 눈, (기침.) 눈빛이 흔들리는데에?
강요한 부제가 향로를 더욱 높이 든다. 개체가 비명지르며 몸을 더욱 위로 떠올린다.
하연우 신부: 다시 말한다! 거기서 꺼져라!
SCP-1786-KO-1-전지찬: 으흐. 으흐흐흐흐흐.
SCP-1786-KO-1-전지찬: 똑똑해라.
하연우 신부가 당황한 듯 주춤한다. 개체가 움직이길 멈춘다.
SCP-1786-KO-1-전지찬: 그래, 그래. 연기로 날 구마한다는 생각까지는 똑똑했어. 그런데 있잖아. 내가 굳이 연기 냄새를 맡을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생각 안 해봤어?
하연우 신부: 네놈은 사람의 몸에 들어있다! 그게…
SCP-1786-KO-1-전지찬: 내가 숨을 쉬는 유일한 이유는, 이 몸을 계속 데리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거든.
SCP-1786-KO-1-전지찬: 그러니까, 필요 없으면 말이지! 지금 숨을 안 쉬고 이렇게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야. 오빠 진짜 구마품 맞아? 이렇게 바보같아서는.
SCP-1786-KO-1-전지찬: 아! 맞다! 사람은 2분 이상 숨을 못 쉬면 죽어. (짧은 웃음)
하연우 신부: 이, 이런…
SCP-1786-KO-1-전지찬: 잘 해봐! 손이 떨리는 것 같던데? 뭐, 난 그냥 여기서 느긋하게 지켜볼거지만!
강요한 부제: 신부님. 이건…
하연우 신부: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 처음 영상에서는 분명… 숨을 쉬었는데. 그래서, 그래서 연기를…
SCP-1786-KO-1-전지찬: 너희같은 구속 취향 변태들의 우둔한 머리로는 모르는 것들이 있지. 흑조 이론이라던가?
우나은 요원: 아니!
전원이 우나은 요원을 바라본다.
SCP-1786-KO-1-전지찬: 에.
강요한 부제: 응?
우나은 요원: 저 녀석이 숨을 안 쉰다면…
우나은 요원: 강제로 쉬게 만들면 되요!
SCP-1786-KO-1-전지찬: 아핫! 뭐, 내가 백설공주인줄 아나? 마법의 키스라도 하면 다시 숨이 돌아오게?
우나은 요원: 정확해! 바로 그겁니다!
SCP-1786-KO-1-전지찬: 으응!?
하연우 신부: 도대체 무슨 소립니까 그게!?
우나은 요원: 저 녀석이 호흡을 멈춘 이상 지금 과장님의 몸은 심정지 상태나 다름이 없다고요! 그럼 인공 호흡을 하면 되죠!
우나은 요원: 신부님! 지금 구속 상태일 때가 기회예요! 제가 그 쪽으로 들어갈게요! 빠르게 CPR만 하면 되요!
하연우 신부: 안, 안됩니다! 이 소금 원을 넘는 순간 악마의 영역에 들어오게 되요! 나은 씨가 영향받을 수—
우나은 요원: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SCP-1786-KO-1-전지찬: 잠, 잠깐! 저 언니가..!
우나은 요원이 소금 원을 넘어 뛰어들어가, SCP-1786-KO-1-전지찬 앞에 착지한다. 그와 동시에 유황 안개가 우나은 요원을 감싼다. 우나은 요원이 살짝 경련한다.
우나은 요원: 지금부터 저와 신부님이 교대로 CPR 실시합니다! 준비하세요!
우나은 요원이 두 손을 SCP-1786-KO-1-전지찬의 흉곽 사이에 모으고, 강하게 압박한다. SCP-1786-KO-1-전지찬의 표정이 빠르게 일그러지며 신음한다. 우나은 요원은 계속해서 압박한다. 매 압박마다 대상이 비명지르며 우나은 요원을 막으려고 하지만, 구속구에 막혀 실패한다.
SCP-1786-KO-1-전지찬: 언니 잠ㄲ— 흐억! 멈춰줘! 흑! 으극. 욱. 우읍!
우나은 요원: 요한 씨! 향로!
강요한 부제: 네!
강요한 부제가 항로를 휘둘러 우나은 요원 얼굴 근처에 연기를 분사한다. 우나은 요원은 이를 들이마시고, SCP-1786-KO-1-전지찬의 입에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대상의 흉곽이 부풀어오른다.
SCP-1786-KO-1-전지찬: 흐악! 으! 으으, 으! (비명) 그만! 그만! 존나 음흉하고… 드러워! 키스로 퇴마라고!? 거슬려! 거슬린다고! 거—
우나은 요원: 클리어! 요한 씨! 한 번 더!
우나은 요원이 무시하고 흉곽을 압박한다. 두세 번의 압박 끝에 개체가 새된 비명을 내지른다. 대상이 팔다리를 격렬하게 흔들며 구속구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연결된 사슬은 끊어지지 않는다. SCP-1786-KO-1-전지찬의 표정이 심각하게 일그러지며 눈물흘린다. 우나은 요원의 압박은 끝나지 않는다. 우나은 요원을 둘러싼 안개 속에서 다시 수십 개의 팔이 나오며 우나은 요원의 목을 조른다.
우나은 요원의 압박이 끝나자, 하연우 신부는 묵주를 쥔 손을 깍지껴 압박 자세를 만든다. 이후 십자가를 아래에 깐 채로 흉곽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매 압박마다 청량한 피아노 소리가 나고, 밝은 하얀색 빛이 신부의 손 사이로 반짝인다. 개체는 여전히 입을 벌리고 비명지르고 있다.
우나은 요원: (기침) 신부님, 이제, 이제… 입… 차례— (기침)
하연우 신부: 네?
우나은 요원: 총 쏜다고요!!! 입으로!!!
우나은 요원이 압박하길 멈추고 개체의 입을 향해 신형 구마 피스톨을 조준한다. 하연우 신부는 어색하게 입을 벌린다. SCP-1786-KO-1-전지찬은 놀라 입을 다문다.
SCP-1786-KO-1-전지찬: (큰 웅얼거림)
우나은 요원이 사격하자, 다시 수 개의 손이 나와 피스톨의 방향을 입에서 하연우 신부 쪽으로 비튼다. 우나은 요원은 넘어지며 하연우 신부의 입을 맞춘다. 하연우 신부는 미리 입을 벌리고 있기에, 명중한 성수는 전부 신부의 입으로 들어간다. 하연우 신부는 들어간 성수를 머금는다.
SCP-1786-KO-1-전지찬: 어?
우나은 요원: 등신아! 이건…
강요한 부제가 향로를 휘둘러 하연우 신부 곁에 연기를 살포한다.
우나은 요원: 너한테 쏜게 아니야!
하연우 신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SCP-1786-KO-1-전지찬과 입맞춘다. 이후 인공 호흡을 시행하자, SCP-1786-KO-1-전지찬은 각혈한다. 그와 동시에 성수 방울이 개체의 입 안으로 흘러들어가며, 타는 연기가 난다. 우나은 요원은 수 번의 시도 끝에 모든 팔에 피스톨을 쏴맞춘다.
SCP-1786-KO-1-전지찬: 흐아! 하아! 뜨거워! 몸 속에서 타고 있어! 싫어어! 싫어! 속에서 타올라! 개자식들아아아! 입으로 넣는 연기느은! 흐윽! (비명) 썅! 썅!
우나은 요원: 다음 기회에는… 입이 없는 생물에 빙의해라.
SCP-1786-KO-1-전지찬이 몸 안에서부터 빛나기 시작한다. 비명이 점점 왜곡되어 작은 새소리로 들리기 시작한다.
우나은 요원: 아멘!
강한 섬광.
격리실 조명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난잡하게 흩어진 향초, 테이블, 성경과 묵주 등이 보인다. SCP-1786-KO-1-전지찬을 잡고 있던 모든 구속구는 끊어져 있고, 대상은 눈을 감고 있다. 모든 인원은 묵묵히 SCP-1786-KO-1-전지찬을 바라본다. 대상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눈을 뜬다.
우나은 요원: 과… 장님?
전지찬 악마학과장: 어, 아. 음. 제발.
전지찬 악마학과장: 악마 빙의 후 기억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말이... 사실인가보네.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쓰러진다.
기록 종료
결론: 전지찬 악마학과장은 이송 후 제145K기지 의료동에서 치료 중이다. 상태가 안정화된 이후 악마학과 전원과의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현재로서, 구마 의식은 분명히 성공하였지만, 전지찬 악마학과장에게서 이상 현상이 사라진 것 이외에는 어떠한 진전도 없다. 악마학과는 전지찬 악마학과장과의 면담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습득, 사태를 정상화할 방도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록 6 - 기상 후 진술
면담 기록 1786-KO
기록자: 악마학과장 전지찬
[…]
네.
네. 전부 기억납니다. 악마에게 빙의된 후에 남은 기억들은 놀라올 정도로 선명하죠. 지난 사건 때도 그랬다만, 역시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악마학 이론에 따르면, 의지가 강한 사람이나 불완전한 악마학적 주술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악마와 연결시킵니다. 인간의 의지에 반응해 심령질이 들러붙어, 악마와 정체성이 연결된 상태로 빙의가 되는거죠. 아니면 뭐, 어설픈 빙의 주술 때문에 악마가 인간을 완전히 지배하지 못 하거나요.
아스모데우스의 빙의 실력이 안 좋은 것인지 제 의지가 강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던 이번 빙의 사태 동안, 제 영혼이 몸에 남아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일은 자신의 영혼이 악마적 정체성에 먹히는 부작용을 일으킵니다만…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제 영혼이 남아있던 덕분에 아스모데우스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저도 알 수 있었으니까요.
뭐, 제 동생을 유혹하거나, 네. 그러던 일들도 기억나지만 말입니다. 그건 솔직히 좀 저급해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 지금도 자꾸 말끝에 "허접" 이러거나. 그런 단어가 붙으려고 합니다. 무의식적 습관이랄까. 이게 아마 그 "악마적 정체성" 이 저를 좀먹은 여파일겁니다.
아무튼. 당연하게도, 제가 모든 걸 알지는 못 합니다. 아스모데우스가 어째서 이런… 매도 캐릭터 계획을 세웠는지. 왜 기지 인원들의 시각 매체상 모습이 전부 일본 애니메이션 미소녀가 되고 다른 사람들을 팬티스타킹 신은 발로 밟는지. 그나마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스모데우스의 위치를… 무의식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귀소 본능일까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네. 머릿속에서 그 장소, 제 집으로 향하는 길이 느껴집니다. 아, 죄송합니다. 제 집이 아니라, 아스모데우스의 집이죠. 거처. 성채.
물론 심령질이 악마적 영향을 받으면… 당연하게도 그 에너지를 느낄 수 있고, 연결고리가 생기는 법입니다만. 이건 예상치 못 한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음. 이건 이런 상황입니다. 당신이 누군가의 주민등록증을 주웠습니다. 그럼 그 사람의 개인정보와 거주지를 알 수 있겠죠. 하지만 그 사람의 실시간 위치 추적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민증을 주웠더니 그 사람의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해진겁니다. 미안합니다. 설명하기 어렵네요. 원한다면 한 번 빙의하면 이해가 더 잘 될 것 같긴 한데.
젠장. 말이 안 나오네. 음. 그래요. 결론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아스모데우스의 거처로 갈 수 있습니다. 거기서 아스모데우스를 찾아서 협박을 하던, 계약을 들먹이던, 아니면 개인정보 유출로 협박을 하던. 무언가 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우리 기지에 걸린 변칙적 영향을 풀어내는거죠. 가능하다면 아스모데우스를 격리하고 싶지만, 솔직히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필요하느냐.
우리는 결혼 직전의 처녀 신부가 필요합니다.
그래요. 진부하죠. 신부를 앗아간 악마에게 신부를 바치고. 어린 처녀의 피. 어쩌구 저쩌구.
… 머릿속에 세겨진 의식 절차의 일부입니다. 결혼 직전의 처녀 신부를 잡아다가, 기적학적 상징을 그리고, 피를 뽑아 아스모데우스에게 바쳐야 합니다. 그럼 그 집에 들어갈 수 있죠. 문제는 재단에 순순히 피를 바치고 지옥으로 함께 들어갈 어린 신부는 슬프게도 없다는 점이고, 저도 굳이 사람을 한 명 납치한 다음 기억소거를 하고 싶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비용이 너무 들어요. 그리고 이건 윤리적으로도 못해먹을 짓이죠. 안 그래요?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이게 답니다. 더 이상 떠오르는 건 없네요. 의식 절차는 나중에 문서화한 다음 보내드리겠습니다.
[…]
부록 7 - 전체 회의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회복 이후, 전지찬 학과장의 대응책과 관련된 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소집되었다.
서론: 상동.
참가자:
- 전지찬 악마학과장
- 전지태 선임연구원
- 우나은 요원
- I-I3LL
- 하연우 신부
기록 시작
모든 인원들이 회의실에 위치한 가운데, 전지찬 학과장만이 보이지 않는다. 수 분 후, 환자복을 입은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회의실로 들어온다. 전지찬 악마학과장은 어째서인지 체념한 표정이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다들 하이?
전지태 선임연구원: 드디어..!
전지찬 악마학과장: 응?
전지태 선임연구원: 드디어! 사람처럼 말하고 있어!
전지태 선임연구원이 광적으로 웃는다. 우나은 요원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허접이니, 오빠니, 발 페티쉬고, 신음이고, 뭐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드디어! 드디어!
전지태 선임연구원: 금수새끼처럼 말하지 않는 형이 너무 그리웠어.
전지찬 악마학과장: 어, 그래.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전지태 선임연구원에게 다가가, 뒤에서 그를 토닥인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럴 수 있지. 응. 더 이상의 메스가키는 없어. 괜찮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래도 일단 공식 석상에서는 제대로 부르자고.
전지태 선임연구원: …네.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돌아서서 다시 팀원들을 바라본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자, 그럼, 다시 회의 주제로 돌아가서.
전지찬 악마학과장: 다들 영상은 봤나?
우나은 요원: 영상이라면 그 녹화 기록 말씀이십니까?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래요. 내가 깨어나고 나서 한 진술 기록. 그걸 보는 것 만으로도 뭐 충분히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지찬 악마학과장: 처녀 결혼 예정자의 피. 알지?
I-I3LL: 시청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인력을 구할 수 있는 수단은 현재 악마학과에는 납치밖에 없습니다. 이를 시행하시려는 생각입니까?
전지찬 악마학과장: 네?
I-I3LL: 적절한 결혼 예정자를 납치 후 동맥에 상처를 내 피를…
전지찬 악마학과장: I-I3LL. 우린 악마학과지 악마가 아니야. 그럴 일은 없고, 하고 싶어도 예산이 없어. 사람 하나 납치하는데 얼마나 드는 줄 아냐?
하연우 신부: "하고 싶어도" 라니요?
I-I3LL: 아, 이해했습니다. 그렇다면 예산이 존재한다면 납치 후 혈액 추출이 가능하다는 말이군요!
우나은 요원: 야!
전지찬 악마학과장: 돌겠네.
전지태 선임연구원: 아무튼. 지금 하는 말은 그… 신부 의식을 실행하는게 불가능하다는 말이죠?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렇지. 최소한 우리 자원 한에서는.
전지태 선임연구원: 다른 대안은 존재합니까?
전지찬 악마학과장: 몰라. 내가 습득한 정보는 그것 뿐이야. 뭐, 내 은비학적 흔적 내부에 남은 타르타로스 독립체 파동을 조사한다면 뭔갈 더 얻을 수 있겠지만, 여전히 위치를 추적하거나 위협, 혹은 협상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우나은 요원: 그럼 뭐… 어쩔 도리가 있나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게 문제야.
침묵.
전지찬 악마학과장: 없어.
다시 침묵.
하연우 신부: 그, 그럼 여기까지 와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방안은… 부마자들을 하나하나 구마하거나, 뭐 그런 방법밖에 없다는 말인가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렇지. 기지 보급은 계속 외부에서 받고. 수도 시설 통과하는 족족 무안단물로 변하니까.
I-I3LL: 가망이 없습니다.
우나은 요원: 말조심.
I-I3LL: 하지만 진실입니다. 신부를 구할 수 없다면 SCP-1786-KO의 해결 방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연우 신부: 악마 계약… 그럼 그 의식이라는 것도 결국, 악마 계약의 일부인건가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무슨 소리지?
하연우 신부: 머릿속에 의식이 남았다면서요. 그러니까 그으… 의식이라는 것을 실행하면 자기 거처로 들여보내줄 수 있다, 일종의 이런 계약 아닌가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어…
하연우 신부: 아…
하연우 신부: 아, 아닌가?
전지태 선임연구원: 음.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거 말 되는데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설명해봐.
전지태 선임연구원: 생각해봐요. 우리는 저쪽 악마 입장에서는 외부인입니다. 그 악마가 자주 사용하는 이동 의식이던 뭐던 우리 입장에서는 결국 "계약" 이라고요. 이 조건을 만족하면 이동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처녀 신부의 피와 몸을 바치면 이동할 수 있다, 뭐 이런 계약이겠죠.
전지찬 악마학과장: 일종의 구두 계약이다, 이거구만.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렇죠. 그리고 만약 계약이라면, 특히나 이렇게 법리학적으로 계약의 확정성이 물렁한 "구두 계약" 이라면 우리가 우리 입맛에 따라 해석할 수 있어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럼 우리가 고소당하지 않겠냐? 변호 대리인이랑 싸울 자신 있어?
전지태 선임연구원: 이유는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간단하잖아. 우리가 그놈이 원하는 그, 뭐냐? 처녀 신부. 그걸 안 가지고 오면, 아니면 그걸 가지고 사기를 치면 걔는 우리가 고소미를 먹는다고. 형이상학적 가치 때문에 물건 모양은 신경 안 쓴다고 쳐, 그런데 애초에 가치가 다르면 안 되잖아. 걔가 원하는 만큼의 가치를 우리가 안 가지고 오면 우리 목이 잘린다니까?
전지태 선임연구원: 계산 계약 처리를 하면 되죠.
전지태 선임연구원: 예전에 꼼수 알아볼 때 찾은 방법이예요. 지방자치단체계약법 제27조 2항. 지방자치단체가 포함된 계약의 경우 긴급한 재해 복구를 목적으로 할 경우 확정 계약이 아닌 계산 계약으로 처리를 할 수 있어요. 재해 복구에 필요한 거래 물품 가격의 일부를 나중에 두 계약자가 합의해서 정하는거죠.
전지찬 악마학과장: 우린 지방자치단체가 아니잖아.
전지태 선임연구원: 과장님, 해원읍사무소가 왜 있다고 생각하세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 이 미친 공문서위조범들아.
전지태 선임연구원: 당장 진행시키죠. 말 되잖아요? 적당히 계산만 한다면…
I-I3LL: 잠깐, 그럼 신부는 어떤 방식으로 확보합니까? 납치를 진행합니까?
전지태 선임연구원: 아! 그러게. 그건, 음. 어. 아니, 뭐, 나중에 적당히 비슷한 가치를 지닌 물건을…
우나은 요원: 저, 있잖아요!
전지태 선임연구원: 응?
우나은 요원: 그러니까 어차피 계약 대상도 불확실하고, 물품 원가도 불확실하고, 그냥 처녀 신부면 된다는거죠?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 렇지?
우나은 요원: 하연우 신부님도 신부 아니예요?
정적.
하연우 신부: 네!?
우나은 요원: 아니, 생각해봐요. 우리가 원하는 조건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처녀 신부의 피라면서요. 애초에 그 대상도 구두계약, 아니 그냥 생각계약 정도라 정해지지 않았고.
하연우 신부: 주여.
우나은 요원: 하연우 신부님은 당연히 미혼일거고. 성직자니까.
하연우 신부: 양성 10항을 따르니까, 그렇죠?
우나은 요원: 그리고 그럼 당연히 처녀겠고.
하연우 신부가 얼굴을 붉힌다.
하연우 신부: 아니, 그, 그으, 그건.
우나은 요원: 신부님, 저도 진짜 미안한데요. 우리 세상을 구하려면 신부님이 처녀여야 해요. 아니, 제 말은 그, 동정. 아. 아오. (한숨)
I-I3LL: 괜찮습니다. 번식의 욕구는 인간의 본능적인—
우나은 요원: 야! 넌 닥치고 있어!
하연우 신부: 제발… 그만해주세요..
우나은 요원: 그, 그럼 설마..?
하연우 신부가 책상을 주먹으로 치며 일어난다.
하연우 신부: 동정이예요! 안 했다고요, 그런 거! 저 신학교 수석 졸업자였다고요!
우나은 요원: ㄴ, 네!
하연우 신부: 네!
침묵.
우나은 요원: 크흠. 아무튼 죄송합니다. 그, 그래서 그러면. 아무튼! 신부님을 계약의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전지태 선임연구원: 정말 심각하게 개소리같다는 생각이 들거든?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런데 솔직히 해볼만한 법리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어.
전지태 선임연구원이 손을 꿈지럭거린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리고 뭐, 실패하더라도, 사제의 피도 나름 귀중한 자원 아닐… 까?
하연우 신부가 전지태 선임연구원을 바라본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 요?
하연우 신부: (한숨) 좋아요.
하연우 신부: 그럼 이제 뭘 하면 되는거예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생각해봐야지. 일단 사제복 치수부터 알아봐야겠어.
하연우 신부: 제 사제복이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래.
기록 종료
결론: 악마학과는 SCP-1786-KO 해결을 위해 악마학적 의식 및 법리해석을 통하여 현상의 원천을 만나자는 제안을 제출했고, 이는 수락되었다. 예산 및 과정 보고서에 따라 이하의 절차가 진행되었다.
- 제145K기지 산하 직위 구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전반적으로 검토되었다. 이를 통해 해원읍사무소가 제145K기지 산하의 행정시설이라는 사실이 전반적으로 강조되었다. 또한, 악마학과 법무 인력을 위한 증빙 자료가 제공되었다. 제145K기지 회계팀은 SCP-1786-KO로 인하여 제145K기지에 발생한 재해 및 피해를 전반적으로 검토하여 손실을 계산했다. 손실 보고서 또한 악마학과에 전달되었다.
- 해원읍 내에 존재하는 공터 중 악마학적 의식 실행에 적합한 장소를 모색하여 통제 상태로 지정했다. 현재 제1리 외곽에서 의식 준비가 진행 중이며, 적절한 제단과 물품이 이송 중이다. 외곽 근처 거주민과는 적절한 합의를 진행하여 의식 절차 동안 잠시 임시 숙소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 하연우 신부에 대한 기호학적 준비 절차가 진행되었다.
하연우 신부.
하연우 신부와는 원만한 합의가 진행 중이다.
부록 8 - 침투 시도
서론: 악마학과는 SCP-1786-KO 관련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해원제1리 외곽에 도착했다.
참가자:
- 전지찬 학과장
- 전지태 선임연구원
- 하연우 신부
- I-I3LL
- 기동특무부대 베타-2 ("모든 기기에다 포팅") 제1분대.
- 우나은 분대장.
- 지영석 해원분소장
기록 시작
오전 9시. 악마학과 인원 여럿과 기동특무부대가 해원읍 외곽을 걷는다. 개척되고 아직 건물은 세워지지 않은 평지와 멀리서 보이는 습지가 눈에 띈다. 가끔씩 풀벌레 소리가 난다. 점점 건물이 사라져가며 마침내 해원제1리 외곽, 목적지인 공터에 도착한다.
지영석 해원분소장: 자, 여기가 물어보셨던 장소입니다. 공터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좋네요. 넓고. 평평해고.
지영석 해원분소장: 그렇죠? 좋은 자리로 골랐습니다. 애초에 쓰는 사람이 없기는 하지만…
지영석 해원분소장이 뒤를 힐끔 돌아본다. 하연우 신부가 기호학적 조치의 일부인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로 걸어오고 있다.
지영석 해원분소장: (작은 목소리로) 저, 그래서 여기서 뭘… 하시려고 저런, 음. 네. 저런… 복장을.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뒤를 돌아본다. 하연우 신부는 웨딩드레스의 길이 때문에 천천히 걸어오는 중이다. 기동특무부대 인원들이 웨딩드레스를 들며 끝자락이 끌리는 것을 막는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뭐라고 해야하나. 악마 숭배 의식에 쓸 재료같은건데.
지영석 해원분소장: 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뇨, 별 문제는 아닙니다. 그냥 있으면 좋은 거예요.
전지태 선임연구원이 옆에 도착해 캐리어를 푼다. 캐리어 안에 들어있는 가죽 끈, 코트가 담긴 진공백, 그리고 주사기에 빛이 반사되어 번뜩거린다. 지영석 해원분소장은 그걸 가만히 바라본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알죠?
지영석 해원분소장: 아! 네. 네. 알죠. 알지요. 음.
지영석 해원분소장: 그런데 인간 희생은 윤리위원회 허가가 필요한데.
전지태 선임연구원이 주사기 바늘을 소독하고, 말 피가 채워진 연료통을 꺼낸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네? 희생이요?
지영석 해원분소장: 아,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했나봅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럴 수 있죠. 빨리 끝낼겁니다. 해원읍에는 별 탈 없을거예요. 그냥 명의만 빌리러 온 거니까요.
지영석 해원분소장: 그,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끝나면 연락 주시고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예. 수고하세요.
지영석 해원분소장이 분소 쪽으로 달려나간다. 나머지 인원들은 그를 가만히 바라보고, 다시 전지찬 악마학과장 쪽으로 걸어간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우리가 좀… 무섭나?
전지태 선임연구원: 여장한 가톨릭 신부랑 특무부대랑 바늘 소독하는 연구원이 있는데 어디가 안 무서울까.
전지찬 악마학과장: 내가 너무 늙었나보네. 감흥이 안 온다야.
전지태 선임연구원: 나보다 두 살 더 먹은게 뭐가 늙은거야? 참나.
전지찬 악마학과장: 됐다. 말 피나 붓고 있어.
우나은 요원: 과장님! 저희 거의 다 왔어요!
하연우 신부를 필두로 수 명이 공터를 향해 걸어온다.
우나은 요원: 와, 웨딩드레스 그냥 친구가 입는 것만 봤는데! 진짜 보니까 신기하네요! 겁나 길어!
전지찬 악마학과장: 신났네. 좋아?
우나은 요원: 신기하잖아요!
하연우 신부: 전혀 안 신기한데요…
하연우 신부가 고개를 떨군다.
우나은 요원: 신부님은 주례할 때 엄청 봤으니까 그렇죠!
하연우 신부: 아니, 이걸 제가 입는 상황 자체가…
우나은 요원: 네? 잘 안 들려요.
하연우 신부: 하아… 아닙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무튼! 준비는 다 됐어. 이제 그릴거 그리고 의식만 시작하면 돼.
하연우 신부: 다시 말하는데, 저는 이 계획 동의 안 했습니다. 그냥 하나하나 구마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전지찬 악마학과장: 알아. 이미 회의에서 충분히 얘기했었잖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제145K기지 자체는 여전히 악마학적 저주가 씌인 상태로 남게 돼.
전지찬 악마학과장: 위험이 계속 남는다는거지. 나중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몰라.
하연우 신부: 여전히. 리스크가 너무 커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래서 필요하면 바로 귀환할 수 있게 준비한다고 했잖아. 적당한 고가치 물품도 가져가고.
전지태 선임연구원과 기동특무부대 인원들은 말 피 를 바닥에 바르고, 몇 가지 장비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전술신학적 보호물이 주변에 세워지고, 나무 장작이 중간에 쌓인다. 전지태 선임연구원은 훈연기를 가져와 장작 주변에 놓는다. 부대원 몇이 부싯돌을 사용해 장작에 불을 붙인. 전지태 선임연구원은 집게로 장작을 집어간다.
전지태 선임연구원: 지가 끌고오자고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에휴. 내가 사서 고생을.
전지찬 악마학과장: 뭐!?
전지태 선임연구원: 명령하신거 따르는 중입니다! 연기 씌우고! 피 그리고! 왜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럼 조용히 오망성이나 그려!
우나은 요원: 과장님, 그런데 진짜로. 들어가서 저희 역량으로도 감당 못 하면… 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거예요? 한 번 실패하면 이상한 짓거리를 또 하지 않을까 싶은데.
전지찬 악마학과장: 뭐, 방법이야 있지.
우나은 요원: 뭔데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봐. 우리 모토가 가족같은 학과잖아.
우나은 요원: 취했어요?
전지찬 악마학과장: 됐다. 너도 그림이나 그려라. 나는 묵주기도 용량이나 검토하고 올거니까.
우나은 요원: 까다로우셔.
중략. 수 분 끝에 거대한 의식 문양이 그려진다. 모든 인원은 한 자리에 모인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진짜로 다 그려졌네. 수고했어.
전지태 선임연구원: 그럼 이제… 뭘 할 생각이죠?
전지찬 악마학과장: 우선, 들어가서 평화적인 협상을 시도해볼거야. 뭐, 성유물을 주던, 피를 주던, 재단이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던. 뭘 하던간에 치고박고 싸워서 손실이 나는 것보다는 나아. 최대한 SCP-1786-KO를 평화롭게 통제할 방법을 찾을거야.
I-I3LL: 불응하면 어쩔 생각입니까?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럴 때 쓰라고 일부러 허가 받고 고가치 물품들 끌고 온 거잖아.
I-I3LL: 그게 문제가 아니라, 만약 평화적인 시도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떤 행동을 취하냐는 질문입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럼 뭐… 그럴 때 대응하라고 기동특무부대가 동행하는 거긴 한데… 아니, 애초에 굳이 우리가 돈 준다고 하는데 거절하는 쪽이 더 이상한 거 아니야?
I-I3LL: 맞습니다만, 타르타로스 독립체는 전혀 이성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이들은 탐욕적이고, 본능적이며, 쾌락에 몰두합니다.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사유로 학과장님께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하자고. 우선 지금은 준비한 협상 전략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이야기할 수 있을까부터 생각해봐야해.
I-I3LL: 전지찬 학과장님은 타르타로스 독립체를 너무 신뢰합니다. 해당 의견에 전적으로 반대합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바로 가서 때려부수는 것도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I-I3LL: 작전 결과를 지켜보겠습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됐고. 슬슬 들어가보자고.
I-I3LL: 인지했습니다.
모든 인원들이 피로 그려진 그림 위에 선다. I-I3LL이 갑작스럽게 몸체를 돌려 하연우 신부를 바라본다. 대상의 목에서 연한 증기가 뿜어져나온다.
하연우 신부: 어, 어라?
전지찬 악마학과장: 거 미안하게 됐다.
하연우 신부: 네!?
전지찬 악마학과장: 담궈.
I-I3LL이 하연우 신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고, 기동특무부대원들이 하연우 신부의 사지를 잡는다. 하연우 신부가 발버둥치며 비명지르나, 소용없다. I-I3LL의 안면 LED가 붉은색으로 번뜩인다.
하연우 신부: 학과장님! 무슨 소리세요! 저, 저는 그냥 필요만 하다면서요! 그냥 있는거라면서! 아니 지금 이게! 이게 뭔데!
I-I3LL이 손을 당수 모양으로 쥐고, 하연우 신부의 배를 향해 빠르게 팔을 내리친다. 하연우 신부는 반사적으로 웨딩드레스를 휘적거리며 손목을 앞으로 향하고 방어한다. 팔은 하연우 신부의 급소에 닿기 직전에 곧바로 방향을 꺾어 손목 피부만을 아주 빠른 속도로 스쳐지나간다. 하연우 신부의 손목에서 피가 몇 방울 떨어지다 멈춘다. 바닥의 기적학적 모양들이 붉게 빛나며 모든 인원을 감싼다. 순식간에 강렬한 생명약동에너지가 방출되며 모든 인원을 Nx-666 ("스올") 의 외곽으로 추정되는 장소로 이동시킨다. 거대한 암석 지반 사이로 용암 강이 흐르고, 멀리에는 붉은 색으로 빛나는 빌딩들이 보인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역시 그랬어. 제물을 죽이고 뭐고가 목적이 아니야. 공포의 감정만, 희생당한다는 믿음만 있으면. 그럼 이동시킬 수 있었네.
하연우 신부: 흐아아아! 어?
전지찬 악마학과장: 물론 피는 필요하다만.
우나은 요원: 그, 그럼 여긴?
전지찬 악마학과장: 스올이지. 생긴 걸 봐서는 브림스톤벨리 바깥 미개발 녹지구만?
SCP-1786-KO-2: 그렇지?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뒤로 굳은 핏자국이 형성되고, 갑작스럽게 불타오르며 타르타로스 독립체 (이하 SCP-1786-KO-2) 가 현현한다. SCP-1786-KO-2는 키가 매우 큰 정장의 백인 여성, 남성용 성인용품 더미, 근육질의 동남아계 남성, 그리고 불타는 책 수 권 등의 형태들을 오가고 최종적으로 SCP-1786-KO-1과 유사한 모습의, 시스루를 입은 갈색 머리의 여학생으로 변한다. 개체가 존재하는 장소는 분명한 3차원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에는 언제나 평면적인 일러스트 모양의, 마치 애니메이션을 덧그린 듯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고기 짓이겨지는 소리. SCP-1786-KO-2가 고개를 든다.
SCP-1786-KO-2: 그리고 너가…
SCP-1786-KO-2: 내 저주에서 벗어나버린 오빠구나?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스모데우스.
화면 자료.
SCP-1786-KO-2가 순식간에 수십 미터를 이동해 전지찬 학과장의 앞에 선다. 개체가 기적학적 수인을 취하자, 손끝이 빛나며 대지가 흔들리고 용암이 솟아오른다. SCP-1786-KO-2 주변에는 강한 공간 왜곡이 펼쳐지며 시야를 굴절시킨다. 악마학과 인원들은 최대한 자리를 지킨다. SCP-1786-KO-2가 두 팔을 길게 벌리고 과장된 웃음을 내보인다.
SCP-1786-KO-2: 너희같은 허접들은 잘 알거든? 정의를 위해, 사람을 위해, 어쩌구 저쩌구 지껄이지만 결국 엄청난 기적 한 번 보여주면 질질 지리면서 떨지. 어차피 유혹당하지만 말이야.
전지찬 악마학과장: 진정해. 우리는 여기 거래를—
SCP-1786-KO-2: 됐어. 내 아들은 가져가서 잘 쓰는 주제에 나한테는 반말도 찍찍 싸네. 입이 험해?
전지찬 악마학과장: … 아들?
SCP-1786-KO-2: 비빔밥집 사장. 알잖아? 호스트바 취직 싫다고 나간 새끼지.
전지찬 악마학과장: 당신이 기아스모다이의 아버지란 말입니까!?
SCP-1786-KO-2: 그래. 나 아빠다. 걔는 뭐, 칠십 번째 자식 정도 될거고. 애초에 난 악마라고? 필멸자 기준으로 성별같은 개념은 의미가 없단 말이지? 뭐. 그 때… 사라로 살아본 뒤로는… 여자 쪽이 조금 더 좋아졌지만. 이 모습도 요즘 유행하는 그, 매도? 가키? 미소녀? 그런걸로 큰맘먹고 바꾼거라고?
전지찬 악마학과장: 어. 음. 어찌되었든, 아스모데우스… 씨. 저희는 여기 당신과 결투 재판이라던가, 구마 의식이라던가, 그런 적대적인 행위를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닙니다. 단순한 거래를 하러 왔어요. 간단한 거래죠.
SCP-1786-KO-2: 어떤 거래?
전지찬 악마학과장: … 제145K기지에 걸린 악마학적 저주. 그걸 푸는 거래입니다.
SCP-1786-KO-2: 더 자세히 말해줘야겠는데. 내가 건 저주가 한둘이 아니라서.
전지찬 악마학과장: 모든 인원을… 당신과 같은 모습으로 변하게 만든 저주입니다. 구마 의식으로 떼어낼 수 있고요.
SCP-1786-KO-2: 아! 그거!
SCP-1786-KO-2: 못 해.
전지찬 악마학과장: 무슨 말이죠?
SCP-1786-KO-2: 음. 그래. 이렇게 말해두자. 이 저주는 내가 단독으로 건 게 아니야. 거래지. 너희 스올에서 유명한 건 알고 있지? 악마 회사들, 악마 기업인들. 전부 너네가 그 쪽 주식을 가진 거 진짜 싫어하거든. 솔직히 말해서, 맞잖아. 너희는 백날 주주총회, 행사, 시장. 오만 곳에 들어오고 또 그걸로 간섭하니까. 대놓고 말해서 엄청난 경영 방해요소라고.
SCP-1786-KO-2: 그리고 그런 조치에 영향을 잘 받는… 소규모 기업인들. 걔네들이 돈을 모아서 나한테 주문을 넣었어. 타락천사 한 명을 대표로 세우고, 너네가 모든 주식을 매도하게 해달라고. 타락천사건, 망자건, 진짜 악마던. 모두가.
SCP-1786-KO-2: 그런데 순순히 해주면 재미없잖아? 스릴이 없다고! 스릴이! 후훗. 그래서 조금 바꿨지. 내 취향대로. 어찌됐든 다들 매도는 하고 있잖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미치겠네.
SCP-1786-KO-2: 그러니까. 너희가 가져온 그 성유물이고 뭐고, 대가로는 부족해. 더 큰 걸 가지고 오라고! 내가 기겁할 정도로 큰 걸!
전지찬 악마학과장: … 결국 아무것도 안 해주겠다. 이 소리 아닙니까?
SCP-1786-KO-2: 어라? 오빠, 화난거야?
SCP-1786-KO-2가 어깨를 으쓱한다.
SCP-1786-KO-2: 그럼 어쩌라고. 더 볼 일 없으면 꺼져. 아니면 나랑 한 판 뜨던가.
우나은 요원: 어, 어쩌죠? 저희.
전지찬 악마학과장: (작은 목소리로) 다 방법이 있지.
전지찬 악마학과장: 어이!
SCP-1786-KO-2: 하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럼 우리는 진짜 꺼지겠습니다.
SCP-1786-KO-2: 그래!
우나은 요원: 무슨 짓이예요!?
I-I3LL: 전략적 항복입니까?
전지찬 학과장은 일행을 이끌고 SCP-1786-KO-2 와 멀리 떨어진다. 그리고,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손을 까딱거린다. 전지태 선임연구원이 진공 봉지를 열어 코트를 가져다준다. 전지찬이 이를 입는다. 우나은이 얼굴을 찌뿌린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잠! 잠깐!
SCP-1786-KO-2가 전지찬을 한심하게 바라본다.
SCP-1786-KO-2: 또 뭔데. 나갈 생각이면 빨리 나가.
전지찬 악마학과장: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SCP-1786-KO-2: 뭔데?
전지찬 악마학과장: 나랑 한 판 떠!
우나은 요원: 에?
I-I3LL: 극한 상황에서 광적인 행동은 자연스러운 인간 반응입니다. 학과장님, 우선 기준차원으로 후퇴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니. 나는 알고 있어.
전지찬 학과장이 SCP-1786-KO-2를 향해 돌아서고 가만히 그를 바라본다. 열풍이 몰아치며 전지찬 학과장이 입고 있는 코트가 펄럭거린다. SCP-1786-KO-2는 여전히 가만히 서서 전지찬 학과장을 쳐다보고 있다. 전지찬 학과장이 코트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낀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난 너희들을 지킬 수 있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아스모데우스, 결국 네 상징은 정욕. 육체적 사랑. 지금으로서 추가된 것이라고 해봤자… 오타쿠적 메타포와 매도 뿐이겠지.
전지찬 악마학과장: 너를 죽일 수는 없어. 증오할 수도 없어. 하지만 넌 그저 개념일 뿐이야. 악마는 개념이지.
전지찬 악마학과장: 육욕, 욕설, 경멸. 모두에게 대응되는 개념이란 결국… 사랑. 조건없으며, 육욕 뿐만이 아닌. 증오하지 않는. 완전한 아가페적 사랑.
전지찬 악마학과장: 너를… 안아주마.
SCP-1786-KO-2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전지찬 학과장을 바라본다. 그러고는, 발작적으로 웃으며 전신에서 타르타로스 에너지를 뿜어낸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와라.
SCP-1786-KO-2: 좋군! 아주 패기있는 오빠야! 이전까지 상대한 다른 허접들과는 다르네! 나랑 한 판 뜨자고. 날… 사랑으로. 제압하겠다라.
SCP-1786-KO-2: 느그 부랄부터 하나하나 잡아뜯어주마.
우나은 요원: 학과장님 안ㄷ—
SCP-1786-KO-2가 빠르게 도약한다. 그 풍파로 주변 바위가 부숴지고 용암 위에 파동이 인다. 도약한 SCP-1786-KO-2는 빠르게 회전하여 오른손으로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복부를 꿰뚫는다. 전지찬 학과장은 SCP-1786-KO-2를 꼭 안은 채로 주저앉아 사망한다.
우나은 요원: 되요. 어? 어? 어어?
우나은 요원이 전지찬 악마학과장에게 달려가려 하지만, I-I3LL이 팔을 붙잡아 저지한다. 전지태 선임연구원과 하연우 신부는 충격에 움직이지 못 한다. SCP-1786-KO-2는 다시 한 번 발작적 웃음을 보이다, 오른손으로 복부를 후벼판 후 왼쪽 상체를 향해 뜯어낸다. 사체가 갈라지며 창자가 뽑혀나오고, 불꽃이 인다.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머리는 분리되어 날아가, 뇌수를 흩뿌리며 일행의 반대편으로 천천히 굴러간다. 담즙과 혈액이 바닥에 쏟아지며 철퍽거린다. SCP-1786-KO-2는 뽑아낸 창자를 일행에게 보이며 눈썹을 올려본다.
SCP-1786-KO-2: 등신. 죽었네?
우나은 요원: 이 씨발새끼가!!!
SCP-1786-KO-2가 허리를 숙이고 과장된 슬픈 표정을 짓는다.
SCP-1786-KO-2: 애초에 안아준다고 난리칠 때부터 알아봤어. 뭐 볼 것도 없었잖아? 그래도 조금은 그대했눈뎅. 아쉬워라.
우나은 요원: 당장 우리 학과장님 놔!!!
SCP-1786-KO-2: 아, 이거? 그렇게 원한다면야. 줄게!
SCP-1786-KO-2가 오른다리를 휘둘러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시체를 타격하지만, 미동이 없다. SCP-1786-KO-2는 놀란 눈으로 다시 타격한다.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SCP-1786-KO-2: 잠. 잠깐. 뭐야.
SCP-1786-KO-2는 살짝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고는, 수 차례 시체를 발로 찬다. 시체의 오른팔이 움푹 들어가지만, 그 외에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SCP-1786-KO-2는 오른다리에 타르타로스 에너지를 집중하려 시도하나, 조금의 반발 작용만 일어나고 실패한다.
SCP-1786-KO-2: 너, 너, 너희 도대체. 도대체 뭘 한거야. 뭐야. 뭐냐고 이거!!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시체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남은 오른팔로 SCP-1786-KO-2의 다리를 끌어안는다. 코트가 SCP-1786-KO-2의 맨다리에 닿자, 다리에 극심한 발진이 돋아난다.
SCP-1786-KO-2: 왜 움직이는건데!?
SCP-1786-KO-2가 다리를 빼려고 시도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듯 실패한다. 발진은 점점 심해지며 고름이 되고, 고름이 터지면서 살이 융해한다. SCP-1786-KO-2의 오른발목이 융해하자, SCP-1786-KO-2는 중심을 잃고 무릎을 꿇며 쓰러진다.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사체의 남은 왼팔이 SCP-1786-KO-2를 향해 기어오기 시작한다.
SCP-1786-KO-2가 비명지른다.
SCP-1786-KO-2: 씨발! 왜 힘이 안 들어가는거야! 왜! 왜!
SCP-1786-KO-2: 설, 설마…
SCP-1786-KO-2가 숨을 들이쉬고, 오열하며 구역질한다. 맑은 노란색의 구토가 몸을 덮는다.
SCP-1786-KO-2: (헐떡거림.)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머리가 천천히 구르며 SCP-1786-KO-2 옆으로 다가온다. SCP-1786-KO-2는 숨죽여 굴러오는 머리를 바라본다. 굴러온 머리가 오른눈을 부릅뜬다. 좌측은 결손되었다. 머리가 입을 연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악마랑 계약한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겠냐.
SCP-1786-KO-2: 당연히 지옥. 지옥을…
전지찬 악마학과장: 그래. 당연히 지옥을 가겠지. 안 그래? 망자들이 다 그렇게 나오는거잖아. 여기서.
전지찬 악마학과장: 난 방금 망자가 됐어. 지금은 이 모양이지만. 곧 몸이 재생되겠지. 그리고 망자는 죽은 곳에서 나오니까. 아마 여기 있지 않을까? 그대로. 너랑 같이 오붓하게. 응? 오빠 좋지?
SCP-1786-KO-2: 씨발! 씨발! 꺼지라고! 꺼져!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완쪽 팔이 SCP-1786-KO-2의 남은 발목을 끌어안는다. 코트에 닿은 발목 또한 빠르게 괴사하며 절단당한다. SCP-1786-KO-2가 바닥에 쓰러진다.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신체 부위가 SCP-1786-KO-2에게 다가가며, SCP-1786-KO-2를 끌어안는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운 좋게도 너가 스올… 지옥에서 날 죽여준 덕분에 나는 바로 여기서 망자가 될 수 있었어. 그리고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널 평생 안아주고 있을거야. 영원히. 끝없이. 넌 명란젓에 타고 소멸하는 고통을 반복하겠지. 야. 재단이 제일 좋아하는게 현상 유지거든? 내 기분은 상관 안하고 여기 훈연된 명란 코트만 백날 가져올걸?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길고 낮게 웃는다.
전지찬 악마학과장: 흐흐. 좋다. 그치? 괜찮아. 아프지는 않어. 몸이 없으니까 잘려도 안 아프다. 신기하네.
전지찬 악마학과장: 영원히 함께야.
SCP-1786-KO-2: 흐아! 으아아! 으아아아아아!
전지찬 악마학과장: 이제 선택해. 불미스러운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지. 아니면 여기서 같이 영원히 명란젓 냄새나 맡고 있을지.
하연우 신부: 이게 도대체 뭐란 말입니까. 학과장님이, 아니, 그. 몸이…
전지태 선임연구원: 나도 몰라요. 내가 들은 말은 코트 훈연해달라는 것밖에 없었어.
전지찬 악마학과장: 정 마음에 걸린다면 우리 쪽도 약속하지. 우리 분과에 일어난 피해는 우리가 주식 팔아서 매꿀게. 그러니까 나머지는, 응? 잘 해보자고. 아, 내 몸도 복구시켜주고.
SCP-1786-KO-2: 알았어! 할 테니까! 할 테니까 이거 놔! 아프다고! 몸이 타고 있다고! 놓으라고!
전지찬 악마학과장: 너가 먼저 끝낼 때까지는 절대 안 놓을거다.
SCP-1786-KO-2: 계약 해지! 계약 해지!
SCP-1786-KO-2의 몸이 밝게 빛나며 고열로 달아오른다. SCP-1786-KO-2의 주변에 란도셀 가방이 물질화되고, 수많은 계약서가 쏟아져나옴과 동시에 불타오른다. 계약서의 재가 하늘을 수놓는다. 모든 재는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몸 주변을 소용돌이치고 들러붙으며, 점점 전지찬 악마학과장의 몸을 재구성시킨다.
SCP-1786-KO-2: 그리고 너희는 다 꺼져!
암전. 카메라가 다시 작동된다. 모든 인원들은 의식을 실행한 풀밭 위에 가만히 누워 있다.
기록 종료
결론: SCP-1786-KO에 휘말린 모든 인원은 비변칙적인 인간으로 복귀되었으며, 관련된 모든 변칙적 성질은 제145K기지에서 사라졌다. SCP-1786-KO 사태는 해결된 것으로 간주한다.
관련 손해 복구에 관한 논의가 기지 내에서 이루어지는 중이다. 현재로서 가장 지지되는 안건은, 제145K기지 악마학과가 입은 손해를 제외한 모든 피해를 제145K기지 행정부 측에서 지원하고, 제145K기지 악마학과는 전지찬 악마학과장이 SCP-1786-KO-2와 맺은 계약에 따라 자체 금융자산을 매도해 손해를 복구하는 것이다.
SCP-1786-KO의 무효 분류는 사태 복구가 끝난 뒤 결정될 것이다.
아무도 없는 기지 옥상,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노을은 천천히 지며 잠시만이라도 두 사람을 배려하는 듯 하다. 설렁설렁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칼이 조금 흩날린다. 얼굴은 비슷하지만 흰머리의 비율은 다른 인영들은 과연 서로가 살짝 다른 형제임을 입증하는 듯 했다. 전지찬과 전지태는 그렇게 서로 직급을 벗어던지고 노을을 바라봤다. 주식을 팔고, 자산을 처분하고는 법무팀 쪽에 맡겨놓았다. 당분간 악마학과가 할 일은 그리 많이 않을 것이다. 둘은 그저 쉬고 필요한 업무만 처리하면 될 터였다. 별 일 없을 것이다.
— 이렇게 둘이서 대화하는 것도 오랜만이네. 요즘 비용 처리 때문에 바쁘다고 들었는데.
— 다 맡겨놨어. 내가 하겠다고 하니까 기겁하더라. 죽다 살아돌아왔는데 쉬라면서.
전지태는 살짝 피식한다. 나머지 하나는 가만히 있는다.
— 그래서.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고? 그래서 불렀었나?
— 응.
— 뭔데? 또 이상한 규정 위반 지적하는거면 그냥 무시할거야. 난 융통성 있는 선배니까.
— 그런건 아니야. 그냥…
— 그 때 그 계획. 형이 죽어서 완성되는 그거.
— 형이 지옥을 갈 거라고 확신해서 짠 거지?
어색한 침묵. 형제는 예전부터 진중한 대화를 하는 것에는 그리 능숙하지 않았다. 서로 연락은 했지만 자주 만나지는 않았다. 다루는 학문도, 일하던 기지도, 격리하던 변칙개체 또한 달랐다. 그러다 하늘의 장난인지 모두가 전북 구석 어딘가의 양지바른 건물로 오게 되었다. 한 명은 인간 넋과 사후세계 전문가로서, 한 명은 현실 조정자 전문가로서. 그러고는 몇 년이 지났다.
그리고 여전히, 둘은 진중한 대화에는 치를 떨었다.
—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 왜 그렇게 생각했어?
— 뭐?
— 왜 형이 죽으면, 무조건 지옥에 갈 것 같다고 생각했냐고.
나이가 많은 쪽은 잠시 고민한다. 왜일까. 알 수 없었다. 이 세상에 방만하는 악마들을 잡아가두는 이로서는 딱히 자신이 천국에 걸맞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냥 그랬다. 본능적이었다. 이 부서에서 가장 신실한 사람이라고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번제마냥 바쳐진 어린 신부밖에 없는 마당에.
— 그냥.
— 그냥 그렇게 생각했어. 어차피 이판사판이기도 했고. 죽으면 스올로 가겠지. 거기서, 거기서 대가를 치루거나. 유황불에 구워삶아지거나. 아님 뭐, 주식에 올인하거나. 나도 그냥… 비슷하다고. 내가 격리하는, 내가 막아내는 것들이랑. 그렇게 생각했어. 사람이나 악마나.
— 그렇다고 형이 악마같다는 증거는 없잖아.
— 부서 하나 지키겠다고 자기 목숨을 걸 이유는 없어. 만약 거기서 하나라도 틀어졌다면 형만 개죽음 당하는거였다고.
— 하지만 성공했잖아?
— 성공이고 자시고가 문제가 아니라고! 이해가 안 가? 다음에도 또 이러다가, 그러다가 갑자기 죽으면? 실패하면? 그럼 어쩔건데?
그러게.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자신을 너무 믿지 말아야 했을까. 아니, 어쩌면 역으로. 신앙을 너무 믿지 말아야 했을까? 스올을? 경제 법칙을? 죽고 나서 아무도 모르는 찰나 진행되었던 자신의 영혼을 가지고 하는 연옥 신용 평가를?
— 아쉬운거지, 뭐.
전지태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진다. 전지찬은 그대로 있는다. 이 문제에 대해 딱히 그리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자신의 영혼이 구원받고 자시고를 따지기에는 세속적인 문제에 쓸 시간도 한참 부족했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믿고 버텨왔다. 비빔밥집을 때려잡고, 대구 무더위를 격리하고, 악마 주식 단톡방도 확보하고. 그냥 그 믿음과 함께.
— 난 안 아쉬워. 아주 개같아.
— … 그러니까 다음부턴 이런 문제가 있으면 애들이랑 상의하고 진행해. 혼자서 무게 잡지 말고.
어쩌면, 할 일도 없는 지금이 그나마 생각해보기 좋은 때일지도.
— 그러지.
— 그럼 됐어.
— 미안하다.
— 응?
— 미안하다고. 걱정시킨거. 너나, 팀이나. 내 독단이었어. 내가 날 너무… 과신한 걸지도 모르겠네.
— 사과하는거야?
— 그래.
— 그리고 생각해봤는데. 음. 어쩌면 내가 지옥 가는게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누가 알아? 여기서 이렇게 부활할 걸 미리 알고 하느님이 뭐, 다 계획해놓은 걸지도 모르지. 안 그래? 사실 난 그냥 부처님 손바닥 안이었던거야. 이미 정해진… 그런, 형언불가능한 계획이 있었던거지.
— 하느님 손바닥 안이 아니라?
— 그런 말은 없잖아.
— 신앙심 한 번 참 깊네. 그래. 그럴 수도 있고. 아무튼. 알면 됐어.
— 내려가자. 곧 날벌레 나올 시간이야.
그러고는 또 다시 제145K기지 옥상은 고요를 맞이한다. 어느 때와 같이 누군가 던져놓은 고민거리를 곱씹으며 미동없이 있는다. 앞으로도 철거되지 않는 한 영원불멸히 그렇게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저문다.
두 형제는 오늘 두통을 조금 덜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