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754-KO 개체 표본.
일련번호: SCP-1754-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1754-KO 개체들은 제19K구역 내에 일괄 격리한다. 살아 있는 SCP-1754-KO 개체들은 구역 내 외부사육시설에서 사육해야 한다. 사육시설 내부에는 충분한 양의 신선한 율도산 팽나무(Celtis sinensis), 그리고 해당 수목의 고사한 통나무가 배치되어 있어야 한다. SCP-1754-KO 유충들은 실내 사육시설로 이송하여 성충이 될 때까지 밀접 관리한다. 폐사한 개체는 표본한다. 표본은 사물형 표준 격리실에 격리하며 실험 및 분석을 위해서는 격리 담당자에게 문의해야 한다.
격리되지 않은 SCP-1754-KO는 악용 가능성이 있기에, 살충제를 통해 서식지 전체를 방제해야 한다. 먹이 되는 팽나무의 벌목과 공급은 고용된 현지 거주민들을 통해 지속한다.
설명:
SCP-1754-KO는 비단벌레과(Buprestidae)에 속하는 변칙적인 곤충 종으로 그 성충은 탈리스만1의 형태와 매우 흡사하다. 대다수의 SCP-1754-KO 성충들은 딱지날개가 극히 비대하면서도 돌출되어 있는 구조를 띈다. 그 지름은 최대 10cm에 달하며 주로 원형·직사각형 등인데 앞쪽으로도 돌출되어 머리나 가슴을 완전히 덮어 보호하는 형태를 띈다.2 발달된 딱지날개는 견고하고, 금과 같은 금속성 광택이나 다양한 보석류와 흡사한 화려한 돌기를 지니고 있다.
SCP-1754-KO는 딱지날개가 상당히 비대하고 견고하며, 날개로써의 기능을 상실해 비행할 수 없다. 이로 인하여 SCP-1754-KO의 이동은 다리를 통해 느리게 움직이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 다른 비단벌레과 곤충과 달리 SCP-1754-KO의 활동 반경은 좁으며, 대부분 한 그루의 팽나무만을 서식지로 하여 먹이 활동이나 짝짓기를 한다. 또한 머리·다리·더듬이 따위가 껍데기로 인해 외부로 드러나 있지 않은 대신 특이한 양상방사선 파동3을 딱지날개서 방출하며, 이것이 시각이나 후각적 자극 대신 SCP-1754-KO의 주요 감각적 자극으로 기능한다.
SCP-1754-KO이 방출하는 양상방사선 파동은 다른 생물에서는 확인된 바 없는 여러 특이성을 지닌다. 먼저, 성체 SCP-1754-KO는 딱지날개 사이의 틈에서 이를 상시 방출하고 또 다른 개체의 양상방사선을 몸체 전반에서 감지한다. SCP-1754-KO는 이를 감지하여 짝짓기 대상이 되는 이성 개체의 위치나 성숙함, 혹은 경쟁자인 동성 개체의 수나 크기를 인지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보인다. 전자인 경우 암수 개체는 선호되는, 큰 몸체와 많은 보석형 돌기를 지닌 개체를 향하여 기거나 나무를 올라 이동해 짝짓기를 진행한다. 후자인 경우 그 중 더 작은 개체가 먹이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다른 개체가 없는 나무로 이동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개체가 발산하는 양상방사선 범위 하에서는 다른 기적학적 현상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인간 기적사의 양상방사선 파장 및 운용이 크게 향상된다. 이는 스스로의 재능이나 숙련도, 혹은 여타 준비물에 관계없이 10,000 Csp4 이상의 양상방사선 운용 능력으로 나타난다. 이는 기적술의 영향력과 직결되기에 인간 기적사는 본래의 능력에 비해 더욱 파괴/창조적인 기적술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기적술의 반발을 감소시켜 기적학적 현상을 간편하고 부작용 없이 발현시키는 것이 가능하되 스펙만 되팀5 등은 기대하기 힘들다.
SCP-1754-KO 파장에 노출된 기적사의 양상방사선을 EVE 화상 카메라로 시각화한 결과, 이전과는 무관하게 색상이 푸른색에 근접하는 것이 확인된다. 이는 곧 상기한 바와 같이 기적사의 기적학적 반발이 최소화되는 원인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인간 기적사에게 일견 유용한 듯한 특성이 생물종인 SCP-1754-KO에게 명백한 이익이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기적학적 성질과 인공물과 극히 유사한 형태, 하술할 특이한 성질을 감안하여 보았을 때 SCP-1754-KO는 어떠한 개인이나 단체가 과거 기적학적 방법·초상생명공학으로 인공 조작하여 만들어낸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SCP-1754-KO 성충이 상시 발하는 특수한 파장으로 인하여, 모든 성충들은 그 먹이인 팽나무 잎으로부터 얻는 에너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에너지를 상시 소모한다. 이로 인하여 SCP-1754-KO는 특수하고도 협소한 서식지 내에서만 정상적으로 생존할 수 있고 이를 벗어난 사육 시설에서는 신속히 폐사한다. 모든 SCP-1754-KO 개체들은 LoI-919K("율도") 북부의 팽나무 수림에서만 서식하고 있고 존속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하술한다.
SCP-1754-KO는 본래 기적사(일명 타입 블루) 요원에게 지급되어 업무의 용이함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용되었으나, 지나친 출력과 운용의 유연성 저하 등의 이유로 해당 안은 폐기, 현재 격리 절차를 따르게 되었다.
부록-1: 이하는 2008년 곤충학부에 의해 작성된 조사 보고서로, SCP-1754-KO의 생존 조건에 대한 연구 목적으로 진행된 조사의 일환이다.
LoI-919K 내부의 SCP-1754-KO 서식지 조사
김수홍 교수
살아 있는 SCP-1754-KO 성체는 제19K구역으로부터의 반출이 불가능하다 판단되어 왔으며, 이는 해당 곤충 종이 외래 환경에서 에너지 소모로 인해 폐사하는 것이라 여겨져 왔다. 또한 반출된 유충을 외부서 우화시켜 탄생한 성충도 같은 이유로 폐사하고는 했다. 그러나 그 명확한 이유는 규명된 바 없었다.
LoI-919K의 수풀.
곤충학부 조사 인원이 서식지를 확인한 바, 먹이가 되는 팽나무 개체군의 성질은 제주도의 팽나무 등과 크게 다른 바 없다. 그러나 큰 차이점은 팽나무 숲 내에 소재한 광산이다. 해당 광산에는 특히 다수의 양상방사선 반응성 광석류가 다수 매장되어 있어 지상에까지 그 고유한 파장을 발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숲 내부의 기적현상농도는 매우 높아, SCP-1754-KO가 체내 에너지가 아닌 대기 중의 양상방사선을 흡수·고유 파장으로 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SCP-1754-KO 개체들이 이러한 광석이 다수 매장되거나 지면에 드러난 광산 인근 삼림지대에 의존하고 있는 이유로 보인다. 즉 이 생물종의 서식은 물론 인공 사육 역시 이 폐광 외부에서는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인공적으로 기적학적 환경을 재현하더라도 그 정확한 환경을 재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여겨진다. 즉 SCP-1754-KO의 격리는 현재와 같이 해당 삼림 내 외부사육시설에서 유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SCP-1754-KO의 비정상적인 딱지날개와 광석의 연관성 역시 의심되었다. 이것이 광석 중 일부의 특이적인 성질로 인해 광석이나 보석류가 성충의 발달 단계에서 흡착되어 딱지날개로 구성되는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된 바 있으나, 우화 당시의 SCP-1754-KO의 딱지날개는 연하고 말랑말랑하되 금속성은 전무하였다가 서서히 굳기 때문에 별개의 변칙성으로 확인되었다.
부록-2: SCP-1754-KO는 재단에 그 서식지인 LoI-919K ("율도")가 확인 및 확보되기 이전, 1906년 대일본제국 이상사례조사국이 해당 공간을 점거 및 실질 지배하면서 연구되기 시작했다. 이상사례조사국은 일본 제국의 당시 초상 전선에서 다수의 기적학적 병력을 보조하기 위해 다수의 유의미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이후 재단이 이상사례조사국 잔당을 격퇴하고 제19K구역을 설치한 이후, 이러한 자료는 기초적인 연구 단초로써 활용되었다.
요오란 계획: 쿠리시마카메노코하무시
나카가와 노부마사
쿠리시마카메노코하무시栗島カメノコハムシ는 쿠리시마(율도)의 숲에서만 서식하는 기이한 곤충이다6. 쿠리시마카메노코하무시는 위에서 보면 영락없는 장신구나 노리개와 같지만 뒤집었을 때 여섯 다리, 퇴화되어 짧지만 명확한 더듬이, 씹는 턱이 관찰되는 곤충의 하나이다.
쿠리시마카메노코하무시는 팽나무를 선호하고, 그 잎을 주식으로 한다. 또한 비행 능력은 일체 없으며 번식기가 아니면 한 나무에 머물러 서식한다. 암놈과 숫놈의 이형성은 단정하기 힘든데 그도 그럴 것이 애초 개체 자체적으로 변이가 몹시 다양하기 때문이다. 발견된 바 개체의 돌기는 루비·사파이어·흑진주·아쿠아마린 등 다양한 색의 보석과 흡사하고 개체의 크기나 외형도 각기 상이하다.
이 종의 특이한 점은 오로지 특수한 양상방사선을 발하는 것이다. 이 양상방사선은 일종의 신호로써, 암컷을 찾거나 경쟁자와 길항하는 데 확인된다. 또한 이 양상방사선은 인간 기적사가 발하는 양상방사선 또한 크게 향상시키는 능력이 존재한다. 만일 기적사가 이 종의 살아 있는 성충을 쥐거나 보유한 채로 기적술을 행하면 그 결과는 몹시 강화된다.
그러나, 이 종의 성충은 쿠리시마 북방의 수림에서 벗어나면 빠르게 폐사한다. 양상방사선은 생물에게서만 발산하므로 시체나 표본에는 그와 같은 효과가 일체 없다. 또한 이 종이 어떻게 번식하는지 등도 전혀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대량생산도 불가하다. 유용한 자산으로 간주되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부록-3: 상기한 사건의 결과 다수의 마비 표본이 확보되어, 담당 연구팀은 반출 실험을 위하여 추가적 연구를 재개했다. 주 연구의 목적은 SCP-1754-KO 개체를 LoI-919K 외부에서도 시범적으로나마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래는 연구 결과에 대한 시범 겸 브리핑이다.
브리핑 장소: 제19K구역 은비기적학 실험동
기술 시연자: 이다미 요원9
[중략]
이다미 요원: 그러므로, SCP-1754-KO의 마비된 개체들 역시 추가적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곤충의 체내 생물학적 기능이 거의 정지되었다고 해도 양상방사선은 계속해서 발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다미 요원: 이는 두 가지의 문제를 야기합니다. 왜냐하면, 양상방사선 소모가 지속되는데 마비된 곤충에게 에너지원이 없다면, 곤충은 그저 폐사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이제껏 그랬듯이 율도의 일부 환경을 벗어나면 그 양상방사선 능률이 줄어든다는 것이지요.
요원이 탁자 위의 SCP-1754-KO 한 개체를 집어든다. 개체는 커다란 루비 형태 돌기가 있으며 뒤집힌 채 여섯 다리를 오므렸다. 요원은 주사기를 꺼내어, 개체의 뒷다리 아래를 정확히 찌르고 소량의 액체를 주사한다.
이다미 요원: 즉, 지속적인 외부 개입이 필요합니다.
이다미 요원: 제가 주사한 것은 다양한 물질의 혼합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곤충의 혈림프10에 적합한, 인간으로 치면 정맥주사입니다. 이 주사는 포도당, 아미노산, 팽나무 추출물 따위를 포함하여 마비된 곤충에게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그리고…
요원이 SCP-1754-KO의 복부 쪽을 보여준다. 곤충의 두툼한 복부 말단은 지속적으로 움찔거리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이다미 요원: 또 하나의 용액은 추출하여 배양한 성 호르몬입니다. 암수 SCP-1754-KO는 번식기에 양상방사선을 통해 이성을 유인하거나 추적합니다. 즉 이 시기에 방사선 세기가 가장 높아지죠. 호르몬 주사를 통해 개체는 상시 번식기 상태에 놓여 기적사에게 적합하게 기능합니다.
이다미 요원: 자… 그리고 마지막 문제는 주위 환경입니다. 본디 SCP-1754-KO의 방사선 사용에는 율도 광산의 풍부한 양상방사선이 필수적이라 여겨졌습니다. 이 문제는 조금 더 번거로운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는데…
요원이 오른손에, 아직 움찔거리는 SCP-1754-KO를 든다. 그리고 왼손으로 먼저 기적술을 시연한다. 왼손에서는 불안정한 푸른색의 불길이 발생하다가 꺼져 버린다.
이다미 요원: 숙련된 기적사는 양상방사선의 섬세한 운용이 가능합니다. 조사국의 주술사들도, 이 방법으로 곤충을 마비시켰죠.반대로 말하면 충분히 유능한 기적사들은 임의로 곤충의 몸체에 양상방사선을 주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입된 충분한 양상방사선은 곤충 체내에서 증폭되어, 충분한 양의 양상방사선으로 발하여져 나오게 됩니다. 자, 이곳은 광산으로부터 한참 떨어져 있고…
요원이 곤충을 든 오른손에서 기적술을 발생시킨다.
이다미 요원: …원래라면 이 개체는 이쪽에선 살아있을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곤충에게 아까부터 양상방사선을 공급 중이기에…
왼손과 같은 푸른 불길이 발생한다. 그러나 그 면적은 훨씬 크며 빠르게 뻗어 나간다. 불은 연소 작용을 하지 않으며, 방 안의 온도가 내려가는 비정상적 현상이 발생한다. 요원이 움찔대는 SCP-1754-KO를 내려놓자, 곧 불꽃이 소멸한다.
이다미 요원: 이렇듯이 충분한 효과를 거두고, 또 곤충의 생존을 유지할 수 있지요.
이다미 요원: 하지만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우연하고도 불운한 사고로, 그러니까, 마비 SCP-1754-KO가 확보되었단 것이죠. 즉 아직 저희는 지속 가능하게 SCP-1754-KO의 마비된 개체를 확보 생산할 수단이 없습니다. 한 가지 추측은… 일종의 제물 역할을 하는 인간이, 예상치 못하게 피살당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다미 요원: 우리는 그 주체인 신격 독립체가 어떤 성향인지, 제식화된 의례 절차가 있기는 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의례의 효용만을 위해 D계급 및 율도인을 가공하고자 하는 것은 우선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채집 및 목재 운반에 동원하여 SCP-1754-KO의 개체수를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 순위입니다. 아무튼…
이다미 요원이 곤충을 지정된 냉장 박스에 집어넣는다.
이다미 요원: SCP-1754-KO이 완전히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생산 가능하다면, 경쟁 단체에 비하여 기적사 개인 역량 평균에서 완전한 우월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부록-4: 현지인을 통한 LoI-919K 내 SCP-1754-KO 채집 도중, 북부의 광산 중 하나에서 특이한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 광산은 이전 이상사례조사국 측이 모든 유용한 자산을 채굴하여 자원으로써 가치가 없다 간주되어 왔으나, 내부 숨겨진 토굴에서 주목할 만한 기록 여럿이 확인되었다. 이 기록물은 다수의 유골, 그리고 수백 개체 이상의 SCP-1754-KO 시체와 함께 발견되었다. 기록물 목록은 아래와 같다.
불명확한 출처의 문서
너는 기억하느냐.
그날의 너는, 사람에게 상냥했기 때문에 내 말을 믿었지. 그것이 실책이었다. 나와 너의 실책. 그러므로 여름은 죽고, 너 여름의 모든 잔해는 끝도 없는 흔적으로 남았으니까. 이 보석 같은 아이들도 네 눈물으로부터 흘러 땅의 먼지에 묻어 떨어져 내렸다.
이 아이 또한 인간만을 돕더구나. 네 피조물들이 으레 그렇듯이. 그렇지만 너무 일그러져버렸어. 더 이상 네 원래 의도와는 엇나가게 되었다. 나는 이제 육체도 마음도 혀도 이름도 잃고 그 앞에서 너를 바라볼 뿐이다.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깨어날 날을 기다리겠다. 그리고 그날까진 영원히 내가 볼 수 있는 건 여름의 망령 뿐이야.
원주: 이 쪽지는 갑작스럽게 쿠리시마카메노코하무시 표본 틈새에서 발견되었소. 이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되 일본어의 문법을 보면 무식한 쿠리시마의 도민들과는 다르오. 이것을 보낸 자를 알고 싶소.
각주: 이 문서를 쓴 자가 누구인지는 불명이다. 또한 종이를 검사한 결과 종이는 닥나무로 만들어졌고 필체는 재단 데이터베이스의 어떤 자료와도 불일치한다. 다만, 역주를 쓴 자는 이상사례조사국의 나카가와 노부마사 중좌(당시 중령)라고 추정된다.
부록-5: 여남은 마비 SCP-1754-KO 성충은 실험을 위해 제주도내 재단 광역시설인 제13K기지로 이송될 예정이었다.
2010년 3월 17일, LoI-919K에서 재단 위장 화물선이 출발했다. 해당 화물선은 총 5개체의 성충만을 수용하고 있었다. 해당 선박이 거의 도착한 시점에서 선내 인원들이 불분명한 주체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이 습격의 시작 및 주모자는 불분명한데 관련 CCTV 자료들이 모두 훼손되어11 정확한 신상은 확인치 못했기 때문이다. 해당 습격으로 사망자는 없으나 일부 요원 및 연구원이 부상을 입었고 도주자들은 현장서 SCP-1754-KO 전 개체를 약탈, 이를 통한 순간이동 기적술으로 도주한 듯싶다.
외부 침입자는 GoI-002("혼돈의 반란")의 한국 지부로 간주되는 조직 '혼원대'의 소속인 것으로 유력하게 추정된다. 혼원대는 1997년 창설, 2009년 사태 이후 재단에 그 존재가 알려지기까지 큰 영향력이 없는 단체였다. 혼돈의 반란 본진과도 유의미한 연결점은 없었으므로 명백한 관계도 알려진 바 없었으며 소규모 공작 행위 및 초상 무기 유출 등 중저규모 사건만을 야기하여 왔다.
상기한 사건은 혼원대가 직접적으로 SCP를 탈취한 유례 없는 사건이며, 이 사태 이후로 혼원대는 더욱 대담하고 과격한 공작을 벌이기 시작했다. 현재 혼원대의 처분에 대한 토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본거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점으로 인하여 명확한 작전 계획은 수립되지 못했다.
해당 단체가 SCP-1754-KO를 탈취한 것은 단순 무기화에 사용하기 위함이라 추정되었다. 그러나, 반란 즉 혼원대의 습격 당시 선박 내에서 LoI-919K 출입 방법을 다루는 자료를 탈취하고자 했던 증거가 다수 발견되었다. 다행히 기밀 정보 자체에 이들이 접근하지는 못한 듯 보인다. 혼돈의 반란 및 혼원대가 이를 탈취하려는 것이 단순히 재단 시설을 습격하기 위함인지, 혹은 LoI-919K라는 변칙적 공간 자체에 어떤 연결성이 있는 것인지는 밝혀진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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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임. 버려진 어느 폐건물 지하층, 고요한 그곳 한 사무실에 한 남자가 앉아있었다. 저벅거리는 소리가 점점 더 커진다. 문을 여는 소리.
그리고 문을 연 것은, 긴 장발에 노란 눈을 한 어느 여성.
아니, 클로리안 뮐러. '혼원대'의 첩보실장. 그의 변칙성은 상대의 시각을 유린해, 그가 가장 매혹적이게 느끼는 외형을 투영한다. 지금의 광경도 그 결과였다.
"홍륜 씨. 전의 그 물건입니다."
뮐러는 반질거리는 무언가를 내밀었다. 비단벌레. 다만 생긴 것이 괴상하여, 마치 원판과도 같았다.
"기적술 증폭 탈리스만. 재단 놈들은… SCP-1754-KO라고 부르더군요."
"…탈리스만?"
"당신네 말로는 부적입니다. 이것은 당신의 기적술을 더욱 증폭시켜주겠죠. 그러니까, 전투실장인 당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입니다."
뮐러가 말했다. 홍륜이라 불린 남자는 눈을 내린 채, 그가 내민 비단벌레를 바라봤다. 퍼덕였다. 더듬이를 한쪽 발로 닦는다.
그리고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연구실장이 직접 개조했습니다. 원래는 아예 부적으로 개조되어 움직일 수 없었지만, 이젠 나름의 생명을 얻었죠. 우린 이런 식의 해방을 추구합니다. 잘 아시겠죠."
"알아요. 알다마다…… 이 건은 대장이 주도한 건인가요?"
홍륜은 그 부적을 받아들며 말했다. 그것은 손 위에서 잠깐 기어다니더니, 홍륜의 목걸이에 들러붙었다. 흐물거리던 그것은 목걸이와 합쳐지더니, 일렁이는 색채를 흘렸다. 알싸한 기운이 몸에 퍼진다. 속이 비틀리는 듯한 기분. 홍륜은 신음을 흘린다. 손이 조금 떨렸다.
"참모께서 명령했습니다. 아마 그분의 계획에 당신이 필수적이었을 테죠. 그래서 당신을 데려왔을 거고."
뮐러가 손을 문지르며 말했다. 썩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구나. 이 목걸이도, 이런 기류도.
"율도의 왕이 되겠다 하셨잖습니까."
율도. 한때는 이자메아가, 이제는 재단이 점령한 서글픈 섬. 바다 위 뒤틀림에 멈춰 선 작은 섬. 그리고, 홍륜의 고향.
"되어야죠. 그래야… 동포들을 해방할 테니까요."
홍륜은 손을 펼쳐보았다. 손바닥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더니, 이내 밝은 빛을 발하며, 타올랐다. 뜨거운 불길이 방 안을 달궜다. 전엔 볼 수 없던 규모의, 화력의, 광염. 분홍빛 그 불은 이내 사그라들더니, 손끝에서 사라졌다.
"대장께서도, 반란도 바랄 것입니다. 재단 놈들을 밀어내고 율도인을 해방시키는 것."
뮐러가 말했다. 아무래도 그럴 것이다. 반란의 꼭대기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대체로 재단을 싫어한다는 것은 명백했다.
"율도의 왕…"
율도의 왕, 홍억. 그 비겁자는 모두를 외면하고 방 속에 틀어박히길 택했다. 그 때문에 모두가 자유를 빼앗기고 끔찍한 노역에 놓였다. 나아지는 것 하나 없이. 침략자가 떠나면 새로운 침략자가 당도한다. 끊임없는 굴레처럼, 기나긴 수레바퀴처럼. 벼랑 끝에서 떨어지고, 땅바닥에 처박힐 때부터 생각했다. 홍억을 몰아낸다. 새 왕이 되어 율도를……
"푹 쉬시길 바랍니다. 곧 몇 차례 업무를 보셔야 할 테니."
"이번엔… 실패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야죠. 그 일, 잊지 않아서 좋군요."
뮐러가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저번의 건은, 그 쓰린 실패 때문에 모두가 위험에 처했었지만, 앞으론 아니다. 절대로. 아닐 거다. 이렇게 강해져야만 한다.
"당신을 실장으로 승급시킨 것이, 참모와 대장의 실책이 아니었길 바랍니다. 알다시피, 저는 그저 명을 받는 사람이기에."
뮐러는 용건이 끝났다는 듯 방을 나서려 걸음했다. 이곳의 모두가 그런 식이다. 최소한의 이해관계로만 얽힌,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곳. 허나,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곳. 혼원대란 그런 곳이다. 적어도 수뇌부들 사이에서는.
"뭐, 생각이 있으시겠죠. 당신을 주워다 키운 것은 우리니까 말입니다."
경첩의 철컹이는 소리.
방 안엔 다시 그만이 남겨졌다. 아까의 기적술 시연으로 한층 달궈진 사무실이었지만, 어째선지 을씨년스런 기운만은 떨쳐낼 수 없다. 책상 위에 놓인, 짧은 가방끈으로 어렵사리 이해해 본 몇 편의 서류들도, 벽에 걸린 총기 두어 개도, 책상 한켠에 놓인 사진, 사진ー
사진 안에는, 네 명이 있다. 성인 둘과, 아이 둘. 어머니, 아버지, 여동생. 그리고 옛적의 그, 허륜.
홍륜은 얼굴을 감싸 쥔다. 복수를 한다. 홍억을, 재단을 쳐죽이고 율도의 왕이 되어 속죄한다. 그때가 되면, 그날이 오면, 그러면 된다. 그러면 긴 속죄를 이어가면 된다. 그때서야 기억하면 된다.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다. 그만이. 그가 한평생을 배움 받았듯이.
그만이 율도의 왕이 될 수 있다.
홋카이도에서 도쿄까지!
과감하게 날아온 키나코임다♪
가끔씩 헤매는 날이 있어도!
꿈을 꾸고 앞을 보며 하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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